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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10 27 tweets 5 min read
지금 이재노가 이러고 있는 이유? 뒤에 있는 읹준이가 신경쓰여서…
다른 친구랑 놀고있는 읹준이가 너무 행복해보여 방해하지도 못하고 뒤도 못돌아보고 한숨만 푹푹 내쉬는 중…
얼른 자리 바꿨으면 좋겠고 저 옆자리가 나였으면 좋겠고 그냥 읹준이가 자기랑만 놀았으면 좋겠는 재노…

#젠런 Image
이런 재노가 지금 읹준이 3년째 짝사랑 중이라면? 중 2때 만나 같은 무리에서 놀았지만 어색한 사이로 1년을 보냈고 중3때 같이 놀던 애들 중 둘만 같은 반이 돼 서로 놀 친구가 없어 친해지기 시작해 중2때보다는 좀 더 친해진 관계로 1년을 보냈고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해 고1때는 다른반이 되어 방과후에만 붙어다니다가 고2때 다시 같은 반이 된 둘.
이렇게 둘은 같이 놀게 되었고 재노는 읹준이 중3때부터 좋아하고 있는 중.

근데 요즘 신경쓰이는게 바로 읹준이와 그의 짝 철수.
학기 초에는 자기랑만 놀던 읹준이가 철수와 짝이 된 후로 철수랑 붙어다녀 서운하기도하고 철수가 부러운 재노… 그리고 부쩍 웃음이 많아진 읹준이땜에 속은 더 타들어가고…

쉬는시간. 왠일로 혼자있는 읹준에 기분 좋아진 재노는 읹준이에게 다가가고…

-뭐해 읹주나?
-이거 숙제. 너 했어?
-응. 아까 다 했어. 보여줄까?
-아냐. 됐어. 모르는거 있으면 철수한테 물어보면 돼.

…좋았던 기분 확 없어져버린 재노.

-왜? 나 바로 가져다 줄 수 있는데.
-아냐. 괜찮아. 거의 다 해가.
-…
-왜 그렇게 봐?
-아니 도와주고 싶어서…
-됐어.아까 철수가 도와줘서 괜찮아.
-응… 그럼 나 필요없어?
-어?…음… 지금은?
-…

풀이 죽은 재노는 터덜터덜 자기 자리로 돌아오고… 때마침 철수가 돌아온건지 깔깔거리며 웃는 읹준이 웃음소리에 푹 책상 위로 엎어지고…

-뭐만하면 철수 철수… 철수가 그렇게 좋나, 내가 더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얼굴도 뭐…괜찮은데…읹준이 너무해.
라고 궁시렁거리며 온통 신경은 뒤로 쏠린 재노…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읹준이의 웃음소리는 더 커졌으면… 그와중에 재노는 얼른 점심시간이 와서 읹준이랑 밥먹을 생각하고…

드디어 점심시간. 4교시 끝나는 종이 치자마자 읹준이한테 간 재노

-읹주나 밥먹으러 가자.
-어…나 철수랑 먹으러 가기로 했는데?
-…그럼 나는? 난 누구랑 먹어 읹주나?
-오늘만 따로 먹자. 넌 옆반 민수 있잖아.
-그래도…
-진짜 오늘만. 나 철수랑 할 얘기 있어서 그래.
-응…알겠어…
-고마워 재노! 이따 봐!

우울했지만 고맙다는 한마디에 또 마음 사르르 풀어져버린 재노…
한숨 푹 쉬며 옆반 민수 찾아가고… 밥 다먹고 오니 어느새 붙어앉아 하하호호 떠들고 있는 읹준이와 철수에 질투나서 둘 사이에 교과서 쿵 세워둔 재노.

-…?뭐해 재노야?
-…
-아 뭐야 이재노~ 읹준이랑 말하고 있었는데.
-나도 껴줘.
-어?
-나도 껴달라고. 심심해.
-어… 아 맞다. 다음시간 체육이지? 읹준아 체육복 갈아입으러 가자.
-어, 어! 그래!
-…왜 너가 읹준이랑 같이가?
-야, 야. 이재노 왜그러냐~ 친구끼리 같이 갈 수도 있지.
-그럼 나도 같이가.
-재노야 오늘 왜그래…?
-뭐가. 읹주니 너 오늘 이상해. 나랑 안놀아주고…
-…? 뭐라는거야 이재노. 읹준이가 오늘 너한테 무슨말으ㅡ으읍
-아! 철수야. 너야말로 뭐라는거야… 얼른가서 갈아입자.

…덩그러니 남겨진 재노. 그와중에 철수 입 막은 읹준이 손이 귀여웠고… 읹준이 손이 닿았을 철수 입이 부러운 재노…

오늘 읹준이랑 같이 있던 시간이 없어 기운빠져버리고…
결국 그렇게 잘하는 체육시간에 혼자 벤치에 앉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읹준이 바라보는 재노.

——

그렇다면 읹준이는 어떨까? 읹준이가 재노 4년째 짝사랑 중이라면?
읹준이는 재노 중1때 처음 봤으면… 복도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는 재노를 보고 처음 생각한건 잘생겼다…였고
그 후로 복도에서 재노가 보이면 힐끔 쳐다보고… 재노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었지만 얼굴땜에 좋아하게 된 읹준이.
그렇게 중2, 같은반이 되어 기뻤지만 이상하게 재노에겐 다가가기 힘들었고… 같은 무리였지만 둘이 대화한게 열번도 안되었던… 근데 읹준이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겠지.
말을 길게 했으면 부끄러워하는게 표정에서 다 들어났었을테니까. 그렇게 중3. 아는 친구 한명 없이 재노와 같은반이 되어 좋아하는 마음 꾹 눌러 담은 채 1년을 보낸 읹준이. 고1때는 아쉬웠지만 오히려 잘됐어! 라며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어차피 집은 매일 같이 가니까~ 라며 위안을 삼았으면.
그렇게 고2. 같은반이 되어 기뻤던 읹준이. 근데 좋아하는 마음이 점점 커지고 있던 상황이라 고백할까…? 고민했고… 그러다가 만난게 철수. 철수는 읹준이가 재노 좋아하는 거 알고 도와준다고 했던거… 재노 좋아하는걸 들켰었으니까…

근데 읹준이도 재노 못지않게 질투 많이 했겠지…
재노랑 같이 급식실가면 다들 한번씩 재노 쳐다봐서 속으로 내꺼거든 이사람들아…! 이러고… 체육시간에 재노가 다른애 맞을뻔한 공 막아주면 차라리 내가 저 자리에 있을걸…이런적도 있었으면…

그러다가 철수한테 들킨건 재노가 읹준이 옆 책상에서 자고 있을 때.
자습시간, 아직 철수랑 짝이 아니었던 읹준이 옆으로 온 재노. 그렇게 재노와 읹준이는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둘이 쪽지 돌리면서 놀고…그러다가 졸음이 쏟아진 재노는 엎드려 잠이 들어버리고 그 모습을 보고있던 읹준은 재노가 잠든거 확인하고 재노 머리 살살 쓰다듬어줬겠지 그걸 철수가 본거고…
그렇게 들키고 난 후 우연히 철수와 짝이 된 읹준이는 우선 재노에게 비밀로 해달라고 할테고… 그렇게 재노는 모르는 읹준이의 고백 작전이 시작되었으면…

근데 읹준이도 걱정했으면 좋겠다. 재노가 자신을 좋아하는지 그건 모르니까… 자기한테 서운해하는 모습 보면 맞는거 같다가도
다른 애들한테도 눈웃음 날리면서 웃고 그러면 또 아닌거 같아서 상처받고… 왜냐면 자기한테만 그렇게 웃어줬으면 좋겠는데 아니니까…

결국 읹준이 용기내서 재노한테 고백하려고 계획세웠으면 좋겠다. 아, 철수랑 같이.

그 날 방과후.

-읹준아 집 같이가.
-아…미안,오늘만 먼저 가.
-…또 철수?
-응…오늘만! 내일은 같이 가자 재노야.
-…하.
-…화났어?
-아냐. 그럼 잘 가 읹준아.
-내일 봐!
-응…

오늘따라 자기랑 안있어주는 읹준이땜에 속상했지만 또 같이 가자고 우기면 당황해 할 읹준이 표정이 너무 잘보여 포기하고 터덜터덜 집으로 가는 재노…
읹준이는 재노가 사라진 거 보고 교실에 남아 편지 쓰는 중… 제발 이 고백이 성공할 수 있길 바라며…
——
To. 재노에게.

안녕 재노야! 갑자기 편지라니 당황스럽지. 우리가 벌써 알고 지낸지도 4년이 다되어가네. 난 처음에 너 보고 얼음왕자인 줄 알았어ㅋㅋㅋ 웃기지. 별로 안친했었는데 이렇게 친해질 줄이야 누가 알았겠어.
아무튼! 본론부터 말하면 내가 너 좋아한다? 놀랍지!

“…이건 지울까.”
기껏 쓴 그 한 줄을 박박 지우는 읹준이. 좋아한다는 말은 맨 마지막 줄에 쓸까 고민하고… 다시 이어 편지를 쓰는 중.

아무튼! 우리가 이렇게 친해져서 신기하고 좋다고. 요즘 너 내가 철수랑만 다녀서 섭섭했지. 내가 철수한테 큰 비밀을 들켜서 어쩔 수 없었어. 그덕분에 도움 아닌 도움도 받고…
아 그냥 말할게. 질질 끄는건 내 성격이랑 안맞나봐. 내가 너 좋아해 재노야. 넌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 편지 읽고 나와 마음이 같다면 바로 전화해줄래? 아니라면…문자해줘라.
만약 네가 받아주지 않는다면 그래도 괜찮아. 마음정리 빨리 해볼게.
꼭 부탁해 재노야.
-읹준

——
“이정도면…됐겠지?”

떨리는 마음으로 편지를 들고 재노 집으로 향하는 읹준이. 재노 집 우편함에 편지를 가져다두고 문자 보내는…

-재노야. 우편함 한번 봐봐.
-우편함? 왜?
-내가 뭐 넣어뒀거든.
-응. 지금 가지러 갈게. 넌 어디야?
-난 이제 너네집에서 우리집 가는 중. 아무튼 그거 확인해봐.
-응 알겠어 읹준아.

그렇게 읹준이는 긴장반 두려움반으로 집으로 가는 중에 재노한테 전화 왔으면…

-…재노야? 왜? 아직 못봤어?
-읹준아.
-응? 아, 그거 어디 날라가지는 않았을텐데…? 잘못 뒀나? 702호 아니야?
-맞아, 읹준아. 다 읽었어. 전화하라며.
-어?
-너랑 마음 맞으면 전화 하라며.
-…진짜야 재노야?
-응. 내가 왜 이런걸로 장난치겠어. 어디야 읹준아? 조금만 기다려. 바로 갈게.
-나…여기 공원 앞.
-응. 보고싶어. 갈게.

그렇게 둘은 얼굴이 빨개진 상태로 서로를 만났고 마주보며 키득거리다가 누가 먼저할것도 없이 와락 껴안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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