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햄

좁은 7ㅔ이판에서 만인의 완식 이군.. 얼마전에 남자 하나에 코꿰여서 지금 별명

품절남 벤츠공 치과의사공

왜 치과의사공이냐

🐶 기여나 할 때 아프면 오른손 들어줘야대 알겟지
🐹 세이프워드를 정하는게 더
🐶 아니아니ㅎㅎ
🐹
🐶 말 못할 수도 있자나

할때 아프면 오른손 들라고 해서 ImageImage
얘네 어떻게 만났다하지

7ㅔ이 어플에서 만났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그런쪽 이태원 클럽에서 만났다 해야하나

이번건 아무래도 빌드업용 연성이 아니라 그냥 재미용 연성이라 짧게 가자면

아마도.. 클럽에서 만났다 해야하나
바 섞인 좀 점잖은 쪽에서
탑티어를 달리는 이민역군
그 세계에서 닉네임 정직하게 ‘댕’
예쁘장- 한 외모와는 다르게
침대 들어가선 180도 변한다는 소문 때문에 내로라하는 바텀황들이 도장깨기마냥 댕 노렸던 전적 있음 재밌을듯
음 근데 댕군 들이대는 사람 크게 안 가리는 박애주의자라서 바텀들이랑 자기도 많이 자봤을 것 같은데 한번 잔 사람은 뒤도 안 돌아보는 애매한 난봉꾼 기질 있었을 것 같음

혜성같이 나타난 웬 유.. 라는 남자한테 눈코입 다 꿰이기 전까진
왜 굳이 둘의 첫 만남이 사람들 모인 클럽 쪽이냐..(이시국에요) 하면 댕이 얼마나 인기있는 타입인지 햄이 몸소 느껴줘야 하거든요

씹탑공주 댕군이 첫눈에 반해서 제 목줄까지 쥐어주게 된 (비유적 표현입니다) 바텀계 뉴샛별 그분의 정체는
유기연군

보수보수보수보수쥐
남자 경험 없음 공부만 함

어쩌다 댕군 눈에 띄었느냐

바 간판에 7ㅔ이들만 알아볼 수 있는 표식 비슷한 거 있는데 헤남 머글이었던 유군 그딴거 보이지도 않고 무작정 걸어들어와서 호기롭게 칵테일 시킴
7ㅔ이 판 그렇게 넓지 않음… 게다가 바 안 옮기고 주기적으로 파트너 찾으러 오는 축들은 다 암 아 얘 걔네… 저번주 ㅁㅁ에 있던 걔.. 저번에 그 탑이랑 깨졌나보네.. 하면서

= 고인물 파티야

고인물 7ㅔ이 바에 뉴비의 등장이라..

기연군 등장에 다들 시선 집중
어 근데 보니까 바텀인 것 같은데 (아직 아님) 탑 찾겠다고 여기저기 플러팅 흘리면서 기갈 부리지도 않고 조신하게 (그냥 메뉴판 보고 있었음) 있는 게 딱

여왕수다
여왕수야

속세에 쩌들지 않은 뉴비라니
고인물 파티니까 지들끼리 이미 몇번은 자고 그러고 있었을 거 아니야 그러다 보니까 눈 마주치면 아 쟤랑도 자봤지.. A는 B랑도 잤고.. C랑도 잤고.. D랑도 잤고…

그들만의 돌고돌아판이고
상대적으로 탑보다 바텀의 비율이 적어서 그냥 거기 바텀들 이미지

아무하고나 몸 섞고~ 하는 그런
근데 뉴비… 백퍼 바텀인데 아무하고나 자겠다고 찔러보는 그런 타입도 아닌 것 같고… (당연함 공부만 한 헤테로보수 기연군 지금까지 찔러본 거라곤 고등학교 과탐 과목밖에 없었음)

진짜 유니콘같은 애다 싶어서
그 순간 거기 탑들
군침이싹도노 상태 됨
다들 자기들끼리 눈치를 보기 시작함

야 누가 가서 말걸래
내가 한번 가볼까
미친 ㅋㅋ 저사람 완식 너 아님
관상학적으로 접근했을때..

요지랄

고인물들이 지들끼리 눈치보면서 놀고 있을때 보수쥐 앞으로 전진해서 옆에 턱 앉는 사람
어? 우리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어여?
씹탑공주 이군(닉네임 댕)

미인은 쟁취하는 것이다
라는 본인의 신조에 맞춰서
성큼성큼 걸어가서 뉴비 옆자리 차지함

정말 진부한 쌍팔년도식 멘트지만
ㄱㅊ 댕 외모가 그냥 유명한게 아니라
다들 댕 얼굴에 넘어옴

ㅈ같은 플러팅 실력은 이용당하는 거
댕이 이렇게 접근한 사람 딱 둘

그때도 이 멘트 썼었음

하나는 저거 듣자마자
하얗게~ 질려서 저 아세요? ㅠㅠㅠ
(7ㅔ이인거) 소문내지 말아주세요 앞으로 조용히 살게요ㅠㅠㅠ 눈물파티하고 당황해서 굳은 댕군 지나쳐서 바 뛰쳐나감

아마도 커밍아웃이 두려웠던 애기바텀으로 추정 (에그짠한거
다른 하나는 댕이 보자마자 헉.. 함
미친 외모였거든

와 진짜 여자보다 예쁘다
뭐가 저렇게 동글동글하게..
이상형은 아니지만 저런 미인수는
안 깔아보는게 인생의 절반 손해 아님?

하고 다가가서
우리 본 적 있지 않아여? 시전한

그 상대가 바로
아 ㅎㅎ 저 아세요?

또다른 씹탑공주 형언이었던 것이다.. Image
형언이 바텀이 아니라 탑 그중에서도 씹탑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댕…

제 안목으로 고인물들에게 두고두고 놀림받았고 탑한테 플러팅했다는 트라우마 생겨서 그 이후로 지가 먼저 플러팅하는 거 접음

아무래도 그 멘트가 문제였던 거 아닌가 싶지만 아무도 알려주진 않음
그런 댕군이
지금 저 뉴비한테
금단의 플러팅주술 (우리 어디서 보지 않았어여?) 를 시전하고 있는 것이다

채군 불러오라고 뒤에 갤러리에서는 시끌벅적함 진짜 불러오진 않고 댕이 급발진할때 알거 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오는 그들만의 밈같은 거임
채군 불러도 안옴
지금쯤이면 자고 있을걸
밤 9시도 안되었지만

채군 후드티 뒤집어쓰고 부은 얼굴로 어슬렁~ 걸어 들어오는 타임이 오후 5-7시

뉴비 있냐.. 하고 홀짝대다가 닳고닳은 그나물에 그밥 바텀들 먹금하고 집에 들어가면 거기서부터 연락 끊기는 거임
그때 채군한테 플러팅한 걸로 쪽팔려서 댕군 그 바 일주일 내내 발걸음 안 했었는데

채군.. 그냥 그 바 계속 가면서 고인물들이랑 안면트고 말트고 서서히 섞이다가

거기에서 너랑 대적할만한 공주가 있는데 너를 텀으로 착각한 이후로 굿한다고 절들어갔엉 ㅎㅎ 비슷한 소리 듣고 지도 당황
틀린 말 아님
댕군 원래 불교임
그냥 절 갈 수도 있지

댕군 성정에 아 마가 끼었네ㅠㅠ~! 하면서 기분전환 하려고 한번 갔다 왔을 수도 있음 가서 발우공양 이런거 하면서 제 잘못된 콩깍지를 씻어낼 수도 있고

암튼 그냥 우스갯소리로 한 말인데 잉뿌삐 채군은 나때문인가..? 심각하게 받고
슬럼프 (현타) 극복하신 댕군이 바에 침울하게 납셨을 때 아 거기..! 하고 잡아 앉히고 첫 잔 자기가 내면서 하는 말이

나때문에.. 안왔으여..?

이거임

솔직히 채만 봐도 그때의 악몽이 아른거리는 댕군.. 채랑 안 엮이려고 했으나 애가 넘 착하고 말랑하고 어쩌고… 결국 전번 교환하고 쌉친해짐
그래서 그 바에서 제일 잘난 씹탑
채군과 댕군
친목질 시작

서로 전번 아는거 서로밖에 없음

선택받지 못한 바텀들의 원성이 자자하지만 저 둘이 헤까닥 돌아서 붙어먹기라도 하면 진짜로 자기들이 노릴 사람이 없어져서 자극 안하고 냅둠

(째뭉비하 아님 댕햄세계관이라 그런거)
그러니까 채군을 노리는 갤러리들은 채군의 근황을 >오직< 댕군에게만 들을 수 있다는 사실임… 댕군 제 2의 별명 채비스임

어른언맨에 나오는 비서 자비스에 채씨 성 합쳐서…

댕, 채 오늘 온대?
걔 15분 전에 들어갔다던데 짐 잘듯
ㅠ ㅇㅋㅇㅋ 채 또 언제온대
몰라 낼 3-4시?
채비스 특
몰라 하면서도 다 말해줌

몰라 자고있을걸
몰라 걔 새우 좋아함
몰라 근데 너 걔 타입 아님

암튼
채군과 댕군의 친목과
둘이 타임이 잘 안 겹친다는 걸 말해주기 위해 이정도 빌드업을 했음
우리가 어디까지 말하고 있었냐면

씹탑공주한테 플러팅을 (잘못) 건 이후로 봉인되었던 댕군의 전설의 궁극기

> 우리 어디에서 보지 않았나요?< 가

저 뉴비 바텀 (아직아님) 에게 실현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말하고 있었음
갤러리들 뒤에서 시끌시끌함

어디에서 보지 않았나요 저거에 저 뉴비 어떻게 반응할지 베팅하고 있음

엥 .. 이상한 사람 보듯이 본다에 두명
댕 얼굴에 헤까닥할 것이다 네명
사이비로 알고 얼굴에 술 붓는다 하나
성큼 다가온 커밍아웃이라는 시련에 도망가는 아기바텀일 것이다 두명

요지랄중
그런데 저 뉴비의 반응이 묘함

댕 얼굴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두 눈을 끔뻑 끔뻐억- 깜빡임
사실 햄군은 백날 안경만 쓰다가 렌즈 낀거 처음이라 눈 깝깝해서 그런건데 이군은 거기에서 맨 처음 눈 꿈뻑이던 채군 생각나서 벌써 소름이 쫙돋노 상태임

그리고 하는 말

어.. 혹시 시대고 다녔어요?
????

댕.. 일단 아님 시대고 안 다녔음
집안이 금수저라
강남 어디에서 젤 잘난 사립다님

근데 이 반응 뭐묘

채의 아 ㅎㅎ 저 아세요를 뛰어넘는
고난도 특정 기술
<동창 취급해버리기>?
아니야 햄군은 정말 순수함
여기가 7ㅔ이바인지도 모름
남자가 많네~ 이러기만 하는데
그냥 잘생긴 사람이 쑥 와서
아는 척 하길래

자기가 중학교까지는 똑같은 얼굴이었는데 고등학생 되면서 확 변했거든? 그러니까 당연히 고등학생때 본 사람이겠거니~ 하고 추측한 거였음
아니요?? 라고 반응한 댕군
당연히 햄군 머쓱타드 상태로 아 아니구나.. 죄송해요 ㅎㅎ 하고 다시 메뉴판으로 시선 옮기는데 죄송할 사람 댕임

플러팅이랍시고 초면인 사람한테 안면인식기술 응용을 요구하는 저 버릇이 또..

갤러리들 탄식중

세번째 희생자의 탄생인가
저 플러팅 레퍼토리를 메워야만

이건 갤러리들 생각이고
ㅋㅋ 방금 댕군 생각도 크게 다르진 않음

애가 맨날 찧고 까불어서 그렇게만 안 보일 뿐이지 (제 식 한정) 유리멘탈이라 지금 제 희생자들의 얼굴이 파노라마마냥 시야를 쭉 - 스치고 지나감

이제 저 뉴비마저 추가해야 한다니
댕 쪽팔려서 또 발우공양하러 절들어가고 싶었지만 눈 앞에 또 그르냐.. 하면서 혀 짯짯 찰 채군 얼굴이 아른거림…

이것까지 실패하면 진짜 단무지에 그릇 비벼먹는다 염불외면서 혀 한번 콱 씹어주고 뉴비한테 2차 대화 시도 도킹함

그럼 시대고 나오셨어요?
? 아 그렇죠..

당연함!!! 댕군 혀 한번 깨뭄
지가 시대고 나왔으니까 나한테 시대고 나왔냐고 물어봤겠지 아 진짜 아

이제 자기 이상한사람 되는거 한순간임 객관적으로 자기가 먼저 안면 염불 외면서 다가갔고 상대가 아무 의심 없이 받아준 대답 뻥 차버린 상태

두번째 한 말도 결국 쌉소리
나중에 술 마시다가 이 얘기 해주면 채가 작가 프사 같은 은은한 아이스크림 미소 지으면서 느는 그 말버릇 좀 고쳐야 혀.. 아무도 안 넘어오잖어.. 하는 시나리오 이미 댕 좌뇌우뇌에서 스테레오 재생중

댕 이 시점에서 제 트롤짓으로 눈에 초점 반쯤 나감 뒤에서 갤러리들 엑스자 그리는중
댕군 제가 이렇게 무너지는 순간인가… 하면서 초점 나간 눈으로 억지미소 지으면서 바 테이블 토독토독 두드리는 중

이걸 어떻게 살리지 여기에서 진행할 수 있는 실력이면 최소 아기 유쟤석이다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는데 도움 안됨

그런데 구세주같은 목소리

아 혹시.. 제가 여기 처음인데..
햄군 시점에서 얘기를 해볼까

문과였다 생존형 이과로 와서 팔자에도 안맞는 공대 붙었음

문과인거 인정하고 지구과학 하지 말걸 해도 늦었음 나중에 반수해야지 생각중인데 아 코딩 C언어 진짜 적성엑스임

빧쳐서 술마시러 나왔는데 자기도 이제 어른이라고 바 보이는 거 골라서 들어온게 여기
여기 분위기 좋다

술집 병아리 햄군의 첫번째 감상

어 근데 여자가 없네

헤테로의 두번째 감상

바 이름이 모비.. 딕? 신기하네

머글의 세번째 감상

가게 인테리어부터 제목까지 7ㅔ이바예요 하고 소리를 바락바락 지르고 있는데 알질 못함
그냥 오 어른스럽고 여자 없고 조용히 여기 앉아서 술 마시고 영화처럼 바텐더랑 얘기하다 가면 되는건가 ㅎㅎ 하는 중

근데 메뉴판부터가 고비임
읽긴 읽는데 다 자기만 보는 것 같애
내가 미자같아 보이나
술잔 받을때 민증 쥐고 받아야 하나
이런 생각만… 진짜 암것도 모름
근데 갑자기 옆자리에 연예인 빰치는 남자가 와서 우리 아는 사이 아니예요? 이런 발언을 하길래 눈 바지런히 굴러봄

당연히 바로 아니요 소리 나왔어야 함 그쪽 얼굴이 잊기 쉬운 얼굴은 아닌데요..
근데 저 남자 아니라고 하면 저 경국지색 얼굴에 상심한 표정 나올까봐 성심성의껏 기억 뒤져줌

근데 모르겠어 초면인 것 같은데 (정답)
저게 작업멘트일거라는 생각은 1도 못함 자기가 헤테로 숙맥이기도 하고 마주친 적도 없는 사람한테 아는 사이라고 박박 우길 일이 존재할리가 없잖아 (그짓을 댕쪽이가 해냅니다)

그런데 그냥 무시하기엔 댕군 얼굴이 개연성이고 서사맛집이라 최대한 맞춰주려고 한게

시대고 다니셨어요? < 이거임
앗.. 근데 아니래 그럼 동기인가

근데 대학에서 마주칠 상은 아닌데.. 내가 워낙 캠퍼스도 많이 안 돌아다니고 모임도 잘 안나갔으니까… 근데 대학까지 오픈해도 되나? 처음 만난 사람인데

그러고 보니까 나 취하면 잡아가서 장기를 어쩌고.. 하면서 현실자아 급발진해서 별 생각 다 하는 중
막상 겁이 나서 그다음에 말 안걸라고 했는데 사색이 되어서 (그정돈 아닌데… 벌써 콩깍지낌) 옆에서 안절부절? 아닌가? 원래 지정석인가? 암튼 그러는 것 같아서

마침 여기 많이 와본 것도 같고.. 해서
한번 말 걸어본거임 메뉴추천 해달라고
댕군 죽다살아남

사실 아까 쪽당한 순간부터 자기는 이미 이 테이블에 머리 박고 죽었었고 눈을 떠보니 이세계의 두번째 기회가..! 해도 상관없음 이 큐티한 뉴비 유니콘수 바텀(아직 아님) 이 자기한테 두번째 기회를 주셨다 이거임
성심성의껏 메뉴 추천해줌

술 잘 드세요?
아 저 이슬툑툑 두 캔은 마셔요 ㅎㅎ
여기에서 뭔가 이상함을 느껴야 했음

그러나 댕군 기막힌 콩깍지로
그치 때묻지 않은 바텀이라서 진짜 주량도 애기애기하구나 ㅠㅠ 하고 피냐콜랴다 추천중임 아 그거 아닌데
아 술 약하시구나~ 저도 많이 약한 편이라서 ㅎㅎ 제가 먹는거 추천해드릴게요

하고 주문한 다음에 첫 잔은 제가 낼게여 ㅎㅎ 하고 눈웃음도 침 우리 씹탑공주님 ㅠ 본인은 두잔 이상 먹지 않을것임 제 지갑은 오직 저 큐티요망 뉴비를 위해서만 열리고 어르고 달래서 베드인 카운트다운만 하고 있음
햄군 뜻밖의 호의에는 놀랐지만 유교본능 살아서 그럼 다음엔 제가 낼게요.. ㅎㅎ 하는데 씹탑의 가오는 더치페이에 존재할 수 없다 생각하던 이군 기겁해서 만류하다 햄군 손 맞잡아버림

순간 손을 타고 흐르는 전류에
오이런 사랑에 빠져버림을 직감함

사랑을 했다
잘 했 다 이 상태임
초면에
어우 정전기가 ㅎㅎ; 하면서 손 빼고 물티슈로 손 문지르는 (예비) 바텀 햄군 보면서 댕군 이제 슬슬 직진해야 할 때를 직감함

어디 대학 다녀요~?
몇살이예요~?
형제 있어요~?

본인은 순수하게(?)물어보는데 하도 나긋나긋해서 보험팔이톤으로 들어버린 햄군 칼같이 개인정보수집사업 방해해주심
근데 댕군 그걸 또 그치 속세의 때가 묻지 않은 유니콘 수니까ㅠ 하면서 그래그래 커밍아웃은 무서운거니까ㅠ 하면서 셀프모에 해줌 이래서 사랑이 무섭다

술잔 나오고 둘이 어색하게 ㅎㅎ 웃으면서 짠 하고 조금씩 홀짝댐

갤러리들 진작 퇴근함
직진으로 엑샐 밟아버리는 댕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하면서 회심의 일격

여기 이런데 처음이예요?
아 그쵸 동기들은 헌포라도 가는데.. 전 공부만 하느라 처음이예요 ㅎㅎ
헌포에서 만날 수가 있어요? (그 헤테로지옥에서 남자 매칭이 가능하다고요?)

여기에서 약간 삐긋하기 시작
어어..? 하면서도 댕군

그래도 어기에서 만나면 더 편할거예요 😉 하는데 돌아오는 반응> 여기 근데 남자밖에 없더라고요..

여기에서 설마근성이 혈관에서 쫙돔

아 너무 헬창같은 탑을 마초로 인식해서 남자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겨우 합리화 완
손 살짝 끌어당겨서 은근하게 (설마.. 하면서) 쓸면서 물어봄

식(이상형)이 어떻게 돼요~?
아무래도 작고 아담하고 귀엽고..

술이 확 깸

자기가 아니라서라기보다
저거.. 진짜 무해한 헤테로의 발언이다

회심의 일격
저는 탑인데 혹시 ㅎㅎ…

속으로는 아 이것도 안되면 머리밀고 그냥 성불해야지 첫번째 플러팅 상대가 아기바텀 두번째는 씹탑 세번째는 헤테로머글 이정도면 내가 윤회하는 과정에서 마가 꼈겠네 생각하면서 침 꿀꺽 삼키는데
이 유니콘수 (희망사항)가 망충한 얼굴로

탑? 아 빅뱽 좋아하세여?

하는 순간
아 헤테로구나 진짜구나
얘 여기 잘못 들어왔구나

정신 번쩍 들어서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햄군 손목 부드럽게 잡고 술값 계산하고 바 밖으로 나오는 댕군
뭔지도 모르는 햄군은 아방수마냥 질질.. 끌려나와서 뭐하는거지 취했나 싶은 얼굴로 자기 바라보는데 얼굴 보니까 망충하고 맑은데 약간 요망기 있는 저게.. 너무 자기 식인데… 헤테로라니…
진짜 억울하고 서러워서 토할 지경이지만 꾹 참고 겨울 바람에 햄군 볼 서서히 벌게지는 거 보면서 자기가 예쁘게 하고 온 목도리 풀어서 햄군 목에 둘러주는 공주님…

혼자서 지금 사랑을 했다 잘 했 다

그리고 이걸 왜 저한테.. 하는 햄군한테 말해 여기 오지 마세요 앞으론

네?
이게 무슨, 목도리는 왜 해주세요 이거 어떻게 돌려주라고?? 저 괜찮아요 진짜로

하는 거 그냥 제 힘으로 꽉 눌러 묶어주면서 한결 가라앉은 톤으로 말해

여기는 당신같은 사람들 오는 곳 아니라고요.. 이런 쪽 함부로 들어오면 큰일나요.
여기 위험해요?

당신같은 부류한테는요

당신도 이런 쪽 사람이예요?

당신한테 위험한 사람은 아닌데… 따지고 보면 맞아요.. 댕 속으로 이미 0고백 1차임 달성해서 광광 우는 중

그래도 현실은 현실이지
이 이상형의 헤테로와 자기가 이어질 일은 없으니까..
.. 저 게이예요. 여긴 게이바고.
이런 데 오면 안돼요. 목도리는.. 기념품 정도로 아세요. 가는 길에 추워요. 조심히 들어가요.

말하고 댕군 뒤도 안 돌아보고 천천히 걸어감. 뒤에서 홀린듯이 자기를 바라보는 햄군을 남겨둔 채로
햄군… 어리벙벙해서 그 자리에 서 있음 방금 저 남자가 자기한테 둘러준 목도리 만지작거리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처음 보는 사람한테서 목도리를 날름 먹튀할 순 없잖아 이거 재질도 좋고 좋은 냄새도 나는데… 분명히 꽤 좋아하는 목도리거나 애지중지 했을 것 같은데
그런데 저기요! 하면서 뒤를 쫓아가기엔 이미 저 남자는 저 멀리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사라진 상태고 진짜 춥기도 추움

어쩔 수 없이 목도리 제 손으로 꼭 눌러서 목에 얌전히 두른 채로 택시 타고 제 자취방으로 빨빨 복귀해 들어가는 햄군
들어가서 난방 때고 일단 부지런히 씻는 햄군.. 빡빡 씻으니까 집에 왔다는 기분이 강하게 들면서 아까 겪었던 일들이 현실성이 안 느껴짐

씻고 나와서 의자에 걸쳐둔 목도리를 보고 나서야 아 맞다.. 할 정도

뽀송한 상태로 의자에 털썩 앉아서 조용히 그 목도리 들고 생각하는 햄군
진짜 꿈같긴 함

술 마시러 들어갔는데 잘생긴 남자가 말을 걸고 메뉴를 추천해주고 (그 분은 먹고 싶었던 메뉴가 달랐던 모양이지만요 본투비 헤테로 햄군이 거기까지 생각해줄 여유가 없음) 갑자기 데리고 나와서 이런데 오지 말라고 한 것까지

근데 왜 오지 말라고 했더라?
자기가 7ㅔ이랬지?
멀쩡하게 생긴 댕남자가 자기한테 냅다 자기 7ㅔ이라고 자아고백한 이유까지는 정확하게 자각 못한 햄군

그거 다 자기한테 플러팅 걸려다가 속에서 피눈물 빡빡 흘리면서 고해성사한 건지도 모르고 그냥 아.. 조심하라는 건갑다.. 하고 뵤오한 해석 완

손에 여전히 목도리는 들려있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거 비싸보임

안 돌려주기 좀 그럼

페북에 강남역 x번 출구 근처 술집에서 목도리 떨어뜨리고 가신 분 찾아요~ 하고 누구한테 맡기는 방법도 있겠다 싶었는데 다른 사람이 슬쩍할 수도 있잖아 이거 브랜드 같은데

에이 일단 자면서 생각해보자

하면서 눕는데 잠이 안와
아무리 생각해도 목도리.. 꼭 본인한테 책임지고 돌려줘야 할 것 같아 그 사람한테 자기는 신세만 진거잖아

아닌데 댕군이 바텀으로 착각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알뜰하게 벗겨먹을 작정으로 살살 녹이려다 플러팅 실패하고 양심고백한건데
그러나 햄군 당연히 모르지 그 사정까지는
그냥 댕군 미모로
세상에 나쁜 미남은 없어 << 자아 장착

한참 뒤척이다 어둠속에서 생각해

목도리만!
돌려주자고

그리고 미련 없이 빠빠이 하는거라고

그러고도 한참을 뒤척임
햄군 새벽 6시에 칼같이 기상해서 적성에도 안 맞는 공대수업 들으러 비척비척 캠퍼스로 기어갈 가방 싸면서 잊지 않고 목도리도 착착 접어서 챙겨 넣음

이따 그 저녁 시간에 그 바 들려서 그 사람 찾아서 건네줄 생각

그럼 저녁 먹을때나 되어서 생각하면 되는데
지하철 타러 가다가… 멈춰서서 역내 편의점 들림

숙취는 이미 해소했을 거고… 생수는 좀 이상하고… 그냥 초콜릿..? 편의점 초콜릿 주기엔 좀 싸구려같은데..?;; 하는 중

니 뭐하묘

목도리만 돌려주겠다면서 답례품 줄 생각을 햇빛 창창한 오전부터 하는 중

머리가 목도리남에게 잡아먹힘
수업도 귀에 하나도 안들어감 진짜 뭐하는건지 모르겠음 원래도 지 적성 아니라고 잘 안 들리긴 했는데 오늘은 그 정도가 더한지 아방수모드로 일관하는 햄군의 옆구리를 쿡 찌르는 팔꿈치

형 뭐해 교수님이 이쪽봐 정신차려

누구게
팔꿈치 주인공 임군

공대 2학년 21살

생존형 이과로 들어와서 파들파들 말라가고 있던 공대 2학년 유군과는 정반대로 같은 2학년이긴 한데 한 살 어림

태어나길 뼈이과라서 날고 기는 애들 넘치는 과학고에서도 조졸해서 여기 들어온 케이스
유기연 얘 아니었음 첫해에 자퇴했음

물론 유군이 올해는 참다참다 안되겠다 22살 새 시작이 늦은 건 아니지! 쾌남고함 작렬하며 새 수능이나 편입시험을 준비할 계획이긴 하지만 그나마 유군의 멱살을 잡고 공대에 발이라도 붙이게 해주는 건 이 어둠의 후배 아니면 불가능했음
유군이 c언어를 절면
임군이 날밤을 새서 주입시킴

유군이 프로그램을 못돌리면
임군이 눈 시퍼렇게 뜨고 제대로 실행할 때까지 옆에서 제 과제로 같이 코드 짜면서 밀착마크함
본인도 받기만 하는건 미안했는지 언제 슬쩍 물어본 적도 있었는데

🐹 왜 나 도와줘?
🐈‍⬛ 몰라 옆에 있길래
🐹

대답 듣자마자 이해를 포기함

유군에게 임군은
똑똑한데 제 자아가 넘 뚜렷한 머시기.. 자기가 감히 침범할 그릇이 아님 그냥 버스 태워주니까 입벌리고 있는거지 챵균사마ㅠ 함서
균.. 다 가진 것 같음 듣자하니 아버님도 교수라고 하고 뭔 사업도 한다하고.. 과고 조졸이니 공부도 잘하고 간간히 장학금 자잘하게 타가고.. 가끔 과팅 의뢰도 들어오고..

자기랑은 좀 다른 세계 같은데 임군이 자기만을 편안해 하는 바람에 임군의 chill… 무드를 감당할 유일한 셔틀인 유군
둘의 공생 관계는 이 정도

임군의 chill.. 무드를 잘 존중해줄 수 있는 (그밖에도 알려지지 않은 임군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유일한 위치인) 유군과 그런 유군의 성적 (not sexual) 생활을 커버업해주는 걸로 보답하는 임군

둘이 그래서 가끔은 속 얘기도 하고 상담도 하고 함
이번에도 뭔갈 공유해줘야 이야기가 풀리지 않겠나요 사실 이번 것도 누군가가 (스포?)써달라고 해서 살짝 가볍게 섞은 건데

그래서 점심시간에 같이 학식 사먹으면서 어제 유군의 한겨울밤의 꿈을 공유하는 공대생 둘…

🐈‍⬛ 목도리 그거 비싼거야?
🐹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
그럼 뭘 망설이는건데?

라는 균사마의 말에 아방수인 모드 들어간 햄군.. 그러게 겁은 안나는데 심장은 뛰어 긴장도 좀 되는 것 같고 나 손에서 땀날라 그래 아직 저녁까진 멀었는데

형 그거 사랑 아냐?
;
농담인데 표정풀어
근데 잘생기긴 했었어

여기에서 균 아진짜요 표정 지음
근데 그 사람이랑 마주치면 안될 이유라도 있어? 하고 균이 묻는데 유군 그순간 합죽이가 됩시다 요상태임

7ㅔ이바라고 언급은 안했거든 7ㅔ이로 오해당할까봐

그래서 말한다는 게

그 사람 남이랑 만나는 거 안 좋아하는 타입이라고 해서.. 지칭으로 불러서 슬쩍 주기만 하고 가려고
지칭? 그 사람 이름 알아?

아 그러게 1도 모름
곰곰히 굴려보는데
머릿속에 어른거리는 그때 그남자

저는 탑인데.. ㅎㅎ

헐 하나 기억났네

자길 탑이라고 했어
탑?
탑이라고 부르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탑.. 이란 말이지

균이 고개 까닥함

그럼 가서 그 술집 가서 ‘탑’ 한테 이거(목도리) 전해 주세요~ 하면 되는건가?

일단 이론적으로는 맞는 말 같아서 유군 고개 끄덕임

차라리 내가 전해줄까?
유군 한참 생각함

나도 처음에 7ㅔ이바인거 몰랐으니까 얘도 눈치는 못 채겠지.. 나처럼 들어가서 술 마시는게 아니라 그냥 전해주고만 나오는 거니까.. 게다가 그 사람이 나는 이쪽 오지 말랬으니까.. (등등 이야기를 진전시키기 위한 명분들)

응 부탁할게 해버린다
바 이름이 뭐라고?
모비딕
균 ‘모비딕’ 듣고 눈썹 휙 올림

모비이.. 딕?

임군 학생회지 잡지에 자매결연 맺은 미국 대학 출신 친구랑 나눈 만담으로 인터뷰 실린 적 있었는데 남성성에 대한 정의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라는 질문에 ‘헤빙어딕.’ 이래서 한동안 헤빙어딕좌 로 불린 적 있음

본인 그 별명 안 좋아함
🐹 아니 너 놀리는게 아니라; 진짜 이름이 모비 딕이야 그거 고래 소설 그거
🐈‍⬛ 아;; ㅎ 그럼 거기 가서 탑한테 이거 전해주세요 하면 되는거지
🐹 어 이거…
🐈‍⬛ 엉 전해줄게 나 먼저 일어난다

그렇게 말하고서야 진정하는 듯 했지만
임군이 떠난 후 홀로 남은 햄군
고개 갸우뚱

🐹 내가 주소.. 알려줬나?
구글맵 있으니까 안 물어봐도 된다고 생각했나? 아 그러네 챵균이가 애도 아니고

합리화 완료하고 캘린더에서 일정 [목도리] 삭제하시는 햄군

참 웃겨 그냥 전해주는 거라더니
굳이굳이 타자 쳐가면서 일정으로 캘린더에도 박아놓고… 새해 다이어리도 안 쓰는 사람이.. 그게 다 시작인 것을..
일정 삭제하니까 캘린더 앱은 깨끗하게 비고… 원래 캘린더를 쓰는 애도 아닌데 그냥 목도리만 박아 놓은거임 웃기네

이제 그냥 얌전히 수업 듣고 집으로 들어가면 되는데 괜히 시원섭섭

왜 아쉽지 싶지만 내가 얼굴 보고 감사하다 할 기회를 놓쳐서 그런가보다 하고 유교자아로 충원 완료함
유군 얌전히 집에 귀가하면서 꼼지락.. 목도리남 떠올릴 적에

임군은 패딩으로 중무장하고 강남으로 가는 헬로드에 오르고 계세요

근데 임군이 왜 모비딕 듣고 눈썹을 치켜올렸는지 주소를 안 물어봤는지 자기 집 가는 쪽도 아닌데 개헬같은 퇴근지옥철 감수하면서 그쪽 가주는지

합법적 의심을
임군 이미 거기 어디인지 암

가본적은 없지만
한번 가보고 싶기도 했던 듯

임군은 정체를 자각한 7ㅔ이였거든요
연상이 취향이라 앱에서 매칭되면 상대로 거의가 직장인이었는데 항상 바에서 한잔 할까요? 메세지 받곤 했음

거기에서 언급되는 바 이름에 모비딕도 심심찮게 있었거든
이 형이 왜 거길? 하면서 이쪽인가.. 싶었지만 너무나도 순수한 눈으로 (아닌가) 일반 바라고 바득바득 우기는 유군 보고 ㅋ 그래.. 그냥 한번 탐방 갈 겸 내가 전해주지.. 하고 자원해서 가는 중임

모비딕에서 탑한테 이거 전해주라 그랬지 근데 개나소나 탑이라고 하던데
씹탑 말하는 건가 탑중탑
자기가 자기를 탑이라고.. 소개했다고 하고 (자신감 가산점) 잘생겼다 했으니까 (유군의 세상에 나쁜 미남은 없다 가치관을 알기에) 상타치겠지 하는 견적까지 내고 자신만의 데이터로 유군의 탑을 <씹탑> 으로 완벽히 치환해줌

그러다 보니까 점점 가까워지는
소문의
<모비딕>
고앵답게 경계심은 많아서 안 들어가고 바깥에서 내부만 빼꼼.. 보는 중

🐈‍⬛ 사람 왜 이렇게 많아..

사람 없으면 자기도 들어가서 chill… 하려고 했단 말임 근데 괜히 사람 있으면 자기한테 말 걸 것 같고 어쩌고.. 진짜 전해주고만 가야겠네
폰 켜서 시간 보니까 오후 다섯시 사십분 되어가는 중… 그래 이 시간에 술 마시기엔 좀 그렇다 합리화까지 완료하고 그냥 전해주기로만 마음 만듬

대신 내일 유군한테 뭘 뜯어내야겠다.. 다짐하면서 문 빼꼼 열고 저기요, 소리 내니까 잔 닦고 있던 웨이터가 네? 하면서 다가옴
🐈‍⬛ 사람을 찾고 있는데요

하니까 웨이터인지 바텐더인지 직원분이 얘 뭐지 하는 눈으로 보는게 보임

그래 갑자기 7ㅔ이바 문간 잡고 매달려서 찾는 사람이 있다고 하는 단골도 아닌 사람이 있으면 당연히 당황할 수 밖에 없음
🐈‍⬛ 어제 여기에서 술 마신 사람인데
🐈‍⬛ 음.. 탑이라고 했었고
🐈‍⬛ 제 지인 심부름으로 온거라.. 잘은 모르겠는데 그래도 잘생겼다고
🐈‍⬛ 객관적으로 봐도 상당한 미남이라고
🐈‍⬛ 그리고 진짜 탑이라고 막
🐈‍⬛ 아무튼 그런 사람 찾아요

저 이상한 사람 아니고, 하면서 곱게 접은 목도리 눈앞에서 흔듬
🐈‍⬛ 그 분이 제 지인한테 목도리도 빌려주고, 뭐 그런 신세를 져서.. 돌려드릴 겸 왔는데 그 분 불러드릴 수 있나요?
🐈‍⬛ 아무래도 브랜드가 브랜드라.. 원주인한테 가는 것까지 확인해야 할 것 같아서

직원분이 안쪽을 휘 둘러봄

👤그러니까 찾으시는 분이
👤 잘생겼고, ( 🐈‍⬛ 네 지인짜 잘생겼대요), 이런 목도리를 afford 할 수 있을 만큼 여유도 있는 분이고, 스스로 탑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여유도 있는 분이고? 스위치 이런 분도 아니고요? ( 🐈‍⬛ 네네 아마도요..)

직원 고개 갸우뚱
지금 들어맞는 사람이 하나밖에
일단 이 수상한 방문객을 안으로 들임 일단 데려와 볼테니까 안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밖이 춥네요… 하면서

그리고 임군이 바깥 웨이팅 시트에 앉아서 숨을 돌리는 걸 확인하고 안쪽으로 들어가서 웬 남자 둘의 대화에 난입하는 직원분

👤 널 찾는 분이 있는데
이 바 분위기가 맘에 든다고 생각하는 임군.. 기연이 형이 여기 들어와서 뭘 했는지 짐작도 안감 자기가 보기엔 여기 너무 7ㅔ이틱한데

저기에서부터

👤 아니 너 맞는 것 같더라고 너도 어제 여기에서 술 마시고 갔잖아
👤 객관적으로 야, 진짜 잘생겼다고 했어 그럼 너 맞아

하는 소리가 들려
🐍 .. 절 찾으셨다고요? Image
어 이게 맞나

임군 순간 얼음

이런 미모가 존재해…?

기연이 형한테 뭐가 붙었나 했더니 이런.. 미친… 뇌가 얼어버림
오늘 초면인 분의 얼굴공격에 혼미해져버린 임군의 정신.. 공대생의 두뇌에서 셧다운을 외치고 있었음

사랑이란.. 자각하는 순간 좆되었음을

자기가 제 팔자를 말아먹을 것을 예상한 즉시 임군 목도리 옆 의자에 올려놓고 감사했다고 전해달래요!! 간신히 말하고 바 밖으로 날라버리심
그 자리에 남은 건

임군이 놓고 간 목도리
술마시다 끌려나온 얼탱없는 채군
면목없어하는 직원

🐍 … 뭔데?

벌써 언짢아하는 채의 기류에 직원분만 삐질삐질 Image
아니 나는 넌줄 알았지… 어제 너 여기에서 술도 마시고.. 잘생겼다 하기도 하고.. 탑 자부심 가지는 사람이라고 하기도 했으니까.. 그리고 너 저런 목도리 가지고 다닐 여유가 없는 사람도 아니고…

하는 직원 형의 사과문을 흘려 들으면서 그 목도리 겉면 살짝 쓸어보는 채군

🐍 이거 민역이 건데
👤 아 민역이? 댕?
🐍… 어.

민역이 어제 뭐 있었어? 채가 물어보니까 그제서야 나오는 어제의 헤테로머글과 봉인되었었던 호크륙스급 댕군의 플러팅 멘트 해제ㅋㅋ 에 대한 단편적인 사실들이 흘러들어옴

🐍 아 그래서 걔가 그 사람한테 플러팅을 했다고?
👤 아니 아까 사람 말고 다른사람
🐍 아…

하면서 눈 살짝 찌푸리는 채군

🐍 형 나는 민역이랑 시간 자체가 다르잖아 형부터가 나랑 걔를 헷갈리면 어떡해

👤 저 사람이 워낙 모호하게 지칭하니까 그렇지.. 민역이 언제 온대?

🐍 곧 오겠지.. 나 가면. 나 5-7 걔 7-9잖아
7시에는 한번 마주친다는 거야

👤 미안하다 괜히 술자리 방해하고
🐍 괜찮아 어차피 마음에 드는 상대도 아니었어 그냥 심심하니까 말 하다가…
🐍 이 목도리는 내가 어쨌든 민역이한테 전해줄게
👤 그래 고맙다 형언아
🐍 아 형 근데

아까 그 사람도 여기 다녀?
👤 아니.. 뉴비. 근데 일반인은 아닌 것 같던데 탑 그거 말하는 거 보니까
🐍 아 진짜?
👤 상식적으로 어제 그 사람이라면 헤테로인거 댕이 알아서 데리고 나간 건데 다른 헤테로 친구 보내서 여기 또 오게 하겠냐?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지만 직원 형이 어쨌든 핵심은 잘 짚었음
생각에 잠긴 채군

아까 그 얼굴 한번 앉혀놓고 자세히 보고 싶었는데.. 생각하면서 아까 임군이 앉았던 자리에 놓여있는 목도리부터 수거하러 가는 채군

근데

🐍 ?

목도리를 들어올리자 그 밑에서 떨어지는 누군가의 핸드폰
🐍 아… ㅎ

채군이 처음으로 짓는 미소였음

내내 상대랑 얘기할때도 끌려나와서 임군이랑 대면할때도 내내 안 짓던 미소를

제가 부주의하게 떨어뜨려서 액정이 살짝 나간 핸드폰을 보면서 웃음

🐍 수리해줘야겠네.
🐍 찾으러오면 돌려주면서..
🐍 얼굴 보고 사과해야겠다 Image
어쩐지 꿈자리가 텁텁하더라…

어제 안 그래도 이유 모를 아쉬움에 집에서 한참 뒤척이다 겨우 잠 이루고 강의 들으러 대학교로 기어온 유군의 첫 소감이었음

유군의 앞에는

🐈‍⬛ 형 들어봐…

하면서 머리를 쥐뜯는 임군이
어제 무슨 일이 있었길래 하고 유군도 처음에 당황 많이 했음 컨택하려고 했다고 더 화냈나? 그 사람 그렇게 성질 나빠보이진 않았는데;; 하면서 챵균이 달래주려고 왜왜 뭔데 말해봐 하면서 릴렉스 무드 뿌려주니까 임군 모자 푹… 눌러쓰면서 하는 말

🐈‍⬛ 놓고 온 것 같애…
🐹 ?? 뭐를 목도리를?
🐈‍⬛ 아니 목도리는 잘 줬는데
🐹 ..?
🐈‍⬛ 폰을.. 놓고 온 것 같아

다시 찾으러 가지 그랬어, 하고 말하려고 했는데 임군 바로 흐어어.. 하고 책상에 머리 박아서 입 안으로 쏙 들어감

🐹 잘 전해주긴 했어?
🐈‍⬛ 어 잘생겼고.. 씹탑인 사람 찾아서..
🐹 (씹탑..?)
🐹 맞게 찾아서 준 거 맞지?
🐈‍⬛ 그치… 개잘생겼더라
🐹 니 눈에도 잘생겨 보였구나

하면서 대답하는데 햄군 왜 지가 약간 덜컹하는지 잘 모르겠음 지가 먼저 댕군 누가봐도 잘생겼다고 임군한테 바이럴 돌려놓고서
실제로 임군이 감탄하니까 (그 대상이 댕군은 아니렀지만) 좀 거시기한..

뭔가 나한테만 잘생겨보였으면 좋겠는데.. 막상 임군이 저렇게 감탄하니까 경쟁자 생긴 것 같고 뭔가… 자기만 아는 맛집이 사라진 듯한 << 참 웃김 그게 시작인 것을..^
🐹 아 그래 마음에 들어thㅓ?

삐걱대기 시작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th 발음 나오기 시작하는 햄군

어제 만난 자칭 ‘씹탑’ (댕이나 그러고 다니지 채는 그런 말 안하고 다니지만) 의 얼굴공격에 혼미해진 임군은 그런 변화도 모름

그저 온 머릿속이 이미
so…. fascinating..
채군 얼굴은 얼굴이고
다시 현실자아 컴백
거기 놓고 온 제 폰이 더 중요함

근데 못 가겠음.. 어제 그 남자 만날까봐

임군의 공대근성 뇌가 그 남자를 보는 순간 모든 신경에서 니인생좆됨니인생팔림 하고 사이렌을 울리는 것 같았거든

한평생 이성적으로 살아온 그에겐 공포에 가까운 변화
🐈‍⬛ 형.. 이번엔 내 부탁 좀 들어줘

햄군 침 꿀꺽 삼킴.. 임군 저렇게 나사 빠진 걸로 봐서는 오히려 자기한테 내가 그동안 많이 도와줬으니까 나 과제 한번만 대필좀 (이러면 안됩니다) 이런거라도 시킬 것 같음
그런데 임군 입 밖으로 나온 말

🐈‍⬛ 나 대신.. 어제는 내가 갔다 왔으니까 오늘은 형이 거기 한번만 가줘.

🐹 ??

🐈‍⬛ 거기 내 핸드폰. 가져와줘.
햄군 아 오케이… 일단 수락함

일단 자기 일 대신 해주다가 손해 본 건 맞으니까.. 그리고 이번에 바 가서 그 남자 마주쳐도 자기가 원해서 온 게 아니라 친구 도와주러 온 거니까 그 남자 보기에도 부끄럽지 않겠다<< 까지 회로 다 굴림

나 저녁에나 시간 나는데.. 해도 괜찮대 갖다만 달래
🐹 근데 챵균아,

왜 그렇게 나사가 빠졌어?

정신없어 보이는 균 놀리려고 그냥 농담조로 한 것 같은데 임군만 찔림.. 모자 더 푹 눌러쓰면서 그냥 놓고왔으니까… 하고 부지런히 일 만들어서 튐 어차피 점심은 같이 사먹으니까

놓고 오긴 놓고 왔지
근데 그게 핸드폰인지 지 마음인지
임군이 어제 집으로 가서 패딩 주머니 다 뒤집고 백팩 주머니들 하나하나 다 까뒤집고 친구 전화 빌려서 자기 폰한테 전화 걸고 폰 놓고 온거 알고 애꿎은 배개만 팰 동안

채군은 뭘 하고 있었냐

🐶 어 채 하이~
🐍 어 왔냐~ 나 이제 간다
오늘도 별다를 것 없는 하루… 내 식은 아무도 없고… 집에 가서 발닦고 잠이나 자야지.. mood 로 퇴근하던 채군 제 씹탑 친구 마주치고 주머니 주섬주섬함

🐍 아 잠깐만 잠깐만 있어봐
🐶 뭔데
🐍 니가 좋아할거
🐶 콘돔이면 죽어

곧 댕군의 손에 쥐여지는 목도리
???? 니가 왜 이걸

하면서 댕군 지 친구 바라봄

머릿속에는 온갖 가설이

1) 목도리가 코트 주머니에 들어가..?
2) 이거 그 헤테로한테 준건데 그 사람이 얘 친척이었나..?
3) 설마 그 헤테로가 날 시험하기 위한 채의 분장쇼였다면… (이러네)
🐍 너 또 까였다매? ㅋ

ㅋㅋ 그럼그렇지 얘가 나한테 도움이 될 짓을 해줄리가 없지 판단하신 댕군

목도리 집어서 제대로 살펴보는데 어 진짜 내거 맞넹..

🐶 너 이 사람 알아? 아는 사이야? 연락처 있어?
🐍 아니 나도 몰라
🐶 그럼 어떻게?
🐍 어제 주고 갔는데.
🐶 어제 주고 갔다고??

내가 분명히 여기 오지 말라고 했는데, 여기 7ㅔ이바인거 알면서도 또 온건가.. 해서 괜히 마음만 산란해지는 댕군
제 맘속의 햄군은 정말 때묻지 않은 헤테로머글이란 말야.. 이렇게 물들어가는건가 어쩌고의 의식도 잠시

🐶 야 어때?? 귀여웠지
🐶 햄스터 닮지 않았냐?

본인의 욕망 충족이 우선이었음을..
그러나 채군

흥분하는 댕군을 짠하게 보더니

🐍 너 멘트가 구려서 플러팅 다 실패한 줄 알았는데…
🐶..?
🐍 사람 보는 눈이 망해서 그랬구나..

뭔데; 하던 댕에게 들려오는 청천벽력같은 채군의 판결

🐍 고양이 닮았던데.의심할 여지 없이

진짜 고양이 그 자체
늑대도 닮았나..?

어제 내 세상이 무너졌어
식이었는데 내가 내보냈어
한순간에 고양이상으로 돌변하더라
너무힘들어지금도울고있어
보고싶다 그 햄스터상 뵤한 외모
너무너무그리워 내 목숨을 가져가도 좋아 제발 다시 나타나줘

🐍 … 에휴.

다음날 느지막이 일어난 채가 댕군이 어제 새벽에 보낸 톡 보고 한 말임
제 친구가 천년의 완식을 찾은 모양인데 첫인상 캐해부터 완벽하게 실패했으니.. 자기가 술 취해서 잘못 본걸로 결론 내리고 어제 새벽 내내 저 난동을 피웠나봄

그래도 자긴 괜찮아 지 일 아님

어제 온 사람 물구나무 서서 봐도
절대 햄스터 상 아니거든

이군 식 아니다 = 내가 손대도 된다
채군 제 옆에 놓인 남의 핸드폰 봄

액정 그렇게 심하게 나간 것도 아닌데 그냥 자기가 가서 강화로 갈아준 다음에 여러가지 보수도 (누구맘대로) 받아줌

폰을 놓고 갔다는 걸 한참 후에야 자각한 모양인지 어제 새벽 내내 화면이 걸려오는 전화로 번쩍번쩍 했었음
🐍 … 귀엽네..

차가워 보였는데 자기 보자마자 갑자기 자리 박차고 뛰쳐나가서 자길 싫어하나 싶었는데 글쎄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고

자기가 영향을 줬다는 것에서 흥미가 가고 지금도 (어제 새벽) 당황해서 전화 걸고 난리를 칠 것을 상상해보면..

큰일났다 약간 중증
조금.. 귀여운 것 같다.. Image
그래도 자기 일 한해서는 집착이 심한건지 거의 새벽 3시까지 전화가 쉴새없이 걸려옴 번쩍번쩍해서 방 안에서 조명삼아서 디스코 춰도 될 정도로

근데 그것도 맘에 좀 듬
지한테 집착하는 거 보고싶음

임군 의견은요
채군 화면 보다가 뜨는 번호 따로 적어놓음

남의 번호 저렇게 밤까지 쓰는 거 보면 누구한테 폰 빌린 것 같고.. 저렇게 빌려주는 거 보니까 보통 친한 애 아니겠네…

만약에 잘 되기라도 하면.. 저 번호 주인부터 1순위로 경계할 생각임

이미 머릿속에서는 착착 진행중

임군 이거 알면 울었을듯
전화를 받으면 되지 않았나

전화를 받으면 분명히 어디어디로 나와서 만나자고 할 거고 분명히 폰만 받고 감사합니다ㅠ! 하고 튈거란 말임 (그게 정상입니다) 붙잡고 제가 폰 찾아줬으니까 저랑 식사 한번.. 하면 분명히 또 파드득거리면서 도망간다고

일은 제 홈그라운드에서 진행한다
그 바에서
뱀마냥 또아리를 틀고 그 바에 박혀있을 계획임 마침 어제도 5-7 (자기 타임) 에 왔으니까 오늘도 그 즈음 오겠지..

그럼 자기는 그 시간대에 그 바에 가면 될 거 아냐 나머지는 지 얼굴이 해결해주겠지

그런 계획을 세우는 채군의 뒤로 개쩌는 통유리 밖 한강뷰가 번쩍임

그렇다
채군은 금수저
댕군 집 뒤에도 한강뷰가 번쩍이긴 번쩍임.. 근데 지금 댕군이 새벽에 서러워서 팔자에도 없는 도수 개쎈 양주 마시다가 어지러워서 깨버린 양주잔이 아침 햇살에 빛나는 것보단 반짝이진 않을 것임
어떻게 찾은 완식인데

댕군.. 눈물 걸신한 얼굴로 (제가 새벽에 채군한테 보낸 주사 보고 한번 더 움) 핸드폰 보면서 콧물 한번 킁 삼킨다

아래층에서 어머님이 부르는 소리 들림 내려와서 해장하라고
🐶 (제 세상이 무너졌는데… 해장국이 무슨 소용이예요… )

이렇게 말하면 등짝 후드려맞을게 뻔해서 얌전히 입다물고 내려가서 도우미 아주머님이 해주신 국에 밥 얌전히 말아먹는 철부지 도련님 댕군

역시 금수저
밥을 앞니에 바르는 건지… 밥알 갯수를 세면서 먹는 건지… 그렇게 얼레벌레 위층 자기 방 가서 제가 어제 보내놓은 주사 (??? 너무너무그리워) 읽으면서 다짐하는 댕군

[그 헤테로를 찾아서 말을 나눠보기 전까지 앞으로도 아무랑도 자지 않겠다]

셀프 정조대 채워버리심
그렇게 채군이 (임군) 핸드폰 화면 보면서 미래의 경쟁자를 미리 간을 보고 댕군이 셀프 정조대를 채우고 계실 때

미래의 채군에게 아무 잘못 없이 견제당할 친한 친구한테 다음날 아침 폰을 돌려준 임군… 진짜 사색임 그 바 가야 할 판임
균 자기야 진짜 가고 싶지 그 바 가서 폰 찾는 김에 그 사람 얼굴 한번 다시 보고 싶어 진짜 제 인생을 말아먹을 가치의 얼굴이 맞는지 (얼씨구)

근데 지금까지 잠깐 만났던 사람들이랑 그 씹탑이랑 심장을 흔드는 떨림 자체가 다름

여기서부터 좆되었다는 것을 자각
임군 원래 자기가 깔리는 연애 안함
성적으로 말고 연애의 우위에서요

잠이야 자봤는데… 컨디션이 너무 개망함 탑들이 다 잘하는 것도 아니고 테크닉도 그저 그래서 다음날 허리 부여잡고 일어나는 건 온전히 자신의 몫 저하된 컨디션도 자신의 몫 저하되는 능률과 환멸도 자신의 몫
사랑? 좋지
애인을 위해서 열심히 살고 -> 능률이 올라간다면 당연히 좋은데

그래서 임군의 짧은 연애는 언제나 외롭지 않을 만큼의 간단한 농도

사랑 말고 호감에서 시작하고 자기가 너무 obsessed 될 것 같으면 차버리는
언젠가는 자기가 너무 쓰레기같고 미안해서 잠까지 자봤는데 컨디션 + 제 작업 망하는 거 보고 다짐한다

>사랑은 지옥이다<

파트너를 찾는 한이 있어도 내가 사랑해서 미쳐버릴 것 같은 연애는 하지 않겠다

… 뭐랄까… 능률형 회피형…
그런 의미에서

채군의 얼굴
미치게 궁금함

저 얼굴의 황금비율을 분석해서 프로그램으로 되살리고 싶을 정도로

그런데 보는 순간 지 코가 꿰일 것 같아서 이건 생존의 문제임 보면 안됨 죽음 지금 이상황에서 채군은 임군에게 제 학점 돌로 만들 메두사임
임군도 심장이 있음

근데 제 커리어에 더 반응해서 문제지

피눈물을 머금고 친한 형인 유군에게 부탁.. 폰 찾아와줘.. 속으로는 미남을 놓치는 제 상황에 대해서 욕지기 내뱉고 있음

그래도 안된다 나는 꿈이 있다로 세뇌하던 중인데 그럼 유군은 어쩌느냐
유군..갑자기 퀘스트가 생겨버렸다

제 인생에서 용사여 에러를 수정하세요! 하던 chill.. 한 npc 쯤이었던 임군이 지금 자기한테 한 얼마 안되는 부탁이라 거절할 수도 없음

저녁에 그 바에 가야함
알바 끝나면 대충.. 8시는 될 듯
그래 나는 지금 친한 동생의 핸드폰을 찾아주러 온 것이다 찾기만 하고 뒤도 돌아보지 말고 갈 것이다 < 나름 세뇌작업 하는데

진짜 뭐하는 걸까

틈틈이 화장실 들어가서 머리 뻗친 거 있는지 없는지 눌러보고 체크함

아직 오전 11시인데

입술 넘 텄다.. 립밤 발라?

오후 2시인데
한번은 그러다 화장실에서 임군이랑 마주침

🐈‍⬛ 형.. 뭐해?
🐹 어 균아 잘 왔다 형 어때보여?
🐈‍⬛ 그냥 형인데..?

그렇게 대답하니까 유군은 그래? 흠.. 하면서 거울 보고 픽셀 잡듯이 뭔가를 검열하고 계시는데 저 몸짓이 꼭…

과팅 나가던 여자 동기들이 꾸미던..
일단은 넘어가는데 다음 수업시간 내내 화장실 거울 보고 자가검열하던 유군 생각만 남 어 뭐지 알바에 좋아하는 여자애 생겼나?

5시 강의 끝나고 그 형 알바 가기 전에 물어봄 형 알바하는데에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 알바? 아니?
🐈‍⬛ 아.. 그래
🐹 어 ㅎㅎ 균아 낼보자
🐈‍⬛ 핸드폰 부탁할게
🐹 그래그래

하고 잰걸음으로 사라지는 햄군 뒷모습 보면서 임군 레이더 재가동

알바 장소에 짝녀? 없대
근데도 뭐지… 느낌 이상함
알바 가는데 저렇게 신나?
5시

한껏 꾸민 채군 입장

채 왔어? 하면서 아는척하는 바텀들.. 채 옆으로 다가와서 앉기도 전에 은은한 눈빛으로 ‘꺼져’ 하고 빔 프로젝터마냥 쏴주심

채의 목표는 오직 하나

얼굴은 냉하지만 지금 코트 주머니 안에 손 넣고 차가운 핸드폰 초조하게 만지작거리는 중임
진짜 공작새마냥 힘 뽝 주고 꾸미고 와서 제 타임 5-7 동안 3분에 한번씩은 문 곁눈질함

(언제 오나 ..)
O
o Image
7시 지나면 가야 함

바의 오래된 룰이기도 하거든

한 타임에 댕군이랑 채군 둘다 같이 있으면 생태계 붕괴가 온다는 팬픽적 혀용도 있고 채가 금수저지만 나름 노는 사람은 아니란 말임 채도 대학 다님 모 명문대 경영학과 2학년임 과제하고 뭐 할 건 하고 해야지
그렇게 기다리는데

당연함 임군 안 옴

8시에 햄군이 오겠지만
임군은 안 옴

이미 채는 잊을수가 없는 아름다운 충격 (a.k.a. 학점메두사) 으로 임의 뇌리에 박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아마 이번 생에 임의 의지로 채를 만나러 올 일은 없을 것임

에그짠한거
아무것도 모르는 채군

기깔나게 잘생긴 죄로 제 세미 완식에게 시작부터 팽을 당했고 아마 죽는 날까지 지가 그 이유를 스스로 발굴해내지 못할 것임

7시가 되어가자 셀프 정조대 조이고 계시는 댕군 입장하시고 채랑 바통 교환

죽상인 댕만큼 채도 못지않음
🐶 뭐냐 넌 왜그러냐..

이러는데 채 사상 처음으로 제 맘같지 않게 굴러가는 일에 이미 불쾌농도 max임

화가 나서 제가 애지중지 품고 있던 임군 핸드폰 꺼내서 댕군 줌
🐍 받아
🐶 …?
🐍 나중에라도 오겠지, 이거 그 사람 (임군) 이 놓고 간 폰.
🐶 그 사람 (햄군)??
🐍 어. 한번 확인해봐 니가.
🐶 야…
🐍 진짜 니 말대로 햄스터상인지. 내가 보기엔 진짜 고양이 늑대 그 사이 어디쯤인데 뭐... 나 간다.

짤랑 소리와 함께
서늘한 기운 몰고 나가는 채군
홀로 남은 댕군… 떨떠름하게 폰을 쥐었지만 웬일이래 채가 서폿을 해주고

조금만 더 기다리면 진짜 만나볼 수 있겠지 설레는데 진짜 고양이상이면 어쩌지 지가 착각했던 거라면… 침만 꿀꺽 삼키면서 시간 죽이는 중

겨울이라 해는 빨리 지고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한산함
햄군 마지막으로 가게 화장실에서 제 얼굴확인해봄 매장 히터가 뜨거워서 제 얼굴이 발갛게 부은 것 같기도 하고… 귀까지 빨개지나 원래..?…

그때 그 목도리 어쩌고.. 할 계획으로 제가 알바하는 디저트 매장에서 뭔 선물세트 사감 제일 작은 세트가 2인 연인용이라 그거 사감 (ㅋㅋ)
가는 길 익숙함 이제 두번째인데

이미 모비딕이 7ㅔ이바고 그 남자가 7ㅔ이라는 사실은 어쩌라고임 그냥 한번 다시 만나볼 생각에 약간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는데 아… 고도로 발달한 헤남이다

자기 좋아해서 플러팅하다 양심고백한 사람한테 답례로 연인세트 사가는 헤남
헤남은 최악이에
햄군 나사가 안드로메다로

어버버대다가 지하철 잘못 타고 2차 퇴근길 걸려서 박스 안 구겨지게 하느라 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더니 그 바 골목 접어드는 시간에 시계 보니까 오후 8시 56분인가 그럼

심장이 콩닥콩닥 뜀 동시에 이게 뭐하는 건가 생각도 들고

아무튼 헤남은 너에게로 직-진
댕군 시계만 한참 바라보심

8시 57분
8시 58분

오늘은 안 오나보다

일어나서 코트 챙겨입음
아니다 9시까진 있을까
그냥 더 기다릴까
아니다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이미 나갈 준비 다 하고 안절부절

8시 59분
햄군 들어서기 직전에 심호흡함

안에 사람 없어보이는데
설마 없나

핸드폰 맡겨두고 떠난건가

핸드폰 가져가려고 온 거 맞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애매해지지 자기는 신나서 그 사람 주려고 디저트까지 사왔는데

방금 나오는 누구를 본 것 같기도 한데 그게 그 남자였다면..
마음 단단히 먹어라 기연아
어차피 기대하지 않으면 다칠 일도 없으니까 생각하는 햄군

햄군의 오래된 철칙임

기대하지 말라
실망할 수 있으니까
언제나 최악을 생각하고 감사하기

이번에도 그래야지
입 꾹 다물고 문 열고 들어감
댕군 옷 챙겨입음

포기… 오늘은 아닌가봐

언제 올지도 모르는 사람을 기다리느라 여기에서 죽치고 있을 수는 없잖아

9시 2분이야

차라리 집에 들어가서 수소문할 방법이라도 찾아보자, 이 근방 대학교들부터 알아보고.. 하면서
옷을 주섬주섬 정리하는 댕군 옆으로 안면있는 다른 탑이 내일 보고, 하면서 어깨 한번 툭 치고 떠나 (시비 아님 친함)

그 사람이 나감에 따라 바깥의 찬 공기가 들아오고 그날따라 한산한 바가 더 한산해지는 것 같고 기분도 다운이라

한숨 푹 쉬면서 의자에서 일어나는 댕
뒤에서 딸랑 소리가 한번 더 들리길래 아까 그 탑이 뭐 놓고 갔나, 하면서 뒤를 돌아봐

그런데 거기에 서 있는 사람이

“ 어? ”

그렇게 찾아 헤메던
“ 어.”

있었네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만나게 되니까 아무말도 못하겠는 햄군

다시 만난 남자가 반갑기도 하고.. 핸드폰 받으러 왔다거나 그때 목도리 감사하다거나 디저트를 사왔다고 하면서 내밀어야 하는 등 할 건 많은데 댕군을 보는 순간 굳어버림
약간.. 이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예의 차려서 인사는 해야겠고
내적 친밀감 생겨서 반갑긴 하고
근데 그렇게 살가울 이유도 없고
손에는 선물이 달랑거리고
앞에 연예인 뺨치게 생긴 남자가
어찌할 줄을 모르겠단 말임

죽은 눈으로 (ㅎ.. 안녕하세요) 목례
이 상태로 저 앞에 서있음 Image
댕군

햄군 맨 처음에 보자마자 든 생각

🐶 … 저게 어딜 봐서 고양이..? (안녕하세요..ㅎㅎ…)

말풍선 구분을 잘못함

어정쩡하게 서로를 마주보고 있던 상태에 있던 햄군.. 그건 귀신같이 잡아듣고 🐹 네?? 해버린다

초면에 고양이상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어
댕군 사색

다시 되짚어보는 햄군과의 첫만남

초면에 플러팅저주로 [어디서 본 적 있지 않느냐] 날림 + 역시 초면에 바에서 내쫓음 (7ㅔ이 수문장) + 초면에 냅다 커밍아웃

두번째 만남

시작부터 얼평 들어감

아니 이게 아닌데
일단 일어나서 냅다 햄 앞으로 다가감

🐶 안녕하세요ㅎ..

댕이 그렇게 포문을 열어주니까 일단 햄군도 정신 차리고 어리버리

🐹 저 그때 목도리는 (임군 시켜서) 돌려드렸었고…
🐶 아 ㅎㅎ 네 받았어요.. (채형언 얘는 뭘 보고 고양이늑대상이라 한거지)
🐹 오늘은 핸드폰.. 받으러
🐶 아.. 여기..
🐹 아 감사합니다..

아 어색해
바에 이제 사람도 거의 없고 (npc 취급당하는 바텐더 형) 남자 둘이 한가운데에 서서 핸드폰 받고 우물쭈물 하고 있는데 이제 햄군이 🎀 핑크색 🎀 으로 예쁘게 포장된 디저트 상자 건넴

🐹 이거 감사해가지고..

댕군 박스 빤히 바라봄
이게뭔데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 이런거 써져 있는데 순간 진심으로 고민함 뭔가 이거 그린라이트인가요 어쩌고

마냐사냥에 안녕하세요 이상형이 난데없이 목도리 빌려줘서 고맙다고 연인용 선물박스를 줬는데 신혼여행지로는 제주도가 좋을지 몰디브가 좋을ㅈ

그러나
현실은 잔인하고 상대는 헤남이다

🐶 너무 많은데요 ㅎㅎ (같이 먹자!)

그러나 선물은 무조건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예의남 햄군..

아뇨아뇨아뇨 그쪽 드시라고 사온 거예요 아유우 목도리 감사했어가지고 너무 많으면! 뭐 돌려주시지 마시고 뭐! 그! 여친분이랑 드세요!

대형사고침
🐶 (여자친구… ㅎ … )

댕군 할 말 잃음

저 헤테로 어쩌묘

난 진짜 저사람 아니면 안되겠는데 저 사람은 얼마나 뼛속까지 이성애가 배었으면 여기에 들어와서도 날 그런걸로 착각해…

지금이라도 보내줘야 하나.. 웃김 사실 안웃김 미소 간신히 짓고 있음 이미 멘탈은 죽음 Image
햄군도 뱉어놓고 기겁

🐹 아.. 아.. 아…

가오나시로 전직함

🐹 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이거 진짜 큰 무례다

큰 충격을 받았는지 초점을 잃어가는 눈에 마음이 애리는 건 자기가 무례한 짓을 저질러서 더 미안해서 애리는 거겠지..?


🐹 아… 그… 아니… 제가 그런 쪽에 편견은 없는데… 너무 잘생기셔서.. 당연히 그냥 자연스럽게.. 아무 악의는 없었고.. 그..

이 헤남 모솔인 이유가 있음

여자 맘만 모르는 줄 알았더니 남자 마음도 모름 그냥 자기딴에 위로한다고 댕군 마지막 남은 멘탈까지 야무지게 밟고 계심
저렇게 땀 빨빨 흘려가면서 제 눈치 살피면서 변명하는 게 귀엽기도 하고… 댕군 화는 안 남 당황했을 뿐이지

🐶 ..저 남자 좋아하는 건 아세요?

🐹 네? 아.. 네..

진짜 죄송해요 죄송해요, 석고대죄라도 할 듯이 고개 푹 숙인 햄군 보면서 댕군.. 눈빛이 오묘해짐
🐶 나 볼 때 아무 생각 안 들어요?

감히 7ㅔ이바에 들어와서 7ㅔ이인 나를 보고도 여자 생각이 나냐!! 비슷한 종류의 질책인 줄 알고 또 몸둘바를 몰라하는 유교쥐..

🐹 ㅠㅠ
🐶 아니 까는게 아니고 객관적으로요
🐹
🐹 잘생.. 겼다..?
이거 좀..

댕군 고개 갸우뚱

제 이상형(특: 헤테로 + 머글 + 유교 + 보수) 진짜 최악의 이상형이 지금 자기한테 이렇게 미안해하고 편의를 들어주기 위해서라면 뭐든 해줄 수 있다는 듯이 굴어줄 때가 앞으로도 얼마나 될까

지금 직진하는게 맞지 않을까
🐶 저 무섭다거나 그러지 않아요?

햄군은 고개만 도리도리.
민역이 입꼬리를 살짝 올려

🐹 아니요, 아니요, 전혀요

기연은 그 와중에도 댕군의 눈이 너무 예쁘다고 생각했음 한쪽은 쌍커풀 한쪽은 무쌍..

민역이 옆을 턱짓해

🐶 앉았다 가요 그럼
다음날 아침… 챵균이 퀭한 표정으로 (역시) 퀭한 표정의 기연에게 폰을 건네받음

🐈‍⬛ 형 땡큐

평소같으면 어어, 하고 지나갈 유군이 웬일로 챵균을 돌려세워서 하는 말

🐹 야.. 진짜 잘생기긴 했더라..
🐈‍⬛
🐹 점심 먹을거지? 총회실에서 만나

나사 빠진 것같이 지 할말만 하고 걸어나가는 유군
혼자 남은 챵균만 뭥미 하는거지

일단 받은 폰 전원 켜보니까 어마어마하게 쌓인 부재중 전화 목록… 그거 자기가 폰 알림음 듣겠다고 새벽 내내 친한 지인 번호로 건 거.. 이주언 형 (47) 하고 쌓여있음

🐈‍⬛ 찾아서 다행이네…

근데 뭐지
내 액정이 이렇게 깨끗했나
분명히 생활 기스도 많고 자기가 과제 하다 안되면 으아아악 아아아악 고함 지르면서 침대에 폰 던지고도 했단 말야 근데 폰이 멀끔해져서 돌아옴

🐈‍⬛ 누가 고쳐줬나…?

게다가 배터리 89%.. 충전해준거임..

바로 폰 열어서 톡함


기연 형
그 사람한테 폰 받았어?
유군 수업도 안 듣고 계속 폰 보고 있었던 건지 (^__^) 바로 답장옴

어 폰 돌려주던데

뭔가 꼬였지만 당분간 둘은 모름

한 가게 두 씹탑
유군은 댕군을 지칭하고
임군은 채군을 지칭하는 중

오해는 쌓여가고
임군 그거 보자마자 주저앉음

🐈‍⬛ 뭐야.. 친절해
🐈‍⬛ .. 스며들면 좆되는데..(중얼
같은 테이블에서 학식 퍼먹는 둘

같은 밥상 다른 생각중 ㄹㅇ 동상이몽

🐈‍⬛ 형 그사람 (채군) 어땠어
🐹 친절하고.. (헤테로 취급했는데도) 이해심 깊고..(댕군)
🐈‍⬛ (채군) 얼굴 얼마나 잘났길래 형이 그래?
🐹 눈이 너무 예뻐.. 쌍커풀.. (댕군)
큰일났네

채군 마스크의 가장 큰 특징
눈 그것도 개이쁜 쌍커풀 눈

댕군 마스크의 메이저 특징
짝눈… 쌍커풀을 곁들인

이제 오해는 빼도박도 못함

🐈‍⬛ (채군이) 마음에 들어?
🐹 (댕군?) … 음…

반응 느린 것에서 불길한 예감
기분이 좀 이상해지는 임군

아무래도 그 사람은 기연이 형한테 관심이 있었던 것 같은데 7ㅔ이라고 했으니까.. 그럴 가능성 충분

그렇게 비싼 목도리를 일면식도 없는 사람한테 둘러줄 정도면 단단히 반한 거 아니야..? 그럼 내가 빠져줘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니근데 그럼 내 폰은 왜 고쳐주고..
내가 맘에 든거..? 아니 맨 시작은 목도리였으니까 백퍼 기연이 형이 마음에 든 거고.. 기연이 형도 자각만 안했다 뿐이지 그 사람 좀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 근데 왜 그렇게 잘생겼고 다정한건데… 그냥 유죄기질이 넘치는 건가… 기연이 형한테도 알려줘야 하는건가..

와 땅굴레전드
결국 택한 것은 정공법

🐈‍⬛ 형..
🐹 어?
🐈‍⬛ 7ㅔ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백날 이상형으로 작고 아담한 여자 외치고 다니던 유군을 기억하며 던진 떡밥이

🐹 아니.. 그냥 별 생각 안들어.. 생각보다 만나보면 난 충격적일 줄 알았는데 그냥 같은 사람같고..

나왔다
>같은 사람< 발언
보통 아기 7ㅔ이들이 사회의 편견에 맞서서나 하는 >같은 사람인데< 발언이 저 보수 해테로의 입에서 나온다..?

형이 그들을 이해해하는 중이라거나..

… 7ㅔ이에게 반했거나…
🐈‍⬛ 형 그러면

임군 침 꿀꺽 삼킴

🐈‍⬛ 잘생긴 7ㅔ이가 형한테 연애하자고 해, 그럼 할거야?
🐹 음…

긍정도 부정도 안함
임군에게 중요한건 긍정이 아니다
선택과 날조가 따로 없음

🐈‍⬛ 그럼 잘생긴 7ㅔ이가 번호 달라고 하면? 줄거야?
음…

기연이 폰을 주섬주섬 꺼내들음

🐹 안 그래도 말할 게 있었는데,

임군 충격과 공포로 굳어서 바라봄
에이 아니지
어니 설마

유군이 화면을 띄우고 웬 남자의 카톡 프로필을 임군에게 보여줌

🐹 너니까 말하는 거야, 균아..
🐹 얘기가 좀 긴데,
🐹 나 번호는 줄 수 있어.

그래서 줬어.
임군… 속이 뒤집어지는게 뭔지 느낌

어제 바에서 마주친 제 학점메두사… 이제 기연이 형이랑 썸타다.. 연애하고..

겨우 마음 잡아매서 자세한 사정은 또 나중에 듣기로 하고 기연 보낸 다음에 밥먹던 테이블에 엎어지는 임군

… 제가 사랑을 시작할 줄은 몰랐지
지독한 짝사랑을
그 사람 이름이 이민역이구나… (아님)

침울해진 임군
어차피 괜찮다 나는 연애하면 좆되는 성격이니까 어쩌고 합리화 왱알왱알 해주는데

머릿속에서 자꾸 이민역이라는 그 남자의 완벽한 얼굴이 떠올라서 미치겠음

… 좋아하네
결국 강의 도중에 그 말 내뱉고 임군 본인도 멈춰버림
촉망받던 인재인 (교수님의 귀염둥이) 임군이 강의시간에 딴소리를 한 건 처음이라 바로 교수가 챵균 군은 뭘 좋아한다는 건가? 하고 날린 농담에 ‘ 제가 수강하는 이 코스가요~’ 로 적당히 받아쳐주고 빨개진 귀 가리면서 곧장 화면에 눈 박아버리는 챵균

🐈‍⬛ (아무리 그래도 친한 형의 썸남을..)
수업 끝나고 (챵균 군 아까 그 발언에 대해서 잠시 얘기 좀 나눌 수 있나? 아 교수님 대학원은 괜찮습니다) 집 갈 준비하는 임군

심란해 죽겠는데 유군은 톡하면서 실실 웃고 있는거 보니까 괜시리 맘이 꼽고 형은 좋은 사람이라 짜증나고 자기가 화낼 위치가 아니라는 거에 더 짜잉남
유군이 뭐 말해준다는 것도 당장은 자기가 좋은 맘으로 못 받아들일 것 같아서

🐈‍⬛ 형, 나 오늘만 먼저 가볼게 미안해
🐹 아? 어어 균아 가서 연락해!
🐈‍⬛ 응~

하고 먼저 떠나버린다
집 오는 길에 곰곰히 생각해보는 임군
개발자 코스를 수강하는 엘리트답게 작은 버그의 가능성도 놓치지 않는 모습 보이면서 천천히 증빙 들어감

지금 자기 기분이 이상한 이유가
1) 이민역이라는 이름의 (아닌데) 제 완식남을 눈 앞에서 노력도 못하고 놓쳐버려서

2) 유일하게 친한 형인 유군을 뺏기는 느낌이 들어서

3) … 지가 뺏고 싶어서 (얼씨구)
뭘 생각하든 지가 너무 쓰레기같아서 그날 균 기분도 망한 상태로 비척비척 집 들어와서 숨참고 침대다이브

에타 들어가서 낼 시간표 확인해보면
다행히.. 불금인데 공강

원래는 월-목에 들은 거 공부하고 과제 할 작정으로 비워둔 하루인데
중요한 건 그게 아님

지금 지 기분은 허하고

나공강
나공강
나 금요일에 공강

= 내일 술을 마셔도 주말이라 쿠션효과가 괜찮을 것이다

플레이스토어에 들어가서.. 다운 기록을 한참 스크롤 한 후에… 오랫동안 잊었었던 어플에 접속하는 임군
댕햄 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요?

채군도 모름

어제를 기점으로 댕군의 주사와 한쳐먹은 햄스터상 어쩌고에 대한 카톡이 현저하게 줄어들었을 뿐임

포기했거나 찾았거나

채군 한숨쉼

🐍 내 인연이 아니었나..
엥 그럴리가요 내가 냅두겠니

채군… 어제 그 번호 (주언군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아직도 기억함 임군이랑 잘되면 제일 먼저 경계해주마 하면서 외워둔 거

숫자 열한개가 맴돌고

🐍 연락.. 걸어볼까
채군 누가 말린대도 말 잘 안들음

우리 천상천하 왕자님은 본인 얼굴의 위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잘 알고 계심

사고를 쳐도 (사회적 물의X) 제 얼굴이 해결해준다… 라는 인생의 경력으로 이미 손가락은 그 번호 쳐서 통화버튼 꾹 누르고 있음
신호음이 걸리고

🍯 여보세여여?

뒤에서 찬송가 소리 들림…

🐍 아 저 그 지인분 맞으세여?
🍯 네에에? 죄송한데 지금 안들려요!

질세라 형언도 바락바락
이렇게 핏대 세워서 말해본 게 거의
태어날때 이후로 처음

🐍 폰!! 잃어! 버리신! 지인! 분!
난 몰랐어 내 데시벨이 이리 다채로운지 mood 에 사로잡힌 채군

한참 방에서 폰에 대고 (가오도 다 잃어버리고) 소리 바락바락 지름

겨우 알아듣는 원허닛맨

🍯 아, 아~ 폰 돌려주신 분이라고여?
🐍 비슷해요…
🍯 균이가 엄청 찾았거든요, 고마워할거예요 ㅎㅎ
🐍 아 이름이 균이예요?
이름 얻어냈다

균.. 하고 되뇌이는데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 아 근데.. 그 친구는 왜요?
🐍 아 저 그게.. 만나뵙고 할 말이 있어서.. 연락처를 알고 싶어서요..

채군.. 어린양 주언군의 눈에 자기가 지금 보이스피싱의 길을 걷는 걸로 보이는 줄도 모르고.. 신실하게 고백
주언군 눈이 가늘어짐

가뜩이나 홀리한 기분에 누군가의 등장.. 균이한테 폰 찾아준 은인분.. 근데 생각해보니까 폰 찾아준 장본인인줄은 어떻게 알지< 생각에 돌입하심

게다가 난데없이 연락처? 구리다

🍯 그 친구 많이 바빠서요~ 하실 말 있으면 제가 직! 접! 전해드릴게요 ^__^
🐍

채군 할말 잃음

그러게 만나서 무슨 말을 하지

7ㅔ이 맞으신가요 저도 그런데
그쪽이 계속 맴돌아요
한번 만나보고 싶어요
식사부터 한끼 하실래요

생각해보니까 뭐라 할지도 모르겠음 붙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게다가 이 지인이라는 남자.. 자기를 못 믿겠다는 태도를 팍팍
더 냅두다간 제 이미지가 이 지인분에 의해서 스토커 정도로 와전되겠다 판단 나온 채군

제 이미지를 리셋하기로 함

🐍 아닙니다 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바로 끊어버림

방 안에는 아까 전까지 채가 주언한테 맞춰주느라 지른 고함만이 시끄럽게 남음
이렇게까지 시끄러워 본 적이 있었나… 화낼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생각하다 채군 핸드폰 들어서 아까 그 열한 자 번호에 2:11 이라고 뜬 통화기록 본다

🐍 난 진짜 의도 순수했는데…

빡쳐서 폰 던져서 쾅 소리 내놓고 지도 놀람 분명 쿠션에 던진 줄 알았는데
🐍 누구.. 만날 사람 없나..

하는데 이 기분에 댕군 만나는 건 좀 그럼 만나자마자 그 벼락맞을 햄스터상 얘기 할 것 같음 아니 나는 고양이상이었는데 하고 소신발언하면 백퍼 싸울 것 같음

그 바 가기도 좀 그럼
뭔가 새로운 자극이..

그러다 생각난다
지가 다이아 등급인 7ㅔ이 매칭 앱
그 매칭 앱.. 얼굴로만 등급 정해지는 지상 최대의 적폐앱임 (이런 사회적 풍조가 경시되어야 하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는 상태에서 소설 상 이런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서 부득이하게 집어넣었으며 이런 사상의 남용을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이아 등급(최고등급) 인 채군 그냥 골드 위에서 아이디 아무거나 꽂힌 거 검색해서 돌려보는데 그때 꿀군이 말한 [균] 이라는 한 글자가 자꾸 맴돌았다는 설정…

골드/바텀/균 이라는 사람이 하나 있길래 그냥 특권 써서 쌍방 매치 누르고 어디어디에서 보자고 빠르고 건조하게 약속잡는 상상
1시간 후

채군 프라이빗 바 구석탱이에 앉아있음

상대는 곧 온대 블록 하나 남았대
자기보다 한 살 어리고
얼굴은 등급 빼고 비공개라 모름
그냥 진짜 닉넴이 균이라 골랐음

균이라고나 마음껏 불러봐야겠다 생각하는 삐뚤어진 욕망… 그래도 내심

뭔가 선물처럼 한번이라도 마주친다면
정말 선물처럼
어디 스쳐 지나가기라도 하면
소매를 잡고
절대 놓치지 않고
눈 똑바로 마주보면서-

진동이 울림

균 [저 깔맞춤 블랙이예요]

하트나 찍어주는 채군

상상은 계속함
절대 놓치지 않고
만나면 활짝 웃으면서

[ 저 들어왔어요 입구]
입구에 서 있는 사람을 보고

아,

진짜 선물이네.

꿈인가?

만나면 활짝 웃으면서, 놓치지 않고 -.

활짝 웃었음.

🐍 여기예요, 균씨.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

지금 자기는 왜 이 다이아 등급의 남자의 부축을 받으면서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있느냐

🐍 균씨, 정신 들어요?
🐈‍⬛ ㅇ…
🐍 방 따로 잡아줄까요?
🐈‍⬛ ㅇ….녀…
🐍 따로 잡자고요?
🐈‍⬛ 아니요…
뭘까 찰리찰리도 아니고

이미 알코올에 제 혀는 반쯤 꼬부라졌고 이 남자도 그 이상은 마셨는데 한참 멀쩡한 걸 보니까 자긴 주량까지 졌음 마음도 졌고

🐈‍⬛ 아씨발좆같다…
🐍 네?
🐈‍⬛ 토할 것 같아요…

ㅇㅇ 토할 것 같음 근데 그게 토사물이 아니라 제 심장일 것 같아서 문제지만
이 다이아남이 익숙하게 흐트러지는 제 몸 어이쿠, 하면서 부축해주면서 엘리베이터 같이 타고 올라가는데 몸이 부딪히면서 제 후각을 어지럽게 파고드는 향수 냄새도

아 그냥 다
짜증나고 어지러워 죽겠음

방 들어가서 뭐 할 것도 없이 다이아남 자기 침대에 눕혀 놓고 욕실로 쏙 들어가심
긴장마세요
너굴맨이 다 처리했다고

뭘 함뜨 어쩌고가 아니라 호텔 체크인하기 하~안참 전에 임군 팔자에도 없는 도수 쎈 술 마시고 채군 코트에 으웁웁 하셨음

채군.. 친절함..묻었는데도 균씨 몸에서 잘 안 받았나보다~ 하고 뭐 물어보더니 잠깐 호텔 들렀다 가쟤 정신도 차리고 옷도 닦을 겸
그래서 지금 자기는 하나밖에 없는 침대에 누워 있는 거고 채군은 저기에서 씻고 있는 거고 지금 제 기분만 이상한거임

🐈‍⬛ 역시.. 기연이 형이 말한대로 보살 맞네.. (기연이는 헤테로로 날조했는데도 넘어가준 댕군의 보살력을 말한건데도)

그럼 채군의 입장을 들어볼까요
채군

안녕하세요 균씨 하고 빵긋 웃은 이유

그 남자다
왜 이민역이 햄스터상이라고 박박 우겼는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때 그 핸드폰 주인임

🐍 (운명 아냐..?)

그럴리가요
임군은 순수하게 외모 성골인 다이아 등급 탑이 한 잔 하자고 하길래 그래 미남 테라피가 최고지 하고 나온것 뿐인데
지금 이민역씨랑 마주칠 줄 몰랐지
기연이 형 썸남이랑

이민역 (22, 씹탑공주 채형언) 군 그런 사실도 모르고 임군에게 앉으세요 제안하고

임군 진지하게 기연이 형과의 의리를 위해서 파토내고 도망가야 하나 고민

그런데 저 남자가 슬쩍 일어나더니
자기한테 다가오는 거임
채군

어쨌든 임군 놓아줄 생각 없음

말했잖아 마주치면
빵긋 웃으면서 안 놔줄거라고

자기 앞에 서서 한참 주저주저하길래 내가 별론가… 했지만 살면서 자기 얼굴 싫어한 사람 없었음

이제부터 솔직하게 이제부터 당당하게
유고걸 바이브로 가서 대담하게
임군 부드럽게 잡아서 제 앞에 앉힘
🐈‍⬛ 아….

아무 말도 못하길래 쫄아서 그릉가… 생각하고 긴장 풀어주려고 활짝 웃어줌

그게 임군에게는 얼굴 공격으로 데미지가 들어가는 줄은 모르고

애꿎은 임군 귀만 더 빨개지고
채가 그거 발견해서 뭐라고 하려고 입술 달싹거리자마자 균.. 주문 들어가서 채 입 다물게 만듬
술 나오고 사이드 나오고

균 지금 생각이 매우 복잡함

기연이 형 썸남이 지금 게이어플에서 사람을 만나러 다니는데 매칭 상대가 나야.. 근데 난 저 사람(얼굴)이 좋아.. 자자고 하면 눈 딱 감고 자줄 수도 있는 것 같은데 아..

이걸 냅다 티내기도 그래서 냅다 마심
쌍방 삽질 좋아하긴 하는데
엥간해야지…

오랜만에 마시는 술이기도 하고
안주랑 번갈아 먹어가면서 페이스를 맞춰야 하는데 채군 얼굴이 반찬임

마시기만 해서 더 빨리 취해버린 임군

같이 홀짝이긴 채군도 같이 홀짝였는데 혼자 멀쩡해서 자기만 망가지는 것 같아서 꼴받음
🐍 균씨~

채군이 비염기 싹 가신 목소리에 표준어로 지 이름 딱 부르는데

아 나긋나긋하게 부르는 것도 목소리 좋아서 더 마음이 이상함

🐈‍⬛ 네..
🐍 나 봐봐요
🐈‍⬛ (?)

눈 들어보면 채군이
나 뭐 잘못했어요?

왜 얼굴을 안봐, 왜.

우리 할 말 있지 않아요? Image
첫번째 말은 당황으로

두번째 말은 얼굴 공격의 선전포고로

세번째 말은 공포로

착실하게 다가옴

말했잖아 이성적인 임군에게 사랑이나 떨림에 대한 감정은 리터럴리 공포 그잡채

물론 얼굴 보고 싶지 얼굴 보고 싶은데 당신 얼굴 보는 순간 자긴 돌이 되는데
당장이라도 기연이 형이랑은 어떤 사이냐 어쩌고 물어보고 싶긴 한데 자긴 이 사람이 너무 맘에 들고 형 썸남 뺏은 사람 되긴 싫은데 이 사람이 과연 기연이 형을 좋아한다고 할 수 있을까 아씨발 근데 목도리 떡밥이

계속 이 상태 + 훅 들어오는 채

이게 어마어마한 어지러움을 일으켜서
아 토할것같다

화장실 가려고 하는데 상황 판단 하나도 안되는 채군은 임군이 튀려는 줄 알고 붙잡고

임군은 통금 울린 신데렐라마냥 뿌리치고 바 밖 화장실 찾으러 나가고

채는 케르베로스마냥 따라가고

결국 자기 붙잡는 채한테 헛손질하면서 아 저, 잠깐, 하는 사이에 채 옷에 으웁 해버린거
임군 채 롱코트에 튄 제 흔적 보고 그냥 죽고 싶어지는 거지

자기 혼자만 취한 것도 쪽팔리고 얼굴도 못 쳐다보는 아마추어 티 팍팍 내고 토하러 나왔다가 제 완식 옷에까지 묻게 하고

최악이다 진짜 최악이다 혀 깨물까?
그런데 채군… 더러워진 지 옷은 상관도 안하고 주저앉은 균 일으켜 세워서 괜찮아요? 다정하게 물음… 균 이 남자 진짜 유죄라고 생각하면서 간신히 고개 끄덕이면

🐍 어디 쉬었다 가는게 낫겠어요
🐍 호텔.. 갈래요, 나도 옷 씻고, 균씨도 너무 초반에 달렸으니까 숙취 해소도 하고
그렇게 된거임

한마디로 형언을 민역으로 아는 오해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누가 보면 함뜨로 오해할 호텔 체크인까지

임군 회상 끝남

채는 이참에 몸까지 씻는지 샤워기 소리가 계속 쏴아아 들리고… 자기는 침대에 누워있자니 어지럽고 가물가물해서.. 까무룩 정신 놓아버리는 임군
채군 샤워 마침

제 완식.. 비록 말다운 말은 못 나눠 봤지만 어찌어찌 놓아주지 않고 이 호텔방 안에서 같이 있을 수라도 있어서 다행…

🐍 같은 방 잡자고 본인이 그랬지
🐍 내가 싫진 않은가보다…
🐍 (나이스)

채군 술취한 사람 벗겨먹는 쓰레기같은 취미 없음 그냥 순수한 기쁨임
채군 보수보이답게 샤워가운 똑디 여미고 나와보니까 도망 안가고 (집착광공과 도망수 장르가 아닌데요 뭘) 얌전히 자고 있는 임군 (균씨) 보임

🐍 일단 재우고.. 내일 아침이라도 먹이면서 얘기를 해보는 게 맞나..

근데 균씨 옷에도 토사물이 약간 튄 것 같아.. 자연스럽게 균에게 다가가는 채군
모든 오해의 클리셰는 아무래도 여러가지 존맛 버전이 있지만

방금 자다 깼거나 / 술에 취한 캐릭터가 하는 오해가 투톱으로 맛있는데

우리의 임군은 그걸 해냅니다

가디건만 벗기고 이불 덮어줄 작정으로 임군 단추 풀어주던 채군

눈 살짝 뜨고 으응 하면서 뒤척이던 임군이랑 정면으로 마주침

뭐야

임군 혼란~ 함

잠깐 기절했다 일어나보니까 이 다이아남이 날 벗기고 있어

다이아남 = 유죄다정남 = 기연이형한테 번호 준 남자

.. 연결되어서
그순간 지 몸 엑스자로 가리고

🐈‍⬛ 아 이민역씨…! 이건 좀
🐈‍⬛ 아무리 제가 좀 티를 내도 그러지
🐈‍⬛ 다른 사람한테 번호도 주신 분이
이민역이요…? 제가…?

아무것도 모르던 채군
제 완식의 입에서 나오는 이름에
무슨 퇴마당한 것마냥
평정 잃고 멘탈 나감

🐍 제 이름은 채형언인데요…. Image
🐍 …..

모든 설명을 듣고 난 후의 채군임

제가 이 남자에게 친절하게 대했던 플러팅이 지금까지 기연이 형이라는 남자에게 번호를 줘놓고 감히 바람을 피려고 하는 쓰레기다정공의 모먼트로 해석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멘탈 로그아웃하시는 중 Image
임군만 그냥… 억지웃음 짓는 거지

이게 조지게 웃긴 시트콤인 것같이

사실 임군도 피해자임

어디에서 시작된 오해일까

아마도… 이민역이 유기연한테 목도리를 주고 게이바에서 내보낸 것과 그 목도리를 반납하러 창균이 형언을 만났으니까

아무래도 문제는 이민역이었다 Image
근데 이민역도 나름 피해는 봄

채형언이 임창균을 보고 고양이늑대상이라고 캐해하는 바람에 유기연을 햄스터상으로 밀던 이민역의 멘탈이 지난 몇일간 와장창 무너졌었거든

셀프 정조대 채우고 양주도 마셔보고 어제 내 세상이 무너졌어로 시작하는 오만가지 시를 새벽에 형언한테 주사로 보내고
그렇다면 댕햄네는 어떻게 된 걸까요

시간을 돌려서 어젯밤으로 돌아가봐요

🐶 앉았다 가요.

차마 거역할 수가 없어서 (이미 얼굴에 홀린 탓이 크지만) 유군이 쭈뼛쭈뼛 그 옆에 앉으면 댕군이 말을 걸잖아

🐶 여자친구는 없지만.. 잘 먹을게요
🐹 ㅠㅠㅠㅠ 죄송해요 남친분이랑..
🐶 ㅋㅋㅋㅋㅋ 아 괜찮아요 진짜로
🐹 ㅠㅠㅠ (님이 놀리고 계시잖아요)

몸둘바를 몰라하는 유군을 본 댕군이 유군이 들고 온 디저트 박스를 뜯어봄

🐶 (사실 단 거 잘 못 먹는데..)

하필이면 달디 단 화과자임

🐶 단 거 좋아하세요?
🐹 아 네… 잘 먹어요
댕군의 망한 플러팅 주술에 대해 앞에서 골백번 언급한 적이 있었음을 분명히 기억합니다만

이번에도 댕군 [저랑 그럼 달달한 연애 해볼까요] 어쩌고 발언 무대뽀로 하려다가 조상신이 도우셨는지 극적으로 정신차리고 입 다뭄 어쩌면 채군이 한심하다는 듯 웃던 그 아이스크림 미소가 떠올랐을지도
아까 저 남자가 그랬지

나 게이인거 알고도 안 무섭다고
그리고 잘생겼다고 생각한다고
내가 손 내밀어도 안 피할까?

진짜?

천천히 손 내밀어서 약간 소심하게 유군 손등 위에 제 손 살짝 얹어보는 댕군

움찔은 하는데 피하진 않음
입 안이 말라감
이제는 댕군이 눈을 피함

손은 유군 손등에 얹어놓은 채로 테이블만 바라보고 시선 피하다가 겨우 한다는 말이

🐶 디저트가 많아요…
🐹 …. 2인용.. 이라서요
🐶 저는 여자친구도 없고 ( 🐹:ㅠㅠ)
🐶 남자친구도.. 없거든요

그 시점에서 댕군 모든 용기를 동원해서 유군이랑 눈 마주침
정말 솔직하게, 진짜 솔직하게..

저랑 연락이라도,

일상적인 얘기를 하듯 말하다
고개를 들고
속으로는 용기를 몇 스푼 담아서

… 한번 해보실래요.
줬냐고?

당연히 줬지

아침에 챵균이한테 폰 돌려주고
창균이가 폰 배터리 충전량 확인하고 채군의 다정공씹탑짓에 감탄하다가 기연이한테 [형 폰 그 사람(채군) 이 준 거 맞아?] 하고 물어봤을 때 바로 답장 왔다고 한 대목

댕군이 연락할까봐 내내 폰 보고 있었어서 답장이 역대로 빨랐던 거임
챵균이가 갑자기 뭐라도 아는 듯이 (그냥 본인이 이민역으로 착각한 채군을 빼앗기는게 싫어서 바락바락 물어봤을 뿐인데)

형 게이 어때 게이 어떠냐고 (과장입니다) 하고 물어봤을 때 형 번호는 줄 수 있어.. 그래서 줬어, 하면서 보여준 것도 이민역군의 카톡 프로필이었던 거고
댕햄이들 톡 내용을 일상 그자체임

🐹 아 저는 ㅎㅎ 강의 들으러 왔어요
🐶 아 대학생이예요? 나도!
🐹 무슨 과 다니세요?
🐶 @@대 경영이요! (대충 들어도 쌉명문대)
🐹 어우…

이러고 가끔씩 어색해지는게 문제지만

🐹 저는 공대 다녀요 ㅎㅎ

나름 노력들은 하는 중
이군이랑 연락하는게 나쁘진 않음

근데 그렇다고 지가 게이라고 생각은 안하는 유군… 딱히 성애의 감정이라고 느끼지도 않음 그냥 연락하니까 괜찮네.. 정도

그렇게 연락 좀좀따리 이어 나가고 있음

가끔씩 이군이 지 얼굴 사진 보내서 심장 내려앉는 것 같은데 이걸 사랑이라고 생각을 안함
나는 애초에… 이 연성을…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치과의사공] 이 단어를 쓰고 싶어서 시작한 건데 판이 커져버려서.. 그냥 드라마를 한 편 찍어주자면

넌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

라고 물으면 햄스터남자는 분명히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이상적인 가정환경에 대해 얘기하겠지
동성/애자들에 대한 비하는 아니지만 보통 사회가 생각하는 통상적인 이상적인 가정 환경에 대한 말이라면

남편과 아내의 결합으로 아들딸 둘만 낳고 건강하게 잘살고 어쩌고 아니던가

수많은 바리에이션이 있겠지만
결론은 헤테로

지금 유남자와 이남자의 연락에 무슨 문제가 있냐면
이군도 헤테로를 노려보는 건 처음임

게이에게 헤테로란

정말 어려운 존재

넌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
ㄴ 말걸지말아주세요

의 실사화가 게-헤 아니겠냐고
헤테로는 어디로 튈지 모르겠음
갑자기 썸녀가 생겼다고 (넌 여자 감성 잘 알 것 같아~<최악임) 고민 상담을 해올 수도 있고
미안해 아무래도 너랑 연락하는 거 불편해 친구로 보는 것도 힘들 것 같다 (ptsd…) 하면서 지레 본인들이 선 긋고 도망갈 수도 있고

어떤 의미에서는 정말.. 관념메두사
그래서 이군

유군에 한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하겠다고 다짐했음

그냥 친구같이 다가가기
게이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으니
너무 티내지 말고
친구 열스푼 플러팅 한스푼
그렇게 야금야금 스며들어기로

잘 하고 있긴 했는데
유군이 성경에 둘러싸인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망각해버림
뇌 속까지 이상적인 결혼상에 대한 종교적 속성으로 물들어버린 이 기독교헤테로머글은 민역의 간보기 기간이 길어질수록… 민역의 얼굴에 설레는 이 기분이

… 흔하진 않지만 남돌 덕질하는 남덕의 기분으로 치환되었던 것이다

이군 비명지르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지만 이미 일은 엎어지는 중
챵균이 제정신이었고 기연과 창균 둘이 각자의 (일방적) 썸남/ 집착광공지망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면

이 이야기가 3부작 드라마로 빨리빨리 끝날 순 있겠지만

내가 얘네 눈돌아가는 걸 보고 싶어서

기연이네 부모님이 교회에서 선 자리를 알아왔다는 설정
아직 22살인데 선은 이르지 않나요?
ㄴ 교회에 엥간치 절여지면 그냥 권사님 딸인데 참하다더라~ 하면서 성인만 되면 나이 상관없이 그냥 물어다주심

기연 떨떠름… 연락하는 사람이 있기라도 하냐는 질문에 민역군 생각하지만 헤남의 벽은 진짜 너무 높구나

현실적으로 제가 게이일까 생각
민역을 보면 설레던 마음은 덕심일까..(그거 아닌데) 민역이랑 연애를 할 수 있을까.. 손을 잡고 그 이상의 무언가를 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당연히 남자랑 해 본 적이 없으니까 못하겠다 반응 나오지

부모님이 물어온 자리기도 하니까.. 일단 나가겠다고 승낙한다
여기에서 저는 생각이라는 걸 해봐요

유군이 선자리 사실을 알려줄지 말지.. 에 대해

먼저 말해서 의도치 않게 겟섬을 박박 찢어놓는 방법도 있고 한참 후에야 어 나랑 연락하는 동안에 선자리 나갔어? 하고 벌주는 (흥미롭다) 방법

.. 어려운데?
이건 투표 (낼 10시)
그동안 채꿍 얘기로 돌리자
말을 해볼까요

왜 챵균이 기연과 대화를 할 짬이 없었는지 왜 형언이 집착광공지망생으로 묘사가 되었는지 정확히는 왜 챵균이 제정신이 아니다 라는 식으로 묘사가 되었는지

임챵균 지금…
채형언 보이콧중임
계속 말해왔듯이

임군의 캐해
뼈이과 + 어마어마한 통제형

외부가 자신한테 영향을 끼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음 + 그 중 최악이 사랑이라 생각 + 게다가 자기가 말리는 연애 거부감들어함

그런 임군에게 형언의 존재는
다 부셔 destroyer..
그때 전 채형언인데요/아진짜요

발언 이후에

한동안 죽음의 정적이 이어졌음..

임군은 술이 다 깼고
형언이는 멘탈이 나갔고

간신히 깨진 멘탈 긁어모아서
🐍 제가 진짜 연락하고 싶었는데..

하고 말하는 순간
임군 아 저 죄송한데요… 하고 말 끊음

🐈‍⬛ 그럼 기연이형 썸남.. 그니까 기존 이민역씨랑은 친구세요?
🐍 (?) 네ㅎㅎ 친해요 엄청
🐈‍⬛ 그럼 연락도 자주 하시고요?
🐍 (???) 아 그쵸.. ㅎㅎ 서로 번호도 교환하고 하루 한두번씩은 안부도 묻고… 아 근데 제가 그 친구를 좋아하는 건 아니예요 저는 아니 제가 사실은 균..씨를

하고 고백하려던 순간

🐈‍⬛ 아 그렇다면 실례가 많았습니다

임군 주섬주섬 침대에서 일어남
벙찐 채군을 지나쳐 문쪽으로 향함
🐍 ????

🐈‍⬛ 오늘 진짜 감사하고.. 실례가 많았는데요..

제가 이런 거 (본인이 좋아해서 미칠 것 같은 관계의 시작이) 많이 부담스러워서요, 먼저 가볼게요. 코트 값이나 세탁비 변상은 민역씨 통해서 전해드릴게요.

다다다 쏟아지는 명백한 거절의 의사에 형언이 아…? 하는 동안

임군 탈주함
홀로 남은 형언군

차마…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 ㅎㅎ 통금.. 통금 있다는 걸 저렇게 돌려 말하는구나 하고 눈물의 착즙을 해주려고 해도 시계 보면 정확히 12시

신데렐라 뺨치는 이상형임

와 채군 인생
처음 까여봄
기다려도 임군은 진짜 돌아오지도 않고 이제 슬슬 빈 방 안에 현실이 밀려오니까

아까처럼 유들유들한 매너다정씹탑의 기질은 서서히 말라가고

어느새 서늘하게 식어가는 채군의 표정

근데 아까 그랬잖아

[이민역씨..! 아무리 제가 티를 내도 좀]

[티를 내도]

뭔 티
문맥상 좋아한다는 티?
🐍 아….

좋아하긴 하는구나?

내리깐 눈에서 애매한 욕구가 번뜩임
잡아봐야지
신데렐라도 왕자가 찾아가주잖아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것 같지만
착각일까?

균을 어떻게 되찾아올지에 대한 채군의 집착이 슬슬 번져가기 시작하는 밤이었음
다음날

🐈‍⬛ …

어제 기억을 다 지워버린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출석해서 강의 듣다가 어제 까먹고 안 껐던 어플의 날카로운 알림소리에 정신이 들어버린 임군임

죄송합니다, 하고 꾸벅 해보이고 곁눈질로 확인해보면 어제 그 어플..

다이아 등급이 메세지를 요청했어요!
임군 표정 Image
어제 알림… 끄는 거 깜빡했구나

임군이 원래 뭔가 알림 키는 스타일도 아님 진동도 안 킴 그냥 무음 모드로 일관하는데 왜 어제 저 어플에만 알림을 허용했느냐

당연히 다이아남이 자기한테 관심을 보이길래 놓치면 안되겠다; 하고 냅다 한거지

그 학점메두사가 나올줄은 몰랐지만
채형언이랬나
슬쩍 한숨 쉬면서 화면 보면

💎 균씨
💎 대화 좀 나눌 수 있을까요
💎 정말 솔직하게
💎 저는 균씨를…

까지만 와 있고 끊겨있음

균씨를 뭐

균씨를 갖고 싶다고
막 소유하고 싶다고?
제 55평짜리 한강뷰 아파트에 집어넣고 싶다고?
임군.. 그래도 자기가 매달리는 연애가 아니라는 것에 약간의 안도

한결 풀어진 마음으로 (알림 끄고) 폰 뒤집어놓는 앙큼수 임군임 어차피 그 어플.. 읽어도 읽었다는 표시 안 나오니까

🐈‍⬛ (강의 끝나고 보면 균씨를.. 하고 뒷내용 보내져 있겠지)

그런데 강의 끝나고 봤는데
없다

💎 저는 균씨를… [43분 전]

알림이 고장이 났나?

들어가봐도 그게 끝임

🐈‍⬛ 뭐야???

다음 강의를 끝내고
공강 시간에 확인해봐도
저녁을 먹으러 갈때 봐도

💎 저는 균씨를… [7시간 전]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그시각 채군 제 핸드폰 잡고 울상임

🐍 이게 맞아…?
🐶 아 속고만 살았냐
🐍 나 차단당하는거 아냐?
🐶 어쨌든 기연씨랑 친하다매 그분. 망해도 물어물어 연결될 수도 있자나

채군 대답없는 채팅창 들여다봄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감

그날 아침에 이군이 뭘 지시했냐면
채군이 사상 처음으로 까였다는 걸 알고 박장대소하던 댕군 (니 미랜데)

죽상인 제 친구를 위로해주기 위해 임군에게 답장오는 법을 공유해주기로 함

🐍 뭔데그게
🐶 널 궁금해하게 만드는거야
🐍 ?
🐶 그럴듯하지?
🐶 나 믿지?
🐶 폰 줘봐
5분 후

채군 폰 붙잡고 오열함

🐍 흐어어어엉 미친놈 어어어엉

🐶 상대가 널 궁금해하게 만드는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형언아

🐶 첫번째는
🐶 말을 하다 마는 것이고
🐶 …. ^^
🐍 미친놈이진짜…

댕군의 지휘 아래 어그로를 끌어버린 것
🐶 아니 이 형님을 믿어봐
🐍 내가 닐 믿는게 아니었지…

댕군의 최대 플러팅 공식이 [우리 어디서 보지 않았어요?] 라는 것을 떠올리지 못한 채군의 잘못임 본인이 감히 또 실수를

🐍 이러다 차단당하면 어쩌냐고
🐶 기연씨랑 잘되면 다리놔줄게
🐍 ….
🐍 오늘 안에 연락 안오면 진짜 니
그렇게 된거임

사람을 답답하게 하는 방법에는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말을 하다 마는것이고

그걸 훌륭히 제 완식한테 써먹음

🐶 절대절대 첨언하지마라
🐍 그으래 당연하지… 내 첫인상을 여기 걸었는데 내가 어떻게 감히 더 트롤짓을 하겠니… ^

잔뜩 독이 오른 형언을 두고 댕군이 떠나면
그 어플이 채형언군의 ho크룩스가 되는 거임 하루종일 임이 답장을 했나안했나

다른 뻔선 뻔후가 아는척을 해도 원래같으면 빵긋 웃으면서 🐸 녜에에~ 할텐데 지금은 그냥 정신이 팔려서 🐍…. 모드임

그런 와중에도 계속 생각함

내가 까일 이유가 뭐가 있지…?
속은 이미 타들어가고 이 앱은 읽음 확인 기능도 없어서 사람 피만 말리고 이민역 이자식 지 혼자 썸탄다고 신났지 나 망하면 너도 잘 될 수 있을 것 같냐 어쩌고 저주나 걸고

채군이 실시간으로 죽어가는 동안

🐈‍⬛ (슥뽕) (슥뽕)

은근히 댕군의 계획.. 잘 먹히고 있었다
💎 저는 균씨를… [9시간 전]

이라고 띄워진 핸드폰 화면의 알림을 지우지도 않고 계속 보면서

🐈‍⬛ 보내다 와이파이를 껐나..?
🐈‍⬛ 갑자기 마음이 변했나..?
🐈‍⬛ 보내다 끊길 사정이 생겼나..?
근데 갑자기
세번째 생각에 마음이 가가지고
임군 머릿속으로 시나리오 한판 뚝딱

채군이 뭔가를 토독토독 치다가
갑자기 머리가..! 하면서 의식을 잃어서
주인 잃은 폰만 그 자리에 덩그러니..
이런 것까지 생각이 감

죽어도 맘이 변했다곤 생각을 안함
이게 바로 요망수의 자신감일까
🐈‍⬛ 이건 그냥 진짜 확인차고
🐈‍⬛ 코트 세탁비도 물어줘야.. 하니까

생각하고
임군 입 꾹꾹 다물고 몇번 토독거리고
침대에 폰 툭 던지고 마른세수함

🐈‍⬛ 괜찮아
🐈‍⬛ 안 만나고 계좌번호만 받으면 돼

그 시각 노을이 지는 멋진 한강뷰를 바라보며 엉엉 울고있던 채군

알림소리 보고 미소 되찾기
⚜️저기
⚜️저도 할 말 있어요

⚪️⚪️⚪️

하면서 입력중 표시 뜸

채군 속이 조여듬
할말 뭔데
나 신경쓰여서 먼저 말하러 온거 맞지
맞지맞지

이미 머릿속엔 균남자랑 쌓을 장밋빛 미래가 팽팽 돌아가는데
저도 할말 있어요 계좌번호 주세요 ImageImage
ㅇㅇ

채군 표정 싹 식음

⚜️ 계좌번호 주세요
⚜️ 그냥 넘어가긴 좀 그렇더라고요

⚪️⚪️⚪️

이러는데 미간 잡고 싶고 또 폰 던져버리고 싶고 화가 나고.. 속에서 뭔가 벅차고
이건 땡깡을 부린다고 될..
땡깡…
아뭔상관이야이미개쳐망했는데

다른 의미로 흑화한 채군

💎 싫어요

날려버리고

계좌번호 알려주시면 지금 바로 입금해드리고 추가로 더 필요하다고 하시면 제가 차후에… 하면서 토독거리던 임군

개싸가지없는 [싫어요] 세글자에 사회화 자아 정지
⚜️ 네?

간신히 정신을 부여잡고 확인 들어가면

💎 싫다고요

잔뜩 부루퉁해져서 나오는 네 글자인데 진짜 어제 그 다정공씹탑왼의 페이스랑 매칭이 하나도 안되는데요

⚜️ 이거.. 이거 채형언씨 본인 맞으세요..?
거기에 형언 멘탈만 죽어나는거지

🐍 이런거 거부감 있다면서 내 이름은 왜 기억해… 딱 한번 말했는데

🐍 유죄아니냐…

토독토독

💎 본인 맞는데요
💎 제 이름 기억하시네요
⚜️ 아… 그냥 기억이 나니까..
💎 균씨…

형언 입술 꽉 깨뭄

이미 망한 관계인 것 같지만 여기서 돌이킬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방법은

정공법

민역아 니잘못이다

💎 저 진짜 별로였어요?
임군 그거 보자마자 입틀막하고 배개 팡팡 때림 (언제 누웠대)

🐈‍⬛ (겠냐고!!!)

좋음
좋아 죽겠음
얼굴만 평생 뜯어먹고 살고 싶음
챵균아 자퇴해 하면 자퇴할 수 있을 것 같음
진짜 제 천년의 완식임
그게 문제인 거임
연애하는 순간
현생은 개같이멸망이다
형언 뱃속이 조여드는 기분으로 답장 없는 대화창을 빤하게 응시함

퇴장은 안한 걸 보면서 용기를 얻어서

토독토독

💎 0l0- 1994- 0115
💎 번호는 번호예요

계좌번호 말고 지 번호 냅다 보내버림
⚜️이거 전번 보내면 정지먹는데
💎 상관없어요
💎 균씨한테 전번 줬다고 정지먹어서 아마도 이 앱에서는 평생 활동 못하겠지만
💎 후회는 없습니다

🐈‍⬛ …
🐈‍⬛ 뭘까…?

약간 밑도끝도 없는 플러팅 공격에
임군만 이상태됨
좋긴좋은데
이게좋아도되나
이래도 되나요 Image
이렇게까지 막… 다가오고…

임군 이걸 받아 말아 한참 재보던 통에 [💎 님이 퇴장하셨습니다] 알림 떠서 벙찌는 상상

🐈‍⬛ 진짜 이거 줬다고 이렇게 바로 퇴장당한건가..?

간신히 정신 차리고 💎 회원정보 검색해보면 탈퇴한 회원입니다 뜸
형언은 퇴장을 당한 건가요?

ㄴ 지가 함

번호 보내놓고
답장이 한참 없길래
위협당한 바퀴벌레는 아이큐가 300까지 올라간다죠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으로 떠올린게
댕군의 비책
궁금해하게 만들기

(민역아 니잘못이다)

바로~ 방 퇴장해서 탈퇴까지 함
이래놓고 꼼지락… 방 안에서

사실 걱정 없음
연락 안오면 이민역 갈궈서
기연씨 연락처를 따내서
균이라는 남자에게 연락을
알음알음 건네볼 계획임
그냥 심장이 좀 쫄릴 뿐

얘네가 잘 되려면 그러면
민역네 댕햄이 잘 되어야겠죠 Image
댕햄네 상황

넌사랑이뭐라고생각해
🐶 친구같이 접근하는 플러팅이요

넌사랑이뭐라고생각해
🐹 다음주 선자리 상대분의 생각에 달리지 않았을까요…? ㅎㅎ

이야.. 파국이다
어제 약 500분이 참여해주신
선자리를 유출할까말까 하는 투표의 결과

미리 유출하자~! 로 나왔는데
이거 사실 그냥

[나중에]
[나중 좋을때에]
들키지 않는것의 여집합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진행시켜보자면
기연군 일단 선자리 오케이

밥먹으면서 (형언의 급발진 모먼트에 여전히 정신이 없던) 임군한테 말함

🐹 나 담주에 엄마가 선보래
🐈‍⬛ ??
🐹 교회 권사님 따님이랑
🐈‍⬛ 안면이 있는 사이야?
🐹 음? 아니 그냥
임군… 표정이 묘해짐

🐈‍⬛ (이 형 저번에 게이한테 번호 줬다고 하지 않았나…?)
🐹 균이 할말있어?
🐈‍⬛ 형

🐈‍⬛ 연락하는 사람 있지 않았어?
🐹 아…
🐈‍⬛ 이민역씨… 라던가

약간 침묵

여기까지 솔직히 임군
둘이 잘 되어가고 있거나 최소 썸이라도 타는데 종교의 핍박을 받는.. 그런 뭐시기를 상상하고 있었는데

헤테로의 잠재력은 어디까지일까?

🐹 그냥 친구같은데?
🐈‍⬛
유군이 보여준 댕햄 카톡내역

🐶 기연 밥 잘챙겨먹어~
🐶 (밥사진)
🐶 (밥사진)
🐶 난 형언이랑 밤새서 과제~
🐹 ㅋㅋㅋ 왜 이번엔 얼굴 안찍어
🐶 채형언 잘생겼거든 ㅋㅋ

🐈‍⬛ ?
🐈‍⬛ (…. 이게 친구?)
🐈‍⬛ 형
🐈‍⬛ 친구한테 얼굴 보여달라 그래?

🐹 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하면서 보여준 또다른 카톡

🐹 넌 근데 왜 자꾸 얼굴 보내ㅋㅋ
🐶 싫어?
🐹
🐹 괜찮아 잟갱였어
🐹 잘생겼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ㅌㅌㅋㅋ

🐈‍⬛ 형 그 전 카톡은 다 칼답하더니 이건 4분이 비네
🐹
🐈‍⬛ 형 아니 진짜…
🐈‍⬛ 안 보여?
🐈‍⬛ 이게 친구야?

다른 카톡을 봐도 다 저지랄 (썸타는 예비 커퀴들만 아는 그들만 재밌는 애매하고 불쾌한 플러팅 바이브) 이길래 임군 더 읽는거 포기하고 거두절미하고 물어볼듯

그랬더니 햄군

🐹 연락만 해보자고 했고..
🐹 딱히 시그널 없던데
와 대박

언제부터 헤테로의 뜻이
잘생긴 남자가 플러팅으로 눈물의 똥꼬쇼를 하는데도 사귀자는 뜻으로 알아듣질 못하고 친구도 이정도는 하지 않낭…?(망충!)

의 뜻이었던가요
(엄연히 말하자면 틀린 건 아닙니다)

게이인 임군
제 헤테로 지인의 잠재력에 할말을 잃음
🐈‍⬛ 형 아무래도…
🐈‍⬛ 확정은 지어야지…
🐈‍⬛ 남자랑 사겨볼 용의 자체는 있어?

이러는데도 유군은 망부석임

🐹 근데 균아… 읽어봐
🐹 그냥 얼굴만 보내
🐹 시그널을 줬으면 판단을 하는데
🐹 그냥 진짜 잘생긴 친구같이 굴어
균… 읽어봐도

그건 맞음
잘 깔짝대긴 하는데
유죄기질이 없음

막 연락하다가
🐹 너 언제자? 라는 질문에
🐶 너 자면ㅎㅎ / 키 커야지 꼬맹아 / 모닝콜해줄까?

등등으로 일관하면 썸인데

🐶 웅? 아 나 룔드컵 있어서 16강전부터 봐야햄 곧 가야해

이러니까….
이거 뭐…
연애를 하겠다는거야 말겠다는 거야… Image
당연하지

이군이 얼마나 유군을 살살 녹여먹는지도 모르고

얼마나 살살 녹이냐면
아무도 눈치를 못챔

헤테로 눈새 유군은 그렇다치고
제 3자인 임군까지

좋아하는 건가… 아닌가… 긴ㄱ ㅏ 민 ㄱ ㅏ 요 상태 되는거지
유군이 선을 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고 임군 역시… 특별한 대답을 하진 않음

진짜 저 이민역이라는 사람이 기연이 형이랑 잘 해볼 생각이 있나..? 가 결론이 안남 분명히 번호 따고 목도리 주고 한 거 보면 마음은 있는 것 같은데 지금 핑퐁을 얼마나 했는데 진도가 안 나가…
임군 미간 문질문질하다가

유군한테 양해구하고 문자 하나 날림

그 결과 댕군
따사로운 오후에 문자 하나 받음

🐹 ♥️: 민역
🐹 ♥️: 얼굴 한번 볼래?
강아지… 그거 보고 … 진짜 꼬리 돋은 것마냥… 채군 들들 볶아서 (채군은 어제내세상이 무너졌어 내 완식이었는데 앱을 탈퇴해버렸어 한순간에 무응답으로 돌변하더라 너무너무그리워 mood.. 반죽음임)

온갖 패션템들 알아보고 쇼핑하고 데이트코스 짜고
🐍 (너는 내 플러팅을 반쯤 조져놓고…) 행복하냐 …?
🐶 ㅎㅎㅎ 엏엏ㅎㅎ

애가 그러는데 채군도 굳이 재뿌릴 필요는 없잖아 그러니까

🐍 기연씨랑 잘 되면 균.. 이라는 사람 꼭 연결시켜주기나 해라

하면서

민역이 기연이랑 만나는 날 좋은 소식이 올 것 같다는 가짜희망만 계속 주입중
임군은 문자를 쳐줄 당시 무슨 생각이었느냐

🐈‍⬛ 형
🐈‍⬛ 직접 만나서 얼굴보고 판단해
🐈‍⬛ 그리고 말은 해
🐈‍⬛ 선자리 나간다고
🐈‍⬛ 연락해오긴 했으니까
🐈‍⬛ 그게 예의지
🐹 꼭 말을 해야해…?
🐈‍⬛ 아 그게 에티켓이지
🐹 맘 상할 것 같은데
🐈‍⬛ 형이 친구같다매
🐈‍⬛ 그냥 친구는 축하해주거나 놀리지
🐹
🐈‍⬛ 상처 받을 거 염려하는 거 보니까 형도 확실하지가 않은거네
🐹 (맞긴맞음)
🐈‍⬛ 그러니까 만나

🐈‍⬛ 만나서 직접 얼굴 보고 말해
🐈‍⬛ 형도 마음 정해보고
글케 됐다

유군 출석함
선자리 보기 하루 전에
꿀같은 토요일 오후를 잡아서

민역이랑 커피숍에서 만나기로

🐹 (아 어색해…)

하면서 카톡 열어서 나 도착 이런거나 토독거리고 있을때 누가 제 눈 뒤에서 확 가림
🐹 어 뭐ㅇ,

전에 봤던 얼굴이지만

익숙하면서도 적응 안되는 얼굴이
발랄해보이려고 노력하면서도
어쩐지 역시 떨려보이는 얼굴로

🐶 하이 ㅎㅎ
그거 보니까 자기도 역시 기분이 이상해

그래도 일단 말은 해야지
근데 나는 얘랑도 연락은 하고 싶고
내일 선은 보는건 팩트고
그걸 엎을 수는 없고

연락을 한다는 건 곧
챵균이 말대로라면 연애.. 일 가능성도 있는 거니까

적당히 간단한 안부 묻고 말하다가
🐹 저기 민역아
🐶 웅?
🐹 그 저기…

앞을 바라보니까 쟤 너무 환하게 웃음

그나마 덜 직접적으로 얘기할 순 없을까 부지런히 머리 굴려보는 기연군

쟤가 상처받으면 자기가 마음이 더 덜컹할 것 같은데 뭔 감정인지 모름 (..)
🐹 나랑 뭐하고 싶어?

이민역군 행동 멈춤

사실 숨도 못 쉬는 거임
이렇게 확 들어올 줄 몰라서
연애하고 싶어
알아가고 싶어
연락하고 싶어
안아보고 싶어
키스하고 싶어

처음 본 순간부터 끌린 것 같아

말할까…? 입술이 달싹거리고
동시에 속에서 드는 생각은
너랑 연락하는 내내 나 진짜 무서웠거든 너는 헤테로고 나는 게이니까 언제라도 도망갈 것 같아서 진짜 일부러 티도 안내고 매일매일 연락하면서 전전긍긍했는데 니가 이렇게 말해주니까 너무 고맙다…

이거 이렇게 받아들여도 되는건가

그러느라 대답을 재깍 못함
대답 한방에 못하는 댕군 보고 기연이도 아 너도 확신이 없구나.. 로 해석 완

그거랑그거랑 다르지임마! 소리가 절로 나오겠지만 님들이 만든 투표 결과예요

신기하게 마음이 가라앉으면서 약간 아픈 것 같기도 한데 떠오르는 임군의 지령

연락하던 사이니까 선자리는 알려라
조금 머뭇대다가 아직까지 답이 없는 민역한테 말해

🐹 민역아 나는
🐹 내일..
🐹 선본다?

갑자기 ㅎㅎ 웃던 민역 표정 살짝 멈칫하는 것 같아서 급하게 몇 마디 더
🐹 이거 말하는 이유는,
🐹 그래도 솔직하게,
🐹 나는 너랑 오래 알고 싶어서..

근데 그 말을 하는 내내 부끄러워서 고개를 숙여 컵에 시선을 박고 말하는 중임
민역이 말을 끊어

🐶 … 니가 원해서 하는거야?
🐹 거절하긴 그래서..

고개를 들질 않으니까 제 앞의 민역이 무슨 표정을 하는지도 모르지

🐶 만나자고 한게 이것 때문이야?

약간 목소리가 쉰 것 같은데 착각인가

갑자기 카페 안이 무덤이 된 것같음
🐹 민역아, 진짜 솔직하게
🐹 난 우리가 말도 잘 통하고
🐹 연락도 잘 되고 하니까
🐹 너를 진짜 오래 알고 싶어
🐹 그래서.. 겸사겸사.. 너도 만날겸, 솔직히 오픈할 겸…

🐶 …
🐶 근데 기연아
🐶 넌 나를 뭐라고 생각해?
이제는 기연이 침묵을 지킬 차례

🐶 나를 친구라고 생각해?
🐶 근데 굳이 선 본다는 걸 알려줘?
🐶 그런 친구도 있어?

기연아 너는 나를 뭐라고 생각해?

너 처음 바에 들어왔을때 이상한 애들이 접근할까봐 구해주던 나랑 너 추울까봐 목도리 둘러주던 나랑 매일매일 연락하고 웃겨주던 나를?
🐹 민역이 너는…

이쯤에서 유군 어느정도 덜컹함

진짜 뭐지
매일매일 얼굴사진 보내주는 존잘?
브랜드만 입고 다니는 금수저?
몸에서 좋은 향 나는 ‘탑’(자칭)?

한참 머무르다가 실수하기 싫어서
제일 근본으로 답함

🐹 남자… 좋아하는 남자지..
그게 민역이 마음을 더 나락으로 보냄

🐶 … 맞아
🐶 기연아 알잖아 나 게이인거
🐹
🐶 번호 받아줬을때 무슨 생각했어?
🐶 나랑 연락하고 웃었을때 무슨 생각했어? 아니다 기연아

진짜 나 안 무서웠어?
🐹 무섭.. 진 않았어

잠시 침묵

뭔가 기연도 불안해지기 시작해
이유를 정확히 자각할 순 없지만
아마도

🐹 민역아
🐹 난 진짜 너랑
🐹 오래 알고 싶고 친구하고 싶고

고개도 못 들면서 반복하는데

🐶 기연아, 고개 들어
🐶 지금 무서워?
🐶 그러지 말고 나 봐봐
고개 들면 씁쓰름하게 웃는 민역이 보여

맞아 기연아
나 남자 좋아해

솔직하게 말해준 거 고마워
오래 알고 싶다고 옆자리 주는 것도

근데 기연아 난 너랑 친구 못해
기연이 숨도 못 쉬고 왜, 하고 물으면

너 좋아하니까.

그런데,

연인으로서가 아니면
너 옆에 있기가 너무 힘이 들 것 같아

지금 내 맘이 이래, 안될 것 같아
… 그만해줄게.

표정 풀고, 나 괜찮으니까!

기연이 정신을 못 차리는 사이에
민역은 카페 문을 열고 나가고 있음
딸랑

진짜 그 소리를 끝으로 민역은 돌아오질 않았고 기연이는 그 자리에 계속 앉아있음

민역이가 돌아올거라고 예상하는 그런 갑의 자세가 아니라 진짜 어쩔 줄을 모르겠어서

민역이가 한번도 자기를 먼저 떠나가거나 그만 둔 적이 없었으니까 정말

충격적이라고나 할까…
한 30분인가 그 자리에 앉아서 민역이가 남겨두고 잔 아아만 보면서 현실로 돌아오는 중일때 폰에서 진동 울리지

민역이 : 기연, 나 들어왔어!
민역이 : 잘 들어갔으니 걱정 안해두 돼 ㅎㅎ
민역이 : 음 그리고

미리보기 창으로 지잉지잉 울림

음 그리고
이거 보자마자 심장이 터질 것 같음
민역이 : 나도 너 오래 보고 싶어
민역이 : 아까 말했듯이 고마워 곁 내줘서
민역이 : 근데…

지금 끊고 들어가서 그게 아니라..! 하고 달래주고 싶다가도 멈칫하는 기연

뭐가 아닌데

어쨋든 자기는 민역이가 연락하는 내내 플러팅이라고 자각을 안했잖아 이제와서 알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지
아, 보지 말걸 하면서도 이미 알림을 눌러버려서 화면에 민역이가 보낸 톡이 한가득 떠오름 당연히 민역이도 1자 사라진 거 보고 기연이가 읽었구나… 하겠지

민역이 : 니 말 들어주고 싶은데

이후로 2-3분간 추가로 톡이 안 옴

우나.. 싶어서 마음을 담아서 토독토독

🐹 : 내 생각이 짧았어
1 자는 바로바로 사라지고
약간 용기를 얻어서 계속 타자는 침

🐹: 우리 첫만남 기억하는데도
🐹: 너가 내 번호 따간 거 무슨 뜻이었는지 모르는 것도 아니었을텐데
🐹: 내가 너무 안일하게 굴었어
🐹: 존중해주지 못했어서 미안해
🐹: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어

읽는 건 읽는데 답장이 없다
그 시각 민역 어디 뒷골목에 쭈그려앉은 몸 끙 소리 내면서 살짝 일으킴

눈물이 떨어지는데 지금 실시간으로 톡 오는 화면은 너무 뚜렷하게 보임

🐶: (생각해보면 내가 일방적으로 치댄 건데… 것도 이성애자한테.)

그냥 예의차려서 선물 주려고 했던 애 붙잡아서 연락하자고 한 건 자기잖아
그동안 친구처럼 슬금슬금 말도 놓고 대학도 까고 여러가지 얘기를 했을 거 아냐

기연이네 집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래서 아.. 쉽지 않겠구나 했거든

최악의 경우에는 진짜 친구로만 남겠구나… 그때 그렇게 생각했고 기연이를 볼 수만 있다면 그래.. 친구라도 감사하지

이 생각으로 지내왔으나
막상 저 입에서 선 본다는 소리가 나오니까 본인이 원해서 본다는게 아니라고는 해도 현실 자각이 확 든거지

🐶 (내가 얘 옆에 계속 남는다 해도)
🐶 (버틸 수 있을까)
🐶 (얘가 여자 만나서 결혼하고)
🐶 (애기도 낳고… 정착하고)

거기서부터 숨을 멈췄던 것 같음
기연이를 꼬시려고 연락하는 내내 이런 최악의 상황 생각을 안했던 건 아님

그냥 오래오래 옆에 붙어주마 ㅇㅇ로 일관하고 시간이 얼마나 걸려도 자긴 잘생겼고 어리고 친절하고 돈도 많으니까 어~ 내 사랑이 이겨~ 이렇게 세뇌해서 지내왔거든
그런데 이렇게 현실로 다가오니까

🐶 (내가 진짜 오래 있을 수 있나?)
🐶 (유기연이 애아빠가 되고)
🐶 (내가 그때도 친구라면)
🐶 (애기한테 나 소개시켜주면서)
🐶 (유기연이 날 아빠랑 제일 친한 민역이 삼촌이야~ 하고 말하고)
🐶 (그때가 서른 중반이려나)
🐶 (나는 결혼도 안한 상태겠고)
애기들은 늘 궁금한게 많으니까

유기연이랑 그 와이프 대신 자기가 기연이네 애를 봐주는 날도 올거고

화창한 오후에 애기가 자기한테

🍼 그런데 왜 민역 삼촌은 겨론 안해?

하고 물어봤을때

너네 아빠를 좋아했으니까, 지금도..

라는 말을 남김없이 삼켜낼 자신이..있나?
유기연이 선을 본다는 말을 하자마자 걔가 뭐라뭐라 말을 하는데 하나도 안 들리고

나는 진짜 걔한테 뭐지?
뭐가 될 예정이지?

술친구? 취향 독특한 지인? 존중해줘야 할 사회적 약자? 예비 베이비시터?

그래서 입을 열었어

🐶 근데 기연아
🐶 넌 나를 뭐라고 생각해?

그렇게 된거야
그러면서 유기연 표정을 마주하는데 유기연도 내내 테이블만 보고 있다가 고개를 들었는지 얼굴에 약간 홍조가 껴있고

아… 이것도 예뻐보이고
미안한 줄은 아는지 제 눈을 피해

친구라며 오래 보고 싶다며 근데 왜 그런 표정으로 말할까 선자리 나간다는거 말할 필요도 없잖아 친구한테는
채형언이 헤테로는 위험하다고 했을 때 말을 들었어야 했나, 생각도 가는데

거기에 쐐기를 박아주는 기연

🐹 민역이 너는.. 나한테
🐹 남자.. 좋아하는 남자지…

여기에서 알았다
물러나줘야 한다는 거
마음으로는 이해가 안 가지만
이성적으로는 그게 맞다 판단함
이제 제가 가야할 시간이다

그런데 기연은 고개도 못 들고 (당시 변한 민역의 분위기에 처음으로 ‘놓칠 수도 있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당황 중이었음)

그렇다고 얘가 기가 죽는 건 싫어서
고개 들라고 한 다음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다 알려주기로 생각을 하고

고마움부터 차근차근

🐶 솔직하게 말해준 거 고마워

물러날 때를 알게 해줘서 고마워

🐶 오래 알고 싶다고
🐶 옆자리 주는 것도

적어도 마음에 한번은 들어갔다 나올 수 있었다는 거니까

그건 정말 고마웠음
유기연 표정도 이상하다
근데 자기도 이상할테니 어쩔 수 없음

웃으려고 하지만
눈에서 이미 다 들킨 것 같아

🐶 (너도 네 마음을 보였으니까)
🐶 (나도 보여주는게 답례지)

🐶 너 좋아하니까.

그런데 정말 솔직히

🐶 … 연인으로서가 아니면 네 옆에 있기가 너무 힘들 것 같아…
🐶 … 지금 내 마음이 이래
🐶 안될 것 같아…
🐹 ….
🐶 그만해줄게

언젠가 마음을 고백하면 후련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후련이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린다는 그런 말이었나

지금 유기연 표정 보니까 더 아픈 것 같기도..

🐶 표정 풀고 ㅎㅎ 나 괜찮으니까!

자기가 울기 전에 황급히 나옴
얼마 가지도 못하고 번화가 뒷골목에 주저앉아서 한참 울었음

누굴 탓하겠어
선자리 주신 걔 부모님? 유기연 종교? 자기가 그렇게 연락해도 눈치도 못채던 멍청한 유기연? 자연스럽게 하겠다고 티도 안낸 자신의 바보같은 플러팅?

탓할 게 아무것도 없어서 더 슬펐음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기억도 안 나는데 유기연 백퍼센트 자기 걱정할까봐

눈 비비적거리면서 집에 잘 들어갔다고 보내 모퉁이만 돌면 아까 그 카페인데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나는거지
🐶 이제 연락도 그만해야 하나..

차단해? 이대로 조용히 멀어져?
차단하자니 자기가 하트 꼭꼭 박아서 저장해둔 유기연 저장명 🐹 ♥️ 가 마음에 콕콕 박힘

저게 상단에만 떠도 마음이 들뜨던 때가 있었음 사실 지금도 그렇고

차마 차단은 못하겠고 지금 들어갔다고 연락하는 것도 손이 벌벌 떨리는데

앞으로도 헤테로일 유기연 옆에 남아있을 용기가 없어
그런데 1 표시가 사라져

유기연이 지금 읽고 있다
지금 나처럼 불편한 감정으로
걔 역시 폰 화면에 얼굴 박고
내 말들을 기다리겠지

그 생각을 하니까 눈물만 더 남

그런데 이제 답장이 와

미안하대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었는데

그러다 뭐라는지 알아?

존중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대
아니 안 그래도 되는데 기연아
너는 원래 너대로 살던 애고
내가 그거 바꿔보려다 실패한건데
니가 왜 나한테 사과하지

답도 못하고 울다가 간신히 보내

🐶 나도 니 말 들어주고 싶은데..
🐶 미안해
🐶 진짜 미안해

읽음 표시는 사라지고 조용해
숨도 참으면서 답장을 기다려
5분 후에 간신히 온 답장 하나

🐹 ♥️ : 차단할거야?

보는 순간 깊숙이 뭔가 무너진다

🐹 ♥️: 민역아

그 순간 카톡을 닫아
앞으로 유기연은 1만 보겠지
차마 차단을 할 수가 없다

길진 않았지만 무엇보다도 진심이었는데 그걸 어떻게 제 손으로 도려내

유기연 잡겠다고 형언이 들들 볶고 셀프 정조대 채우고 팔자에도 없는 도수 쎈 양주까지 마셔서 고생도 해보고 새벽에 울기도 했는데

그러나 옆에 남을 수도 없다
더 다치면 안될 것 같아
🐶 당분간은… 읽지 말자

쭈그려앉은 다리가 따끔거리기 시작해

🐶 마음 정리 하고…
🐶 내가 떠날 수 있으면..
🐶 그때 다시 가자

잠시 묻어두는 거야, 괜찮을거야

몸을 일으켜서 얼굴을 닦지만

바로 다시 눈물은 쏟아지고
폰은 바로 꺼버리고
주말 오후의 햇살은 야속하게 밝다
한편 기연

차단할거야?
민역아

까지는 착실하게 1 사라짐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침묵
그게 더 사람을 쫄리게 하거든

그런데 민역아 1
나랑 말을 한번만 더 1

여기부터 1만 계속 뜸
차단인가? 싶어도 프로필에 송금창은 아직 보이고
아무리 좋아하지 않는 사이라고 해도 매일매일 연락하던 친구가 갑자기 하루 아침에 사라진다고 생각해봐

지금 자기가 딱 그꼴인데
기분이 멀쩡할 리가 없어

카페를 나와서 자기도 비척비척 집으로 걸어가는데 내내 1 자는 사라지질 않고

민역아 1
나 너 이렇게 1
멀어지고 싶지 않은데 1
저녁 내내 톡 몇개를 더 보내도 1들이 춤을 춰 그거에 화가 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 제일 크게 드는 감정은 불안함

진짜 이렇게 잃는 건가?

새벽까지 잠 못 이루고 카톡 창 열어서 확인하다가 이민역 프로필 바뀌었다는 알림 보고 그제서야 자기도 울어볼 것 같음
완벽하게 기본 프로필에 기본 배경

오직 이민역 딱 세글자

원래 본인이 미녀깅 하고 설정했던 것 같은데 이제 그냥 딱딱하게 이민역

내 톡은 안 보면서 폰은 만진다는 거잖아.. 눈물이 났는데 화가 나는 눈물은 아님 뭔가 속상하고 답답하고

우린 그걸 애증이라 불러요
결은 좀 다르지만
그것까지 보고도 추가로 연락할 자신은 없어서 폰 끄고 새벽 내내 울다가 잔 기연

일어나면 선자리 당일

권사님 딸이라는 사람이랑 인사하고 고기나 썰다가 커피 한잔 사고 얼레벌레 지나가는데 상대가 인사하고 집에 가려는 자신을 붙잡아

👩 저는 기연씨, 더 알아보고 싶은데
아… 기연 잡힌 소매 물끄러미 내려다 봐 확실히 이 상대가 딸리는 상대는 아니거든

명문대고 성격도 밝고 유쾌하고 귀여운 외모에다 민역을 만나기 전 기연이 죽자사자 외치고 다니던 작고 아담한 여자의 이상형에 부합하는 분이심
얼굴 물끄러미 보는데 자신의 시선을 자각함에 따라서 여자분이 얼굴을 살짝 붉히면서 눈을 느리게 깜빡이는데

섬세하게 화장을 한 눈꺼풀에 기연의 시선이 가 화장 때문이 아니라

쌍커풀… 이민역 떠오른다
자기한테 목도리 둘러주면서
한 쪽 눈 느릿하게 뜨던 그 버릇이
🐹 저…

고개 깊숙하게 숙임

🐹 사실 여기 나올 여유도 부족했어요
🐹 @@씨같은 분이랑 식사 함께 할 수 있어서 즐겁긴 했는데
🐹 제가… 제가,

🐹 마음을 몰랐던 것 같아요..

🐹 죄송합니다, 마음은 감사해요.
여자분은 떨떠름해하긴 하는데 인정은 해주심 어쨌든 정확히 마음에 둔 사람이 있다고 한 적은 없으니까

마음에 여유가 없다고만 했으니까

부모님한테는 그냥 잘 안 맞는 것 같다고 하고 일단 와서 예전에 사뒀던 편지지부터 북 뜯어
말로 하자니 만날 수도 없을 것 같고

카톡은 대화창을 눌러보지도 못하겠음 1이 아직까지 떠 있는거 보면 그것도 나름 상처기도 하고 차마 차단 당했는지 안 당했는지 확인할 용기가 안나

편지 써보게
그래서 보내보게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아니 사실 그것도 몰라

그래도 뭔가 변했으니까
-
그럼.. 기연군이 편지를 끄적이는 동안 채꿍이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여전히 연락 없는 임군의 행태에 당황한 채군… 갑자기 똥망한 이민역 컨디션에 기가 눌려서 균.. 이러는 남자 연락처 좀.. 이 말도 못 꺼내버림
이민역 데이트 한다고 신나서 나간 이후로 밤까지 연락 안 되길래 ㅋㅋ 밤까지 같이 새나? 하고 대차게 혼자착각해버렸네 찍으심

그 다음날 눈 퉁퉁 부은 이민역을 보고도 술을 얼마나 했으면… ㅋ 하면서 등짝 쫙 때리면서

🐸 야 즐기니까 좋디? ㅋㅋㅋㅋ

해버림… Image
원래 등짝 맞으면 지랄이라도 하는 스타일인데 이군.. 맞은 자리 한번 쓸더니 유리창으로 가까이 다가가서 호- 하고 입김 붐

뭔가 이상하게 돌아간다

🐸 … 괜찮냐..?
🐶 죽을거야… Image
와 진짜 조용하게… 진짜 조용하게 유리창에서 뽀득뽀득 소리만 내면서 죽어야지.. 하고 있으니까

저게 더 무서움

균이라는 남자 연락처 연락쳐 아니 열라쳐 주세요 이런 말은 쏙 들어가고

🐸 ….

모드로 이 상황에서 발 뺌 Image
이군은 말도 없고 당분간 맛이 갔고

유리창이랑 사랑과 영혼 찍을 기세로 뽀득뽀득 하고 계신데 자긴.. 이제 제 할 일 해야지… 어쨌든 채군은 임군이 제일 중요하니까

임군은 그렇다면 왜.. 채군의 번호를 알고도 연락을 하지 않을까 하는 합법적인 의문
임군… 연락해야지
그렇게 만들거임
채군은… 아무 방법이 없거든요

아까 댕햄의 케이스랑 비슷하게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 사라지기만 해도 그게 일상에 상당한 타격을 주잖아요

그러나 임군은 이미.. 형언을 “좋아한다”
좋아하지도 않았던 민역이 사라졌을때 유기연이 처음으로 울어봤던 효과를 기억해보세요

임군이라고 가만히 있겠나

게다가 그쪽은 자기가 말릴까봐 채형언 보이콧 선언하신 분인데

이미 현생 좆망하심 채군 따져보느라
아니 그얼굴로
아니 지가 먼저 번호를
아니 잘생기질 말던가
아니 신경쓰이게 탈퇴를 하고
아니
아니
아니
.
.
.

이야.. 한국인답다
뭘 생각하려고 해도
아 됐다 ㅎ… 아니 근데
현생이 먼저지 사람 신경쓰이게 Image
머릿속에는 이미 번호가 어른거림
어떻게 까먹음

한참.. 망설이다 번호 추가함
저장명은..
[학메]

학점메두사…

여기에서 우리는 하하 임군 농담도~ 하고 쳐웃겠지만 곧 임군의 사진과 같은 표정과 마주한 후 아 미안… 이라 할 것이다

적어도 그 점에 대해 임군은 진심이니까 Image
어차피 번호 추가했으니까 채군 계정에도 조금만 기다리면 임군이 추천 친구로 뜰거임

그러나 우리의 임군
채군이 자기한테 능글거리게(아직아닌데) 냅두지 않을 것임

적이 (이상형이) 자신을 알아차리기 전에 먼저 기습하는 그런 꼴로

전번 저장하자마자 일사천리로

🐈‍⬛ 저 균인데요

전송
빠르다 빨라 전투의 민족

어쨌든 그날도 균의 연락을 받지 못해서 hㅔ르메스 의류를 몸에 칭칭 두르고 55평짜리 한강뷰 아파트에서 아방하게 울고 있던 채군의 폰에서

0l0- 1996-0126 이라는 전번으로

의문의 문자가 등장함
6단어로 이야기를 지을 수 있을까 라는 논쟁에서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그랬지

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

그렇다면
다섯 글자로 사람을 울릴 수 있을까?

가능

저 균인데요

이걸로 게임 끝남
메세지 어플이라 (요즘은 업데이트 되어서 읽음 확인 가능하지만 안된다고 칩시다) 자기가 바로 열어봐도 안 들킴

채군 입틀막

저 균인데요 저 균인데요

바로 번호 저장 들어감

[균]

짧고 미니멀하고 암튼 그런데
저 발음이 너무 좋아서 (콩깍지)
이미 저거 애칭으로 부를 생각까지
미안하다 형언아…
균에게 너는 “학점메두사”다…

그런데 채군도 균 한정 아방해지는 모먼트가 자주 있는거지

작가가 뼈를 갈아 부여해준 속성이 있죠 집착광공지망생

이주언 번호 경계할 생각하고 핸드폰 가져가다시피 해서 쌔끈하게 수리해주고
그래.. 그걸 놓치긴 싫단 말야

그러니까 어쨌든 균의 번호가 제 품 안에 들어왔다는 걸 자각하자마자 이제 원래 자아가 돌아온 거지

이제 균이 제 옆에서 쉽게 떠날리는 없으니까 묻어뒀던 정복욕이 고개를 쳐든다고 해야 하나

R.I.P. for 균’s mental health
채군의 씹탑기질이 화려하게 부활하는 때가 언제냐면

바로 지금

균씨…! 🥹🥹 하고 메세지로 울기도 전에 그런거 없고

바로 은은하게 차분해져서 그 번호로 전화부터 갈김
Chill… 하고 있던 요망수 임군

아무리 그래도 전화부터 갈길줄은 몰랐지 학점메두사가 화면 안에서 울부짖고 있었음 전화왔어요 전화왔어요

🐈‍⬛ 저걸 받아야 하나…

그러다 전화 끊김

잠시 침묵

다시 부르르릉 위이이잉

피식함
저편에 있을 채군이 투명하게 보임
“전화왔어요”
메두사중에서도 최강의 학점메두사가 울부짖었다
학점메두사는 졸라짱쎄서 메두사중에서 최강이었다
잠이나 밀당도 이겼따 다덤벼도 이겼따 학점메두사는
새상에서 하나였다 어쨌든 걔가 울부짖었다

77ㅖ속

멍때리다.. 간신히 받으면
어라

생각했던 것보다는 평온한 목소리로

🐍 균씨
🐈‍⬛ (..??)
🐍 기다리고 있었어요.
🐍 (살짝 웃는듯한 숨소리)

여기서 숨 못 쉼

🐍 얼굴… 볼래요?
빠르게 땡겨봅시다
삽질은 작가가 답답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채군 목소리에 홀려서 (학점세이렌? 뇌절) 얼레벌레 옷까지 입고 강남 바닥의 모 바에서 두번째 대면을 약속 ‘당한’ 임군

정신을 차려보니 🐍 이번에는 가면 안돼요~ 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순간적으로 기가 꺾여서 🐈‍⬛ 아 네.. 해버림
문 열고 들어가면서 임군 시간 체크

약속 시간보다 26분 일찍 옴
괜히 군기 빠짝 들어서 일찍 출발해서 그럼 이것도 마음에 안 듬 자기가 말리고 전전긍긍하는 이런 상황 자체가 싫은데 그놈의 얼굴에 홀려서 그 전철을 고~ 대로 밟고 계시는 중

🐈‍⬛ (내가 할 말만 딱딱…)

그러나 임군.. 멀었다
오늘 임군의 목표

원래는 채한테 저 그쪽이랑 그만 엮이고 싶다고 말하고 충격과 공포에 질린 얼굴을 감상하기.. 가 아니라 제 원래 현생으로 돌아오고자 한 거였는데

오늘 약속당하고 옷 고르는 자기 보면서 이게 아닌데.. 싶었음

= 오다가 목표를 잃어버림
막상 와서 무슨 말 하지.. 이 상태가 되어버린 거임 들어가기 직전에 문 앞에 서서 스탠스를 정하고 들어가겠다고 균아… 균아.. 하면서 머리 짜내고 있었는데

뒤에서 저기, 하는 소리가 들림

🐈‍⬛ 아 죄송합니다 비켜드
🐈‍⬛ 릴….
🐍 일찍 오셨네요

밖이 추운데, 왜 안 들어가고.
채군
Manner maketh a man 의 다정공씹탑왼의 사상에 따라 20분 일찍 도착하심

와서 상황 보고 메뉴 파악하고
균 올때쯤이면 pleasant 한 무드로
음식이나 술 즐길 수 있게.. 왔는데

입구부터 아른거릴줄은 몰랐지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로

뒤로 걸어가서 문 밀어주면서 말한거임
근데 자기 보자마자 아, 소리 내더니 고개를 푹 숙여서 채군 당황

그래도 … 매너남 자아 발동해서 균 일단 사람들 통로에 방해 안되게 한쪽으로 몰아서 약간 뭔줄 알지 벽쿵 그 뭐시기… 그런 식으로 잰틀하게 제 품에 가두고

턱 밑에 손 조심조심 넣어서 들어올리려고 살짝 접근함
균… 당연하지

목표를 잃은 상태
=균같은 통제형에게는 재앙

채 좋음 근데 싫고 무서움
= 이상형 이전에 경계대상임

경계할 준비가 하나도 안 되어있음

여기에서 잔뜩 당황했는데
채군이 뒤에서 얼굴공격을 하니까
너무 무섭고 근데 좋고
예전에 그랬잖아
채군 얼굴이라면 잠도 잘 수 있겠다고
아랫배도 조이는 것 같고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고
휘둘리는 거 너무 싫은데

정신 차려보면 벽쿵
채 손이 자기 턱 밑으로 슬슬 들어왔다는 걸 자각하는 순간 힘이 빠짐 멘탈이 나감

괜찮아요? 라는 물음 그리고 턱 밑에 붙는 길고 섬세한 손가락

차마 거부할 수가 없어서 고개를 들어주고 속삭이다시피 해

🐈‍⬛ 이래서…
🐈‍⬛ 이래서 싫다는 거예요…

미친것 같이 빨개진 귀로
채군…

제 시야에 가득 들어찬 울망한 얼굴 그리고 처음 보는 흐트러진 모양새 보고 넋이 나감

자기가 조금만 착했더라면 연민을 느끼고 앞으로는 엮이지 않는 방향으로 편의를 봐주려고 노력을 하겠으나

채는 태어나길 도련님이라 잡은 것을 놓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음
간신히 균 어르고 달래서 자리에 앉히고 술 짠 해주면서 안주 먹이고~ 어쩌고 하는데 순순히 먹이는대로 먹고 따르는 대로 받고 하는 균

왜 캐붕이 왔냐면
이 남자에 한해서는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게 없다는 걸 알고 본능적으로 멘탈이 탈주해 버린겨

이성이 나가니까 취기도 쉽게 오르고
채군은 그거 보면서 생각만 골똘

🐍 저 있잖아요 균씨
🐈‍⬛ … 네
🐍 제가 싫진 않죠?

대답이 없길래 밀고 나가려는데

🐈‍⬛ 그렇게 안 웃으면 안돼요?
🐍 네?
🐈‍⬛ 얼굴….

하고 고개 푹 숙임
취했네
🐍 제 얼굴이 왜요?

이래도 한참 대답이 없어서

🐍 균씨?
🐈‍⬛ 얼굴.. 잘생겼으니까
🐈‍⬛ 좋아해요.. 형언씨 얼굴
난리났네 채군 머리가 마굿간
물론 씹탑이니만큼 티내진 않고

🐍 근데 제가 왜 싫어요?

하니까 또 대답도 안하고 바르작
지가 너무 몰아세우는 것 같아서 맞나.. 싶은데 저런 모습을 본 이상 가만히 있는게 정신적 고자 아닌가

내친김에 테이블에 올려져 있는 임군 손 잡아다 손으로 살짝씩 씀
몸 흠칫 떨더니 한참 고개도 못 들고 아래에 박고 있길래 균씨? 하고 보면

알코올이 사회악이다
눈물이 아롱아롱 맺히고 있음

예쁘겠지만요… 제대로 된 감상시간은 나중에 생길테니까 이유에 집중하자면

🐍 균ㅆ,
🐈‍⬛ 이래서 싫다고요
🐈‍⬛ 좋아해요
🐈‍⬛ 좋아하는데

🐈‍⬛ 인정하면 망치니까…
아아… 이제야 뭔가 알듯말듯한 채군

상대는 제 완식

오늘만큼 흐트러진 때가 없을 것
술에 취함 멘붕옴 솔직함 방금 고백함

그에 반해 채군 자신은

작가가 풀스윙으로 넣어준 다정공연상공의 버프를 온 몸으로 즐기고 계심

그러니 대답은 채군이 끌어갈 수밖에
🐍 나랑 만나고 싶어요?
🐈‍⬛ (… 끄덕임)
🐍 그럼 우리 진짜 말 나온 김에,
🐍 저도 균씨 좋거ㄷ,
🐈‍⬛ 그런데..
🐈‍⬛ 연애는 하기 싫어요.

저는 형언씨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형언씨랑 연애를 하면 제 일상도 감당이 안될 만큼 빠져들어서 통제를 못해요. 통제를 못하면 우울해지고, 그러기 싫어요
어쩐다

채군 생각함

이미 마음은 거의 쌍방인데
인정은 하기 싫대
근데 그럼 어떡해
이대로 보내?

으음 노노 아니지

시간을 오래 두고 가는 한이 있더라도
마음은 꼭 돌릴 거임
근데 지금은 사귈 수는 없고
유일하게 관계를 지속할 방법이
… 둘 다 성인이니까
🐍 그러면..
🐍 사귀는 것만.. 안하고 싶으면

디엣 해볼래요? 라는 말이 안 나와
뭔가 자기한테 좋아 죽겠다는 애 이용해서 염치없는 짓 하는 것 같아서

🐍 ….
🐈‍⬛ ….

그런데 알코올이 무슨 묘약이라도 되는지 임군이 하는 말
🐈‍⬛ 저랑 한번 자볼래요?
🐍
🐈‍⬛ 성인이니까.. 궁금하고.. 좋아하니까

아… 이제야 갈피가 잡힐 것 같다
파트너? 그까짓 거 해주지 뭐
실 맞대는데 마음까지 못 맞대겠나
색스하고 다음날에 같이 일어나서 아침 먹이고 잘 들어갔냐고 문자하고..

그런 식으로 넓혀가면 되는거지
🐍 (결말 알면서 먼저 말하는 거 보면)
🐍 (… 시간 문제네)

형언이 못말리겠다는 듯 활짝 웃어
나중에는 숫제 손에 얼굴을 파묻음

그 와중에도 자신의 표정 입꼬리 하나하나에 별처럼 와서 박히는 눈길을 느끼면서 여전히 얼굴을 가린채로 말해

🐍 … 좋아요,

오늘부터 할까요?
나갈까?
🐈‍⬛ 으, 읏, 아!
🐍 아파?
🐈‍⬛ 헉, ㅇ, 잠시, 윽,

형언이 손으로 임의 배를 한번 씀
금새 하얀 액이 묻어나오고

🐈‍⬛ 으… 후.. 아…
🐍 갔네.
🐈‍⬛ 움직이, 움직이지, 흑,

그러니까… 이게 지금 어떻게 된거냐면
🐍 나갈까?

라는 말에 임은 아무 대답도 없었음
그래도 형언은 참을성있게 기다리고

잠시 침묵 후에 임이 일어남

🐍 약속은 다음에 잡아?
🐈‍⬛ 따라와요.

일어나 어딘가로 앞장을 서려는 챵균의 팔을 형언이 붙들어

🐍 아니,
🐈‍⬛ ….
🐍 나 따라와. Image
따라가면서 챵균은 생각해

🐈‍⬛ (또 말린다… )

형언이 익숙하게 택시를 잡아서 그날 챵균이 도망갔던 그 호텔로 이동했을 때도

🐈‍⬛ (제안은 내가 먼저 했는데)
가는 길에 체크인이라도 미리 했는지 바로 엘리베이터로 그를 인도하는 형언을 보면서 약간의 허무함도 느껴지고

🐈‍⬛ (이 사람은 자연스럽네)
🐈‍⬛ (나는 몇번째지)

바로 방에 들어가 키스를 할 때도 머릿속은 온통

🐈‍⬛ (지금까지 이 사람이랑 잔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
적어도 자기가 처음은 아닌 건 확실하니까… 아니 상관 없음 자기도 다른 사람들이랑 안 자본 건 아니니까

근데

🐈‍⬛ .. 잠시만,

🐍 ?

물어보지 않고서는 못 견디겠음

🐈‍⬛ 나는 몇번째예요?
채군 질문 듣고 멈칫하지

당연히 첫번째는 아니야
한.. 여섯번째?
제 능력이나 얼굴에 비하면 그래도 나름 좀 자제해서 논 것 같은데 그걸 사실대로 말하면 얘가 또 어떻게 삐질지 모르니까

🐍 몇번째였으면 해?

주제 돌리면서 다시 입술 맞붙임
챵균은 그 대답 듣자마자

🐈‍⬛ (한두명이 아니었구나)

하고 직감하는데

그때 그럼 그 사람들이랑 이런 식으로 방 잡고 색스했을 거 아냐 지금 이렇게 스무스하게 방 잡고 올라온 것도 다 전 파트너들한테서 배워온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키스를 끝내자마자 채를 밀어내

🐈‍⬛ 앞으로 키스는…
🐍 ?
🐈‍⬛ 키스는 안할래요

어떤 식으로든 채의 전 파트너들과 똑같아지고 싶지 않기도 하고, 그건 진짜 연인들이나 하는 짓이니까

무엇보다도

키스까지 하면

나중에 오늘을 떠올릴 때 더 후회할 것 같아서 그랬음
형언은 고개를 갸우뚱

챵균의 생각을 모르는 건 아닌데
그래봤자 자기가 녹여먹을 거거든
근데 저정도로 경계심이 많다니

보통 사람들은 저러면
어후.. 보스몹이네 하면서 지나가겠지만

채는…
저게 허물어지면 얼마나 짜릿할지부터 상상합니다…
어차피 녹여먹을테니까 뭐

🐍 알겠어
🐈‍⬛…
🐍 근데,

제 허리에 둘러지는 팔이랑 곧 밀착되는 하체에 맞닿은 열기를 느낀 균의 몸이 형언의 품 안에서 티나게 굳어감

🐍 그거 생각할 정신이 있어?
키스만 안한다뿐이지
볼에 뽀뽀하고 눈코에 뽀뽀 비처럼 퍼부어주고 귀깨물고 핥고 목 물고

딱히 처음하는 관계에서 빡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성심성의껏 녹여주는 채

균 입장에서 쏟아지는 애무에 간신히 정신 차려보면 이미 다 벗겨져 있고 드로즈는 발목에나 간신히 걸쳐있음
🐍 다리 벌려봐

벌린다고 벌려주긴 하는데 당사자인 본인도 이게 맞나 싶은 어벙한 표정에 결국 채 약간 웃어버림

🐍 균, 정신 차려. 당신이 먼저 자고 싶다면서. 처음이야?
🐈‍⬛ ….

당연히 처음이 아닌 챵균 역시 입을 다물고 웃음을 띄우고 있던 형언의 미간이 약간 꿈틀댄 것 같은건 착각인가
🐈‍⬛ 앗,

형언이 챵균의 다리를 쓱 끌어서 제 어깨에 올리고 구멍에 손가락 하나를 쑥 집어넣음

🐈‍⬛ 아, 으….

챵균이랑은 처음 자는거면서 귀신같이 스팟을 잡아 찌르는 자극에 챵균이 약하게 우는 소리를 내
🐈‍⬛ 거기… 거기 별로,
🐍 좋나봐?

그 순간 빠져나가는 손가락의 허한 기분에 괜히 엉덩이 들썩이면서 아, 하는 탄식이 나오는데 쭈욱, 하면서 질척한 소리가 들려

곧 한 손은 제 성기를 감싸고 다른 한 손은 도로 제 구멍에 쑤셔박아지는 자극에 챵균은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맺히고
🐈‍⬛ 아, 잠시만, 흑, 으,

스팟은 꾹꾹 눌러지고 제 앞을 만져주는 형언의 손길은 다정하고도 집요해서 챵균은 허리만 비틀면서 거의 몸부림을 쳐

🐈‍⬛ 갈, 갈 것, 같, 으응,

엉덩이를 부르르 떠는 순간

🐈‍⬛ …?

모든 움직임이 멈춤
고개를 들어서 시선을 고정하면 ㅎㅎ 웃는 형언의 얼굴이 보여

🐈‍⬛ 이 무, 슨..?
🐍 가라앉았어?

생긋 웃는 형언의 손이 다시 움직이고 금세 차오르는 이뇨감에 챵균이 다시 허리를 휘면서 입만 뻐끔댈 때

또 멈춤

컴컨을 하고 있음

🐈‍⬛ 놔.. 줘…!
그렇게 쌀 것 같으면 멈추고, 앞 쥔 손 꽉 조여서 싸지도 못하게 만들고, 간신히 절정 직전에 흐으으.. 하고 숨 겨우 몰아쉬면 그제서야 또 천천히 움직여서 사람 미치게 하고

한 대여섯번 사정에 실패한 상태에서 챵균의 앞은 이미 프리컴으로 끈적함
보다못한 챵균이 몸을 일으켜서 제 앞을 쥔 형언의 손을 떼어내려고 하자마자 곧바로 뒤를 거칠게 쑤셔대는 손길에 곧장 다시 뒤로 무너지면서 머리만 젖힘

이제는 아예 제 앞을 꽉 쥐고 스팟이나 계속 찌르고 있음 가끔씩 애매하게 비켜 찔러서 입에서는 흐으.. 으응.. 하는 바람 빠지는 소리만
🐈‍⬛ 가고, 가고 싶은데..!
🐍 참아요.

아까는 반말쓰더니 침대에서는 또 존댓말인가, 하나부터 열까지 이상하고 신기한게 따로 없음 그런데 지금 문제는 지금 참다 못해 질금질금 나오고 있는 제 아래.. 게다가

딴생각한다고 더 움직여서 꼼짝없이 허벅지 경련하면서 가고 싶다고 엉엉
채군… 처음부터 이렇게 빡세게 할 생각 없었음 (작가도요) 그냥 임군이 너무 꼴리고… 지멋대로고… 어떻게든 손해 안보겠다고 눈알 도록도록 굴리는 꼴이 선연해서 분위기 타버린게… 여기까지 옴 ( 작가도요)

그냥 적당히 하고 넣으려고 했는데 컴컨을 너무 오래 해버렸고 결국에 눈물까지 봤는데
눈물을 본 순간

아랫배가 확 끓는 것 같음 너무 예뻐

바로 임 아래 잡은 손 확 놓아버리고 아래에 줄곧 스팟만 찔러주던 손가락도 빼고

챵균이 부들대면서 그제서야 질금질금 사정액 내뱉으면서 아, 하는 우는 소리 제대로 내면 바로 콘돔 씌우고 끝까지 박아넣음
짖궂은 생각이 들어서 박는 즉시 애매하게 꺼덕이던 챵균 앞 꽉 쥐어버리는 형언

🐈‍⬛ ….!…!…!!

가긴 갔는데 싸지도 못하고.. 미친듯이 매트리스 이불보나 부여잡는 챵균임
이제는 차라리 안 놓았으면 좋겠음 놓는 순간 뭐가 나올지 자기도 모르겠어서

눈물 뚝뚝 떨어지면 형언은 또 울지말라고 눈가에 뽀뽀 쪽

다정공은
라체 소신 발언
허리 위까지만 다정하면 된다
허리 위까지만
하체는 내 알 바 아님

그리고 채군은 ‘다정공’ 이다
입으로는 울지 말라고 속삭이고 눈가에 뽀뽀해주면서 손으로는 귀 쓰다듬고 목에 뽀뽀하고 하는데

이미 허리 아래로는 자비가 없음

한 손으로는 꾸준히 챵균 앞 잡은 상태에서 챵균이 제일 느꼈던 부분만 허릿짓하면서 비비듯이 박아줌

언제 뗄 건데
나도 몰라… 본인 꼴리면
챵균이 울다 못해 형, 형 제발요, 읏, 가고 싶, 히익, 아! 하는 순간 손을 그냥 놓아줬는데 결국 제 손에 아무것도 안 묻어나옴

챵균은 분명히 허리 휘고 아무 말도 못하고 부들부들 떨고 있는데

가긴 간건가? 하고 숨소리만 들리는 챵균 앞 다시 감아쥐면 아, 방금 갔는데..! 하는 울음소리 들림
갔다고? 아무것도 안 나왔는데? 하면서 뜨거운 앞 쥐어서 천천히 쓸어 올리면 형, 형언, 하면서 그예 또 꺽꺽대는 소리 들림

잠시 허릿짓 멈추고 아래 고환부터 포함해서 천천히 자극시켜 주면 그제야 배 엉망으로 굳어지면서 질금질금 하얀 액 나옴

균은.. 그거 한번 쌌다고 힘 빠져서 늘어져있고
근데 채 오늘 장어먹고 옴
내가 그렇게 정함
장어고 오미자고 어쩌고 스태미나 ♾

이제 끝인가… 하고 간신히 가슴이나 들먹이고 있는 임군 안아서 간단히 돌려눕히고 아직까지 뻐끔대는 구멍 손으로 벌려봐

🐍 그런데, 균씨…
🐍 몇살이야?
그걸 이제 물어보냐

균.. 정신 하나도 없고 그냥

🐈‍⬛ 대학 2학년…
🐍 (어 나도 2학년인데)
🐈‍⬛ 근데 스물 하나.. 조졸해서

거기에서 채 다시 이성 회복
동갑이면 제가 리드하는 맛이 없잖아 연하라니 너무 완벽함

🐍 내가 형이네
🐍 균, 이름 알려줘
근데 간신히 한번 가고 (원래는 한 세네번 쌌겠는데 채가 컴컨에 꽂혀서 드라이로 한번 가고 막판에 겨우 쌓인 거 뱉어낸 거) 다 풀어져서 순순히 나이 오픈한 균… 당연히 이름까지 알려줄 줄 알았는데

완전 또박또박하게

🐈‍⬛ 이름은.. 싫은데요.
🐍


채 빵긋.. 웃음
이쯤 와서는 이게 공주웃음이 아니라 또 뭣같은 씹탑짓 벌일때 나오는 웃음이라는 걸 알아줘야 하는데

임군이 또 막판에 털 세우고 도망갈라고 하는 상태라 (그냥 이름 안 밝히겠다는 건데 과대해석 지림) 심기가 약간 불편해진 상태
🐍 너무하네…
🐍 나는 알려줬잖아
🐍 섭섭하네. 키스도 안돼, 이름도 안돼.

그런데 하나도 안 섭섭해보이는 얼굴이지만 뒤로 눕혀진 임군의 시야에는 배개만 들어오고요

🐍 그렇게 하나하나 감추다가
🐍 또.. 그때처럼
🐍 도망갈거야?

바로 골반 붙잡고 끝까지 밀어넣음
다리 모아진 상태에서 뒤로 박히니까

간신히 한번 가서 예민해질대로 예민해진 앞은 채가 움직일 때마다 매트리스에 비벼져서 애매한 흥분을 넘어서서 이제 좀 쓰리기 시작하는데

채는 멈출 기믹이 없어보임

🐈‍⬛ 형, 으, 앞이, 쓸ㄹ, 헉!

그 말 하자마자 채가 앞 쓸어안고 일으켜 세웠거든
이렇게 깊게 들어올 줄은 몰랐지 지금까지 박히던 것보다 깊게 비벼지는 자극에 임 앞으로 나가서 어떻게든 좀 빼보겠다고 엉금엉금…

웬일로 채가 가만 냅두나 했더니
임이 거의 뺄 때까지 아무 말 안해서 아 끝나나보당.. 싶을때 발목 잡고 끌어와서 바로 쾅 박아버림 얘가 제일 악질임
이쯤에서 침대에서 채군의 캐해를 약간 정립할 필요가 있겠음

얼굴이 착해요
상체는 다정해요
허리 아래로는 안다정
근데 정신머리가
애매하게… 핀트가 나간듯

굳이굳이 냅둬서 균이 안심.. 하려는 찰나 다시 끌고 오면서 안도했던 몸에 힘이 들어가고 울음소리 터지는 걸 꼴려하는 모양임
균은 또 엉엉 울고 채가 자기한테 반존대를 하든 멋대로 섞어서 쓰든 그런거 하나 이제 귀에 안 들어오고 살겠다는 본능으로 형, 그만, 흐윽, 그만할래요, 놔주세요, 앗, 히익, 아! 하면서 고분고분해지는데

채… 집착기가 돋아서

🐍 이름.

딱 두글자 싸가지없이 던지고 허릿짓 계속함
이쯤에서 균의 심정을 알아보자면

자기가 먼저 자자고 했는데
너무 능숙해보여서 꼴받음
어차피 연애는 안할거라 미리미리 선그음
거기에 눈돌아가서 이렇게 괴롭힐 줄은 몰랐지만 그래도 자기 기준 정당한 행동인데

그런데 속궁합이 그렇게 잘 맞는지 손길 하나하나 너무 자기가 느껴서 탈임
채가 여러번 못 가게 할때마다 허벅지 경련해가면서 우는 소리 하고 정신도 아찔했지만.. 그럴 때마다 울지 말라고 뽀뽀해주는 채의 (간헐적) 다정함이 좋고

힘 빠지면 잠깐 멈춰주는 그 애매한 배려도(채는 엄연히 애태울 작정으로 하는 짓인데) .. 괜찮

그냥 얼굴이 좋으니까 넘어가주는 듯
근데 이제 현실이지

생리적으로 터진 눈물인데 이제는 숫제 그냥 눈가가 따끔따끔함 아래는 감각도 없고 무슨 봉 같은게 제 배에서 들락날락 하는 것 같은데 뭉뚝한 쾌감이 계속 묻어나와

화장실 가고 싶어
물도 안 마셨는데

🐈‍⬛ 나, 잠깐,
🐍 이름.

안보내줌
싸이코
할 수 없이 말해줘야 하겠지만
내가 그러기 싫은걸.. 더 반항해야만

이쯤에서 지도 꼴받음 채는 지 맘대로잖아 그깟 이름 안 알려줬다고 지금이 몇시야 장장 두시간은 물고빨고 지맘대로 컴컨하고 한 것 같은데
그래도 화장실은 가겠다고 뒤로 잡힌 두 팔 힘껏 뒤채면서 버둥대면 까불지 말라는 듯 바로 스팟 강하게 쳐올리는데 솔직히 그때마다 위험함

🐈‍⬛ 흐윽, 윽, 읏, 아,
🐍 ….

이름까지 말해주면 이제 이 뱀같은 인간한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__^) 말릴 것 같아서 말은 안하고
끝까지 빠져나가겠다고 버둥대는.. 임군 보면서 채군은 무슨 생각을 하냐면

🐍 (실컷 형이라고 부르고 찔러주는 대로 몸 비틀고 울어대면서 왜 이런데에만 날을 세우지? 색스하는 사이에 이름도 몰라?)
🐍 (… 뭘 자꾸 어딜 가려고…)

여기에서 되짚어보는 채군의 ptsd
???: 이민역씨랑 친하세요? 그럼 그 분 통해서 연락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민첩한 하루 되시고요

끝말은 안했지만 그때 처음으로 퇴짜맞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그런데 지금 제 앞의 임도 가려고 하잖아
뭔가 마음에서 확 치밀어 올라서
목소리 촥 깔고

🐍 어딜 자꾸 가.

손이 들어올려지는데

🐍 또 이런거 안 하고 싶다 하고 도망가려고? 그날처럼.

자기 것 간신히 받아내고 있던 챵균 엉덩이에 제 손으로 스팽킹…
한 손으로는 임 골반 잡고 원래 임 못 가게 앞 막고 있던 손 빼서 임 엉덩이 때린 거라서 자연스럽게.. 앞은 자유로워지고요

임 갑자기 들어온 자극에 정지
잠시 아무 소리도 안 들리다가

하으, 윽, 으으…! 하는 반 울음앙탈 소리 내면서 천천히 앞으로 쓰러져서 얼굴 박아

무릎이 지진처럼 떨려
….

형언도.. 말을 멈춤

엉덩이 맞고 간 건가..

확인차 손으로 앞 쓸어보면 다리 모으면서 고개 도리도리 하고… 드러난 등은 떨리고

🐍 균아…
🐈‍⬛ 하으.. 허억.. 으…

🐍 간거야? 어떡해..

너무 … 최고다…
미안하다 형언아…
짜여지지 않은 플롯이 이렇게 무섭다..
분명 다정공이었는데 에스엠또라이로 만들어버렸다… 너른 양해를 바랍니다

아무 말도 못하는 균.. 뒤집어서 품에 안고 얼굴 마주보려고 노력하는데 (안 뺌ㅋㅋ) 될리가요 가열차게 눈 피해주심

삐졌거나..

🐍 부끄러워? ㅎ
균 시점

꼴사납게 맞으면서 감
그런 걸로 오해받기 싫음
순전히 타이밍의 문제였음
그냥 가기 직전에 맞아서 찔끔 나온게 사정이 되고 절정이 되고 어쩌고

그런데 지금 반짝이는 형언의 눈을 보니까… 진짜 심각하게 오해당할 것 같음.. 한마디로 좆됨사이렌이 울렸다는 거다
처음부터 마음에 안들었음

얼굴 좀 반반하다고 마음대로 제 인생에 끼어들고 (사실 채는 그냥 지박령 그 급이었는데 굳이 강령해서 불러낸 거 본인이심)

능숙한 티 내는 것도 싫고 (음)

오해받게 만드는 것도 싫고

제일.. 짜증나는건

이마저도 좋다.. 라고 느끼게 되는
본인 가슴 속의 자아..
잘한다 게이들아 사랑을 해라

근데 얘네 이어지면 벌써 끝나고 더 못 재우고 좀 그렇거든요

1) 이래도 좋네…
2) 이래도 좋네..(씨발)

이 두개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이제는 후자를 선택해야만 제가..

균의 스탠스는
다 좋은데 저 얼굴이 문제다
부끄럽냐고 어룽어룽 놀리는 형언 몇번 무시하고 거친 숨이나 고르니까 역시 형언 호락호락하지 않다

대답 안해? 하고 이제는 지쳐서 서지도 않는 임 성기 잡고 몇번 흔들어서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임, 흐읏, 챵균, 챵균이라고 씨발… 이라고 말했는데

🐍 이름이 임챵균씨발이야?
🐍 제대로 말해
렉카도 그정도 날조는 안하겠다

몇번 흔들리다가 힘 다 빠진 손으로 형언 떼밀면서 임, 챵균, 챵균이라고…! 간신히 내뱉을 때까지 꼼짝없이 대딸당함

나오지도 않는데 끝부분만 저릿하게 해놓고 이름 듣고 나니까 빵긋 웃으면서 너무 예쁘다.. 하는 채

얼굴 보고 더 못 깝치는 임군
형언이 안는 대로 가만히 안겨있음… 더 이상은 안 하겠다 약속도 했고

안아주니까 좋고… 몸 좀 추스르고 보니까 진짜 좋긴 좋고… 근데 다행이다 사랑은 아닌 것 같다 그냥 얼굴 보면 빡치는 기분?

(우리가 몬군들 좋아할때랑 비슷한 느낌인 것 같은데)

그렇게 안심하니까 몸이 풀어지고요
임군이 거의 잠들락말락한 상태라는 걸 확인한 채군… 도망갈 염려는 안해도 (진짜 상처였나봄) 된다고 생각하고 임군 씻길 따듯한 물 미리 욕조에 받아놓으려고 선잠든 임군 잠시 떼어놓고 화장실로 들어가서 본인은 먼저 간단하게 몸이라도 씻을 듯
물소리에 정신 약간 든 임군

저기 그림자로 어른거리는거 보니까 형언은 먼저 씻고 있는 것 같고, 그럼 자기는 혼자고… 당연히 나가려고 하는데

장장 세시간을 시달린 몸이 움직이질 않아.. 근데 더 있다간 자다가 깨서까지 색스할 것 같아서.. 최후의 백업수단을 쓰기로 함
최후의 백업수단이요?

시간 보니까 1:15AM
약간 걱정했지만.. 전화는 바로 연결됨

🍯 어어 챵균아~
🐈‍⬛ 어 형,..
🍯 챵균아 너 목소리가 왜그래?

세시간 동안 울었으니까요..

🐈‍⬛ .. 방금 전까지 자서

틀린 거 아님

자다
1) (잠을) 자다
2) 색스를 하다
채군이 언제 나올지도 모르겠고
진짜 나와서 다시 덮칠지도 모르고
오늘 안에 이 호텔에서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잠시 망설이다 말해

🐈‍⬛ 형
🐈‍⬛ 내가.. 내일.. 그니까 오늘
🍯 어어 챵균아 오늘
🐈‍⬛ 일곱시까지 카톡 없거나.. 변화 없으면..

… 꼭 전화해줘. 꼭.
사실대로 말할 순 없지

개잘생긴 학점메두사와 방금 전까지 색스를 했는데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데 쟤는 기가 안 죽어서 밤새 내내 2차전을 할 가능성도 있는데 적어도 빠져 나가려면 그리 멀지 않은 시간에 타인의 개입이 필요해서 그래 주언형 도와줄거지

이러기엔 시간이 없음
생각해보니 아침 일곱시도 너무 길어

어차피 채군 곧 나올텐데
일은 바로 벌어지지 않나

🐈‍⬛ .. 아니다 형 몇시에 자 오늘?
🍯 과제 때문에… 마감이라 네시?
🐈‍⬛ 세시까지 연락 없으면 꼭 문자해줘 전화나 .. 부탁할게

주언의 승낙까지 받아내니까 진짜로 긴장이 풀려서 바로 기절하는 균
씻고 욕조에 온도 잘 맞춰서 물까지 받아놓은 채군이 나오면 시간은 1:26AM

균은… 기절… 죽은거 아닌가 하고 코 밑에 손가락 대고 있었음 형언은

너무 곤히 잠들어서 깨워서 물에 담구면 짜증낼 것 같아서 물수건 따듯하게 데워서 간단하게 몸만 닦아줌
지극정성으로 몸 닦아주고 이불 덮어주고 시계를 보면 혼자 새벽 2:41 AM

자고 있는 임군 옆에 누우려고 하다가 민역이는 뭐 하고 있으려나.. 생각 든 채군

폰 들어서 만지작

🐸 야
🐸 자냐?
답은 없음

자나보지
하긴 새벽 세시 넘어가는데..

근데 뭔가 이 감정을 나누고 싶은데 깨어있는 사람이 없나.. 싶은거임

비록 작가의 실수로 인해 침대싸이코가 되었지만 그래도 채군도 심장이 있음
이상형이 나랑 연애 안하겠대 근데 색스는 하쟤서 했는데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아 이거 맞는 거냐 이민역아 니라면 어쩔래

이런 말을 하고 싶은데
이민역 분명히 썸붕난건지 내내 우울모드라서 말하기에도 좀.. 눈치 보이고.. 그런데 나눌 사람이 이민역밖에 없고

혹시.. 하면서 기다리다 세시 종 침
칼같은 주언군 바로 전화 한번 걸어주심

챵균 폰 화면에 갑자기 뭔가 번쩍거리길래 뭐야, 하고 쳐다보던 채군 표정 굳힘

이주언 형

그때 그 번호잖아
임군이 폰 잃어버렸을때 새벽 3시까지 전화오던 그 폰 번호 주인.. 자기 보이스피싱 취급하던 그 찬송가 원허닛맨…
….? 하면서 보자니까 전화는 금방 끊기고 아무것도 모르는 이주언군은 새벽에 자기가 전화해줄 일이 뭐가 있나 고민하다가 아.. 균이가 난처한 상황에 놓였구나.. 까지 짐작해주다가 (틀린 말은 아님) 도와준다고 연기 절반 얹어서 문자를 보낸다는 게

균아
나와
얘기 좀 하자
진지하게
본인은 … 보내놓고 뿌듯해하심

큰일 있는 것처럼 보내놨으니까 이거 핑계삼아서 균이가 빠져나올 수 있겠지

하면서

그게 아닌데…

잠금 화면 미리보기로 내용 읽은 채군 표정만 묘하게 굳어가는 거지
이것까지 할 생각은 없었는데… 한숨 푹 쉬던 채군 제 옆에서 기절한 임군 손가락 들어서 임군 폰에 지문 인식해서 잠금 풀어버림

그리고 주언이 보낸 문자를 보는데 분위기만 보면 고백하기 일보직전

통화목록에서 자기가 샤워할 시간 동안 주언이 형이랑 전화 했다는 것까지 발견하고 표정 싸해짐
그래 내 실책이다
나한테만 예뻐보일 리가 없지…

생각하려고 하는데 화는 나고

균 카톡 들어가서
뭔가 토독토독 두드리고 도로 내려놓음

자고 있는 균 이마에 뽀뽀 한번 하고
자기도 옆에 누워서 균 껴안음
잡았다고 생각하면 빠져나가고
좋아 죽겠다는 얼굴이면서
말은 늘 부정형이야…

그럼 제가 다가가줘야지
옆에 두고 붙들어야지

균의 화면이 서서히 꺼지기 직전
본인이 손대놓은 균의 프로필이 번쩍여

[D+1 ❤️]
우리 연애해요

차가운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이제 시작인 것 같아
다음날 눈 뜬 균… 지난 밤 새벽 3시에 제 카톡 프로필에 뭐가 올라왔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채군 품에 안겨서 눈 뜨심

균은 한시에 자고 채군은 새벽 세시에 잤는데 당연히 채군이 늦잠을 잘 수 있지

근데…

🐈‍⬛ (얼굴봐라… )

어제 시달린 건 까맣게 날라갔는지 균.. 채군 얼굴 탐색 시작함
허리는 아파서 움직이지도 못하겠고.. 간신히 상반신 겨우 일으켜 세워서 채군 얼굴 뜯어보기 시작하는데

뭘 해도 채군은 균에게 제 인생을 좆되게 할 구원자였고 잘생겼다는 묘사는 진행을 위해 과감히 생략하도록 하겠음

히데코균.. 그만의 아기숙희 구경하다 채군이 잠에서 깬지도 모름
채군 시점

눈 뜨니까 관찰당하는 중

그냥 빤히.. 모드임 가만두다간 얼굴 뚫리겠음 가만히 눈 감고 느끼자니 진짜 제 얼굴을 좋아해서 연애가 싫다고 하는 것 같고

연애가… 싫다고…

생각해보니약간억울해지기시작함

좋으면 사귀면 되는거 아닌가
근데 밀어붙이자니 도망갈 것 같고…색스라도 할 수 있는것에 감사해야 하나… 그런데

생각해보니 자기가 어제 너무 괴롭힌 것 같음(그걸 이제야) 괜히 그것때문에 곤란해서 파트너도 그만합시다 이러고 떠나면

상상하는 순간 또 싸해져서

바로 사냥하듯이 임 끌어안고 제 품 속으로 파묻는 채군
🐈‍⬛ …!
🐍 일어났어?
🐈‍⬛ 아까…

대답은 또 고분고분 잘함

🐍 어제.. 괜찮았어?

채의 손이 슬금슬금 뒷골 쪽으로 다가가니까 균.. 몸 뒤채면서 약간 숨소리 냄.. 채는 그걸로 더 꼴리는데

🐍 좋았어?
🐈‍⬛….
🐍 씻으러 갈까?
균… 어제 시달리고 아침부터 채 얼굴 뜯어보면서 미남 테라피 한 죄로 폰도 못보고 (어차피 실질적으로 연락올거 기연이랑 주언이밖에 없지만) (주언이는 자고 있고 기연이는 민역이한테 편지 쓰느라 바쁘고)

고대로 채한테 달랑~. 들려서 욕실 입성
욕실에서 한번 더 붙어먹으면 좋겠지만 채 지금 늦은 반성 + A/S 모드라서 지금 균 혹사시키면 색파라도 끊길까봐 지금 정성으로 모시겠습니다 고객님 무드라서

어찌저찌 물 잘 받아서 균 넣어주고.. 혼자 시간 보내라고 문 닫고 나가주면서 (센스만점) 벙- 한 균 볼에 뽀뽀까지 성공하심
채에게서 뜯어볼 수 있는 다정집착광공의 미학..

1) 수의 모든것을 사랑합니다
1-1) … 그의 사생활까지요

2) 언제나 수를 존중해줄 것
2-1) 그러나.. 본인의 결에 맞을때만

균을 혼자 내버려둔 것은
Chill… 을 존중해준게 아니라
나름.. 속셈이 있어서
이름이 임챵균이랬고
대학 2학년인데 조졸해서 21
조졸이면.. 과학고네

보통 사람들은 똑똑하네 하겠지만

채군은… 전국단위 과학고 중에서 임군 모교 찾을 생각부터 한다

물어보면 될텐데..
그냥.. 그런 맛이 있잖아요..
른 모르게 둘둘 휘감는 맛..
아무것도 모르는 임군

채가 받아준 뜨신 물에 무릎 모아세우고 앉아서 어제 일 생각하다 참을 수 없이 수치스러우면 수면 찰박찰박 때리고… 물 만난 괭이짓 반복하다가

🐈‍⬛ 다음이 있나…?

생각함
사실 균아 너만 오케이 하면 다 돼
그러나 균이 단단히 오해하는 것 하나

오마이갓마이리틀아도니스이즈히얼 << 의 의인화 그 자체인 채군이 [나로 만족할 리 없다] 라는 생각
자낮수가 아니라 그냥 기생오래비(통속적으로 차별•저속한 발언임을 알지만 실감나는 묘사를 위해 사용하였으며 경각심을 가지고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뺨치는 채군의 외모에 대한 편견

저 난봉틱한 외모의 소유자라면

한번 따먹고 버릴 것 같다..?

채군.. 먹버지망생으로 의심받는 중 ㅠㅠ
균이 그런 회로 굴릴 동안 채군은 균 몸 씻고 나오면 아침 뭐 먹일지부터 생각하는데 뭔가 좀 꼬일 것 같아요 그죠?

돈워리

균 하도 안 나오길래 채군 노크하고 들어갔는데 균 무릎에 머리 콩 박고 졸고 있음 어제 진짜 어지간히 힘들었나봄
채는 그걸 보면 또 귀여워 죽겠고… 그냥 확 집어다가 제 집에 놓아두고 싶고.. 그러지만 일단 이 연하가 자기한테 겁 안먹게 하는게 중요하니까 잰틀하게 균 톡톡 쳐서 깨움

🐈‍⬛ 응…
🐍 피곤해애?
🐈‍⬛ 조금..

균.. 무대뽀다

🐈‍⬛ 근데..
🐈‍⬛ 다음에도 이렇게 할거야?
여기서 균의 른점수를 찾아보자

응… 하고 늘려말하기
눈도 못뜨는 개피곤한 상태지만 채의 말에는 꼬박꼬박 반응해주는거 가산점

근데.. 하면서 시선집중
다음에도 이렇게 할거야? 라는 발언에서 당연하게도 다음을 의도한 것과 이렇게 라는 발언에서 어젯밤을 떠올리게 하는..

So foxy…만점
채 순간 머리가 어질함

다른 사람들이랑 잤을 때도 저랬나?

미안하다 균아 내 생각이 바뀌었다

채군 일단 균 안아올려서 몸에 물도 안 닦은 상태에서 침대에 내려놓음

🐈‍⬛ 물기..
🐍 .. 괜찮아.

.. 괜찮아
나중에 다시 한번 닦을 거니까
미안!! 댕햄 나올때도 됐잖아!

그러니까 이민역은 그때 유리창이랑 사랑과 영혼 찍으면서 반쯤 죽어있었고 기연이는 처음으로 이민역한테 거부당한 이후로 각성해서 편지 쓰겠다고 자취방에서 편지지 꺼내놓고 말 고심하는 중
편지지 펴놓고 보니까 뭐라고 말하지… 유군 머리 감싸쥠

🐹 민.. 역.. 아, 안.. 녕..

까지 쓰다가 펜 던짐
인삿말이 대수냐?

전해준다 해도 걔가 이거 안 열어보면 어떡함 막말로 이 화해를 받아주지 않으면 향후 7년간 불운에 시달리게 됩니다 하고 행운의 편지 드립을 칠 수도 없고
그래도 일단 끄적이면서 써보긴 함

민역아 난데 유기연
너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 생각 없이 대했던 건 분명한 내 실책이 맞아. 그때 네가 번호를 달라고 했을 때 내가 번호를 주면서 분명히 네 성향을 자각이라도 했을 텐데… 어쩌고 하면서 구구절절 적어보는데

울리는 전화
민역이겠니?

화면 확인한 유군 얼굴 약간 찌푸림

그치.. 이민역이 연락할 리 없지.. 당연한건데.. 날 보는게 편할 리가 없잖아..

그 생각 하니까 기분은 더 나빠지고

조금 더 애매해진 기분으로 전화받음

🐹 네 엄마
👩‍🦱 어 기연아 선자리 어땠어~?
🐹 어 ㅎ 아~ (벌써 들었나?)
👩‍🦱 권사님 따님 인기 많아~ 니가 튕긴다고 튕겨질 아가씨가 아니야~

기연 침 꿀꺽 삼킴
🐹 … 엄마
👩‍🦱 응?
🐹 나… 잘 안됐어요,

🐹 마음이 안 가더라고요.
전화기에 약간의 침묵
그리고 바스락대는 소리

👨(여보 잠깐만 놔봐)
🐹(아빠도 듣고 계셨구나..)

아버님이 전화를 건네받으심

👨 선자리가 별로였다고?
🐹 네.. 좋은 분이긴 했는데,
👨 했는데?

🐹 …

아무 말도 못함
민역이 떠올라서요 할 순 없잖아
결국엔 관둔건데

이민역이 떠올라서 관둔거잖아

근데 자기도 모르겠는거지

여자분을 보던 순간 이민역이 떠올라서 그만뒀다는 건

1) 그 정도로 민역에게 정이 떨어졌다 / 상처를 입었다

2) 민역에게 다른 마음이 든다

둘 중에 갈피가 안 잡히는거야
침묵이 계속되니까 옆에서 어머님이 기연아 만나고 있는 여자라도 있니? 해서

진짜 아무것도 모르겠거든

🐹 그런 건 아닌데.. 비슷할지도 몰라요
🐹 신경이 쓰이는 사람이 있긴 해요

반 정도는 솔직하게 오픈함
🐹 아무튼, 선 안 봐도 괜찮

하면서 지금까지 제가 쓰던 편지를 내려다 보는데 지금까지 편지 하나 보내겠다고 몇장을 쓰고 찢고 한건지

난장판이 된 종이들을 보면서 뒷목에 저도 모르게 소름이 쫙 돋아

무슨 생각이 들었는데 인정하는 순간 이건 제 세계에서 어마어마한 탈선인 듯해서
그런데 어머님의 부드러운 음성이 기연을 수렁에서 끌어 올리는 것 같음

👩‍🦱 기연이 맘고생하는구나,
👩‍🦱 괜찮아, 괜찮아, 맘대로 해!
👩‍🦱 엄만 기연이가 행복하면 돼

찡.. 하지
전형적인 기독교 가정상에 맞춰서 엄격하지만 인자한 아버지와 언제나 온화한 어머니가 기연의 가정이었으니까
🐹 엄마…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지금 자기가 척추에서부터 타고 올라옴을 느끼는 이 애매한 죄의식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몰라서 일단 급하게 마무리를 해

🐹 내가 잠깐 바빠서요, 이따 다시,
👩‍🦱 그래~ 아들 사랑해~
🐹 고마워요 응원해줘서 ㅎㅎ

전화를 끊으려는 찰나
👩‍🦱 아들!!

종료 버튼을 누르려던 손이 멈추고

🐹 … 네?

👩‍🦱 이것만 말해줘~
🐹 …?
👩‍🦱 엄마는 아들 뜻 다 존중하고 도와줄 순 있는데, 알지?

👩‍🦱 교회 다니는 참~ 한 여자. 기연이가 그런 분만 데려오면 엄마는 뭐든지 해줄 수 있어. 기독교인은 기독교인끼리 만나야지.
아,

그제야 현실이 보이지

자취방에 엄마가 부득부득 걸어놓은 마리아상이랑 현관에 걸려있는 십자가 목걸이, 제 본가에는 아예 TV 위에 성경 말투 적어놓은 현판도 걸려있음

자기가 태어나서부터 둘러쌓인 종교
그리고 제 앞의 편지지들…

🐹 … 네,
🐹 알죠~ ㅎ 나중에 연락할게요
응 아들 사랑해~ 아빠도 사랑하신대!

하는 아무것도 모르는 부모님의 음성을 뒤로 하고 전화는 끊김

기연.. 아무 것도 못하고 편지들 내려다봄 지금 나한테 이민역이 뭔데 내가 지금 다섯장 버려가면서 구구절절 설명하고 화 풀라고 하고.. 그러지?
편지 한 장 집어서 읽어봐

사실 읽어볼 것도 없이 다 머릿속에서 자동재생임 카페에서 헤어진 이후로 계속 그 생각들만 했으니까

… 그러니까 나는 너가 게이라는 걸 알면서도 계속 연락을 했고, 사실은 정말 잘 알고 있었던 것 같아. 단순히 나한테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거라서 괜찮다고..
그게 문제가 아니다

방금 떠오른 생각을 놓치기 싫어서 편지지 하나 집어들고 줄도 안 따지고 휘갈겨

지금 이렇게 편지를 쓰는 이유도, 사실 따지고 보면 너랑 연락을 하자는 건데, 너랑 연락을 다시 하다 보면 결국 나도 그 끝을 아는 상태에서,

그러다 편지지 구겨서 던져

너는 남잔데!
이건 진짜 아닌 것 같은데

눈물도 나고 화도 나고 답답하고

보내지도 못할 만큼 줄 박박 그인 편지지에 펜 대고 그간의 쌓인 것들을 분출

내 주변 사람들은 다 게이 이상하게 보는데 나만 괜찮다고 생각해서 나한테 이런 시련이 오는 것 같고, 차라리 니가 여자였으면,

이것도 아닌 것 같은데
민역아 이건 주님의 벌일까?

그냥 너랑 가깝다가 떨어지는 거라 아쉬운 걸 남자인 몸으로 남자를 마음에 담는다는 걸로 착각하는게 아닐까?

엄마한테는 뭐라고 하지?

이제 와서 널 잡으려면 어쩌지?

그렇게 휘갈기고 보니까 편지지 한 세네장이 더 망가져 있고 거친 숨소리나 들림
내 세상은 이게 아닌데
네가 나를 바꾸는 것 같아서 무섭고 싫고 그런데 너는 놓치고 싶지 않아

[그냥 친구 하면 안돼?]

간신히 적으려다가 미친놈처럼 볼펜으로 줄 벅벅 그어서 그 밑에 받힌 종이까지 흠집 제대로 나게 만듬

이제와서 친구로 있다간 동요할 건 자기 자신이라서
당연하지

모태신앙 기독교가 얼마나 빡센데

좋은 부모님 아래에서 한번도 반항 안하고 유치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청년부 성실히 다니면서 찬송가 반주도 해주고 연락처의 절반 이상이 교회 식구들로 채워진다는 건 생각보다 많이 큰 의미

그걸 지금 자기 손으로 찌그러뜨릴 판임
그러니까 혼란도 오고

죄의식도 오고

기연의 신앙이 병적으로 집착하는 단계였으면 여기에서 속죄하겠다고 자진해서 교육원 들어갔을 듯 근데 다행히 그정도는 아니고 단순 유교유교기독헤테로라서

불안하다고 눈물까지 맺힘
편지도 이제 아니다

방금 엄마 말도 들었고 끝내야 할 관계라는 거 알지만 이대로 놓기엔

너무 불쌍해

그게 이민역의 버려진 순정일지 이대로 꼼짝없이 접혀버릴 제 마음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닥에 버려진 편지지 한번 보고 뭘 했다고 오후 여덟시 반 가리키고 있는 시계 한번

전화를 다섯시에 했는데 … 얼마나 자기 생각에 빠지면 세시간을 휘갈기면서 보내

바닥에서 글들이 떠올라

.. 민역아 나는,
… 너는 남자고, 나는 내 마음을…
너가 여자였다면…
.. 그러나 너를 놓치기엔
기연이 벌떡 일어나서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 저 글들을 피하겠다는 듯 피해서 그 생각들에서 벗어나려는 듯

현관으로까지 물러서다가 제 신발을 봐

정신도 없는 것처럼 어질러진 집안을 치우지도 않고 무작정 집을 떠나는 기연

발 가는대로 가다 보면 답이라도 생각나겠지 싶은 마음에
그 시점… 민역은 또.. 유리에 대고 무언가를 끄적이는 중… 단지 그 대상이 아파트의 유리창이 아니라 모비딕의 바 테이블 글라스라는 점이 달랐지만
바텐더 형이 말을 걸어

🐻 어우 미녀기 오늘은 마시지도 않네?
🐶 응…

술 마시지도 않고 주문도 안하고 그냥 그 테이블에 눌어붙어서 삶의 의욕을 잃었다는 듯 벅벅 긁고 있는 저 꼴… 일반 손님이면 적당히 가드들 불러서 내보냈을텐데

댕군이니까..

🐻 곧 아홉신데.
🐶 응 형 가야지 나.. 이제.

그래도 여전히 빌빌대는 댕군을 바텐더 혀누군이 안쓰럽게 쳐다봄

🐻 정신 차려라..
🐶 나 이제 내 식 없어졌어…
🐻 그래그래

혀누군은 기억하지 채도 한동안 제 식한테 연락 안온다고 내내 죽상이던거
그때 누가 채 찾는다길래 (댕이었지만) 씹탑조건들 듣고 채 찾아온 당사자였던 혀누군은.. 두 씹탑들의 연애사를 대충은 알아

채군은 그 이후로 좀 조용.. 한 거 보니까 뭐 잘 되고 있는 것 같고 (저 당시 균이랑 약속잡고 있었을걸) 근데 댕군 얘는.. 오히려 얘가 제일 빤질빤질 했는데 무슨 일이냐
얘는 그때 그 헤테로랑 연락한다고 신나서 저번에 나한테 자랑한 것 같은데…? 싶음 그리고 진짜임 당시 댕군 하루하루 자신감 황금알 낳는 오리처럼 적립하고 있었음

유기연이 오래 연락하는 사이로 지내겠답시고 자신감 엄청 필요하다고 오리 배를 갈라가서 자신감도 뺏기고 멘탈도 죽은 케이스라
🐻 민역이 너 혹시 그때 그 헤테로..

정답
뇌관 건드림

🐶 다신 헤테로 못 좋아할 것 같아 나..

그러면서 눈물 찔찔

혀누군.. 월급 받는 바텐더인데 이런 주사(취하진 않았지만) 들어주는 수당은 없단 말임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 너무 오래 있지 말고 가~
하고 다시 제 자리로
잔 뽀득뽀득 천으로 닦으면서 댕군 하는 거 보는 혀누군… 기가 팍 죽어서 몇일 사이에 바로 초췌해졌어 (어제 차였거든)

그 헤테로.. 민역이 취향이긴 하지.. 하면서 그때 그 소문의 여왕수 뉴비 (기연군) 얼굴 기억해봄

맹숭해가지고.. 이민역 맴을 찢어놓을 정도의 관록이 있었는진 몰랐는데
그 뵤한 헤테로한테 얼마나 데였으면 천하의 씹탑 이민역이 저러지.. 하면서 (어우 언제 퇴근하냐) 컵 닦고 있던 혀누군

짤랑 하는 도어벨 소리에 고개 듬 마지막 주문은 9시 반까지예요~ 하고 알려주려던 찰나 방금 전까지 상상하던 얼굴이랑 마주침

기연이 들어온 거야
모비딕에
🐻 어?

혀누가 놀라든 말든 기연 자체도 정신이 없어보임 자기가 여기 들어온 것 자체도 자각을 못하는 것 같고

제일.. 제일 큰 문제점…

반팔임…
이 한겨울에..
민역을 찾아갈 생각도 없었음 그냥 코트도 없이 마음이 너무 괴로워서 나와서 이리저리 떨면서 걸어다녔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도보 15분짜리 모비딕에 자기도 모르게 도달해 온거지

민역을 만난 곳이라는 건 알지만 민역이 7-9시에 거기에 무조건 있는다는 건 모르는 상태임
실내에 들어와서 정신이 드는데 익숙하다면 익숙한 거기 그 인테리어고… 몸이 온기에 풀리면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는데..

여기 오니까 진짜 이민역 생각나 자기가 무의식 중에도 이민역 생각해서 여기 온 것 같아서 마음이 더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음
그런데 몸이 따스한 실내에 적응하고 천천히 눈에 초점이 돌아오기 시작한 기연의 눈에 제일 처음으로 시선이 꽂아 박힌게

잔뜩 쭈그러들어서 유기연 생각하고 있는 (아직 유기연이고 뭐고 하나도 모르는) 이민역 뒷모습이면 어떡함
가서 뭘 놀래키고 할 것 없이

기연 바로 걸어감

민역 어깨 잡아서 눌러

놀라서 움찔하는 이민역 귀에다 대고 나직하게 돌아보지 마… 하고 말함

결과적으로 그 말을 하고 있는 제 목소리도 떨리고 있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하고 싶은데

한 마디도 못하겠다

나는 여기에 너를 보러 왔어
네가 있을지도 몰랐지만
편지를 쓰려고 했는데
사실 다 부질 없었던 것 같고

침묵

여전히 앞을 보고 있던 민역이 손을 올려서 제 어깨 위에 올려진 기연의 손 위에 얹어

🐶 .. 기다려 줄게.
🐹
🐶 준비 될 때까지
단순히 지금뿐만이 아니라
예전의 둘에 대해서 말하는 것 같아

단순히 기연의 삶을 바꾸기 위해서 민역이 치댔던 거라고 하지만

민역은 기다렸지
또 기다렸어
기다리지 않았다면 기연의 손길을 느끼자마자 뿌리치고 걸어나갔겠지

지금까지 기다려온 거야
기연이 준비가 될 때까지
기연은 고개를 들어서 천장을 봐

이게 맞는지 틀린 일인지도 모르겠어
그동안 늘 하느님께 물어서 한 점 부끄럼이 없을 일만 행하라는 교육만 받아왔는데

그럼 그 사람들은 이럴 때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에 답이 나오질 않아

넌 진짜 나를 바꾼다 민역아

이게 맞는 일인가?

🐹 .. 나 봐봐
천천히 민역을 마주보고 자신의 (한겨울반팔) 상태를 보고 천천히 커지는 눈도 봐
겨우 하루하고도 반나절 지났는데 뭐가 그렇게 애틋하고 저린지 모르겠음

저 쌍커풀 진짜 여럿 울리겠다

🐶 기연아 너 지금 이 상태로 여기,

더 이상 참다간 병 나겠다

🐹 민역아, 생각을 해봤는데 내가
나는 너를

남자인 내가 남자인 너를

유기연이 이민역이라는 ‘사람’을

🐹 좋아.. 하는 것 같아서,

속을 가득 채우던 마음을 뱉어내고 보니까 생각보다 허하고, 춥고, 죄를 짓는 것 같아 부끄럽다가도

황홀.. 하다.

🐹 좋아해.
🐶 …

그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오열이라도 할 줄 알았던 민역은 생각보다 담담한 반응이었음

뭔가를 가늠.. 하는 듯한

다시 열린 입에서 나온 말은 기연아 나도, 사랑해, 이런 게 아니라

🐶 기연… 밖이 추운데…

그래도 여전히 얼굴은 울망함
그제서야 기연도 제 몸을 내려다보면 반팔에 손발은 추워서 빨갛게 부어있고.. 볼도 차갑고 솔직히 (ㅋㅋ) 콧물도 났을 것 같음

거울을 보고 싶은데 보고 싶지 않은 본능적인 느낌이랄까

🐹 그… 아니 나는…
🐶 기연아 그런데,

🐶 나랑 연락 끊기기 싫어서 네가 착각한 걸수도 있지 않아?
아,

민역이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었음

🐶 네가 대답하는 오늘 이 시간부터..
🐶 나는 너 안놔줄거야.
🐶 그러니까 신중해야 해.

네 마음을 착각한 건 아닌지,

멀어지기 싫다는 마음을..

사랑으로 혼동한 건 아닌지.

그 말을 하는 민역의 모습이
마지막 희망을 내려놓은 사람처럼 보임 Image
기연도 잠시 침묵

아까 치우지도 않고 나온 자취방 바닥에 널린 편지지들에 일렁이던 제 마음들

민역아 나는 너랑 멀어지기 싫다
니가 차라리 여자였다면
분명히 나도 니가 게이인거 알고
나는 남자인데 남자인 널
이건 죄악
그런데 이거 아쉬움은 아니야
아닌 것 같아

이런 문장들로 범벅된
그런데 자기가 왜 여기에 왔겠어

의도도 하지 않았지만
제발로 민역의 홈에 온 거니까

민역에 대한 마음을 피하려고 산책을 나왔는데 민역이를 마주친 거니까

나도 어느 정도 이민역을…

🐹 착각.. 아닌 것 같은데,
🐶 기연아

🐶 나 얼만큼 좋아해?
🐹

🐶 … 그러니까.. 미안해, 그런데..

어줍잖게 받아줘서 니 인생까지 흔들고 싶진 않아… Image
어쨌든 보통이 아닌 쪽은 나고, 내가 일반인이었다면 너도 게이라고 지금 고백하지는 않았을 테니까, 기연아..

솔직히 나도 헤테로가 처음이라서 네가 지금 착각을 하는 건지 진짜 진심인건지 모르겠어 너를 의심하는 건 아니고, 나도 진짜 처음이라서..

그거 듣고 어느새 평정 찾은 기연 말하겠지
🐹 … 해보면 되잖아, 그러면

해보면 되잖아.

사랑하는 사이끼리 하는 거.
그거 듣고 이민역 눈빛이 착 가라앉음

🐶 넌 몰라, 진짜 아무것도 모를거야.
🐶 기연아 나는 니가 너무 소중해서

마음을 다치게 하고 싶지도 않지만 다른 쪽까지 다치게 만들고 싶진 않아.

그래도 괜찮다는 거야? Image
기연 대답도 안하고 성큼성큼 걸어나가

민역이 곧장 따라나와서 붙잡고

🐶 춥다고, 갈거야? 택시 잡아ㅈ,
🐹 … 봐,

🐹 잡으러 나오잖아.
🐶 ….
🐹 해보고 판단할게. 도와줘.
민역이 한참 기연을 바라보다가 핸드폰을 들고 뭐를 눌러

🐹 뭔데?
🐶 대리.
🐹 오호…

잠시 침묵
대리가 모는 민역의 차가 나오고
차 문을 열어주는 민역이야

🐶 @@ 호텔로 가주세요.

문을 닫고 조수석에 타려는 민역을 기연이 불러
🐹 민역아
🐶 응?
🐹 너 좀 전에 그 말,
🐶 뭐였지
🐹 마음을 다치게 하고 싶지도 않지만 다른 쪽까지 다치게 만들고 싶진 않아. 이거
🐹 다른 쪽은 뭔데?

아, 민역이 기연이 탄 뒷자석의 문을 닫아

틈 사이로 무슨 말이 들린 것 같아

🐶 몸.
체크인을 하고, 엘리베이터에 타서도 거리두기 중인 댕햄이들… 너네 오늘 자는데

기연이는 이제 현실로 다가오려니 기독교헤테로유교보수인생 최대 일탈을 저지르는 지금 상황에 살짝 후회 중이고

이민역은… 이민역은… 이거 헤테로 이거 괜찮은 건가… 하고 있음 아다랑은 안 자봤는데 하면서
키로 문 열고 더듬거려서 불 키면 한눈에도 비싸보이는 스위트룸의 멋진 전경

기연이 놀라서 뒤를 돌아보면 민역이 착잡한 표정으로 서 있어

🐶 그러니까, 그걸 하자는 건 아니고.. 처음은, 너는 처음이니까..

이것부터 하자,

성큼성큼 걸어와서 고개도 못 들고 유기연 꽉 껴안는 이민역
일단 안고 보니까… 이민역 향수냄새 좋고.. 유기연은 그런 생각만 하고 있는데 맞닿은 몸 사이로 이민역 심장소리가 엄청 크게 들림 edm 비트로 하트쉐이커 찍고 있음

지 미래는 모르고.. ㅋㅋ 귀엽다 하는 유군 지금 이민역 다시 볼 수 있다는 거에 긴장 풀렸거든
이민역 꽉 끌어안고 몸 토닥토닥해주는 유군 🐹 ㅋㅋㅋ 민역이 왜 이렇게 긴장했어

근데 이군… 원래 이렇게 말릴 타입 아님 눈 앞의 유기연은 제 이상형에 헤테로고 아다고.. 해서 애지중지 대할 뿐이지.. 실제 성격 누르고 손끝 하나 조심조심히 대하는데 이 유방댕 암것도 모르고 어그로 끄는 중
🐶 안는 건 괜찮아?
🐹 어어

🐶 그러면..
🐹 응..

하면서 유군 생각해봄
포옹 다음엔 뭐지?

옷 벗기는 거? 그건 너무 훅 가는데?
아.. 뽀뽀인가봐

눈치챌 것도 없이 이민역 얼굴이 바로 앞
볼을 감싸는 큰 손
천천히 들어오는 숨
유군 뽀뽀 처음임 … 아다라고

입술에 다른 판판한 따듯한게 눌리고 이민역이 내쉬는 숨이 제 숨에 빨려 들어오고.. 신기하다.. 하면서 전율이 이는 걸 자각하는 즉시 혀가 들어오고 있음

얼굴 살짝 찌푸리면서 잠시만, 하려는데 으응 하는 소리가 나와서 이상하다고 하얗게 질리는 유군
입술 떼고 뭔가 번드르한 느낌에 침이구나.. 생각은 하는데 생각보다 안 더러운 것 같아서 새롭고 어쩌고… 바닥 보고 있는데 이민역이 제 턱 살살 만지더니

🐶 다 괜찮아?
(죄송합니다 프//메를 보고 정신이 나가버려서)

🐹 아무래도 심장이, 좀 ,

🐶 마지막이야 기연아
🐶 그만둘래?
🐶 지금 말하면 나가도 돼.

🐶 그런데… 이제 이것까지 괜찮다고 하면, 진짜 그러면…

이제 내가 다 알아서 하는거야.
기연 아무 말도 안하고

침대 위로 올라감

🐹 난 여기까진 괜찮겠는데.

🐶 기연아.. 진심이야?

🐹 나 얼만큼 좋아해?

아까 제 말을 따라하는 투에 이민역 코웃음침 ㅋㅋ 그래 하겠다는데

🐶 대답은 들은 걸로 할게
🐹 흐, 으으…
🐶 다리 모으면 더 아파.

민역의 밑에 깔려서 다리를 벌리고 있는 기연의 아래에 민역의 손가락 두 마디 정도가 들락날락함

🐶 기분 어때?
🐹 그냥.. 좀.. 이상해..
헤테로가 다 그렇지 뭐.. 다 처음에는 느낌 안남.. 아까 일들 떠올리는 민역

호기롭게 괜찮다고 한 것과는 다르게 유군.. 옷 벗는 것도 부끄러워함 (편안한 감상을 위해 관장이랑 제모는 이미 준비된 상태라 치고) 간신히 어르고 달래서 옷 다 벗기고 보면 귀 새빨개져서 이불 곁눈질하고 있음
그런데 기껏 부끄러워 하는거 보니까 그동안 기를 쓰고 죽여놨던 천년의 욕정이 불타기 시작함… 님들의 이상형이 날 잡아 잡쇼 (상호 동의 100%) 상태로 있는데 요망하게 귀를 붉힌다?? 아무도 못참지

바로 유기연 눕혀서 다리 잡아 벌림
기연아 빨아봐, 하고 제 손가락 입에 물려놓고 제가 그 안에 무릎 꿇은 자세로 서서 다리 못 오므리게 고정까지 함

다른 손으로는 아까 매의 눈으로 본 젤 더듬거리고 있고.. 솔직히 침 가지고 윤활액 역할 쉽지 않음 게다가 개발하는 시점이면..

한번 찔러보고 천천히 주변 질금댐
🐶 이상해? 이상해?

하고 물어보면 간신히 부끄러워… 이런 대답이나 하고 앉았고 그 사이에 긴장 풀어주겠다고 뽀뽀 가볍게 하면 그 와중에 아는 거 있다고 유기연 본인부터가 입 벌려서 키스도 몇 번 함

근데 내가 보고 싶은 건

키스하다 스팟 찔려서 파드득대는 유
열심히 움직이던 혀 멈추고 잠시 후에 으흑, 으.. 신음 새어나오는데 민역군 이 시그널 놓치면 씹탑자리 반납해야만

바로 입술 떼고 이마에 뽀뽀 쪽 해주면서 기연이 여기가 좋아? 하면서 그 부분으로 밀고 들어가면.. 두 손으로 제 아래 쑤시는 이민역 손 멈추려고 기를 쓰는 유군
그치만… 기존쎄 이군 그런 거부의 몸짓에 전혀 기죽지 않고 오히려 모아진 두 손목 제 큰 손 하나 써서 휘어잡고 대놓고 그 부분만 쑤셔줘야만..

약간씩 엉덩이 곰질대면서 이상해, 이상해, 하고 헐떡거리던 유군

처음이니까 뒤로만 가긴 좀 글쿠.. 바들대면서 이상하다고 엉엉 울기만 할듯
눈가에 입 맞추면서 그러니까 기연아… 내가 경고했잖아.. 자극하면 또 그거에만 귀신같이 반응해서 죽어도 그만두겠다는 소리는 안함

이민역이 유기연한테 트러플감자칩에 트러플향 첨가한 것처럼 플러팅할때 얻은 유일한 도움되는 정보

= 유기연은 자극하면 더 뻗댄다
그만 두겠다는 말은 죽어도 안한다는 애 입 벌려서 혀 천천히 섞으면 그게 제일 익숙하니까 순순히 입 열고 따라주는데 가만 보면 제 손에 잡힌 손목 두개가 하얗게 질려있음

그리고 아래 보면 뭔가 배쪽에 액채..

간 건 아니고 애매하게 뚝뚝



🐶 기연아..
🐶 묶이는게 좋아..?
힘내라 기연아 미안하다… 그게 다 오늘 셀카 탓이다… 로프버-니로 만들고 싶진 않았는데 아니근데오빠가먼저

아직 기연군은 제 취향도 자각을 못했는데요… 근데 이민역 말 듣고 뭐래; 하면서 움직이는데 이민역이 제압 더 꽉 하면서 스팟 강하게 찔러주는 건 못 참고 바르르 떰
네네 한번 갔어요 드라이로 엉망으로

이민역 조용.. 해서 유기연 자기가 뭐 튀긴 줄 알고 뒤로 젖힌 고개 간신히 들어보면 이민역 표정 진짜 묘해져 있음

🐶 와.. 기연아 너.. 대박이다..
🐹 하아.. 아.. 하… 뭐가..

🐶 넣어도 돼?
넣어야지
근데
음…

쾅.. 박아넣어야

젤 남용으로 손가락 3개 정도 써서 가위질 다급하게 쳐주고 콘돔 끼고 또 성심성의껏 젤 뿌려주고 천천히 입구 문대다가 골반 잡고 바로 뿌리 끝까지 박아넣음

🐹 ….!…!….!
아무것도 모르고 배에 뭔가 손가락이랑은 차원이 다른게 들어차는 느낌에 발가락 뚝 소리 날 정도로 꺾고 고개만 젓는 유군

손목은 아직 제압당했고.. 이제 구멍 안 쑤셔줘도 되니까 댕군 손이 하나 더 자유롭겠죠.. 그 손이 곧장 가슴으로 향하면

히익, 아, 야! 하면서도 허리는 착실하게 튕김
아래는 뻐근하고 손은 못 움직이게 이민역 손 하나에 잡혀있고(묘하게 자존심 상하지만 본인의 몸은 그 상태를 꼴려함) 가슴에 자극이 가니까 허리는 휘어야겠고.. 한도까지 휘다 보니까 허리 아파서 다시 살짝.. 내려놓으면 이민역 손 귀신같이 들어와서 허리 쓸어주는데 ㄹㅇ 미칠 것 같음
이게 느끼는거다 뭐다 자각도 없이 일단 생리적으로 눈물은 흐르고 달래주는 줄 알았던 이민역은 거기에 뽀뽀나 하고 있음

귀 만져주고 턱선 쓸어주고 기연아 괜찮아? 하고 물어봐주고 하는거 정말 다정공인데

정작 그만할까? 는 안 물어봄
허위매물
유군.. 앞으로는 갈 줄 모름

그러니까 박힌 상태에서 쌀 줄을 모른다는 거예요 설사 그게 되더라도 오줌인줄 알고 본인이 꼭꼭 참을 듯한

더이상 뭐 하다간 어딘가 끝을 볼 것 같은 기분에 제 아랫배에 위치한 잡힌 손목 힘껏 움직이면서 놔달라고 시위하면
이민역 씩 웃더니 진짜 그만해? 하면서 아까부터 찌를 때마다 유기연이 흑, 하고 배에 힘주는 부분 겨냥해서 깊게 삽입해서 집요하게 휘저어주는 동시에.. 겨드랑이 보이게 유군 손목 머리 위로 고정시킴

당연히 제모는 했겠지만 겨드랑이 노출은 누구에게나 떨리는 일이거든요

유군 얼굴 시뻘게짐
🐹 이거, 자세, 흐윽…!

그 주위만 겨냥해서 박는 이군 때문에 뭔 말도 못하고 고개만 뒤로 젖히고 우는 소리밖에 못냄

첫번에 이렇게 느껴도 되는건가 싶지만 댕햄세계관에서 뭔들 못하겠나

슬슬 한계치까지 비벼지는 것 같아서 자연스럽게 허벅지에 힘들어가는 유군
그리고 이걸 놓칠리 없는 댕군
🐶 기연아 기분 좋아?

하면서 유군 앞 잡아버림

기연군 시점에서는 손목 위로 잡힌 상태에서 고개를 돌리려고 해도 얼굴도 안 가려지고.. 진짜 수치심 맥스임…

좋냐고? 애매해
나올 것 같은데 안 나오고..
아래는 화끈하고.. 어쩌고

🐹 아 몰라…
🐶 아 그럼 곤란한데?
🐹
첫 잠자리에서 컴컨을 하는 싸가지는 누구한테 배워먹은 걸까…. 채나 댕이나… 역시 친구끼리는 닮는다더니…

유군 볼 씹으면서 좋아.. 라고 하고 이제 놔주겠지 하는데 이민역이 또

🐶 좋으면서 왜 못 싸?

한다.. 침대금쪽이
이민역이 씩 웃으면서

가슴도 이렇게 세우고
아래도 배까지 세우고
내가 조금만 움직여도 울면서
다 좋은데 왜

못가?

하고 조금씩 내뱉어줄때마다
기연.. 창피해서 얼굴 토마토수인됨..

그런데 아래는 안죽음
그거 발견하고 이민역은 이거 봐라.. ㅋㅋ 하는 거지 묶이는 것도 생각외로 별 말 안해 얼굴 빨개지면서도 자기가 음패 칠때마다 아래는 오히려 조금씩 조이는 것 같기도

기연군 얼굴 가리려고 애꿎은 고개만 돌려보지만 가능할 리가
결국 진짜 당황해서 울기 직전까지 가서

그냥 울면 넘어갈 수 있는걸
작가의 농간으로

개꼴리게 훌쩍대면서

🐹 좋아…
🐹 좋은데 못 가겠어..
🐶 (와)
🐹 도와줘…
이 정도 수확을 거둘줄 몰랐던 이민역만 사르르 녹아버리는 거지

상식적으로 두시간 전까지 혀누군 붙잡고 나는 내 식을 저장하지 못했어 외치고 있다가 고백받고… 뽀뽀하고.. 키스하고… 색스하고.. 지금 제 기연이랑…

근데 애가 로프버-니 기질이랑 뭔가 가학심 자극하는데 너무.. 너무너무고..
(이군의 음패는 다음 씬에서는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그냥 분위기 탄거라고 생각해주세요)

그래서 아직 유기연 앞 잡은 상태로 천천히 뭉근하게 허릿짓해주면서 (뭔가 스퍼트 직전에 각재고 있는 거임) 말 걸기 시작

🐶 기연아
🐹 으으.. 흐으.. 응..
그냥 이런 저런 얘기
오늘 이럴 줄 몰랐는데 고맙다 (정확히 뭐가요) 네가 내 옆에서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쩌고 말하고 있는데

유기연은 바람 빠지는 목소리로 으응.. 흣, 응.. 아니, 흑, 하고 (와중에 대답은 해준다) 소리 내기에 여념이 없고

명심하자 이군 앞 놔준적 없다
왜 안 놔주지
내가 손 떼는 씬을 까먹었나

안 놓치고 압박 착실하게 해주고 있음

강아지상이 말티쥬도 아니고 셰빠트도 아니고 지옥에서 올라온 케르베로스였던 거였나

아무튼 말을 걸다가

🐶 기연아
🐶 나 좋아해?

(앞이나 놔줘..)
그러나 댕.. 사랑을 확인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어하는 그런 기질이 있단 말임

허리 뭉근하게 돌리면서 스피드 올리면서 (그 시점에서 유기연 배 굳히면서 그만하라고 거의 울먹이고 있지만) 제 앞의 유기연은 예쁘고 이제 제 입맛대로 굴려먹을 수 있고(not mentally) 하니까 반쯤 눈이 돌아간 댕군
🐶 사랑해?
🐶 나 좋아?

유기연만 숨 넘어가기 직전에 끅끅대면서 거의 경련오다시피 떨면서 간신히

🐹 손목.. 놔주면 안, 돼?
무슨 생각인지 이민역 손 놔줌 너무 오래 잡았다고 생각한 걸지도 모르고

유기연 손목 풀리고 갑자기 도는 피에 아, 약한 신음 내뱉다가 또 움직이니까 목에 팔 두르고 머리 부비작댐.. 신음도 귀에 직격으로 들어가니까 (의도x) 이군은 더 불이 붙었겠지만

🐹 좋아해, 흑, 좋아하니까,
🐹 그, 만..
그거 듣고 이민역군 방금 인생 최대의 볼케이노를 제 마음 속에서 몸소 느끼셨어요

속에서 탁 터지는 안도감에 제 목 안은 유기연 두 팔로 소중히 받쳐 안아서 다시 침대에 내려눕히고

두 팔로 기연이 몸 받쳤다 했죠
그럼 이제 앞도 놨겠네

볼에 귀에 눈에 뽀뽀하면서 마지막으로 스퍼트
🐶 고마워,
🐹 이거, 잠시, 히익, 아!
🐶 좋아한다고 해줘서.
🐹 민역아, 민, 역, 아아

멈출 생각도 없다는 듯 민역이 기연을 가득 끌어안고 귓가에 속삭임

정작 기연이는 신음내기에 바빠서 제대로 들을지는 모르겠지만
🐶 기연아
🐹 …!..!..!

귓바퀴를 느리게 핥아주면서

마지막으로 쾅 박아올리면서
귓가에 대고 느릿하게 읊조려

🐶 사랑해.

순간 제 배가 확 젖어드는 느낌이랑
확 치켜져서 덜덜 떨리는 유기연 턱
미친… 사랑한다는 말 듣고 갔어
진짜 게헤한텐 사치스러운 클리셰인데
그래도 재밌으니까… ^

이민역 놀라서
🐶 기연아??

하면 아무 말도 안 들리고

🐹 흐윽.. 으윽.. 아…

하면서 경련 온 것 같이 복근까지 나와서 배 부르르 떠는 기연군.. 그리고
선명하게 뿌려진 하얀색 액..
갔네 일단 그건 팩트

이민역 그거 보고 이성에 마비가 와서
바로 유기연 입술 손가락으로 지긋이 눌러서 벌린 다음에 바로 키스하면서 2차전 돌입하심

사랑해, 사랑해, 이 말 계속 주입하는 동안 기연이는 아흑, 응, 하는 소리만 내면서 울다가 때때로 나도, 나도, 숨 처럼 다급하게 주워섬김
그래 적당히 해… 다음 씬에서 쓸 것까지 다 보여주면 내 레퍼토리가 떨어짐…

결국 유기연 한번 더 갈 때까지 엉망진창으로 다분히 폭력적인 감정의 교류를 마치신 뒤 민역이는 제 것 빼서 간단히 흔들어서 따로 뒷처리

잔뜩 예민해져서 몸에 손만 대도 움찔대는 제 이상형 모시고 같이 목욕도 함
실컷 씻고 뽀송해져서 나오면 같은 침대에 이민역 옆으로 파고드는 유기연.. 자기랑 똑같은 냄새 나서 더 감개무량함

그 상태로 아무 말도 안하고 껴안고 잠

말을 더 얹어서 이 감정을 방해하고 싶지가 않아서
먼저 눈 뜬건 유기연

멍하니 옆에 잠든 댕군 보다가.. 아 어제.. 잤지.. 함…

어제 몇개를 어겼지 생각해봄

혼전순결 어겼어
이성에 어겼어
부모님께 거짓말했어 어쩌고

그냥 남자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 자체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걸은거야
예전같으면 걱정하고 울고 죄책감가지고 장난 없었을텐데 지금은 피곤해서 그런가… 별로.. 그렇게 현실적으로 다가오질 않음 지금 제 옆에 이민역만 있으면 괜찮을 것 같아

🐹 (나 그럼 얘랑 이제 연애 하는건가)
죄송합니다 위위타래 이성에->이성애

여자랑도 안 사귀어본 혼전순결 인생이 난생 처음으로 하는 연애가 남자랑이야 게다가 색스까지 함 결혼해서나 하는 걸

지금 주말 아침이고 진짜 미친 소리지만.. 결혼.. 동거라도 가능하다면 아침마다 제 옆에서 자는 이민역을 본다면..

행복할 것 같아
일어나서 전등 키는 기연

자던 이민역 눈부셔서 으응.. 하면 유기연 그거 보다가 웃기고 귀여워서 헛웃음치다

🐹 자기야,
🐶 ..?

끌어당겨지는 기연, 후의 웃음소리

웃느라 기연이 핸드폰 문자소리도 못들음

✉️ 엄마 : 아들
✉️ 엄마 : 집 비밀번호 그대로지?
✉️ 엄마 : 반찬 가져다둘게~
-
주말 아침..
댕햄이 자기야 어쩌고로 또 이불속에 박혀서 꽁냥대고 있을 때 채꿍이들은 뭘 하고 있었느냐

소환해보자면

임군의 다음에도 이렇게 할거야? 발언으로 꼴려버린 채군이 다시 임군 안아다 침대에 눕힌 씬에서 끝을 냈네요
🐈‍⬛ 잠깐, 잠깐만,

임군이 바르작대든 말든 채군 판판한 임군 배에 얼굴 부비작대면서 🐍 싫어어? 한번 웅얼대면 임군한테는 그게 꼴포예요…

🐍 (오 섰다)
🐈‍⬛ 씨발… (아니.. )
🐍 균이 말풍선 바뀌었다

균이라고 부르는 건 기연이 형도 그러는데 이남자가 그러니까 또 반응이 옴..
🐈‍⬛ (사랑 맞나..)

균이 그냥 스탠드 불 보고 그렇게 멍때리고 있을 때 채군은 콘돔 찾고 젤 찾고 분주함

넣기 직전에 아직 아무것도 모르던 고앵수 귀에 대고 균아 하고 낮게 읊조리니까 벌써부터 으, 소리 내면서 허리 달싹임
넣고 흔들고.. 하는데 속궁합은 잘 맞음 때때로 배에 힘 들어가서 판판한 거 채가 쓸어줄 때마다 우는 소리 나오고

원체는 네 민첩한하루되세요 느낌이던 애가 잔뜩 제 손에 풀어져서 형.. 하고 말랑해져 있는 것도 너무 별미라서
🐍 (할 수만 있다면… 진짜 어디 놓고 나만 보고 싶다.. )

동시에 이 친구가 다니는 대학이 궁금해짐 거기에 반반한 애가 있나 다른 대학이니까 얘가 뭘 하는지는 정확히 모르잖아

자기만큼 얘의 허당 모먼트를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어떡해

이주언이라거나 이주언이라거나 이주언이라거나
미안하다 주언아.. 균이랑 친한 죄로 지금.. 형언이가 나중에 밥 한번 사라..

안 그래도 어제 그 문자로 대차게 각성해서 임챵균 모르게 ❤️+ 1 붙인게 바로 몇 시간 전인데.. 뭣 하나 채의 소유욕을 안 건드리는 게 없음
아무것도 모르는 균은… 그냥 채가 움직이는 대로 나올 것, 나올 것 같아, 하고 허벅지 부르르 떨면서 밀어내려고 하고

또 그거에 정신들어서 집요하게 안 놔주는 채.. 정력도 좋다 주말 아침부터

박아주면서 균아, 좋아? 하고 물어보면 또 착실하게 고개는 끄덕이는데 입에서는 그마안.. 소리 나옴
🐈‍⬛ 근데, 나 11시엔 나가야, 아학, 아!
🐍 왜?
🐈‍⬛ 수업, 보강…
🐍 그래…

시간 보니까 9시 30분 들어감

마음이 급해짐
얘 아침도 먹이고 애프터도 잡고 보내야 하는데 1시간 남짓한 시간 안에 가능이나 하나?

일단 씻겨야지 그럼 다시
씻긴다매 형언군

안빼고 그대~ 로 들고감
에키벤이네요

확 들리니까 균은 놀라서 숨 멈추고 채는 제가 너무 세게 감쌌나 해서 허벅지 강하게 쥔 손 푸는데 그러면.. 더 들어가거든요

자연스럽게 형언이 목 끌어안고 깊다고 엉엉 우는 임군 아침부터 이런 날벼락이
깊다고 해도 씻어야지 이러는데 자기가 서서 이동한다고 해도 그냥

🐍 힘들잖아, 힘 빼고 있어.
🐈‍⬛ 으, 흐윽, 깊, 다고!

꼼짝없이 들려서 이동하는데 채군이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더 깊게 박히는 것 같아서 쓸리는 앞에서 질금질금 액 나오는게 에키벤의 묘미
또 제대로 받치겠다고 형언이 엉덩이 감싸는데 그거 간지러워서 또 오므리면 불편해? 하면서 접합부까지 매만지는데 그럴때마다 손가락까지 하나 더 집어넣는 줄 알고 본능적으로 아래 조이는 균… 나중에는 채가 그거 악용할듯

암튼 제대로 다시 욕조 입성하셔서 아예 둘이 같이 들어가서 씻으심
균은 다 지쳐서 채 다리 사이에 앉아서 형이 물어보면 물어보는대로 으응.. 응… 만 하는 중 예를 들어서

🐍 균 여기 호텔 브런치가 맛있다는데 먹고 갈래?
🐈‍⬛ 응..
🐍 균아 어제 괜찮았지?
🐈‍⬛ ..응…
🐍 균이라고 불러도 괜찮아?
🐈‍⬛ 응…
🐍 균이 대학 어디야?
🐈‍⬛ 안알려줘.

틈새공략 실패
뭔가 지맘대로 일이 안 돌아가면 애매하게 짜증부터 나는 채도련님… 그러나 상대는 패시브가 [민첩한하루되세요] 의 균이다

짜증은 곱게 눌러 담음 그냥 몸으로 괴롭히면 되는데.. 바로 무방비한 균 앞 잡고 귀 잘근잘근 물면서 괴롭히심 일어난지 얼마 안 돼서 몸이 뜨끈함
🐍 대학, 어디, 냐고.

욕조 벽이 스펀지도 아니고 당연히 움직이고 부딪힐수록 아프니까 채군은 또 그걸 제 다리로 먼저 감싼다… 근데 부딪힐 정도로 괴롭히는 건 본인임 이 애매하게 나사빠진 다정공을 어쩔꼬

귀 깨무니까 균은 목에 소름이 오소소 돋음 빠르게 흔들어지는 앞은 정신이 없고
또 시작이야 씨바알… 하면서 눈치껏 그냥 뻗대는데 (아 이제는 또 브렛 기질이야..? 이건 생각을 좀) 진짜 말하기 전까진 안 보내 줄 모양인지 귀 조금 가슴 조금 허리 조금 이렇게 뷔페식으로 만져대는 채군 때문에 아침부터 기 다 빨림
결론은 채군 대학 못 얻어냄
균이 끝까지 버티기도 했고 예쁘게 눈물 달랑이면서 나 수업 늦으면 안되는데 형… 하고 이쁜짓 하기도 해서 일단 만족하심

일단 물러나 계시는데 채군 속셈은 따로 있음 당장은 콜 넣어서 룸서비스 시키고 아침부터 운동당하신 제 공주님 샤워가운 입히고 머리 말려주심
브런치 올라오면 직접 채군이 하나하나 잘라서 임군 입으로 대령해주심

채군이 먹여주는 동안 임군은 냠냠.. 받아먹으면서 네비로 여기 위치검색해서 제 대학교 캠퍼스까지 몇분 걸리는지 보는 중

그런데 채군.. 은근 손이 느리네.. 한참 걸림
대충 10시 30분에 출발하면 될 것 같은데 입에 넣어주는 손길이 조용해서 쳐다보면 채군.. 생 바나나 칼로 썰겠다고 힘쓰고 있음

🐈‍⬛ 그거 그냥 손에 들고 까먹으라고 준 서비스 아냐..?
🐍 아ㅠ 그래ㅠ? 몰랐어 집에서는 다 이모님이 손질해 주셔서 ㅠㅠ
🐈‍⬛

채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대학을 알려주지 못한다면 쟁취하면 되지

무슨 소리냐
일부러 지각을 시키겠다는 거야
태워준다고 하는거 거절 못하게
그럼 당연히 지 캠퍼스로 가겠지

채군이 팔자에도 없는 부자 아방공 역할을 하면서 꿈지럭대는 이유가 있음
바나나 가지고 한참 꿈지럭… 대더니 (임군은 시간 계산하면서 속 터져하고 있음) 간신히 챵균이 아! 하고 먹여주는 얼굴이… 잘생겨서… 얌전히 받아먹으면서

이 속도로는 몇 입 못 먹고 일어서야겠지만.. 저 얼굴에 배가 부르니 괜찮다고 생각하는 임군도 문제가 좀 있긴 함
채군이 예상 못했던 것 하나

임군은 생각보다 제 인생을 많이 중요시한다… 당연하지 형언이 필승얼굴도 제 인생 학점 좆될까봐 내내 피해다녔는데

밥 반도 안 먹여서 채군 당연히 ✨휴 지각시킬수 있다 ✨ 무드였는데 임군 10시 27분 되자마자 칼같이 일어남

🐍 ..?
🐈‍⬛ 시간이 다 되어서
밥 반도 안 먹은 거랑 조신하게 떠먹여주고 있던 자기 버리고 양치하겠다고 화장실로 휑~ 들어가는 뒷모습 보는데

그거 보는 순간 옛날의 ptsd 가 임군의 다급한 양치소리를 bgm 삼아 재생

아 이민역씨랑 친하세요? 앞으로 그 분 통해서 연락하겠습니다

🐍 아…
양치하고 나온 임군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모름
지금 10시 34분임
더 끌다간 백퍼 지각임
아침을 적게 먹어서 다행이지 빵빵하게 먹었으면 지금 지하철역으로 뛰어가야 하는데 벌써부터 배 아플 뻔했음

🐈‍⬛ 형, 나중에 그 코트 세탁비랑 이거 대실비 더치 금액 알려주시면..
🐍 …
🐈‍⬛ 형??
🐍…

대답없는 채군 보고 임군이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가까이 다가옴 (원래같으면 수업 늦는다고 임군 진작에 무시하고 튀었음 채군이 그 대상이니까 감안해주는거지)

채군 고개 푹.. 숙이고 임군이 다가올때까지 기다리다 임군 손 잡고

🐍 또 연락 안할거야…?

한껏 풀이 죽으심
쩐다.. 미남의 무기력함

임군 정신혼미

이런거 귀신같이 잘 파악하는 채군은 컨셉 계속 밀고 나감

🐍 챵균이가 그날 먼저 나갔을 때 나 너무 .. 당황해서 밥도 잘 못 먹고.. 계속 찾아다니고.. 그때 어플이 아니었으면..
🐈‍⬛
🐍 만나지도 못했을 거라 생각하니까 형은 진짜 너무..

무서워..(ㅇㅈㄹ
채군.. 컨셉 확실하게 잡았다

경국지색 동전공
동정공이 아니라 동전공
앞뒤가 달라

앞에서는 처연한 미남
뒤에서는 독점욕 지리는 집착광공

그리고 이게 얼빠 임군에게는 심장을 직격으로 쥐고 흔들어놓음 이제 지각인데 알 바 X
어쩔 줄 모르고 채군한테 다가가서

🐈‍⬛ 형 그건 아니라.,.

근데 딱히 사실 할 말 없음 얼굴만 보면 자기가 너무 약해져서 지금 나가서도 또 거리 둘 생각이었음 달래주긴 달래줘야 하는데 응 형은 얼굴이 문제고 한 다음주에나 만나야 내 마음이 희석이 될 것 같아 라고 할 순 없잖아
그냥 그런건 아니야.. 라고 하면서 무슨 고양이 만지듯이 채군 아래턱 살살 쓰다듬어 주면서 형.. 형…? 삐지지마… (나 가야돼..) 이러고 있는데 채군 딱 올려다보면서

🐸 ( 🐍) : 왜 다시 만나자고 안해..?

오이런…
임군 말 턱 막혀서 아무 말도 못하니까 눈 내리깔고 그래… 균이한텐 형이 그냥 한번 따먹고 지나갈만한 그런 급이었나바… 하는 먹버사상 주입하고 있음

당연히 채군의 얼굴에 진심인 임군… 뭔소리야 하면서 므야악 하는데 채군이 너무 버림받은 왕자님 표정이라 이도저도 못함

시간은 10시 43분 Image
가야 하는데 제 완식이 제 앞에서 금방이라도 눈물이라도 흘릴 것 같이 굴고 있으니까 일단 임군… 채군 달래는 게 우선이라 생각해서 가서 앉아있는 채군 시야 맞춰서 한번 무릎 꿇고 안아줌

🐈‍⬛ 형… 다녀올게..
🐍 (💢)

여기까지 왔는데 별수 있나
애프터는 나중에 받는다 치고

🐍 늦었지..?
응 늦었다는 대답 들어오자마자 거절도 못하게 균아.. 형 때문에 늦은거니까 형이 태워다 줄게.. >> 또 언제 볼지도 모르는데 << 이 정도는… 하면서 임군 죄책감 제대로 찌르심

결국 처연공 채채 손에 끌려서 쌔끈하게 잘 빠진 자차 조수석에 앉혀진 임군

주소 불러주고 차는 굴러가는데
임군 생각해보니까 이상한거야

아니 싸이코도 아니고 룸서비스 먹기 전까지 신나게 괴롭혀댔으면서 가야 한다고 하니까 갑자기 텐션 확 죽어서 형은 너 없으면 안돼…(과장입니다) 한 거 뭔가 이상.. 하다 싶던 차에

아까 한 대화

🐍 주소 불러줘 ㅎㅎ
🐈‍⬛ (주소)
🐍 공부 잘했나 보네~

또 아까의 복선..

🐍 균이 대학 어디다녀?
-

🐈‍⬛ 아… ㅎ

임군 실소 흘림
옆에서 열심히 운전하던 채군 왜애? 하고 묻는거 아니양 하면서 넘기고 창문 보고 생각해

🐈‍⬛ 아까 그것도 가짜였나?
혼잣말로 중얼.. 한거라 채는 그냥 아무 상관 안함 그냥 앞으로 제 남자친구가 될 이 연하의 애인이 머리도 좋고 몸도 좋고 어쩌고 하면서 실컷 흡족해하고 있었음

🐈‍⬛ 형
🐸 응?
🐈‍⬛ 아까… 울었어?
🐸
🐸 … 응.
🐸 챵균이 다시 못 볼 것 같다고 생각하니까..

구라임 운 적 없음
임군도 일단은 뭔가 가려들을 필요가 있음

울었대 자기 때문에
분명히 어제 침대에서 집요하게 괴롭히던 얼굴이랑 지금 뿌엥을 달고 사는 저 얼굴이랑 매치가 잘 안되긴 하는데

진짜면 자기한테 진심이라는 거고 가짜면 거짓말을 할만큼.. 좋아.. 한다는 건가..?
약간 뭐가 다르냐면

균아, 지금 가지마. 균아, 가지 마… ImageImage
한쪽은 지금 사정하지 말하고 하는 거고 하나는 지금 가지 말라고 사정하는 거고

둘의 갭차이.. 아무래도 적응엔 힘들지

임군이 골똘.. 하게 생각하는 동안 대학교 알아내서 해피해진 채군 한결 뽀송해진 낯으로 임군 10시 56분에 캠퍼스로 배달 성공해주심
균이 차 문 열고 나가는 거 보면서 채군 화사하게 웃으면서 🐸우리 균이 또 만나~ 하는데 울긴 개뿔이 얼굴 붓지도 않음

그거 보고 아.. ㅎ 내가 또 홀렸구나 하는 임군 일단 형언이 앞에서는 형 들어가~ 하고 강의 들어감

근데 생각하면 할수록 자기가 말리잖아
저 얼굴에 얼마나 홀렸지..?

하고 생각해보는데

엥간 홀렸으니까 자기가 먼저 자자고 했겠지 연애는 싫다고 하면서까지

기연이 형한테 상담이나 해봐야지.. 하는데 엥 갑자기 기연이 형 프사가 내려갔어

뭐지? 하면서 홈 들어가는데
기연이 형이 문제가 아님
자기 프로필에 이게 뭔
❤️+1?

이거 누가 해놓은 거야? 내가?

이거 지문밖에 안되는데?

근데 지가 지 정신에 했을 리가 없음 어제는 취하지도 않았고 막판에는 그마저도 깨서 숫제 맨정신으로 해서

근데 확인해 보니까

주언이 형한테 온 문자도 읽혀져 있어
난 읽은 적이 없는데
폰이 맛이 간게 아니면 누가 열어서 보고 카톡도 설정을 했다는 건데

그러고 보니까 나 폰 잃어버렸을때도 형이 가지고 있다가 이것저것 고쳐서 돌려준 거 아니었나…? 한번 만져 봤다 이거지

게다가 어제는 형언만 같이 있었고

임군 얼굴이 굳어감

… 채형언이 했네
강의 끝나고 벤치에서 캔커피 뽑아먹다가 하늘 보고 한숨 후.. 토하는 균

🐈‍⬛ 저 형을 어쩌지…?

좋아하는데 지금 자기랑 애프터 잡겠다고 우는 척하고 폰 멋대로 읽고..

🐈‍⬛ 나쁘진 않은데..

그만큼 좋아한다는 거니까 로 치환되는 신기한 사고.. 그렇지만 정신은 번쩍 듬
타이밍 맞게 오는

[학점메두사] 균아! 형은 집 왔어~
[학점메두사] (대충 재력과시용 멋진 집 전경)
[학점메두사] 나중에 영화라도 보러 와!
[학점메두사] 언제가 프리해?

문자..

그거 보면서 임군 입술 살짝 깨뭄

들어갔다간 잡아먹힐듯
에타 들어가서 시간표 확인하면 대충 과제 끝내고 기말 대비용 공부까지 조금 하고도 남는 시간 몰아서 따져보면 다음주.. 토요일? 프리함

나 토요일.. 하고 토독토독 하려다 채군이 멋대로 벌여놓은 짓거리 다시 복습하고 표정 굳으심

🐈‍⬛ (그래도 선은 넘으면 안되지)

나 : 나 이제 곧 기말이라
나 : 당분간은 곤란해
나 : 대충 끝나면 말해줄게
나 : 그때까지 형도 잘 지내고

하면서 문자 보내고 폰 닫아버림

더 이상 말리면 잡아먹히겠다.. 이 생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
문자를 받고 멍.. 할 채군의 서술은 내일이나 하기로 하고요… 갓 이어져서 행복한 애기 게헤 커플 댕햄이들을 보기로 할까요

특히 기연이는 처음 뒤 써서 아프니까 모닝 2차전은 무리고 그냥 둘이 꼭 안고 좋아해 웅얼웅얼.. 이나 하고 있음 아유 풋풋해
🐶 기연아 ㅎㅎ
🐹 응..

이민역군 할거 다 해놓고 부끄러워서 어물대는 유기연 턱 들어서 키스도 몇 번 하심 아직도 처음해본 티 빡빡 내느라 눈꺼풀 파르르 떨리는 것까지 귀여워 죽겠음

뭔가 죄책감도 들지만 겁 하나 안남 이제 유기연이 제 옆에 있으니까
그래도 헤테로 최대한 배려는 해줘야지 심지어 기독교 부모님이 계시다며

🐶 우리 연애 하는거 맞지?
🐹 응 그치..
🐶 걱정마 비밀로 하자 당분간은 ㅎㅎ

너 불편한 거 싫어, 하면서 밝게 웃는 이군 얼굴 보면서 기연이도 마음이 찡.. 함
뭐라도 해주고 싶음

🐹 프사 정도는.. 괜찮지
🐶 ??
🐹 커플링도 아니고, 그냥 친한 남자애들끼리도 같이 찍은 사진 올리니까..

🐹 사진 찍어서 프사로 하자.
🐶
🐹 이 정도는 괜찮겠지..

이민역 아무 말도 못하고 유기연 안음.

🐶 사귀는 동안은 약속할게..
🐶 잘 해줄게, 진짜로.
어 ㅎㅎ 하면서 유기연 담담한 척 폰 저기에 타이머 맞춰서 세우고 이민역 손짓해서 부름

🐶 뒤에 호텔 티 나나?
🐹 애들이 물어보면 같이 우정여행 갔다가 찍었다고 하면 되니까 ㅋㅋ

3 2 1 찰칵

둘 다 눈을 감고 웃으면서 찍은 사진은 바로 유기연 프사에 올라갔음

그때 시간 오전 8시 5분 Image
프사만 올리고 바로 폰 꺼버리는 유기연.. 그냥 암 생각 없음 폰에 줄 시간도 없음 제 앞에 있는 이민역 안고 좋아한다고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함 왜 이렇게 늦게 알았는지

다 찍고… 아직 주말 오전 8시는 사람들 반절은 아직 늘어지게 자고 있을 때니까 다시 침대에 누우려다가… 이민역이 제안함
🐶 우리 그럼 1일이니까,
🐹 어 그치..
🐶 어디 데이트 코스.. ㅎㅎ 이런거 해서 하루종일 같이 보낼까? 오늘 뭐 있어?
🐹 아니 오늘은 없어

🐶 그럼 너무 잘됐다!
🐶 어디 갈지 검색해보고 적당히 찾아가서 주말 보낼까? 진짜 당일치기 다녀올래?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름

첫 애인이랑 당일치기
지금까지 학창시절 내내 부모님 허락 맡고, 교회 다니니? 교회 친구야? 아니요, 성적은? 노는 애야? 나가지 마 그럼. 이 루트 타온것만 해도 꿈도 못 꿨는데

계획하지 않은 여행이라니

좋고 떨리고 배덕감 있고..
그치만

🐹 너무 좋지!
그렇게 꿈인지 생시인지도 모르게 이민역 차에 타서 바다 갈까? 고속도로 아침 일찍 타니까 몇시간 안 걸리려나? 인천 갈래? 이런 얘기나 하고 있다가

유기연 갑자기 손뼉 딱 치겠다

🐹 나 집에 카메라 있는데!
🐶 헉 진짜??
🐹 그거 가지러 가자! 예쁜 사진 많이 남겨야지

둘은 기연이 집으로
가는 내내 둘은 조잘조잘

기연아 우리 어디갈거야, 아직 날 다 안 풀려서 춥지 않나, 대신 주말 아침에 일찍 가는 거라 사람 없이 호젓하겠다, 발 담궈봐 사진 예쁘게 찍어줄게, ㅋㅋ 우리 기연이 사진 잘 찍어? , 너는 얼굴이 끝내주니까 나같이 아마추어가 찍어도 잘 나올거야
민역군 진짜 초딩때 처음 친구 집 놀러가는 기분으로 제 애인 뒤에 딱 붙어서 아파트 비번 누르는 거 보고 경비아저씨한테 쭈삣쭈삣 인사도 하고 엘레베이터 타서 11층. 하는 건조한 여자 목소리 들으면서 몸도 부르르 떰

그게 뭐 이리 귀여운지

🐹 떨려?
🐶 부모님이랑 같이 안살아?
🐹 나 자취!
🐶 오…
🐹 가끔 엄마가 반찬만 놔두고 가셔.
🐶 그럼 넌 가족한테 비번 알려줘?
🐹 그치.. 나 혼자 사는데 나 아프기라도 하면 누가 체크해줘야 한다고 엄마가 그래서
🐹 나 친구도 별로 없거든.. 어렸을 때 부모님이 함부로 못 사귀게 하셔서
🐶 아..
🐹 .. 근데 이젠 나 혼자 아니니까
엘리베이터는 열리고

11층이라고 씌여진 아래에서 오른쪽으로 틀었음 조금 긴 복도를 따라 걸어가면

기연이가 약간 긴장한 낯으로

🐹 내 집이지 ㅎㅎ
🐶 오 11층 22호 숫자 귀엽당
🐹 안 치우고 나와서 좀 더러운데..

🐹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래?
🐶 앗 기연이 맘대루 해
🐹 그러고 보니까 지금 몇시지.. 아침이라도 먹고 가야 하나? 기다려봐 나 폰좀

이민역은 갑자기 마음이 바빠
빨리 데리고 차에 타야 할 것 같아
조금 있으면 밀릴 것 같아서 그러나

🐶 기연아 밥은 가면서 맥모닝 뭐 이런거 사먹고 ㅎㅎ 카메라부터 가져와
유기연 고개 갸웃하다가 웃음

🐹 ㅎㅎ 그래!
🐹 아 민역아, 너도 내 비번 알려줄까.

(실제로 애인한테 막 그런거 알려주면 안됩니다… 위험함 소설적 허용으로 봐주세요)

가까이 오라고 손짓한 이후
민역이 손 잡고 꾹 꾹 누르는 기연
🐹 1, 9, 9, 3
🐹 1, 1, 2, 2, 하고
🐹 샵. 이거 누르면

아- 하는 이민역 볼에 약간 까슬한 입술이 내려앉은 건 거의 찰나

🐶 기연아 여기 트였잖아!
🐹 여기 아무도 없잖아 ㅎㅎ

헤테로가 게이랑 연애를 하게 되면 원래 헤테로였던 시각을 못 버려서 스킨십의 조심성에 대해 좀 무뎌짐
그걸 아니까 민역은 벌써 조심모드

🐶 기연아 그래도 앞으론.. 조심해야해. 진짜로. 농담 아냐.
🐹 응 알겠어 ㅎㅎ
🐶 그래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카메라만 가지고 빨리 나와~!
🐹 어 사랑해!
🐶 나도~
유기연 몸 돌려서 키패드 꾹꾹 누르고 이민역은 멍하니 그거 눌리는 거 보고 있음

🐶 (1993에 11.. 그리고.. 22.. 이제 샵만 누르면 되겠구나)

샵. 하고 누르려는 찰나
안에서 누가 문을 벌컥 열어
유기연 눈이 파르르 떨더니 커져

🐹 .. 엄마?

쥐고 있던 휴대폰이 떨어져 바닥에 부딪히면서 켜져

오전 8시 43분이란 숫자와 함께 아까 읽지 못했던 메세지들이 이제서야

엄마 : 아들
엄마 : 바닥에 이게 뭐야?
엄마 : 네가 쓴 거니?
엄마 : 아빠한테 연락했다
-
오후 1시 15분

채군이 짜증스러운 얼굴로 전화를 걸어

🐍 얘는 왜 어제 내내..

뭔일 있는 거 아니야?

아까 챵균이 답장도 묘하게 선 긋는 것 같아서 거슬렸는데 마음 나눌 친구 하나까지 연락 두절이니까 신경이 절로 쓰여
🐍 민역아
🐍 야 이민역
🐍 뭔일 있냐?
🐍 전화 돼?

하루에도 두번은 ㅇㅇ, ㅋㅋ 라도 문자는 주고받는 스타일인데 갑자기 어제를 기점으로 24시간 동안 말도 없이 사라지니 그냥 넘어가기엔 그렇지

보이스톡 한번 걸어주니까 그제서야 1이 없어짐 근데 답장은 안 와
🐍 뭐해
🐍 읽씹?

한참 있다가

🐶 넌 좋겠네 잘풀려서.

부루퉁한 답장 하나 날아옴

뭔소리야, 채군도 분통이 터지지 바로 직전에 챵균이가 자기가 연락하기 전까지 잘 지내라고 엔딩 시그널을 보냈다니까
(“그때까지 형도 잘 지내고” 라고 했다고… 긍정도 안했어 아까는 내가 차로 데려다주고 또 보자고 했더니 응도 아니고 아니도 아니고 “형 들어가~” 하고 넘겼더라고 민역아 차라리 너처럼 0인 상태가 나은걸지도 몰라 나는 마이너스가 됐어 )
O
0 Image
… 다행히 속으로 짜증만 내지 보내진 않음 채군은 어제 댕햄이들이 재회해서 좋은 시간을 보낸 것까진 몰라요 그냥 아직까지 이민역이 일방적으로 유기연한테 차이고 팽당한 줄 알아

답장을 보내서 이민역이랑 싸우기엔 지금 자기도 상당히 신경이 곤두서 있음
🐍 … 됐다
🐍 조금 있다 다시 연락할게
🐍 그때 얘기해

채군이 한 발 물러서주니까 댕군이 하는 답장도 그제서야 고분고분함

🐶 어엉
🐶 연락 못 확인해서 미안
🐍 됐어 괜찮아 나 상담할 거 있는데 이따 도와줘

잠시 정적

🐶 그래
문자 보내놓고 채군 일어나서 코트 챙겨입음 추운 날씨지만 멋은 포기할 수 없다

🐍 (.. 밥 먹었으려나)
🐍 (하루에 두번 만나는 건 좀 그런가)

근데 또 친구 따라 강남간다고 친구인 댕군의 신조를 따라서 [미인은 쟁취하는 것이다] 자아 장착하신 채군

그대로 나가서 균 캠퍼스로 무작정 출발
운전을 하고 시간 확인하는데 아까 균이 문자한 거 보면 그때가 강의 끝났을 시간이고 대충… 밥 낄 타이밍이다.. 라는 계산만 얼추 하고 그냥 진짜 무작정 나온거임

운에 다 걸었어

호쾌하게 나와놓고 운전해서 가는 내내 균이랑 못 마주쳤을때 어쩌지 경우의 수 71939402 가지 생각하는 중
참… 어렵단 말이지 잉뿌삐 자아에 집착광공 자아에 간헐적 처연공 자아도 넣어줘야 하고.. 제일 예측하기 힘든게 채군 캐릭터인듯

암튼 캠퍼스 입성
코트자락 휘날리면서 쏘다니자마자 팔척장신 채군 잘난 얼굴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
이제 에타에 글 올라온다 야 지금 인문에 모델같은 사람 왔는데 어디 촬영왔냐? 하고

그리고 이것은 곧
사람들의 시선과 직결되는 문제

채군 일단 사방팔방 헤메봄 근데 처음 오는 대학이고 공간에 심지어 과까지 정확히 몰라.. 누구한테 물어는 봐야 할 거 아냐
결국 서프라이즈로 찾아가겠다는 욕심은 수납하고 얼굴 붉히는 남학우분 (..?) 잡아다다 nn학번 임챵균 학우 무슨 과인지 아냐고 묻는데 그 말 하자마자

👤 아 ㅋㅋㅋㅋ 헤빙어딕??
🐍 ??

마법같은 [헤빙어딕] 네 글자로 단숨에 공대 2학년 임챵균 특정하심
임군 착한줄 알았는데 교내 밈으로 자리잡고 있었네 mood.. 자기가 알던 밍숭맹숭 임군이랑은 다른 것 같아서 헤빙어딕…? 그게 뭐지 하면서 그 학과 건물 찾아가면

소설적 허용으로 강의실 문 닫고 후드티 눌러쓰고 나오던 임군이랑 마주쳤다 치자
🐈‍⬛ …?…?…..?..?..?

갑자기 제 앞에 나타난 학점메두사 보고 만화에서나 나오는 지진파수인된 임군

🐍 어 챵균아 ㅎㅎ
🐈‍⬛ …?? 형 혹시 제가 보낸 마지막 문자 안 보셨어요?
🐍 (음)
🐸 응! 뭐 더 보냈어?

노력이 눈물겹다
🐸 여기 주위에 들릴 일 생겼는데 균이 생각 나서~ 여기 주위에 맛집 있어? 혼자 먹어야 해서 찾아왔는데 균.. 밥 먹었어 혹시?

온몸으로 [지나가다 들린거야] 를 설파하고 있는 채군… 임군이 조금만 눈썰미가 있었다면 채군이 목 둘레에 뿌린 향수의 기미까지 감지했겠지만

🐈‍⬛ .. 밥은 아직..
도대체 임군은 무슨 생각일까?

피할거면 착실하게 피해다니지 색스도 하고 끝나면 선 긋고 방금도 자기가 연락할 때까지 가만히 있으라고 축객령 내려놓고 또 얌전히 밥은 먹으러 감

분명히 맛집 추천받을 겸 왔다고 하더니 너무 익숙하게 균이 고기 먹여야지~ 하는 채군 보고 아… 하고 그제서야 암
밀폐된 공간에 있으니까 뭔가 조용.. 하기도 하고 쌀쌀하다고 채군이 히터 틀어서 괜히 공기 따듯하고 텁텁하고 채군이 살짝 뿌린 향수까지 차체에 번짐

🐈‍⬛ 형 누구 만나요?
🐸 왜애?
🐈‍⬛ 향수…
🐸 (헐) 냄새 좋아서?
🐈‍⬛ 아니 여자들이 좋아할 것 같은 냄새..
그거 듣고 약간 시무룩해진 채군… 그리고 임군은 그 반응 하나하나 다 수집따고 있음 저 형이 지금 이렇게 마주치고 어필하려고 하는게 진짜 의도한 건지 어쩔 수 없이 운명 어쩌고 (…) 인지 파악이라도 해봐야지

향수 얘기는 구라였음 오히려 잘 어울리고 섹시.. 함(레전드콩깍지)
균.. 경계를 놓지 않은 채로 채군의 리드에 맞춰서 스테이크 집 들어가는데 이거 누가 봐도.. 한 끼 먹으려면 한 사오십은 들 것 같은 너무너무 고급..

의자에 자기 앉히는 채군 손이 너무 강해서 반항도 못하고 넋이 나가서 어느새 자기 몫 고기 다 썰어서 채군이 넘겨주면 인사하고 받아먹을 듯
균 냠냠.. 먹다가 잠시 현실로 돌아옴

어차피 주말강의라서 이거 끝나면 바로 집가서 프리한데 지금 제 앞에 앉아있는 남자는 제가 조오온나 바쁜 줄 알 거 아냐 지가 바쁘다고 튕겼으니까

아직도 채군의 얼굴이 너무 어려운 균은 무슨 생각까지 하기 시작하냐면

🐈‍⬛ 이걸로 꼬시는.. 건..가..?
거기에 아무것도 모르는 채의 화룡점정

🐸 형이 사는거야☺️
🐸 (식사) 파트너 해줬으니까

색파요?

🐈‍⬛ (쿨럭)

바로 사레들린 임군 덕에 채군만 사색
쿨럭커헙커흡 난리도 아님

채군만 일어나서 챵균아! 하고 등 토닥여주고 웨이터한테 아 죄송합니다, 하고 물 요청하고 하는 거지

한참 후에 겨우 진정한 임군 얼굴이 시뻘게

🐸 균아 괜찮아?
🐈‍⬛ … 형,
🐈‍⬛ 진짜 파트너만 해줄 수 있어요?
뭔가 한참 잘못됐다

혼밥 파트너를 색스 파트너로 알아들은 균도 잘못이지만 그걸 제 마음에 섞어버리고 모호하게 말해버린 균도 잘못이지

진짜 파트너만 해줄 수 있어요? 라는 뜻이
Let’s only sex! 가 아니라

분명히 채는 자기랑 연애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갑자기 훅 내려가서 (임군 본인이 연애 거절함) 파트너 고마워 ㅎㅎ 하고 있으니까

왜.. 자기 좋다던 사람이 식으면 당황스럽잖아

너 나랑 파트너밖에 할 마음이 없어..? 가 진짜 파트너만 해줄 수 있어요? 로 나온거
🐸 어…?

놀란 건 채도 마찬가지
오늘 또 색스하거나 약속 잡으려고 온 건 아니었거든? 그냥 진짜 순수하게 얼굴 보려고 온건데

🐈‍⬛ 진짜로요?
🐸 (혼란…)
🐸 균.. 이가 원하는 대로…
아… 이런.. 너무 꼬여버렸다

임군은 포크 내려놓고 무슨 생각을 하냐면

🐈‍⬛ ( 이렇게 해도 되나..? )

솔직히 말해서는 채군이 자기를 좋아하는 마음까지는 안 버렸으면 좋겠는데
그렇다고 연애는 좀 그래.. 무섭단 말이야 휘둘리기도 싫고… 근데 채군이 다른 사람한테는 안 갔으면 좋겠어 뭔줄알지

채군도 슬슬 상황 파악함

🐍 일단.. 자리를 옮길까
임군도 일단 자리에서 엉거주춤 일어남

채군도 혼란 임군도 혼란
그 상태로 일단 채군 차에 탑승

채군 티만 안냈지 뭐야 오늘 또 자나 근데 오늘 아침까지 했는데 얘 몸 괜찮나 하고 있고 임군도 사실 긴장해서 아까 들어간 점심 다 얹힐 것 같음

🐍 … 균아
🐍 뭐하고 싶어 나랑?
🐈‍⬛ …

얘 연애 그동안 지독하게 서투르게 해서 마음 표현도 제대로 못함 진짜 막말로 형 내가 가지긴 좀 글쿠 남 주기에도 싫은데 그냥 저한테 조금만 매여사시면 안돼요? 라고 하기엔 염치가 없잖아

그래서 그냥 한다는게

형언이 손 슬쩍.. 잡기…

하하 챵균아!
형언이만 그거 듣고 몸이 굳어.. 버린거지 뭐야 갑자기 왜 손을 잡아

근데 뭔가 보내긴 싫은데 그렇다고 색스를 하기엔 무리가 있는.. 그렇다 보니까

🐍 우리 집 와볼래?
편의를 위해 채군의 집은 본가에서 구해주신 그때 55평 초월 한강뷰… 진짜 금수저네… 아무도 안 살고 하루 정해진 시간에만 잠깐 출장 도우미 이모분 왔다갔다 하심

그리고 그 집에 임군 입성
혹시라도 집 더러울까봐 애가 화장실에서 손 닦고 있는 동안에 이것저것 화닥닥 체크하는 채군
그동안 연성 내내 임군을 어디 집에 두고 자기만 보고 싶어하는 채군의 욕망에 대해 꾸준히 언급해왔지만 그건 범죄임 이건 캠게 게헤 게게 어쩌고라 장르가 다름

둘이 얌전하게 넷플이나 볼 계획임
딱히 스낵 이런거 없고 그냥 둘이 일단 소파에 같이 어색쓰.. 하게 앉아서 챵균아 넷플 괜찮지…? 어.. 어… 이러는 중

뭘 선택하는지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프랑스 영화 이런거 하나 틈 풍경 위주라서 그동안에 머리비우고 상황이나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영화 시작하고 일단 제 옆에 앉은 임군은 조용.. 하고 (아마도 채군처럼 긴장했거나 집중하는듯) 채군은 이제 머리를 굴려보기 시작

연애는 싫대
색스는 괜찮대
선을 그었어
넘어봤는데 반응 괜찮아
파트너만 할거녜
내 손을 먼저 잡았어
그리고 지금 내 집에 있다
단둘이

뭘까?
손 먼저 잡은 건 균이니까.. 자기도 슬슬 허리 감싸서 제 쪽으로 당김

🐍 (이게 맞나)

의외로 살짝 흠칫대더니 부드럽게 딸려오는 몸.. 여기에서 살짝 울고싶어짐 여기서 더 나가도 되는건가?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한테는 이런 적 없었는데 얘한테만 매달리고..
제 쪽으로 돌려세운 다음 아예 안아버리는데 그것도 반항이 없음 그냥 살짝 꼼지락대더니 괜찮다는 듯이 제 등에 올라오는 챵균 손 때문에 심장이 배로 뜀

다 벗고 안을 때도 안 이랬는데 서로 옷 다 갖춰입고 있는데도 정신이 나가서 죽어버릴 것 같음

채가 이런데 균은 어떨까?
균… 일단 데이터가 필요함 채가 아직 자기를 좋아한다는

그리고 좋아한다고 해도 자기가 말리는 연애는 절대 사절임

그러니까 그 사이 밸런스를 잘 타줘야겠지 채군이 뭘 하든 살짝 받아주면서 선을 보고 있는 중인데

있는 중인데

끌어당기는 손길 하나에도 심장이 터짐
보통 스킨십 처음 한 커플들이나 이러는데 얘네는 끝까지 가놓고 이러고 있어

숨소리는 점점 커지는 것 같고 아예 몸이 채군 쪽으로 돌려세워질 때는 정말 고개도 못 들겠음 천천히 몸이 겹쳐질 때는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아서 채 몸으로 제 가슴을 눌러야만 할 것 같았음

심각하게 감겼네
잠시 (영화는 이미 뒷전이고) 몸이 겹쳐지고 조용하고.. 심장 소리가 서로 진정되어 갈때쯤 채가 자기 뒷목을 부드럽게 감싸쥐는게 느껴져

🐈‍⬛ …?
🐍 그,

목에 쪽, 하고 와닿는 입술에 균 살짝 도리질을 치지만 사실은 둘다 알아 분위기가 생겼고 둘 다 지금이 싫지 않다는 거
🐍 챵균아…
🐈‍⬛ …
🐍 싫으면, 피해.

천천히 다가오는 얼굴을 피하지도 않았음. 이래서 부모님이 혼자 있는 집에 애인 데려오지 말라는 건가 생각했지만 이미 성인이니까 괜찮겠지

채랑은 절대 키스 안하겠다고 말했는데

피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해

입술이 느리게 닿아
입술이 서로 말랐고 키스까진 안하고 그냥 몇번 입술 꾸욱 누르고 서로 숨 먹고 그러는 단계였는데 그러고 보니까

🐈‍⬛ 형…
🐍 응?

약속 있는데 들렀다고 하지 않았어요?
채 구라친 거 걸렸다

🐸 ….
🐈‍⬛ (ㅎ…)

그거 보고 챵균만 모호해지는 거지
거짓말하고 자기 핸드폰 몰래 만지고
그냥 목표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성격이었나봐 그 목표가 자기였을 뿐이고

그치 안 사귀길 잘했다
목표를 이루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그거까지 다 생각하니까 오히려 마음이 빠르게 가라앉아 그치 이게 맞지 하마터면 진짜 사귈 뻔했잖아 방금 심장 떨리던 거 봐

🐈‍⬛ 형, 형언이 형.
🐸 어..?
🐈‍⬛ 형이 아까 한 말이 맞아요.

🐈‍⬛ 형이랑 하고 싶은거
🐈‍⬛ 파트너 맞는 것 같아요.
……

가겠다는 임군 운전해서 바래다주고 집에 비척비척 들어와서 쓰러지신 채군임 시계 보면 겨우 3시인데

머릿속에 그 충격적인 발언 이후로 벌어졌던 상황이 계속 맴돔 Image
🐸 아?
🐈‍⬛ 형이 아까 파트너라서 고맙다고 했잖아요 밥먹을 때
🐸 (아 그게 아닌데..?)
🐈‍⬛ 다음은 언제로 잡을까요? 일주일 후? 솔직히 형이랑 하는거 진짜 좋은데 길어서 너무 힘들어. 체력 더 길러서 올게요.
🐸
🐈‍⬛ 다음주 토요일?
🐸 어..? 어…
🐈‍⬛ 그럼 저 이제 가봐야 될 것 같아요 나 그때 하루 비우려면 지금부터 좀 열심히 살아야해.

이렇게 말하는데 자기한테 마음이 없다기보단 묘하게 자신을 위해서 시간을 만들어준다는..? 헌신적인..? 그런 것 같아서 함부로 아냐 생각을 더 해보고.. 이럴 수도 없었음

결국 얌전히 보내주고 온거
다음주… 만나기로 했고… 그 때까지 연락해서 자극할 수도 없고 그러니까..

🐍 이민역 찾아가자.

찾아가서 지혜도 구하고, 걔네 햄군 얘기 (아직까지 차인줄로만 암 채군의 탐라가 그럼) 도 들어주고, 오랜만에 친구 좋다는게 뭐냐… 하고 바로 댕군 집으로 떠나는 채군
도착해서 벨 누르면 아파트 입구에서부터 한참… 걸림… 여기서부터 약간 기분 걸리적거리는 채군

따질까 하려다 아까 카톡으로 까칠하게 나온 댕군 생각나서 참자.. 하고 엘베 타고 올라가서 초인종도 띵동 눌러줌
그런데

🐍 너 뭐냐…?
🐍 울었어?

문을 열어준 건 의문의 카메라를 들고 땡땡 부은 얼굴로 코 훌쩍이고 있는 댕군

🐶 응…
🐶 지금이 3시니까… 7시간 거의..
🐍 내내?
🐍
🐍 와 아니 너 야… 아니 일단 좀 들어가자
들어가니까 꼴이 가관

민역이네 부모님은 외출하셨는지 집에 없고 거실 가보면 양주병 널부러져 있는데 이민역한테 술냄새는 1도 안남

🐍 이미 한번 차이지 않았냐..?
🐶 어젯밤에 만나서 화해했어…
🐍 근데 조니는 왜 따
🐶 오늘 아침에.. 8시 넘어서..

이민역 카메라만 만지작거림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화면에 문자들이 일렁이는 걸 보고 나서야 상황 파악 완료한 유기연

동시에 어제 자기가 실컷 싸질러 놓은 이민역에 대한 사랑 방황 애증이 묻은 편지지들

집에 먼저 들어왔다면 충분히 펼쳐서 하나하나 읽고도 남았을

그리고 엄마는 읽었겠구나
사람은 너무 당황하면 오히려 머리가 차갑게 굳어버려서 유기연 무슨 생각을 했는지 뒤에 선 제 남자친구 이민역이 최악의 상황에 굳어가는 것도 모른 채로 바로 핸드폰 잠금 열어서 카톡 접속

바로.. 프로필 내려버린다

앞에 씨근대는 어머니를 두고

아파트 복도에서
프로필을 내리고 기본 테마로 바꾸고

어차피 설정한지 40분도 안 지났고 지금은 아침에 부모님은 카톡보다 문자 메세지를 더 애용하니까 (방금 연락도 문자로 한거라서) 본 사람이 거의 없을거라고 머릿속에서 네트워크 섬유를 짜듯 파바바박

그리고 간신히 웃으면서

🐹 아.. 엄마,
👩‍🦱 설명부터 해. 이민역이 누구야?
🐹 …
👩‍🦱 기연아! 엄마가 본 게 이게 맞아?

유기연이 가만히 있기 시작하니까 어머님이 거의 비명을 지르면서 유기연 몸 잡고 흔듬

👩‍🦱 세상에 이민역이라는 이름의 계집애가 있을리가 없잖아!
그치 없지 여자애 이름이 아니니까

누가봐도 변명할 여지 없이 남자애 이름이고 자기는 어제 내내 종이들에 내가 이민역을 얼마나 사랑하고 이건 내 생에 대해 얼마나 죄악인지를 적어냈는데

엄마는 다 읽었겠지
그리고 알았겠지

제 자식이 남자를 좋아하기 시작했다는 걸
불쌍한 어머니
얼마나 놀랐겠어
저리 입술을 피가 날 때까지 짓깨물고

👩‍🦱 기연아, 집에 들어와.
🐹 엄마.
👩‍🦱 집에 들어오라고, 응?
👩‍🦱 아버지 귀에 제대로 들어가면, 알잖아. 아버지 험하신거.
👩‍🦱 엄마가 비밀 지켜줄게. 지켜줄 테니까.
👩‍🦱 엄마 말은 들어.
그런데 유기연 진짜 죽기 직전에 무슨 정신이라도 들었는지 가만히 서 있다가 (이민역은 둘 눈에 보이지도 않음)

🐹 엄마, 아빠 부르셨잖아요.

한 마디 하고 침묵.

🐹 왜 이럴 때 거짓말을 하세요. 문자를 방금 확인했는데.

👩‍🦱 사탄이 들었어, 사탄이. 내다 키우니까, 사탄이 들어서 얘가,
🐹 사탄 사탄 그만좀 하세요, 나도 처음에 그 생각 안했겠어요? 겪어 보니까 그냥 똑같이 두 손발 두 팔 두 다리 다 달린 사람인 걸 낸들 어떡하라고!

👩‍🦱 기연아!

어머님 비틀거리고 이민역 뒤에서 엘리베이터 문 열리는 소리 희미하게 들은 것 같아

🐶 ( 아버지인가보다…)
방금 어머님이 말한 엄하신 아버지, 유기연이 엄마가 불렀다고 말한 아버지

저 사람이 아니더라도 곧 도착할 거고 그러면 더 못 볼 꼴을 보겠지

민역은 기연을 살짝 터치해
🐶 .. 사람, 오는데.
🐹 아.

기연이 몸을 돌려 어머니한테 말해

🐹 들어가서 말해요. 아파트 시끄럽게 이게 무슨 망신이예요.

그런데 이제 어머니의 시선이 향한 곳은

👩‍🦱 저 사람은 누구니?

민역을 가리키면서

👩‍🦱 설마.. 저 사람이 이민역이야?
아, 기연이 잠시 멈칫하다 웃어

프로필을 왜 내렸겠어.

🐹 아니요.
🐹 이 사람은…

뒤를 돌아보고 민역을 흘끗 곁눈질하는 눈빛 속에 이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 같은 대학 동기 한쥰이. ‘여자친구’ 랑 당일여행 간다고 카메라 빌려달라고 온 친구예요.
이민역 눈 크게 뜸

지금 나 숨기는 거야?

한쥰이는 누구고, 왜 솔직하게,

아니지, 솔직하게 말한다면…

그때였지 어머니의 손이 기연의 뺨을 치고 지나간 것은

👩‍🦱 남 앞에서 이게 지금 무슨꼴이야 지금!
🐹 하, 엄마, 엄마가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고 판을 벌이신 거잖아요!
카랑카랑한 목소리랑은 별개로 꽉 쥔 채로 떨리는 기연의 주먹을 보면서 민역도 고개를 숙여 지금 유기연도 겨우겨우 짜내서 대처하고 있겠구나

저 주먹을 잡아서 풀어주고 안아주고 싶은데 지금 그럴 수가 없고

고개를 푹 떨구는 민역의 앞에 기연의 말이 떨어져
🐹 야 한쥰아 ㅎㅎ 미안하게 됐다
🐶

지금이라도 아닙니다 어머니 제가 이민역입니다 죄송합니다 책임은 분명히 지겠습니다 라고 해서 기연이를 지켜주는 게 맞는데

자기를 한쥰이라고 부르는 유기연 눈을 보니까…

🐶 … 어, 괜찮아. 기연아.

진짜 죽고 싶을 정도로 무너진다
🐹 이런 꼴 보여서 미안, 너 ‘여친이랑’ 아침부터 여행가기로 했다고 했잖아. 민지씨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겠다.

🐶 … 아니야, 괜찮아.

🐹 카메라 빌려준다고 했었지, 내가. 잠시만.

기연 그러고 어머니 지나쳐서 집 안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감
맞은 뺨이 아리다
아프지 않겠는가?

뺨의 고통은 금방 가라앉았는데 마음이 부었다 어머니한테 맞은 건 오늘이 처음이라서, 사랑의 훈육도 아닌 철저하게 충격받고 경멸하는 눈길을 받으면서

🐹 으윽, 흐…

조용히 카메라를 찾으러 쭈그리면서 기연은 울음을 삼켜
뭣 하나 제대로 해본 적 없었어 청소년기에

엄마 저 은진이네 집 놀러가도 돼요? 왜니? 은진이 집에 ㅁㅁ 작가 수필집이 있대요. 빌려준대요. 은진이 교회 다니니? 아니요, 무교래요. 그럼 가지 마. 왜요? 가지 말라면 가지 마.

이렇게 사느라 친구도 엄마아빠가 정해준 대로 몇명이나 간신히
그래 괜찮지 나는 어리고 이게 내 세계라는데 그런데 이제 자기도 성인이잖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는거잖아

문과로 살다가 권사님이 기연이는 공대 가도 잘하겠다~ 이 소리 듣고 공대로 떠밀어지고, 부모님은 교회에 자랑하고, 말만 안했지 쌓인 문제가 산더미인데

이민역도 이런 식으로 뺏기고
지금 카메라 빌려준다는 말로 시간만 끌었지, 이민역 보내주고 나면 아마도 자기는 사탄 빼야 한다고 대학도 휴학내고 어디 충북에나 있는 교회 교육원 들어가야 할걸

올라와서도 꾸준히 감시당하고 사탄 땐다고 동네방네 조용조용히 창피당하고

이제 이민역이랑은 끝이겠다
카메라 잘은 몰라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갓 독립한 병아리 주제에 사진이 좋다고 알바비 쪼개서 얼마전에 빠듯하게 산 거라서 찍으면 카메라 안에 기록이 남을지 안 남을지도 모르는데

카메라 들고 액자 하나 찾는다 유기연 본가 그 앞에서 찍은 가족사진

그거 찍어

어딘지 알 수 있게
찾아와달라는 것도 아니야
기억해달라는 것도 아니야

그냥
그냥
아무것도 없이 무로 돌리고 싶진 않아서
처음으로 제 맘대로 만든 마음인데
이렇게 뺏기고

일단 찍었어 그 다음은 모르겠어

밖에서 부스럭 소리가 들려
이민역은 밖에서 서있어

유기연의 어머니랑 단둘이

👩‍🦱 학생, 험한 꼴 보게 해서 미안해요.

둘만 남자 어느새 교양인의 모습으로 변해와서 인사를 하는데 아닙니다 어머님 ㅎㅎ 할 그런 분위기도 아니야

그렇다고 어머니, 동성애라는 게 사실.. 하고 기름을 부을 수도 없고
결국 난 아무것도 도와주지 못하는구나, 생각하는 이민역이지

그냥 여자 만날 유기연 욕심내서 고백하고 바꾸려고 하다가 실패하고 한 건 다 자기인데, 유기연은 자기 아니었으면 제 세계에서 잘 살았을 텐데

유기연을 안다고 생각했지만 몰랐구나

여러가지 의미로 맞지
침묵을 깨는 건 유기연의 어머니

👩‍🦱 그럼 학생은 이름이 어떻게…?

아직 자기를 의심하고 있다는 걸 깨달아

이름 ? 한쥰이지

성은 안 정했잖아

안의 유기연은 듣지도 못할거고
유기연은 이씨라고 했는데 자기는 김씨라고 대답하면 어떡해
머리를 굴려

머리를

기연이라면 뭘로 했을까

텔레파시도 아니고 신중해야 해

그런데 아무래도 기연이라면
… 내 성씨로 했겠지

🐶 저.. 이 한쥰입니다. 이씨요.
👩‍🦱 아, 그런가요.. 실례할게요,

그리고 바로 집에서 카메라를 찾고 있을 기연을 향해 외치는 어머님

👩‍🦱 기연아, 친구분 이름이 뭐랬지?
🐶 ….!
👩‍🦱 기억이 안나네?

잠시 침묵
기연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겠지

🐹 .. 이한쥰.
민역은 긴장이 탁 풀리고 곧 카메라를 들고 저 안에서 나오는 제 애인이 보여

몇 시간 전에 겨우 마음을 확인한

기연아 너는 나를 믿어서 이씨라고 생각했던 걸까 내가 너를 알아서 이씨라고 짐작했던 걸까

아니 사실은 그 이전이다

유기연이 자기한테 맞춰준 거구나

항상 그랬다
그렇구나

남자 좋아하는 자신에게 맞춰서 연락을 받아주고 관계를 참아주고 마음을 받아주고

카메라를 든 제 애인과 눈이 마주쳐

보물같이 아끼는 카메라라며
그걸 나한테 줘?

얘는 항상 맞춰주기만 했는데

그럼 나도 맞춰줘야 하나
지금 이 상황에

‘맞춰줘야’ 하나?
살짝 웃는 얼굴을 마주볼 수가 없어서

🐹 한쥰아, 미안하다. 그래도 즐거운 여행 하고, 여친분이랑.
🐶 …
🐹 카메라는 다음에 돌려줘.
🐶 .. 다음 언제?
🐹 …

🐹 늦겠다, 준아.

그냥 일단

가지고 가.

잘가.
🐶 …

그 자리에서도 고민했지

지금이라도 앞으로 뛰쳐 나가서 유기연을 감싸 안고 아닙니다 어머님 다 제가 시작했어요 다 제가 좋다고 해서 시작한거예요 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할 수 있었어
그걸 해서 뺨을 맞든 고소를 당하든 기연이가 놓여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러나
🐶 어머님, 사ㅅ,

까지 말하는 순간 자신을 훽 돌아보는 유기연의 눈이

안돼.

를 외치고 있어서
👩‍🦱 응 한쥰학생?

하고 돌아오는 대답에 어물어물할 수밖에 없었어 기연아 내가 여기에서 뭘 해줘야 네가, 하고 어머님한테 아 ㅎㅎ… 하고 웃어보일 때 다급하게나마 눈빛을 보내면

🐹 한쥰아, 안 늦어? 얼른 가야지.

말의 무게를 담은 거절로 돌아오는데
🐶 기연아…

정신 똑바로 차려 이민역
여기서 내가 절면 유기연이 연기하는게 더 티가 나서 상황이 나빠진다, 라는 게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혼자 짊어지려는 거잖아

🐶 괜찮겠어?
🐹 뭐가?

라고 천진하게 물어오지만 민역의 눈은 이제 기연의 얼굴이 아니라

꽉 쥐여 하얗게 변한 채로 덜덜 떨리는 유기연의 작은 두 주먹

🐹 그냥 다툼이야 집안 일 ㅎㅎ
🐹 괜찮아 좋은 날에 이런 거 보게 해서
🐹 좀 미안하네

진짜 더 버틸 수가 없다
카메라를 받고 제 애인을 끌어당겨 품에 안아 어머님이 이상하게 볼 수도 있겠지만 자기도 놀란 건 마찬가지잖아 (설정상이지만) 과 동기의 아웃팅을 본 건 맞으니까

그거에라도 걸고 마지막으로

🐶 기연아 카메라 고맙고 또..

🐶 카메라 돌려줄게 잘 쓰고
🐶 빠른 시일 내에

잘 지내
어머님한테도 고개를 꾸벅 숙여 보이고 천천히 복도를 걸어가 엘리베이터를 잡아

잠시 정적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고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확신이 들자마자 민역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흐느껴
저번에도 한번 유기연 때문에 대낮에 주저앉아서 운 적이 있었지

그때는 유기연을 얻질 못해서 울었는데
지금은 유기연을 얻어서 우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
아까 기연이 뺨도 맞던데
지금 저 집 안에서 뭘 당하고 있을지
나만 도망치는 것 같아
주저앉아 울다가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일어나 눈물은 닦을 생각도 못하고

문이 열리는데 안에 사람이 있을 줄은 미처 몰라서 얼굴을 급하게 가리고 들어가려다 나오는 사람이랑 부딪혀

👤 학생, 앞을 좀.. 아니, 괜찮아요?
🐶 아, 저, 괜찮, 괜찮습니다
이민역은 이미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서 구석에 기대서 얼굴을 숨기려고 용을 쓰는데 방금 내려서 부딪힌 사람은 눈물범벅인 얼굴에 퍽 놀랐는지

👤 무슨 일이예요, 무슨 사고 났어요? 구급차 부르러 가? 도와줘요? 젊은 사람이 대낮부터 그렇게 울고…

🐶 괜찮습니다 저 진짜 괜찮아요
민역이 카메라를 든 손으로 눈물을 한번 훔치자 그 중년의 남자가 어유우 소리를 내

품에서 손수건이라도 찾아주려는지 품을 뒤지는 걸 민역은 지금 도저히 타인이랑 말을 섞을 정신이 아니라 고개만 거듭 숙이면서

🐶 저 진짜 괜찮아요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계세요

닫힘버튼 연타
민역을 담은 엘리베이터는 1층으로 내려가기 시작하고 그 남자는 머리만 긁적여

자기 아들 또래의 남자애가 펑펑 울면서 몸도 못 가눌 정도로 그러고 있는데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지

그래도 겨우 한번 마주친 타인이니까

남자는 복도를 걸어가 비밀번호를 눌러

👨‍🦰 1993에.. 1122랬지..
민역은 겨우 제 차에 올라타

시동도 못 걸고 머리를 푹 숙여

카메라를 내려다보는데 그걸 잡은 제 손 위로 제 눈물이 뚝뚝 떨어져

슬프다기보다 너무너무 미안해

자기가 시작했는데 책임은 다 아무것도 모르는 제 애인이 지는 것 같아서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고 여러번 기어만 잡았다 놓았다 하는데 손에 힘이 안 들어가

🐶 카메라…

옆자리에 둬야지, 하고 옆좌석을 보는데 아까 전에 기연이가 앉았던 자리잖아

앉았다는 눌린 표시도 안 남은 완벽하게 그것 그대로인 옆좌석

유기연은 처음부터 제 옆자리에 없었다는 듯
숨도 못 쉬겠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 잠금을 풀고 카톡에 들어가 기연아 나중에 상황 풀리면 연락해 꼭. 알겠지, 하고 타자를 누르려던 손이 우뚝 멈춘 이유는

1시간 전에 설정했던 기연의 프로필이

내려가 있어서…
🐶 아…

하하… 하… 하하….

실소만 나오지

타임라인 확인해보니까 36분 전

어머님이랑 대치하기 바로 직전

나 보호할 궁리부터 했구나
네가 불리해질 상황 앞에서도



🐶 항상 내 생각부터…
유기연 핸드폰도 뺏기면 어떡해 내가 기연아 연락해 하고 카톡 남겼는데 그걸 부모님이 열어서 보면?

결국 아무짓도 못하지
그냥 멍하니 자리에 앉아서
앉아서…

이미 죽은 사람같이…
한편

이민역이 복도를 걸어서 사라지는 걸 기연은 끝까지 눈에 담아 언제 또 만날 수나 있나 생각하면서

그러나 유기연만이 아니야
엄마도 이민역을 보고 있어
소름이 돋아서 엄마의 어깨를 터치해 들어가서 얘기하자고

그러나 벌써 제 손길에 벌레라도 붙은 듯 몸서리를 치는 엄마의 모습에

가슴이 만 갈래로 찢어진다

🐹 엄마…

눈물을 주룩 흘리기 시작하는 기연을 보고 어머니가 기연을 지나쳐 집으로 들어가

문이 닫혀
집은 숨이 막혀

어머니가 아득바득 걸어둔 성모 마리아상이 기연의 목을 조르는 것 같아 네가 죄를 저질렀지, 하면서

성모 마리아상은 사실 어머니일까?

아빠는 언제 오는거지
온다면 어떻게 되는거지
어머니는 기연을 등진 채 남향으로 난 창문으로 가서 밖을 응시해

기연은 조용히 제가 어제 저지르고 치우지 않은 편지지들을 주워

숨소리도 내지 않으려고 애를 쓰면서
정확히는 과호흡 직전의 제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를 쓰면서
숨을 쉴 수가 없어

평소에 친절하던 엄마가 저렇게 변한 것도 충격이 큰데, 평소에도 엄하던 아버지가 이 소리를 들으면 집에서 쫓겨나는 건 문제도 아니다

평생 교화원에서 살게 될지도 몰라

부모님을 실망시키는 자식이 될 것이다

항상 이게 무서웠는데
👩‍🦱 유기연.
🐹 .. 네.

말들이 사정없이 폐부를 찌르고 들어와

이민역이라는 남자애 몇 살이니
걔 부모님 얼굴 좀 보자
남의 애를 이렇게 망쳐놓고
알던 사람이야?
친구 안하겠다고 협박했어?
어제 만났어?
서로… 만졌니?
그래도 덜덜 떨면서 최대한 말해

부모님한테도 죄송하니까
그나마 의무는 다해야 한다고 교육을 받아왔었으니까

이민..역은 (민역이 라고 습관적으로 말하려다 화낼 것 같아서 그만둠) 스물 둘이고, 같은 대학 아니고 경영학과.. 라고만 알고 있어요 대학은 모르고 (알지만 찾아갈까봐 모르는척)
번호는 제가 줬고요, 처음엔 그냥 연락만 했고, 연락을 하다 보니까…

이 다음부터 말을 못해

뭐라고 설명을 해

마음이 가서요, 걔가 없어진 제 삶이 너무 허전해서요, 선자리 여자분한테 걔의 모습을 봐서요?

결국 고개만 떨구고

이 순간도 자기가 얼마나 추하게 보일지 생각하고 있어
다 대답했는데

서로 만졌나는 질문에만 대답을 못해



손도 잡았고
포옹도 했고요
입도 맞춰봤어요
키스도 해봤고요
색스도 했어요
서로 좋아서 했어요
죄송해요

이것까진 차마 말을 못하겠어서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너무
간.. 것 같으니까…
그냥 고개만 푹

🐹 죄송.. 해요..

👩‍🦱 이젠 대답하지 말아라.
👩‍🦱 아버지 오시면 얘기해보자.

어머니는 아직도 뒤도 안 돌아보고
1층 주차장만 내려다보고 있어
(이 아래부터 아웃팅 트리거가 약간 포함될 수 있는 내용이 나올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리얼하게 나올거라고 미처 예상을 못했는데 생각해보면 저한테만 ptsd/ 트리거가 아닐 것 같아서)

(감상을 유의해주세요)

(늦게 고지해서 미안해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지

제 바짝 마른 입술 핥는데 다리에 힘이 풀려서 비틀댄다는게 그만 손에 들린 편지지들까지 힘이 들어가서 바스락 소리를 내

👩‍🦱 그건 뭐니
🐹 아, 그, 이거 버리려고요
👩‍🦱 뭐냐고 물었잖아?
🐹 그, 글..

편지라는 걸 언급하는 즉시 악몽일 것 같아서 최대한 회피를 해도
👩‍🦱 아,

어머니가 몸을 홱 돌려서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기연의 손에서 편지지를 낚아채 가

확 뺏어가서 종이를 쥐고 있던 손가락 끝부분이 베이기라도 했는지 욱신거려

👩‍🦱 이걸 왜 버려.
👩‍🦱 아버지 보여드려야지, 어른이신데.

수치로 머리가 도는 것 같아
🐹 .. 안돼요.
👩‍🦱 유기연, 여기까지 왔으면 지금이라도 맞는 길을 골라.
🐹 그건 진짜, 진짜 안돼요.
👩‍🦱 사탄이 든 경로를 봐야 나중에 교화하는 일에도 도움이 될 것 아니니!
👩‍🦱 독립하고 싶다고 그렇게 노래를 부르더니, 너 옷 다 가지고 나와봐. 옷도 호모들처럼 입고 다닌거 아니니? 아주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지!

아무 말도 못하겠고

👩‍🦱 처음부터 사탄이 씐 모양이지, 마귀가 아주!

🐹 자꾸 사탄사탄 진짜!

참다 못해서 발악을 쳐보면
제 눈 앞에 편지지들이 뿌려져

👩‍🦱 아직도 부끄러운 줄을 모르고.
👩‍🦱 읽어봐, 기연아 그럼.
👩‍🦱 네가 뭘 쓴건지.
👩‍🦱 제 정신에 쓴 게 맞는지.

앞에 내던져진 편지지들 위로 제 서러움들이 올라와

민역아 나는…
… 이러면 안되는…
부모님 보기에도….
….. 좋아해.. 그런데..
나도 그냥 간쓸개 다 빼놓고 무작정 좋다고 달려든 것도 아닌데, 나도 괴로웠는데

너무 서럽다 엄마까지 이걸 몰라주면 이 세상에 내 편은 도대체 어디 있나

토할 것 같은 설움을 꾹꾹 눌러담고 무릎을 꿇어

🐹 잘못했어요…
🐹 하라는대로 할테니까, 아빠는,
🐹 편지는 없애주세요..
엄마가 발로 종이들을 확 차서 밀어

👩‍🦱 일단 가지고 있어

허겁지겁 주워담으면서 감사합니다, 라고 하는 와중에도 지금 자기가 얼마나 초라한지 비굴할지 생각하는데 이민역은

.. 민역이는,

이런 꼴 안 당해서 다행이다..
걔는 게이라고 했을때 분명히 이런 시선들 받으면서 살았겠지 나보다 일찍

그러니까 처음에도 그렇게 조심스러웠고 내가 좋아한다 했을때도 내 인생 휘두르고 싶지 않다고 대답 미루던 것도

🐹 아…

넌 이미 다 겪어봤구나

이제 잃을 것도 없는데 눈물만 나와
👩‍🦱 기연이 왜 울어?
👩‍🦱 편지는 말 안한다고 했잖아
👩‍🦱 아빠 부른다고 해서 그래?
👩‍🦱 이건 가족 일이잖아.

아니면..

👩‍🦱 이민역이라는 그 남자애 때문에 그러니?

빨리 아니라고 해야 했는데 사실이라 부정을 할 수가 없었다

정적

그 끝이 어디로 향할진
침묵은 익숙한 방향으로 흘러가서
도저히 상상하기도 싫은
가장 피하고 싶던 역린으로.

기연이,

폰 가져와봐.

이민역이랑 카톡했지?

그거 화면 띄우고 가져다 줘봐.
카톡까지 보여지면 끝장

게다가 어제 겨우 마음 확인한거라 맨 마지막으로 보낸 카톡이 그때 예전에 자기가 보낸

민역아
난 이렇게
너랑 멀어지기 싫은데

이거란 말야
누가봐도 자기가 안달하는 내용이고 그걸 보면 엄마가 더 이민역 부모 얼굴 보자고 날뛰겠지
사상 처음으로 끝까지 간다

폰 가지고 화장실로 뛰어들어가서 문을 잠궈

유기연 너! 하고 소리를 지르는 엄마의 목소리가 마음을 후벼파는 것 같지만 늦었어

카톡창을 나가고
목록에 뜨지 않게 이민역을 차단하고
번호를 지우고
메세지 목록을 지우고

밖에서 문을 쾅쾅 두드리는
늦었다, 늦었어.

엄마의 목소리가 비명으로 번져갈때 즈음 기연이 천천히 문을 열고 나와

🐹 .. 마음대로 보세요.

그러면서 내민 폰에는 어디 몇번 죽을힘을 다해 내리쳤는지 화면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된 액정이

🐹 집에 들어가서 하란대로 할게요.
뒤늦게 아버지가 도착했을 때 상황은 이미 종료. 아버지가 화를 내기도 전에 어머니는 이미 진이 빠져 있고 유기연은 조용

기연이 다 포기했다는 듯 초연한 태도로 짐을 싸는 모습에 아버지는 일단 영문도 모르고 둘의 모습만 봐

어머니도 기가 막힌다는 듯 짐을 싸는 기연의 뒷모습을 봐
👩‍🦱 기연아, 정신을 좀 차려봐!

🐹 이제 효도하겠다니까요.

기연이 여기저기를 바쁘게 오가면서 대답하고 아버지는 그동안 어머니한테 대략의 상황을 전해들어

아버지가 슬슬 상황을 알아듣기 시작할때 기연이 마지막 제 짐으로 바닥의 편지를 주워서 제 짐에 쑤셔넣고 어머니가 폭발해
👩‍🦱 하, 저걸, 저걸!
👨‍🦰 유기연.

🐹 네?

하면서 돌아보는 눈에는 생기가 하나도 없이 비어서 아버지는 섬칫해. 그야 아까부터 참관하질 않았으니 어머니가 뿜어내는 적기의 농도까진 몰랐으니까

👨‍🦰 휴학을 하든 자퇴를 하든
👨‍🦰 당분간은 못 나갈줄 알아라.
🐹 네.
👩‍🦱 왜 아까처럼 지랄이라도 하지, 아버지 오시니까 맞는게 무섭기라도 해?
🐹 아니요?
🐹 ‘효도’ 하겠다고요.

그렇게까지 나오는데 어머니도 할 말이 없어 아버지도 여기에선 말할 게 아니라고 판단했는지 한숨을 푹.. 내쉬고

👨‍🦰 본가로 가서 얘기해. 기연이는 따라 나와서 밑 차에 타.
기연은 조용히 신발을 구겨 신더니 허청- 하고 먼저 문을 열고 나가

뒤에선 … 아이고! 하는 어머니의 신음소리가 들리고 이 사람아, 사람들이 들으면 어쩌자고 집을 이렇게 전쟁터같이..! 하고 나무라는 아버지의 목소리

아무도 제 감정을 먼저 여겨주는 것이 없구나, 기연은 눈을 감고 차에 올라
아까 익숙한 차가 있던 것 같은데 착각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퍼뜩 눈을 뜨면

제가 아까까지 앉았던 차

이민역의 차

그게 왜 아직 여기에?

🐹 … 떠나질 못했구나
나가서 마음만 같아선

차에 올라타서

데리고 떠나달라고
어디 같이 도망가자고
아직 이거 보고도 나 좋아하냐고

그렇게 말하고 싶은데

너무 위험하잖아

넌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려나 생각할 때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더니 앞좌석에 사람 둘이 앉고

점점 멀어져가
기연은 학교에서, 제 자취방에서도 조금 떨어진 제 본가의 방에 넣어져

핸드폰도 (제가 기능을 멈출 작정으로 몇번이고 부서져라 내리쳐서) 못 쓰고, 집은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지만 거실에 엄마가 머리를 싸매고 누워서 소파에서 온갖 기운을 뿜어내는데 나가고 싶을 리가
하루 지나고 이틀 지났나?

학대의 개념과는 좀 다른.. 거니까 밥도 넣어주고 과일도 넣어주고 하는데

어느날 밤에 아버지가 문을 두드리더니 말하지

내일 출발한다
어디로요
교화원
(푸슝을 잠시 확인해보고 왔는데, 기독교의 개념이랑 개신교의 개념을 제가 섞어서 썼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기독교였던 적이 있긴 하지만 그리 신실한 편이 아니었던 모양이라 실수가 있었나봐요)

(마찬가지로 거슬렸을 분들에게 죄송하고, 종교를 비하하는 그런건 아니예요.. 저스트 글.. 땡큐)
교화원?

기연은 문을 벌컥 열고 나와

얼마나요
한달은 기본, 나아졌다는 소식이 들리면 바로 데리고 올라와주마

남자가 그렇게 말하자 여자가 옆에서 말을 얹어 그래 기연아 다 널 위한거야

앞으로 한달에 그 이상?
진짜 진심이었구나.. 하는 마음에 몸이 굳고 남자와 여자가 뭐라 말을 하는데 아무것도 들리질 않아

먼저 다리가 굳고
상체가 굳고
마음이 굳고
타고 올라오는 피가 굳고

숨이

굳고

기연이 휘청거리자 비명소리가 들려
애가 지금!
당신 나가서 택시 잡아!
여기 잘 안 잡히는데!
당신은 거기서 잡아 나도 다른 쪽에서 잡아볼테니까!

과호흡인지 공황의 시작인지

남자와 여자가 뛰쳐나가
아마 택시를 잡아서 기연을 병원에 실어 나르려고 그런거겠지

그런데 아무도 없으니까
정신이 맑아지기 시작하는걸
기연은 열린 문을 봐

냉기가 들어오고

아마도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서 도로변으로 나가고 있겠지?

기연은 천천히 심호흡을 하면서 몸을 일으켜 세워

기회다

오늘밖에 없다
안방을 더듬어서 둘 중 누구의 지갑일지도 모르는 지갑을 찾아

카드를 하나 빼서 제 바지 뒷주머니에 넣는데 문간에서 인기척이 들려서 숨이 막혀

다행히 바람소리였지만 뭘 더 챙기고 사치를 부릴 시간도 없다
나가기 전에 생각해

그래도 부모인데
그렇게 버러지다 없어도 되는 아들이다 사탄이 들었다 말해도 결국 제가 아프다니까 택시를 잡으려고 뛰쳐나가는 모습을 보라

고개를 저어

제 부모님은 이미 마음속에서 없어졌다
아파트에 소문 나면 어쩌냐고 서로를 책망하기에 여념이 없었던 그때부로
부모님이 아니라 그냥 사람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아니고
그때부터 남자와 여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너같은 아들은 없어도 된다고 하던 어제 새벽의 넋두리가 떠올라

효도..

그럼 사라져 주는게 효도지, 그럼.

카드 하나 챙기고 그때처럼 반팔로 신발 하나 꿰차서 뛰쳐나와

밖으로
일부러 계단으로 내려가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마주칠 수 없으니까, 숨을 참고 센서등을 최대한 피해서 1층으로 가. 타이밍 맞게 위로 향하는 엘리베이터가 보여서 화면을 보면서 기다려

제 본가인 11층에서 멈추는 엘리베이터

정황상 저 안에 두 사람이 있겠네

안전하네

출발해
그런데 이제 어쩌지

여기에서 제 자취방으로 가는 길도 가물가물한데, 주머니엔 카드가 있고, 걸어가다 들키면 앞으로 이런 기회도 없고

나는 어디에 가야 하지?
지금은 몇시지?

편의점에 들러서 확인을 해보면

오후 8시 7분 초저녁

발길 가는 대로 걸어보기 시작해
-
바텐더인 혀누군은 시계를 쳐다봐

🐻 … 8시 56분…

퇴근 4분 전이지

정확히는 바 모비딕의 마감 4분 전

🐻 민역이고 이틀째 안오고 형언이도 그냥 잠깐.. 왔다 가고

요즘 분위기가 조금 그런가? 생각하던 순간

짤랑-
손님 저희 이제 마감인데, 하고 유순한 목소리로 (짜증을 살짝 담아) 말을 해도 대답은 없고 웬 취객이 기어들어왔는지 거친 숨소리만 들려

🐻 아잇 손님..!

하면서 고개를 드는 찰나

손군의 눈이 커져

🐻 그때 그 햄스터..?
햄스터고 나발이고 유기연 정신이 하나 없지 이 찬 저녁에 반팔로 미친듯이 뛰어오느라 직전에 한번 넘어져서 바지 아래 무릎이 미친듯이 쓰림 팔꿈치엔 이미 피도 나

그런데도 이 곳으로 온 이유는

저번에도 이 곳에 온 적이 있으니까

자기도 모르게 이민역을 찾으러

🐹 .. 사람을, 찾는데요
손군은 고개를 끄덕여

언젠가 사람을 찾는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었지 저 사람 말고 다른 사람한테서

그 사람은 고양이같이 생겼었다는 점만 달랐었는데 ..

🐹 잘생겼고, 돈도 여유로운 편이고, 아 그, 어,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정신이 없어서

저 사람은 자기가 뭘 말하는지도 몰라
그때는 채군을 자기가 데려갔었지? 그 고양이상 남자한테. 잘못 데려갔다고 뱀눈 뜬 채군한테 엄청 깨졌었는데 ㅎㅎ

이번에는 실수하면 안되겠지

🐻 민역이요?

정확하게
🐻 어우.. 밖에 이제 비도 오는데..

🐹 괜찮아요 괜찮아요 정말 감사해요 이거 스웨터도 빌려주시고 진짜 너무 감사해서

극구 만류하는 기연을 향해 손군이 우산을 건네

🐻 가져가요.
🐹 이거 손혅.. 우(명찰 흘깃) 님 거 아니예요?
🐻 난 택시 타도 되구요,

돌려주러 오세요.
기연은 한참을 걸어

우산을 써도 바람이 너무 강하다

때때로 비가 몸을 타고 흘러내려

그래도 걸어
계속 걸어

자기도 자기가 가는 곳을 알아
이번에는
처음으로
-
민역은 아무도 없는 집 안에서 아까 다 말라버린 눈물 묻은 휴지나 버스럭거려

확인차 보러 온 채군이 불 좀 키고 살라고 역정을 냈지만 그런 채군이 떠난 후에 바로 모든 불을 다 꺼버렸어

집을 같이 쓰는 부모님은 타이밍 좋게 (..) 외국에서 열리는 학회 컨퍼런스 가셨고
이틀 지났는데

기연이랑 연락도 못하고
입이 바짝바짝 마르지

도우미 이모분이 보양식이라고 뭘 해주셔도 유기연 그렇게 내버려놓고 자기만 즐겁기엔 너무 염치가 없는 것 같아서 밥도 안 들어가

내내 먹는둥 마는둥

유기연이 죽은 것도 아닌데
자기 자신한테 너무 실망해서
별 생각을 다했어

차라리 이쯤에서 끝나서 다행인건가

더 좋아했는데 유기연이 죽기라도 했으면 나까지 거의 따라 죽으려고 했을테니까

결국 도움도 안되고 눈물이나 더 나오고

밖엔 을씨년스럽게 비만

또 비만

불 꺼진 집에서 민역만 오도카니
기연은 어딘가에 도착해

여기가 맞나
처음 오는 곳인데

아파트 입구부터 벨이 있네
여긴 차양도 없나
렌즈가 다 젖었겠다

걔 뭐하고 있지 지금

손은 어느새 화면을 떠다니면서 아까 혀누가 알려준 호수를 입력하고 콜을 눌러
콜은 가는데

아무런 응답이 없대

한번 더 누르지만 수신음이 한참

주소는 틀리지 않았어 손군이 비밀이라면서 민역이 회원정보 가입할때 쓴 원본까지 보여주면서 대조해줬거든

그런데 왜…?

수신음이 갈 동안 생각이 맴돌아
그대로 죽은 것처럼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티비 화면만 보고 있던 민역의 몸이 움칫한 건 바로 그쯤

소리가 너무 희미해서 꿈인줄 알았는데

불 꺼진 집의 냉장고 바로 옆에서 인터폰이 번쩍여
수신음이 갈 동안 기연은 이제 우산도 접고 그 앞에서 발을 동동거리면서 서있어

왜 안 받지
집에 없나
나 지금 많이 초라해보이나

울고싶은 기분이 들지만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듯 입꼬리를 야무지게 끌어올려

찾아왔을 뿐이야
찾아왔을 뿐이지

처음에 나를 찾아와준 사람을 위해서

언젠가 반팔로 날씨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간 적이 있었지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찾아가보니 민역이었는데 지금은 너무 잘 알아

나는 지금 내 의지로
나를 너무나도 잘 아는 상태로
이민역을 선택한 거라고
내 생에 처음으로
민역은 담요를 둘러쓰고 일어서 인터폰으로 다가가

🐶 누구야…

예전에도 부모님이 짐 들어달라고 이런 식으로 호출한 적이 있어서 기대도 안함

몇끼를 굶었는지 인터폰으로 다가가는 그 몇 발자국마저 너무 무겁고 버거워 감당할 수 없을만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기연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생각해

기다리지 뭐
다시 나타날 때까지
다시 만나면

뭐라고 말하지

나 데리고 살아줘
도망치자
나한텐 너밖에 없어
이래도 내가 좋아?

내 마음대로 널 감춰서 미안해
네 눈빛을 봤어
마음을 닫히게 만들어서 미안해
다시 열어줄래

열어줄래?
민역은 화면을 봐

헛것인가

빗물로 얼룩진 렌즈지만
분명히 볼 수 있다

제 애인 유기연
뭘 생각하는지도 모르는 얼굴로
화면을 닦으면서 나를 기다리고

나를
기다리고

이 비 안에서
기댈 곳 없는 곳에서

나를
찾아, 와….

민역은 고개를 푹 숙여
버튼을 눌러

[OPEN]
손가락을 가져다 댄 화면은 차갑고 매끈하고… 살아있는 무엇의 피부가 아닌데 민역은 태동을 느껴 제 손가락에서 시작된 제 심장의 세찬 발악을

화면으로 기연이 문을 밀고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오려고 사라지는 것이 보여

민역은 옷방으로 달려가
기연은 깜빡이는 붉은 빛을 봐

곧 철컥, 하는 소리가 들리고 한참 조용해져

🐹 … 들어가도 된다는 건가?

천천히 정문을 밀자 곧 끼릭, 하고 열려

그러나 다른 것이 남아있지

방문하는 호의 정확한 호수까지 입력해야 하는 두번째 입구

그러나 굴하지 않고 걸어가
민역은 옷방의 불을 켜

이틀만에 거의 처음으로 보는 밝은 빛에 찌푸린 눈가에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적응이 안되지만 지금은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야

뭘 입고 뭘 벗었는지도 모르게
문을 거칠게 밀어 열고
아파트 복도를 뛰어가는 민역이야

제가 가는 길마다 불이 켜져
중문을 열어줘야
분명히 기연이는 그 앞에서 멈출테니까

엘리베이터가 오는 것도 너무 느려서 손발이 벌벌 떨려

이민역 집 14층

엘리베이터는 올라오다 3층에서 멈추고, 6층에서, 7층에서, 9층에서…

민역은 초록색으로 빛나는 비상계단을 휙 돌아봐

🐶 .. 너무 느려.

문을 열고 내딛어
계단을 타고 14층을 내려가겠다는 미친놈이 이 세상 어디에 있을까? 엘리베이터보다 빠르게?

다 구겨진 와이셔츠에 엉망인 상태로?

평소같으면 엘리베이터를 기다렸겠지
기다렸을 것이다

그런데

🐶 유기연이잖아.

사랑이 언젠가 단 한번이라도 이성을 요하는 일이었던가
계단 바를 잡고 어릴적 초등학생 때나 그랬던 것처럼 두 칸씩 뛰어 내려가

사랑은 사람을 미치게 만들지

미친 속도로 뛰어내려가는 민역의 앞이 어둡다 센서등의 빛이 차마 따라잡을 수 없을 속도로

3층에서 한번 미끄러져

비를 맞은 사람이 3층을 걸어 올라왔나 보지. 빗물이 고여있어
곧 다시 일어나, 일어나서, 빛들이 민역을 따라잡기 시작할 때 일어나서 다시 뛰어 내려가. 센서등의 빛에 잡히기라도 하면 안될 것 같이 큰 둔탁한 마찰음을 내면서 쿵, 쿵, 쿵

2층, 1층을 알리는 희미한 빛

문을 벌컥 열고 유리문으로 가
익숙한 사람의 인영
얼굴을 볼 것도 없이 열림 버튼을 열어

문이 열리고 그 사람의 얼굴을 보기도 전에 힘이 빠진 다리가 질척한 빗물들을 밟고 미끄러져서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그래도 행복해

🐶 잡았다…
민역아, 이게 뭔, 이런 말은 들리지도 않고, 무릎을 털고 일어날 생각도 못하고 유기연 바짓가랑이만 잡고 그저

🐶 기연아… 기연아…

그런 민역을 기연이 일으켜 세워서 천천히 겨드랑이 밑에 팔을 넣어서 껴안아

🐹 .. 나 왔어.

너랑 있고 싶어서.
껴안을수록 비의 냄새가 난다

맞닿은 유기연의 볼이 차갑고 매끄러워 제가 방금 전에 터치하고 나온 화면처럼

그리고 역시 작은 진동이 느껴진다

유기연 심장소리
나만큼 빠르게 뛴다
사람이니까 같은 사람이니까

유기연의 몸에 닿은 제 손가락의 끝에서 맞닿은 몸 너머에서 태동이 올라와
🐹 … 민역아

나 이제 아무것도 없다
다 버리고 왔어
나한테 남은거 몸이랑 마음밖에 없다

마음은 너 줄게

몸은.. 몸은,

기연이 바람빠진 웃음소리를 내

🐹 ..나 그냥 방금 다시 태어난 것 같다

태동은 시작의 소리였구나
민역이 기연을 안은 손을 더 꽉 죄어

이제 센서등도 꺼져서 어두운데 둘만 참을 수 없는 거친 숨소리를 내쉬면서, 서로의 들먹이는 축축한 가슴을 느끼면서,

정말 둘 다 방금 태어난 아이인 것처럼

🐶 그래 기연아,
🐶 그래.
🐶 마음 나 줘.

나는 ‘나’ 를 줄게.
민역의 집에 들어온 채로 어두웠던 집에 불을 달칵, 키고 서로를 마주보는 둘이야

기연이 민역을 보고 웃음을 샐샐 흘려

🐹 민역아 ㅋㅋ 옷이 그게 뭐야
🐶 아; ㅎ

구겨진 와이셔츠에 반쯤 정신이 나간채로 걸친 정장, 세미 정장식인 반바지, 맨발에 슬리퍼… 그냥 엉망이었던 거야
일단 씻고 나와 기연아, 응 화장실 어디야? 저쪽 들어가 배쓰밤 줄까? 반신욕까지 할래? 아니 괜찮아 옷 벗고 몸만 닦고 나올게, 같은 일상적인 대화를 끝으로

기연은 민역이 빌려준 옷을 들고 들어가고 민역은 거실에 멍하니 서있어

그냥 꿈같아서
유기연이라는 인간을 처음 바에서 만나고, 첫눈에 반했지만 그를 위해서 밀어냈고, 참지 못해서 다시 다가갔다가, 상처받기 전에 자기가 먼저 도망쳤고, 그런 자신을 찾아와서 좋아한다고 말했던 유기연

그와 자신의 역사
동시에 악몽같았던 그때의 기억

자신을 보호하려 숨겼던 기연과 그 뒤에 숨어 아무짓도 할 수 없었던 자신

그 후로 무슨 일이 일어나서 유기연이 맨몸으로 저 하나만을 바라고 찾아온 줄은 모르겠지만

더이상 뒤에 숨은 채로 살 수만은 없다

🐶 이제는 물러서지 말자..
부지런히 손님방의 이부자리를 피고 있던 민역의 등을 누가 톡톡 쳐

🐶 아, 깜짝이야
🐹 옷 고마워, 잘 맞아.
🐶 내가 옛날에 입던 거라 ㅎㅎ
🐹 아.. ㅎㅎ

어색한 침묵

기연이 민역의 뒤에 있는 침구를 곁눈질해 나 여기에서 자?

🐶 이불 추울까?
🐹 아니,

같이… 있어주면 안돼?
민역은 아무 말도 못하고 아래를 쳐다봐. 원래같으면 손님방을 열지도 않았겠지, 제 침대에 눕히고 꼭 껴안고 지난 얘기를 들으려고 노력했겠지

그런데

🐶 내가 염치도 없이.. 같이 있자고 하기 미안해서,

그때 너 두고 간게 너무 미안해서..
마음만 같아서는 널 안아주고, 뭐 물어보고 그러고 싶은데 너를 볼때마다 그때 돌아서야 했던 내가 네 눈에서 보여 기연아 나는, 나는, 그게 너무 미안하고 내 스스로한테 너무 실망을 해서,

말이 맴도는데
민역의 목을 따듯하게 안아오는 감각

🐹 그럼 꽉 안아줘.
🐹 마음으로 사과해.
민역이 일단 안기고 뭐라 말을 하려고 하자마자 기연이 막아. 마음! 마음으로만 하라니까. 말 말고.

할 수 없이 합죽이가 된 민역의 귀로 기연의 말이 쏟아져 내려

🐹 그래도 니가 딱, 어? 한쥰이 성씨 안 맞췄으면 어쩔뻔했어, 내 남친 눈치 하나는 빨라서 다행이지. 그래 안그래?
🐶 그래..
🐹 어쨌든 만났잖아, 이제 안 헤어지면 되는거 아니야?
🐶 맞아… 내가 잘할게.

또… 젖어들려고 하는 분위기에 기연이 어유! 하면서 민역을 밀어내

밀면 미는대로 허청 밀려나는 민역의 눈에 들어온 것은

🐶 기연아 피가 나는데 왜 말을!

기연의 무릎에 생긴 크고 작은 상처
바로.. 유기연 질질 끌고 또 눈망울 울망해져서 구급상자 꺼내서 거즈 꺼내고 연고 면봉 위에 왕방울만하게 짜내고…

팔까지 걷어보라고 하고 까진 상처에 약발라주고 밴드 붙여주고 하는데 갑자기 궁금하잖아

🐶 기연이 너,

내 집 어떻게 알았어?
🐹 아, 그거…
🐹 얘기가 좀 긴데, 지금은 짧게 하자면

나 급하게 나오느라 폰이랑 돈도 없고 어디로 가야 할 것 같아서 막 걸었는데 모비딕인거야 그때 너한테 고백했던 날처럼

거기 바텐더 형님이 도와주셨어 너 주소도 알려주시고 스웨터에 우산도 빌려주시고

🐶 … 스스로 찾아온거야?

오다가 넘어져서 깨진거야 무릎은? 어 비도 오고 미끄러웠으니까… 어떡해, 흉지면.. 지금이라도 병원갈까? 유난이다 이민역 ㅋㅋ, 혀누 형한테 고맙다고 뭐 해야겠다, 그치 나중에 우산 돌려주러 오래 인사하러 가자,

이런 대화들이 내려앉고
긴장이 풀린 모양인지 기연의 눈꺼풀이 까무룩거려
기연을 데리고 같은 침대에 누워

제 침대에 배개를 올려놓고 약간 떨어져서, 제가 방금 얻은 사람을 감상하기라도 하듯

잘자, 사랑해고 나발이고 기연은 이미 극도의 각성상태에서 놓여나 잠에 들었기 때문에 민역도 곧 조심.. 히 잠든 기연을 끌어안고 잠을 청해 Image
기연은 자다가 눈을 비비고 일어나

민역아?

옆자리는 비었지

밖에서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억눌린 듯 조용히 울리는 남자 둘의 목소리

밖은 여전히 어둡고 빗소리가 울리고

남자 둘?
누가 올 일이 있나?
하나는 이민역이고,

아빠가 나를 잡으러 왔나?
아빠일 거라는 생각이 든 순간, 가슴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면서 숨을 쉴 수가 없어

그렇지 나 가출했지

할 수 있는 일탈의 끝까지 했지 마지막 기억은 둘이 자신을 병원에 데려가겠다고 집을 비웠을 때 자신이 탈출한 것이었으니까

여기에서 잡히면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걸었으니까..
🐹 커흑, 윽,

어제 교화원에 갈 것이라는 말을 듣고 자신이 보였던 호흡 곤란이 정말 꾀병은 아니었던 모양인지 숨을 쉬기가 힘들어

가슴을 긁으면서 켁켁 기침을 해

밖에서 우당탕 소리가 들리더니 어두운 방 안에 불이 후려치는 것처럼 켜져

🐶 기연아!
🐸 왜, 이민역 뭔데,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도 정신을 못 차리겠어서 기연은 고개를 뒤로 힘없이 젖히고 자신을 안으려는 민역의 품에 머리만 비벼

🐶 왜이래, 왜이래 얘가…
🐸 저기, 불부터 끌게 놀라신 것 같으니까

불이 꺼지고 침묵을 지키니 약간 긴정된 기분이라

🐹 지금, 몇시..

하면

🐶🐸 새벽 3시 좀 넘었나?
🐹 새벽 3시에 뭘…?

뭐라 말할 것도 없이 채군 분기탱천

🐸 아니 저 느자구도 없는 것이 요 이틀간 죽어 지내다가 갑자기 새벽 두시에 [여한이 없다] 하고 카톡을 했는데 사람이면 당연히 그걸 보고 아, 무슨일이 나겄다 싶어서 달려오는게….!
아이고 댕쪽아… 그러니까 채군은 임군이 색파로 선그어서 가뜩이나 기분도 밍숭맹숭한데 유일하게 친한 친구인 댕군도 마지막 잎새의 여주처럼 파들파들 말라가다가 난데없이 셀프킬링이 의심되는 내용의 카톡을 새벽에 보내서 잠도 못 자고 이민역 집 박차고 들어온 사람되는거임 지금
상황 파악 다 마친 기연 자기 안은 이민역 품에서 아… 하고 힘없이 머리 뻗으심

🐍 가뜩이나 찬균이 때문에 지금 뭘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는데 친구라는 자식이 어떻게 일거리를 얹어주냐 일거리를~!

하는데



찬균이?

🐹 &&대 nn 학번 찬균이요?
채군은 기연이 알지

정확히…. 임군이 자신을 이민역이라고 착각했을 때

이민역 = 기연이 형의 썸남 이라는 논리로 인해서 지금까지 제가 했던 모든 플러팅이 카사노바짓으로 무지개반사되어서 좌절한 적 있단 말임

게다가 이민역이랑도 햄스터상인가 고양이늑대상인가 하고 논쟁도 지리게 했고
기연이는 채군을 처음 아니까, 그렇다고 네네 찬균이 맞아여 ㅎㅎ 하기엔 진짜 씨발… 지가 걔랑 잘 될지도 모르겠어

확신도 없는데 인정하면 나중에 진짜 안됐을때 꼴만 사나워지니까 주제 휙 돌림

🐍 아 근데 민역아 기연씨 어디 병원에라도 데려가야 하는거 아니냐 숨 못 쉬시던데
🐶 아,

🐶 기연아 괜찮겠어? 응급실 갈까?
🐹 아니 그렇게 중요한거 아냐
🐶 숨을 못 쉬었는데 기연아
🐹 괜찮아 안 나가봐도 돼
🐶 기연아
🐹 안 나간다고,
🐶
🐹 나가기 싫어…

무서워..
채군 여기에서 자기가 빠져줄 때임을 직감하심 뭔가 저 둘 속사정이 있구나

🐍 민역아, (고개 간단히 꾸벅)
🐶 어, 어어.
🐍 잘,(해), 알지? 기연씨도 (꾸벅)
🐶 어 잘가 미안해 고마워~!

채군 문 닫고 나가고
방은 어두운 정적에 싸여

그러고 보니까..
🐶 기연아,
🐶 어떻게 왔어?

🐹 … 말했잖아, 바텐더 형이 도와줬다고.

🐶 그거 물어보는게 아니잖아

어떻게

.. 빠져나왔어?
🐹 딱히.. 너한테도 듣기 좋은 말은 아닐 것 같은데..
🐶 아니?
🐶 기연아 다 말해줘.
🐶 이제 둘이잖아.

🐹 생각하기 싫어..

목소리가 떨려와
쥐어짜면 금방이라도 물이 떨어질 것 같이
이러다 애 울리겠다

황급히 감싸안고 토닥여

🐶 기연아 미안
🐶 내 생각이 짧았어
🐶 사랑해 기연아 사랑해
🐶 뭘 하든 다 기다려줄 수 있어

목에 얼굴을 파묻으면서 사랑한다고 읊조리고, 자신에게도 세뇌를 걸듯 그렇게 한참 속삭이면 관용을 베푸는 것처럼

🐹 아무것도 못 가져왔어…
일단 그걸로 윤곽은 대충 그려져

도망쳤구나
맨몸으로
쫓기고 두려워하고 있구나

그리고..

그 이유가 나구나
나 찾아오겠다고
내가 좋아한다고 해서
이쪽 세계를 알려줘서

아까 형언이랑 조용히 얘기하고 있을 때 듣고 과호흡 온것도

언제라도 잡힐까봐 잔뜩 긴장해서 잠도 못 자고..
아까 호흡이 딸리는데도 병원 안 가겠다고 버티다가 결국 나가기 싫다고 무섭다고 한 것도 다 그것 때문이구나

나갔다가 다시 잡힐까봐

민역은 제 품에 안긴 제 사람을 내려다봐

🐶 … 기연아,

우리, 어디로, 멀리멀리..

떠날까.

아무도 못 찾게, 잠깐만이라도.
🐹 … 가자고?

생각보다 기연의 반응이 조용해

🐶 응, 우리 둘만 있을 수 있게.
🐹 …
🐶 싫어 기연아? 다른거 생각할까?

조용해진 몸을 안고 목에 얼굴을 파묻으면서 기연아아, 하고 어리광을 부리면 그제서야 띄엄띄엄 들려오는 목소리

🐹 좋아, 좋은데.. 폐 끼치기 싫어서
🐶 기연아, 그건 걱정할 일도 아니야

너만 좋으면 다 돼
다 해줄 수 있어
내가 말했잖아

‘나’ 를 주겠다고
내 시간이랑
내 생각이랑
내 몸이랑 마음이랑

🐶 어디 지방으로 갈까?
그렇게 새벽 3시에…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잠도 다 깬 둘은 침대에 엉켜서 조용히 핸드폰으로 검색하면서 어디 갈지 정하고 있음

물론 서치하는 내내 간간히 기연아 기분 어때애? 하면서 민역이 유기연 허리 끌어안고 뽀뽀 오백번씩 해줌
여기 갈까?
아니면 기연아 우리 외국 나가볼래
아 프랑스 파리 어때? 거기 소-호 거리 한번 걸어보는게 내 로망이었는데
아니면 런던 갈래?
영어 편하게 미국으로 갈까?
호주는 안돼 벌레가 많대

물론 이민역이 더 신나서 말하면 기연이는 듣다가 어.. 하면서도 쳐낼 곳은 쳐내줌
이민역 갈 장소 나열 먹고 싶은거 하고 싶은거 죄다 나열하면서 말 안꺼내는 한가지

여행 기간

🐹 민역아, 그 저…
🐶 응?
🐹 당일치기면 우리나라 지방이 낫지 않을까?
🐶 나 당일치기라고 한 적 없는데?
🐹
🐶 다 해줄 수 있다니까, 기연아.

민역이 씨익 웃음
그래도 유기연 몸 옹송그리면서 그것까진 양보를 안함 미쳤어 민역아 남친이랑 여행가겠다고 그럼 강의를 몇개를 째는거야 안돼안돼

이민역 당장에라도 아니 괜찮다고 하려고 했는데 상대는 방금까지도 숨도 못 쉬던 지 애인… 결국 져준다

둘 의견 반반 섞어서

여행 기간은 안 정하고 대신 국내로
이민역네가 강왼도 정섡 모 리조트 회원이라 편하게 거기 가서 숙박권 쓰면서 비용 부담 없이 푹 쉬고 오기로 함

민역이가 부모님한테 회원 혜택 자기가 쓴다고 간단히 문자해서 상황 설명하는 동안 (부모님은 오픈입니다) (외국이라 시차 있어서 그쪽은 새벽 아님) 기연은 방에서 조용히
이민역이 누웠던 이불에 자기 몸 폭 파묻으면서 눈만 끔뻑.. 끔뻑.. 하고 있음

자기가 마지막에 난 부모님이 없는 사람이다 하고 뛰쳐나왔어도 다 그렇지 한방에 못 잊는거

🐹 (걱정.. 은 하고 있겠지)

근데 이민역 바로 꺄! 하면서 방 들어와서 유기연 옆자리 다이브 하셔서 생각 증발
어차피 이민역 차 지하 주차장에 있고 거기에서 출발하면 (당연히) 아무도 유기연이 그 안에 타고 있다는 걸 알리가 없음 (부모님도) 그걸로 유기연 안심시키고 둘이 알람도 안 맞추고 껴안고 푹 제대로 잠
근데 유기연은 모르겠지

유기연 자는 동안 부모님이나 그때 들키던 기억 관련해서 트라우마라도 생겼는지 잠꼬대로 여러번 중얼거렸고 이민역은 그거 다 듣고 있었다는 거

안심하세요 기연이를 돌려보내야겠다ㅠ 류는 아니고 이민역이 생각하는 거

기연이네 부모님을 어떻게 대처하지
일단 푸지게 자고 일어나서 ㅎㅎ 우리 아침 뭐먹지 이러고 그때 먹기로 했던 맥모닝도 배달시켜서 신혼부부마냥 꿀떨어지게 먹음

그때 기연이 집에서 가져온(ㅠ) 카메라도 기연이한테 돌려주고 (둘다 … ㅋㅋ 했음) 짐 싸면서 넣음

짐을 싸다가

🐶 기연이 폰 기종 뭐지? 충전기
🐹 나 없는데


갑분싸 될락 말락~ 이지만

유기연 제 남친 앞에서만은 쾌남쥐라

🐹 ㅋㅋㅋ 말했잖아 맨몸이라고~
🐶 아 가서 하나 사줄까 아예? 어? 새걸로 바꿔버려? 어? æ폰 그거 어?

당시 헤남이었던 기연이에게 플러팅하던 눈물의 똥꼬쇼 바이브로 받아치는 민역군
일단 카메라 집어넣고~ 아 ㅎㅎ 하면서 둘이 같이 차에 타고 기분 좋게 출발하려고 시동을 걸고

출발..! 하기 전에

🐶 기연아 다시 셀카 올릴까?

🐹 응?

🐶 내걸로…
뭐 남친이 찍는다는데 뭐

옛다 기분이다

찍어줌

이민역 입이 귀까지 찢어져서 프사로 올리고 기연아 갈까~? 하고 출발함

제가 하도 복선을 끼워넣으니까 여러분들이 걱정할까봐 말해드리자면 이거 프사 가지고 >기연이네 부모님이< 찾아올 일 없음
댕햄이네는 얼레벌레 행복한 여행을 떠나요 시즌으로 몰아넣고 그러면 이제 우리의 채꿍이들에 대해 얘기해보기로 해요

그간의 요약

채군 평가

얼굴이 착해요
간헐적 다정
앞뒤가 달라요 (비방X)
목표를 위해서라면 뭐든 함
거짓말이든, 라이트집착이든, 어쩌고..

그리고 임군은 이것에 꼴받음
얼굴이 너무 좋아

너무 좋은데

얼굴로 뭐든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저 근자감도 마음에 들지 않음

더 마음에 들지 않는건

채군이 그렇게 미인계를 쓰면
임군 자신은 네!! 하고 넘어가 준다는 거

그래서 지금 임군은.. 머리를 쥐뜯고 있음
기연이 형은 어딜 갔어… 그날 확인해 보니까 갑자기 프사도 내리고… (그때 그날임^__^) 연락도 안돼서 임군은 혼자

물론 다가오려는 사람도 있지만 임군 눈에 별로 안참..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채군은 불편하고 기연이는 편하다고 생각하는 감정에 대해 고찰하는 시간
내가 기연이 형을 좋아하는 걸 수도 있지 않나…? 편하니까

ㄴ 그런데 그렇다고 하기엔 같은 균아 소리에 형언한테만 꼴림

근데 채형언이 왜 불편하지?

ㄴ 얼굴이 너무 잘나서..?
ㄴ 내 인생이 말릴까봐..?

균이의 세포들 찍는 중
불편하면 그만 만날거야?





실컷 토의하던 세포들이 다같이 아닥

지금까지 임군의 데이터베이스로 따지자면 당연히 [만나지 않는다] 가 답인데 그러면 작가가 가만 내버려 둘리가 없잖아…
기연이 형한테 연락을 오지게 넣어봐도

🐈‍⬛ 형
🐈‍⬛ 기연이 형
🐈‍⬛ 형 형 형 형 형
🐈‍⬛ 형 교수님이 불러
🐈‍⬛ 대리출석을 해주고 싶어도 안돼
🐈‍⬛ 그냥 조금 늦는거지?

🐈‍⬛ 와 유기연 미쳤다
🐈‍⬛ 지금 코스 201 짼거야?

대답이 없음
당연하지 기연이 폰 지금 본가에 냅두고 왔고 당분간 아무도 못 만지게 그때 화장실에서 사력을 다해서 액정 엉망으로 깨부심

그리고 남친이랑 심신안정용 여행 가는 중인데 임군이 그 사정까지 알아줄 리가

하루 이상 연락도 안되고 그 다음날 코빼기도 안 보이니까 임군 멘탈에 영향옴
임군 멘탈의 팔 할은 학점메두사 채형언군이 얼굴공격으로 깨부시지만

그걸 항상 이어주는건 기연이 형과의 상담

근데 이제 유기연까지 증발했다?

마치 도망수를 찾는 집착광공처럼 (얘네가 이러면 안되는데) 잠수… 참을 수 없어, 무드로 안절부절하다가 생각해낸게

이민역
그때 유기연 형이 번호 줬다고 화면에 띄워준 이민역이라는 남자

채군이랑 친하다는 이민역

그리고 본인은 기연이 형이랑 연락을 해봐야겠음 뭘 하는지 정도는 알아야지

이것들을 조물조물하면

🐈‍⬛ 형
🐈‍⬛ 이민역 전번 알아요?

🐸
형… 이민역 전번 알아요…. 형… 이민역 전번 알아요…. 형… 이민역 전번 알아요…. 형… 이민역 전번 알아요…. 형… 이민역 전번 알아요…. 형… 이민역 전번 알아요…. 형… 이민역 전번 알아요…. 형… 이민역 전번 알아요….

이틀만에 온 선톡이 저 내용이야 Image
채군 믿을 수 없는 각박한 현실에 카톡창 보고 눈 비빔

지금.. 이게 맞아? 색파로 선 그어놓고 이틀만에 한 톡에서 나한테 다른 남자 전화번호는 왜 물어보는 거지? 게다가 이민역?

쟤 나 처음에 이민역으로 알고 있었잖아
당장이라도 독잇뱀 무드 돼서

🐍 걔는 왜.

하고 싶은데

그럼 또 스윗리틀키티 도망갈라
아님 또 뭔가에 앵돌아져서 땅굴팔라

ㅋㅎ.. 더 사랑하는 쪽이 져주겠지

🐸 0l0-1993-1103

아무 말도 못하고 전번 상납함
바로 사라지는 1 표시에 속만 뒤집어짐
웃기다

상담하는 형 사라졌다고 그 형 썸남 번호 받겠다고 이틀만에 (처음이자 마지막일) 선톡 날리는 임군이나 그걸 또 번호를 주는 채군이나…

목표를 달성한 임군 또 흡족해져서 🐈‍⬛ 형 고마워요~ 날리겠지만 심란한 채군 눈에는 들어오지도 않음
임군 어쨌든 이민역 번호 저장해서 이군 프사 봄 그때 기연이랑 여행 출발 직전에 찍은 사진

🐈‍⬛ 유레카

바로 톡 날림

🐈‍⬛ 안녕하세요 기연이 형이랑 같이 계시는 거 맞으시죠? Image
그시각.. 휴게소에서 알감자 념념 사먹던 이민역 눈 똥그랗게 뜸

톡이 두 사람한테 왔는데

🐈‍⬛ 기연이형이랑 같이 있는거 맞으시죠?

이거랑

🐍 염치가 있으면 우리 균이 톡 보지 마라

하고 으르릉대는 채군이야
🐶 아 낸들 어쩌라고;

하면서 일단 그래도 미안한게 있으니까 채군한테 먼저 상황 설명 듣기로 함

전화 연결 쭈고

🐶 어 여보세요
🐍 니 균이랑 아는 사이냐?
🐶 아니 그 가짜 햄스터상..?
🐍 야임마
🐶 아니 그냥 기연이가 궁금한 것 같던데 선톡 내용 보니까
🐍 …? 니가 아니라?
🐶 그건 뭔 뜻이야 ㅋㅋㅋ
🐍 기연씨? 기연씨를 왜…?
🐶 몰라 친한가보지 기연이는 챵균씨 얘기 간간히 하는데 너한텐 안해? 뭐 말 안해줘?
🐍
🐶 야.. 미안하다

채군 주먹 뿌들댐 챵균이는 자기한테 뭐 말해준 적 없었으니까
그치 이름도 처음에 안 알려주고
ㄴ 컴컨 오지게 해서 얻어냄

대학 이름도 안 알려주고
ㄴ 컴컨 하다 실패함
ㄴ 겨우 꼼수부려서 주소 얻어냄

뭘 스스로 말해준 적이 없음
밀어낼 궁리밖에 안하는 앤데

현타 온 채군.. 아무 말도 못하니까
이군이 그런다

🐶 니가 기연이랑 통화해볼래 먼저?
멘탈 나간 채군 어.. 어.. 만 하고 있으니까 저편에서 기연아 잠깐만, 어제 그 친구 알지 형언이, 아 그 균이랑 뭐 있는 분? 어 조언이 필요하대 기연아

이런 대화 들리고 부스럭거리고

🐹 여보세요~?

하는 목소리 듣자마자 힘이 탁 풀리는 형언

🐸 그.. 저희 균이가 기연씨를 찾나봐요..
이게 무슨 소리야 ㅋㅋㅋ 하면서 기연 얼굴에서 폰 떼고 이런 표정 지어보임

아 근데 챵균이랑 뭔 관계지
벌써 저희 균이 저희 균이

🐹 … 아아!

🐹 아 균이랑 저랑 수업 여러개 겹치고 상담도 서로 자주 하는 사이라, 아이고 균이한테 연락을 못했네요 ㅠㅠ Image
🐸 아… 네… 저.. 그,

기연도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할 줄 모르니까 덩달아 긴장함 숨까지 참아줌

🐸 그 챵균이가…
🐸 싫은건.. 바로 싫다고 하나요?
아 여기서 기연이 눈치 바로 깜

저사람 챵균이 좋아하는구나
균이랑 연락을 하는 사이구나

그리고 그때 균이랑 나눴던 대화 떠오름
에지간해선 잘생겼다는 소리 안하는 애가 잘생겼다 하면 그건 백퍼센트 호감

균이가 어느정도 좋아..는 하겠다
게다가 저 기죽은 목소리… 싫어할 리가 없는데 생각하고 햄군 말하지 제가 아는대로

🐹 챵균이만큼 호불호 확실한 친구 없죠 싫으면 바로바로 말하는 앤데
그럼 뭐야… 채군만 절망

싫다고는 안했는데 좋다고도 안해..

했음 좋아서 연애 안하겠다고
근데 그 변명이 언제까지 가겠냐고
당사자인 채군만 죽어나는거지

아.. 소리만 나오고 추적추적해지니까 기연이 힌트 하나 투척해줌

🐹 균이는 그거 좋아해요
🐹 정의가 잘 되고
🐹 본인이 완벽히 파악할 수 있고
🐹 에러를 낼만큼 본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강력하지 않고
🐹 자기가 손만 대도 풀리는..

한편 옆에서 듣고 있던 민역

🐶 (이상형이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이 좋아하는 과제 스타일 말해주는 것 같은데)
그치 임군이 좋아하는 공대 과제

Def 잘 먹히고
줄 간격 잘 맞출 수 있고
도중에 에러나서 도르마무 안시키고
손만 대도 코드가 척척

임군이랑 과제하겠다고 밤 샌게 하루이틀이 아니니까 걔가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것도 그런 뉘앙스로 나오는데 뭐… 사랑도 과제 맞잖아 인생과제
아무것도 모르는 채군

아…? 하면서도 녹음 눌러서 착실하게 내용까지 담아두고 🐸 아 감사해요 참고할게요 기연씨 여행 잘 다녀오세요 민역이 잘 부탁합니다! 하고 끊음

전화 끊고 기연은 🐶 (저 말이 맞나) 하는 민역한테 폰 돌려주고 민역은 바로 챵균이한테 답장

🐶 앗 네 ㅎㅎ 같이 있어요
집에서 폰 보던 챵균

바로 답장함
근데

🐈‍⬛ 기연이 형 행복하대요?

전남친 바이브로 날려버림

어떤 뜻이었냐면
왜 없어졌냐… 형도 사정이 있겠고 하면서 이해해보려고 그래도 연락도 없고 수업도 안 나오고 카톡 프사도 내려갔고 아니 아무튼.. 진짜 걱정했는데 거기서 썸남이라던 사람 프사에 올라온 거 보면 진짜 잘 된 것 같은데 왜 아직도 연락을.. 많이 지쳤나?

거기서라도 힐링은 되나? 하는 의미였는데
그거 읽은 이민역은
등골에 땀이 쫘악 맺힘

아니 그니까 내가 그랬지 유기연 보통 예쁜게 아니라서 같은 캠퍼스 애들이 눈독들일 것 같다고 게다가 쟤도 남자고 남자인 나도 유기연 예쁜거 알아봤는데 쟤라고 몰랐겠어 형언이한테 순순히 안가는 이유가 설마

알감자 털어먹다 정지 Image
이번에는 유기연만 옆에서 보고 있다가 뭔 말을 듣고 있길래 저래… 하고 있는거지

🐶 아 ㅎㅎ 네 기연이 괜찮아요!
🐶 제 옆에서 행복하대요!
🐶 (제! 옆에서!)

그게 문제가 아닌데
너 지금 이상한 사람 견제하는데
그런데 임군 이런 기류 좆도 모르고

🐈‍⬛ 다행이다.. 형 행복하라고 전해주세요

무슨 오랜 순정을 바친 짝사랑하던 형아의 결혼식에 가서 마지막 덕담을 해주는 연하남 바이브로 (이민역군의 시나리오입니다)

제 상담기능사의 행복이나 빌어줌
사정은 나중에 말해주겠지
아 들어가세용 ㅎㅎ❤️ 하고 답장 날린 이민역군 그리고 균이 바로 출몰해서 하트 찍어주고 대화 끝내는 거 보면서 애매한 위기의식 느낀다

기연이한테 먼저 차로 들어가 있으라고 하고 형언이한테 뭐 토독토독 보내는 민역

챵균이를 무조건 형언이랑 붙여야 제가 편할 것 같음 큐피드 등극
집에서 꽁기한 기분 눌러 담으면서 과제나 하고 있던 채군 문자 보고 눈썹 치켜올리기

🐶 야 형언아
🐶 얼굴이 다가 아니다
🐶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 얼굴 말고 다른 소양을 길러봐

🐸 …?
쭉쭉 땡겨봅시다 내가 곧 자야하니까

그렇게 댕햄이들은 리조트에 짐을 풀고 나름의 호캉스를 도란도란 즐기고 있다 치고

채꿍이들이 두번째 만나기로 한 색파 디데이가 다가온 주말… 물론 채군 어제부터 잠 못잠 자면 얼굴 부을까봐 ㅠㅠㅋㅋㅋㅋ

얼굴 가꾸는 미인공 최고
임군도 상황 다를 바 없음

채군 만난다 > 좋다 > 얼굴만 봐도 배부른데 이번에 색스까지 하니까 또 정신 못차리고 매달려 있을 예정 > 그것까지 좋음 > 어젯밤부터 그 생각하느라 늦게 잠 > 컨디션 저하 > 제어력 멸망했다는 사실에 기분은 별로 > 근데 채군 본다 설렘

누르는압박감구르는강박감
둘다 텐션 제각기 엉망인 채로 만난다고 가정하고 또 채군 주도로 호텔에서 방 잡고 만난다고 치자

채군 30분 일찍 와서 미리 몸 씻고 가운 입고 침대에 앉아서 멍때리면서 생각함

🐸 이걸… 이게 맞나..

이상형이랑 하는 데이트의 시작이 침대라니..
같이 세계일주를 해도 모자랄 판에 서로 몸 탐구생활이나 하고 있음

🐸 하 아 아…

제법 비련의 남주처럼 머리 싸쥐고 한숨쉬는데 카드키 돌아가는 띠리릭 소리 나고 등장하는 임군

🐸 오랜만이야?
🐈‍⬛ 아, 형,

다가오는 임군에 채군 욕실 가리킴

형은 씻었어 균이 씻고 와
안그래도 되는데요
🐸 왜..?
🐈‍⬛ 집에서 이미 다 준비하고 왔어요

뒤도 다 풀었고, 하는 말에서 이게 뭔.. 하고 있는 채군의 앞에 갑자기 펼쳐지는 살색

🐸 그러고 왔어?
🐈‍⬛ 후드티 위에 입었는데요?
🐸 안에 아무것도 안 입었는데..?
🐈‍⬛ 아, 벗기 쉽게

여기에서 눈에 초점 나감
아니 진짜

본업(??) 에 충실한 건 좋은데 이쯤 되니까 나를 보는 눈빛이 진짜 몸.. 만을 원하는 건가 싶음 자기 눈 쳐다보면서 또박또박 말한다는 게 전부 자기가 오늘의 이 색스데이트를 위해서 뭘 준비했는지 이런 건데

그럼 진짜 자기도 준비한 걸 써야 하나?
일단 임군 제 무릎 위에 앉히고 뒤에서 꽉.. 안으면서 말 붙여보는 형언이

🐈‍⬛ 형 우리 바로 하는 거 아니었어요?
🐸 (ㅠ) 아니 그래도.. 긴장은 풀고..
🐈‍⬛ 형은 긴장돼? 나는 안되는데요

여기에서 참다참다 요거봐라? 하는 생각이 듬 그래 항상 나만 당하니 너한테

🐍 균이 몸 돌려봐
임군 아 뭐요 또… 앵알대면서 몸 천천히 돌려서 채군 얼굴 마주보면

뾰로통한 얼굴의 경국지색 마주하신다

뾰로통한 얼굴은 또 처음이라
뱃속이 확 끓음 새로운 자극

🐈‍⬛ ….!
🐍 (.. 동공 흔들리네) Image
제 얼굴에 반응하는거 너무 뻔하고

진짜 자긴 얼굴 아니면 아무것도 매력이 없다는 제 그간 생각들.. 역시나 싶지

이번 임군도 비슷한거다 그냥 이번은 자기가 더 좋아한다는 것에서 특별한 사람일 뿐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은 다 채 얼굴만 좋아했으니까
얼굴? 괜찮아 매력포인트 될 수 있지

그런데 문제는

채의 얼굴을 보고 채의 성격도 모르면서 너무 기대를 하고 이상형으로 재단을 한 나머지 채가 제 기대랑 어긋나는 말을 하면 실망하거나 싫어하는 기색이 제 눈으로 보여왔단 말이야

그러니까 얼굴로만 재단당하는 거 사실 별로 안 좋아했다고
얼굴 예쁘다고 자기 좋아했던 사람들과는 다르게 오히려 거리 두고 도망가려고 했던 균은 뭔가 다를 것 같아서 붙잡는 건데

이민역이 했던 말이 왜 갑자기 떠오르지

얼굴이 다가 아니다…

순순한 균 제 허벅지 위에 눕혀
균아
형 좋아해?

대답이 없길래
질문을 살짝 수정해서

형 어디가 제일 좋아?

하고 눈 마주치면

얼굴 살짝 빨개지면서 얼굴을 그렇게 가까이 대면… 이런 말 올라옴

아 역시 얼굴이네
그럼 왜 형이랑 연애 안해?

좋아하니까.. 더 곤란하다고,

왜 곤란해?

너무 예뻐서.. 다 망가뜨릴까봐

예전같으면 그냥 색파라도 한다고 좋아했겠는데 진심임을 자각해가는 지금은 썩 듣기 좋기만 한 소리는 아니지

형 얼굴이 예뻐?

그래서 더 문제예요 라는 말 듣고 오히려 사르르 웃는 채
형이 준비해 온 게 있는데
눈 감아봐

눈을 감은 챵균의 머리 주위로 둘러지는
시원하지만 두툼한 천

형 이게 뭔데요

형언이 몸을 굽혀서 볼에 살짝 입을 맞추자 약간 바르르 떨리는 몸이 사람을 애타게 해

오늘은 눈 가리고 해보자,

얼굴 안 보이게.
🐈‍⬛ … 안대?

🐍 싫어?

귓가에 후, 하고 바람을 불어넣으면서 속삭이면 균 작게 바르작거림 어떻게 싫다고 할 수 있겠어 좋아하고 호감이면 다 들어주고 싶은게 사람 마음

그런데 이 안대가 양날의 검인게
채군에게 안대란 : (본인이 유일하다고 생각하는) 매력포인트 얼굴을 가리고 솔직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순간

임군에게 안대란 : 본인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매개체 = 시작부터 사실 임군이 좋아할 물품은 아님 시야가 가려지면 본인의 ‘의지’ 랑은 상관없이 반응할테니까
그러니까 임군이 지금 별 토를 안 달고 순순히 눈 가려진 채로 채군 위로 올라가서 자리 잡는 것도 (솔직히 별로 내키진 않지만) 채군을 위해서 나름 감내해주고 있는거임

게다가 자기 좋다고 하는 채군한테 자기만 하자고 선 그은건 미안하잖아 이래도 자긴 연애할 생각 없으니까 더 미안하지
그거 감안해서 그래… 한번 맞춰주자.. 하는데 시야 다 막히고 채군이 두 손으로 임군 귀 감싸쥐고 입술 붙여오는 것부터 패닉옴

🐈‍⬛ (분명히 키스는 안하겠다고 했는데)

시야 가려진 것도 그렇고 자기가 정한 규칙도 슬금슬금 넘어오려고 하는 거.. 그거 임군이 그냥 넘기진 않을 듯
그러거나 말거나 채군은 조용해진 임군 두 귀 막고 입술 적당히 맞붙이다 벌리고 혀 섞어오는데 임군 입장에서 살덩어리들 섞이는 질척한 소리 더 배로 느껴져서 소름 살짝 돋음 그것때문에 몸 부르르 떨면 채가 어르듯 맨 등 한 팔로 감싸서 천천히 침대에 눕힘
🐍 균아

약간 생각 많아진 임군 대답 똑바로 안하는데 채군 그거 보고 눈썹 약간 움찔

🐍 균아
🐈‍⬛ 아,
🐍 집중 안해?

허벅지 슬슬 문지르다 짝 하고 (소리만 크게) 때리니까 그거에 너무 놀라서 지진난 임 몸…
보통… 예민한 사람이고 초심자일수록 안대 씌우면 진-동 딜-도나 로-터 이런 강한 기구적 자극은 물론이거니와 짧은 시간에 강한 자극을 줄 수 있는 건 잘 안함

그래서 채군도 나름 강도는 자제한건데 임군.. 저번에 꼴사납게 맞으면서 간 거 창피해하고 있었는데 채군이 또 때리네..? 사알짝 언짢
이쯤에서 눈치채셨지만 풍겨오는 망섹의 기운 … 미안 안대플이라는 멋진 주제를 가지고 망섹을 써야하는 이 상황이 미안해 죽겠지만 그렇고 그런 찐 글들은 (스포) 프로젝트 걸고 성인으로 각잡고 쓸거라.. 암튼

때리는 행위 그 자체로 굳어버린 임.. 채가 괜찮냐고 물어보면 또 가오는 있다고 버팀
이거 에셈 아님 임 집중시키겠다고 허벅지 때린 거라 바로 때린 부위 슬슬 문질러주면서 반응 체크

허벅지 문지르던 손이 슬슬 골반으로 올라오니까 갑자기 간지럽기도 하고 숨이 굳는 느낌에 임이 형, 형, 하고 간신히 할딱대면 그걸 또 잡아다 형 여기 있어 하고 입맞출 채.. 행복했음 좋겠다 너네
키스 싫지만(사실 과몰입할까봐 본인이 싫어하는 거지만) 이미 저번에도 말했듯이 임군의 캐해는 본인이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탈주하는 멘탈이라… 뭐라 항의할 그런 여유도 없이 키스 받아내면서 그만, 그만하고 빨리 넣어줘.. 이런 소리나 함

안대 빨리 벗고 싶거든
그런데 채… (간헐적) 다정공 기질 못 버려서 골반 쓸던 손 점점 타고 올라가서 판판한 배나 얇쌍한 허리나 공부만 한 줄 알았더니 의외로 운동도 해서 보기 좋게 올라온 가슴까지 천천히 쓸고 올라가는데

그 애매한 자극에 균만 애가 타는거임

눈이 안 보이니까 이 다음 손길이 어디일지 모르겠음
결국 채가 쇄골 쓸 때 일어나서 채 목에 어림짐작으로 대충 팔 걸고 넣어달라고 보채는데 균.. 뒤가 충분히 젖질 않았음

흥분 이전에 긴장 + 당황이 기본 스탠스라 그런건데 그것까지 파악할 정도로 채가 균을 아는 건 아니라서 무슨 오해를 하냐면

🐍 (내 얼굴이 안 보여서 흥분이 안 되나..?
약간 침울해진 기분으로 젤 끌어다가 뒤 정성들여서 풀어주는데 다행히 손가락으로 신경쓰면서 풀어주니까 반응은 잘 옴

뒤로 젖힌 목에 핏줄 보일 정도로 애가 덜덜대니까 뭔가 이상.. 한 느낌 들어서

🐍 균아 어디 불편해?

그러나 소통의 미스

🐈‍⬛ 빨리… 넣어줘.. (그리고 끝내)
천천히 꾹 눌러 삽입하는데 균 입장에서는 어떠냐면 사방이 막힌 무 의 공간에서 아래에 살짝 뭐가 비비적거리더니 천천히 개통을 하면서 들어오는 거임

시야가 안보이면 다른 감각들이 더 강해진다는데 통각까지 강해질 줄이야

결국 눈물 찔끔 나와서 윽, 흐, 아파, 아파요, 하면서 울어버림
형언 놀람

안대 밑으로 슬쩍 손 넣어서 눈물 닦아내는 (와중에 벗진 않음) 제 이상형 안아다가 (빼지도 않음) 제 위에 앉히고 균 왜애 형이 아직 덜 풀어줬나? 안대 벗을래? 하고 물어보는데 균 무슨 생각인지 (그냥 멘탈 탈주한거) 고개 도리질하면서

🐈‍⬛ 그냥 안아만 줘..

하겠지
할 수 없이 균 엉덩이 쪽 받혀들고 몇번 왕복운동 하는데 제 목 무슨 튜브마냥 부여잡고 흔들리는 애를 보니까 기분이 이상해

순종적인 것도 그렇고 기뻐보이지가 않아 물론 찔러줄때마다 흐윽 소리 내면서 아래 조이는 생리적인 반응은 원래대로 돌아오는데

진짜.. 눈을 가려서 이런건가 싶지
약간 침울해진 마음으로 균 눈 가린 안대에 손 뻗는 채군

안대를 진짜 벗기면 제 매력은 얼굴밖에 없는 사람 될 것 같아서, 그것 말고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일 것 같아서 한참 망설였으나

🐍 균아, 벗고 편하게 하자.

라고 처음으로 임군 눈을 보는데

눈물 글썽한 거 보고 억장이 무너짐
임군 시점

정신없음
멘탈 나감
통각이 두배

시야는 안 보이고 그래도 채군 안고 하니까 익숙한 부분 있다고 마음이 그나마 낫고

그러다 갑자기 균아, 소리랑 같이 밝아지는 시야를 떡하니 채우는 제 이상형의 얼굴

아이러니하게 안도로 다가와서 균한텐
더 채군 목 꽉 안으면서 그제야 좀 긴장이 풀려서 이제 반응 제대로 나오는데

채군 입장에서는 오해에 박차를 가하는 태도임… 하필이면… 내 얼굴을 보고 갑자기 반응이 많아졌어…

왜 울고 있었는지도 모르겠고
그래도 하기로 했고 기껏 꽂고 (…) 흔들고 있으니까 성심성의껏 진행하는 둘

균 다시 원래 컨디션 살살 회복해서 스스로 허리도 돌리고 좋아, 좋아요, 이런 말 나오는데 채는 입 꾹 다물고 균아 예쁘다, 너무 예쁘다, 이런 말이나 간간히 하지 생각이 너무 많아보임
그래도 프로페셔널한 채.. 티 안내고 마지막까지 형 이름 부르면서 가는 제 식 마무리까지 착실하게 챙겨주시고

조금 있다 자기도 빠져나와서 따로 흔들어서 뒷처리 끝냄

그 상태로 아직 숨 쌕쌕대는 균 옆 침대에 누워서 조용.. 히 안고 숨만 쉬는 채군
미안한데 너네 언제 행복해지냐?

임군은 일단 한판 했으니까 별 생각 없음 일단 형이랑 해서 좋았고 안대 별로였는데 얼굴 보고 할 수 있어서 좋았고 이렇게 안고 같이 시간 보낼 수 있으니까

나름 연인같긴 한데 그래도 감정이 오가는 단계는 아니라서 본인이 만족중

그러나 채군
아… 얼굴…. 얼굴.., 얼굴… 얼굴….

본인이 알아서 땅굴 파고 기어들어가고 있음 그전 사람들이 자기 좋아하던 방식이랑 임군이 정확히 똑같은 루트를 타고 있거든

이제 안 예쁘면 자길 버리고… 미인공답게 굴지 않으면 뭐야 형? 실망했어요 이런 소리 나올 것 같고… Image
그간 스쳐 지나갔던 세미 연애들

👤 어 형언이 사투리 쓰네?
🐍 어 별로야?
👤 의외다 미안해 식어버렸어
👤 완벽한 표준어만 구사할 줄 알았지

이런 식임

그러니까 이 상태로는 임군이랑 연애를 해도 얘도 언제든지… 저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제 옆에 안겨서 형.. 오늘 좋았어요… (진짜..?) 하는 연하 보면서 당장이라도 챵균아 사랑해 갈기고 싶은데 어째 저 연하는 좋았다고 하면서도 시선은 제 눈에 꽂힘 분위기를 잡고 무슨 말을 해보려고 해도 제 볼살 만지작.. 하고 있는 모습에 속으로 눈물만 한강만하게 흘릴걸
약간 침울.. 해진 기분으로 일단 임군 안아들고 꼬옥 붙어서 같이 씻고 뒷처리 해주고 머리까지 탁탁 말려주는데

시간 보니까 5시 넘어감

형언이가 지금 속이 혼란하고 오늘이 좀 망섹이었고 해도 같이 있다보면 4시간이 그냥 증발인거야 그거 보고 사랑은 사랑이 맞아서 더 진퇴양난
임군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뭐 파악은 함

첫 잠자리 당시 지 놔주기 싫어서 새벽까지 해먹고 아침에 일어나서도 괴롭히고 에키벤하고 씻으러 들어가서도 컴컨에 키스마크 오백개는 남기도고 보내기 싫어서 그 난리를 친 걸 기억하고 있는데
지금은 약간.. 넋이 나가있음 채군이

자기한테 안 떨어지는 건 맞는데 그게 뭐 한번 더하자 우리 안 헤어지면 안돼? 여기에서 2박 해버려 3박 해버려 이게 아니라

그냥 옆에서 멍.. 하게 껴안고 슬슬 쓰다듬기만 하고

이러다 보니까

🐈‍⬛ 형, 오늘 싫었어요?

무대뽀로 박아버림
싫었을리가
너무 좋아서 맴이 아픈건데요

🐍 좋아… 좋아해..

이러면서 더 붙어오는 채군 딱히 밀어내지도 안아주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임군 천장 보고 눈알이나 도록도록 굴리고 있음

채군은 세미 고백 먹금당했다고 조용히 절망중인데…
너무 분위기 늘어지기 전에 둘 퇴근시키려고요 원래 임군 채군이 몇번 더 하자고 조를까봐 체력 키우고 그랬는데 한 타임으로만 끝나니까.. 오늘 형 분위기가 안 좋구나, 대충 맞춰주고 일어날 듯

축 쳐져서 자기한테 기대오는 연상이 무겁지만 자기한테 의지하는 걸 보니까 나쁘지만은 않음
그렇게 속으로 어? 귀여워 최-준 자아 참아가면서 형 옷 입어요 형 이거 코트 단추 풀러주는 거 맞죠 형 형 형 하면서 둘 다 나갈 준비는 마쳤는데

이제 다음 약속을 잡아야 하잖아

🐈‍⬛ 형, 다음에 언제 시간 돼요?

이 말 했는데 다짜고짜 와락 끌어안아
🐸 균아아…
🐈‍⬛ (갑자기 왜이래)
🐸 많이 좋아하는 거 알지..?
🐈‍⬛ (왜 어째 사과하는 톤..?)
🐈‍⬛ 응 알죠 고맙게 생각해요
🐸 균이는 형 어때?
🐈‍⬛ 잘생겨서 좋아요

좋아요에 집중할 위인이 잘생겼다에 레이더가 꽂히니까

균 자기 갑자기 놓는 손길에 의아해서 채 쳐다보면 이표정임 Image
…? 놀라서 형 왜요 형 하고 고개 들라고 턱 밑에 손 넣어서 들라고 하면

한참 힘줘서 고개 숙이고 있다가

🐸 형 잠깐…
🐈‍⬛ …?
🐈‍⬛ 바빠요 앞으로 당분간? 괜찮아요

🐸 아무랑도 만나고 싶지가 않아…

둘에게 청천벽력같은 소리 떨어짐
와 무슨 일이냐

형 그게 무슨 말이예요 하는데 본인이 평소에 애지중지하던 본인 얼굴 짜부되게 잡으면서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데

존중… 하거나 혼자만의 chill.. 타임을 줘야 할 것 같아서

🐈‍⬛ .. 그래요 그럼.

하고 오히려 자기가 먼저 형 화이팅하고! 하면서 그냥 나가버림
채군 그 상태로 터덜터덜 본인 소유의 55평 한강뷰 아파트로 돌아와서 몸 쭈그리심

갑자기 의욕이 확 죽은 걸 어떡해

자기가 더 사랑해서 더 불리한 와중에 이전 관계들처럼 자기를 얼굴로만 판단하고 더 빨리 식어버리면 어쩌냐고
이럴바엔 차라리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랑

얼굴.. 이 중요하지 않는 사랑을 하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하나 생각함

임군이 오늘만 봐도 자기 얼굴 보고 안 보고에 따라서 흥분하는 정도가 다른 걸 제 눈으로 봤잖아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는데

그날따라 치대오지 않는 채군이 신경쓰였는지 챵균이 15분 전에

🐈‍⬛ 형 편할때 연락해요

라고 한 카톡이 상단에서 번쩍

또 그거에 맴이 애려

진짜 이제 슬슬 접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을 참에
너네 그만 침울해라 내가 피고냉
한번 빡세게 구르고 해피해져야만

마침 채군은 금수저 집안 출신이니까
(부모님은 채군의 취향을 잘 모르지만)
옛날부터 선자리 하나 들어왔다 칩시다
빠져나갈 구멍을 위해 꼭~ 이뤄져야 하는 자리는 아니고 (이뤄지면 좋지만)
일단 나가긴 해야 하는?
그리고… 채가 이걸 망설이다 망설이다

>임군한테 말 안하고<

수락을 했다는 시나리오를 주기로 하겠어요

채군 일주일 안에 선자리 나감
잘되면 결혼하는 거고
안되면 그냥 마는거고 그런
채군은 선자리 잡았는데 이제와서 임군은 침울.. 한 제 얼굴폭격기가 생각나는 둘을 뒤로 하고 이제 실컷 호캉스를 즐기는 해피한 커플 댕햄이들을 만나보기로 해요

호텔에서 나가질 않음

주위 산책로만 걸어도 충분함
나머지는 다 그 안에서
시간 하루.. 이틀.. 사흘 지나고 사회의 편견만 없으면 흡사 신행 온 부부지만 그냥 누가 보기엔 친한 동갑내기 친구처럼 보이는 거

유기연이랑 같이 여행을 와서 이민역이 제일 신경을 쓰는 건

유기연 불안감 안정시키기
그렇다고 기연이가 무슨 발발 떨기만 한 것도 아니고 당시 부모님 몰래 탈출한 그런 깡도 있는 쾌남쥐라서 그렇게 유약한 타입 아님

둘이 도망오듯이 온 휴가라는 거만 빼면 아무 문제 없이 잘 놀러다니고 잘 잠

딱 하나 역린처럼 그 당시 무슨 일이 있었나.. 만 언급 안해서 그렇지
그런데 그걸 언제까지 숨겨

언젠가는 둘이 알아야 공유를 하고 부모님에 대해 대책도 세우고 할텐데

유기연도 그건 암
근데 그 당시 수치스러웠던 기억이랑 이민역까지 제 비굴한 그때 그 모습을 알게 하긴 싫거든 분명히 걔도 겪어봤을 거 아냐 (미안하지만 아님 이민역네 부모님은 존중해주심)
그래서 여러번 각 잡힐때마다 유기연 어물거리면 이민역이 아유 졸리지 않아? 자기야 자러 갈까? 하면서 대리 파토 내주고

그런 것도 어디 한두번이어야지

둘 사이에 벽이 생긴 느낌인데

그날도 한번 하고 나서 서로 아직 뜨거운 몸 끌어안고 조용히 심장 소리만 듣고 있을때 유기연이 입 열지
나 그때 얘기 해줄까, 나직하게 올라오면 이민역은 바로 제 애인 머리 제 가슴팍에 싸안고 미리 토닥토닥 두드려줌

용기를 얻어서 다 풀어내는거야 천천히

핸드폰을 못 쓰는 이유는 자기가 깨부셔서 그런거고, 왜 깨부시려고 했냐면 엄마가 우리 카톡 내용을 보려고 해서. 어쩌다 그랬냐면..
편지를 들켜서, 편지는 왜?, 내가 그때 선 본다고 했을때 너 마음이 다쳤었잖아 그걸 어떻게 풀어줘야 할지 모르겠어서, 아, 기연아.. 사랑해.

가끔 이런 칭찬도 듣고 속 얘기도 하고

그런데 진짜 중요한 것들은

🐹 … 아빠가 교화원에 보내려고 해서
🐶
🐹 탈출했어, 마지막 밤에
🐹 도망친거야
카드만 겨우 챙겨왔고, 반팔에 얇은 바지 입고 있어서 추웠고 나 그때 폰도 없어서 어디 갈 길도 몰랐고, 간신히 자취방 찾아가고 모비딕 찾아가고, 바텐더 형님 만나서 너 찾는다고 설명도 했고, 주소 받고 옷도 빌리고, 그렇게 해서 찾아온 거긴 한데 민역아

침묵이 생기니까 토닥여주는 민역
🐶 괜찮아?
🐹 괜찮아, 너랑 있으니까…

한참 침묵
민역이 토닥토닥 해주는 소리만

🐹 새롭긴 해.. 외롭고.
🐶 부모님 때문에?
🐹 이제 나한텐 부모님 아냐.
🐹 아니지.

민역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 .. 떠올리기 싫은데 자꾸 떠올라…
그치

천륜을 쉽게 끊겠냐

이민역이랑 알아온 시간은 잘 쳐봤자 두 달 이지만 부모님이랑 쌓았던 (어떤 식이든) 유대는 이십년이 넘어가는데

🐹 근데.. 돌아가진 않게
🐹 그들이 원하는대로 가짜로 살고 싶진 않아, 가짜 아들이랑 부모님 관계로
🐶 알지알지
근데 이대로 지나면 나 진짜 고아처럼 되는건가, 생각은 가끔 들어. 어쨌든 내가 먼저 죽은 사람 취급을 하고 나왔으니까.

너 선택한 거 후회 안해 민역아

그런데, 뭔가 찝찝하고..

점점 말이 느려지더니

🐶 기연아?

어느새 잠들어있지
🐶 …

잠든 지 애인 머리카락이나 얌전히 쓸어넘겨주는 이민역

🐶 얘가 가진 건 나밖에 없구나..

그때 마음 확인할 때 했던 말

🐹 마음은 너 줄게
🐹 나 이제 아무것도 없다

진짜지 나한테 오겠다고 다 버리고 왔는데 심지어 제 부모님까지
얘가 내일 일어나서는 조금 밝았으면 좋겠다 생각하면서 옆자리에서 몸 끙차 일으키는 민역임

🐶 주변 호수로 가서 유람을 할까?
🐶 레일바이크 이런 거라도?

탁자 옆에 카메라가 보여서 괜히 만져보다가 내일은 폭포 이런데 데려가서 기연이 사진이나 많이 찍어야겠다 ㅎㅎ 하는 민역
근데 생각해보니

🐶 기연이… 몰래 나왔다고 했지

부모님이 둘 다 집을 급히 비웠을 때,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아픈 환자의 상태로 급하게 나오느라 메모 한장 없이

그럼 돌아온 기연이 부모님들은 기절할 만큼 놀랐겠네?

가만히 있었을까?

경찰에 실종신고를 넣었을텐데?
경찰에 실종신고

당연하지 아픈 아들이 핸드폰도 놓고 메모도 없이 사라져서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

어떤 부모가 그래~ 제 상대 찾아갔겠네~ 하겠어 당장 사색이 되어서 신고를 넣지

그럼 이제
쫓길.. 수도 있는 건가?

나는 상관없는데 기연이가 그거에 트라우마 눌려서 또 힘들어하면 어쩌지
실종신고 생각을 못했네 내가

그 생각에 사로잡혀서 기연이가 가져온 디지털 카메라만 만지작대던 이민역

옆자리에서 얌전히 웅크리고 자는 제 애인 보는데 너무 예뻐서 한번이라도 우는 걸 다시 제 눈으로 보면 본인이 못 견딜 것 같아

그래도 계속 머릿속엔

유기연 부모님이랑 실종신고만
내일 유기연을 찍어줄 카메라가 작동이 잘 되는지 (반쯤 멍- 한 상테로) 확인하다가 예전에 찍힌 데이터가 있는지 확인할 겸 무의식적으로 그 안에 남은 데이터 넘겨봤다가

사진 한장 발견한 이민역
🐶 기연이랑 부모님이네…

옛날에 첫 이사라도 했던 건지 모 아파트 앞에서 찍은 3명의 가족사진이 보이지
🐶 여기가… 그래,
🐶 기연이 부모님이 사는 곳..

유기연 부모님
실종신고

머릿속에서 날아다니던 것들이 갑자기 확 가라앉는 느낌이 들어

🐶 기연이를 위해서라면… 이번엔 내가 되돌려줄..

🐶 이게 맞나

그러나 이민역 본인도 알아
미친소리 같지만 언젠가는 해야 했던 일이라는 거
이민역 제 옆에 있는 애인 보고 망설여
이건 도박일까? 아무도 모르는데

카톡 창을 열어서
대화 목록을 스크롤 한 다음
익숙하다면 익숙하고 낯설다면 낯선 누군가의 프로필을 찾아서 클릭해

토독대는 소리

폰을 툭 던지고 기연의 옆에 파고들어

🐶 [안녕하세요]
민역이 그날 내내 부산을 떨어

어제 그렇게 뒹굴어서 허리 아프다고 울상을 짓는 유기연 허리 꾹꾹 눌러주면서도 내내 방긋방긋 자기야 우리 폭포 구경 가볼래? 차로 15분! 하는 얼굴도 방긋방긋

그러면서도 폰을 자꾸 곁눈질해

🐹 (?) 민역아 어디 연락 올 곳 있어?
🐶 응?

잠시지만 이민역 동공지진 옴

그리고 기연이는 그걸 보고 당연히 아.. 말하기 껄끄러운 그게 있구나.. 짐작하는데

그 껄끄러운게 혹시

🐹 교수님이 출석 건수로 연락하셨어?
🐶 어???

잠시 계산이라도 하는 듯 눈알이 도록거리다가 천천히

🐶 어, 어., 아마도..?
생각보다 유기연 그런거에 잘 넘어감

그치 어쨌든 이민역은 (유기연도 그렇긴 하지만) (교화원 입성 위기 당시 아직 휴학이고 자퇴고 그런거 처리 다 못한 상태였음 그냥 냅다 도망온거) 본인 대학생활 펑크내고 따라온 거니까

현실은 현실이라 생각하는 기연

근데 갑자기 띵! 하고 울리는 소리
뭐라 할 것도 없이 이민역 개처럼 (비하발언 아닙니다) 돌진해서 폰 딱 낚아채고 알림 종류 체크함

🐶 기연아 나 잠깐만 중요한 연락이라
🐹 ? 어어

기연이는 그 상대가 뭐랄까… 교수님의 마리오네뜨인 민역이네 조교님 1 정도로 생각하는데
이민역 표정이 밝아졌다.. 풀어졌다… 냉동 아이스홍시짓을 반복하는 꼴이 뭔가 사연이 있아보임

그래도 이민역이 자기 따라오겠다고 감내한 것도 많으리라 생각하는 기연. 잠시 진지하게 생각하다가

🐹 민역아, (너 곤란하니까) 돌아갈까?

조용조용히 아무렇지도 않게 물어봄
이민역 그것도 못 들었는지 핸드폰 화면에 코 박고 공일.. 어쩌고 하고 중얼거리다

유기연이 한번 더 부르니까 그제서야 꿈에서 깬 듯 천천히 눈알 굴리다가 폰에 시선 박고 뭐 잘못했는데 예쁜짓해서 넘어가려는 어린애식 미소 지음

🐹 뭔데 아까부터?
🐶 어? 어어,

그.. 우리, 나중에 할 거..
-
임군 집에서 폰 집어던짐

몇일만에 카톡! 울리길래 득달같이 폰 켰는데 (알림 설정해놓은 거 채군이랑 하는 톡방밖에 없음)

아… 임’s 카톡 월드 뉴비를 잊고 있었다
알림 끄는 걸 까먹어서 안읽씹 못하고 바로 읽어버린 죄로 답장을 해야 했음

이 사람이 왜 연락을 하지

이민역 : 안녕하세요
아 예 안녕하세요

저 기연이 남친이라고 하는데요

원하는 게 있는지 말을 줄줄 뽑으려고 하는 거에 넌더리가 나서 (지금 채군이 처음으로 자기 거부해서 짜잉난 상태이심ㅠ) 가로막고

네 그때 저희 통화했죠
용건 있으세요?

하면

기연이 부모님이 반대하셨어요

한문장 바로 날라옴
🐈‍⬛ (그렇군요…) (어쩌라고)

본인이라고 딱히 잘 풀린 것도 아닌데

어쨌든 지들은 사랑의 도피까지 했으면서 자기한테 톡걸어서 징징 윙윙

저도 형언이 형 얼굴이 반대했어요, 쏘고 싶은 마음 차곡차곡 눌러담고 네네, 하고 보내면
메모장에 쳐놓고 있던 건지 장문의 문단이 갑자기 차르륵 떠

🐈‍⬛ 아하…?

몇번이고 읽어보는 균

긴 문장들이 몇번이고 끝나고 시작하고 하는데 누가봐도 가볍지만은 않은 글이지

그리고 끝은 처음으로 나오는 물음표
🐈‍⬛ … 괜찮으려나

그런데 크게 걱정은 안돼
지금 자기한테 써서 보낸 저 정성이나 문장이 높낮이들을 봐도 저 둘은.. 아마도 민역이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연락처 뒤져보는 임군

번호 두개 복사해서 톡방에 풀어놓는다

🐈‍⬛ 여기요
바로 사라지는 1 자에 답장은 기대하지도 않고 그냥 폰 놓고 채형언… 으르릉 대고 있던 임군

하도 집중 안돼서 과제도 못하겠고 잠이나 자고 일어나야겠다 하고 낮잠 너절하게 자고 일어나시면

여전히 학메한테 오는 연락은 없고

2시간 전에 이민역이

[ 기연이 월요일에 복귀해요]

보낸 내용만
댕햄의 (엄밀히 말하자면 이민역 only의) 어떠한 계획에 큐피드 당한 임군

그렇다면 임군이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학메 채군은 지금 뭘 하고 있느냐

거울 앞에서 멍.. 하게 행거치프 달고 있음

🐍 이게 맞나…

당연히 안 맞지만 채군은 당분간 모름

선보러 나가거든
작가도 헷갈리니 여기에서 채형언이라는 이야기의 인물을 정의해보자면

본인의 얼굴만큼 잘난 무기는 없다고 생각함 자연스럽게 여유롭고 능숙함 당연함 지금까지 자기 밀어낸 사람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반대로 말하자면

누군가 자길 밀어낸다면
그건 채형언의 인생 ‘처음’ 이겠지?
처음인데 인간이 어떻게 능숙하고 여유롭겠어 게다가 제 천년의 이상형인데

그러니까 채형언의 능글공 집착광공(지망) 처연공 자아가 임 앞에서는 딸깍딸깍 껏켯되는 거임 ㅠㅠ

자아에 금이 가기 시작하니까 본인이 묻어뒀던 컴플렉스

[ 넌 내가 예뻐서 좋아하는 거지] 의 부활
게다가 임이 그랬잖아

그렇게 웃지 말라고 얼굴이 문제라고

임도 제 얼굴 좋아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본인의 기대와는 다른 제 이미지를 보면 사랑이 식고.. 어쩌고… 특히 임한테 그런 변화를 느끼고 싶지 않음

그래서 거리를 둬야겠다고 결심했고

> 선자리를 수락< 해버린 것
그리고.. 삼보 일후회 하신다

거울에서 확인 다 하고 주차장으로 내려가면서도 아 챵균이 캠퍼스 가서 또 맛집으로 소환할걸 시동 걸면서도 내 옆자리에 챵균이가 있었으면 안전벨트 매준다 하면서 뽀뽀라도 한번 했을지도 어쩌고

네비 보면서 가는데 최근 장소에 임 캠퍼스가 눈 앞에 어른어른함
이걸 해도 임챵균 저걸 해도 임챵균

약속 시간보다 20분은 일찍 도착한 채군

평소같으면 들어가서 (임군을 위해) 먼저 메뉴판 읽어보고 atmosphere 체크해서 자리도 미리 잡아놓고 할텐데

🐍 차 밖으로 나가고 싶지가 않네…
자기가 먼저 시간을 두자는 뉘앙스로 말을했으니 선톡을 하기에도 조금 그렇고 (아니야) 지금 자기가 선을 보는 이유도 차라리 임군을 잊자는 그런 발악에 가까우니까

차안에서 자기도 모르게 눈물 도르륵 흘리는데 눈물 닦으려고 휴지 더듬어 찾는 순간 손에 뭐가 잡혀
안경?

도수 적은 패션렌즈 비슷한 건데 유리는 껴 있는 거라서 약간의 굴곡은 있음

그거 한번 써보는데 뭔가.. 지같지가 않음 첫방에 자기인거 알아볼 사람이 있나..? 싶기도 하고

어차피 성사시킬 일 없는 선자리인데 채형언이 선을 봤다는 걸 알릴 필요가 없잖아
변장도 참 임마… 그걸 변장이라고

그냥 그거 쓰고 나감

이게 그 너드..? 라는 건가? 여자들 이런 스타일 싫어한다는데 먹히긴 하나 어쩌고

그러다 잘생긴 사람은 본인 얼굴에 간절함도 없고 이상한 곳에서 본인의 존재감을 잃어버릴 때가 분명히 존재함

그리고 그 때가
바로 오늘
오늘 만난다는 어디어디 따님이 안경에 그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지

상당한 미모긴 한데 임이랑 정반대의 타입이라 심장이 반응도 안함

채군 그냥 끄덕.. 이면서 바다거북이 미소나 지어주면서 속으론 (🐢 어휴 마음 진짜 안가네ㅠ) 하면서 멍때리다가 여자분 켜진 폰 화면이랑 눈 마주치는데
🐍 어??

저거 로고 저거

🐍 (챵균이 대학…?)

바로 질문 들어감

🐍 오 ㅁㅁ대 다니세요? 공부 잘하셨겠다ㅎㅎ

여성분은 갑자기 활발해진 채가 웃기기도 하고 신기해서

ㅎㅎ 네 아시는 분 있어요? 하고 물어봄
채를 위한 질문 이곳은 채의 무대

🐍 아! 저 그 제 지인을 아실.. 지는 모르겠는데, 공대 다니는 2학년 임챵균 학우..

근데 그러자마자 여성분 푸븝 하고 마시던 물 목에 걸려서 쿨럭거림

🐍 ?? 괜찮으세요?
👤 아 ㅋㅋㅋㅋㅋ 아 헤빙어딕 임챵균이요?

또 그놈의 헤빙어딕
그럼 이제 헤빙어딕의 유래나.. 그런 것까지 파고 들어가는 거지

채군 처음으로 타인에게서 제대로 된 챵균의 썰을 들었음 반흥분상태

챵균의 흔적에 신난 것이지만 사랑에 빠진 여자의 눈에 채군은 지금 자기랑 대화가 잘 통해서 신난 미남 정도로 보이겠지.. 임군은 이용당한 것일 뿐이고
아무튼 말은 잘 통함

유일한 연결고리인 임군의 썰이 채군과 자신을 이어줄 수단이라 생각하고 필사적으로 썰을 뽑아내는 여성분의 구애작전과 그딴거 다 필요없고 제 이상형 떡밥 주워먹기에 여념이 없는 채군의 콜라보

선자리가 이용당했지

갑자기 엘렌쇼로 변질당함
그렇게 임군으로 시작된 스페이스로 채군이 얻어낸 것은

임군이 생각보다 유명하다는 것
알음알음 호감도가 높다는 것 (좀 질투남)
유기연이랑만 붙어다닌다는 것
교수님의 귀염둥이

정보로 실컷 배채운 채군
여성분이 애프터 신청을 하는데
지금 채군은 여성분을 어떻게 보냐면

향후 제 부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x)
향후 제 부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임군의 흔적을 알려줄 충실한 연결고리 (o)

으로 인식해서
지인.. 인맥용으로 하나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하고 다음에도 또 만나자고 수락함

이건 채형언 잘못 맞음
주말 내내 여성분은 연락을 하고

채형언은 부지런히 임군에 대한 소문이나 부스러기 사실들을 열심히 주워먹음

분명히 임군이랑 멀어지기로 했지만 이렇게 알아갈수록 마음이 좋아지는 걸 어떡해
그냥 에라.. 최대한 많이 알아내서 조금 쉬고 제대로 공략해보자.. 싶은데

그러나 엘리자가 말했어요
세상은 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여성분이 뭔가 촉을 느낀다

저 남자 지금 자기한테 관심은 없고 제 지인 흑역사 캐내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고 (헤테로렌즈의 폐혜입니다)
저 남자를 잡아야만

여성분의 생각인게

우리가 이 분을 함부로 탓할 수가 없는게 님들도 선자리에 채군같은 미남이 나왔다고 생각을 해봐 무슨 짓을 해서라도 잡지

여성분의 전략은

[공인] 이다

Declaration 말하는 거임 지금
말뚝을 박아버리겠다고
채 안그래도 저번에 임 학교 한번 들러서 임 고기먹이러 데려갔잖아

그때 내가 뭐라그랬어 채의 씹사기피지컬로 모델 촬영왔나? 하고 시선 많이 쏠렸다 했지 그리고 여성분도 당시 그 중 한 명이었음을…
사람들 모여있는 곳에서 어떻게든 썸 떡밥을 뿌리겠다 다짐을 한거임

썸이네 수군수군하면 백퍼센트 기류가 돌고 기류가 돌면 의식하게 되고 의식하게 되면 그게 찐으로 썸이고 그게 연애되고 대추나무에 사랑열렸네

서동요 기법이지
착실하게 쭉쭉 땡기자면

월요일 하필 비가 추적추적 내릴 때

주말에 여성분이 대수롭지 않게 흘린 힌트

챵균이랑 같이 다니는 유기연 그 사람 갑자기 사라졌다가 낼모레 온다고 조교가 그러던데요 << 이거에 그럼 이민역도 왔겠거니 만나야지 하고 월요일에 모비딕으로 갈 준비 하던 채군
전화가 걸려오길래 그날따라 확인도 안하고 어 민역아, 하면서 받았는데

들려오는 건 어, 형언씨~… 하는 여성분의 목소리

🐍 네?
👤 그 혹시, 여기 주위세요?
🐍 네?
👤 제가 여기, 그 캠퍼스인데 비가 갑자기 오는데 우산도 없고,
그걸 왜 저한테…? 하고 싶지만

👤 저 이거 전화 끊길 수도 있어요
🐍 왜요?
👤 저 지금 배터리 2퍼라 거의 마지막 전화인 상태라서, 지금 ㅠㅠ
🐍 마지막을 왜 저한테 쓰세요ㅠㅠ
👤 저 오늘 온 친구가 없어서ㅠㅠ 주위세요?

와달라는 듯 계속 묻는데
채군 생각이 어디로 갔냐면
임군이랑 같은 대학인 여자

우산을 쥐여주든 어쩌고 해서 여자를 보러 간다면 > 임군이랑 마주칠 수도 있다

그때 고기 먹이고 홈데이트 한 날처럼!

🐸 앗 네에
🐸 주위예요 ㅎㅎ 마침
채군 대학 캠퍼스 도착

형언씨!! 하고 손 흔드는 연결고리양 보임

아 네 ㅎㅎ 하고 사람좋은 미소 지으면서 차에서 우산 꺼내들고 다가가는데 사람들 시선 쏠렸지 벌써 채군 뒷모습 찍고 있는데 채군은 임군 스캔하느라 하나도 눈치 못 채지
임군 안 보이고.. 채군 사람들의 시선 한몸에 받으면서 계단 올라가서 (뭔 하이틴 럭비부 주장이 제일 잘나가는 치어리더한테 행아웃윗미 신청하는 것처럼) 우산 건네주고 안으로 들어가보려는데

작정한 여성분의 만점짜리 움직임에 여성분 미끄러질 듯 비틀거리고 그걸 또 채는 놀라서 잡아주는데
아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여성분의 허리를 안게 된 채
그런 채의 어깨에 살포시… ♥️ 매달리게 된 (하 부럽다) 여성분

그냥 여러모로 가십거리 되기 딱 좋은 썸 지망생들의 포옹으로 비춰지고
마침 들이친 바람으로 빗물까지 뒤집어쓴 바람에 이거 약간 어떻게 되냐면 어바웃타임 포스터같이 됨

바로바로 사진찍혀서

야 자연관 앞에 그때 그 모델남이랑 여자 하나 빗속에서 껴안고 있음 << 이런 제목으로 핫게 올라가고 그럼
그리고… 그게 채군한테 연락오던 옛날의 버릇으로 핸드폰은 만지작거리는데 톡은 안 오는 부작용으로 복도에 기대서 느적.. 느적.. 아무데나 들어가서 슥뽕하던 임군의 눈에 띄어야만 내 스토리가 돌아가는데

임군 오랜만에 보는 채씨의 근황이 빗속 헤테로 포옹이라는 각박한 현실에 회로 정지
뭐야…? 이제 진짜 필요 없다 이거야?

이거에 굳어버리고 그 시간부터 불타는 새로고침 시작함

내가 예전에 말했지 임군 자기 폰 잃어버렸을때 (채군이 주워서 가지고 있었음) 새벽 세시까지 전화걸던거 << 집념있음 은근
서치어 모델남

야 모델남 갔대? 이런 글 찾아서 불타게 댓글 읽으면 >쑥스러운지< 여자애 지나쳐서 여기 건물로 들어왔대

여기 건물로 들어왔던 건 다행
근데 쑥스러워? 심하게 꼴받음

거의 일주일동안 연락 안해놓고 나타난다는 게 다른 여자애 끼고 있는 모습임? (ㅠ)
몰라 빡쳐서 속에서 뭔가 울컥하는데 그게 토인줄 알았지 벌컥이는 심장인줄도 모르고

채형언을 찾아? 말아?
누구를 보려고 여기 들어온거야?

이런 생각이나 겨우 하면서
급하게 벽에 기댔던 몸 세워서 걸어가는데

🐈‍⬛ ….
🐍 ….!

모퉁이 돌자마자 마주쳤다는 생각
비 쫄딱 맞은 채형언
화나고 억울해서 눈가 발게진 임챵균

둘 중에 누가 이기냐면
항상 채형언이 져

이젠 지가 더 사랑하니까

더 사랑하니까 상처받기 싫다고 미리 도망가고 다른 사람 만나보고 그러지

🐍 챵균아, 눈이,

하면서 손 뻗으면 바로 그거 쳐냄
어, 하면서 채형언 굳어버리면

챵균 바닥만 보고 숨만 쌔액쌔액 내쉼

그거 보고 형언도 불길한 예감이 든다
아까 사람들 많던데 얘도 봤나?
아… 본건가?
뭐라고 변명을 하지
선… 상대인데 나한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연락을 사심 없이 하다가 우산을..

다 말도 안됨
이상해
얘만 보면 머리가 떨려

얘가 이렇게 당황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눈가가 벌게질 때마다 마음이 내려앉아

지금도 제 마음이 얘를 따라서 이지경인데 만약에 제가 사귀고 말겠다는 제 욕심을 인정해버리면

인정해버리면…

나중에 올 상황에서 버틸 수 있을까?
그 중간에 파고드는 챵균의 말

🐈‍⬛ 형
🐍 ..
🐈‍⬛ 아니지?

아니지?

이게 꿰뚫는 것 같아

나한테 선 긋고 선 본거 아니지?
저 여자랑 연락해온거 아니지?
바빠서 연락 안한 거 아니지?
아무 말도 못하는데
그 아니지 세 단어에도 제가 사정없이 휘둘려서 그 힘 좀 없애겠다고 한다는 말이

🐍 ... 맞아.

맞아, 선 상대야.

그러질 말았어야 했는데
그거 듣자마자 텅빈 눈으로 고개 저으면서 뒷걸음질치는 연하 보면서 뭔가 잘못되었다는 거 직감하는 채군
🐈‍⬛ 선을 봤다고?

임군은 머리가 팽팽

이렇게 한번에 관계를 버려?
정리할 시간도 안 줬잖아
관계를 다루는 사람들은 곧잘 그래?

근데 그게 그건 아니고, 하면서 슬금슬금 다가오려는 형언 가슴팍 온 힘을 다해서 치받듯이 떠밀어내
근데 형언이도

오랜만에 본 연하가 제 말은 들어주지도 않고 혼자 삐져서 화만 내고 있으니까

지금 자기 혼란스러운 멘탈에 더불어서 본인 초조한 마음까지 엮여서 삐뚜름히 나옴

손목 잡고

🐍 균아,

좋았냐고 안 물어봐?
( 야 니 왜그래…?…?)

임군도 빼짝 노려보다가
지금 약간 둘이 용호상박 바이브임
사귀지도 않는데 싸우고 있음

🐈‍⬛ 좋았어?

눈 비스듬히 뜨면서 비꼬듯 물어보는 그 말에도 채는 단순히 자기 말 들어줬다는 거에서 뱃속이 확 끓어서
임군 끌어안고 채군은 진짜 오랜만에 끌어안는 몸에 정신 나갈뻔한 거 참고

🐍 좋겠어… (좋겠냐? 이런 느낌)

느적.. 하게 말하는데

임은 씨발뭐하자는건데 상태 됨
사람 가지고 노냐?
빗속에서 껴안던 그 여자는?

그렇게 잠깐 혼 빼고 안겨있다가
🐈‍⬛ 형 말에 전적으로 동의해

한 마디

🐈‍⬛ 나도 적당히 사람 만나야지
🐍
🐈‍⬛ 형은 이미 그러고 있었는데
🐈‍⬛ 나만 바보같이
🐈‍⬛ 허… 그래,

꼬였다는 느낌에 잡으려고 해도

🐈‍⬛ 아냐아냐 잘지내

꽁한 눈으로 서러움 한바가지 부어주고 반대로 향하는 임군
채군만 남음

왜 싸웠지 내가
그냥 안고 보고 싶었다고 맛난거 먹으러 가자고 꼬셔도 모자랄 판에 지금

복도에 쭈그려 앉아서 생각하다 사람들 시선 또 쏠릴 것 같아서 황급히 주차해둔 차로 가는데 가는 내내 미칠 것 같아 균이는 우산 있나 이따위걸로
차에 타서도 문 쾅 닫고 마른 세수나 하는 형언… 지금 아예 끝난건가? 서로 싸우기나 해서? 내가 그렇게 안 냅뒀을 텐데?


내가 변한 건가?

간신히 집에 돌아가서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온갖 제 성질에 대한 가설 생각하고 있으면

이제는 여행 끝나서 올라온 이민역이 찾아옴
마지막 남은 자존심 지키겠다고 지얘기 아니라고 친구얘기라고 밑밥깔다 들켜서

상처받은 상태로 시작했는데 애가 썰을 풀면서 진짜 울보짓을 하면서 한다는 말이

난 얘가 날 얼굴로만 좋아하는 것 같고
너도 알잖아 나 얼굴로 판단당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고
이군은 가만히 있어야지 그 얼굴로만 판단하는 실수를 해서 씹탑공주 채형언한테 플러팅을 하는 참사를 저지른 자신을 기억하니까

근데 듣다보니까
얘네 관계가 조금 이상해

하나가 다가가면 하나가 완벽히 피해
하나가 밀어내면 다른 하나가 붙여
근데 제 앞의 채형언도 임군을 밀어내려고 했는데 힘들다는 말을 하고 그 임챵균이라는 상대도 좋다고는 하면서 몸은 허락하고 마음은 허락을 안해주는 상태에다

얼마 전부터는 자기가 피하고 임군이 적극적으로 돌변하는 그런 변화도 있고
얘넨 그냥 엉망이야

심지어 아까 채형언 임챵균한테 한도 이상으로 설레고 싶지 않다고 굳이 지 입으로 다른 여자 만나고 온 거 유출하고

그러고 또 싸우고
하나 눈물맺혀서 도망가고

댕군 자기 상황 떠올라
자기도 어제 새벽 내내 지방 다녀와서 제대로 된 생각은 안 나지만
착잡한 표정 짓는 제 친구

어깨에 손 올리고 드는 생각 말해

형언아, 지금 내가 보기엔
서로가 서로를 피하면서 좀먹는 것 같거든
시간을 가지던지
확실히 마음 정리를 하던지

풀어줘.

네가 얼굴로 묶어놨던 그 분을 풀라는 건지 상황 문제를 풀어달라는 건지는

너만 알겠다 형언아
그렇지 형언이만 알지
임군 감정도 임군 본인만 알 것이고

어느덧 밖을 보니까 해가 느적느적

민역이 슬슬 의자를 뒤로 빼

🐸 약속있냐?
🐶 비슷.. 해
🐸 하얗게 질려서 그런건가 아님 뭐
🐸 교수님이 호출함? 무단 결석 이런걸로?
🐶 음

대답이 시원찮고 자꾸 문을 흘깃대길래
🐶 나도 약속이 있어서…
🐶 다녀와서 연락할게
🐸 어차피 나중에 해도 상관없어
🐸 나도 생각 좀 해봐야겠으니까

그래그래, 어 나중에 보고, 이런 대화가 이어지면서 잠시 부산하던 차에

🐸 근데 무슨 약속?

나가면서 살짝 들린 목소리

🐶 좀 멀리, 운전해야 해
민역은 제 차로 뛰어가

어두운 좌석에 실내등을 키고 핸드폰을 들어서 뭐라고 토독대

👤 : 이 주소로 와요

라는 글자가 언뜻 반짝이던 것 같기도 하고

민역은 뭔가를 결심하는 듯 입술을 깨물어

🐶 : 출발하겠습니다
1 자는 금방 사라지고
민역은 그 위의 내용을 보는 것도 내키지 않는지 회피성으로 화면을 끄고 폰을 옆좌석에 던져

네비게이션에 방금 받은 주소를 찍은 다음

민역은 시동을 걸어

🐶 … 위한 거니까…

출발하는 차
어두운 밤길을 장장 두시간 정도 달려서 민역의 차가 모 아파트 주차장에 부드럽게 굴러들어가

차를 주차하고 위를 올려다보는 민역

🐶 : 9층 3호면… 대충 저쪽인가?

불 켜진 걸 확인하니까 더 배가 꼬이는 것 같고 그래
차 밖으로 한동안 나오질 못하고 폰 화면만 껐다 켰다 하면서 아무것도 못하는 민역

본인이 여행 마지막 날부터 어제 그리고 오늘까지 저질러 놓은 것이 있으니까

들어가기가 무서워져

입술만 깨물다가

🐶 저 도착했습니다
👤 올라오세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바로 답장오고
엘리베이터를 잡고 올라가는 내내 자기가 벌였던 좋게 말하면 대담하고 나쁘게 말하면 무례한 작용들이 생각이 나

여행 마지막 날에 챵균에게 연락해서 얻어낸 번호 두개

기연의 유일한 친구 챵균에게

기연의 유일한

기연
어제도 이 곳에 온 적이 있다

그때는 보지 못하고 가야 했지만

9층입니다. 하는 기계음이 어두운 복도에 울려퍼지고 민역은 길을 따라가

1호

2호

그리고.. 3호

어제 이 앞에서 한시간은 서 있었는데
이제 뭐라고 쳐야 하지

문 열어 주세요?

아니면 그냥 초인종을 눌러?

어제처럼 그런 경험을 하고 싶진 않은데

차라리 전화로 직방으로..

9층 3호 앞에 조용히 멈춰서서 함부로 벨을 누르는 대신 연락처를 뒤적이는 민역

그 순간 안에서 문이 벌컥 열려
🐶 아,

놀란 민역의 손에서 핸드폰이 빠져나가 떨어지자 조용한 복도에 텅 소리가 울리고

핸드폰의 화면이 전화를 걸기 직전의 번호와 그 저장명이 뜬 상태로 빛을 내
언젠가는 이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너무, 숨막히는 일이라서

웃을 수가 없다

🐶 .. 안녕하세요, 어머님,
🐶 그리고..아버님.

눈을 바닥에 떨굼과 동시에 연락처들의 주인이 뜬 화면이 읽히지

[기연이 어머님 ]
010- xxxx - xxxx

[기연이 아버님] 최근 수신
010- xxxx- xxxx
👥 ….
🐶 ….

한동안 정적

어제처럼 문도 안 열어주고 안 들여보내주려나? 싶지만 그래도 오늘은 문이라도 열어줬네

근데 들어오라는 말을 안 하니까

들어가도 되나요, 하는 건 너무 굽히는 것 같고.. 하던 차에

👨 들어와요.
아, 네.

민역이 불빛을 따라 들어가면 뒤에서 문이 닫혀. 아버님은 신발은 여기에 벗어두고, 카펫에 발 문대고, 하면서 이것저것 말을 붙이긴 하는데 어머님은 조용- 함.

민역의 뺨을 후려치고 싶은 것을 참고 있는걸지도 모름

당연하지

자기가 여행 마지막 날 보낸 문자를 생각하면
여행을 끝내야 할 수도 있다는 말을 해주니 어 ㅋㅋ 그렇지 너 너무 쨌다! 하던 제 애인의 얼굴에 슴슴하니 먹구름이 드리우던 걸 아무래도 놓칠 수가 없지

이제 현실로 복귀를 해야 하니까
유기연을 그대로 돌려보내면 부모님이 대학까지 찾아와서 다시 교화원에 데려갈까봐 영영 떼놓을까봐

말은 안 했지만 기연도 그 생각은 하고 있겠지 그렇지만 더 응석을 부리다간 민역한테까지 폐가 될까봐 아무 말도 못하고

그날 안고 자다가
제 품에서 기연이 겨우 잠든 것을 확인하자마자 폰 화면에 챵균한테 얻어낸 기연이 부모님 번호를 띄우고 출발하기 4시간 전 새벽까지 끙끙 고민하다가 보냈던 문자

안녕하세요, 어머님. 이민역이라고 합니다.
기연이 저랑 있습니다. 로 시작해서 언제 (기연이가 도망치던 그날 밤) 기연이를 만났는지, 자신은 기연이에게 어떤 보호를 해주고 있는지. 기연이 생활도 생활이니 내일 올라갈 예정이지만

기연이의 의사에 반해서 접근하신다면 기연이가 원하지 않는 한 법대로 처리할 줄 아시라- 하고 보낸 문자
피 섞인 부모한테 타인인 자신이 법을 운운하는 것도 웃기고 아직 어려서 정말 이게 되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민역 자신이 해줄 수 있는게 이런 보호밖에 없잖아 이제 서울 올라가면 붙어다닐 수가 없으니까

돈 있고 책임질 여유 있으니까
먹힐지 안 먹힐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에 하나 더 보내

[ 나머지는 직접 얼굴 뵙고 말씀드려도 될까요. ] 오전 4:36

그리고 폰을 끄고 눈을 깜빡이면서 기연이를 안고 뜬눈으로 밤을 새

어머님이 일어나서 이 문자를 보고 어떻게 반응할까 생각할 때마다 속이 조이는 기분을 느끼면서
밤 샌 정신이 말짱할리가

결국 아침에 유기연 마지막으로 아침 산책 돌아보고 온다는 거 보내놓고 침대에서 마지막 두시간 대차게 퍼질러 잔 이군
당연히 일어나서 확인해봐도 답장은 없고 아; 하고 있는 자기 이마에 손 얹으면서 뭐 어디 아파? 하는 유기연이 자기는 너무 좋아서

다치지 않았으면 하고
지금 자기가 하려는 일이

정말 너를 위한 일이었으면 하고
괜찮을거야 챵균씨랑 같이 다니고 ㅎㅎ 뭔 일 있으면 바로! 문자하고 ㅎㅎ 하면서 자기 집 비밀번호 알려주고

어차피 당분간은 둘이 같이 살잖아

여독 푸느라 기연이가 민역이 집에서 잘 동안 이민역은 유기연 본가 한번 다녀왔었음
물론 처음은 힘들었음

길도 잘 모르고 주소도 자기가 사진으로 대조해서 찾은 주소가 맞는지 몇번을 헤맸음

그냥 무작정 기연이 찾아오지 마세요 통보하고 자기가 스스로 찾아가는 거니까

겨우겨우 찾아갔는데

초인종을 누르면서 민역입니다. 하니까 안에서 문을 안 열어줬었음
한시간을 기다렸음

나름 또 예의차린다고 사 온 포도주스 한 박스를 든 손에 땀이 배이고

내려놓았다간 문이 열렸을 때 다시 허겁지겁 드는 꼴이 창피할 것 같고

이 정도 시련은 겪어줘야 할 것 같고
조용한 복도 밖으로 안의 말소리가 요동쳐 들리기 시작해

여자의 목소리로

아니 싫어 가라고 해

남자의 목소리로

아니 기연이를 평생 안 보고 살거야?

여자의 목소리로

내가 배아파 낳은 내 새끼인데 왜 남의 자식이 오라말라야, 꼴도 보기 싫어, 짜증나!

하고 싸우는 소리가
그치 나때문이지 그렇지

자기가 번호 달라고 했으니까

견뎌야 한다.. 생각하면서 숨소리도 못 내고 내장이 꼬이는 기분으로 몇 초 더 참으면

문이 끼이익, 열리더니 남자가

👨 지금은 힘들겠어요.
👨 내일 와요.
👨 애 엄마가 지금은 너무…

네, 감사합니다. 하고 돌아 나오는 수밖에
시간을 보니까 새벽이고

밤새서 운전하다간 사고가 나겠고

기연이한테 오늘은 다른 곳에서 자고 간다고 연락을… 아.. 기연이 폰 없구나 다 버리고 나한테 오느라

망설이다 도우미 이모한테 기연이 아침 챙겨주면서 제 말 전해달라고 문자 넣고

자기는 어디 방도 안 잡고 차에서 생각하다 자고
아침에 겨우겨우 운전해서 집으로 가면 유기연 아직 세상 모르고 자고 있고

도우미 아주머니가 보자기로 덮어놓은 죽 그릇 위에는 (민역이 부탁한) 상황 설명용 쪽지가 놓여있고

그거 가만 보다가 쪽지 치워버리고 제 애인 옆으로 파고드는 이민역

🐹 어디 갔었어?
🐶 .. 포도 주스 사러..
뭐야, 하고 부힛 웃는 유기연 볼 잡고 뽀뽀나 해대고 어 진짠뎅! 하면서 (빠꾸먹은ㅠ) 포도 주스 박스 보여주면서 요거 먹자! 하고

유기연 내일부터 다시 나가니까 교수님한테 상황 설명할 (물론 에둘러서겠지) 보낼 메일 이민역 노트북으로 달각대고 있는 거 보다가 채군 연락 받고 나가보면
어제 에타를 뜨겁게 달군 채군이

임군을 놓치고 싶지 않은데 동시에 이렇게까지 반응하고 머리를 쓰는 자신이 익숙하지 않아서 무섭기도 하다

결국 마음은 있는데 내가 화를 돋궈서 방금 놓친 것 같다… 라고 고민상담을 하는 것
정신이 하나도 없지

어제 자기도 잠 제대로 못 자서 머리도 잘 안돌아가는 와중에 오늘 또 유기연네 부모님 만나러 가야함

본인도 생각이 많으니까 답하는데도 결론을 내주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여기 어제 새벽 지방이 문전박대 당한 댕 얘기임)
결국 민역 본인도 모르겠으니까 마른세수 하면서 그렇게 임군 애매하게 여지 주면서 붙잡을 바엔 풀어주던지 아니면 너 자신을 돌아보라고 하면서 나가는 거지

약속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자기 도와줬던 친구 고민 이렇게 취급하는 건 좀 그래서

꼭.. 다 해결되고 나면 도와줘야지 생각
그래서 여기까지 온거야

다시 기연이 찐본가로 가서

문 앞에서 어머님 아버님 안녕하세요, 하고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신발을 벗고 들어와서 소파에 앉은 둘을 향해 본인은 두 손을 모으고 서서 무릎을 냅다 꿇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지금으로
👩‍🦱 한쥰 학생이라며요?

바로 큭, 하고 내뱉듯이 들어오는 비웃음에 민역은 잠시 입을 다물지

너, 거짓말을 했네? 가 아니라

내 아들을 꾀어놓고 마지막까지 뒤에 숨어있다 왜 이제 와서 나타나려고 하냐, 라는 냉소인 걸 누가 몰라

🐶 .. 아닙니다, 어머니. 민역입니다.
🐶 이민역입니다.
👩‍🦱 민역인지 한쥰인지.

아버님은 소파의 다른 쪽에 앉은 채 아직 아무 말도 안하고 있어.

🐶 당시 솔직하게 말씀드리지 못한 것은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기연이를 위해서라면 뭐가 좋을지 판단하는 과정에서 미숙함이 있었습니다. 제 잘못 맞아요.
👩‍🦱 늘 미숙하기만 해서 어쩔 건지.
👩‍🦱 댁의 미숙함이 매번 내 아이를 망쳤다고 하면 어쩔 셈인지 모르겠어요, 민역 학생.
👩‍🦱 이번에도 미숙했소, 다음번에도 미숙했소, 기연이가 좋아할 것 같았소.
👩‍🦱 듣기 좋은 말만 번드르르하게 하네요. 기연이는 귀가 얇으니까 홀릴만두 하지.
🐶 어머니, 감히 한 말씀 올리자면.

👩‍🦱 언제부터 만났어요?

🐶 어머니, 제 말 좀.

👩‍🦱 누가 먼저 시작했냐고!

👨 임자.

가만히 있던 아버님이 처음으로 입을 열어

👨 학생 말도 들어봐.
🐶 (어?)

낯이 익다
그때 도망치듯이 떠나면서 엘리베이터 기다리면서 울다가 마침 위로 올라오던 남자 하나랑 마주쳤었지

손수건까지 꺼내주려고 했던 중년의 남자
어쨌든 아버님의 어시스트

민역이 말을 이어

🐶 기연이랑 연락한지는 두 달 남짓 되었고, 실제 사귄지는 이주 조금 덜 됐습니다.

🐶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무작정 저 좋다고 흔드는 관계가 아니라, 기연이의 생각을 존중하고 기연이를 위한 것이 어떤 것일지 고려한다는 뜻입니다.
👩‍🦱 진짜 위하는 것이 무엇인줄 알았다면 처음부터 시작도 하지 말았어야죠.

🐶 그건 제 욕심 맞습니다.

제가 시작도 하지 않았으면 그 친구는 평생 이런 세계가 존재하는 줄도 몰랐을 거예요.

그런데, 그런데요 어머님.

기연이.. 제 기연이도 마음이 있는 앤데요

속에서 뭔가가 북받힘
눈물 뚝뚝 흘리면서
그거 닦을 생각도 안 하고 계속 말함

🐶 기연이도 성인이고 판단할 그릇이 있고
🐶 귀가 얇다니요 그런 애가 아니예요
🐶 귀가 얇으면 진작 어머님 아버님한테 박혀있었겠죠
🐶 애가 도망쳐서 저한테 왔어요 다 버리고 자기 자신만 들고
🐶 저도 당연히 책임감을 느끼고 좋아하니까 사랑하니까 다 안고 싶어지니까
🐶 갈 곳 없는 기연이 잡아서 제 집에서 묵게 하고
🐶 둘이 알아갈 시간도 여유도 안 되니까 직접 부담해서 여행도 다녀오고
🐶 저희도 다른 사람처럼 사랑할 수 있어요 어머니 다르다고 다 징그러운 늪이 아니예요
🐶 기연이 위해서면 다 할 수 있어요
🐶 아직 덜 큰 아이 놀음 같겠지만 정말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어요
🐶 새벽에 문자드리는 실례도 그런 말 낳아주신 부모님한테 하면 안되는 말인 거 알았는데, 아시잖아요

🐶저는 기연이가 우선이라고…
🐶그건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그런데 저도 노력을 하고 있고, 정말 뭔지 몰랐으니까. 이번 일주일 동안 말도 해보고 서로 치료도 해주고

🐶 어머님 저희같은 부류의 사랑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처럼 이기심과 욕심이 아니라

🐶 진심으로.. 상대를 위한 일이라면 다 해줄 수 있는 마음이예요.
🐶 어머님 말씀대로 제가 사탄이었으면 기연이 데리고 있다고 문자 넣어서 어머님 마음 진정시키려고 했을 이유도 없고,

🐶 이미 사방팔방 빼도박도 못하게 유기연 남자랑 사귄다고 선수를 치고 다녔을 수도 있고.. 그런데 안 그랬잖아요

어머니

제가 왜 만나자고 했을 것 같으세요?
어머님 처음으로 아무 말도 못하지

그거 보고 있다가 이민역 다시 물어봐

🐶 그러면요
🐶 제가 어쩌길 원하세요?

당연히 헤어지고 사라져 달라고 하겠지
그 정도 악역은 맡기 싫으신 모양인지

👩‍🦱 기연이한테 도움되는 일로.

네, 저 그러려고 왔어요.
🐶 저 유기연이랑 사귀는 거 허락해달라고 온 거 아니예요, 어머니.

👩‍🦱 ?

제가 어제 오늘 여기에 온 이유는

기연이 인정해달라고.
한 개체, 한 사람으로서요.
그거 빌려고 왔어요 어머님. Image
어머니가 아무 말도 안하고
아버님은 자세를 고쳐앉아

👨 .. 헤어지라면 헤어질텐가?
🐶 기연이 의견까지 존중해서 충분히 상의한 후에 기연이가 끝내고 돌아가고 싶다고 하면 언제든지요.

👨 나라면 교제를 허락받으러 올텐데. 막말로 학생 가족도 아닌 사람의 인생까지 신경쓸 여유가 있나?
세상에 영원한 게 어디 있겠어요. 저희 연애도 언젠가는 헤어질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제가 시작한 관계잖아요. 끝의 책임도 제가 져야죠.

언젠가 헤어져서 기연이만 혼자 남더라도 그 이후 걔가 낼 목소리가 두분한테 존중받을 수 있는 것.

그게 제가 걔한테 해줄 수 있는 거예요.
혼자 남을 기연이를 위해서라도 이것까지는 제가 끝까지 책임져야 할 일이 맞고

여기 오면 헤어지라는 소리를 들을 것임을 알면서도 먼저 연락을 드리고 여기 온 것은

두 분이 기연이 성인으로 존중하게 하기

그 이유밖에 없어요..

연애하고 싶다는 욕심보단

그게 진짜 기연이를 위한 거니까요
🐶 전 그래서 왔어요. 할 말 다 했어요.

한동안 정적

어머님이 천천히 소파에서 일어나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

아버님이랑 뭐지 싶은 마음으로 눈을 마주치고 황망히 바라보고만 있으면 안방에서 통곡소리가 들려

🐶 아…

아버님이 안방으로 따라 들어가
엉엉 우는 소리만 들려서 내용은 들을 수 없지만 누가 들어도 자신에 대한 내용이지

민역은 천천히 일어나서 신발장으로 다가가 신발을 꺼내 들어

🐶 집 가서 기연이한테 말해줘야겠지…
뭐라고 말해줘야 하지

너 몰래 너네 부모님 만났어
헤어지기 싫다고 한게 아니라
내가 없어져도 널 존중해 달라고 했어

난 물론 계속 너랑 만나고 싶지
그런데 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헤어지자는 말은 아니야 진짜로

이러면 겁먹을텐데.. 하고 한숨을 푹 쉬는데

뒤에서 누가 툭툭
👨 가져가요.
🐶 네?

열린 안방 문 틈새로는 알아들을 수 없는 울음소리가 아직도 시끄러워

👨 기연이 폰.
🐶 아…
👨 돌려줘요. 용돈도 필요하면 보내주겠다고 하고.
🐶
👨 아직 우리랑 연락하기 싫다고 하면..

👨 아버지는 기다릴 수 있다고
👨 …
👨 잘 부탁하고
👨 잘 가요.
아버지는 다시 안방으로 들어가고

민역이는 나와서 복도에 조용히 서

이 사람아, 하고 뭐라뭐라 달래는 아버지의 소리가 들리면 하느님 믿고 열심히 키웠더니 이런 시련이 생기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소리를 지르는 어머니까지
불켜진 센서등 밑에 기연이의 폰을 비춰봐

엉망으로 깨진 액정

이제 불도 안 들어오는데

이거 고친다고 제 기능이나 할지

꼭 핸드폰 얘기만이 아니지
뭔가를 꿰뚫고 나가지

폰 조심히 주머니에 넣고 걸어나가는 민역

언젠가 떠나지도 못하던 때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바로 떠난다
늦은 밤이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자고 있을텐데 9층 3호만 아직 대낮이다

목놓아 우는 부인을 달래다 못해 결국 부부가 서로를 안고 눈물까지 흘렸다

아버지도 제 부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서

누군들 제 평생의 신념을 깨부시는 손길에 온화하게 반응하겠어
가르침에는 공격받는 그런 순간에도 오히려 다른 쪽 뺨도 돌려대라고 했겠지만

그것은 정말 이론이고 이상향이고

자신들은 인간인 것을

인간이니까 화가 나고 슬픈거야

그렇게 합리화를 하다 아버지는 생각해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것도
그래서 가능할지도 모르겠다고
부인에게 말을 해줘도 될까

인간이 주님 앞에 완벽할 수 없고 항상 조심하며 지었거나 지을 죄에 대해 참회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아무리 날고 기어도 인간일 뿐이라서 라고

기연이고 인간이고

우리도 완벽하지 못한 인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 일에 책임이 있지 않을까 라고
새벽 세시가 넘어가는데

방금 전까지 부인이랑 같이 울던 눈은 뻑뻑해서 오히려 새 것 같이 눈도 감기지 않고

이불에 얼굴을 파묻고 심장을 토해내던 기연이 엄마는 언제쯤 진정이 될런지

일을 인정하고 혼란해야 할 제 심장도 이리 아픈데

👨 내 아들 심장은 괜찮기나 할런지..
확실히 아이를 키운다는 것에는 생각보다 많은 것이 필요했나봐

자랄수록 그 애가 맺을 관계의 다른 심장들도 신경을 써줘야 하니까

심장을 똑바로 매겨줬다면 그럴 필요가 없었겠지만 우리한테 빚진 마음이 없으니까 제 아들은 그날 그렇게 달아났겠지
아직도 생생해

제 아들이 제 앞에서 무너졌어

꾀병이면 불호령을 내리려고 했는데 목이 굳어서 숨도 쉬질 못해

이렇게 잃는 건가?

동/성애에 빠져 잃은 아들을 찾아오려고 교화원을 알아오고 저지른 일들이지만

이렇게 잃어야 할 줄은 몰랐는데
기연이 엄마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미친듯이 문을 열고 내달아

둘 중 하나는 기연이 옆에 있어야지! 라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발을 동동 굴렀지만

택시를 잡는 것이 우선이라는 걸 알아

둘이 하면 더 잘 잡겠지 더 빨리 잡겠지
애한테 도움이 되겠지

애 키울 때도 똑같았지
둘이 더 신실하면 아이가 더 좋은 길을 찾겠지 훈육이랑 양육은 한쪽 말고 둘다 같이 엄하게 굴어야 아이가 겸양을 알겠지

둘이 같이
최상의 방법으로

겨우 택시를 잡아두고 올라와서 텅빈 아파트를 마주했을 때 깨달았지

누가 옆에 있어줘야 했구나

그동안 내내
기연아! 외마디 소리만 내뱉고 현관에 주르륵 기대 쓰러진 제 부인도 뒤로 하고

미친듯이 흔적을 뒤져

정말 제 발로 나간건가
그걸 인정하기 싫어서

차라리 강제로 끌려갔다는 흔적이라도 있으면 마음이라도 편했을 텐데

제 카드가 없어졌다는 걸 발견하자마자

그렇게 무너질 수가 없었다
아이가 진짜 떠났구나

아이 시절 내내 부모의 그늘을 벗어나지 말라고 찧고 눌렀던 제 아이가

병든 몸으로 앞뒤도 가리지 않고 떠나버렸다 그 정도로 절박했나

제 심장을 우리를 떠나는 것에 사용했구나
존중.. 해줘야겠지

사탄이 들려 제 정신으로 나갔을 리가 없으니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겠다는 부인을 뜯어 말렸고 그 과정에서 머리채도 잡혀봤다

그렇지만 신고는 안돼
놓아줘

떠나고 나서야 처음으로 존재를 깨닫기 시작한다… 켜지지도 않는, 제 아들이 놓고 떠난 폰을 만지면서 새벽을 보내
시점이 바뀐다

이한쥰이거나, 이민역이라는 제 아들의 동성 친구를 처음 만났던 그날

제 아들 또래의 애가 세상을 잃은 듯 무너지고 있는 꼴이 남일같지 않아서 마음에 남았는데, 정말 남이 아니었을 줄이야
울고 있는 그에게 말을 걸었는데 도망쳤다

그를 지나쳐 들어간 아들의 집에서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잃어버린 아들에게 갈고리를 걸었는데 도망쳤다

왜 다들 도망치기만 하지?

우리끼리 행복하게 살라고?
남겨진 사람들이 편하기만 한 것도 아닌데
시간이 지날수록 부인은 안정을 찾아갔고 가끔씩은 기연이는 잘 …? 이라는 말을 하다가 주워담으려고 하던 것도 심심찮게 직관을 해왔지

👨 당신이라고 마음이 없겠어..

자는 부인의 옆에서 한숨으로 뇌까린 소리에 언젠가는 답이 왔었지

👩‍🦱 .. 없어서 그랬을지도
👨 안자?

바로 사라졌지만
👩‍🦱 없으니까 못 채워줬을지도..

몇 시간이 지난 후에 천천히 나온 말이지만 남편에게서의 대답은 들려오지 않는다

👩‍🦱 자나보네..

어느덧 해가 밝아오고 눈치없이 밝다

돌아누운 아버지의 눈꺼풀이 달싹이는 것을 비춰 줄 정도로
새벽에 문자가 왔다

자신을 이민역이라고 밝힌 사람에게서

남편을 보여줄 생각도 못하고
일어나자마자 그 문자를 읽고 또 읽고

기연이를 데리고 있다고
얘가 꼬여냈구나
같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하나
습관적으로 하느님아버지 감사합니다, 라고 하려다 행동을 멈췄다

어디서 어디부터를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어

무엇을 감사해야 하나

이제 하나도 모르겠는데

길을 잃은 것만 같다

화장실 거울을 통해 자신을 마주보는 여자 자신만이 있을 뿐이지
여러번 읽고 또 읽고

다 넘길 수 있었지만

기연이한테 접근한다면 법으로 해결을 보겠다는 문구가 몇번이고 심장을 찔러온다

이십년 넘게 아이를 봐온 자신의 권위를 너무나도 쉽게 치부하고 뭉개는 것 같아서
결국 집에 찾아온 민역에게 끝까지 문을 열어주지 않아

내 최선이 네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이렇게까지 나올 필요가 있나? 접근을 막아?

결국 남편에게 분하다고 가슴을 치면

그런 제 손을 잡아주면서 남편이 말했었지

‘민역’ 의 최선도 당신의 기준에 맞지 않아서 당신도 그랬잖아.

다시 오는 것까진 막을 수가 없어서

그 사람이 어디까지 최선을 부리나 볼 작정으로, 그 최선 역시 제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사람을 미워하는 제 마음도 합리화가 될 갓 같아서

남편이 주소를 보내는 것을 묵묵히 보고만 있어

문이 열리는데 한쥰이가 거기 있을줄은 몰랐지
거짓말이었네

네 최선은 뭐였지?

마음이 다시 날카롭게 갈리고

할 수 있는 만큼 쏟아내 보려 애썼으나

왜 나한테 본인이 온 이유를 물어보지
당연히 교제를 허락받으러 왔겠지

여러 사람의 일상을 박살내 놓고도 본인의 욕심에 눈이 멀어서 부탁하러 오는 꼬라지

내가 충분히 경멸할 만 하게

그런데 그게 아니라네

본인이 떠난다면 홀로 남을 제 아들

아들이 이후의 삶에서 존중받을 수 있는 토대를 얻어내기 위해 왔다고?
왜?

네가 낳지도 않았잖아?

타인이잖아 여자가 아니라서 남자를 제대로 사랑하지도 못하잖아

그런 네가,

제 심장이 떨려오는데

감히 네가,

나는 언젠가 한번이라도 나를 잃고 누군가에게 헌신해본 적이 있었던가?

무슨 지격으로,
차마 경멸할 수 없는 이유들로,

안방으로 도망쳐 들어가
이해할 수가 없다 시련이다

엉엉 목 놓아서 운다

남편이 들어와 등을 쓰다듬어 준다

난 분명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주어진 것에 맞춰서 노력했는데
왜 겨우 두달 된 저 사람은
이십년 동안 내가 떠올리지 못한 것을
저렇게
쉽게

미워해야만 내가 편할 것 같은데

그래서 통곡했다
남편은 뭐라고 했지

‘사람’ 이잖아
두 달 된 저 ‘ 사람’
당신도 ‘사람’ 이고
사람은 늘 불완전하고
최선이 항상 최선일 순 없다고

그러면서 문을 열고 나가는데
손아귀 사이에 반짝이는 검은색 기계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었지
남편이 기연이의 폰을 민역이라는 남자에게 들려 보냈다 자신은 그걸 알면서도 묵인했고

이제 진짜 모든 연결고리가 끊어진거야

👨 어쩌고 싶어?
👩‍🦱 .. 모르겠어
👩‍🦱 쉬고싶어…

당신 가고 싶던 교회나 갈까?

쉬고싶어
민역은 핸드폰 수리매장이 문을 열 때까지 기다렸다 오전 열시 OPEN 이 뜨자마자 가서 견젹을 내

🐶 될까요..?
👤 음..

겉은 엉망으로 깨지긴 했는데
겉만 잘 붙이면 돼요
속은 아직 제 기능을 하고 있어요

이거 고치고 조금만 더 신경을 써주면
예전보다 오히려 더 좋아질 수도요
정말 그렇게 깊지 않은 곳만 엉망으로 깨졌다는 것이 맞는다는 건지

오후 세시 쯤에 폰을 받아들고 기연이 있을 제 집에 들어가 보면 식탁 위에 메모가

🐹 이모님한테 말 들었어. 나 학교 다녀올게. 무슨 일 있으면 균이 통해서 해줘. 근데 곧 와. 사랑해.

보러 가야지, 폰 전해줄 겸.
캠퍼스에서 약간 멀리 떨어진 공영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던 민역의 폰에 문자 알림이 울려

문자를 걸 만한 사람… 이라면

실눈을 뜨고 문자를 확인하는 민역의 얼굴이 약간 울망하다 밝아져

🐶 지금은 이 정도로 된건가…
기연이랑 그동안 지겹게 톡을 하면서 (일방적 썸 기간) 축적한 정보로 어렵지 않게 기연의 홈그라운드 라운지로 진입하는 댕군

아마 저 사람이 임챵균이겠고

둘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네
심각한 이야기를 하나?

죽상이진 않은데

다가가서 수리된 폰을 내밀어

고쳐졌어.

기연아, 고쳐졌어.
🐹 응? 뭐가?

민역이는 고쳐졌다는 말만 하고 비죽비죽 웃기만 하길래 어리둥절해하는 유군을 두고 임군이 고개를 쭉 빼보면

🐈‍⬛ 어?
🐈‍⬛ 형 폰 아냐? 저거

그제야 기연이도 민역이 손에 들린 제 폰 보지

도망쳐 나오느라 두고 온 제 폰
그걸 이민역이 가지고 있다는 건

🐹 .. 만났어?
🐶 어.

아직도 상황을 잘 모르는 기연은 민역이 제 부모님을 자기 몰래 만나고 왔다는 소리에 어깨가 굳지

제 어머니 앞에서 편지 아버지한테 보여주지 말라고 무릎을 꿇던 자신이 생각나고

그걸 이민역이 당했다면
나 때문에..?

🐶 기연아, 걱정하지마
🐶 잘 풀렸어
🐹 잘.. 풀렸다고..?
🐹 민역아 나 하나도 모르겠는데

나는 네가 부모님의 번호를 누구한테 얻었으며 우리 집의 주소는 어떻게 알았으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집에 가서 어떤 수모를 당하고 뭘 말했는지도 모르는데

그런 기연의 혼돈을 꿰뚫기라도 하듯

🐶 나쁜 일 없었어. 진짜로.
폰을 황망하게 돌려받고 만지작거리는 기연인데 폰 전원이 안들어와

🐶 아, 집에 가서 충전해야해.
🐶 겉만 고쳤거든 강화했어
🐶 충전은 집에서!

그래도 겉은 완전 매끈… 화장실에서 죽을 힘을 다해서 내리쳐 부순 게 어제같은데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임군 그거 보다가 생각해

자기도 핸드폰 없었다가 찾은 적이 있었지

그때 채군이 가져갔었잖아 그거

하룻밤 사이에 기스 수리해주고 배터리도 완벽하게 충전해서 돌려주고

다정.. 했지 그만의 방식으로

왜 저 둘을 보면서 자기는 채형언 형이 생각이 나지? 머리가 복잡해
🐹 민역아.. 고마운데.. 어..

아직도 갈피가 안 잡히는지 (당연함) 어물거리는 유군 그리고 그걸 인내심 있게 기다리고 있는 댕군을 보면서

형 나같으면 진작에 잡았다 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데

누가 뭘 잡는다는 건지
제가 유기연이었다면 일등 신랑감 짓만 골라서 하는 이민역을 잡겠다는 건지

자기였다면 진작에 제 상대인 채형언을 잡았을 거라는 건지

아니 애초에.. 분명 자기는 현생 망할까봐 채군 피해다녔는데 왜 이제와서 이렇게 생각나고 욕심내게 되는지

의자를 밀어넣고 일어나
🐈‍⬛ 형
🐹 어?
🐈‍⬛ 뭘 그렇게 참아
🐈‍⬛ 그만 참아

균은 민역에게 간단하게 목례를 하고 밖으로 나가. 지나칠 때 기연의 ‘네가 그걸 어떻게?’ 하는 눈이랑 마주친 것 같았지만 민역이랑 눈을 마주치고 그냥 피식 웃었지

민역이 그날 밤에 보낸 카톡이 떠올라서
기연이 부모님이 교제를 반대하셔서 기연이가 밤중에 자신을 찾아왔고 지금 자신들은 정선에 있다

앞으로 얼마나 갈지 확실하지 않은 관계지만 제 애인 인생에 이정도 책임은 져놓고 가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기연이 부모님한테 따로 연락해서 말을 할 생각인데 기연이 부모님 번호가 있냐는
번호.. 야 당연히 있지

기연이 형 술 취했을 때 대신 맡아서 전화해주느라 그쪽 부모님도 제 존재를 어느정도 알거든 가끔 서로 통해서 소식도 전하고

그런데 이 형이 할 수 있나?
만나서 헤어지겠습니다 하는 거 아냐?

고민하다 번호 얌전히 보내줬지
이민역이라는 사람이 질 책임은 도망이 아니라는 걸 아니까

자신과는 다르게

🐈‍⬛ .. 결국 온 걸 보니까 성공한 것 같지만.

벽에 기대 한숨이나 푹 쉬는 균
그때 빗속에서 여자 안고 있었다던 채 생각나지 얘기라도 들어봤어야 했나 그 이후로 (은근히 집착했다) 에타 싹 돌아도 상대 여자애 연애한다는 소식 없던데

🐈‍⬛ 기연이 형은 좋겠네에…

제 상대는 현생 챙기겠다고 도망가진 않으니까… 하고 한숨 포옥 쉬던 균
갑자기 균아, 하고 속삭이는 소리에 굳어서 므야악!! 하고 돌아보면 뒤에 기연이 형이랑 이민역 서있다

균형 잃어서 뒤로 확 젖혀져서 어버버하면 기연이가 것도 형이라고 넘어가는 임군 허리 잡아 지탱해주고 균아 괜찮아 균아? 하고 여러번 불러주는데
다른 사람이 아무리 지겹게 허리를 잡아채도 균이라고 애칭을 불러대도 심장이 안 뛰는데

차 옆자리에 타고 내릴 때 미끄럽다고 허리 잡아주던 채군이나 침대에서 균아 너무 예쁘다 하던 채군만 생각나도 귀가 타오른다

아..

형언 형이라서 좋았구나

그 다정함부터가 좋았구나
평정 빠르게 되찾고 (얼굴 살짝 붉어졌지만 본인이 알 리가) 형한테 말거는 균

🐈‍⬛ 형 이제 좀 행복해?
🐹 응 균아
🐈‍⬛ 다행이다 형
🐈‍⬛ 주제넘을 수도 있는 소리지만
🐈‍⬛ 앞으론 참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어 형 하고싶은대로 다 말하고 살아

균이 다 컸네
그런데 균아

너도 네 마음 따라서 살아
감당 못하겠다고 마음 무시하고 피하지 말고 도망치지 말고

나랑 민역이 얘기 들어볼래
나 엄마한테 남자 좋아하는 거 들켰던 순간에 도망치진 않았거든 이민역 다른 사람으로 위장시켜서 도망치게 하고 나도 이민역 만나서 같이 다니는 내내 부모님 생각 피하느라 다시 만나볼 생각도 안했는데

민역이는 내 뜻에 따라서 도망쳤지만 피하진 않았어 몰래 본가 가서 허락받고 왔더라
나는 도망치지 않았지만 끝까지 피했고
민역이는 도망쳤지만 결국 피하진 않았어

서로가 서로의 결핍을 채워줘서 결국 좋은 결말이 난거야 균아 형은 그렇게 생각해

그러니까 너는 꼭

마음에 충실해서
피하지도 말고
도망치지도 않았으면 해

관계에서든 크게 볼 인생에서든
🐈‍⬛ 아…

항상 밀어내던 건 자신 아니던가?

제 현생 망할까봐 무서워서 채군한테 몸만 섞자고 선 그은 것도 자기가 먼저

민역 통해서 연락하겠다고 룸 떠나서 파토낸 것도 자기 자신

피하지도 말고 도망치지도 말고

기연 민역 앞에서 폰 꺼내서
번호 누르고 전화연결하는 균
🐶 ㅋㅋㅋ 학점메두사가 뭐예요?
🐈‍⬛ 조용히.. 좀…

하고 전화를 거는데

어라?

바로 끊겨

알고 거절한거지

셋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가

입술만 꾹꾹 누르는 임군

다가갈 때 맞네… 이번에는 꼭.

🐈‍⬛ 저기, 도움이 필요한데.
🐍 … 그래서,

🐍 기연씨랑 잘 된거야?
🐶 어어 ㅎ,,,
🐶 아 정확히는
🐶 어머님한테는 정확한 연락 못 받았는데 아버님이 주변 소문 안나게 조심히만 만나래
🐍 어머님은 아직 좀 그러신가보네
🐶 어 그치 ㅎㅎ …
🐍 욕봤다 야
🐶 어 너두
🐍 내가 왜?

아 실수
헤롱대다가 대답이 그렇게 나온건데

역시 그 날 [풀어줘] 발언 이후에 작정하고 임군 피하고 있던 게 맞았는지 욕봤다 발언에 화르륵 불타올라서 눈 시퍼렇게 뜨는게 보통 각성상태가 아니구나 싶지

🐶 아니 너는 그냥 ㅎ 아직도 챵균.. 그 분이랑 잘 안됐나 싶어가지고

🐸 아..
아깐 뱀같이 눈을 홉뜨더니 찐으로 챵균 언급되니까 헤쓱한 얼굴로 마른 세수하고 책상에 엎디는 제 친구 때문에 이군은 텐션 맞추느라 죽을 맛

🐸 죽겠어.. 진짜..
🐸 다른 사람들처럼 나 얼굴만 보고 좋아했다가 더 빨리 실망해서 떠나면 어떡해?
🐸 좋아하지.. 좋아하는데…
🐸 그동안 나 혼자 마음졸이고.. 연락 기다리고… 혼자 좋아하는 것도 이렇게 떨리고 해로웠는데 더 깊어지고 과몰입했는데 진짜 식어서 헤어지면 어떡해..? 진짜로
🐸 그럼 내가 그런 이미지에 맞춰서 연기를 할 순 없잖아
🐸 그럼 감정까지 거짓말이 될텐데
틀린 말은 아니다… 그치만

🐶 야 만나보지도 않고 땅굴파냐?
🐶 그러지 말고 한번 얼굴이라도 봐봐
🐶 내가 챵균씨한테 연락이라도 한번 해줘?

어디보자, 챵균씨 번호가~ 하면서 폰 꺼내들려는 댕의 시야에

🐍 … 뭐?

아까 그 개구리는 어디가고 뱀눈이

🐍 너 균이랑 연락하고 다니냐?
균이? 허

댕군만 혀를 차는 거지

만나기 무섭다고 징징 윙윙 하면서도 어째 애칭은 꼬박꼬박 부르고 있는 저 꼴이..

그거 생각할 시간도 없이 몰아침

🐍 균이랑 친해졌냐?
🐍 균이가 무슨 말 해달래?
균이지옥에 빠진 댕군

간신히

🐶 아니 얘가 왜이래 ㅎㅎ;
🐶 챵균씨가 뭐 잘못했냐 너한테?
🐍 아니??
🐶 근데 왜 그렇게 반응해?
🐍
🐍 나 아무렇지도 않은데?
🐶 아 그러세요?

눈 가늘게 뜨던 댕군 필살기 날림

챵균씨가 다른 사람이랑 잘 될수도 있다고 생각해도 아무렇지 않을 정도?
채군 얼굴에 핏기가 실시간으로 죽죽 빠지는 걸 직관하면서 속으로 쪼개는 댕군

야.. 니가 지금 그럴때가 아닌데
본인 연애 안정이라고 살판난 댕군

🐍 웃겨?

정신차려보니 자기 이 눈으로 보고 있는 친구 때문에 바지에 지릴뻔

🐶 미안;
🐍 앞으로

균이 얘기 당분간 나한테 하지 마. Image
정신차려보니 채군 아파트 지하 주차장 안 자기 차 안 자신 발견하고 ㅋ.. ㅋㅋㅋ 웃는 댕군

🐶 아니 쟤 미련 뚝뚝인데?

균이 균이 하고 부르던 거나.. 걔랑 자기랑 연락하는지 캐묻고 균 관련 떡밥만 풀려도 눈에 인광 나가고 마지막 봤잖아

다른 사람과 있을 그 이를 생각하니..
돌아가는 눈…
어쨌든 챵균이가 자기랑 기연이한테 부탁한 건 이런 떡밥 뿌리기가 아니었으니까.. 하고 웃던 민역

전화 받아서 자기!!❤️❤️ 하고 쩌렁쩌렁하게 소리치면 기연이 미녀가 집에 언제 들어와? 하고 묻는데 결혼한 것 같고..

내내 폰에 대고 채군이랑 한 얘기 쫑알거리면서 신혼집으로 퇴근하는 이군
그렇게 한 사흘인가 지나가고

균은 여전히 채한테 전화걸기가 취미인지 요즘 밥을 먹다가도 전화를 걸고 이동하면서도 전화를 걸고

(어 잠깐만 이시간쯤을 공략해야 받을지도 몰라 , 아니 균아 그건 좀 심한듯 , 아니 싫으면 차단을 할텐데 그건 또 아니라니까? )

.. 한다는 게 기연을 통해 들려
언젠가 균이 제 폰을 잃어버렸을 때 새벽 내내 이주언 번호 빌려서 당시 폰을 습득했던 채군에게 새벽 내내 전화를 갈겼고

그 집착이 자신에게 발현되면 어떨까.. 기대하던 그때 그시절의 채군… 의 목을 지금의 채군은 졸라버리고 싶어짐

진짜 챵균이가 진심으로 집착하는구나 싶음
아니 집착 좋지 스토킹 이런 것도 아니고 사랑해서 한다는 건데 (..?)

근데 굳이 지금 해서 마음을 흔들어놓아야 하냐는 말이야

챵균이 기연이랑 민역한테 하루에 한번 톡으로 부탁했던 건? 하고 물어보는 것도 모른 채 한강뷰를 바라보며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서 인생무상을 느끼고 있을 채군…
균이 자신을 만나러 올까봐 이군한테 죽어도 대학은 알려주지 마라 ㅡㅡ 하면서 목숨 걸고 맹세 받아낸 후에 천천히 뱀이 또아리 풀듯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하) 는 채군

될리가
니네 만나야 행복해짐

아무리 일반인들과 부대끼면서 뭘 해보려고 해도 뭘 해도 균균균균 그놈의 균이 아른거려서
아무것도 안하고 집 바닥에 널부러져 있다가 시계 보고 아.. 균이 지금쯤 과제하고 있겠구나 생각하다 균뮤다의 무의식에 기겁해서 비명지를 채군

거울 한참 보다가 옷 챙겨입고 어딘가로 나가겠지 본인도 어디 갈지 안 정함

집에 있다간 그때 홈데이트하던 잔상 떠올라서 미쳐버릴 것 같음
한편 방금 저녁 만들어먹고 큭큭대고 있을 댕군과 햄군…

자기야아, 왜애, 꽁냥대면서 그제서야 기연이가 가져왔었던 (도망치던 날) 짐들 정리하다가 자기 거 아닌 물건들 발견하지

우산이랑 스웨터



🐹 반납하러 가야하는데!
-

🐻 어 햄스터..!
🐹 유기연이라고 합니다 ㅋㅋ ㅠ

잘 포장된 우산이랑 깨끗이 세탁된 스웨터, (초반에 나왔던 그 간식 세트) 화과자까지 내민 기연이 고개를 연신 숙이지

🐹 그때 진짜 감사했어요
🐻 에이 뭘요 ㅎㅎ
🐶 진짜 형 아니었음 나 얘 못 만났어
에이 뭘 하면서 머쓱타드 식으로 긁적이는 손군한테 민역이 주위를 두리번대다 물어

🐶 어 형 근데 뭐가 더 빡세졌네?
🐻 아
🐻 우리 회원제잖아 ㅎㅎ
🐻 그런데 여기 회원들 얼굴이나 개인정보 문제도 예민한 감이 있으니까
🐻 회원 아닌 사람은 여기 들어오지도 못하게 시스템이 바뀌었어
🐻 사실 너랑 그 기연.. 씨도?( 네네 유기연입니다) 원래 기연씨는 못 들어오는데 민역이 있으니까 입장할 수 있는 거지, 원래는 회원 아니라서 입뺀이야~

🐹 아 그럼 보통 밖에서 그냥 있어요?
🐻 회원한테 용건 있으면 나같은 사람 호출해서 불러오게 하고 밖에서 기다려야지 폰으로 부르거나
아.. 하고 웃던 기연 바라보더니

🐻 기연씨도 편하게 회원 할래?

하는 혅우군에 아 네! 하고 대답하고

같이 앉아서 회원 가입서 작성하고 있는 혅우 기연 민역군….

그런데 한창 여기여기 적으면 되구~ 하던 차에 갑자기 짤랑- 소리 울리는데

혅우 고개 들더니 반갑게 맞이함

🐻 오랜만이네!
아, 형.. 오랜만. Image
채형언이다

민역 기연 바로 눈빛교환 작렬

기연이는 형언씨! 얼굴이 왜 이렇게 상했어요ㅠㅠ 하고 시선 끄는 와중에 이민역은 헐 야 형언아;; 하면서 한 쪽 손으로는 본인 핸드폰 잠금 해체해서 단축번호 1번 꾸-욱

0l0-1996-0126

챵균이 도와달라고 한게 이거였으니까
채형언 마주치면 삐삐치기
바로 거절 눌렀는지 종료되었다고 뜨는데 이것도 신호임 챵균이 알아들었다고 하는

시선은 형언이 헤쓱한 얼굴에 고정한 채로 헐 야; 앉아봐 테이블로 자리 옮길까? 내가 살까? ㅠ 하면서도 손으로는 누구보다 빠르게 아까 그 번호로

모비딕모직기머빚긱

하고 보낼 민역군
임군이 뛰어올 동안… 기연이 회원가입 마치고 일부러 신입비 내겠다고 기연이 술 3잔 주문하는 거 채형언은 끌어앉혀져서 멍하니 보고 있음

그냥 보고만 있다가

🐸 야.. 너 술 안하지 않냐?
🐶 어 ㅎ 맞아~
🐸 근데 왜 세잔이야 두개지..

하다 아니다.. 하고 천장이나 보는 중
챵균… 말그대로 다 내팽개치고 뛰어옴

현생?

괜찮아

그거 그렇게 대단치도 않은 것들에 하나하나 완벽주의로 집착하느라 제 가장 큰 파트를 잃어버릴 뻔했는데 이제 이게 뭔 대수

손에 폰 하나 들고 택시 잡아서 그 안에서 발 동동 구름 지가 뛰어가는게 더 빠를듯
마음이 바쁜데 겨우겨우 모비딕 앞에 도착하니까 ㅆㅂ.. 이게 뭐지 보안 강화됐나봐 뭐 어쩔 수 없나 게-이바니까

안에 있을 기연 민역한테 전화를 하려고 해도 그게 형언한테까지 티가 나면 어떡해 결국 조심히 문 두드리는데

문 열어준게

🐈‍⬛ 어 그때 그 바텐더 형..!
🐻 아?
맞잖아 초기에 이민역 찾으려고 씹탑 인상착의 말해놨더니 채군 데려온 그 분

그 분이 채군만 안 데려왔어도 제 사랑 사업이 이렇게까지 좆되진 않았을텐데.. 어떻게 생각해보면 오히려 감사해야 하는 건가..

어 아는 얼굴이네.. 하던 손군한테 무대뽀로 묻지 정확히 그날처럼

🐈‍⬛ 사람을 찾는데요
손군 임군 가만.. 히 보다 떠올리지

댕군 찾던 애한테 채군 데리고 가서 채군한테 항의 받았던 그때

댕군 찾던 기연한테 맞게 댕군 데려다 준 그때

그럼 이제 이번에도 바로잡을 시간인가

🐻 형언이 말하는 거죠, 알아요.
🐻 ‘들어와’ 요.
🐻 직접 찾아가요.
혅우를 따라 홀로 들어오면 띄엄띄엄 있는 테이블 중에서도 유독 구석에 있는 테이블에서 익숙한 목소리들이 흘러나와

자신을 마주보는 쪽의 민역과 기연

자신을 등지는 쪽의 형언

민역기연과 눈이 마주치지

고개를 끄덕여보이자 둘은 금새 모르는 척 형언과의 대화로 돌아가
심호흡을 하면서 숨을 고르고 천천히 형언의 뒤로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어

🐈‍⬛ 형
🐸
🐈‍⬛ … 돌아보지 마…

존대든 뭐든 따질 경황이 없음 균 자신도 지금 떨려 죽겠거든

근데 그거 마주보고 관전하던 댕햄이들은 피식피식
그러거나 말거나 둘 비켜줄까.. 하다가 제 어깨에 턱 올려진 손이랑 익숙한 목소리에 얼음장마냥 굳은 제 친구 / 지인 관전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라 그냥 가만 있음

임군도 신경 안씀

돌아보지 말라고 했다고 진짜 돌아보지도 않고 미동도 안하는 채 생각만 하고 있음

.. 숨도 안 쉬는 것 같은데
채… 지금 어쩌냐면

차갑게 굳으셨음

채 -> 균 학점메두사다?
균 -> 채 그냥 메두사임

돌처럼 얼려버림

조세ho 마냥 꽃 흩뿌리는 분위기로 니가 왜 거기서 나와…? 할 일이 아님 지금

게다가 지금

🐸 (나 얼굴 상태 최악이란 말야..)

.. 그게 문제랜다
넌 사랑이뭐라고생각해

를 채군에게 묻는다면

얼굴! 아.. 얼굴…? 아닌가… 얼굴이요 아니다아니다 진짜 최종으로 얼굴!! 아 이번엔 진짜 안바꿔요 레알참트루.. 일단 얼굴

이런 대답이 나올만큼

참.. 애증의 영역이 아닐 수 없음
얼굴로 균 꼬심

얼굴로 못하는 거 없지만
차이는 요인도 얼굴 때문인 경우 많음

이번의 균도 그렇게 잃기 싫음

그렇다고 자기가 못생겨질 순 없잖아

차라리 내가 좀 덜 잘생겼으면 진실된 사랑을 할 수 있었을까..? ㅇㅈㄹ까지 가지만

진짜 자기가 딸리는 컨디션은 곤란한데
돌아보지 않지만 그건 제 헬쓱해진 얼굴을 최대한 숨기기 위함인 이유도 있음을.. 아기균은 꿈에도 모르고

🐈‍⬛ 형, 나.. 이제 와서 형 좋아하는 것 같다고 하면 너무 늦었다고 할거예요?

큰일났다.. 뱃속 조여드는 말만 하고 있음
채… 아무 말도 못하고 제 어깨 위에 올라간 균 손이나 더듬거려서 꼭 잡아주기나 함

싫을리가.. 너무 좋은데

이제는 자기가 도망치는 입장이니까 좀 그럼 진심일수록 겁이 난단 말야

채 아무 말도 못하고 임군 손만 엄지로 쓰다듬다가 고개 푹 떨굼
앞에서 보던 기연민역 동공지진옴

🐶 (쟤 우냐..?)
🐹 (허)

실시간으로 썩어가는 갤러리들 표정 보면서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거 자각한 임군

🐈‍⬛ 형 그 정도로 싫었어요;;?

하면서 채군 얼굴 들어올리려고 하는데

🐸 보지마…

야 운다 얘
🐈‍⬛ 아니 형… 잠시만요
🐈‍⬛ 왜 울어요..

🐸 … 나
🐸 얼굴 지금 말이 아니라…

🐸 챵균아.. 잠시만 눈 좀 돌려주면 안될까…

하는데 연상 도대체 제 얼굴에 이렇게까지 과민할 이유가 뭔가 감도 안 오는 연하 Image
🐈‍⬛ 형 저 형 얼굴은 상관 없어요

이 얼굴천재야 니가 얼굴이 망해봤자 얼마나 망하겠니 라는 의도로 말한거긴 한데

그거 듣자마자 이민역 입술 꽉 깨물고
(웃는건지 우는건지 모르겠지만)

채형언 바로 고개 훽 돌려서

🐸 잘생겨서만 좋다매!

하고 쏘아붙이는 걸 보아.. Image
임군도 상황 파악하고 욕지기..

아니 그니까 이 형이 나를 얼빠 탐지기 정도로 알고 지금까지 피해다닌 거야;?

얼굴 때문에?

🐈‍⬛ 형은 내가
🐈‍⬛ 아니
🐈‍⬛ 형 얼굴만,
🐈‍⬛ 아니
🐈‍⬛ 와.. 나 참

본인의 한국인스러움만 잔뜩 티내는 중
아 물론 틀린 거 아님

첫눈에 반한 거 그때 씹탑 소환했더니 나온 채군의 얼굴공격 때문이었음

근데 내내 그거 때문에 홀린 거 아니잖아

그때 폰 돌려받고 배터리 체크한 자기가 뭐라 했었어
얼굴로 흔들렸지만 애매하게 넘어갈락~ 말락 하면서 그래 내 본분은 현생이지 하면서 밸런스 잡고 있었는데 그거 후려친게

채군의 다정공씹탑행동이었잖아

🐈‍⬛ .. 형,
🐈‍⬛ 형 얼굴이 다가 아니예요.
물론 얼굴 때문에 기억하고 마음에 담은 건 맞는데, 확신이 들게 한 건 형 행동이었고, 벨트 매주거나 학교 데려다 주고 싶어하는 형의 다정 (🙄) 도 있었고,

나는 형 얼굴만 보고 좋아하던 건 아니었는데 왜 갑자기 형이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나한테는 아무것도 안 알려줬잖아..
이제 합조개 코스프레는 임군에게

이제는 채군이 설명할 타임이지

아까 당황해서 약간 울어서 부은 낯으로 더듬.. 더듬 고해성사 시작하는 채군

그러면 제 전 연애부터 나열을 해야 하는데 어째 차인 이유를 말해줄 때마다 어깨에 얹힌 임군 손이 움찔거림
그니까… 너도 알다시피 내 얼굴만 보면 맨날 고기만 썰어먹을 것 같고 표준어랑 영어랑 프랑스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것 같고, 막 그런 생각들 할 수 있잖아…

라고 하면서 푼 썰들이 가관

모텔에서 자고 일어난 후 해장할까? 라는 질문에 배달시킨 게 해장국이라는 것에 이미지가 깨져서 헤어짐
채 본가가 광주인데 분위기가 풀어지면 느릿느릿 광주 사투리를 가끔 애교식으로 꺼내 써먹곤 사는데 표준어만 능숙하게 구사할 줄 알았다며 이미지에 속았다고 차임

매번 주사위 6 외모 유지할 줄 알았는데 12시간 풀숙면 취한 후에 부어서 일어난 외모 보고 미안 부을 줄 몰랐어 하고 차임
그러다 보니까… 다들 내 얼굴로 멋대로 반해서 이미지 만들어놓고 그걸로 사랑하다가 조금이라도 엇갈리면 실망해서 헤어지고.. 내 잘못 아닌데… 그것도 다 난데… 지들이 멋대로 상상해놓고…

그래서 내가 널 좋아할수록 나보고 얼굴이 잘생겨서 좋다고 하는 너 보면 겁부터가 나고.. Image
계속 좋아하다간 너한테 나는 멋진 사람만 되고 싶고.. 그러려면 내내 왕자님 연기만 해야 할 것 같고.. 근데 내가 평생 연기만 하면서 살 순 없잖아 균아…

그러니까 원래대로 살아야 하나 하고 집안에서 준 선자리도 나갔는데 그 에타 여자가 그 상대야.. 카톡 다 보여줄 수 있어 너 얘기만 했어
형 그걸 왜 내 얘기만.. 하면서도 기분은 좋음 결국 그래도 자기로 귀결됐다는 거니까

🐈‍⬛ 형 나도…
🐈‍⬛ 그때 안 물어보고 밀기부터 해서 미안.. 해요…
🐸 ㅠ…
🐈‍⬛ 형이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
🐈‍⬛ 그런 속사정이 있었는지는 몰랐고
🐈‍⬛ 말을 안했잖아요 우리 둘이
아니야 괜찮아… 훌찌락 하면서 채군이 (아직까지 고개도 안 돌린 상태로 착실하게) 임군 손 만지작거리는데 이때를 놓치지 않고

🐈‍⬛ 초반에 형 피해다녀서 미안해요
🐈‍⬛ 형이 좋았는데
🐈‍⬛ 너무 좋아하다간 나를 잃을까봐

형언.. 아무 말도 없다가 손 당겨서 아예 임군 팔까지 제 목에 칭칭 두르고
🐸 균아…

아 또 시작이다

저 목소리로 균아 들으니까 심장이 뜀
이게 사랑이 아니고서야?

🐸 진짜 뭘 하든 내가 좋아?

와…
뭔가 벅차오르는데 이 발광하는 기분을 .. 어쩌나?
어 형 좋아해요 너무 좋아요

어쩌고 저쩌고 뭔 말인가를 광분하는 마음을 담아 최대한 차곡차곡

저는 형이 다정하게 구는 것도 좋고 다 가지고 싶다는 것처럼 구는 것도 좋고 뭘 하든 얘기만 해주면 다 이해하고 존중해줄 수 있는데 아니 그냥 나는 형을 다 알았으면 좋겠어요
근데 딱 하나 이건 싫어요

이렇게 속으로만 형 생각 가지고 있다가 터뜨리고 울어버리거나 그러는 거.. 그건 내가 알 수가 없잖아

난 형을 알고 싶은거지 얼굴을 뽑아서 감상하겠다는 사람이 아닌데 항상 내 앞에서는 여유롭게 웃고 뒤에서는 걱정이나 하고

그런 건 싫다고
다 알려주세요
그 말 하자마자 채군 의자 쭈욱 밖으로 땡겨지더니 임군 손이 확 끌려감

🐈‍⬛ …?!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채군 무릎 위에 앉혀져 있고 허리가 채군 팔로 뻐근하게 조임

어깨 위에 턱 올리려고 해서 숨도 멈춤

🐈‍⬛ 형, 앞에 기연이 형이랑..!
🐍 뭐가..?

아무도 없네
언제부터?
그시각 기연민역

모비딕 밖 벽에서 몸 기대고 하늘 보고 있음

🐹 잘 하고들 있으려나..
🐶 엉 그치…

콘치즈 시켜서 채꿍이들 환장고백쇼 지켜볼 작정이었던 이민역 끌고 조용히 빠져줄 타이밍이라고 나온 건 기연이었겠지
🐹 집.. 가야하나?
🐶 우리 어쩌지..

🐹 잠깐 공기나 쐰다 생각하지 뭐.

아직 쌀쌀한지 바르르 떠는 기연의 옆에 민역이 붙어

자기야 춥지
너 있어서 괜찮아
나두 ㅎㅎ
민역아 근데
응?
저 둘도 우리같지
비슷하더라
그 시각 채군 무릎 위에 잡혀서 사람들이 보면…! 하고 주위 둘러보던 챵균

보니까 사람들도 싹 사라져있어

아까 그 바텐더 형도 안보임

밖에 쓸쓸하게 서있는 민역의 손틈에서 빛나는 블랙 카드… 챵균이 알아챌 리가 없지

모든 것은 둘을 위한 판인걸
균아 나는, 하고 뒤에서 타고 올라오는 음성에 자기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면

그것까지 받아주겠다는 듯 꽉 죄어오는 손길에 정신이 아득하다

🐍 진짜로 철자 그대로
🐍 너를 다 가지고 싶다고 생각해왔거든
🐍 지금까진 얼굴로 어떻게든 된다고 생각을 해왔고
🐍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
🐍 처음으로 네가 나를 밀어내던 그때 나 비 맞았었던 그 날 있잖아
🐍 그때 느꼈어
🐍 누군가를 온전히 가지는 일에는 그 누군가를 이해해야만 하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구나. 이해하지 않으면 가질 수가 없구나.
🐍 이해를 하려면
🐍 말을.. 많이 나눠봐야 하는구나
🐍 솔직하게.
🐍 그때 몰래 폰 열어보고 문자 확인하고 카톡 창에 사귄다고 멋대로 박아놓은 것도
🐍 대학 알아내겠다고 일부러 지각시키려고 한 것도 미안해

🐍 얼굴 말고는 아무것도 내세울 게 없다고 생각하니까.. 제대로 된 방법도 모르고 무작정 나는…
🐍 미안해, 앞으로 더 알아가고 싶어.
🐍 균이 네가 좋다고 해준 내 다정이 아직은 정확히 뭔지 나도 잘 모르겠거든. 그냥 너라서 한 건데 너는 그게 다정이래. 너는 그게 뭔지 알아?
🐈‍⬛ 응 알아.
🐈‍⬛ 형의 다정을 내가 알 수 있어서
🐈‍⬛ 그래서 좋았던 거야.
🐈‍⬛ 형은 다정한 사람이야.
🐍 그럼 알려줄래?

🐍 동등한 위치에서 친구같이 연인같이
🐍 나 다 알려주라
🐍 나는 나를 너무 모르고 확신도 없어서 너한테 도움이 될지 안될지 모르겠지만
🐍 딱 하나는 알아

챵균아. 너를 놓치고 싶지 않아.
🐈‍⬛ 형 ㅋㅋㅋ

🐈‍⬛ 형 생각보다 그렇게 미숙한 사람 아니야.
🐈‍⬛ 자기 자신을 모른다는 걸 아는 것도 어떻게 보면 자기 자신을 아는 거니까.
🐈‍⬛ 형은 형 자체로 충분히 자신감을 가질만 한 사람이야. 꼭 얼굴 말고도.

알려줄게.
뭐라 할 것도 없이

큰 손이 제 턱을 부드럽게 돌리더니 어느새 성큼 다가온 얼굴에 챵균은 숨을 멈춰

🐍 해도 돼?
🐈‍⬛ 아?
🐍 이제 못 가
🐍 내꺼야

🐍 해도 돼?
연달아 묻는 얼굴이 처연해보이기도 하고 욕심이 들끓는 무언가 같기도 해서

평소 채의 귀공자 이미지와는 딴판이라
많이 낯설어

🐈‍⬛ (.. 뭔가 위험한 사람..)

하지만 자기는 그 모습까지 사랑하는 걸 어떡해

먼저 입술을 부딪혀

마음 갈까봐 키스는 안 하겠다 했지
그럼 키스하는 지금은
🐶 어, 문자 왔는데.

정적을 깬 건 민역이지

기연아 자기야 우리 들어가도 되겠다
어휴 채형언 개새끼 이번만 봐준다

민역이 핸드폰 화면을 보여줘

채형언 ㅡㅡ : 야 미안
채형언 ㅡㅡ : 기다리지 마
채형언 ㅡㅡ : 2차 못가 나랑 균이랑

🐶 ㅋ… 성공했네
우리도 이제 들어가자, 쟤네 만나기로 했나보지. 둘이 갈 자리 따로 있다고 하니까, 하면서 핸드폰 화면 끄고 기연이한테 손 잡고 걷자고 손 내밀 이민역

주머니에서 울릴 진동소리에 걸음 멈추고 폰 꺼내지

잠금화면을 미리보기로 보는 얼굴이 굳어

🐹 누군데?
🐶 문자.. 가 와서
🐹 문자?

민역이 어, 하고 천천히 잠금을 풀고 창을 열어서 잠시 아무 말도 안하고 글을 읽어

🐹 뭐야, 뭔데. 심각해?

문자 할 사람의 군집과 지금 긴장한 이민역 얼굴 조합해보면 문자 올 사람이

제 부모님밖에 없지 않나

엄마는 그렇다 쳐도 아빠는 허락했잖아
근데 왜?
민역이 씩 웃더니 기연을 끌어안아

🐹 뭔데, 아니 잠시, 말을.
🐶 기연아…

갑자기 시야에 들이밀어지는 불빛에 기연이 낯을 찌푸려. 곧 조합되는 글자들을 읽으면

글자가..

[기연이 어머님]

기연이 데리고 밥이나 먹으러 와요.
아무 말도 못하고 꽉 껴안는 둘

🐹 민역아, 민역아, 진짜.
🐶 응 알아. 괜찮아, 괜찮아.
🐹 너무 고맙고.. 그동안 수고했고…

결국 눈물 터뜨린 제 애인 볼 쓰다듬으면서 민역이 말해

🐶 먼저 희생해 준건 너잖아.
🐶 나 다칠까봐 책임 너 혼자 지려고 나 은쥰이라고 속이고.
🐶 받은 마음을 되돌려준 것뿐이야.

기연아, 우리…
마음을 주고 마음으로 보답하는 사랑을 하자. 서로는 서로에게 당연한 인연이 아니니까. 꼭 언제든지 소중하게 하면서 아껴주고 치료해주고.

부끄럼 없는 사랑을 하자.

내민 손을 기연이 물끄러미 바라보다 잡아

🐹 꼭
🐹 .. 그러자.
치과의사공 댕햄 & 채꿍 완결!

후기가 3분 안에 일괄 업로드 됩니다!

늦은 시간까지 수고 많으셨습니다! ImageImage
안녕하세요 라체입니다!

드디어 댕햄채꿍 치과의사공이 1203 타래로 막을 내렸는데, 도중에 2일간 오지 못한 것을 제외하면 20일 간의 대장정이 막을 내렸네요! 짧지만은 않은 기간 내내 실시간 / 몰아서 달려주신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처음만 해도 치과의사공] 이라는 단어를 습득하고 그저 신났을 뿐인 라체…

표지에서 짐작하실 수 있듯이 그냥 냅다 자라 등장인물들아! 주의였는데

너무 문란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개연성을 놓치고 싶지 않다 보니까 이렇게 길어진 것 같아요
보통 제 스타일이 그렇잖아요 무조건 완결낼 수 있게끔 줄거리 얼추 정해진 것만 들고 오고 한번에 한 썰 완결낼 때까지 계속 패는거

그런데 이번 글은 그러진 않았단 말이예요! 기분 전환 좀 하려다 일이 커진 케이스라 오리지널이랑 변한 부분이 많은데
원래는 댕햄 온리였던 것이 (실시간용 시간을 벌려고 댕에 대한 뻘소리를 하다가) 또다른 씹탑공주 채를 등장시키고 유군의 조력자 임군을 등장시키고

.. 그렇게 해서 댕햄채꿍이 되었고 이 두 커플을 엮어서 진행시키다 보니까 깜짝 카메오로 쭈군과 손군이 등장하기도 하고.. ^__^
게다가 특히 댕햄의 경우에 이렇게까지 리얼하게 갈 줄 예상을 못했어서요 특히 아웃팅 씬…

예전에 언급했듯 제 실제 경험담입니다

어머님의 대사가 리얼하다는 평을 많이 받았는데 그거 다 고증이 잘 되어서 그런 거예요🤧
실제 제 이야기는 편지를 들킨 것에서 끝났지만 나름의 한이랄까요 이야기 속에서라도 둘은 꼭 행복했으면 했고 그걸 날로 먹지 않았으면 했어요

말이 좀 이상하지만

이미 현실성을 중시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만큼 쒝쓕 하하호호 허락 감사합니당!<< 요건 싫었다고
만약에 제가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면 실제 상대의 부모님한테 뭐라고 말할 것이었는지 정말 상대를 위해 무엇을 바랐을지

한번 경험을 빌렸더니 한이 자꾸자꾸 쏟아져서.. 민역이의 대사를 빌려서 전하지 못했던 제 한을 풀었네요

만족했습니다! 기뻐요 후련하고
댕햄이들이 갑자기 화제성이 강해져서 약간 걱정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가다간 채꿍이들은 얹혀가는 식이니까요

얼굴조아 임군 (그러나 자신을 훨씬 우선시해서 도망가려고 애쓰는)

본인이 잘났다는 것을 아는 채군 (알고보니 제 얼굴에 자신감도 컴플렉스도 있었다는 서사)
이 둘이 뻔하지 않고 늘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부담도 느끼고 신경도 많이 썼는데 마무리까지 어떠셨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회피적인 사랑도 한번은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결국 대화를 통해서 풀어가는 방향으로 끝이 나는 걸로요
처음 타래는 정말 가볍고 농담따먹기에 기껏해야 로코일 것 같았는데 읽어내려갈수록 장르가 달려져서 놀라신 분들도 있을거예요 그쵸?

이번 썰로 20일동안 정확히 512명이 새로 구독을 해주셨는데

.. 이제 뉴비님들도 아실때가 되었어요 라체 스타일을.. 맨날 로코라고 선전해놓고 딥해지는거
제가 자부심을 가지는 영역은 오버랩을 통한 복선 그리고 한 상황을 여러명의 시점으로 표현해주기 입니다! 소소한 농담따먹기도요

이번에 양껏 부은 것 같아서 기분이 흡족한데

이번 글만 해도 오버랩을 많이 넣었는데 알아차려 주신 분들 있으실까요?
사람을 찾는데요
1. 댕으로 착각한 채를 찾느라 말하던 임군 (핸드폰 놓고 감)
2. 댕을 찾아가기 위해 모비딕에 들어온 햄군
3. 마지막으로 채를 (>댕 말고 채<) 찾으러 오던 최종편의 임군

핸드폰 = 기연이의 마음
제가 가장 만족했던 파트인

기연이가 쓰러지자 택시를 잡으러 뛰어나가던 둘의 독백이 과거의 기연을 키워오던 상황과 맞물려 떨어지는 것

둘 다 (택시를 잡으러) 나가지 않고 누구 하나는 기연이의 옆에 있어주어야 했다는 것

둘 다 엄격하게 굴지 않고 하나라도 기연이의 옆에 있어줘야 했던 것
그리고 제가 원했던 게 따로 있는데 저는 항상 악역을 최소화하자는 주의라서.. 이번 이야기에서 악역은 기연이의 어머님 롤이었겠지만 그렇게 두고 싶지 않았어요

서사 부여.. 라고도 말할 수 있었으나 실제 나쁜 의도로 해온 것이 아니잖아요 결국 충분히 괴로워하면서 느끼셨으니까
다들 행복하자고 만드는 스토리니까 그 정도 욕심은 부려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어머님의 감정선이 억지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했는데 납득이.. 가셨나요 👀 사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꽤.. 벅차고 처음으로 중압감을 느낀 작품이기도 해서 지금 머리가 잘 안 돌아가네요 허허
정말 사랑했던 작품이고 제가 제일 예민하게 다루는 기억을 넣은 작품이기도 해서 저한텐 앞으로 여러 의미로 남을 것 같아요 역대로 제일 사랑받은 썰이기도 하고요 (여러분들은 이 썰의 무엇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지 궁금해요!)
외전은 계획중이예요

스핀오프 what if? 로요

등장인물들의 모든 설정이 반대가 될 예정입니다 씨피 리버스 말고요 👀
근데.. 이것도 길어질지 모르겠어요 보다보니까 이게.. 일주일 안에 될랑가? 나 시험 준비도 해야 하는데.. 싶어서

아무래도 시험 끝나고 하든 매일 소량만 하든
그렇게 될 것 같아요

휴 이제야 한숨 돌리게 되네요 그동안 정말 바쁘게 하루 2-3 시간씩 이 썰에 부어주고 예뻐해줬는데 이렇게 완결썰에 추가하게 된다니 마음이 신기하고..

어엉 마음이 벅차용

힘들었는데 끝낸다니 기분이 묘~ 해
지칠때마다 칭찬 부어주신 푸슝분들 제 사랑계, 다른 엄마들 늘 감사했고

읽어주신 여러분들도 정말 수고 많으셨고 따라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

후기까지 끝입니다!
11번 치과의사공 댕햄채꿍 최종완결!

외전을 찾으신다면
메인트 11-1 에서 찾아주세요!
수고했다 라체~

재주행 / 정주행 해주실 분들 위주입니다
1203타래 완결 / 후기 20타래 완
외전 계획있음

#댕햄 #채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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