케이아는 오늘이 적기라고 생각했어요. 준비해 뒀던 세실리아 꽃도 싱싱했고, 바람도 적당히 부는 맑은 날씨였어요. 훈련 끝나고 다운 와이너리의 신상 앞에서 보자는 편지는 잘 전달됐을 거에요. 고르고 고른 자리가 신상 앞이라니, 케이아도 어쩔 수 없나 봐요.
그야, 첫 고백은 완벽해야 하니까요.
몇 번이고 할 말을 정리하면서, 오후 여섯 시가 가까워질수록 케이아는 잔뜩 긴장했어요. 심장이 막 뛰었어요. 저 멀리서 붉은 머리의 앙증맞은 사내가 달려오는 게 시야에 보일 때면 더더욱요. 아직 덜 익은 풋사과처럼 앳된 얼굴에 미소가 번졌어요.
- 케이아!
다이루크는 달리던 걸음을 늦추면서 숨을 골랐어요. 케이아가 끝나고 보자길래, 무슨 볼일이나 있을까 했던 심정이겠지요. 하지만 지금의 케이아는 뭐랄까…
이상하게 얼굴이 붉었어요.
- …다이루크.
케이아는 침을 꿀꺽 삼키고, 땀에 젖은 머리를 한번 뒤로 쓸었어요.
응광= 빛의 보석
각청= 맑음을 새기다
중운= 무거운 구름
행추= 지나가는 가을
종려= 때가 되어 떠나다
향릉= 향기로운 수초
소= 도깨비
감우= 달콤한 비
북두= 북두칠성
신염= 화끈한 불꽃
호두= 호두
치치= 일곱 일곱
백출= 백색 의술
천형산= 하늘의 저울
적화주= 억새꽃 물가
망서 객잔= 소원을 펼치다
귀리 평원= 귀종과 종려의 이별
경책 산장= 가벼운 댓가지
절운간= 구름을 가르다
고운각= 외로운 구름
리월= 유리달
신월헌= 새로운 달의 누각
왕생당= 극락왕생
응광은 정확히 해석하면 엉긴 빛이 더 맞는 표현이지만 어쨌든 빛이 엉기면 보석이 되니까…
미호요가 조금 더 번역에 친절해졌으면 좋겠네요 이렇게 지역 이름을 하나하나 뜯어봐야 이유를 알 수 있으니...(왜 적화주에 억새가 많은지, 왜 경책 산장에만 대나무가 나는지 et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