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터케이지에 넣는 청게 케다

케이아는 오늘이 적기라고 생각했어요. 준비해 뒀던 세실리아 꽃도 싱싱했고, 바람도 적당히 부는 맑은 날씨였어요. 훈련 끝나고 다운 와이너리의 신상 앞에서 보자는 편지는 잘 전달됐을 거에요. 고르고 고른 자리가 신상 앞이라니, 케이아도 어쩔 수 없나 봐요.
그야, 첫 고백은 완벽해야 하니까요.
몇 번이고 할 말을 정리하면서, 오후 여섯 시가 가까워질수록 케이아는 잔뜩 긴장했어요. 심장이 막 뛰었어요. 저 멀리서 붉은 머리의 앙증맞은 사내가 달려오는 게 시야에 보일 때면 더더욱요. 아직 덜 익은 풋사과처럼 앳된 얼굴에 미소가 번졌어요.
- 케이아!
다이루크는 달리던 걸음을 늦추면서 숨을 골랐어요. 케이아가 끝나고 보자길래, 무슨 볼일이나 있을까 했던 심정이겠지요. 하지만 지금의 케이아는 뭐랄까…
이상하게 얼굴이 붉었어요.
- …다이루크.
케이아는 침을 꿀꺽 삼키고, 땀에 젖은 머리를 한번 뒤로 쓸었어요.
막상 말을 하려니 도무지 용기가 안 나는 거에요. 반창고가 덕지덕지 붙은 손이 세실리아 두 송이를 불쑥 내밀었어요. 신문지에 나름 정성스레— 다이루크의 딴엔 이것도 케이아가 노력한 흔적이였어요— 싼 꽃이 바람이 팔락였고요. 다이루크가 입술을 한 번 핥았어요.
- …좋아해.
정말 억겁 같은 침묵 끝에, 케이아는 꽃 위에 포개지는 다이루크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이미 등은 땀으로 축축했고, 질끈 감은 눈이 슬며시 뜨이자 등골까지 오싹해지는 기분이에요. 아, 불행히도 케이아 알베리히는 거절당하는 것의 아픔을 지나치게 잘 알고 있었죠.
- 케이아.
다이루크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머릿골이 쟁쟁 울리다 보니 뒤통수가 아찔했어요. 다음에 이어질 잔인한 말을 차마 다 듣지 못해서, 괜한 입술만 짓씹어요.
- 하지만…
딱 잘라 거절했으면 덜 아팠을지도 몰라요.
말끝을 흐리는 걸 보니 다이루크는 제 동생을 내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그게 케이아를 더 비참하게 했고요. 아까까지만 해도 달콤하게 느껴졌던 꽃향기가 시큼하기만 했어요. 귓가가 홧홧해지는 기분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케이아가 애써 입꼬리를 올렸어요.
다이루크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말을 골랐어요. 물론 의젓한 형으로써 동생을 사랑하는 건 당연했지만, 케이아가 그런 마음을 품는다는 건 조금 급작스러웠어요. 뒷담 아래서 나누던 키스는… 글쎄요. 어른들의 세계란 언제나 흥미로운 법이었잖아요?
그건 정말 호기심이었을 뿐이라고, 다이루크는 눈치없게 믿고 있었던 거에요. 아무리 목욕을 같이 한다고 해도— 가만, 다이루크가 생각하기에도 이건 얼굴이 빨개질 만한 것들이었어요. 당연히 케이아라서 가능했을 거라고 생각한 것들이 사실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은 다이루크를 섬찟하게 했어요.
- 싫다는 게 아니—
- 먼저 가볼게,
팍, 가슴팍에 꽃송이가 떠밀렸고, 바다보다도 푸른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케이아가 언덕을 뛰어내려갔어요. 케이아! 다이루크가 뒤에서 부른다 한들 들을 리가 있나요. 첫사랑은 달콤했고, 꿈결과도 같았고, 끝맛이 씁쓸했어요.
저녁식사 자리에서도 케이아는 브로콜리를 깨작대다가 일어섰어요. 입맛이 없다면서요. 울적한 기분을 달래려고 책도 읽어 보고, 검도 닦으면서 밤을 보냈지만 아까 난처해하던 다이루크의 표정이 어른거리는 거에요. 우는 소리를 아무도 못 들었으면 좋겠어. 케이아는 괜히 눈가를 슥슥 닦았어요.
케이아는 그 뒤로 다이루크를 좀 피했어요. 훈련 끝나자마자 밖으로 나도는 일이 잦아졌어요. 밥도 따로 먹고요. 집에 들어오면 사춘기 온 아이처럼 문을 꼭 닫고 있었어요. 다이루크는 케이아가 단단히 오해했다고, 자길 싫어하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어요. 이대로 가다가는 틀어질 것만 같아서,
케이아를 붙잡을 기회만 노렸지요. 자존심 강한 케이아가 잡힐 리는 없었겠지만요. 둘이 대련이라도 하는 때는 케이아가 날을 잔뜩 세웠어요. 일부로라도 거리를 벌리는 것처럼 보였고, 실제로도 그랬으니까요. 그 일이 터진 건 둘 사이가 조금 서먹해졌다고 느낄 즈음이었어요.
(케다인데 다케같아 좃망했다)
고백하는 쪽이 다이루크여야 맛있는데 아..........아이게... 잘못썼다 클났다
뭐 다이루크가 고백하는걸로 하나 더 쓰지 뭐 he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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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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