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약 5주차 밖에 안됐는데 일단 숙제를 별 저항 없이 합니다. 예전엔 숙제 시작하는데 1시간 넘게 걸리고 한 문제 풀고 다음 장 풀다 짜증내곤 했습니다.
학교 숙제도 알림장 같은 곳에 적어서 옵니다.
예전엔 숙제를 적어 오지도 않았어요. 물어보면 다 기억한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자주 잊었습니다. 나아지고 있습니다.
숙제를 어떻게든 끝내니 떨어졌던 자존감도 올라가는지 아이가 밝아진 것 같습니다. 싸움과 짜증이 꽤 줄었습니다.
저는 정신과 진료에 대한 저항이 거의 없었는데, 아내에게 (책에서 본) ADHD가 의심된다고 하니 처음엔 제가 둘째를 미워해 뱉는 말인 줄 알더군요. 그래서 '나는 오늘 나에게 ADHD라는 이름을 주었다'라는 책을 읽고 아이 증상과 유사하다고 생각되는 페이지를 표시에 아내에게 10분만 시간내
읽어보라고 했습니다. 다음 날 아내가 병원 예약하자고 하더군요. 처방 전에 검사비용이 꽤나 나온 걸로 기억(50-60?) 합니다. 아이도, 저희 부부도 진행해서 그런 듯 합니다. 학원비 한 곳 두 달치라 생각하니 딱히 못 할 비용은 아니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aladin.co.kr/shop/wproduct.…
약은 콘서타를 처방받았습니다. 같은 기전을 하는 몇 개의 약이 있는 걸로 아는데, 한 가지 약을 써서 부작용이 있거나 효과가 없으면 다른 약을 써 보는 등 적응 과정이 있는 걸로 압니다. 다행히 콘서타를 쓰고나서 잘 맞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다만,
약간의 식욕감퇴가 있어서 걱정입니다. 성장기라서요.
방문할 때마다 2~3주 처방 받는데 의사 선생님이 인터넷, 미디어, 게임 관련해서는 단호하게 시간 정하고 숙제 끝나기 전엔 안된다고 아이 앞에서 말씀해 주셔서 별 저항없이 생활습관 개선도 되고 있는 듯 합니다.
'니 새끼 공부 잘하게 하려는 건가?' 아닙니다. 그게 억지로 되나요? 다만, 자기 잠재력을 ADHD 때문에 발휘 못 해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는 상황만 피하게 되면 좋겠습니다.
제 아이가 보면 화 낼 만한 이런 글을 왜 쓰느냐.. 혹시 여러분 자녀가 주의력이 너무 없다면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한 번 알아 보시라는 뜻에서 썼습니다. 특히 '나는 오늘 나에게 ADHD라는 이름을 주었다'에서도 서술됐는데, 여아의 경우엔 남아들보다 증상을 알아차리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주변 친구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니 같은 증상의 딸이 있는 친구가 '유튜브랑 틱톡 중독 아니겠나, ADHD는 제약회사들이 만들어낸 병이라 생각한다' 더군요. 딱히 설득할 에너지가 없어서 '어쨌거나 우리 애는 많이 좋아졌다' 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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