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냐냔 Profile picture
Nov 1, 2021 73 tweets 9 min read Read on X
[띠링]

Wlive
-안녕 러뷰어. 저는 문대🐶

am3:00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고정된 화면에는 검은 후드티의 박문대가 방에 혼자 있었음.

"안녕하세요. 새벽에 알림 갔겠네요. 죄송해요. ...제가 깨웠나요?"
빠르게 올라가는 채팅창을 보던 박문대가 주저하는 것 같이 미간을 찌푸리다가 툭, 툭, 툭. 간헐적으로 손톱이 책상 위를 치는 소리가 났음. 그리고 허공 어딘가를 유심히 보더니 입술을 뗌.

"오늘은 이야기가 무거울 수도 있어요."
"네. 제가 새벽 감성에 차서. ...최근, 주변 사람 중에 한 분이 돌아가셨어요.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박문대 옆에 있던 노트북을 꺼내더니 무언가를 키보드로 치기 시작함. 마우스도 딸깍거리고, 그러면서 말은 계속 이었음.
"슬펐는데, 제가 너무 슬프고 아프기만 하는 건. 그 분이 바라지 않을 것 같았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남겨진 사람들이 아파하는 건 보고 싶지 않네요. 그 사람이랑 있었던 좋은 추억들 행복한 순간들이 있잖아요. 그걸 더 기억해줬으면 해요."
"밥도 꼬박 꼬박 잘 챙겨먹고. 나가서 놀고. 묻어두고 다른 사람 사랑하기도 하고. ....무슨 일 있냐고요? 걱정 마세요. 아무 일 없어요."

"...죽음이 언젠가는 모두 겪게 될 일이잖아요. 내가 살아왔던 시간들, 다 떠올려봤는데..."
"역시 테스타가 되고 나서 맴버들이랑 여러분께 분에 넘치게 사랑 받았던 거. 그게 제일 행복했어요. 늘 감사해요. ...물론 앞으로도 많이 받아야죠. 네."
그리고 노트북을 치우고 펜이랑 종이를 꺼내더니 뭘 끄적끄적 적음.

"...이거요? 별 거 아니고 계획표요. ...다 적으면 보여 달라고요? 안돼요. 활동 내용 들어가 있어서 비밀이에요."

"어쨌든, ...시간을 너무 짧게 잡았나..."
혼자 중얼거리더니 멈췄던 펜을 쉼없이 움직여서 쭉쭉 적어나감. 이미 수십번 수백번도 더 생각해서 외운 것처럼 막힘없이. 그리고 펜을 내려놓더니 책상 한 켠으로 모든 걸 밀어둠.

"싫어서 미루고 미루던 걸 이제야 다 끝냈네요. 막상 끝내니까 후련하네."
"전 1년 후에도 여러분 곁에 있을 거예요. 눈치 못 채실지도 모르겠다. ...아니, 아마 대부분 모르실 거예요. 그래도 전 있으니까. 비록 ....이 바뀌어도."

허공을 잠깐 바라보던 박문대는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뭉뚱그려 하면서 입꼬리를 끌어올렸음. 그 꼴이 퍽 애닳고 위태로워 보였고.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시겠죠. 그래도 감이란 게 있잖아요. 그걸 믿고 날 다시 사랑해주세요. 박문대말고 저를요. ...슬슬 시간이 다 끝나가네."

"다시 말씀드리는 거지만, 슬퍼하지 마시고요. 전 곁에 있으니까."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갔음. 군데군데에는 욕설도 보였지만 그것보다는
걱정하는 말들을 박문대는 눈에 담았음.

"사랑해요. 러뷰어. 맴버들도."

박문대가 방송을 종료하려 손을 뻗었지만,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몸이 허무러지는 게 먼저였음.
이어 몇 분 안 지나서 자다깬 맴버들이 전화로 문대가 쓰러졌다는 걸 듣고 박문대 방에 들이닥침. 화면은 천장만 보이는데 그 사이로 다급한 말들이 쏟아짐

"박문대! 정신차려봐!"

흔들어 깨우는 건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는데 바닥에 몸이 부딪히는 타격음이 들렸음.
"얘가 숨을...숨을 안 쉬어! 심장도... 119!"

이 말과 함께 누군지 모를 손이 방송을 종료함.

뚝-
[테스타 박문대 자살이 아닌 급성 심장마비]

[자신의 죽음을 예상한 아이돌, 실시간 방송하면서 장례 비용을 제외한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 ...유서도 발견]

[박문대, 전문의가 말하길 예측 불가한 사고였다.]

[박문대의 의미심장한 말들.]

수많은 기사들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음.
그러고 박문대 기일 1년. 이때 딱 데뷔한, 드물게도 인지도 없이 솔로 남돌이 있었음. 류건우. 테스타랑 브이틱 청려가 원래부터 친분이 있었던 것 마냥 그의 곡을 홍보함.

류건우의 데뷔부터 박문대에 관한 꼬리표가 줄줄 따라붙어도 류건우는 그에 대해서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그냥 입을 다물었음
구설수가 따라붙어도 그가 박문대를 입에 담는 일은 없었음.
늘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박문대 이야기도 시간이 지나고 류건우 팬 코어층이 단단해지면서 이야기는 들어감. 그렇거 잠잠해질 때였는데, 그때 열린 팬싸에서 팬분이 맞은 편에 앉는 거. 한번 쓱 봤는데 박문대일 적부터 오랫동안 팬이었던 분이 오셨음. 앉자마자

"건우야 나 결혼해."
이러길래 류건우 끄덕임.

"남자친구 분이랑 잘됐나봐요. 축하해요. 내가 누나 결혼식 축가 서줘야하는데."

기억에 남았거든. 남자친구가 너무 속상하게 한다며 문대가 내 남자친구 해달라고 장난스레 조르던 분이었으니까.

류건우 자기 실수도 순간 못알아차림.
그 여성분 멍하니 류건우 쳐다보더니

"건우야,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잠깐 아래 내려다보고 싸인하고 있던 류건우 손이 뚝 멈춤. 아, 실수했다. 딱 그 표정으로 얼굴 들어올렸더니 축축하고 발갛게 눈이 충혈된 팬의 얼굴이 보임.

"...난 너한테 남자친구 이야기한 적 없는데."
"...대답해 줘 건우야. 우리 애기 신발은 무슨 색으로 할까?"

팬은 한뭉큼 떠오르는 그리움과 간절함이 담긴 눈으로 류건우를 쳐다봤음. 류건우 실수였다고 말하면 되는데 도저히 입술이 떨어지지 않았음. 오랫동안 슬픔에 사무쳐있던 그 표정에 목안이 먹먹하게 막혀와서.
남자친구에서 결혼까지 이야기가 닿다가 짓궂게 아기 신발 색은 뭐가 좋냐고 물었었거든. 그리고 그때 박문대는,

["노란색이요."]

"...노란색이요."

["아기들은 노란색이 귀엽잖아요."]

"아기들은 ...노란색이 귀엽잖아요."

류건우는 저도 모르게 기억대로 그대로 내뱉어버림.
결국 앞에 있던 팬이 눈물을 터뜨리고 류건우가 멍청하게 있다가 웃옷 주머니에서 노란색 체크무니에 강아지가 자수로 박힌 손수건을 건네줌. 선아현이 만들어준 거. 다행히 어디 카메라 앞에 노출되지는 않아서 사람들은 존재를 모르지만
너무나 박문대의 물건같았음. 강아지 자수가 선아현 솜씨인 게 너무 티가 났음. 손수건 건네받은 팬이 그거 보고 눈물 흘리는 와중에도 확신함.

"너 진짜, ...곁에 있었구나. 나 네가 너무 그리웠어, ...건우야."

이 말 다음에 흐느끼다가 소리내면서 우는데
류건우가 여성분 일으키려는 가드 막고 일어나서 가볍게 안아줌. 등 토닥여주는데 또 향이 박문대랑 똑같은 향이라 더 크게 울려버림. 그 사이 놓치지 않고

"비밀"

속삭임. 팬이 작게 끄덕이고 나서야 놓아줌.
그리고 이 일이, 어떻게 되돌아올지 류건우는 새까맣게 몰랐음.

----
직장인은 트위터로 문대 덕질하면서 만난 트친이 눈에 걸렸음. 문대가 죽고 일상생활도 불가할 정도로 방에 틀어박혀 있는 것 같았음. 맨날 올라오는 글은 다 우울한데, 문대 옛날 사진들 끌어오고 온통 탐라에 문대임.
그러면서 또 슬퍼함. 문대 덕질 할 때는 정말 밝고 행복한 사람이었단말야. 직장인은 체크 무늬 위에 자수박힌 강아지 손수건을 만지작거리다가 꽉 잡음. 사람 하나만 살리자. 비밀 약속 했지만, 저러다 조만간 조문 문자를 받을 것 같아서. 오랜만에 그 트친이랑 오프 약속을 잡음.
그렇게 오프 당일, 의외로 나와준 트친은 전보다 퀭하고 살이 내린 게 안쓰러웠음.

-"잘 지내세요?"

"저야 뭐. ...문대를 못 잊어서 좀 힘들어요. 그 애가 했던 말들이 계속 떠다녀서."

-"제가 진짜 달보름님을 믿어서 이런 이야기 하는데요, 비밀 지켜주실 수 있어요?"
그렇게 건우 팬싸 이야기를 함. 달보름님은 자기도 긴가민가 했는데 더 괴로워져서 건우 이야기를 흘려듣고 그냥 넘겼다는 거임. 예전에 문대랑 애기 신발 맞추기로 했다는 주접 들은 기억있는 달보름님은 문대가 덥앱에서 했을 때 말이랑 유추해서 어느정도 신빙성 있다고 생각한 것 같음.
"위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저도 말도 안돼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근데 문대 활동했을 때 건우가 의식불명이었잖아요."

"네네, 직장인님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문대가, 흑..."

대화하는 둘의 목소리가 흔들렸음. 그렇게 서로 붙잡고 울고 비밀로 하자고 약속도 받은 후에 헤어짐.
그리고 그 이후, 탐라에 달보름님 계정에서 간간이 건우를 찾아볼 수 있게 됌.

그리고 직장인은, 다음날 아침 떠오른 긴급 기사에 덜 깬 정신이 확 달아났음.
----

늦은 밤, 류건우는 하필 열이 나고 몸살이 난 것처럼 온 몸이 아파오길래 애써 아픈 몸뚱아리 끌고 편의점으로 가서 약을 사기로 했음. 깨질 것 같은 두통에 마음 같아서는 응급실 가고 싶었는데 그럴 기력은 없어서 약 좀 먹고 괜찮아지면 가려했음.
대충 모자를 눌러쓰고 안경 쓰고 슬리퍼 질질 끌면서 가는데 편의점 가는데 모퉁이 골목에 시커먼 형체가 보였음.

"... 문대야..."

"...왜...왜 불러."

혼미한 정신 속에 류건우 무심코 대답함. 테스타 맴버들은 가끔씩 저 이름으로 류건우를 불렀거든. 맴버들 중 한 명의 목소리랑 겹쳐 들렸음.
등 뒤로 식은땀이 나고 눈앞이 시커멓게 됐다가 환해졌다가 깜빡거렸음. 손을 들어 홧홧한 제 이마를 짚었다가, 비틀거리는데 가까이 온 검은 형태의 사람이 류건우를 끌어안음.
바스락,

비닐같은 재질의 옷이 류건우와 맞닿았음.

"문대 너 맞지? 왜 진작 말 안했어... 네가 박문대인 거 맴버들은 알고 있어? ...그치 그러니까 친하지. 많이 보고 싶었어."

가슴팍이 저를 끌어안은 누군가의 눈물로 젖었음. 아, ...맴버들은 이 정도로 작지 않은데.
"누구... 너 누구야,"

"문대야. 너 지금 많이 아픈 것 같아."

검은 형체의 사람은 손을 들어올리더니 류건우의 이마를 짚었음. 안타깝다는 목소리로.

"문대 열 나네."

말을 하다가 은은하게 웃음.

"...내 수고는 덜겠다."
류건우 섬뜩한 기분에 억지로 팔을 들어 밀쳐보는데 힘이 안 들어갔음. 이어 축축한 무언가가 류건우의 입과 코를 단단히 틀어막았고. 전부터 안 좋은 몸 상태에 가쁘게 차오르던 숨이었는데 숨구멍이 막히자마자 헐떡임. 아, 점점 어두워지는 의식에 그만 류건우의 몸이 앞으로 기울어졌음.
그걸 받아낸 사람은, 그대로 류건우를 검은 차에 태움.
----
[‼️납치 감금 폭력, 불쾌한 여러 요소 주의‼️]

[류건우, 연인과 한밤의 뜨거운 포옹]

솔로 아이돌 류건우가 일반인 여자친구와 함께 뒷골목에서 뜨거운 포옹을 하고, 차에 올라타는 사진이다.

류건우는 며칠전 인터뷰에서 "여자친구는 없고, 사귈 의향도 없다." 라고 말한 바 있다.
류건우의 등 뒤에서 찍은 기자가 그 경황을 보고 오해해 기사를 올렸음. 얼마 되지도 않아서 반응은 뜨겁게 불탔고,

-하 X발 이거 빼박이지? 신발 봐. 팬한테 조공받은 거잖아. 팬들이 커스텀 맡긴 거. X같은 새끼 진짜
-류건우 팬 기만질 오지네 그렇게 여친 없다더니ㅋ...
-일단 공식 입장 기다려보자. 아무것도 안 나왔잖아.
ㄴ뭘 기다려 빼박인데
ㄴ아니 빠순이들 멍청한 건 종특임? 저러고도 빨아주네. 느그오빠 여친 있다고ㅋㅋ 애나 없으면 다행이겠다 X발
-아~ 팬들이랑 유사연애 존나 맞춰주더니 기만질 X같다. 건우야, 연애가 그렇게 하고 싶었니?ㅎ
-연애하는 게 그렇게 큰 죄야? 다른 사람들은 다들 하는 게 연애인데 그냥 공인이라는 이유로, 단지 사랑받고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이유로 이렇게 욕 먹어야 하는 거 난 잘모르겠어. 건우가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ㄴ응 존나 유죄 아이돌로 팬들 돈 받아처먹으면 연애는 버려야하는 거 모름?
공식 입장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댓글도 간간히 보였지만, 사진이 누가봐도 류건우라서 부정적인 여론이 거셌음. 솔로 활동에다가 평소 여자관계가 깨끗하고 팬서비스 잘 해온 류건우라 팬들 배신감은 더 타올랐음.

그러다 이상할 정도로 힘없이 늘어진 류건우를 보고 이상함을 느낀 사람들이
글을 올리면서 의혹이 제기됌.

-나만 류건우 끌려가는 것 같아..? 얘가 축 쳐졌는데?
ㄴ술처마셨겠지

-근데 보통 검은색 우비 뒤집어쓰고 남친 만나러가나? 후드티도 아니고? (기사 사진 중 하나) 막짤 사진 손 방향도 이상함. 저 위치면 코랑 입 틀어막은 거 아님?
ㄴ헐 맞네 X발 뭐야
-류건우 차에 타는 것도 거의 쓰러지다시피 여자한테 기대서 탐. (기사 사진) 아무리 인사불성이어도 이 정도는 아니지 않음?
ㄴ지금 납치라도 당했다는 거임ㅋㅋ? 다 큰 남자가 저만한 체격의 여자를 못이기는 게 말이 되냐?
ㄴ우비 입었던데 모르지 칼 들고 협박했을지
그렇게 스물스물 올라오던 여론이 눈썰미로 신빙성을 더 하면서 류건우 납치 의혹에 힘을 싣고 치고 올라옴. 그때 공식에서도 기사를 냄.

-현재 아티스트와 연락 두절. 거주하고 있는 집에도 없어... 평소 여자친구 있다는 이야기는 언급한 적도 없었다. 사실 정황을 확인해보고, 납치가 맞다면
경찰 조사를 의뢰할 것

-X발 진짜 X같은 XX들아 내가 공식입장 들어보자고 했잖아 평소에 그렇게 조심스럽고 단정하게 행동하는 얘를 못믿고 기사 하나 올라왔다고 가서 잡아뜯는 거 봐.건우 위험한 상황이면 어떡해 아 X발 X나 눈물나 제발 니들은 탈빠해
-얘가 연락두절이면 진짜 뭔 일 난 거 아냐?
-X랄들을 한다 즈그 여친이랑 둘이서 튀었겠죠~ 어떤 병신이 튀는데 소속사한테 연락하고 튐?
-건우야 무사하기만 해줘. 그거면 나 더 바랄게 없어.

그리고 소속사가 간과한게 하나 있었음. 평소 두터운 신뢰를 받던 류건우라서 소속사는 납치 의혹을 더 믿었고, 바로 기사를 올렸지만
경찰 조사에 착수한다는 말을 대대적으로 알리면, 범인 심리를 더 자극하는 꼴이 되는 거임. 적어도 그 범인이 요구사항을 말할 때까지는 기다렸어야 했는데. 그걸 미처 생각못한 소속사는 인근 풀숲에 류건우 휴대폰이 버려져 있었다는 매니저 말을 보고받고 즉각 기사를 올려버림.
류건우의 휴대폰이 풀숲에 버려져 있는 것을 현매니저가 발견. 소속사측, 즉각 경찰에 수사를 요청할 것으로 말해...

새로운 기사들이 파도치듯 몰려와 그 전 기사들을 밀어냈음.
-근데 이렇게 기사 바로 내도 되는 거임? 납치범이 경찰이랑 사회적으로 자기한테 이목이 집중됐다는 걸 알았는데, 가만히 있을까? 차라리 죽이고 도망치는 게 낫다고 생각할지도 모름.
ㄴ소속사 미친새끼들 아냐? 일반인도 알 법한 사실을 지들이 몰라?
----
인터넷이 한참 시끄러울 무렵, 류건우는 낡은 침대에서 밀려오는 오한과 함께 눈을 떴음. 몽롱한 의식속에서 지금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려 애를 썼음. 천천히 돌아오는 의식과 함께 아픔에도 불구하고 머리가 빠르게 돌아감.
류건우는 갈증에 마른 입술을 축이며 생각함.

어제 아프던 와중, 편의점에서 약을 사러 나간 뒷골목에서 갑자기 어떤 여자가 끌어안았다.

그 뒤로 그 여자는 흰 손수건으로 내 입을 틀어막았고. 그대로 납치된건가?

기억을 되짚으면서 중요한 정보를 솎아냄. 검은색 우비. 언뜻 들렸던 남자 목소리
그리고...박문대. 뭘 듣고, 박문대가 류건우인 걸 확신해서...

아.

그 날, 사인회에서 결혼한다던.

...그 사람이 범인일 확률은 낮다. 곧 결혼식을 올릴 사람이 납치감금을 할 이유는 없지.
그 사람과 친했던 박문대의 팬. 어쩌면 sns로 만났을 확률이 높은.

무엇보다 지금 이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 여자가 우비를 입고 있었다는 점과 내가 아직 범인의 얼굴을 모른다는 것. 전자는 피가 튈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입었을 테니까
범인은 애초에 날 죽이는 것까지 생각했을지 모른다.

'상황 엿같네...'

그리고 후자는... 그나마 도망칠 구석이 있다는 범인의 심리적 안도감. 오늘 스케줄이 없다는 점에서 아직 경찰 신고까지는 안 갔을 테니 최대한 범인을 자극하지 않고 요구사항을 들어준다.
...아냐. 박문대를 언급했다는 건 애초에 목적이 금품이 아닐 수도 있어.

그럼 대체 왜, 날?

복잡한 머릿속에 류건우는 눈을 감은 채 입술을 열었음.

"누구 있어요?"
돌아오는 정적에 류건우는 몸을 일으킴. 아니, 일으키려 했음.

[절그럭]

묵직한 사슬이 한쪽 팔과 두 발목에 감겨서 침대에 바짝 연결되어 있었음.

인기척이 없는 것 같아 눈을 떴는데, 낡은 천장이 바로 보였음.
퀘퀘한 냄새가 코끝을 맴돌았고, 한 팔로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쓸만한 물건은 없었음. 삽과 포대자루, 바닥에 널린 흙, 작은 냉장고, 그 너머가 화장실로 추정되는 문. 선반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먼지 쌓인 술병들. 낡은 원목 식탁. 때 탄 식기들.
벽이 나무로 되어있었는데,

'불 지르면 아주 잘 타겠군.'

증거 인멸에 안성맞춤인 재료였음. 몸살기운은 전보다 덜했지만, 극적인 상황에 류건우는 골이 더 아파왔음.

'이런 쇠사슬은 어디서 구한거야 X발...'
무겁기도 더럽게 무겁네. ...어? 잠깐만. 쇠사슬을 가만히 노려보던 류건우가 작은 열쇠구멍을 발견함. 그때,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 류건우는 눈을 바로 감음.

[저벅 저벅]
가까워지는 발소리가 울렸음. 바로 앞에서

뚝,

끊기더니 서늘한 손이 뺨에 닿아오는 감촉을, 류건우는 느낌. 저도 모르게 몸이 움츠러들었음.

"문대야, 너 아직 열 나. 덥지 않아? 벗겨줄까?"
천천히 셔츠로 가는 손길에 머리 끝까지 소름이 돋은 류건우는 눈을 감은 채, 그 손을 더듬어서 확 떼어냄. 인상을 찌푸린 채 웅얼거렸음.

-"...추워. ..."

"일어났어? 눈 좀 떠봐."

류건우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음.

-"원하는 게 뭐에요?"
"나...? 글쎄.."

평이한 어조의 목소리가 들려왔음. 눈을 감은 대신 감각이 집중된 류건우는 목젖 밑으로 날카롭게 벼려진 서늘한 쇠의 감촉을 느낌. 점점 압박해오고 있었음.

"눈 떠. 날 봐줘."

류건우는 천천히 눈을 뜰 수밖에 없었음.
그리고 직감적으로 눈치챔. 인질이니 돈이니 뭐니 하는, 목적이 있는 납치가 아님. 이건... 상대방에 있어서 내 존재를 새기고 싶은. 인질이 두려움에 떨거나 감화되거나 혹은 그 둘이 동시에 합쳐지길 바라는. 다소 악질적인 케이스였음.
이런 인간들이 왜 위험하냐면 인질을 갖고 노는 것 외에는 아무런 목적이 없음. 심지어 눈 앞에 있는 여자는 앞으로의 대책도 없어보임. 반쯤 돌아있어서,
....
류건우가 또렷이 눈앞의 여자를 쳐다보자 그때, 돌연 칼을 물리더니 리모컨으로 티비를 켬. 낡은 티비에서 아나운서의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흘러나옴.

["어제밤 솔로 아이돌로 활동 중인 류건우씨가...납치로 추정되는 정황을, ...지금 추적..."]
"문대야, 잡히면 난 너랑 같이 끝을 볼래. 네가 죽었던 그날부터 내 인생은, 나는 이미 다 망했었어. 애초에, 너 데리고 오면서 나 이렇게 될 줄 알았어. 각오했어."

"...너 잃고 생각 많이 해봤는데, 한날 한시에 가는 거. 그거 내가 원해."
...반쯤 돌아있어서 극단적으로 사고가 치솟는 경우지. 괜히 시답잖은 협상이나 공감을 해주면 더 위험하다.

생각보다 시간도 촉박하고. 삼일도 안 지나서 신고부터 해버릴 줄은 몰랐지. 그것도 X발 저렇게 뉴스까지 타고.

"...경찰에 잡히기 전까지는 나 안 죽일 겁니까?"
"문대야, 내가 널 얼마나 기다렸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그렇게 쉽게 하니."

여자가 다시 손을 뻗어왔다. 목적이 박문대인만큼 성적인 접촉을 원하는 건가. 딱딱하게 표정이 굳히고 있었던 찰나, 이마에 서늘한 손등의 체온을 느끼자마자 동시에 몸에 힘이 빠졌다.
그것도 잠시, 이내 손이 멀어지더라. 여자는 일어나서는 대뜸 티비쪽으로 걸어가 들고있던 칼로 전선을 끊었다. 바깥의 상황을 알 수 있었던 유일한 수단이 끊겼다.

"괜히 도망칠 생각 하지말고. 오늘은 이만 쉬어."
여자는 그대로 문을 닫고 방을 나갔다. 순식간에 긴장하고 있던 몸에 힘이 풀렸다.

보통 감시 목적으로라도 붙어있지 않나?

여자가 있었던 자리를 빤히 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일단 무조건 탈출 루트를 짜자. 서울에 감시카메라가 몇 대인데. 땅덩어리도 좁은데다 시골에도 감시 카메라는
띄엄띄엄 다 붙어있다. 게다가 전국민이 나에게 집중하고 있어. 파파라치 컷에는 어두워서 자동차 기종은 판별하기 어렵지만, 드나들었던 걸 씨씨티비가 찍었을 거다. 관권은 그거지. 타이밍. 이미 여자는 잡히면 날 죽이고 따라 죽을 거라는 의사를 내비쳤다.
사이렌 소리만 들려도 칼로 날 찌를지 누가 알아. 경찰은 무조건 날 찾을 거다. 다만 살아있을 때 찾느냐 뒤지고 나서 찾느냐 그 둘 중 하나일 뿐.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탈출 루트를 짜서 실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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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현 난 무표정이면 차갑고 아름다운 남자일 거라고 생각함. 아현이 흑화시키고 싶은데 감히 선아현을?? 흑화해도 12세 이상의 나쁜 언어는 절대 안 쓸 것 같음 그래서 거따가 류건우 집어넣어보고 싶음((??
브이틱 류건우로 해서 어느날 테스타 선아현과 몸이 바뀐 둘.
진짜 들어가고 눈 뜨자마자 들통날 듯ㅋㅋ 류건우 어쩐지 포근하고 처연하고 아름다운 가녀린 나에 아기 종달새 엘프같은 표정이랑 분위기 풀풀 풍기고 선아현 이쪽은 존나 이쁜데 냉철하고 만만찮을 것 같고 까탈스러운 미인광공st 로 순식간에 변하는 거 생각만 해도 침 오톤질질처흘림
류건우 일러 없을 때 하는 적폐인데 몸 되게 탄탄하고 허리는 얄쌍한데 흔히 한국인들이 말하는 짐승돌st라고 밀고 있는데... 왜냐면 류청우랑 사촌이니까... 가슴도 크다고 밀래...난 그게 좋아 쨌든 박문대는 우리 강강쥐는 무대를 찢어.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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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29, 2021
청려문대 캐붕⚠️

부부싸움으로 개싸우다가 박문대 머리 끝까지 화가 나서 처돌아버릴 것 같은 거. 그래서

"아~ 할아버지는 모르시죠? 엊그제도, 그 전에도. 사귀기 전에도. 제가 그러지 말라고 말했는데. 어쩌겠습니까. 뇌가 늙으면 자주 깜빡하실 텐데. 제가 감안해야죠."

이렇게 비아냥 대는 거.
이래서 신청려 하던 말도 잊고 충격 받아서 멍하니 박문대 쳐다볼듯

"그거..말이 너무 심한 것,"

"뭐래...영감탱이가..."

신청려 말끊고 박문대 크리티컬로 또 중얼거림. 회귀 나이 삼백년 이상 신청려는 할 말을 잃었다가 진짜 밀려오는 설움에 입을 꾹 다뭄.
박문대 그거보고 코웃음 치는데 신청려 꾹 다문 입술 밑에 턱이 호두턱 되는 거. 신재현 저거 찌푸린 눈썹도, 그 끝이 점점 쳐짐. 어라? 싶은데 신청려 뿌앵ㅠㅠ 이런 말이 어울리게 울어버리는 거.

"...후배님 진짜 나빠요. ...너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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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24, 2021
숭하긴하지만 류청우가 부끄러워 하는 게 보고싶어서. 취미겸 작은 스케이트 보드를 산 박문대. 이세진과 덥앱 중이었음. 마침 오늘 스케이트 보드 배송이 와서 러뷰어분들께 보여준다고 주섬주섬 뜯었는데, 지나가던 류청우도 차유진 핫초코 타주고 커피잔 든 채로
옆에와서 조용히 구경했음. 화면에는 보이는데, 얼굴은 잘림. 의자가 없어서 문대 옆에 그냥 서있었음. [이세진 박문대 류청우] 이렇게.

🐶스케이트보드를 샀는데요, 심심풀이로 산 거라. 작고 싼 걸 일단 사봤어요.

깜찍한 강아지가 그려진 스케이트 보드를 꺼냈는데,
🐻문대문대~ 그거 애기들 거 아냐?

좀 사이즈가 작았음.

한참 들고 만지작거리던 박문대, 설명서 보다가 일단은 한번만 올라가 보기로 함.
그렇게 의자를 저쪽 구석으로 밀어두고 스케이트보드를 마룻바닥에 내려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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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6, 2021
왜 흔한 클리셰... 동물 주웠더니 갑자기 사람으로 변했다!? 이거 원래 동물 맞았는데 갑자기 인간으로 변한 테슽 친구들.

차이는 이거지 박문대는 변하자마자 자기 손 내려다보고 손가락 다섯개.. 주인이랑 같은 신체군. 하면서 옷 껴입고 이족보행에다 내가 오면 청소에 밥까지 싹 해놓고 소파에서
폰만지면서 나 마중 나올 것 같고 차유진은 그냥 빤쓰도 못 입고 네발로 기어다닐 것 같은... 야옹야옹 거리는 거 한달은 가르쳐야 겨우 하는 말 응애일 것 같음ㅋㅋㅋㅋㅋㅋ
눈치껏 옷 다 입는 애들 : 이세진 박문대
간신히 바지만 : 류청우 배세진
상의만 : 김래빈(할머니가 쪼마난 니트 래빈토끼한테 입혀줬던 거 길들여져서)
옷 안 입을 것 같은 애 : 차유진

나중에 부끄러워 할 친구 : 김래빈

그건 모르겠고 다른 인간들보다 거기 크다고 자랑할 친구 : 차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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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14, 2021
한 나라의 명장이었던 류건우... 근데 이제 환생해서 전생 기억 그대로인데 박문대로 아이돌함.

-우리 집안이 좀 그래. 울엄마 신내림 받았고 다른 동생들은 괜찮은데 나만 약간 그런 기운 있거든. 저번에 박문대 실제로 봤는데 기운 진짜 장난아니더라 그 뒤에 뭐 장군? 있었는데...
ㄴ구라같지만 좀 흥미 돋는다 더 말해줘 어케 생겼음?
ㄴ박문대랑 완전 반대야. 류청우랑 오히려 더 비슷할 것 같은데 키도 엄청 크고 좀 피곤해보이는 냉철한퇴폐미남... 아이돌해도 될 것 같음
ㄴ야 무슨 장군이 그렇게 생겨 구라진짜 오지네
ㄴ러뷰어 망상질이죠?
ㄴ진짜라니까?ㅠ 다시 생각하니 장군 맞는듯 박문대 조상 중에 장군있나? 화살 맞고 죽은 건지 심장 부근에 화살 꽂혔던데 화살맞고 죽은...
ㄴ응 없음

신기 있는 러뷰어 좀 억울했지만 그냥저냥 묻힘. 그러다 사극에 단역으로 박문대 출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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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13, 2021
브이틱 류건우 이거 오백퍼센트 선아현 홈마다에 내 전재산 칠백오십이원 검

뭐 혜성같은 신인등장!
서바이벌로 성장한 괴물 신입 테스타 이런 거 뜨는데 견제겸 아주사 보는 류건우 처음에는 선아현 얼굴에 감탄함. 근데 있지 눈 감아도 아른거리고 떠도 벽 위에 선아현 얼굴이 보이고
선아현 파트만 계속 돌려보고 답답하네; 그래도 존나 귀엽다 이 생각 골백번하고 처음에는 얼굴은 ㄱㅊ은데 실력도? 좋네. 근데 그래도. 이러면서 입덕 부정하다가 어느새 덕질 필수인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버린 류건우... 정신차려보니 쉬는 날일때 어깨 구부정한 척 마스크 애워싸고 안경쓰고
개찐따찌질이 셔츠라며 청려가 박박 찢어버린다는 체크 셔츠 입고 대포들고 테슷 무대 찍으러감 거기서 선아현 개쩌는 사진 오백장 찍은 후에 밤 새도록 보정하고 감탄하는 류건우. 동생들이 방에 들어오면 존나 빠르게 탭 닫아버림 근데 류건우 맨날 방에 박혀서 있는 거 아니까 맴버들 눈치 못 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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