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런
한물간 그시절 1군 아이돌 이재노씨
활동도 가끔 하지만 나이가 찬 만큼 이젠 팬들도 오빠 저 결혼하고 애도 낳았어요 할 분들임
하루는 슬레빠 찍찍 끌고 회사로 오랜만에 출근하는데 어떤 남자애가 기웃기웃거리길래
힐끔 쳐다봤더니 막 엄청 부끄러워하면서 뭘 내미는거야
듣고보니깐 팬이래
재노 약간 어이없음… 남고딩이 내 팬이라고? 요즘 애들은 나 알아보지도 못하는데
주머니에 손 꽂아넣고 안 믿기는 표정으로 선물 안 받아요 거절하려는데
얘가 우물쭈물 아저씨 말구…울 맠으 형한테 전해주시면 안 돼요?
막이래,,
이재노 개삐짐
아저씨? 나 아직 앞길 창창한 스물아홉인데?
아니 그것보다 막크형은 나보다 나이도 많은데 왜 그 형은 형이고 나는 아저씨야
말문이 막혀서 얼떨결에 남자애 선물 받음
- 이거 뭔데
- 지갑이요! 먀크형이 좋아하는 브랜드예요
- 쪼그만게 돈이 어디 있다고
- 제가 직접 모은거예요
- 하이구야
너 몇살인데 이런데다 돈 쓰냐고 훈수 두기 시작했다가 아니 아저씨한테 주는 것도 아닌데 왜 아저씨가 뭐라 그래요 소리 들음
너무 어이 없어서 뭐라고 더 물어보려고 했는데 어느덧 후다닥 도망가버리는 남자애…
별 놈을 다 보네
재노씨 오늘은 간단하게 회사 직원들이랑 다음 앨범 컨셉 토론하다가 밥만 같이 먹고 일찍 퇴근해서 나오는데 어라? 아까 그 학생이 로비에 떡하니 앉아있음
뭐 아는체라도 하면 손이라도 흔들어줄 계획이었는데 저는 안중에도 없는지 꼿꼿하게 앉아서 로비 대형 스크린에 나오는 뮤비만 뚫어지게…
뒤돌아보면 맠크형 솔로곡임
- 야.
- 네?
- 어른 가시는데 인사 안 하냐.
- ...
떨떠름한 학생의 표정에 약간 머쓱해짐
- 여기서 뭐해?
- 이 시간대에 맠크형이 로비에 자주 커피 사러온다는 소문이 있어서요…
- 그 형 해외 갔는데.
- 네에? 그런 소리는 없었는데?
- 개인 스케줄.
- 아아ㅠㅠㅠ
핸드폰을 꺼내서 곧바로 토독토독 써내리는 애 물끄러미 내려다보다 물어보는 재노씨
- 커피 좋아해?
그래서 눈알만 굴리는 애 데리고 회사내 카페 가서 아이스카라멜프라푸치노벤티 사줌
턱괴고 쪼르륵 음료 빨고 있는 애 뚫어지게 쳐다보니 약간 체한듯 켈록거림
- 넌 형이 그렇게 좋아?
- 네에…
- 우리 아마 너 태어났을때 데뷔했을텐데.
- 알아요...
- ...
뭐야. 그냥 던져본건데 진짜야? 재노씨 평소에 나이 먹는거에 그렇게 전전긍긍 안 했는데 아직 젖살도 안 빠진 애가 아저씨아저씨 하는 거 보고 약간 자괴감 느낌
나도 한땐 한번 오빠는 영원한 오빠예요 소리 들을때가 있었는데...
- 근데 아저씨들이 왜 좋은데.
- 우연히 유투브에 영상 뜬 거 보다가 완전 빠졌어요…그래서 옛날 영상 엄청 찾아보구…
재노씨 옛날이라는 말에 약간 상처받음
- 그럼 맠크형 다음으로 누가 제일 좋아.
- 흠...헤챠니형?
- ...그 다음은.
- 음...쟤미니 형이요
- 야
얘 진짜 골 때리네.
- 너 학교는 안 가?
- 학교 벌써 끝났죠
- 뭐…공부 안 해?
- 저 전교 1등이에요
- ? 진짜?
- 넹 연예가중계인터뷰에서 맠크형 이상형이 공부 잘하는 사람이라고 했거든요
- 그거 한 십년전꺼 아니야?
- 넹
결국 회사직원 한분 불러서 먀크형 남는 굿즈 몇개 챙겨주고 돌려보냄
그제서야 얼굴 환해져서 감사합니다! 구십도 배꼽인사하는 빨강머리에 그래그래 다신 보지 말자 하고 손 흔들어줌
며칠후 한국에 돌아왔다는 먀크형 연락받고 얼굴보러 간 재노씨
엄청 반가워하는 형이랑 맥주한캔 땄다가 문득 가져온 종이가방 생각나서 들이밀었더니 이게 뭐냐고 물어봄
군인 황읹준이 보고싶어요
머리 박박 깍은지 꽤 돼서 약간 자란 머리
어색해서 뒤통수 벅벅 문지르는 버릇있음
휴가라도 새벽에 깨서 옷통 까고 군번줄 하나 딸랑이면서 운동장 몇번 돌고 기분좋게 땀 뻘뻘흘리면서 들어올듯
집에서도 맨날 옷통까고 다니면 어떡해
헐렁한 회츄바지 하나 걸치고
커피 머신 켜지는 소리에 잠깬 애인
물 끓이는 살색 뒷모습 멀뚱멀뚱 한참 쳐다보다가
그러다가 데이면 어카냐면서 뒤에서 껴안아올듯
후 민간인 된지 얼마 안돼서 다나까 못버리고 있다가
침대에서도 적용되는 말투에 은근슬쩍 분홍빛으로 물드는 애인 귀 보고 피식피식 웃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