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ad by @_23mild

#젠런 역시 해야겠다 알오물로 얘랑 쟤랑 계약결혼하는 거 제니 부족함 없는 베타 가정에사 나서 평범하게 자랐는데 18살에 우성알파로 발현됨 베타 사이에서 우성알파 나올 확률은 제로였는데 첫사례가 나옴 그리고 발현과 동시에 브로커들 엄청나게 붙기 시작함

베타이다가 알파로 발현되는 경우는 생각보다 꽤 있음 알파만 되도 저쪽에서 데릴 사위로 데려가려고 난리가 나는데 우성알파가 나타나니까 물밑 작업 치열함 처음엔 당연히 거절함 근데 황회장 등판하면서 이야기 달라짐 부모님한테 매달 억소리나게 평생을 꽂아준대 우성 알파만 안겨주면

깔끔하게 이혼도 해줄거고 호적 갈라져도 확실하게 케어해줄테니까 걱정말고 아들 맡기라고 끈질기게 설득함 공교롭게 그 때 아부지가 착실하게 운영하던 조그마한 회사 좀 어려워지면서 가세도 기울던 차라 결국 회장님한테 제니 맡김

제니 납득은 하면서도 엄청 반발심도 느낌 가족들 국내 재산 싹 정리해서 해외로 이민가버리고 그 날 처음보는 아저씨가 제니 데리러옴 아조씨 자긴 동 비서고 앞으로 제니 학생은 자기가 돌볼거라고 달래듯이 말하는데 입 꾹닫고 잠잠히 따라감 이따만한 한옥 저택 앞에서 위화감 세게 느끼고

저택 곳곳에 흩어진 사용인들이 자기 힐끗거리는 거 다 느껴지고 본채 들어오니까 티비에서 보던 우성 알파들이 웃는 얼굴로 맞이하는데 기세는 흉흉해서 제니 또 입술만 툭 내밀고 고개만 꾸벅하고 동비서 뒤로 숨음

그리고 러니는 알파들 사이에서 폭신폭신한 향 풍기면서 앉아있음 막 발현했다더니 역시나 교복 입었고 다 키우려면 멀었음 할아부지 뜬금없이 불러서 결혼하라더니 이건 육아부터 시작하게 생겼음 촉촉하니 똥강아지같이 생겨서 낯가리는 얼굴로 나 니네 다 싫거든 날것의 얼굴 하는 게 제법 신선함

러니 살풋 웃으면서 자기 집구석 알파놈들 쭉 훑는다 어릴 때부터 재벌교육이니 뭐니 받고 자란 놈들이라 하나 같이 귀염성 없이 포커 페이스로 굳은 낯짝하고 있음 이 재미없고 삭막한 집구석에 동물치료 마냥 솜뭉치가 처방된 거 같음 촉촉한 백구 한 마리가 깽깽거리면서 온 거야

이 즈음에 알파 냄새에 묻혀서 못 맡았던 러니 향 제니가 인지함 동비서 어깨너머로 동그라미 머리통 쏙 나오고 끝내주는 옆선의 아기는 잘생긴 코 벌름거리면서 향기 맡는 거 그리고 갸웃거리면서 좋은 냄새 난다고 고시랑거림 그 얼굴이 너무 무방비하고 무해해서 러니 마음에 쏙 듦

므엉 하면서 냄새 맡다가 러니랑 눈 딱 마주치면 또 흥하고 고개 돌려버림 근데 이번엔 눈알 살살 굴리면서 좀 훔쳐본다 흉흉한 기운에 표정도 없고 어깨 한사발씩 하는 황씨 할배 황씨 아빠 황씨 아들들 사이에서 봄바람 마냥 청순하게 앉은 저 형아가 미래의 남편같거든 일단 향이랑도 어울리고

근데 생긴건 보들보들한데 풍기는 분위기는 저 형도 차가움 제니 아래위로 쭉 훑는 모양이 꼭 별점이라도 매기는 거 같고 또 어쨌든 저 형도 이 이상한 계약 결혼에 동의했을 거 아님 다 똑같이 나쁜 사람이라고 흥칫뿡하고 고개 팩 돌린다 제니 아무튼 이 때의 상실감이 꽤 큰 상처로 남아서

가족이랑도 연락 뚝 끊고 언젠가 무너질 가정에도 안 속하고 겉돔 황씨네는 애가 갑자기 환경이 바뀌니까 힘들겠지 넘기겠지 일단 시간을 두기로 함 그러다가 제니 전학간 알파 학교에서 적응 실패하고 한 달만엔가 등교 거부시작하면서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