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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12 93 tweets 11 min read
이민역 스티커 붙인곳만 입술 붙일수 있게 해주는 알바 했음 좋겠다 (교내한정, 스티커 위치는 그날 이민역기분에 따라 선정해서 붙여놓고 기다림)

#댕햄
학교 내에서 암암리에 해주는 알바일것같음 주 고객은 여자애들
스티커 한개당 5만원 비싸지만 인기많음 ㅇㅇ 이민역 얼굴에 입술 대볼 수 있으니까 구미가 당기잖아요
한달치 용돈 털어쓰는 애들도 많고 가끔가다 남자 애들도 옴 근데 이민역 여자애들은 다 오케이 해도 남자애들은 자기 취향 아니면 돈 줘도 받아주지 않음
스티커 위치도 일주일마다 위치가 달라짐 이민역 그날 기분에 따라 붙여지는 거니까 갯수도 다름 (눈 이마 입술 턱끝 코끝에는 많이 붙는데 입술에 붙는 경우는 거의 없음)본인이 마음에 드는 애 올 때만 그날 걔 앞에서 걔가 직접붙여줄 수 있게 해줌
집 잘살고 모범생으로 유명한 유기연이 올 줄은 몰랐을 것 같음
입학식 첫날에 단상에 올라갔던 깔끔한데 어딘가 야하게 생긴 것 같은 애로만 이민역도 기억하고 있었지 어차피 자기랑은 다른 부류의 사람이니까 만날 일도 없겠다 싶어서 금방 잊어버렸지만. Image
근데 그런 애가 심지어 지갑에 5만원권을 꽉꽉 채워서 온다고? 이민역은 흥미롭게 볼 것 같음 왜냐면 이민역 알바 알음알음 오는거라 처음부터 바로 접근하기 쉽지 않거든 익명성 보장을 위해서 장소도 매일 바뀌거든
(어느날은 빈교실 어느날은 아무도 없는 강당 등등..)
근데 이민역도 모르는 사실이 있었음
유기연은 이민역 알고 있었거든 심지어 입학식날 서로 부딪혀서 이민역이 유기연 지갑 주워줬거든 이민역은 기억 못하지만
그래서 유기연한테 이민역 첫 인상 [천사] 였다고ㅋㅋㅋㅋㅋ
유기연 5만원 쥐고 쭈뼛쭈뼛 오는거 보고 이민역 자기 얼굴에 붙어있던 스티커 전부 입술로 옮겨놓음
이민역이랑 키스해본 애들 그것도 뽀뽀조차도 해본 애들 손에 꼽는데 그걸 유기연은 바로 이뤄버렸음
심지어 이민역 스티커 하나 입에 머금고 있다가 걔랑 입술 맞대고 떨어지자마자 혀내밀면서 보여줌
유기연 놀라서 [돈 더 내야돼?] 숨 색색 쉬면서 이민역한테 물어봄
이민역은 빙글 웃으면서
[아니 이건 서비스 해줄게 다음에 또 올거지?]
물어봐 놓고 유기연 대답하기도 전에 걔 입술 다시 머금어버리는 이민역
입술 가르고 들어가 굳어있는 유기연 혀에 자기 혀 문지름
놀라서 한껏 올라간 어깨 손수 내려주고 [너만 해주는 서비스니까 꼭 다시 와야 돼] 함
그러면서 키스할 때는 팔을 목에 거는 거라고 친히 몸 내려서 걔 팔 자기 목에 둘러줌
- 원래 이민역 누가 몸 만지는거 싫어해서 오로지 얼굴 터치만 가능하다는 조건 걸려있는 줄 유기연은 꿈에도 모를거임
그렇게 유기연 일주일에 한번씩 이민역 만나는게 습관이 됐음 돈이야 집에서 용돈 많이 받기도 하니 문제 되지 않았지 문제는 유기연 마음정도?
소문에 의하면 이민역 알바할때 살갑지도 않고, 몸터치도 못하게 하고 사적인 얘기도 절대 안 한다고 했거든
근데 유기연이 몇 주간 본 이민역은 그게 아니잖아 자기한테 먼저 어제 너 오는날 이라 떨려서 잠못잤다는둥 자기 열나는것같은데 열좀 재달라는둥 별 쌉소리에 몸터치도 본인이
먼저 함.
이러니까 유기연이 기대를 해 안해? 이민역 그냥 유기연한테 갖는 감정 대충 특별한 관심 정도로 치부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ㅠㅠ
그래서 본인만 좀 더 특별할지 모른다고 기대를 조금씩 키워나가는 기연의 마음을 와장창 깨뜨리게 되는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됨.
사실 이민역 유기연이랑만 키스하는건 아니였음( 혀는 걔랑만 섞더라도) 앞에서 말했듯이 스티커는 랜덤으로 붙여지니까 입술에도 붙는날 있긴 있으니까 하필 그걸 본거지
하필 그날 몸이 안 좋아서 보건실에 있다가 하교시간에 일어난게 잘못이었을까 유기연 피곤한 몸 이끌고 가방 가지러 교실에 갔다가 봤거든
이민역이랑 어떤 여자애랑 빈 교실 들어가는걸
호기심을 죽이고 그냥 집에 갔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근데 사람이란게 관심이 가는 상대가 그러고 있는데 안 궁금하겠냐고 궁금하지 ㅜㅜ
요즘 이민역 기분 좋았거든 자신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유기연보는 재미도 있고 내일은 유기연 보는 날이니까 오늘 마지막 아르바이트로 있는 애한테 서비스해준다고 손 잡고 하자는거 그러지뭐 해준거지
손 잡는거 그럴 수 있다고 치는데 걔네 둘이 입술 맞붙으려는거 보자마자 유기연 도망치듯 학교 빠져 나왔을거임
이민역이 하는 알바 모르지는 않았고 본인도 그 알바를 통해서 이민역 알게 됐지만서도 슬퍼지는건 어쩔 수 없었음..
질투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가슴이 쿵쿵 내려 앉는걸 어떡해..
집에 도망치듯 들어가자마자 저녁도 못 먹고 그때부터 내리 울었음 울다보니 탈진 왔겠지 도우미 아주머니가 놀래서 유기연 새벽에 응급실도 데리고감
다음날 이민역이랑 만나기로 약속한 날인데 유기연 이민역 피해다니느라
그거 새까맣게 잊어버림 자기마음 추스리느라 정신없는애가
그약속까지 어떻게 기억하겠어 심지어 너무너무 가벼운 약속인데..

이민역 아침부터 기분 좋았거든? 근데 하교할때까지 유기연 머리 꼭지하나 안보이니까
점점 기분 바닥쳤음. 저번주에 유기연한테 실수한게 있나 싶은데 없어. 둘이 기분 좋게 입술 맞대고 있다가 장난치다가 걔 집까지 가는거 봤거든 근데 왜 이래 갑자기? 싶잖아
그래서 다음날부터 알바 줄줄이 캔슬내고 이민역 유기연 찾으러다님
유기연도 유기연이지 ㅋㅋ ㅋㅋ 원래 머리좋은 애잖아 교실에서 공부하는게 편해서 개인 독서실 준다는거 마다했는데 그거 받아서 거기로 도망감 이민역 번번이 쉬는시간마다 찾아가는데 보일리가
뛰는놈위에 나는놈이라고 이민역이 손놓고 걔가 오기만을 기다릴까 유기연네 반 여자애들한테 기연이 보이면 자기한테 알려달라고 연락처줌 (이민역 개인폰번호 아니고 알바할때 쓰는 핸드폰)
같이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여자애들도 연락을 줬을거라곤 유기연도 몰랐지
여자애들끼리 유기연 행동반경 지켜보다가 이민역한테 바로 톡날림
[점심시간에 유기연 공부할책 바꾸러 자주 올라가 그때 만나면 될것같아]
[어 고마워^^]
이러고 바로 이민역 그 여자애 연락처 차단해버림 어차피 오늘 유기연 만나면 두번 연락할 애들아니니까
도망간 기연이 잡으러가자 ♡
이민역 점심시간에 애들 다나간 사이에 유기연네 반 갔음
유기연 자리 미리 알고있는 상태라 망설임 없이 걔자리 앉아서 입술에 스티커 하나씩 붙이면서, 유기연 오길 기다릴거임
유기연은 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 의심없이 책만 바꾸려고 반에 올라갔다가 이민역이랑 딱 마주쳤음
유기연 굳어서 돌아서 나가려는거 이민역이 너 나가면 나랑 잤다고 소문낸다? 해서 다시 돌아갈 수 밖에 없었음 미친놈이
유기연은 미친놈 봤다는 표정으로 일부로 걔 지나쳐 사물함으로 가려고 했음 문제집은 바꿔가야 하니까 걔가 팔목을 잡지 않았다면 성공했겠지
[기연아 왜 섭섭하게 지나가려고 해 그동안 나 안보고 싶었어? 나는 우리 기연이 보고싶었는데]
뻔뻔한 새끼 짜증나는 새끼 유기연이 이새끼 저새끼 찾는동안 이민역은 솔직히 유기연 얼굴 보자마자 너무 짜증나는데 너무 반갑고 좋았음 오랜만에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 들 정도였음
유기연 어이없잖아 ㅋㅋㅋㅋ 우리가 이런안부를 묻고 할 사이인가? 예스오얼 노우 중에 대답하라고 하면 당연하게 노우다.
유기연 표정 점점 굳는거 보이지도 않는지 오랜만에 만난 주인보는 강아지처럼 꼬리 살랑살랑 흔들잖아요
[민역아 아니 이민역 우리가 이렇게 안부 물어볼 사이야?]
[아닐 건 또 뭐야 ?]
[아니지 너랑 나는 그냥 소비자랑 판매자일 뿐이잖아]
[왜 자꾸 말을 그렇게해? 내가 너 기분 나쁘게 한 적 있어?]
이민역도 슬슬 짜증나겠지 기분 좋게 입술이나 부비려고 했더만 이미 글러먹은 것 같지
그제서야 입술에 붙어있던 스티커 떼면서 이민역도 삐딱하게 섰음
이유를 말하라는데 유기연은 말 못하잖아..
내가 너가하는 알바때문에 질투난다 어떻게 말을 해
기연이 말한 그대로 둘의 관계는 따져봐야 동급생 또는 판매자랑 소비자일 뿐인데 여기서 유기연은 또 입을 다무는걸 선택했음
이민역 직감적으로 알잖아 여기서 이유 못 들으면 아예 모를 것 같다는거
입을 안 열면 억지로라도 열게 해야지 뭐 어떻게 하겠어
결론 내리자마자 이민역 유기연 팔목잡고 교실 구석으로 몰아넣음
몰아넣자마자 걔 입술 찾아서 물어버림 말 그대로 콱 물었음 유기연도 놀라고 아프니까 순간적으로 입열었지
그대로 이민역 혀 밀어넣음
이민역 유기연 상대해줄때는 한번도 난폭하게 한 적 없거든
애가 처음인게 보이니까 부드럽게 대해주려고 했었고 근데 지금은 얘도 짜증나니까 그럴 여유가 어디있겠어
귀여워보인다고 혀로 콕콕 눌러보기만 했던 유기연 입술위에 점부근을 콱물지를 않나 혀를 거칠게 비비질 않나
유기연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 이렇게 키스당해본적 없으니까 약간 피맛이 느껴지기도 했음
애들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니까 그제서야 멈췄을거임
둘사이엔 헉헉 숨쉬는 소리만 남
유기연 그제서야 눈물 비집고 올라옴 내가 얘하나 좋아해서 이게 무슨 꼴인가 싶어
이민역도 걔 우니까 그제서야 조금 열받았던 머리가 식혀지면서 정신 차려지잖아
그제서야 뭐가 그렇게 서러운지 퐁퐁 올라오는 눈물 닦느라 바쁜 유기연이 보여
이민역 그거 보고 당황하는 동안 유기연 이민역 데리고 밖으로 나감
이 시간에 사람 없는 곳 어딘지 곰곰이 생각해본 뒤 리모델링 때문에 출입 막아 놓은 미술실 생각나서 그쪽으로 감
이민역 그제서야 유기연한테 사과하잖아
미안하다고
유기연은 어이없지 왜 사과하는데?
키스....한거.. 아파서 운거 아냐? 이러고 있는애 보니까 기가차
[야 내가 고작 그거 때문에 운 줄 알아?]
[아니야?]
[겠냐? 이건뭐 애새끼도 아니고]
[그럼 뭔데..? 이유 알려주면 안돼?]
그제서야 온순하게 물어보잖아
처음부터 이렇게 물어봤으면 좋았잖아 진짜 짜증나는 새끼 유기연은 생각했다 내가 이런애를 왜 좋아한거지?
근데 알겠잖아 그래..얼굴이지 얼굴.. 저놈의 천사같은 얼굴..
천사같은 얼굴에 그렇지 못한 행동거지하는 짜증나는 놈
왜 그딴 알바를 하고 다녀서 짜증나게 하지? 근데 또 그래서 좋아했던 자기도 웃김
[너 말이야 그 ... 키..ㅅ알바 계속 할거야?]
[어..? 뭔 알바..?]
다 알면서 묻는다 저 시발롬이 ㅠㅠ
이민역은 왜 여기서 그 알바 얘기가 나오나 했지 근데 갑자기 기억 난 거야 유기연이랑 못 만났던 전날 마지막 고객이였던 여자애가 한 말이
[야 유기연이 우리 본 것 같애]
[무슨 소리야 기연이 지금 집에 갔을 시간인데]
라고 자신있게 얘기했거든 근데 그게 진짜였다고?
[기연아 너 아니지?]
[에이 야 내가 아무리 널 특별하게 대해줘도 착각하면 안되지]
이민역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음 정말 그 이유라면 유기연 마음 받아줄 생각 없었거든 알바를 그만둘 생각도 없고
[기연아 그 이유라면 우리 안 만나는게 좋겠다]
잠시나마 기대했던 기연의 마음이 바닥에 내쳐졌음
내보이기라도 했으면 덜 억울했을텐데 보여달라 해놓고 바로 버리는게 어딨어..
그 일이 있고 난 뒤로 민역과 기연은 서로가 몰랐던 사이로 돌아갔음
기연은 기연대로 모범적인 학생으로 민역은 민역대로 적당히 학교생활하고 적당히 즐길거 즐기는 학생으로
민역의 알바도 다시 시작 되었음 원래부터 자기맘대로 열었다 닫았다하는 애라서 민역이 시작하기만을 기다리는 학생들한테는 희소식이였음
유기연한테는 당연히 아니였고
이민역은 유기연이 없어도 다시 재미를 찾을 수 있을거라 확신했음
어차피 알바로 만난사이였고, 그 거지같은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니까 바로
회복될거라고.
근데 다시 시작한 알바가 너~무 재미 없어진거임
그전에는 몇번 와본 애들중에 친한척 하는 애들이 마냥 귀엽고 재밌었는데 이제는 귀찮고 성가심
그와중에 들러붙는 애들도 많아져서 차단하는 연락처만 쌓여가길래 결국 개인핸드폰만 남기고 알바할때 쓰던 핸드폰 정지시키고 버림
이민역 그렇게 소리소문 없이 알바를 중단 했음

재밌어서 시작했는데 재미 없어졌으니까.

유기연은 이민역이 알바 시작한것만 알고 끝난건 몰랐음
이민역 소식어떻게든 안들을려고 기를 쓰고 독서실에서 공부만 했거든 그러니 알턱이 있나.
민역도 자신이 되게 웃기단 생각이 들었음 알바 중단하고 나니까 자꾸 유기연 생각이 나는 거임

유기연이랑 있을때는 다 재밌었거든… 카페가는 것도 피씨방가는것도 영화관 가는것도
알바는 교내 한정이라 유기연이랑 학교 나오면 빠이빠이 하면 됐거든?
근데 그냥 가기 아쉬운거야 쪼꾸만게 뽈뽈뽈 독서실 가야 된다그러고 도서관가야된다고 그러는데 왜 그렇게 보내주기 싫은건지
일부로 여기저기 데리고 다녔거든 맛있는것도 같이 먹고싶었고
무슨 마음인지는 몰라 그냥 걔랑같이 있으면 사소한것도 재밌었어
아이스크림 그거 조금 뺏어 먹었다고 짜증내는것도 인형뽑기하는데 잘 안되서 입술삐죽이면서 호두 만들고 있는것도 웃겼음

아닌가 귀여웠나?
이민역 그때부터는 발품팔아서 유기연 쫓아다니기 시작함

유기연은 경악했음 이새끼가 돌았나 왜 갑자기 쫓아다녀? 아침에 책상에 간식+편지(라 쓰고 낙서?) 기본, 점심시간에 책바꾸러가는데 얼굴 비추는건 옵션, 하교시간에 교문앞에서 기다리는 성의까지 미쳤나 진짜 ?
유기연 처음 감정은 어디가고 짜증만 남 이새끼가 나 놀리는것도 아니고.

지 좋아하는 알바나 하러가지 시간이 남아 도나? 싶음

유기연 이민역 얼굴로 눈 돌아가려는거 원위치 시키고 맨날 무시하고 지나감
이민역도 얘 마음 알아채고 밀어내놓고 다시 주워 담기 위해서 다가가고 있는 자신이 나쁜새끼인거 알아 그런데 어떡해 이렇게라도 보고싶은걸
이민역이 따라다닌지 한달동안 기연은 전교생에게 관심이란 관심은 다 받게 됐음
학교에서 유명한 그 이민역이 전교 1등을 따라 다니니.. 이게 관심이 안생기고 베기겠냐고
이민역이 기연을 보러 올때마다 같이 따라 붙는 호기심 어린 시선들이 유기연을 불편하게 했음
가뜩이나 이민역이 이러는것도 신경쓰여 죽겠는데 다른 애들한테까지 관심을 받으니 죽을 맛이지
점심시간에 단판을 져야겠다 싶어 이번엔 유기연이 이민역을 기다렸음
이민역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으니 기분이 묘해 그전에도 이렇게 기다려본적이 없었거든 걔를 찾아가면 찾아갔지

복잡 미묘한 기분이 들 때쯤,

복도에서 누군가 반으로 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음 기연의 심장도 튀어나올 것처럼 두근거리기 시작했고
이민역인가 아닌가로 고민할때쯤 복도에서 울리던 소리가 멈췄어
기연도 그소리에 맞춰서 고개를 들었고 교실 앞문에 비스듬히 기대서 자신을 보고있는 이민역이랑 눈이 마주쳤음

[유기연이 날 기다리고 있네?]

[..]
숨을 들이키던 기연은 숨을 멈출수 밖에 없었어 오랜만에 제대로 보는 이민역은 여전히 그림같이 예뻤거든. 탈색모는 어디로 팔아먹었는지 머리는 새까맣게 물들인 채로
[너 머리..]
[아 머리? 색 바꿔봤는데 어때 잘어울려?ㅎㅎ?]

능글맞게 물어오는 걸 보면 이민역이 맞는데 머리색 때문인가 이질적인 느낌이 들어 이민역이 유기연에게 다가올때까지 유기연은 걔만 뚫어지게 쳐다볼수 밖에 없었어
이민역도 오랜만에 제대로 눈 마주치는 유기연 때문에 그렇게 안 보였겠지만 긴장했음 새삼 유기연 얼굴 저렇게 생겼었지 싶고 예쁘고 야하게 생긴 유기연.
[우리 오랜만에 얼굴 보는것같다 그치?]
[어..그렇네..]
[자주좀 보여줘 얼굴 까먹겠어]
[자주..보러 오면서 어떻게 얼굴을 까먹냐]

미친놈인가 자주보러온다는 말은 왜해 유기연은 말하고 후회했어 원래하려던 얘기도 까먹고 이민역 얼굴에 홀려서 대답을 해주고 있네
이민역이랑 이렇게 대화다운 대화를 해본것도 오랜만이긴해 이민역얼굴만 보이면 고개숙여버리고 걔가 묻는말에도 단답으로 끊어 냈거든

무슨 얼굴 한번 제대로 보자마자 바로 넙죽 대화를 하고 있냐 유기연아..
이민역은 오늘 무슨 날인가 싶어 갑자기 안기다리던 애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것도 놀라운데

대화하려고만 하면 단답으로 끊고 자리를 뜨던애가 대화다운 대화까지 해주고 있잖아 아침부터 기분좋았는데 오늘 일진이 좋은것같아 기분이 좋아
이민역 들어올때부터 기분좋아보이더니 유기연 앞에서 싱글싱글 웃기까지해

유기연 이제서야 속이 뒤틀리잖아

그러고 보니 너는 어떻게 나랑 아무렇지 않게 대화할 수 있어?

마음을 다잡을수 있었지

[기연아 그래서 나 왜 기다렸어?]

[아.너 귀찮으니까 그만 오라고 말하려고 기다리고 있었어]
아까까지 좋았던 분위기가 챡 가라앉는건 순식간 이였음

[뭐라고?]

[뭘 못들은척 해 이민역, 너 귀찮으니까 그만 오라고 말하려고 했다고]

[내가 귀찮아?]

[어.]

유기연이 말한 의미가 이민역에게 잘 전달 됐냐고 물으면 아마도 대답은 노우. 귀찮다는 말을 듣자마자 이민역 귀에는 다른 말이
들리지 않았거든. 내가 귀찮아? 왜? 왜 내가 귀찮아? 이것만 계속 머리속에 맴돌았음

유기연은 다 전했다는 듯이 도망가려는거 이민역이 못가게 붙잡았음

[왜 귀찮은지 알려줘]

[귀찮다고 이유없다고 너가 좋아하는 그 거지같은 키스 알바나 하러가 나 그만 괴롭히고]

쾅,
이민역이 책상을 쳤음.

[기연아 너가 모르나 본데 나 그 알바 그만둔지 오래거든. 계속 알바 핑계대면서 나 밀어내지 말고 제대로 말해 내가 귀찮은 이유]

[뭐? 뭘 그만둬?]

[니가 거지같다고 한 그거 그만 뒀다고 이제 그 이유말고 딴 이유 가져와야 할거야 오늘은 그냥 갈게]
그말만 남기고 이민역은 가버렸음.
걔한테서 한번도 본적없는 표정을 봐버려서 기연도 잡을 타이밍을 놓쳐버렸어.. 너가 왜 그런 표정을 지어 왜 상처받은 표정이야..
이민역 그렇게 돌아가버린 이후로 유기연 찾아오는거 그만뒀나 하면 그건 아니었음
대신 돌아오는 대답이 없어도 해주던 자기 얘기가 뚝 끊겼음 빙글빙글 웃던 얼굴도 없어

그냥 유기연이 앉아 있는 자리 바로 앞자리 뺏어앉아 30초 정도?걔 얼굴만 보다가는게 다야
이민역이 이러는거 보면 이민역 말이 맞는것같기도 해 알바 그만뒀다는거 근데 확실하지는 않잖아

사실 그냥 대놓고 이민역한테 물어보면 될 텐데 유기연도 유기연이지

이민역한테 물어보는 대신에, 이민역 알바하는 곳 알려줬던 애한테 다시 연락 넣는 선택을 했음
걔는 [어라? 이 형이 웬일로 연락을?]싶은거야 이민역이랑 잘 되고 있는 줄 알았거든

이민역도 좋아하는 눈치였고 근데 갑자기 [이민역 알바 그만뒀다고?]가 된거

이민역이 아무리 유기연을 흥미있어하고 좋아하게 되더라도 그렇게 종이같이 가벼운 형이 바로 알바까지 그만둘까 싶었거든
얘가 누구냐면 이민역 친척 동생..ㅋㅋㅋ..
미국에서 탱자탱자 놀다가 한국들어오라고 해서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만 이민역 집에서 얹혀살게 됐거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민역이랑 같은 고등학교로 전학오게 된건데 유기연이랑은 전학 첫날 교무실 찾으러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만난거
걔는 유기연 보자마자 [와 이민역 취향 빼다 박은 사람이네 ?] 했음
유기연은 걔가 이런 생각하는 줄 모르고 교무실까지 친절하게 데려다 줬는데 ㅎㅎ..

이민역한테 붙여주면 재밌겠다 싶은거지 이민역이 맨날 그랬거든 알바하는건 재밌는데 취향인 애는 없었다고
아닌데 형 여기 있잖아? Image
누가 이민역 친척 동생 아니랄까봐 친화력은 또 좋아서
유기연이랑 금방 친해짐 ㅋㅋ
그러고 번호 교환까지 일사처리됨
그러다가 유기연이 이민역 알바하는 곳 알고 싶어하는거
눈치까고 알려준거지

그래서 유기연이 쉽게 이민역 알바하는곳 알수있었던거고

걔도 신기했음 기연이 간날 부터 기분좋아보이던 형이
맨날 우중충하게 핸드폰으로 게임만 하길래
왜저러나 했거든

아~ 그래서 그랬던 거구만 한거지 ㅋㅋㅋ
처음에야 재미로 시작했다지만

유기연이랑 알고 지내면서
유기연 생각한것보다 더 좋은 사람인거 알게됐거든

이민역이 나쁜놈인거 자기도 알지만
둘이 잘됐으면 좋겠잖아 ㅎㅎ..
[이민역 자냐?]
[?] [이민역?ㅎ][내가 니 친구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왜 웃고 ㅈㄹ]
[아 미안 미안 형 알바 그만둠?]
[ㅇ]
[왜?]
[그냥, 재미없어]
> 그냥 재미없어 < 이부분이 이민역 답네 싶잖아
이 형은 얘기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진짜 이상한 것 같다고 가끔 무슨 생각하고 사는지 모르겠음

갑자기 염색 하러 간다 그러더니 까만색으로 물들여 오질 않나 심경에 변화가 있긴 있나 싶어
하여튼 이소식을 유기연한테 전해줬음

[형 그만둔것같아요]

[형? 너 이민역 알아?]

[아니요? 제가요? 그 형을 어떻게 알아요~ ㅎㅎ 형이긴 하니까 그렇죠 하하 ]

아오씨 둘다 눈치는 빨라가지고 쯧.
근데 둘이 대화하는거 이민역한테 딱걸렸음

문제는 둘이 좀 가까이 있었다는거..?
귓속말로 주고 받았다는거..?
유기연이 되게 행복하게 웃었다는거 ..?
- 웃은 이유가 마지막 대화 때문인 걸 이민역은 모르잖아

유기연만 뚫어지게 봤는데 상대가 누군지 알게 뭐야
이민역 오랜만에 머리 꼭지까지 도는 기분임
발 빠른 친척 동생은 이민역 보자마자
자기 반으로 도망가버림 ㅋㅋ...

유기연만 꼭지돈 이민역이랑 대면함

[여기서 뭐하냐 유기연]
[아무것도 안했는데? 왜?]

유기연 대화 들었나 싶어서 말하는 게 부자연스러워짐
이민역은 그 행동 하나하나에 더 기분 나빠졌음
- 다음에 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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