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국내 유입이 시작된지 벌써 3년의 시간이 흘렀고, 어제부터는 공공장소 마스크 의무 착용도 해제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판데믹 후반기에 가장 화제가 되었던 건 “코로나 백신 부작용” 논란이었는데요, 저와 @epigenci 는 지역별 이상반응 신고율에서 흥미로운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론 상 모든 지역에서 백신 이상 반응 신고율은 동일해야 합니다. 전국 17개 지자체에는 모두 동일한 종류의 백신들이 공급되었고, 거의 동일한 시기에 접종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흥미롭게도, 당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낮은 지역일수록 백신 이상 반응 신고율이 높은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지역별 국민의힘 의석 비율로 계산했을 때에도(p<.05), 갤럽의 지역 별 국정지지도로 계산했을 때에도(p<.05) 결과는 모두 동일했죠. 이 때, 보수 성향 지역의 평균 연령이 높아 발생한 통계적 착시는 아닐까 할 수도 있겠지만, 지자체 별 평균 연령과는 특별한 상관관계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위와 같은 지역 단위 분석만으로 엄밀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집단 수준에서의 패턴과 개인 수준에서의 패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죠. 이에 저희는 지난 해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만 18-69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개인 단위 데이터에서 연령, 성별, 거주지, 학력, 소득 등을 통제한 이후에도 여전히 문재인 정부 지지도와 백신 체감 부작용은 강한 음의 상관관계(p<.001)가 있었습니다. 당시 정부에 우호적인 응답자들은 23.7%만이 부작용이 심하다 했지만 부정적인 응답자들 중 그 비율은 무려 39.4%였습니다.
저희의 이러한 발견은, 어떤 약이 몸에 해롭다는 믿음이 실제로 부작용이나 약효 감소를 유발하는 노시보(nocebo) 효과와도 관련이 있을지 모릅니다. 실제로 하버드대의 테드 캅추크 교수 연구팀에 의하면 코로나 1차 접종 후 부작용의 76%가 노시보 효과로 추정되었습니다. jamanetwork.com/journals/jaman…
그렇다면 백신 이상 반응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미디어의 영향은 없을까요? 정확도 98%의 분류 모델을 바탕으로 코로나 시기의 백신 관련 기사 9만건을 분석한 결과, 실제 백신 이상반응 문제의 심각성과 언론에서 해당 이슈를 다루는 빈도는 무관했습니다. (p-value 0.660)
그러나 이번에도 정치 성향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여주었습니다. 보수 성향 언론사일수록 중도, 혹은 진보 언론사에 비해 1.7배 정도 이상반응 보도율이 더 높았고 (p<.001) 포털 뉴스 유저들 역시도 이에 발맞춰 보수 성향 유저들이 이상반응 관련 뉴스에 더 많이 반응하고 있었습니다. (p<.001)
사람들의 주관적 신념이 ‘객관적’이라 여겨지는 통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만큼, 사회심리적인 이해가 향후 보건 관련 정책 커뮤니케이션에도 중요한 이슈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분석에 관한 상세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며 출처 표기 시 자유롭게 인용 보도 가능합니다.
Kang, TaeYoung, and Hanbin Lee. "Suffering from Vaccines or from Government?: Partisan Bias in COVID-19 Vaccine Adverse Events Coverage." arXiv preprint arXiv:2211.10707 (2022).
arxiv.org/ftp/arxiv/p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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