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게이 급만남 앱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해 둘 것 같은 무드 아니냐

24/탑/서울
24/바텀/서울
급만남 앱이라 보통 대화 첫마디부터가 음담 갈기는 인간들이 수두룩해서 아 이 어플 지워야 하나 고민하던 중 최가 먼저 대화 걸었으면 좋겠음 대뜸 본인 성기 사진을 보내지도 않고 팬티 무슨 색이냐 묻지도 않고 만나서 빨아 달라는 소리도 안 하는 매우 정상적인 대화 루트였음
매일 적어도 열 살 이상씩 연상이든지 미성년자들이 대화 신청 걸어서 차단 누르기 바빴는데 심지어 얘는 동갑내기야 만남을 보채지도 않고 그렇게 며칠이고 내내 앱 대화방에서 연락 주고받다가 처음으로 보이스톡을 하게 됐는데 오히려 부가 먼저 우리 주말에 만날까? 슬며시 물어봤으면 좋겠음
그간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부가 고해 성사 비스무리하게 사실 급만남이나 앱에서 사람을 만나 본 적 없다고 말해 뒀던지라 ‘괜찮겠어?’라고 되물어보던 최는 더 재고 따질 것도 없이 너만 괜찮다고 좋다고 답했더랬음

ㅡ 어, 그거, 무언가 너는 괜찮을 것 같애.
ㅡ 황송한 소리를 하네.
실상은 서로 얼굴도 알지 못하고 이름은 만나기 직전에 -여즉 닉네임을 줄여서 부르고 있었음- 알게 된 상태에서 덜컥 잡은 약속이었는데 저 멀리에서부터 훤칠한 남정네가 어물쩡 다가오는 부를 보고 입꼬리를 씩 당겨 웃어 보이는 것이었음 이미 서로 오늘 OOTD라고 찍어 보낸 탓에
어디 조형물 뒤에 숨을 수도 없고 뚫어져라 꽂혀 있는 눈동자에 쭈뼛 몸이 굳어 앞으로 다가섰음 ‘안녀엉.’ 어색한 인사가 절로 입 밖으로 툭 튀어나왔음

슨갅아.
너 왜 이렇게 내 이름 부르는 게 자연스러워?
그러게. 슨갅이 너도 내 이름 불러 줘.
나도? 햰, 햰솔⋯ 야, 너 웃지 마.
이 순간은 아직도 둘 사이에서 수십 번이고 회자가 되는데 부는 틀림없이 자신이 먼저 첫눈에 반했다 주장했고 최는 슨갅이 네가 걸어올 때 등 뒤에 날개가 달린 줄 알았다 그날 대중교통 말고 날아서 오지 않았냐며 따라서 주장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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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Apr
살인 청부업자 최 보고 싶다 그런데 약간 재질이 갓난쟁이 때 길거리에 버려져 있던 자신을 거두어 준 우두머리가 목표물을 죽이라고 해서 죽였고 그으라고 해서 그었고 탄환을 갈기라고 해서 갈겼던 거였으면 좋겠음

감정이 메말라 있는 최가 유일무이하게 생기가 얹어지는 순간이 부 앞이었으면
이 둘이 처음 만나게 된 계기는 최가 이따금 조직 삼촌들한테 담배 심부름 겸으로 부가 근무하는 편의점을 드나들다 안면이 튼 것이었음

저 파란색이랑.
⋯이거요?
아니, 옆에.
⋯이거?
아래.

매일 구입하는 담배 종류도 다르고 심지어 이름은 외우지도 않고 색깔로만 외운 최와 카운터에서 매일
식은땀이 찔끔 흘러내리는 눈치 싸움을 하고 있다 보면 헛웃음이 비식비식 터져 나왔음 수북한 담배들을 봉지 안에 집어 담던 부가 웃음을 터뜨릴 때면 앞에 우두커니 서 있던 최는 눈동자를 도르륵 굴려 올라가 있는 입꼬리를 유심히 들여다보고는 했더랬음 입꼬리를 바라보다가 여느 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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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Mar
홧김에 원나잇을 한 것도 본인 스스로 매우 착잡한데 그 상대가 아직 미성년자 딱지도 안 뗀 고등학생이래 해장국집에서 부는 밥알만 세고 있는데 그 고딩은 밥 말아다가 쾌남처럼 푹푹 퍼먹고 있음

그러니까 어젯밤은⋯
아저씨.
아, 아저씨?
팍팍 좀 먹어요. 엉덩이 빼고 무슨 뼈다구밖에 없던데.
아저씨라는 호칭에 말문이 1 차로 막혀 버리고 ‘엉덩이 빼고’라는 말에 2 차로 말문이 막힌 부가 어이 털린다는 표정으로 최를 물끄러미 쳐다보았음 그래 따지고 보면 아저씨지 아저씨인데 나 그렇게 늙지도 않았거든? 어제는 야야 잘만 말 놓던 게 -물론미성년자라는걸알게된지금그꼬라지는못봄-
어디 아저씨라고 불러? 욱한 성질도 이내 파스스 사그라들었음 어차피 원나잇으로 만난 상대였고 오늘 이후로 엮일 일이 없다 생각했기 때문이었음

나는 네가 고딩인 거 알았으면 어젯밤에 모텔도 같이 안 들어갔어.

부가 뭐라고 말을 하든 말든 귓등으로 술술 넘기던 최가 부 숟가락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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