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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11, 2021 475 tweets >60 min read Read on X
환승연애 추잰

지스 X 재니
3년 7개월 연애
헤어진지 5개월 후
입주 일주일 전.. 서울의 한 카페에 홀로 앉아있는 재니. 긴장한 건지 재니 조금은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었을 거. 그때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재니의 엑스, 지스. 지스 재니랑 눈이 마주치고 입을 가리고 웃으면서 재니 맞은 편에 앉았겠지.
"오랜만이네."
"..그러게."
지스 재니를 쳐다보고
옅게 웃으며 얘기하면 재니는 대답하며 시선을 피해버림. 어색한 정적이 둘 사이에 흐를 거다. 그리고 그 정적을 깨는 건 지스겠네.
"취직했다며."
"아.. 아직 인턴인데, 뭐... 그런데 나 그건 어떻게 알았어?"
"그냥.. 애들한테 들었지."
덤덤한 지스의 말에는 재니 아.. 작게 소리내며 고개 끄덕임.
"언니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나야, 뭐. 똑같지.. 그냥 회사 다니고, 친구들도 만나고..."
"진짜? 집에만 있는 거 아니야? 언니 집순이잖아."
"그냥 자주 못 봤던 애들도 다 보고 있어."
장난스레 말하는 재니에 지스 피식 소리내 웃곤 얘기해. 그러면 재니는 따라 웃다가도 금방 씁쓸한 표정됨.
"잘 지냈나보네."
"...이제 그래도 꽤 됐으니까."
"...그렇지, 벌써.. 여름이지."
겨울에 헤어진 둘, 그리고 5개월이란 시간이 흘러 어느새 여름이었을 거다. 재니 혼잣말하듯 말 뱉더니 울컥해선 고개 돌렸을 것 같음. 사실 재니 지스 보자마자 그냥 울컥한 거 참고 있었거든.
재니 결국 못 참고 눈물 흘리면 지스 그런 재니 가만히 보고 있다가 일어나서 휴지 가져다줌. 재니 지스가 건네는 휴지로 눈물 닦겠지. 그런데 자신을 다시 가만히 앉아서 마주 보고 있는 지스를 힐끔 보곤 재니 살짝 울컥했던 게 완전히 더 터져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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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헤어지고서 당장은 많이 울었어요. 한동안 사람들도 못 만나고.. 그런데 언니는 잘 지내고 있는 거예요. 다른 사람 인스타에도 막 올라오고. 나만 힘든게 너무 자존심이 상해서.. 그후론 언니 때문에 운 적 없어요. 언니를.. 그냥 아예 잊고 지내려고 했거든요. ...언니라는 사람 자체를.
-그때는... 예전엔.. 언니가 제가 울면 꼭 눈물을 직접 닦아줬었는데... 지금은 언니가 그냥 우는 저를 가만히.. 보고만 있으니까 문득.. 다시 실감이 났던 것 같아요. 아, 맞아. 우리 헤어졌었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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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니 겨우 감정 다시 추스리고 휴지로 눈물 톡톡 닦아냄. 아, 눈 다 부었겠다.. 그러곤 지스 힐끔 보고 재니 어색하게 웃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거.
"계란이라도 구해다 줄까?"
"아 됐어, 진짜.."
재니 여전히 말도 안되는, 실없는 장난 치는 지스엔 헛웃음 지으며 말하겠지.
"언닌 진짜 여전하다."
"너도 그래."
"..아닌데? 나 많이 달라졌어."
재니 뻔뻔하게 이러면 지스 어깨 으쓱하며 잘 모르겠다는 듯 굴어.
"울면 만두 되는 건 똑같은데."
"아, 진짜아-"
재니 어이없다는 듯 말 늘어트리면서도 웃음은 터졌겠네.
그러면서 속으로 한 번 더 언닌 정말 여전하구나, 하고 느껴. 언제나 재니가 울면 달래주고서 끝에 항상 이렇게 장난치면서 웃겨주는 지스였거든. 어쨌든 그 덕분에 재니는 언제나 눈물을 멈출 수 있었겠지. 재니 머리카락까지 정리하고나선 지스 빤히 쳐다봐. 지스도 안 피하고 시선 맞출 듯.
"언닌 나 보고 모른 척할 수 있어?"
비록 3년을 넘게 사귀다 헤어진 지 이제 5개월 된 둘이었으나 한남동 하우스에 들어가면 서로를 모른 척해야했거든. 재니 물음엔 지스 잠깐 생각하는 듯 싶더니 응, 하고 대답할 것 같다.
"하긴.. 언니는 연기 잘하잖아."
그런 지스 보곤 재니 헛웃음 짓곤 이럼.
그 말엔 지스도 실없는 웃음 터트렸다가 재니 빤히 쳐다보며 넌? 하고 묻겠네.
"할 수 있겠어?"
"...해야지."
"근데 너 원래 표정에서 티 많이 나잖아."
"아니야-"
지스의 말마따나 재니 자기도 티 많이 나는 거 알아서 걱정이면서 정곡 찌르는 지스엔 괜히 부정해볼 것 같다.
"칼 같이 대할 거야, 언니한테."
"그래. 아니, 너 잘할 것 같애. 원래 너 남한텐 칼 같잖아."
그런데 웃으며 이러는 지스엔 재니 표정 자기도 모르게 살짝 굳어.
"우리가 남이야?"
"...남이지."
재니 질문엔 지스도 웃다가 웃음 거두면서 대답했을 거다.
둘 사이에 다시 정적이 흘렀겠지. 그리고 이번에 그 정적을 깨는 건 재니였음.
"그래."
"......."
"가서 잘해보자."
"...그래."
재니 애써 웃으면서 말하면 지스도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함. 그렇게 일주일 전 사전 만남은 끝이 났겠네.
그리고 일주일 후, 입주 첫날. 앞으로 방송 기간 동안 모든 출연진이 함께 지낼 한남동 집으로 각자 향했을 지스와 재니. 둘뿐 아니라 다른 출연진들도 그들처럼 사귀었다가 헤어진 사람들이었음. 하지만 일정기간동안은 서로가 엑스임을 티내선 안됐기에 모두 처음 보는 사람인 척
어색하게 존댓말로 인사했을 거다. 지스와 재니도 예의는 아니었겠지. 지스가 먼저 도착해 있었고 재니가 조금 더 후에 왔는데 어색하게 인사하는 사람들 틈에 지스도 어색하게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했을 거. 재니도 얼결에 목 꾸벅 인사하며 지스 인사를 받았을 것 같음.
재니가 거의 끝에 와서 일단 사람들 다 모였으니 집을 잠시 구경하자며 돌아다니는데 재니 지스 계속 힐끔 쳐다보는데 눈이 절대 마주치지 않는 거잖아. 그래서 재니 일부러 지스랑 누구랑 얘기하고 있는데 옆에 지나가면서 실수인 척 지스 살짝 건드려봤으면. 그런데 지스 반응이 진짜
모르는 사람이랑 살짝 부딪혔을 때 반응인 거잖아. 그러니까 막 어색하게 웃으면서 피해주고 그러는.. 재니도 마찬가지로 어색하게 미안하다고 하곤 지나갔는데.. 속은 벌써 타들어가는 기분이었음. 티 안 내겠다더니.. 정말 모르는 사람처럼 구는 지스에 재니는 표정 굳을 것 같은 거
티 안 내려고 애써 마음 다 잡으며 표정 관리했을 거다. 어쨌든 그렇게 어떻게 잘지 방도 정하고 저녁도 해먹고 나서 둥글게 모인 사람들. 어색한 분위기 속에 말 몇 마디만 오고 가고 있는데 띵동 소리가 들려서 한 명이 나가보니 우편함에 편지 한 통이 들어있는 거잖아. 가져와서 읽어보면..
「 전 연인이 쓴 나의 X 소개서 입니다
돌아가면서 자기소개서를 읽어주세요 」
여기서 X 소개서란 입주 전 미리 자신의 엑스에 대해 소개하는 내용을 썼던 것을 의미했겠네. 그러니까 지스와 재니도 자신의 엑스, 즉 지스는 재니에 대해, 재니는 지스에 대해 소개하는 내용을 써서 미리 제작진에게 전달했었을 거다. 일단 편지가 시키는 대로 X 소개서를 읽기 위해
식탁에 모여 앉았을 사람들. 어떤 한 명을 시작으로 돌아가면서 읽기 시작하는데 지스와 재니 둘 중에선 재니가 먼저 읽게 됐을 거다. (익명을 위해 소개서에서는 언니와 같은 호칭을 생략함)
"재니는.. 제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입니다."
재니 호흡 가다듬고 첫 줄 읽는데 첫 줄부터 기분이 뭔가 이상할 거야. 그래도 다시 마저 읽어나갈 재니.
"..새침한 첫인상과 달리 애교도 많고 정도 많아서.. 어디서든 사랑 받는 사람이에요. 질투심이 많아 잘 삐치기도 하지만.."
"그게 재니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니 귀엽게 봐주셨음 좋겠습니다. ..마음이 여린 재니가 이곳에서 상처 받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도록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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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소개서를 읽고 어땠나요?
-좀.. 놀랐어요. 언니한테 이런 얘긴 거의 처음 듣거든요. 사귈 때도.. 언니가 이런 말 하는 걸 되게 부끄러워해서... 그냥.. 다 알고 있었구나. 그런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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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소개서를 다 읽은 재니 자기도 모르게 힐끔 지스 쳐다보면 오늘 거의 처음으로 지스랑 눈이 마주침. 재니는 읽느라 몰랐겠지만 지스는 재니가 읽는 동안 계속 재니를 쳐다보고 있었거든. 그런데 정작 재니 이런 걸 읽고 지스랑 눈 마주치니까 부끄러운 느낌이라 먼저 시선 피해버렸을 거.
그리고 다른 몇 명이 또 읽고나서 이번엔 지스가 읽을 차례가 됐을 거다. 지스 소개서 읽으려고 펼쳐 들었다가 이런 분위기가 어색한지 괜히 입 손으로 가리고 한 번 웃었겠네. 그리곤 편지 읽어나갔겠지.
"지스는 제게 운명이란 걸 믿게 해준 사람이에요. ..엉뚱하고 장난치는 걸 좋아해서.. 같이 있는 사람들을 항상 웃게 만들어주었어요. 말로 하는 표현엔 조금.. 서툰 편이지만 섬세하게, 사소한 것까지 기억하고 잘 챙겨주던 지스는.. 정말 다정한 연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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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소개서를 읽고 어땠나요?
-사귀고 처음 맞은 생일 때 재니가 편지에 그렇게 써줬었어요. 나는.. 언니가 내 운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그 말이 생각났죠.
지스 다 읽고선 또 멋쩍게 웃으면서 종이 내려둠. 그러면서 일부러 재니가 앉아있지 않은 쪽으로 고개를 아예 돌렸을 지스. 어쨌든 그렇게 지스가 X 소개서를 읽으면서 한바퀴를 전부 돌았을 거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지. 기다렸다는 듯 모두에게 문자 한통이 전송됐거든.
「 여러분의 입주를 축하합니다
오늘 당신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입주자는 누구인가요?
문자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세요 」
이제부터 속마음 문자가 시작되는 거였지. 문구 밑에는 상대방에게 익명으로 전달된다는 얘기까지 적혀있었겠네. 문자를 본 사람들은 고민하다가 남들 몰래 하나둘 문자를 보냈을 거다. 지스와 재니 역시 고민 끝에 문자를 보냈을 거. 그리고 먼저 문자를 받는 건 재니였음.
「오늘 요리 맛있었어요」
「웃는 게 귀여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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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X는 당신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안 보낼 줄 알았어요. 그냥.. 언니는 새로운 사람 만나러 나온 걸테니까. 저한텐 안 보내겠죠. ...누구한테 보냈을진.. 궁금하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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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니 문자 받고 애써 표정관리했겠지. 재니 문자를 두개나 받았지만 웃음은 전혀 나오지 않았을 것 같음. 그리고 조금 후에 지스도 마찬가지로 문자를 받았을 거.
「더 알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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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X는 당신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지스 문자 보고 바로 핸드폰 내려놨을 거다. 턱괴고 있던 지스 그때 마침 잠깐 복도쪽으로 지나가는 재니를 힐끗 보곤 시선 다시 내렸겠지... 그렇게 서로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입주 첫날이 끝나갔을 거다.
입주 둘째날, 각자 볼일을 마치고 저녁이 되면 다시 모인 사람들. 다같이 저녁 먹는데 재니랑 지스는 서로 얘기도 잘 하지 않아. 재니 밥 먹으면서 뫄뫄씨와 웃으며 대화하는 지스를 힐끔 몰래 쳐다보기만 했겠지. 언제 저렇게 친해졌지? 하루만에 제법 친근하게 대화하는 둘을 보고
밥도 잘 안 들어갈 듯. 아니야.. 신경쓰지 말자. 재니 애써 그렇게 생각하며 자기도 다른 사람들과 더 대화하려 애썼겠네. 그렇게 저녁 다 같이 먹으며 직업 공개도 하고 둥글게 모여앉았는데 또 울리는 초인종.. 나가보면 어제처럼 웬 편지가 들어있음.
「 출연자들이 고른
'전 연인과의 추억'이
담긴 '식당'입니다
각자 식사권을 선택하세요 」
편지를 열어보면 이렇게 적혀있었음. 그 밑에는 작게 '최대한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에 집중해주세요'라고도 적혀있었겠지. 그리고 커플 중 한 사람이 고른 식당의 식사권도 같이 들어있었겠다. 지스와 재니 중 추억의 장소를 고른 사람은 지스야. 그리고 이중 지스의 추억은 찜닭집이었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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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처음 둘이 밥을 먹었어요. 그땐 그냥.. 밥 한 번 사준다고 생각하고 먹었었는데... 그날 이후로 많이 친해졌던 것 같아요. 그러다 사귀고서도 자주 갔죠. ...사실은 헤어지고나서 그 주변을 간 적은 없어요. 재니가 아닌 다른 사람과 그 거릴 다정히 걷는 게.. 아직은 상상이 잘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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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곳에서의 추억을 재니도 당연히 기억하고 있잖아. 그런데 또 하필이면 젤 먼저 식사권을 고르게 된 재니. 재니 선뜻 고르지 못하겠지. 방금 전까진 당연히 지스가 아닌 사람을 고르려고 했는데.. 막상 고르려니까 그게 쉽진 않은 재니야. 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에
집중하라는 말을 생각하고 재니 어쨌든 곧 다른 식사권을 고르긴 할 것이다. 그리고 지스와의 데이트를 할 수 있는 식사권은 하필이면 뫄뫄씨가 골랐으면 좋겠음. 재니 뫄뫄씨만 아니었으면.. 하고 생각했는데 뫄뫄씨가 그 식사권을 고르는 거 보고 입술 꾹 다물었겠네.
그렇게 모두 선택을 마친 사람들. 서로의 데이트 상대가 누군지 큐알 코드로 확인도 했으니 이제는 X와의 채팅을 할 차례였음. X와의 채팅이 뭐냐하면 데이트할 사람의 X와 익명으로 채팅을 하는 건데 일단 할 수 있는 질문은 5개. 먼저 채팅룸에 들어가게 된 건 재니였겠지.
지스의 식사권을 고른 뫄뫄씨와 X 채팅을 하게 된 재니.

[지스씨와 무슨 추억이 있던 장소인가요?]
[단둘이 처음 밥을 먹었던 곳. 사귄 후에도 자주 갔습니다.]

[지스씨의 이상형은 어떻게 되나요?]
[웃는 게 예쁜 사람.]

재니 두번째 질문에는 조금 고민하다 답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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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할 때.. 기분이 별로 좋진 않았아요. ...사실 언니 이상형이 한 가지 더 있거든요. 언니는.. 자길 많이 좋아해주는 사람을 좋아해요. 하지만 그걸 말해주면 너무 표현할까봐 말 안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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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씨가 싫어하는 행동은 무엇인가요?]
[거짓말 하는 거.]

[지스씨가 좋아하는 행동은 무엇인가요?]
[솔직하게 표현하는 거.]

[둘이 헤어진 지 얼마나 됐나요?]
[5개월 조금 넘었습니다.]

이후 이어진 질문에도 재니 조금 애매하게 답변했을 듯. 어쨌든 그렇게해서 재니의 채팅은 끝났겠지.
그리고 마찬가지로 얼마 후에 지스도 재니가 고른 식사권의 주인인 솨솨씨와의 X 채팅을 위해 채팅룸으로 향했을 거야.

[그분이 본인의 어떤 모습을 보고 반했나요?]
[첫눈에 보고 반했다고 했습니다.]

지스 첫질문 답변하는데 괜히 민망해서 소리 없이 웃었을 거.
어쨌거나 질문 오는대로 바로 자기가 생각하는대로 답변해줄 지스.

[그분이 젤 싫어하는 행동은?]
[회피하는 걸 싫어합니다.]

[그분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보폭을 맞춰 걸어주는 것 같은 사소한 배려요.]

[그분은 적극적인 표현을 좋아하나요?]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분은 현재 당신에게 미련이 남아있나요?]

하지만 마지막 질문에는 지스 바로 답변 못 하고 멈칫했겠지. 지스 몇 번을 썼다 지웠다 반복하다 결국 이렇게 답변할 것 같음.

[확실하진 않지만..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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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재니한테서 문자를 받지 못했으니까... 그렇게 답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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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모두 X 채팅을 끝내고 서로의 엑스를 추측할 수 없게 랜덤하게 다시 집으로 돌아온 사람들. 어느새 술판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 틈에서 내일도 출근해야하는 지스는 혼자 아무것도 마시고 있지 않음. 재니도 내일 일 나가야하긴 하지만 술은 마시겠지.
이곳에서 지스와 같이 지내는 것도 이틀째인데 재니 어제보다 오늘이 더 힘들었거든. 모르는 사람인 척, 정말 지스의 말마따나 남처럼, 아니 남보다도 못하게 구는 지스에 재니 속이 하루종일 복잡했을 거. 지스라면.. 서로가 엑스임을 들키지 않기 위해 조심하기 위해서라도 더 그럴 걸 알지만
재니는 그래도 서운하지 않을 수가 없었음. 재니 그래서 복잡한 마음에 술도 마셨는데 이 타이밍에 어김없이 모두에게 전송된 문자.

「 입주 2일차, 잘 보내셨나요?
오늘 당신의 마음이
향했던 사람은 누구인가요? 」

어제와 같이 속마음을 익명으로 전달해준다는 문자였겠지.
재니 조금 고민했을 거다. 하루종일 신경은 지스한테 가있었으니.. 제 속마음에 솔직해진다면 지스한테 문자를 보내는 게 맞았으나 그러고 싶진 않았거든. 지스한테서 문자를 받진 못하고 보내기만 하는 건 너무 자존심 상했으니까. 어쨌든 문자를 보냈을 재니, 그리고 지스.
「오늘 대화 많이 해서 좋았어요. 데이트 기대할게요^^」
「저랑 웃음 코드가 잘 맞으시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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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X는 당신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지스 어제보다 하나의 문자를 더 받았을 거. 그중 하나는 내용을 보니 데이트를 하게 될 뫄뫄씨가 보낸 것을 알 수 있었겠지. 하지만 오늘도 재니에게서 문자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다음에 더 많은 얘기를 나눴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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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X는 당신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지스의 문자를 받지 못한 재니. 재니 문자를 확인하고선 술잔을 내려놨을 거야. 그러고 지스를 힐끔 쳐다보는데 지스는 헤실헤실 술도 안 마셨으면서 웃고 있었을 듯. 제 속이 타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재니 결국 그 자리에서 일어나 이만 잔다고 방으로 들어가버렸을 것 같다.
그러고 다음날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거야. 지스도, 재니도 또 서로의 문자는 받지 못했겠지. 뫄뫄씨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도 잘 지내는 지스와 달리 재니는 오늘도 컨디션이 안 좋다고 하고 술자리에 끼지 않았을 것 같음. 게다가 내일은 데이트를 하는 날이었으니까..
재니 데이트를 가게 된 솨솨씨와는 아까 저녁 먹기 전에 잠깐 얘기해서 내일 언제 출발할지 이런 것 정돈 정했겠지. 그외 나머지는 추억의 주인인 솨솨씨가 코스를 짠다고 했거든. 지스도 그러겠지..? 재니 자러 들어가기 전에 빨래 정리하면서 생각했을 거.
분명 그 주변에서 데이트도 할텐데... 재니 그런 생각 하니 한숨이 절로 터져나왔을 듯. 자기랑 걸었던 거리를, 했던 것들을 다른 사람과 할 지스를 생각하니 재니 속이 답답했을 거다. 재니 저녁으로 먹은 파스타가 얹히기라도 한 것 같은 느낌에 쭈그려 앉아있는데 하필 빨래방으로 들어왔을 뫄뫄씨.
"재니씨 어디 아파요?"
걱정스러운 말투에 재니 고개 빼꼼 들고 뫄뫄씨인 거 확인하곤 애써 웃으며 아니요, 이랬을 것 같음.
"그냥.. 좀 컨디션이 안 좋아서요."
재니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겠지. 그러곤 잠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빨리 자야겠단 생각에 빨래 챙기는데
그때 빨래방으로 지스가 들어왔을 거야. 뭐야? 둘이 약속이라도 했어? 재니 거의 동시에 들어온 둘에 자기도 모르게 눈썹 움찔했다가 겨우 표정관리하며 서둘러 지스 살짝 스치며 나갔을 듯. 지스 그런 재니 뒷모습 바라보고 있다가
"지스씨?"
뫄뫄씨의 부름에 그제야 고개를 돌렸을 것 같음.
사실 지스도 뫄뫄씨랑 내일 할 데이트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온 거였거든.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코스는 지스가 짜서 몇시에 만날지, 그런 간단한 얘기만 하고 나왔을 둘. 둘이 그러는 동안 재니는 이미 방 침대에 누워 이불 속에 들어가 오늘은 울지 않으려고 애쓰는 중이었을 거다.
울면 무조건 부을 텐데.. 내일 데이트 가는데 부으면 큰일이었으니까. 그래도 다행히 그날밤은 울지 않았을 재니. 하지만 잠은 늦게 잤는데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가 눈은 또 일찍 떠졌을 거야. 어차피 이따가 나가야하니까.. 재니 미리 씻고 준비했겠지. 그러고 나왔는데 부지런한 건지
아침부터 와와씨가 커피를 내려 마시고 있음. 재니 혼자 있긴 심심하니까 그 옆으로 가서 같이 커피나 마셨을 듯. 그러면서 시시콜콜한 얘기 하고 있는데 이제 막 일어나서 씻었는지 끝이 살짝 젖은 머리를 하곤 나왔을 지스. 지스 식탁에 앉아 얘기하고 있는 재니 힐끔 보곤 지나쳐
부엌으로 가서 물 떠마시고 바로 다시 방으로 들어갔을 거다. 이젠 아는 척도 안한다 이거야? 재니 턱 괴곤 아닌 척 방으로 들어가는 지스를 힐끗 훔쳐보며 생각함. 재니 애써 표정관리하며 와와씨에게 집중하려고 했겠지. 조금만 멍때려도 계속 지스 생각이 났으니까.
그러고선 각자 데이트를 떠나는 출연진들. 재니랑 솨솨씨가 갈 곳은 교외에 있는 조개구이 집이었음. 거긴 저녁으로 가서 먹기로 해서 그전에는 여기가 스쿠터를 많이 타는 곳이라고 해서 스쿠터 타며 데이트하는 둘. 운전하고 오면서 말도 깐 덕분인지 재니 그래도 이 프로그램 시작한 후로
가장 편한 마음으로 웃으며 데이트할 듯. 일단 지스가 눈에 안 보였으니까.. 물론 그래서 한편으론 뫄뫄씨와 지스가 무슨 데이트를 할지 더 신경쓰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재니 스쿠터 재밌게 타고선 조개구이 먹으러 갔어.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소주도 시켜 마시면서 재니 더 긴장이 풀어졌을 듯.
"여기 생활은 좀 어때?"
"...솔직히 말해서.. 힘들어, 좀."
그러다보니 이런 얘기도 나왔을 거. 재니 술기운에 솔직하게 대답했을 것 같지.. 다들 그럴 거라고 말해주는 솨솨씨에는 재니 웃으면서 술이나 한 잔 더 따라줌. 그리곤 또 한 잔 들이켰을 재니였을 거다.
재니가 그렇게 솨솨씨와 데이트를 하는 동안 지스는 뫄뫄씨와 데이트 중이었음. 둘도 찜닭집은 저녁으로 먹기로 해서 그전에 그냥 거리 돌아다니면서 데이트함. 오락실도 가고 인생네컷도 찍고 카페도 가고.. 지스도 마찬가지로 뫄뫄씨랑 말 까서 더 편하게 대화했겠지. 그렇게 시간 보내다가
찜닭집 가서 저녁 먹고선 자연스럽게 이쪽도 술 마시러 주변 술집으로 들어갔을 것 같음. 내일 주말이기도 했고 지스는 출근해야해서 술 제대로 마신 적이 아예 없었으니까 뫄뫄씨가 이참에 같이 마시자고 했거든. 그렇게해서 술 마시는데 지스는 술도 못하잖아. 그래서 한 잔 마시고도
얼굴 뻘게져서 더 웃음 많아지면 뫄뫄씨는 벌써 취했냐고 놀리고.. 그렇게 웃으면서 얘기하다가 뫄뫄씨가 계속 궁금했는지 하나 물어볼 것 같음.
"그런데 지스야, 나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
"뭔데?"
"..너 엑스랑 씨씨였지."
지스 물음이라고 하기엔 확신에 찬 말투에 살짝 놀랐다가 헛웃음 지을 것 같음.
"티 났어?"
"응, 완전."
하긴.. 지스 혼잣말로 중얼거림. 그것도 그럴 게.. 이 사실을 눈치 못 채기엔 오늘 데이트 코스가 너무 대학가 주변을 도는 거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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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때였어요. 3월 막 이럴 때 동아리에서 나와서 엄청 홍보하잖아요. 그때 연극부 동아리 부스도 있었는데 거기 언니가 있었어요. 동기랑 같이 지나가다가 언니를 보고.. 첫눈에 반했죠. 그냥 그 순간엔 시간이 멈춘 것 같았어요. ...운명이라고 생각이 들 만큼.
-동기가 뭐하냐구 툭툭 쳐서 그제야 정신을 차렸던 것 같아요. 언니가 나중에 말해줬는데.. 그때 딱 봐도 새내기 같은 애가 빤히 쳐다보기만 하다가 도망가길래 자기도 당황스러웠대요. 그땐 저도 그런 적이 처음이라.. 뭘 몰랐거든요. 그래도 연극부에 신청서는 넣었는데.. 오디션에서 탈락했어요.
-저는 뭐 임원도 아니구 그냥 홍보도 애들 도와주러 나온 거라.. 오디션은 보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그때 재니가 신청했단 얘기도 나중에 들어서 알았죠. 그러고서 신입생 환영회를 하는데 그때 걔는 없길래 그냥 아.. 결국 신청 안했나보다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재니를 다시 만났아요. 과제하고 있는데 쪽지랑 커피를 두고 갔더라구요. 처음엔 누가 줬지? 싶었는데 저쪽에서 빤히 또 쳐다보고 있으니 모를 수가 없었죠.. 그걸 몇 번 반복하다 제가 밥도 사주고 하면서 친해졌어요.
-처음 언니가 하는 연극을 보러 간 날이었어요. 연극을 보면서 언니가 너무 예쁜데.. 짜증이 나는 거예요. 언니가 줄리엣이었는데 로미오 볼에 뽀뽀하는 씬이 있었거든요. 나도 아직 못 받아본 건데.. 그게 너무 짜증나서 언니 주려고 사온 꽃다발도 안 주고 그냥 가려고 했는데...
-언니가 그날 고백을 했어요. 사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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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씨면 겹치는 친구도 많았겠다."
"그렇지.."
"...힘들었겠네."
"응.. 힘들었어, 많이."
힘들었겠단 뫄뫄씨에는 지스 옅게 웃곤 대답함. 그리곤 다시 술잔을 채웠을 지추와 뫄뫄씨였겠다.
하나둘 데이트를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 재니랑 솨솨씨는 좀 멀리 갔다와서 그중에서도 늦게 집에 도착했는데 들어오는 재니 눈에 웃고 있는 지스가 바로 눈에 들어왔을 거다.
"지스 술 진짜 못해요. 얼굴 빨개진 것봐."
"아, 언니 그만 놀려어-"
"귀여워서 그래, 귀여워서."
그것도 술에 꽤 친한 건지 얼굴색은 빨개서 뫄뫄씨에게 기대 웃고 있는 지스를 보곤 재니 술기운에 어지러운 척 얼굴 살짝 가렸을 듯. 지스가 이곳에 온 뒤로 제대로 취한 건 지금이 처음이어서. 재니는 이제 지스 술버릇이 뭔지 다 아니까 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거지.
어쨌든 재니도 솨솨씨랑 이제 같이 사람들 모여있는데 앉았는데 다들 오늘 뭐 했는지 그런 얘기 중임. 재니 사람들 얘기 듣다가
"오늘 우리가 젤 재밌었을걸요?"
"뭐했는데요?"
"저희 스쿠터 탔어요."
이러면서 사람들한테 둘이 같이 스쿠터 찍으며 탄 사진 보여줌. 사람들 그러면 다들 보자며
고개 빼꼼 내미는데 거기에 지스도 같이 그랬으면 좋겠음. 관심 없는 것 같더니 뭐했는진 또 궁금한 건지.. 지스 힐끗 보곤 다시 사람들이랑 떠드는데 재니도 지스 슬쩍 보곤 일부러 신경 안 쓰는 척했겠지.
그렇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어김없이 온 편지.. 확인해보니 나이 밝히라는 거였겠네. 어차피 데이트 다녀온 사람들끼린 서로 이미 다 말 깠으니까 이참에 나이 밝히면서 다들 말 편하게 하기로 했을 것 같다. 그렇게 재니 다시 지스를 지스씨가 아닌 언니로 부를 수 있게 됐을 거야.
그런데 재니 지금은 일단 그보단 뫄뫄씨가 지스보다 언니인 게 더 신경쓰임.. 지스가 원래 자기 만나기 전에는 연상 좋아했단 것도 재니는 다 알았으니까. 하.. 재니 자꾸 신경쓰고 있는 자신이 싫어서 지스랑 뫄뫄씨 앉은 쪽은 잘 안 쳐다보려고 했을 것 같음. 그리고 그러는 와중에 오늘도 온 문자.
「 데이트는 즐거우셨나요?
오늘 당신을 행복하게 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

재니 오늘은 문자를 누구할테 보낼지 고민하지도 않았겠지. 오늘 재니를 행복하게 해준 사람은 데이트를 함께 한 솨솨씨가 분명했거든. 지스는 행복하게 하기는 커녕.. 되려 신경만 쓰이게 만들었으니까.
그리고 재니뿐 아니라 다른 출연진도 모두 서로 데이트 상대에게 문자를 보냈을 거다. 그렇게 오늘도 지스가, 재니가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문자를 받은 재니와 지스. 둘 다 그럴 줄 알았다고 생각했을 것 같음.
평일이었으면 이렇게 문자 보내고 나서 대부분 각자 시간을 보냈는데 지금은 이제 내일도 주말이니까 다같이 술을 더 마시기로 했을 듯. 지스 아까는 진짜 좀 취하긴 했었는데 아이스크림도 먹었더니 이젠 조금 깨서 있었겠지. 그리고 재니는 다같이 마실 술 사러 간 사람들 기다리면서 잠깐 혼자
앉아서 핸드폰 보고 있었을 거야. 지스 혼자 있는 재니한테 슬쩍 다가갔을 거다.
"잰득, 아, 아니 재니야."
지스 아직 취기가 남아있었는지 자기도 모르게 말실수하면 재니도 당황해선 지스 쳐다볼 것 같지. 누구 들은 사람 없는지 재니 주변 두리번 잠시 살피곤 마찬가지로 당황한 듯한 지스 데리고
일단 밖으로 나감. 재니 정원 구석쯤으로 와선 사람 없는 거 확인하고 지스한테 말할 거다.
"누가 옆에서 들었으면 어떡하려고 그래. 내가 언니 엑스다, 광고할 일 있어?"
"미안.. 그런데 그게 입에 붙은 걸 어떡해. 넌 재니 아니고 잰득이잖아."
"아 진짜 무슨 소리야. 언니 취했지, 지금."
"아니야, 나 술 다 깼어. 봐봐, 얼굴 하얘졌잖아."
"하얗긴 무슨.."
"...나 아직 많이 빨개? 이제 뜨겁진 않은데..."
지스 취한 거냐며 뭐라고 하는 재니엔 두 손으로 얼굴 감싸며 자기 볼 만져봐. 그러면서 또 아닝데.. 하는 걸 보면 이 언니 취기가 남아있는 건 분명했지.
이와중에 그 모습을 보며 귀엽다고 생각드는 나는.. 취하지도 않았는데.. 하고 재니 잠깐 생각도 했을 거다.
"아무튼 그래서.. 왜 불렀는데?"
"아니 그냐앙.. 우리 내일 저녁 당번이잖아. 뭐 할 거냐구, 요리."
재니 그제야 내일 지스랑 둘이 저녁해야하는 거 생각나서 아, 이럴 듯.
이게 그러니까 매일 저녁을 둘씩 해야하는데 재니랑 지스는 평일에 일하다보니까 못해서 어쩌다보니 주말인 내일 딱 둘이서 하게됐거든.
"언니 먹고 싶은 거 있어?"
"왜? 먹고 싶다고 하면 해주게?"
지스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묻는데 재니 장난치는 거란 걸 알면서도 사귈 때가 생각나서
기분이 좀 이상했을 거야. 계속 이곳에 온 뒤로 제게 선을 긋는 게 느껴지던 지스였는데 지금 이럴 땐 또 사귈 때랑 다른 게 없으니까..
"아냐, 그냥 너 잘하는 거 하자. 김치볶음밥 어때. 너가 한 거 진짜 맛있는데."
"그것만 해?"
"음.. 아니면 파스타? 너 파스타도 잘했잖아."
"그러면 언니는 뭐 할 건데?"
"나는.. 네 옆에서 조수해야지."
"잘할 수 있어? 여기선 냄비 태워 먹고 그러면 안돼."
사실 둘이 사귈 때도 같이 요리 가끔 했을 거다. 물론 같이 해도 재니가 사실 다하는 거나 다름없긴 했지만.. 지스랑 같이 무슨 요릴 하다가 냄비 태워 먹은 적이 있어서
재니 그때 생각에 장난스럽게 한 말이겠지. 그러면 지스도 그때 당연히 기억하니까 푸흐흐 웃곤 안 그럴게, 잘할게. 이럴 거야. 재니 그런 지스 못 믿겠다는 듯 찌릿 쳐다보다가 이내 웃으면서 그냥 알겠어, 했을 거다.
"그런데 언니.."
"응?"
"...아냐, 들어가자."
그리곤 재니 무슨 말을 더 하려다
그냥 말고 지스랑 다시 안으로 들어갔을 것 같아. 재니 지금 말꺼내면 말도 길어지고 또 울 것 같고.. 차라리 말을 해도 내일 둘이 저녁 당번 준비할 때 말을 꺼내는 게 낫겠다 생각했을 거네. 아무튼 그렇게해서 지스랑 재니 둘이 들어오면 사람들이 그새 술 사와선 게임하려고 하고 있어.
다같이 하게 된 게임은 젠가일 것 같다. 그런데 그냥 젠가는 아니고 젠가마다 질문이나 미션이 적혀있는 젠가. 재니는 지스랑 맞은 편에 앉았겠지. 그리고 지스 옆에는 뫄뫄씨가 앉아있었을 거다. 재니 둘이 바로 보이는 자리인 만큼 자꾸 눈에 들어오긴 했지만 어쨌든 젠가를 뽑았을 거야.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재니 질문 읽곤 잠깐 고민했을 거.
"난.. 스무살 때."
"왜?"
"그냥.. 그때가 젤 재밌었어."
그리고 재니가 고른 건 스무살 때임. 누구에게나 가장 재밌는 때이기도 하지만 재니한텐.. 지스를 처음 만난 해이기도 했겠다.
어쨌든 재니가 뽑고 나서 다른 사람들도 차례차례 뽑고 질문에 대답함. 그리고 지스 차례도 왔겠지.

「이 중 이상형을 뽑는다면?」

지스 혼자 먼저 질문 읽곤 바로 곤란하단 듯 웃었을 듯. 옆에서 뫄뫄씨가 궁금하단 말투로 뭔데? 하고 물으면 지스 그냥 뫄뫄씨에게 블럭 줘버려서
뫄뫄씨가 대신 질문 읽어줬을 거다. 다들 질문 듣곤 웃는데 지스는 이걸 어떻게 고르냔 표정이지. 그럼 옆에서 누가 그러면 이상형까진 말고 그냥 얼굴이 가장 취향인 사람을 골라보라고 했으면 좋겠네. 그 말 듣곤 지스 머리 싸매고 고민하다가 고개 슬쩍 드는데 자기도 모르게 재니 힐끔 쳐다봄.
"어? 지스 언니 지금 재니 쳐다봤는데?"
그리고 와와씨가 그걸 또 캐치하고 장난스런 말투로 이러는 거지. 그러면 다들 재밌다는 듯 오오~ 하면서 당황한 지스 몰아가.
"어쩐지 평소에도 자꾸 훔쳐보더라."
"아, 아니 이건.."
지스 뭐라고 변명하려다가 결국 하, 웃곤
"그래, 재니 맞아. 이제 됐지? 다음 사람 해, 빨리."
이렇게 넘길 것 같음. 그리고 그런 지스를 보며 사람들 틈에 섞여 웃으면서도 어딘가 복잡한 표정을 짓는 재니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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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놀랐어요. 언니가 전 당연히 그냥 빼고 대답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냥 분위기 때문에 저 뽑은 것도 같아요. 어쨌든 솔직히.. 기분은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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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런 와중에 다음 차례인 뫄뫄씨는 「원하는 상대방 10초 유혹하기」가 나옴. 이걸 어떻게 하냐며 부끄러워하던 뫄뫄씨.. 그냥 뭐 10초 상관 없이 유혹만 하라는 말에 잠깐 고민하더니
"내일 나랑 점심 먹을래?"
옆에 앉은 지스한테 이러는 거잖아. 지스 살짝 당황한 표정이었다가
이내 웃으면 그래, 했을 것 같음. 그리고 재니는 그쪽 쳐다도 보지 않고 남아있는 술 그냥 마셨을 것 같다. 그렇게 분위기는 더 달아올라선 다시 돌아온 재니 차례. 그런데 재니 아까 뫄뫄씨랑 똑같은 거 나옴. 그러니까 그 유혹하기.. 재니 어쩌지 고민 잠깐 하다가.. 옆에 있는 다다씨 쳐다봤겠지.
"나랑 둘이 술 한 잔 더 할래?"
재니 다다씨 어깨에 기대듯 툭 치면서 이랬을 듯. 다들 감탄하는 반응 보이면서 웃는데 사실 재니 당연히 다다씨한테는 관심.. 없었음. 누굴 유혹하든 재니한텐 상관 있는 게 아니었거든. 그냥 그 모습을 지스한테 보여주고 싶었던 거니까.
그리고 그런 재니를 보며 눈썹 살짝 움찔했을 지스. 지스 재니가 습관적으로 끼부리고 그러던 걸.. 사귈 때도 별로 좋아하진 않았거든. 그래도 지스 크게 동요하진 않는 눈치였을 거다. 물론 그게 지스의 진심이었을지 아닐진 모르는 일이었지만.
그러고 다시 게임 이어가는데 어떤 사람이 「원하는 자리로 이동」이라는 걸 뽑아서 재니랑 자리를 바꿨을 거야. 그런데 그렇게 재니 바꿔서 간 자리가 하필.. 지스 왼쪽 자리였으면 좋겠네. 그리고 바로 다음차례였던 지스가 블럭을 뽑았는데..

「왼쪽 사람과 5분 동안 손 잡고 있기」
하필이면 재니가 지스 왼쪽에 앉자마자 이런 블럭을 뽑게 됐을 지스.
"5분? 아니 근데 5분은 좀 길지 않아?"
지스 지문 읽더니 이런 반응 보일 것 같음. 그리고 그런 지스 반응에 자기도 모르게 지스 찌릿 째려봤을 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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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젠 나랑 손도 잡기 싫은 거야? ..그런 생각에 조금 짜증이 났어요.
-그땐 좀 당황해서 그런 말을 한 것 같아요. 하필 재니가 막 자리를 바꾸자마자 그런 게 걸려서.. 그리고 재니랑.. 헤어진 뒤로 처음 손을 잡게 되는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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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1분만 잡고 있을게."
재니 지스 째려보던 시선 거두곤 이러면서 먼저 손 뻗었겠지. 그러면 지스도 잠깐 재니 손 바라보다가 군말없이 재니 손 잡았을 거다. 그렇게 미션 때문이긴 하지만.. 손을 잡게 된 두 사람. 둘 다 당연히 신경 쓰이면서 신경 안 쓰는 척 게임 계속 할 거야.
손 뜨겁네.. 아직 술 안 깼나.. 재니 따뜻한 지스 손 온기에 괜히 그런 생각이나 하면서 다른 생각 안 하려고 함. 이미 손을 잡고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좀 이상해지긴 했지만..
"어, 둘이 1분 지나지 않았어?"
그런데 그렇게 둘이 손 잡고 있다가 1분 지났는 줄도 몰랐을 듯. 와와씨가 말해줘서 알곤
뒤늦게 잡은 손 풀었을 둘이겠지. 재니 괜히 손이 허전해서 허벅지에 문질렀을 것 같음. 그러고 곧 다시 재니 차례가 돌아왔을 거야.

「원하는 사람과 30초동안 아이컨택」

재니 이번에 뽑은 블럭엔 그렇게 적혀있음. 원하는 사람? 아이컨택? ... 재니 괜히 사람들 둘러보며 고민 잠깐 할 듯.
"나는... 지스 언니."
그리고 고민한 끝에 재니가 고른 사람은 지스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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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와서 언니랑 제대로 눈을 맞춘 적이 없잖아요. 그런데 원래 언니가 제 눈빛만.. 표정만 봐도 무슨 생각인지 잘 알았거든요. ...지금도 그럴지 궁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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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자리에 앉아있는 둘이니까 그냥 그 자리에 앉아서 아이컨택 시작했을 것 같음. 지스 눈싸움 하듯 살짝 장난스레 웃는 표정 짓고 있을 것 같네. 그리고 재니는.. 쉽게 읽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겠지. 그렇게 가만히 정적 속에 둘의 시선만 마주하다가 30초가 끝났을 거야.
그 뒤로 젠가는 조금 더 하다가 끝났을 듯. 지스는 술 조금 더 마셨는데 취한 건지 졸린 건지 바로 자야겠다고 일어났겠지. 지스 외에도 다들 시간 늦어서 일어나는데 재니는 아까 그래도 했던 말은 지키려고 다다씨랑 둘이 식탁에 앉아서 술 한 잔 더 할 거야.
재니 술 조금 취한 건지 식탁에 기대선 다다씨랑 술 짠~ 하고 있으면 다들 너무 무리 하지 말라고 한마디씩 던지면 들어가는데 정작 지스는.. 그런 재니와 다다씨는 보지도 않고 들어가버렸을 것 같다.
재니 그날 다다씨랑 그냥 새벽까지 이런저런 얘기 하면서 술 마시고 잤을 듯. 재니 늦게 자기도 했고 술도 마셨으니 늦잠 자고 일어났는데 지스는 이미 뫄뫄씨랑 점심 먹고 나간 후였겠지. 지스도 지난 밤 같이 점심 먹자고 했던 뫄뫄씨와의 약속 시키려고 나간 거였을 거.
재니 남아있던 사람들한테서 지스는 뫄뫄씨랑 둘이 점심 먹으러 나갔단 얘기 들었겠다. 그리곤 같이 뭐 먹으러 나가겠냐는 사람들한텐 컨디션이 별로라서 괜찮다고 하곤 그냥 집에서 배만 간단히 채우고 쉬는 재니. 재니 오랜만에 술 꽤 마셨더니 숙취도 있어서 같이 장 보러가야할 지스 올때까지
침대에서 누워서 쉬는데 잠은 안올 것 같음. 재니 그냥 이곳에 온 후로 쭉 마음도 복잡하고 머리도 복잡했으니까.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지스는 뫄뫄씨랑 어제도 데이트 해놓고 오늘도 둘이 또 밥 먹으러 나가기나 하고... 망할 김지스.. 지스는 금세 적응해서 자긴 별로 신경도 안 쓰고
잘 지내는 것 같은데 자기는 지금 이순간도 너무 힘들어하고 있으니.. 그게 자존심도 상하고 짜증나고... 무엇보다 슬펐을 재니야.
그렇게 재니가 혼자 누워있을 동안 뫄뫄씨랑 같이 점심 먹고 돌아온 지스. 지스 재니랑 장보러 가기로 했으니까 정말 점심만 먹고 왔더니 재니 방에 혼자 몸 웅크리고 누워있었을 거네.
"...뭐."
"아니.. 가자고, 장 보러."
지스 혼자 재니 찾아 방에 와선 재니 보고 있으면 재니 괜히 툴툴댔을 거.
가자는 지스에는 재니 한숨 옅게 내쉬곤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고 나갈 준비 빠르게 하겠지. 그렇게 재니 나갈 준비하고 나오면 둘이 같이 차 탐. 운전대는 사귈 때도 늘 그랬듯 재니가 잡았을 거. 둘이 헤어지고 나서 이렇게 같은 차에 타는 것도 처음인데.. 몇 년을 같이 탄 만큼
둘 다 지금 이러고 있는 게 익숙한 느낌은 들 것 같음. 하지만 둘 사이 분위기는 전혀 익숙하지 않았겠지. 정적 속에 달리기 시작하는 차인데 눈치보다가 먼저 말 꺼내는 건 재니였을 듯.
"뫄뫄 언니랑 밥은 뭐 먹었어?"
"그냥 이 근처에서 브런치 먹었어."
"...언니 술 마시고 다음날 빵 같은 거 안 먹잖아."
재니 이렇게 숨막히는 분위기로 가고 싶진 않아서 그냥 물어본 거였는데 지스 대답엔 잠깐 생각하다가 이러는 거네. 재니 말대로 지스 원래 술 마시고 다음날엔 숙취 때문에라도 빵 같은 거 안 먹고 무조건 한식, 국밥 먹었거든.
재니 말에는 지스 새삼스레 들켰다는 듯 멋쩍게 웃더니 그래서 지금 좀 니글니글해, 이럴 것 같지.
"그러게, 왜 안 어울리는 짓을 했어."
"...그러게. 여기선 계속 그렇게 되네."
지스 씁쓸하게 웃으며 이럼. 재니 그런 지스 힐끔 쳐다보면 지스는 마침 창문 보려는 듯 고개 옆으로 살짝 돌렸을 거다.
"너는 속 좀 괜찮아?"
"..응, 괜찮아."
그리곤 지스 재니가 뭐라고 더 묻기 전에 먼저 말 돌리는 거.
"어제 많이 마셨어?"
"아니 많이는 안 마셨어."
"...그렇다기엔 취했던데."
"나? 어제 안 취했는데."
재니 딱히 취했던 것 같진 않아서 대답했는데 지스 잠깐 아무말 없더니
고개 살짝 돌려 재니 쳐다보며 취했잖아, 할 거야.
"안 취했다구."
"...알겠어. 그렇다고 치자."
재니 진짜 안 취했는데 지스가 안 믿어주니까 억울해져선 마침 신호 걸렸을 때 고개 돌려 지스 쳐다보는데 지스 뭔가 기분이 별로 좋아보이진 않은 느낌이라 뭐라고 말이 안 나오는 거.
그러는 사이에 신호 바뀌어서 재니 다시 앞에 봤겠지. 재니 이런저런 생각이 또 막 드는데 일단은 운전에 집중했을 듯. 운전하면서 더 얘기하다간 진짜 사고라도 낼지 몰라서.
어쨌든 그렇게 마트 도착해서 어제 얘기한대로 같이 요리할 파스타에 필요한 재료 장보는 지스랑 재니. 장볼 때는 그냥 둘다 무슨 일 있었냐는 듯 장 잘 봤겠지. 그렇게 장 다 보고 짐 다 실은 다음에 이제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데 재니 결심했다는 듯 집으로 가는 길 지나치고 가버리는 거.
"어디 가?"
지스 재니가 길 지나치는 거 보곤 묻는데 재니 아무말없이 그냥 운전만 함. 재니 꽉 막힌 듯한 가슴 때문이라도 지스랑 무슨 얘기든 해야겠다 생각했겠지. 또 지금 아니면 언제 지스랑 둘이 있을 기회가 있을지 모르니까.. 그렇게 재니 집 지나쳐 와선 주변에 잠시 차 세울만한
주차장 같은 곳에 차 세웠을거야. 그리고 재니 핸들에 기대서 한숨 푹 내쉬더니 이내 힘들게 입 열 것 같음.
"나는 그냥.. 언니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
재니가 먼저 말하면 시선 밑에 두고 있던 지스 고개 돌려서 재니 바라봄.
"언니는 여기 왜.. 나온다고 한 거야?"
재니는 여전히 핸들에
기대선 지스 안 쳐다보며 말 잇겠지. 둘 중 섭외를 받아서 같이 나오자고 연락을 한 사람은 재니였거든. 그리고 재니 물음에 쉽게 대답하지 못할 지스. 대답 못하고 있는 지스엔 재니 애초에 대답을 바란 건 아니라는 듯 먼저 말 이을 것 같음.
"나는.. 내가 언니를 다 정리한 줄 알았어."
"......."
"아니, 적어도.. 언니를 봐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너무 힘들어. 재니 이렇게 말하고 싶은 걸 참았을 거야. 힘들다고, 얘기하는 순간 지스에 대한 마음이 남은 걸 인정하는 것 같아서.
"나도.. 내가 이젠 여길 왜 나온지 모르겠어."
대신 재니 이렇게 말하면서 살짝 흘린 눈물 닦아냄. 재니 울기 싫은데 자기도 모르게 또 울컥한 거겠지. 재니 이미 눈물 흘리고 있으면서 더 울기 싫어서 참으려고 애쓰면 지스 재니 힐끔 보곤 뒷좌석으로 팔 뻗어서 휴지 가져다 재니 줄 거야.
재니 지스가 준 휴지로 흘린 눈물마저 닦을 거. 그리곤 애써 마음 추스리곤 말 이을 재니.
"여기 오고 나서 자꾸.. 나만 사랑한 것 같애."
"...그런 생각 하지마."
"...언니는 헤어지고 힘들어하지도 않았잖아."
재니 눈물 닦으며 꿍얼거리듯 말하면 지스 잠깐 멈칫함.
"나도 힘들었어."
그리곤 지스 하는 말에 재니 헛웃음 짓겠지.
"힘든 사람이 그렇게 사람을 만나고 다녀?"
"......."
"언닌 헤어지고 썸도 탔잖아. 내가 모를 줄 알았어?"
재니 지스 밉다는 듯 쳐다보며 이럼. 재니 건너건너 소식으로 헤어지고 얼마 안 지나 지스가 누구랑 썸을 탄단 얘길 들었었거든.
재니 그 얘기 듣고서 펑펑 울었었는데 그게 지스 다시 보기 전에 마지막으로 지스 때문에 운 거였을 거.
"..너 잊으려고 그런 거였어."
그러니 이렇게 말하는 지스엔 재니 안 믿긴다는 표정 지을 수밖에 없지. 하지만.. 고개를 들어서 본 지스의 표정이 너무 진심인 게 재니 느껴졌거든.
"언니도.. 진짜 힘들었어?"
"당연하지.. 너랑 헤어진 건데."
"......."
"지금도.. 힘들어."
지스 담담해보이지만 정말 힘든 듯한 말투로 말할 것 같음. 재니 그런 지스 빤히 쳐다보다가 뭐라고 말하려고 하는데
"하지만.. 그때도 우리 너무 힘들었잖아."
지스가 선수쳐서 말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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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랑 우스갯소리로 그런 얘길 했었어요. 요샌 군대 간다고 다 헤어지지도 않는다고. 대신.. 커플 중 한 명은 학교에 남고 한 명은 취직하면 그땐 정말 다 헤어진다고. ...그런데 우리가 딱 그랬죠. 언니가 취직하고.. 장거리 연애가 되면서부터 많이 틀어졌어요.
-별거 아닌거로 다투기도 하고.. 서로 오해도 하고.. 그렇게 싸울 때.. 제가 홧김에 헤어지잔 식으로 얘기를 하곤 했었는데 그럴 때마다 언니가 재니야, 그건 아니야. 라고 해줬었거든요. 지금 힘든 것보다 헤어지고 힘든 게 훨씬 클 거라고 하면서.
-그런데 헤어지는 날은 달랐어요. 언니도 많이 지쳤던 거겠죠. 싸우다가.. 제가 이럴 거면 그만하자고.. 그랬는데 언니가 아무말도 안했어요. 원래 바로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해야했는데. 그렇게 있다가 언니가 그러더라구요. ...무리하지 말라고. ...그래서 결국 제가 헤어지자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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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니 지스 얘기엔 헤어질 때 생각이 났을 거야. 언닌 여전히 그때랑 같은 마음이구나. 재니 그런 생각하며 하려던 말은 하지 못하고 지스를 잠시 바라보기만 하다가 이내 시선을 떨구고 말았겠지.
"그치.. 힘들었지."
그리곤 혼잣말 하듯 중얼거리던 재니.. 옅게 웃더니
이만 가자, 하곤 차 출발 시킬 거. 그리고 차는 정적 속에 달려 금방 집에 도착했을 거다.
장본 거 들고 집으로 들어온 지스랑 재니. 재니 요리하기 전에 아까 운 거 티날까봐 방에 들어가서 옷 갈아입으면서 알 없는 안경 썼을 듯. 괜찮아.. 괜찮을 거야. 재니 거울 보며 작게 중얼거렸을 거야.
지스가 헤어질 때와 여전한 마음이라면.. 자기도 이제 정말 더는 지스를 신경쓰지 않으면 되는 거라고. 애초에 지스와 다시 만날 생각으로 나온 것도 아니었지 않냐고. 그렇게 생각하며 재니 애써 마음 다잡고 나와선 무슨 일 있었냐는 듯 먼저 옷 갈아입고 나와있던 지스 불렀겠지.
그렇게 일단은 요리 시작하는데
"내가 이거 할 테니까 언니는 이것만 좀 잘라줘."
"어, 알겠어."
"칼 조심하구."
지스 칼질하는데 소매가 길어선 보는 재니가 신경쓰이잖아. 재니 말로 해주려다가 지스 손에 뭐 묻은 거 보곤 그냥 지스 뒤로 가서 소매 걷어줄 것 같음.
"아, 고마워."
뒤에 슬쩍 보곤 말하는 지스에는 재니 쿨한 척 다시 자기 할 거 하러 갔겠네. 그러고 다시 조금은 불편한 분위기에서 요리 이어가는데 오븐에 돌린 거 뜨거우니까 재니가 못 꺼내고 있으면 지스가 와서 줘봐, 하곤 장갑 가져가더니 자기가 꺼내는 거.
예전에도 둘이 같이 요리하면 재니 엄살 심하고 뜨거운 것도 잘 못 만져서 뜨거운 거 만지는 건 지스가 했었거든. 그런데 지스 그거 꺼내서 잠깐 아일랜드 식탁에 올려두는데 그러다 옆에 있는 거 툭 쳐서 흘릴 뻔한 거 뒤에서 보고 있던 재니가 탁 잡아줌. 지스 민망해서 웃으면
재니 지스 힐끔 째려보면서
"아 진짜 언니는-"
까지 말할 것 같음. ..나 없으면 어떡하려고 그래. 라고 말할뻔했다가 입술 꾹 다물었을 재니. 이제 그런 말 하면 안됐으니까. 그리곤 재니 휙 돌아서 지스 등지고 할 일 다시 하려는데 이미 울컥한 마음이 좀처럼 사그라들지를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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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어요. ...저 정말 언니랑 다시 만나려고 여기 나온 거 아니었는데.. 언니는 나랑 다시 만날 생각이 없구나. 그걸.. 깨닫고 나니까 그냥 다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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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니 결국 못 버티고 울음 터지며 자리에 주저 앉으면 지스 고개 돌려서 재니 쳐다봄. 그리곤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쭈그려 앉아 어디 아파? 하고 묻는데 재니 고개 도리도리 치겠지. 그러면서 재니 지스한테 우는 거 보여주기 싫어서 얼굴 더 숙이는데 지스 재니 우는 걸 모를리 없음.
"재니야. 너 들어가. 이거 내가 할게."
"..아니야.. 언니가 어떻게 해."
"할 수 있어. 그러니까 넌 들어가있어, 재니야."
지스 재니 달래서 일어나게 한 다음에 방까지 데려다줄 거야. 재니가 자기 안 보고 싶어하는 거 알아서 지스 일부러 재니 얼굴은 안 보고 방문 닫고 나와주겠지.
무슨 일이냐는 사람들에는 재니가 아까부터 컨디션이 좀 안 좋았다고 그랬을 지스. 사람들 재니 아침에도 컨디션 안 좋았던 거 알아서 그 말 그냥 믿었겠네. 그리고 요리는 어차피 거의 다 하긴 했어서 지스랑 다른 사람들도 좀 도와줘서 마무리했을 거야. 그렇게 밥 세팅해놓고 이제
다들 먹기 시작하는데 재니도 밥 먹긴 해야하잖아. 지스 사람들 다 앉았는데도 잠시 혼자 서있다가 재니 방에 가보겠지. 똑똑 노크하고 들어가면 재니는 이불 끝까지 덮어쓰고 있음.
"밥 다 했는데.. 어떡할래?"
지스 조심스럽게 물으면 재니 조금 이따가 나는 괜찮아, 할 것 같음.
지금 밥이 넘어갈 기분이 아니었거든. 그러면 지스 더 묻진 않고 알겠어, 한 뒤 재니 방에서 나가준다. 그리고 돌아와선 사람들한테 재니는 이따가 먹는데, 하곤 자리 가서 앉는데.. 지스도 밥이 들어갈리가 없음. 재니가 제 엑스인 거 티 안 내려면 먹는 척이라도 해야하는데...
여기서 뭐라도 집어넣었다간 그대로 체할 게 틀림 없었거든. 결국 지스 깨작깨작거리는 척하다가 급한 전화온 척 잠시 밖으론 나가겠지. 지스 사람들 눈에 띄지 않을만한 구석에 쭈그리고 앉았을 듯. 그리곤 전화하는 척 핸드폰 귀에 대곤 눈 질끈 감았을 지스.
제 생각보다 재니가 더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그런데 그런 재니를 달래주고 싶어도 그래도 되는지를 모르겠어서... 나도 내가 왜 여기를 나온지 모르겠다고. 지스 생각하면서 한숨 깊게 푹 내쉬었을 거야. 그렇게 지스 전화하는 척 나가서 시간 때우다 들어감.
그리고 들어갔더니 뫄뫄씨가 지스를 기다리고 있지.
"전화하고 왔어?"
"응."
"저녁 식을까봐 내가 담아놨는데.. 줄까?"
"아냐, 배 별로 안 고파."
뫄뫄씨가 지스가 남긴 저녁 식을까봐 보온되는 냄비에 따로 담아놨거든. 하지만 여전히 저녁 먹을 생각 없는 지스는
고맙다고, 뫄뫄씨에게 한 번 웃어주곤 자기 방에 들어가버림. 그러고 지스도 침대에 누워서 있는데 재니가 걱정되지 않을 수가 없지.. 지스 누워있다가 얼마 못 있고 일어났을 거. 그리곤 떠들썩한 사람들 속에서 재니랑 룸메인 사람한테 슬쩍 다가가 재니 아직도 방에 있냐고 물어보니
방금 잠깐 나간 것 같다고 했을 거야.
"혼자?"
"그건 모르겠는데?"
지스 누구랑 같이 나갔으면 모르겟는데... 재니 혼자 나간 거면 또 걱정되니까 재니 찾으러 나갈 수밖에 없지. 지스 바로 앞에 사람들 담배 피우는 곳도 봐보고 전체적으로 슬쩍 봐보는데 일단 재니는 안 보임..
멀리 갔을 것 같진 않은데.. 지스 재니한테 당장 전화라도 하고 싶지만 번호 외우고 있어도 개인적인 연락은 하면 안된다는 규칙 때문에 그렇게 할 수도 없잖아. 지스 잠깐 생각하다가 혹시나 싶어서 아까 자기가 혼자 있던 곳으로 가볼 것 같네. 그런데 정말 구석에 혼자 앉아있을 재니. Image
지스 자기가 있던 곳에 있는 재니 보곤 헛웃음 짓겠지. 그리곤 아직 자신을 발견하지 못한 재니를 잠깐 바라보다가 천천히 다가갈 지스야.
"뭐해, 혼자 여기서."
"....왜 왔어."
"너 혼자 나갔다길래."
지스 자연스럽게 재니 옆에 앉으며 말걸 것 같음. 재니 그제야 지스가 온 거 알곤 고개 살짝 돌려
지스 쳐다봤다가 이내 고개 돌리겠지, 다시. 울었다는 걸.. 이미 알테지만 그래도 더 울어서 퉁퉁 부은 눈을 들키고 싶진 않아서.
"들어가자. 밤바람 쌀쌀해."
"됐어, 언니나 들어가."
재니 쌀쌀맞게 말하는데 지스 당연히 혼자 들어갈리는 없지. 지스 가만히 재니 옆에 계속 앉아있으면
재니 그런 지스 슬쩍 한 번 보곤 한숨 크게 내쉴 것 같음. 선을 그으면서도 여전한 다정함에 재니 더 비참해지는 기분일 거야.
"언니."
"...응."
"있잖아, 나는... 자신이 없어."
"뭐?"
"...괜찮을 자신이 없어, 언니."
말하다가 결국 또 울음 터지고 말았을 재니.
"미안.. 언니 나 못하겠어. 나는 그냥, 그냥..."
"괜찮아, 응? 괜찮으니까 미안해하지마."
재니 울먹이면서 말 이으면 재니 바라보고만 있던 지스 재니 안아주면서 그러겠지.
"나는.. 다른 사람이랑 잘될 수도 없고.. 언니랑도 잘될 수도 없고.. 그냥.. 아무랑도 잘될 수가 없고.."
재니 지스 차마 안지도 못하고 지스가 입은 가디건만 꼬옥 쥔 채로 말해. 그러곤 재니 애써 울음 참아가며 우는데 지스는 입술을 꾹 물었을 거야. 울지 않으려고. 이런 재니를 보며 지스도 무너져내릴 것 같았으니까..
좀처럼 눈물을 그치지 않는 재니를 지스 꼭 안고만 있는데 재니 울먹이는 목소리로 그냥.. 집에 가고 싶어.. 작게 그랬을 듯. 그 말 듣곤 지스 잠깐 고민하다가 제작진한테 대신 연락해서 재니 며칠이라도, 아니 하루라도 쉬고 오면 안되냐고 할 거야. 그리곤 곧 연락 받은 제작진이
재니 데리러 오면 지스 재니는 제작진한테 맡기고 들어가서 재니 신발이랑 겉옷만 빠르게 챙겨서 나옴. 그리곤 제작진이 가지고 온 차에 타는 재니한테 건네주면 재니는 여전히 지스 보지도 못한 채로 그냥 건네주는 것만 정신없이 받겠지.
그러고 차를 타고 떠나는 재니.. 지스 떠나가는 차 뒷모습 보고 있다가 차가 눈에 보이지 않을만큼 멀어졌을 때.. 그제서야 자리에 주저 앉을 것 같음. 옆에 있던 제작진이 놀라서 괜찮냐고 지스 부축하면 제작진 팔 잡고 겨우 버티고 서선 눈물 흘릴 지스.
끝까지 재니가 눈앞에서 사라질 때까지 참다가 터트린 울음이었을 거야.
"제가.. 걔를 그렇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지스 울먹이면서 말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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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때도 그랬어요. 헤어지자고.. 할 자신이 없어서 재니가.. 그 말을 뱉게 만들었어요. ....헤어져야겠다고. 스스로 마음 먹은 거였으니까.. 후회 안하려고 했어요. 재니도 그랬으면.. 했구요.
-그래서.. 아무리 힘들어도 잘 지내려고 했어요. 일부러 다른 사람도 만나보려고 하고.. 그걸 재니가 알게될 것도 알았죠. 내가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면.. 재니도 나를 정리하는 게 쉬어지겠지 생각한 것 같아요.
-여기 와서도.. 마찬가지였어요. 힘들었죠. 그래도.. 우린 이미 헤어졌으니까. 다시 만나면 또.. 그걸 반복하게 될 테니까. 그 생각을 계속 했어요. 그런데.. 재니가 그렇게 우는데.. ...그냥 모든 게 후회됐어요. 그중에서도.. 재니랑 헤어진 게.. 제일.. 후회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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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진 눈물 밖에서 혼자 추스리다 들어갔을 지스.. 지스 모여있는 사람들 지나서 제 방으로 들어갔을 거야. 하.. 지스 아직 먹먹한 눈가 손바닥으로 문지르며 한숨 푹 내쉬는데 문자가 왔겠지.

「 오늘 당신의 마음이
향했던 사람은 누구인가요? 」

어김없이 온 속마음 문자였을 거다.
지스 문자 확인하곤 제 침대에 걸터 앉음. 그리고 핸드폰 꼭 쥔 채로 문자 화면만 바라볼 지스.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다가 문자를 보내곤 지스 끅, 소리와 함께 다시 터진 울음을 참아보려 애썼을 거야. 하지만 지스 재니와 헤어졌던 날처럼 그날은 울음으로 거의 밤을 새웠을 거.
그리고 집으로 돌아간 재니는 바로 다음날 저녁 돌아왔을 것 같다. 마찬가지로 밤새 운 재니.. 너무 많이 운 탓인지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건지 몸 상태도 안 좋아서 그날 하루는 출근도 안했겠지. 재니 지스 보고 싶지도 않고 볼 자신도 없었지만 이대로 포기하긴 싫어서 마음 꾹 다잡고
저녁 먹기 전에 한남동 하우스로 돌아왔을 거야. 아직 지스는 퇴근하지 않은 때였으면 좋겠네. 아무튼 하루 조금 안돼서 돌아온 재니를 다들 몸은 괜찮냐며 걱정해주면 재니 이제 괜찮다고 걱정 말라고 했을 듯. 그러곤 잠깐 이왕 챙겨온 짐 두러 방에 들어갔는데
재니의 핸드폰에만 뒤늦은 문자가 왔겠지.

「역시 더 못 마시게 했어야 했는데.. 푹 쉬고 와.」

재니 문자 보곤 옅게 웃음. 익명으로 온 문자였지만 더 못 마시게 했어야 했다는 말 보곤 토요일밤에 단둘이 술을 더 마셨던 다다씨가 보낸 문자인 거 재니 바로 알았을 거다.
숙취때문에 아팠던 거 아닌데.. 재니 자기 보자마자 미안한 기색이던 다다씨 생각에 옅게 웃은 건데 그때 문자가 하나 더 왔을 듯.
「너만 사랑한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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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X는 당신을 선택했습니다」
어젯밤 지스가 한참 고민한 끝에 보낸 문자였을 거. 재니 처음 받아본 지스의 문자를..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다가 핸드폰을 내려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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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 사랑한 거 아니야.. 이렇게 문자가 왔어요. ...제가 어제 언니한테 자꾸 나 혼자만.. 사랑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었는데 그 말에 대한 대답이었겠죠. ....하지만 그것도.. 언니한테는 이제 다 과거라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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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니 핸드폰 내려놓곤 괜히 주변 슬쩍 둘러보는데 지스는 아직도 안왔지. 그리고 사람들 한창 저녁 먹고 있을 때쯤에야 퇴근했을 지스. 재니 지스 온 거 소리로 알곤 아는 체는 안했을 것 같음. 지스 오기 전까진 계속 지스 언제 오나 신경쓰면서 저녁도 제대로 못 먹어놓고..
반면 지스는 사람들이랑 같이 저녁 먹고 있는 재니 자기도 모르게 계속 쳐다봤겠지. 좀더 푹 쉬고 와도 되는데... 무리하는 건 아닐까 걱정되고.. 또 미안하고.. 계속 신경 쓰였으니까, 재니가. 어쨌든 그렇게 늦게 온 지스까지 저녁 같이 먹고서 언제나 그랬듯 여럿 모여서
술 까고 떠들기 시작하는데 속마음 문자가 또 왔을 거다. 문자를 받은 출연진들 서로 눈치보면서 각자 비밀로 문자 보내는데 재니도 조금 고민하다가 문자 보냈을 거. 재니 오늘 문자는 아까 자기한테 걱정했다며 따듯한 차도 따로 챙겨주고 한 다다씨한테 고맙다고 보냈을 것 같음.
그렇게 재니 문자 보내고서 고개 드니 복도에 지스가 지나가는 게 보임. 지스는 오늘 피곤하다며 안 떠들고 일찍 잔다고 그랬거든.. 재니 아닌 척 지스 힐끗 보곤 다시 사람들과 떠들고 있으면 또 문자가 왔을 거다.
「내일은 좀 괜찮으면 나랑 산책 나가자.」
「걱정했어, 많이. 그리고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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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X는 당신을 선택했습니다」
-전 언니가 보낼 줄 진짜.. 몰랐어요. 그냥... 엄청 복잡했어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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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니 문자 받고 자기도 모르게 표정 살짝 굳었을 것 같다. 당황해서.. 재니 꼭 닫혀있는 방금 지스가 들어간 문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겠지. 어제는 그렇게.. 다시 만날 생각 없을 것처럼 굴어놓고 오늘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문자를 보낸 건지 알 수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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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제가 오늘 하루종일.. 신경쓴 건 재니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재니한테 보내도 괜찮은 걸까 싶어서... 고민했죠. ...그래도 적어도 오늘은 재니 말고 다른 사람에게 보내긴 싫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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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니 생각이 많아졌을 듯. 어제 그렇게 울고 집에 다녀오고선 재니 자포자기의 마음이었거든. 그런데.. 이곳에서 속마음 문자가 갖는 의미가 큰걸 지스도 뻔히 알거란 걸 아는데.. 그럼에도 자신한테 보낸 거였을 테니까. 재니 생각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지. 하지만 꼭 닫혀있는 문 너머에
있을 지스한테 가서 말을 걸 용기는 나지 않았을 재니. 재니 불과 어제 그렇게 지스한테 상처를 받았으니.. 그런 용기를 내기 쉽진 않았으니까. 그렇게 하루가 또 지나가고 다음날엔 지스도 칼퇴해서 저녁 같이 먹음. 여덟명이 다같이 먹는데 재니와 지스는 자리도 가깝지 못했겠지.
사실 재니 지스 있는 쪽은 거의 못 쳐다보고 있었음. 어제 이후로 더 마음이 심란해서.. 지스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니 마음이 엄청 요동칠 거였으니까.
"재니야."
"응?"
"오늘은 컨디션 괜찮아?"
"어, 괜찮아."
아무튼 그렇게 밥 먹고 있는데 재니 맞은 편에 앉은 다다씨가 이럴 거야.
재니 그런건 갑자기 왜 묻지? 하는 표정으로 다다씨 쳐다보고 있는데
"그럼 나랑 산책 갈래?"
다다씨 살짝 부끄럽다는 표정 지으면서 재니한테 이렇게 제안하는 거. 그제야 재니 어제 지스 말고 문자를 보낸 다른 한 명이 다다씨인 줄 알았겠네. 재니 제가 알아채길 기다려주다가 결국
먼저 제안한 다다씨에는 웃으면서 좋다고 했을 듯. 어제 다다씨가 많이 챙겨준 덕에 재니는 위안을 받기도 했으니까. 그리고 그런 둘이 말하는 걸 아닌 척 다 듣고 있었을 지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저녁 다 먹고나서 곧장 재니는 외투 챙겨입고 다다씨랑 산책 나가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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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언제 그렇게 친해졌지? 싶었어요. ...재니가 낯을 많이 가리는 걸 저는 아니까. 네.. 신경쓰였어요, 당연히.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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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 하고 있던 지스 그런 둘이 나가는 소리 뻔히 들었으면서도 일부러 설거지만 하고 있었을 듯. 그렇게 지스 설거지 다 하고 나서는 잠깐 혼자 방에 들어가서 침대에 걸터 앉아 지끈거리는 머리 꾹꾹 누르고 있는데 똑똑 노크하더니 뫄뫄씨가 들어왔겠다.
"뭐해?"
"어? 아 그냥 있었어.."
지스 뫄뫄씨 앞에선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말하겠지. 지금 다같이 술 마실 건데 어떡할 거냐고 묻는 뫄뫄씨에는 지스 잠깐 고민하다가 자기도 같이 마시겠다며 일어났을 것 같음. 그러고 지스 사람들이랑 모여 앉아있는데 손에 든 술잔은 입에도 안 댔겠네. 지금 심정으론 그 어느때보다
술이 당겼지만 술 마시면 오늘은 정말 실수해버릴 것 같아서. 그렇게 조금 있다보면 산책 나갔던 재니랑 다다씨도 돌아오겠지. 둘이 그냥 이 주변 돌면서 산책한 건데 나가서 서로 사진이라도 찍어줬는지 돌아와서도 붙어 앉아 같이 핸드폰 보면서 얘기 하는 거 보면서는 지스 마시지도 않을 술
괜히 입에만 댔다가 뗐을 거야. 그리고 그 모습을 재니도 힐끔 보곤 눈썹 움찔했을 듯. 저번에 지스 술 취해선 뫄뫄씨한테 기대 자기는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애교 많아졌던 거 생각하면... 재니 지스 술 마시는 게 당연히 싫었으니까. 하지만 마시지 말라고 할 입장도 못되니
재니 그냥 지스한테서 시선 거두곤 한숨만 아닌 척 옅게 쉬었겠다. 그렇게 모두 모여있으면 어김없이 온 문자.. 지스도, 재니도.. 오늘은 서로한테 보내지 않았을 것 같음. 재니 방금 같이 산책 다녀온 다다씨한테 문자 보냈을 거. 지스랑은 오늘 대화도 한 번 안했으니까..
산책 가서도 괜찮냐고, 안 춥냐고 다정히 걱정해준 다다씨한테 어제부터 고마웠다고 문자 보냈을 재니. 그러고 잠시 후에 문자 오는데..

「내일 각오해. 엄청 재밌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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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X는 당신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이틀 연속으로 오던 지스의 문자가 오늘은 오지 않은 거지.
재니 자기도 지스한테 문자 안 보냈으면서.. 지스가 자신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문자 보고선 확 굳어지려는 표정 관리하느라 고개 살짝 숙였을 거다. ...그래. 괜히 기대하니까 실망만 하잖아. 재니 혼자 생각하며 한숨 후.. 뱉음. 안 올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래도 이틀 연속으로 온 문자였으니까
혹시 오늘도 올까..? 하는 기대를 재니 은연중에 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사실 지스는.. 오늘은 정말 아무한테도 보내기 싫었을 거다. 하지만 그럴 순 없으니까 그냥 내일 데이트 하기로 한 뫄뫄씨한테 보냈겠지. 내일 갑자기 무슨 데이트냐면.. 내일은 평일이지만 휴일이라서 지스도 출근 안 했거든.
그리고 저번에 둘이 브런치 먹은 날 뫄뫄씨가 일찍이 지스한테 그날 같이 둘이 먹고 싶어했던 다른 거 뭐 먹으러 가자고 했을 거다. 아무튼 그래서 지스 뫄뫄씨랑 서로 문자 주고 받았는데.. 그것 말고도 재니가 자신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문자를 받았을 거야. 지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 끄덕이곤 핸드폰 내려놨을 듯. 어제부터 재니가 저를 거의 아는 체도 안하고 있었으니까. 여전히 복잡하고 많은 게 후회되고 흔들리는 지스였지만.. 재니가 애써 자신을 정리하려고 마음 먹은 거라면.. 그걸 다시 흔들고는 싶지 않다고 생각할 것 같음.
그리고 다음날, 휴일이니까 그렇게 하라고 한 건 아니지만 다들 미리 잡아둔 데이트 일정이 있었을 거야. 지스는 뫄뫄씨와, 그리고 재니는 다다씨와 데이트를 하자고 어제 산책하면서 얘기했겠네. 그렇게 각자 다른 사람과 평범하게 데이트를 마치고 돌아왔을 지스와 재니.
그래도 다들 저녁 먹기 전에 돌아왔을 거. 저녁은 원칙상 원래 집에서 다같이 먹어야 했으니까. 그렇게 모인 사람들 오늘은 휴일이니까 저녁은 시켜먹자고 하고 있는데 대뜸 초인종이 울리더니 편지가 왔을 거야. 갤러리로 모두 모여달란 편지였겠지. 갤러리는 사람들이 같이 살고 있는 하우스랑
연결되어있는.. X와의 채팅을 위해서도 갔었던 곳임. 하여튼 그렇게 다같이 갤러리로 모여서 식사를 하게 됐을 거. 식사를 하면서 도대체 뭘 하려고 이렇게 모이라고 한거지 다들 한마디씩 떠들었을 듯. 그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혹시 그런 거 아니냐 하면서 꺼낸 말은 X 공개겠지.
"난 진짜 엑스 공개할 것 같애."
"그래? 나는 아닐 것 같은데.. 너무 이르지 않아?"
"나는 그냥 빨리 했으면 좋겠어."
그렇게 X 공개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재니가 자긴 그냥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 그랬을 거야. 재니 지스와 사귀었던 게 티 나면 안되니까 더 지스한테 뭘 못하겠는 게
답답하기도 했거든.. 하여튼 그렇게 식사 마무리 되어가고 있는데 서빙하는 사람이 저쪽에 가서 편지를 가져와서 읽으라고 했을 거. 설마 진짜 X 공개하는 걸까봐 각자 다른 심정으로 조금씩 긴장해있는 분위기에서 지스가 편지를 가져와 읽게 됐겠지.
「 출연자분들은
데이트 상대를 지목할 수 있습니다.
10분 후,
원하는 데이트 상대의 이름을 보내주세요.」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었음. 맨밑에는 조그맣게 '선택 후에는 데이트 상대의 X와 채팅을 할 수 있습니다.'라고도 적혀있었을 거다. 한마디로 말해 데이트를 지목해 데이트를 할 수 있다는 거였는데 재니는 지목하는 쪽, 지스는 지목당하는 쪽이 됐을 거야. 전혀 예상못했던 지목 데이트에
생각이 많이지는 재니였을 거. 재니 정말 10분내내 고민했을 것 같음. 어쨌거나 끝내 마음을 결정하고 문자를 보냈을 재니. 그러고 조금 후에 지목 당하는 쪽들에게 알람이 왔을 거다.

「김뫄뫄 님이 당신을 데이트 상대로 지목했습니다
당신의 X와 채팅을 진행합니다 」
지스 예상한대로 뫄뫄씨가 자신을 지목했다는 문자를 먼저 받았을 듯. 그리고 곧바로..

「김재니 님이 당신을 데이트 상대로 지목했습니다」

재니가 자신을 데이트 상대로 지목했다는 문자를 받게 된 지스. 지스 잘못왔을리 없는 문자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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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재니씨의 선택을 예상하셨나요?
-아니요.. 전혀 예상 못했어요. 나를... 미워하는 게 아니었나? ...모르겠어요. 재니가 무슨 생각인 건지.
Q. 왜 지스씨를 선택하셨나요?
-언니가.. 저한테 문자를 한 번 더 보냈잖아요. 그 의미가 궁금해서요. 그리고 저번엔.. 제 얘기만 거의 했던 것 같아서... 이번엔 언니 얘기를 듣고 싶어서 언니를 선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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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재니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을 지스. 지스는 재니가 다다씨나.. 아니 다른 어떤 사람이든 일단 자기를 선택할거라곤 생각 못했으니까. 지스 핸드폰 내려두고 고개 갸우뚱 한 번 했다가 재니 힐끗 쳐다보는데 정작 재니는 아무 일 없는 척 태연해보이는 얼굴이었을 거.
어쨌거나 그렇게 지목 받는 사람들은 다 돌아가고 지목한 사람들끼리 남아서 X 채팅을 진행하게 됨. 재니는 지스를 지목한 뫄뫄씨와 X 채팅을 하게 됐겠네. 게다가 이번엔 개수 제한도 없는데 과연 무슨 질문을 받을지 재니 조금은 신경을 예민하게 세운채로 채팅룸에 입장했을 듯.
[지스씨는 어떤 단점이 있어?]
[속마음을 잘 얘기 안해줬어.]

[그것 때문에 많이 싸웠어?]
[가끔.. 말로 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도 있으니까.]

[헤어진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야?]
[그건 아니야.]
[그럼 어떻게 헤어지게 된 건데?]
[자주 못 보게 되면서 많이 싸웠어. 그런 게 쌓여서 헤어진 것 같아.]

[누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는지 알고 싶어.]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어.]

재니 저번과는 달리 거침없는 질문에 표정 안 좋아졌을 듯. 아무래도 답을 하면서 둘의 헤어짐을 상기해야하는게
힘들었을 재니. 그래서 일부러 더 많이 고민 안 하고 답하려고 했지만.. 이다음 질문에는 그러지 못했을 거다.

[그러면 혹시 지금은 지스씨랑 다시 만나볼 생각이 있어?]

재니 질문 보고선 타자 치는 손이 멈춰버려. 그리곤.. 이내 몇 번 썼다 지우고를 반복하다 답을 보낼 거다.

[응, 있어.] Image
재니 결국 그렇게 답했을 것 같음. 다행히 이후로는 그냥 곧 있을 데이트에서 도움 될만한 팁이나 지스가 좋아하는 거 이런 걸 물어보는 질문만 받았을 듯. 그렇게 재니를 포함해 모두가 X 채팅을 마쳤는데 아까 전의 선택을 번복할 기회가 주어졌을 거야. 하지만 재니도.. 그리고 뫄뫄씨도
제 선택을 바꾸진 않았을 거. 그런데 놔놔씨가 갑자기 마음을 바꿔 지스를 선택했을 것 같음. 재니 한 번 더 X 채팅 진행해야한다는 문자 받곤 자기도 모르게 헛웃음 터졌을 듯. 방금 전 채팅한 사람은 당연히 뫄뫄씨일거라 예상했는데 이번엔 상대가 누군지 예상이 안가기도 하고..
하긴 애초에 뫄뫄씨만 지스를 좋아하는 게 말이 안되기도 하지. 재니 네 명 중에 자기 포함해서 셋이 지스를 선택했다는 게 어이없기도 하고 납득되기도 하는 심정일 거다. 어쨌든 재니 놔놔씨하고도 X 채팅 한 후에 다시 하우스로 돌아오게 됨.
그날은 별일 없이 넘어가고 다음날.. 사람들은 평일이어도 자유롭게 데이트하고 하는데 지스랑 재니는 별일 없으면 출근하니까 일 하고 저녁 먹을 때쯤에야 하우스로 돌아왔겠지.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재니 퇴근한 지스한테 바로 가서 시시덕대고 있는 뫄뫄씨 보며 생각함.
어쨌든 그렇게 다같이 저녁 먹고나니 오늘도 어김없이 속마음 문자를 보내야했는데..

「오늘 당신의 마음이 향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마음을 전달하고 싶은 사람이
없다면 '없음'이라고 보내주세요」

오늘부터 '없음'이라는 선택지가 생긴 거잖아. 한마디로 아무도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거였지.
어제는 지스와 재니 둘다 데이트한 상대에게, 그러니까 지스는 뫄뫄씨에게 재니는 다다씨에게 보냈었고.. 둘다 X에게 선택받지 못했다는 문자를 받았었을 거. 그리고 오늘은...

「당신의 X는 당신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같은 문자를 받게된 둘. ImageImage
하지만 사실 둘 다 '없음'이라고 보냈을 것 같음. 그러나 어쨌거나 선택하지 않은 것이니.. 문자는 그렇게 보내진 거지. 그러니까 상대가 '없음'이라고 보낸 건지 아니면 다른 누구에게 문자를 보냈을지.. 알 수가 없었다고. 그렇게 오해만 더 쌓여가는 밤이 또 흘러갔을 거다.
그리고 다음날인 금요일은 지스 퇴근하고 놔놔씨와의 지목 데이트가 있었음. 지스 하우스 내 모두와 친하긴했지만 놔놔씨와는 이렇다할 접점이 없었어서 지스도 놔놔씨가 자신을 선택한 게 의외였을 거다. 그래서 지스 저녁 같이 먹으면서 조심스럽게 왜 자신을 선택하고 물어봤을 거.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냥 간단했겠지. 사실 전부터 더 알아가고 싶었는데 지스는 회사를 다니고 하다보니 그러기가 쉽지 않아서 이럴 때 지목 데이트라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하는 놔놔씨였을 듯. 어쨌든.. 조금 의외였을 뿐이지 지스 놔놔씨와 데이트도 그냥 재밌게 했을 거.
저녁 먹고 자리 옮겨서 술도 간단하게 마시고나서 하우스로 돌아왔을 지스와 놔놔씨. 그래도 지스 저번과는 달리 오늘은 내일 데이트도 있고 하니까 술은 거의 안 마셔서 얼굴만 좀 빨갛지 취하진 않은 채였을 거. 하지만 일찍이 퇴근해서 하우스에 있던 재니.. 놔놔씨랑 같이 들어오는 지스 보고
술 마신 건 바로 알았을 듯. 술 취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좀 좋아진 거지 평소보단 하이텐션인 지스를 보며.. 재니 텐션은 더 다운됐겠지. 재니 그렇게 사람들 떠드는 틈에서 나와 혼자 소파에 가서 앉아. 그리곤 애써 사람들한테서 신경 끄며 핸드폰 하고 있는데
"우리 내일 뭐해?"
언제 온 건지 지스가 재니 옆에 와 앉으며 묻는 거네. 아 깜짝이야.. 재니 지스 온 줄 몰랐으니까 놀라서 그러면 지스는 뭘 그렇게 놀라냐며 웃어.
"취했어?"
"어? 아니?"
둘이 그날 이후로 제대로된 대화 해본 적도 없는데 갑자기 이러니까 재니 취해서 이러나 싶어 물으면 지스 아니라고 그런다.
그런데 정말 지스 안 취했거든. 조금.. 평소보다 기분이 좋은 상태긴 하지만 그 때문에 재니한테 말건건 아니었음. 그냥 지스도 많이 생각한 거지. 당장 내일이 재니와의 데이트인데... 재니가 무슨 이유로 자길 선택했든 둘이 그렇게 어색한 상태로 데이트하기도 싫었으니까.
그래서 지스도 나름 용기내서 재니한테 먼저 말걸어준거였겠다.
"그래서 우리 내일 뭐하는데."
"...비밀이야."
(내일은 지목한 사람인 재니가 데이트 계획을 짜는 거라 지스는 내일 뭐하는지 모름) 재니 그냥 괜히 비밀이라고 그럴 것 같음. 그러면 지스 뭐야- 하고 재니 한 번 째려보더니
"알겠어. 서프라이즈인 거지?"
다 알겠다는 듯 이러는 거네. 뻔뻔한 말투에 재니 헛웃음 터트리며 지스 쳐다보는데 지스는 씽긋 웃고 있겠지. 재니 약간 당했단.. 생각 들듯. 또 김지스 때문에 웃고 있으니까 자기가..
"너무 기대하진 마."
"기대할 거야."
"...진짜 청개구리."
재니가 뭐라 해도 지스 아랑곳 않고 기대할 거라고 그러는 거. 그래도 그런 지스의 장난 덕분에 둘 사이 어색한 분위기도 좀 나아졌겠지.. 그런데 곧 다시 어색해졌을 듯. 그러니까 딴사람들이 원래 식탁에 있었는데 더 편하게 있으려고 지스랑 재니 있는 소파 쪽으로 왔거든.
재니 사람들 오는 거 보곤 은근슬쩍 일어났을 것 같음. 사람들 앞에서 아직 지스를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게 재니는 어색했으니까. 그렇게 재니 괜히 일어나서 한 번 방 갔다오면 지스 옆자리엔 놔놔씨가 앉아있음. 재니 그냥 둘 슬쩍 보곤 자긴 딴자리에 앉을 거다.
지스도 자리에 앉는 재니를 힐끔 쳐다봤을 듯. 지스는 저렇게 자기를 어색해하고 거리두려는 재니를 볼수록 왜 데이트를 신청한 거지.. 더 의문스러웠을 거야. 어쨌든 그렇게 다같이 모여있으면 오늘도 어김없이 속마음 전해주겠단 문자가 왔을 거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없음' 선택지도 있었지.
재니 오늘은 유독 오래 고민하다가 문자 보냈을 것 같음. 그렇게 모두 문자를 보내고 조금 후에 익명의 속마음이 전해졌겠지.

「내일 많이 준비했으니까 기대해. 3시에 봥.」
「오늘 너무 즐거웠어. 다음엔 더 오래 데이트 하자.」

지스가 먼저 받은 두 개의 문자, 그리고...
「내일은 언니 얘길 듣고 싶어.」
.
.
「당신의 X는 당신을 선택했습니다」

처음으로 받는 문자였음. 아까까진 자길 그렇게 불편해하던 재니가.. 보낸 문자였을 거. 지스의 얘길 듣고 싶다는... 지스 생각이 많아진 표정으로 핸드폰 화면 바라봤을 거다. Image
데이트 지목 이후로 두번째로 용기를 낸 재니.. 그래도 말로는 못하겠어서 문자로 보낸거였을 거다. 내일 난 언니의 얘기를 들을 거라고. 그리고 곧 재니도 문자를 받았겠지.

「모레는 나랑 데이트 할래?」
.
.
「당신의 X는 당신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지스와는 달리 재니는 이번에도 지스의 선택을 받지 못했을 거야. 그래도 데이트 전날이니까... 그리고 자기도 지스한테 보냈으니까 조금은 기대했던 재니 선택하지 않았다는 문자 보곤 한숨 옅게 내쉼. 그럼 누구한테 보냈으려나.. 오늘 데이트한 놔놔씨? 내일 데이트할 뫄뫄씨? ...
재니 그게 누구든 자기한테 보내지 않았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었지. ..내일 데이트 잘할 수 있겠지... 재니 그런 생각하며 차오르는 눈물 꾹 참았을 듯. 지스가 사실 오늘도 '없음'이라고 보낸 줄도 모르고 말이야.
다음날, 재니 전날 결국 조금은 울었을 거다. 사실 재니 여기 와서 안 운 날을 세는 게 더 빠를 것 같단.. 생각이 들 정도로 운 날이 많았을 듯. 재니 제가 이렇게 눈물이 많았나.. 생각을 하다가도 지스와 헤어지고 한참 안 울던 것을 이렇게 몰아서 우나보다 라고 그냥 생각해버렸겠지.
하여튼 오늘은 이곳에 오고나서 처음으로 하는 지스와의 데이트날이었음. 물론 저번에 둘이서 저녁당번일때도 둘만 나가서있긴 했지만.. 그건 데이트라고 할 수 없는 시간들이었으니까.. 무려 헤어지고 5개월만의 데이트인 거지. 다시는.. 이런 시간이 없을 줄 알았는데... 재니 싱숭생숭한 마음은
뒤로 하고 나갈 준비했을 거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아침에 일어나 나갈 준비했을 지스. 지스 오늘따라 눈이 일찍 떠져서 준비 다 마치곤 멍한 표정으로 침대에 앉아있다가 일어나서 재니 방으로 갔겠지. 그리곤 방문 앞에 서서 새삼스레 긴장되는 느낌에 한숨 옅게 한 번 쉰 다음에 노크 똑똑할 지스.
"준비 다 됐어?"
"어? 엉.. 갈까?"
"응, 가자."
재니 마침 준비 다 마치고 거울 보며 옷 매무새 마지막으로 살피고 있었을 거. 지스는 재니 옷차림 보곤 괜히 민망해서 뒷머리 긁적였겠네. 재니 옷이 많이 파여있었거든. 저런 건 또 언제 산거지.. 지스 재니가 시원하게 파인 옷들 좋아하는 거 Image
당연히 알긴 하는데 여기 와서는 아직 저정도의 옷은 입은 적 없었으니까. 둘이 사귈 땐 더한 모습도 매일같이 봤으면서 지스 새삼스레 파여서 다 드러난 재니 가슴팍 보니까 아까 긴장되던게 더 긴장되는 느낌이었을 듯.
어쨌든 그렇게 같이 나와서 차에 탄 지스랑 재니. 오늘도 운전은 재니 몫이었겠지. 재니 흘러내리는 옷 매무새 정리하고 안전벨트한 뒤 지스 힐끗 보는데 지스도 사실 오늘따라 좀.. 힘줬단 말이야. 자기가 젤 좋아하는 베레모도 쓰고.. 원피스는 처음 보는 것 같은데.. 나랑 헤어지고 샀나보네. Image
재니 그런 생각하면서 지스 보고 있다가
"출발 안해..?"
이러는 지스에 그제야 정신차려서 내비게이션에 오늘 가려는 장소부터 입력했을 거다.
"우리 오늘 사진 찍어?"
"어? 응."
지스 내비게이션에 재니가 입력한 이름 보곤 물었을 듯. 사진? 지스 어제 나름 그래도 오늘 뭘 하게 될지
여러가지 생각 많이 해봤는데 사진찍는 건 생각 못했었거든. 그런데 사실 왜 생각 못했지? 싶을 정도로 얘네 연애할 때 사진 자주 찍으러 다녔었음. 인생네컷 이런 거 나온 지 얼마 안됐을 땐 거의 매데이트마다 찍기도 했었고.. 그러다가 헤어지기 몇개월 전부터는 안 찍었던 것 같지만....
"...전에.."
"응?"
"..우리 이런 거 찍으러 가자고 했었잖아."
지스 그렇게 생각하다가 헤어지기 좀 전에 재니가 우리도 셀프사진관 가서 사진 찍어보자고 했던 게 기억났을 거다. 둘이 사진 많이 찍었지만 어쩌다보니 그런 리모콘으로 셀프로 찍는 사진관에선 찍어본 적 없었거든.
"기억 나?"
"...응, 그래서.. 오늘 찍으려구."
그런데 바쁘다뭐다 핑계대고 그이후로 더 자주 싸우고하다가 결국 못 찍고 헤어졌던 둘이었겠지. 헤어지고나서 찍게 될줄은.. 몰랐는데. 지스 그런 생각에 기분이 문득 또 푹 잠기는 느낌이 들었을 거야.
"헤어지고 찍게 될줄은 몰랐지?"
"응.. 몰랐지."
그리고 마찬가지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건지 담담하게 웃으며 묻는 재니에 지스도 옅게 웃으며 대답함.
그후론 그냥 소소하게 얘기하다보니 어느새 도착한 사진관. 둘이 스튜디오 같은 데 들어가서 리모콘으로 찍으면 되는 건데 어떻게 찍을진 딱히 생각안한 둘이잖아. 차타고 오면서라도 얘기할걸.. 지스 뒤늦게 생각하며 머리 긁적이고 있다가
"와봐."
마찬가지로 쭈뼛대고 있는 재니 데리고 일단 앉음.
그래도 여태 둘이 찍은적이 많으니 포즈 나름 잘 해서 찍긴 하는데.. 둘 다 서로를 너무 의식하는 바람에 어색하게 나오는 거.
"언니."
"응?"
재니 그래서 일부러 지스 갑자기 불러서 자기 봤을때 바로 리모콘 눌렀더니 오히려 그렇게 찍은 게 자연스럽고 예뻐. 그전에 어색하게 굳은 것들보다 훨.
"언니 왜 이렇게 날 어색해해."
"내가 언제.. 그냥 사진 찍는 게 오랜만이라.."
지스 머쓱하게 웃으며 말하면 재니 그런 지스 빤히 보다가 결심한듯 지스한테 팔짱끼며 확 붙겠지.
"언니도 더 붙어, 빨리."
"으응.."
지스 얼결에 재니가 시키는 대로 꼭 붙어서 사진 찍는데 이번에도 예쁘게 잘 나옴.
"예쁘게 나왔다."
"응. 확실히.. 붙어야 잘나오나봐."
재니 먼저 이렇게 얘기하는 지스에는 좀더 용기내서 아예 지스한테 어깨동무함. 둘이 연애할 땐 재니가 지스한테 어깨동무하고도 많이 다녔거든. 그런데 그러고 상체끼리 꼭 붙으니까 하체가 애매해서.... 재니 잠깐 고민하다가
다리 옆으로 해서 지스 허벅지로 올렸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재니가 완전 지스한테 매달린 것같은 자세 된 거지. 사실 이 자세도 원래 재니 별명이 잰득이였으니 뭐.. 장소 안 가리고 자주 그러고 있던 자센데 헤어지고나서는 처음이니까 지스 순식간에 자기도 모르게 살짝 굳겠지.
게다가 재니가 오늘 많이 파인 옷을 입고 있잖아. 그런 상태에서 그런 자세를 취하니.. 당연히 지스가 재니를 보면 가슴골이 보일 수밖에 없었음. 아. 지스 갑자기 머릿속이 새하얘.. 아니 새빨개지는 듯한 느낌에 서둘러 차라리 앞에 봄. 그리고 그런 상태로 사진 한 장 찍겠지.
"언니."
"..왜."
"나 봐봐."
그런데 재니 그러고도 안 내려가고 그렇게 꼭 붙은 자세에서 지스한테 자기 보라고 했을 듯. 그러면 또 가슴골.. 보게 될 것 같은데.. 하지만 안 보면 그게 더 이상해보일 거 아니까 지스 고개 돌려보는데 자기 보고 있던 재니랑 진짜 너무 가까운 거야.
재니가 조금만 삐끗하면 입술이라도 닿을 것처럼. 그렇게 서로 마주보고 있는데 아까는 계속 어색해서라도 웃던 둘 다 지금은 웃음기 없이 온전히 서로만 눈에 담고 있으면 좋겠다. 리모콘 눌러야한단 것도 까먹을 정도로... 그러고 있는데 시간이 마침 다 끝났을 것 같음. 시간이 끝났단 얘기에
둘 다 그제야 정신차리고 어색하게 웃으며 떨어졌겠지. 결국 마지막에 마주 보고선 못 찍었는데.. 그래도 사진들 대체로 다 너무 예쁘게 잘 나왔을 거야. 그렇게 사진 다 찍고 이제 점심 먹으러 가려고 나왔는데 재니 아까는 정신 없어서 몰랐는데 가까이 옆에서 보니까 지스 귀가 아직 좀 빨갛잖아.
"언니 왜 귀가 빨개?"
"..내 귀가?"
"응. 무슨 생각했길래 빨개졌어?"
"무슨... 아니거든?"
재니 놀리듯 이러면 지스 어이없단 듯 웃으면서 아니라고 하는데 재니 그거 거짓말인 거 다 알아. 둘이 사귄게 몇년인데.. 지스 거짓말할 때 목소리끝이 약간 떨린다는 걸 재니는 알고 있었으니까.
재니 아까 사진 찍을 때도 그럴 사람이 아닌데 유난히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모르더니.. 물론 재니 조금 의도하고 입고 온 옷이긴 하지만 제 예상보다 더 투명한 지스 반응에 자기도 모르게 푸흐 웃으면 지스는 괜히 더 찔려서 왜 웃냐고 뭐라했을 것 같음.
그래도 그덕분에 아까보단 훨 풀어진 분위기로 점심 먹으러 간 둘. 지스 오늘 재니랑 데이트하고나서 뫄뫄씨랑도 데이트하러 가야해서 둘이 더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는 않았겠네. 재니 더는 시간을 끌 수 없었겠지. 재니 이제는 지스의 얘기를 들어야 했으니까.
"여기 생활은 어때?"
"어떠냐니?"
"뭐 그냥.. 재밌어?"
"음.. 재밌을 때도 있고.. 그냥 그렇지, 뭐... 너는?"
"나는.. 많이 괜찮아졌어."
재니 대답을 듣고 지스는 제 앞에서 많이 울었던 그 밤을 떠올렸을 거다. 자신과도 다른 사람과도 잘될 수 없다고 말하던 재니를 떠올리면서
지스 가슴이 꾹 짓눌리는 느낌이 들었을 듯.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졌다는 재니에는 웃으며 다행이다, 라고 했을 지스야.
"내가 언니 골라서 놀랐지?"
그리고 그런 지스에는 재니 잠깐 머뭇거리다가 물어. 지스 다 알면서 묻는 재니에는 굳이 부정 안 하고 응, 하고 대답해줌.
"내가 보낸 문자는 기억해?"
"..응. 오늘은.. 내 얘기 듣고 싶다고."
"맞아. 언니 얘기 들으려고 고른 거야, 나."
재니 옅게 웃으면서 말하겠지. 그리고 곧바로 말 이을 재니.
"언니가 아직 대답 안해줬잖아."
"......."
"여기 왜 나오게 됐는지."
재니 얘기에 지스 지난주에 재니랑 했던 대화를 떠올림. 재니가 원망섞인 목소리로 자신에게 여길 왜 나온다고 한 거냐고 물었던 걸 생각할 지스. 그땐 대답하지 못했던 지스였지만.. 더는 대답을 미룰 수 없단 걸 지스도 알았겠지.
"네가.. 헤어지고 처음 한 연락이었잖아."
"..응."
"그래도 처음엔 거절하려고 했었는데.."
"......."
"이게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더라고."
지스 가만히 생각하다가 천천히 말 이어. 무슨.. 기회? 지스 얘기 듣고 잠깐 생각하던 재니가 물을 거다.
그 물음엔 고개를 살짝 숙이고.. 애먼 다 먹은 접시만 건드리던 지스 애써 담담한 투로 대답할 거야.
"너를.. 정리할 수 있는 기회."
그러니까 지스는 처음엔 그런 생각이었거든. 헤어지고 재니가 처음으로 한 연락을 받고나선.. 전혀 예상도 못했던 얘길 듣고 지스는 재니가 왜 그런 제안을 했는지
그게 궁금했겠지. 잘 지내고 있던 거 아닌가? 아니면 그래서.. 나에게 그런 제안을 할 수 있는 건가? 지스 이런저런 생각하다가 간신히 조금씩 정리해가고 있는데 그렇게 재니를 다시 보게 된다면 지금까지 했던 노력이 다 물거품이 될 것 같아 거절하려고 했었을 거야. 하지만 생각을 바꾸게 됐겠지.
오히려 재니가 다른 사람과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면 더 정을 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을 지스. 어쩌면 재니를 정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막상 나오고보니 원래 제 생각대로 흘러가는 건 하나도 없긴 했겠지만 어쨌든 지스가 나오게 된 이유는 그러했겠지.
그리고 지스의 대답을 들은 재니는 고개를 숙이곤 입술을 살짝 깨물었을 거야. 그렇게 재니 잠깐 감정을 추스리곤 입을 열었을 것 같음.
"저번엔 나도 이젠 내가 여길 왜 나온지 모르겠다고 그랬잖아."
"....응."
"그날 이후로 정말 많이 생각해봤어. 그런데... 다른 건 다 핑계고 결국.. 그거더라구."
"언니."
"......."
"나는 그냥.. 언니가 보고 싶어서 나온 거야."
재니 생각보다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겠지. 오히려 지스가 재니의 얘기를 듣고 아무말도 할 수 없었을 거.
"언니 생각은 이제 알겠어."
"......."
"나도.. 노력해볼게."
말끝이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말 이었을 재니.
"오늘은.. 진짜 재밌었어."
그리곤 재니 먼저 일어났을 것 같음. 괜찮은 척하고 있긴 했지만 지스를 더 마주보고 있긴 힘들었거든. 그렇게 재니가 떠나고 덩그러니 남겨진 지스는 그날처럼 한참을 그러고 혼자 있었겠지. 재니에게서 헤어지잔 얘길 들었던 그날처럼.
그리고 먼저 일어나 나온 재니는 애써 씩씩하게 더 발걸음하며 걸었을 거야. 재니 아까 노력하겠다고 한 말은 진심이었을 거다. 지스의 마음이 정말 그런 거라면.. 재니도 힘겹게 붙잡고 싶진 않았으니까. 제가 붙잡는다고 해서 지스가 흔들리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을 거.
고집이 센 지스는 늘 한 번 결정한 걸 잘 바꾸지 않는다는 걸 재니는 알고 있었거든. 물론 그렇다고해서 괜찮은 건 절대 아니었을 텐데.. 차오르는 울음을 참는 건지 입술을 꾹 다물고 걷는 재니는 끝까지 눈물을 흘리진 않았겠지.
.
.
.
-언니가 무슨 얘기를 할진 어차피 대충 예상하고 있었어요. 언니한테 직접 듣고 나니까.. 오히려 속이 후련해진 것 같아요. 저도 이제... 어떻게 해야할지 정할 수 있으니까요.
.
.
.
혼자 남겨진 지스는 그렇게 재니가 가고 나서도 한참을 앉아있다가 일어났을 거다. 지스에겐 아직 뫄뫄씨와의 데이트도 남아있었으니까. 지스 지금 데이트고 뭐고 할 기분은 전혀 아니었지만.. 해야 하는 거니까, 그게 예의인 거니까 애써 마음 다잡곤 뫄뫄씨와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감.
뫄뫄씨와의 데이트는 늘 그랬듯 편했겠지. 뫄뫄씨가 지스한테 웬만한 건 다 맞춰줬으니까. 그걸 지스도 알았고.. 지스는 그런 뫄뫄씨한테 미안해서 데이트하는동안이라도 잘해주려고 했겠지만 오늘은 그마저도 잘 안됐을 거야. 지스 자기도 모르게 멍 때려서 뫄뫄씨가 오늘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봤을 정도였겠지. 그러면 지스 그냥 조금 피곤해서 그렇다고 했을 듯. 그래서 뫄뫄씨는 지스가 피곤한 줄 알고 술은 안 마시고 일찍 집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오히려 지스가 그냥 계획대로 마시러 가자고 했을 것 같음. 오늘 같은 날 술 마시면 안되는 걸 알지만 그만큼 더 마시고 싶었거든.
결국 지스 답지 않게 무리하다가 정말 취해버렸으면 좋겠다. 대리 불러서 하우스까지 차 타고 가면서도 지스 뫄뫄씨한테 기대서 쭉 잤겠지.
"지스야, 일어나. 다 왔어."
다 도착하고 뫄뫄씨가 깨우고나서야 눈을 떴을 지스. 자고 일어나니까 좀 나아지긴 했는데.. 여전히 어질어질해서
뫄뫄씨랑 팔짱끼고 부축 받으며 집으로 들어갔겠네.
"어, 뭐야. 지스 왜 이렇게 취했어?"
"아니 얼마 안 마셨는데 혼자 이렇게 됐다니까."
그렇게 취한 지스를 처음 본 사람들 무슨 일이냐고 그러는데 지스는 그냥 실없이 웃기만 했을 거. 그리고 진작 들어와있던 재니는 부축받고 들어오는
지스를 보고 걱정돼서 후다닥 일어났다가.. 이내 한숨만 한 번 쉬곤 자기 방으로 들어갔을 듯. 술 취해서 다른 사람한테 기대 부축받고 있는 지스를 보기만 해야하는 게 아직은 많이 힘들어서. 언니 일부러 나 정 떼라고 그러는거야? 재니 혼잣말로 중얼거리곤 헛웃음 지었을 것 같음.
그렇게 방에서 잠깐 마음 다잡고 재니 다시 나오면 지스는 그래도 정신은 좀 괜찮은 건지 소파에 앉아서 사람들이랑 같이 떠들고 있어. 술 취했으면 그냥 좀 일찍 자지.. 재니 그런 생각 하며 한숨 옅게 쉬곤 자기도 사람들 모여있는데로 가겠지. 물론 지스와는 좀 떨어진 자리로.
그렇게 데이트 끝나고 다들 모여서 오늘 이런 거 했다 등등 얘기하고있으면 오늘도 어김없이 모두에게 문자가 보내졌을 거야.

「 오늘 당신의 마음이 향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

재니 문자 받고선 잠깐 고민하다가 곧 문자를 보냈을 것 같음.
노력한다고 했으니까. 재니 제 마음에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이라도 지스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문자를 보냈을 거임. 재니 그렇게 빨리 문자 보내고나선 신경 쓰기 싫다는 듯 핸드폰 내려두고 옆에 앉은 와와씨랑 그냥 떠들었겠지.
그리고 얼마 후 모두가 문자를 보내고 난 뒤 울리는 핸드폰을 들어 확인했을 재니.

「이따가 같이 산책 나가자. 내가 코스 미리 봐놨엉 :)」
「나도 오늘 데이트 즐거웠어.」

「당신의 X는 당신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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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혼란스러웠어요. 하지만.... 그래도 또 흔들리는 건 너무 바보 같은 거잖아요.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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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니 문자 확인하고선 살짝 굳은 표정 애써 풀며 은근슬쩍 저쪽에 앉아있는 지스 힐끔 쳐다봤겠지. 지스는 술에 취한 탓인지 이마에 손을 올리곤 눈을 꼭 감고 있었을 거야. ...그래. 취해서 보낸 거겠지. 재니 그렇게 생각하며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을 거다.
지스 사실 지금 술에 취한 것도 있는데 그보단.. 재니 때문에 머리 아파서 그러고 있는 거일 것 같음. 지스도 많이 심란했으니까. 재니의 생각대로 지스는 고집도 세고 그래서 결정한 걸 웬만해선 번복하지 않는 성격이 맞았으나.. 지스에게 재니만은 언제나 예외였으니 말이야.
지스는 지금.. 계속 흔들리고 있었겠지. 마음 가는 대로 행동했을 때의 결과가 지스는 두려웠거든. 그리고 이미 재니에게 큰 상처를 줘버린 것 같아서... 하지만 지스 문자는 고민 끝에 재니한테 보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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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마음이 향하는 사람한테 보냈어요. 그게 다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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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모두 문자를 받고 난뒤 지스는 술기운이 좀처럼 가시지 않아 먼저 자러 들어갔을 거다. 재니는 사람들과 남아서 술을 마셨겠지. 내일은 일요일이니 출근 걱정도 안해도 돼서 마음 놓고 재니 힘든 거 잊고픈 마음에 더 막 마셨을 것 같음. 재니 꽤 많이 취해버려서 술 마시고 산책 잠깐
다녀오자고 했던 다다씨도 이만 재니 보고 얼른 자라고 방까지 데려다줬는데 재니 자기 싫다고 산책 가자고 했을 듯.
"얼른 겉옷 입고 와아-"
"아니야, 오늘은 그냥 자자."
"왜 그래, 자꾸? 나랑 산책 가기 싫어졌어?"
그게 아니지 않냐며 어쩔줄 몰라하는 다다씨에
재니 개구쟁이 웃음 지으면서 그러면 빨리 겉옷 입고 오라며 다다씨 방문 열고 막 밀어넣으려고 그러는 거.
"진짜 갈 거야? 갈 수 있겠어?"
"웅. 당연하지."
"알겠어.. 그러면 잠깐만 하고 오는 거다?"
"웅!"
재니 술 취해선 애교 가득한 목소리로 웃으며 말하면 다다씨도 끝내 못 이기고 웃겠지.
그리곤 시키는 대로 겉옷 가지러 안으로 들어간 다다씨 룸메인 지스가 자고있으니까 조용히 겉옷만 챙겨 나오는데 문 앞에서 기다리던 재니는 왜 이렇게 늦게 나오며 새침하게 또 뭐라고 했겠네. 그리고 그런 둘의 대화를.. 자고 있는 줄 알았지만 아직 깨어있던 지스가 다 들었을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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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려고 들어간 거였는데 잠이 안 와서 깨어있었어요. 문을 살짝 열고 대화하는 게 다 들렸는데 다다씨랑 재니였죠.. 아마 꽤 취해있던 것 같아요. 특히 재니가. .....기분이 안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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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오랜만에 다같이 늦잠을 자고 일어난 사람들 모두 모여 같이 점심을 차리고 먹고 있었을 거다. 그러던 중에 울린 초인종에 나가보니 편지가 또 꽂혀있었겠네. 그리고 열어본 편지에는 이렇게 써있었겠지.

「 제주도로 여행을 떠납니다!
각자 짐을 챙겨 공항에서 만나요 」
우리 제주도 간대! 하며 신나하는 사람들. 지스랑 재니도 제주도에 간단 얘기엔 당연히 좋아했을 거야. 일단 제주도에 가는 동안은 출근을 하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또 하필이면 둘의 추억이 많이 담긴 제주도를 갈 생각에 둘 다 심란한 마음이 들기도 했겠네.
하여튼 그렇게 다같이 제주도에 가게 된 사람들. 제주도에 도착해서는 제작진이 알려준 펍으로 가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수상한 직원이 와선 또 편지를 주고 감. 편지를 열어보니 두 개의 숙소가 있고 새로운 룸메이트로 조정되었다고 적혀있었겠네.
그리고 곧 각자 무슨 숙소로 배정받았는지 모두 문자를 받았겠지.
"어, 나는 A동이래. 재니야, 넌?"
"나도 A동이야."
그렇게 배정 받은 숙소로 몇 명만 먼저 가게 될 거. 재니는 놔놔씨랑 같이 A동에 배정 받아서 A동으로 출발했겠네. 지스는 조금 이따가 가라는 제작진의 요청에 펍에 남아있었고..
먼저 A동에 도착한 재니 놔놔씨랑 같이 숙소 구경하면서 감탄하고 있으면 뒤늦게 출발한 사람들도 각자 숙소로 도착했을 거다.
"지스랑 와와 언니다!"
놔놔씨가 먼저 지스랑 와와씨를 발견하곤 소리쳤겠지. 그러니까 지스도 재니랑 같은 A동에 배정 받았거든.
재니 웃으면서 들어오는 지스 보곤 하필이면.. 생각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론 그렇게 싫지는 않았을 거야.
"그런데 이거 봐. 지스만 두 개 받았어."
그런데 지스 손에 들고온 쇼핑백 보곤 재니 아차, 싶음. 까먹고 있었는데 사실 며칠 전에 원하는 사람과의 커플템을 사서 달라고 해서...
또 그게 데이트 하기 전이었어서 재니는 지스에게 줄 커플템을 샀었거든. 재니 애써 모른 척하며 열어보는 지스 옆에서 힐끔 보고 있는데 먼저 열어본 쇼핑백에 든 선물은 운동화였을 거. 운동화는 재니가 준비한 선물은 아니었음. ..이건 뫄뫄씨가 준 거겠지? 언니 저런 거 잘 안 신는데..
재니 혼자 이런 생각하다가 방금 나 되게 꼴불견이었다란 생각에 고개 절레절레 저음.
"이건.. 팔찌네."
그리고 두번째로 열어본 쇼핑백엔 팔찌가 들어있었을 거. 바로 재니가 준비한 선물이었지. 예쁘다.. 지스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차보려고 하는데 안쪽에 이니셜이 박혀있는 게 보였겠네. JJ라고.
지스 그거 보고 바로 누가 줬는지 알았을 듯. 그리고 지스 재니 힐끔 쳐다보며 팔찌 차보곤
"어때. 예뻐?"
"어? 어엉. 예쁘네."
재니한테 물으면 재니 바보 같이 대답함. 그치.. 둘 이니셜까지 박아놨는데 지스가 몰라볼리 없지.. 재니 민망해져서 괜히 헛기침 하며 지스 시선 피했을 거다.
그렇게 숙소 구경도 다 하고 조금 쉬고나선 다같이 저녁 먹으러 왔는데 이번엔 편지에는 여러분이 가장 보고 싶어했던 영화인 <이터널 선샤인>을 보며 제주의 첫날밤을 맞이하라고 되어있었겠지. 입주 전에 인생영화에 대해서 미리 적어내라고 했었거든. 지스랑 재니 모두 <이터널 선샤인>을 적었겠지.
어쨌든 다같이 한줄로 길게 앉아선 빔프로젝터를 켜고 영화를 보기 시작함. 재니 이 영화를 다섯번은 더 봤을 것 같네. 그리고 그 중 한 번을 빼고 모두 지스랑 같이 봤겠지. 사실 지스가 좋아하는 영화였거든. 둘이 사귀기 전부터 좋아했었다고 그랬고.. 둘이 썸탈때도 본 적이 있었을 거다.
사귀고 나서도 마땅히 할 게 없으면 그냥 틀어놓고 분위기를 잡고 그랬을 것 같음. 그리고 딱 한 번 지스 없이 혼자 봤던 때는 지스랑 헤어지고 조금 시간이 흐른 뒤였겠네. 문득 생각이 나서.. 틀었는데 사실 그땐 재니 영화를 끝까지 보지 못했을 것 같다. 더 보면 지스 생각에 울 것 같아서.
그랬던 영화를 이렇게.. 지스와 같이 보게 될 줄은 생각 못했을 재니. 그렇게 재니를 포함해 모두 영화에 집중하고 보고 있었을 거야. 영화를 열번 가까이 본 지스 역시 마찬가지였겠지. 영화는 절정에 치닫고 있었을 거다. 기억을 지우는 과정속에서의 마지막 장면..
재니는 그때 남은 기억이 없다고 말하는 장면쯤까지 보고 영화를 껐었을 거다. 끝까지 봤을때.. 내가 울지 않을 수 있을까. 재니 그런 생각을 하며 영화를 보고 있었을 거야. 그런데...
「 잠시 후,
모두의 X를 공개합니다 」

기억이 모두 사라지고 주인공이 딱 일어나기 직전에 이런 문구와 함께 60초부터 시간이 가기 시작했겠지. 갑자기 이렇게 공개한다고? 생각치도 못했던 타이밍이라 재니 놀라선 입까지 벌어져 자기도 모르게 지스를 힐끔 쳐다봤을 것 같음.
재니 지스랑 딱 눈 마주쳤는데.. 지스랑 눈 마주치니 오히려 재니 조금은 진정되는 것 같았을 거다. 어차피 언젠간 밝혀질 거였잖아. 재니 이렇게 생각하며 숨 크게 몰아쉬었을 듯.
그리고 하나둘 공개되는 커플들.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커플까지 공개되고 마지막으로.. 홀로 카페에 앉아있는 재니가 화면에 나왔을 거다. 방송하기 전에 가졌던 둘의 사전만남을 찍은 영상이었겠지. 카페에 지스가 들어오고 둘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이어졌을 거.
그리고 재니가 우는 모습도 곧이어 나왔겠네. 차분해진 분위기 속에서 영상을 보다가 차오른 눈물을 훔쳤을 재니. 저때 느꼈던 감정들이 막 또 생각나서. 아 쪽팔려.. 재니 괜히 민망해서 혼잣말로 중얼거리곤 저쪽에 앉은 지스 힐끔 보는데 지스 눈시울이 붉어져있었을 거야.
어? 재니 설마 하는 생각에 지스를 빤히 바라보는데 지스 얼굴 만지는 척 슬쩍 눈물 닦곤 재니의 시선을 느낀 건지 고개를 옆으로 돌렸겠네. 그런 지스를 보며 재니는 기분이 이상했겠지. 재니는 헤어지고 지스가 우는 걸 처음 봤으니까.
그렇게 모두의 X가 공개되고 나선 다같이 커다란 테이블 있는 자리로 옮겨서 술을 마시기 시작함. 차라리 X가 빨리 공개되길 바랐던 지스는 마음이 오히려 조금 편해졌을 것 같음. 적어도 이제는 재니와의 사이를 연기할 필요는 없어졌으니까. 그동안 지스 연기 때문에 뫄뫄씨.. 말고는
둘이 서로의 X일거라곤 예측하지 못했었거든. 하여튼 그렇게 술 마시고 있다보면 어김없이 왔을 문자.

「 제주의 첫날밤, 당신의 마음이 향하는 곳은
어디인가요? 이름과 메시지를 보내면
전달해드립니다. 」
X가 공개되고 다들 마음이 싱숭생숭할 때쯤 왔을 문자에.. 지스랑 재니도 조금 고민하다가 문자 보냈을 거. 그렇게 모두 문자를 보내고 조금 후에 지스 이런 문자를 받았겠지.

「숙소 갈려서 너무 아쉽다. A동으로 많이 놀러갈게. 제주도에서도 재밌는 시간 같이 보내자.」 from. 뫄뫄
장문의 문자.. 그리고 끝에 붙은 발신자. 그런데 발신자가 붙은 문자를 받은 건 처음이잖아. 아.. 놀란 지스 곰곰히 생각해보니 오늘 온 문자엔 늘 붙던 익명으로 전달해드린다는 말이 빠졌던 것 같은 거. 그래서 이걸 이렇게 알려준다고? 지스 헛웃음 짓는데 이어서 온 문자엔 더 얼얼해질 것 같음.
「당신의 X는 김다다님을 선택했습니다」
X가, 즉 재니가 누구를 선택했는지도 알려주는 문자를 보고 지스 표정 숨기려고 머리 괜히 쓸어넘겼을 듯. 하.. 지스 아까와는 또 다른 헛웃음 터트리며 핸드폰 내려놨겠네. 지금까지도 X가 나를 선택했는지 안했는진 알려줬지만 이렇게 대놓고 누굴 선택했는지 알려주는 것도 처음이었으니까.
그리고.. 마찬가지로 곧이어 문자를 받았을 재니.

「제주도에서도 잘 부탁해!」 from. 다다
「팔찌 고마워. 잘 하고 다닐게.」 from. 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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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X는 당신을 선택했습니다」
재니 발신자를 같이 전해주는 것도 놀랐지만 그것보다 지스가 또 자신을 선택한 것에 놀랐을 거야. 벌써 두 번 연속으로 지스한테 선택을 받았으니까. 그냥 선물해준 것에 고마워서? 그렇지만 나만 선물한 것도 아닌데... 재니 지스를 알만큼 안다고 생각했지만 요즈음의 지스는 전혀 알수가 없었겠네.
그렇게 모두에게 문자가 전달되고 다들 이런저런 충격과 혼돈에 빠져있을 때 직원처럼 보이는 자가 와선 편지를 주고 갔을 거임. 이번엔 또 뭐냐고 하면서 후딱 열어보니 출연자들은 지금 이 자리에서 내 X의 다음 데이트 상대를 골라주라고 적혀있음. 그리고 그 밑에는 문자 메시지로 내 X를
궁금해했던 채팅 상대의 정보를 전달해드렸다고도 적혀있었을 듯. 그러니까 이게 무슨 소리냐면 사실 며칠 전... 저번 데이트에서 선택 받는 쪽이었던 자들끼리도 채팅을 했었거든. 재니를 포함한 선택했던 쪽들은 전혀 모르게 말이야.
「 마음이 향하는 사람의 이름을
아래 번호로 지금 보내주세요
X에게 모든 정보를 들을 수 있습니다 」

며칠 전 아직 지스와 재니가 데이트를 하기 전에, 지스를 포함한 선택 받는 쪽이었던 자들끼리만 모여있을 때 이런 편지를 받았을 거다. 한마디로 마음이 향하는 사람의 이름을 보내면
그녀의 X와의 채팅을 통해서 물어보고 싶었던 것들을 물어볼 수 있다는 거였지.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모두 선택했던 쪽들에게 공유되지 않는단 사실에.. 지스는 별다른 고민없이 재니를 선택했을 거다. 달리 더 궁금한 사람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재니를 선택한 건 지스뿐만은 아니었지. 지스 오랜만에 재니를 선택한 누군가.. 다다씨와의 채팅을 위해 채팅룸으로 향했을 거. 재니에게 궁금한 게 많은지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는 다다씨에게 지스는 저번에도 그랬듯.. 제법 성실히 대답해줬을 거다. 물론 모두 내키진 않았지만..
[재니씨랑 다시 사귀고 싶어?]

그렇지만 이어진 질문에는 지스 눈에 띄게 표정이 확 굳어. 대답 안하면.. 안되겠지... 지스 혼자 생각하며 옅게 한숨 내쉼. 사실 지스도 여전히 고민이 많은 상태에서 대답해야하는 거니까.. 지스 고민 끝에 천천히 타자를 쳤겠네.

[아니. 다시 사귀고 싶진 않아.]
[그 말은 무슨 뜻이야? 아직 마음은 남아있는데 사귀고 싶지는 않다는 거야?]
[응. 맞아.]

[왜?]
[똑같은 걸 반복하게 될까봐.]

지스 뒤이은 질문에는 이렇게 대답했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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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니처럼.. 제 마음을 다 쏟은 사람은 재니가 처음이었어요. 그전까진.. 헤어지는 게 그렇게 힘든 사람도, 헤어지고나서 미련이 남은 적도 없었죠. ...두번씩이나 재니와 헤어질 자신이 없어요.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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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선택한 사람에 대해 채팅을 나누고 났더니 이번에는 한 명을 추가로 선택하라고 했을 것 같음. 지스 재니 말고는 궁금한 사람도, 마음이 향하는 사람도 없었지만 어쨌거나 선택해야하니 고민 끝에 뫄뫄씨를 선택했을 거야. 그래도 항상 저에게 마음을 표현해주던 뫄뫄씨였으니까.
지스 뫄뫄씨의 X인 다다씨와 채팅을 한 후엔 추가로 재니를 선택한 솨솨씨와도 채팅을 했을 거. 그렇게 채팅을 했던 게 며칠 전이었고.. 그리고 지금은...

「당신의 X에 대해 질문했던 사람은 김다다, 박솨솨입니다」

재니에 대해 궁금해 했던 두 사람에 대한 정보를 받았을 지스.
다다씨와 솨솨씨라.. 지스 대충 예상했던 두 명이라 그다지 놀라진 않았을 듯. 문제는.. 이제 이 정보와 아마도 아까 받았던 재니가 선택한 사람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재니와 다음 데이트를 할 상대를 골라야 한다는 거였지.
순서대로 상대를 골라주는데 다다씨가 먼저 고르겠다고 했을 거야.
"나는 지스로 할게."
다다씨는 모두 예상했듯이 X인 뫄뫄씨의 데이트 상대로 지스를 골랐겠네. 재니도 그럴 줄 알았어서 그냥 별 생각 없이 있었을 거야. 그보단 지스가 제 데이트 상대로 누굴 고를지가 더 신경쓰였으니까.
"나는.. 마지막에 고를게."
그런데 그다음 차례였던 지스 선택 안 하고 이렇게 넘기는 거네. 재니 턱 괴고 있는 지스를 힐끔 쳐다보며 도통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단 생각하겠지. 원래라면 당연히 다다씨를 고를 줄 알았는데 선택을 뒤로 넘겼으니까. 그리고 다른 두 명까지 고르고 난 뒤
다시 돌아온 지스 차례. 하지만 좀처럼 읽을 수 없는 표정을 한 지스는 지금도 바로 선택하진 못함. 시간을 너무 끌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쉽게 선택할 수 없었으니까. 그리고 결국 고민 끝에 지스 재니를 힐끔 한 번 보곤 말하겠지.
"나는... 솨솨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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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씨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솨솨씨를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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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가 재니의 데이트 상대로 솨솨씨를 고르자 다들 의외라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을 거야. 솨솨씨랑 재니 둘이 친하긴 했지만 그런 기류는 전혀 없다는 걸 다들 알았으니까. 둘이 처음 우연히 데이트한 후론 데이트한 적도 없고.. 솨솨씨는 따로 잘되어가고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 말이야.
어쨌든 지스까지 선택을 마치고 나선 각자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일어난 사람들. 그렇게 지스랑 재니는 A동으로 돌아와선 같은 숙소인 놔놔씨랑 와와씨랑 같이 그냥 가벼운 얘기 좀 하다가 시간 늦어서 이제 각자 잘 준비하겠지. 방은 재니랑 놔놔씨, 지스랑 와와씨 이렇게 쓰는데
재니 잘 준비 마치고도 괜히 지스랑 와와씨 자는 1층에서 어슬렁 눈치보다가 언니, 하고 자러 들어가려던 지스 불러세울 것 같음.
"왜.. 솨솨씨를 고른 거야?"
재니 아까부터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어서 결국 지스한테 이렇게 물어보는 거지. 지스 재니가 이렇게 직접 물어볼 줄 몰랐다는 듯
살짝 당황한 표정 지었다가 이내 대답하겠네.
"너랑 친하잖아.."
"뭐?"
"...그래도 네가 같이 있을 때 편한 사람이랑 가야할 것 같아서."
지스 이렇게 알 수 없는 대답을 했을 거야. 그 말인 즉... 그냥 정말 나랑 솨솨언니랑 친해서 골랐다는 거야? 이건 데이튼데?? 재니 이해 안간다는 표정
지었지만 지스는 더 말 없는 재니에 잘 자, 한 마디만 남기곤 방으로 쏙 들어가버려. 지스 다다씨를 고르긴 싫고... 그래도 재니가 불편한 사람이랑 같이 있게 하는 건 아닌 것 같고.. 그래서 재니랑 거의 젤 친한 솨솨씨가 생각난 거였겠다. 물론 그것 말고도 다른 한 가지.. 솨솨씨는
재니가 아닌 다른 사람한테 관심 있다는 것도 선택의 이유이긴 했지만 그 얘기는 하지 않았을 지스. 그 덕분에 재니만 더 아리송해지긴 했지만.. 어쨌든 그렇게 제주도에서의 첫째밤이 지나갔겠지.
제주도에서의 둘째날은 어제 지목한 데이트를 하는 날이야. 즉, 오늘 지스는 뫄뫄씨와, 재니는 솨솨씨와 데이트가 있었지. 그런데 지스 여행을 와서 그런지 답지 않게 늦잠을 조금 잔 바람에 전날 미리 뫄뫄씨랑 약속한 시간까지 나갈 준비를 다 못했을 거야. 그리고 그런 지스를 데리러
아예 A동까지 들어왔을 뫄뫄씨였겠네.
"미안, 언니.. 나 이제 진짜 곧 끝나."
"아냐, 괜찮아. 천천히 해."
지스 이거 시작하고 이런 적이 처음이니까 미안하고 자기도 당황스러워서 허둥지둥대고 있으면 지스 침대에 앉아있는 뫄뫄씨는 괜찮다며 되려 지스 귀엽다는 듯 쳐다보고 있을 것 같음.
"이거 어때? 괜찮아?"
"응, 예뻐."
지스 옷 뭐 입을지도 딱히 생각 안했어서 즉석에서 뫄뫄씨한테 괜찮냐고 물어봤는데 뫄뫄씨는 바로 예쁘다 그러는 거. 지스 그 말에 괜히 좀 민망해진 느낌이긴 했지만 어쨌든 알겠다며 겉옷까지 입겠지.
그리고 그때 일어나서 갓 씻고 잠깐 1층으로 내려왔던 재니가 마침 열린 문틈새로 뫄뫄씨 발견했을 거야.
"어, 재니 안녕?"
"..뫄뫄 언니가 왜 여깄어?"
"나 지스 기다리는 중."
재니 뫄뫄씨 대답에 고개 내밀어 방 안 쪽 들여다봤다가 막 준비 다 마친 지스랑 눈 마주쳤을 듯.
"데이트 재밌게 해."
"너는? 아직 안 나가?"
"응. 난 오후에 만나기로 했어."
재니 여전히 너무 예쁜 지스 보곤 마음에도 없는 말 뱉었을 거. 이어진 지스 물음에는 재니 시크하게 대답하곤 둘 지나쳐 부엌으로 갔겠지. 이제 꽤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딴여자랑 데이트 나갈 지스를
생각하니 기분이 또 나쁜 거라... 데이트나 망쳐라. 뫄뫄씨한텐 미안하지만 재니 속으로 이런 저주 내리곤 제 방으로 다시 올라갔겠다.
어쨌든 그렇게 뫄뫄씨와 데이트를 나간 지스.. 차 타고 나가서 아점 먹고 사진 스팟이라는 곳 갔다가 해안가 드라이브 해. 지스 조수석에 앉아 운전하는 뫄뫄씨 너머로 바다를 보는데 작년 생각이 많이 날 것 같음. 작년에 재니랑 둘이 제주도에 왔었거든.
그때는 아직 지스는 취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고 재니는 갓 졸업한 지 얼마 안됐을 때였고 또 둘의 헤어짐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때였지. 그때도 지스는 조수석에 앉아 운전하는 재니 너머로 바다를 봤었는데.. 지금 지스 옆에 있는 사람이 재니가 아니란 사실만 딱 달랐겠네.
"지스야?"
"응?"
"내 말 들었어?"
"아.. 미안. 뭐라 그랬어?"
"..밑에 잠깐 내려가볼 거냐구."
"아, 그래. 좋아. 내려가보자."
지스 그렇게 자기도 모르게 생각에 빠져 뫄뫄씨가 말 건 것도 못 들었을 것 같음. ...정신차리자. 지스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표정 관리했을 거야.
그리곤 잠깐 차를 대고 한가한 해수욕장으로 가서 바다를 더 가까이서 보는 지스랑 뫄뫄씨. 그렇게 같이 바다를 옆에 두고 나란히 걷는데 뫄뫄씨가 지스 표정 한 번 살피더니 이렇게 묻는 거지.
"요즘 많이 복잡해?"
"응?"
지스 갑작스러운 질문에 그게 무슨 뜻이냐는 듯 되물으며
뫄뫄씨 보는데 뫄뫄씨 이미 모든 걸 다 안다는 듯한 표정이야.. 사실 지스야 몰랐겠지만 요즘 지스는 확실히 좀 이상하긴 했거든. 자꾸 멍때리고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는 표정을 짓고 있고.. 주로 웃고 있던 지스가 그러고 있으니 지스한테 관심 있는 뫄뫄씨가 그런 변화를 눈치 못챌리 없지.
"그냥.... 좀 생각이 많아서 그래."
"......."
"별거 아니니까 걱정 안해도 돼."
지스 뫄뫄씨한테 제 복잡한 심경을 다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냥 그렇게 대답함. 그러면 뫄뫄씨는 생각이 많은 표정으로 지스를 바라보다 한마디만 딱 할 거.
"지스야. 나는 그냥.."
"......."
"어쨌든 네가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선택을 했으면 좋겠어."
"...고마워, 언니."
지스 뫄뫄씨의 말에는 순간 멈칫했다가 이내 옅게 웃으며 고맙다고 그럼. 그치.. 그게 맞는데... 그걸 모르겠어서 지금 계속 이렇게 갈팡질팡하면서... 뫄뫄씨도 그렇고
자꾸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만 주는 것 같아 지스는 더 마음이 안 좋아지는 것 같기도 해. 그래도 미안하단 말 대신 고맙다고 얘기한 지스 이내 더 힘내서 웃으며 뫄뫄씨랑 데이트 마무리 했겠다.
마찬가지로 솨솨씨와 데이트를 나간 재니. 솨솨씨는 앞서 다른 사람과 데이트도 있어 재니랑은 오후에 만났음. 어찌 됐든 데이트하게 됐으니 만나긴 했는데 솨솨씨도 재니도 왜 우리가?? 하면서 웃었을 거야. 그래도 둘이 친하니까 그냥 친구끼리 노는 것처럼 잘 놀긴 했을 것 같다.
그렇게 놀고 저녁 먹으러 갔는데 서로에 대한 얘기는 안 하고 그냥 각자 얘기하고 들어주는 거. 재니가 먼저 솨솨씨한테 갸갸씨(솨솨씨가 관심 있어하는 사람)랑은 어떻게 잘 되는 중이냐고 물어보고 얘기 들었을 거야.
"너는 다다랑은 어떤데."
"나야 뭐.."
"다다랑 젤 데이트 많이 했잖아."
"응, 그렇지.. 그냥.. 다다 언니가 잘해줘. 또 그 언니 진짜 웃기잖아."
"그치."
"그래서 같이 있으면 자꾸 웃는 것 같애."
그렇게 재니 얘기 듣고나선 솨솨씨 물음에 다다씨랑 어떤지에 대한 얘기도 짧게 했을 듯. 재니가 다다씨랑 요새 계속 데이트 하고 붙어다닌다는 건 다들 알았으니까.
"지스는?"
"뭐? 아, 지스 언니랑은 완전 아니야~"
"아니 그게 아니라 너 전에.. 힘들다고 했었잖아. 지금은 좀 괜찮냐구."
"아.. 그럼. 지금은 괜찮지.."
갑자기 지스 얘기를 묻는 솨솨씨에는 재니 오버해서 대답했을 듯. 그런 재니 대답 다 듣곤 솨솨씨 뭔가 있는 게 분명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재니 쳐다보는데 재니 괜히 찔려서 그 시선 피해. 사실.. 근데 재니가 거짓말을 한 건 아니었잖아. 둘이 뭐.. 지금 대화도 젤 안 하는 것 같은데 뭐가 있겠냐구. 이제 최종 선택까지 며칠 남지도 않았는데...
하지만 재니가 더 말 안하니까 솨솨씨도 굳이 지스와의 일은 캐묻지 않았겠네. 어쨌든 그렇게 둘은 저녁까지 먹고 데이트 아닌 데이트 마치고 돌아왔을 거야. 재니 솨솨씨가 차를 운전한 탓에 어쩌다보니 솨솨씨가 있는 숙소인 B동으로 같이 들어갔겠네. B동에는 이미 데이트 마치고 온
몇 사람들끼리 모여서 저녁 먹고 이제 막 거의 다 먹은 참이었을 거. 지스랑 뫄뫄씨는 그 자리에 없었겠지. 아직도 데이트 중인가.. 재니 혼자 생각하곤 휴 옅게 한숨 쉬었다가 어차피 옷도 편한 거로 갈아입고 싶어서 원래 재니가 있는 숙소인 A동으로 혼자 감.
"어, 재니 왔네?"
"데이트 끝나고 지금 온 거야?"
그런데 A동에 지스랑 뫄뫄씨랑 원래 A동이 숙소인 놔놔씨랑 오늘 놔놔씨랑 데이트한 와와씨까지 넷이서 같이 저녁을 먹고 있는 거지. 아..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B동에 있을걸. 재니 뫄뫄씨 옆에서 치킨 뜯고 있는 지스 보면서 생각함.
같이 먹자는 사람들에 재니 저녁 먹고 왔다고 하곤 일단 제 방으로 올라갔겠네. 그리곤 편한 옷으로만 대충 갈아입곤 침대에 털썩 누워버렸을 재니. 이렇게 혼자 있으니까.. 괜히 더 비참하네. 재니 아까 둘둘씩 데이트 한 사람끼리 나란히 앉아선 저녁 먹고 있던 사람들 생각하며 중얼거림.
그렇다고 배도 부른데 굳이 저기 껴서 하하호호하고 싶은 생각도 없어서 재니 그냥 이따가 다같이 다시 B동으로 넘어갈 때나 내려가야겠다 생각하고 혼자 침대에 누워 핸드폰이나 할 거야. 그런데 그러고 몇 분 있었나.. 똑똑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을 듯.
"조금이라도 안 먹을래?"
곧이어 빼꼼 문을 열고 얼굴만 들이민 지스가 재니한테 물었겠지. 엉, 안 먹어. 재니 지스 힐끗 보곤 다시 핸드폰 하며 퉁명하게 대답함. 그러면 지스 재니 눈치 슬쩍 살피곤 알겠어, 하곤 다시 문 닫고 내려가겠지. 왜 하필이면 물어보러 자기가 온 거야? 그렇게 문 닫히고
타닥타닥 지스가 계단으로 내려가는 소리까지 듣고나서야 재니 휴, 깊게 한숨 내쉬곤 핸드폰 내려둠. 그리곤 짜증난다는 듯 벌떡 일어나는데 그때 다시 탁탁탁 빠르게 계단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번엔 노크 없이 벌컥 문이 열리겠다.
"진짜 안 먹어?"
"아, 깜짝아!"
"미안.. 안 먹을 거야, 정말?"
"안 먹어. 안 먹는다구."
"그럼 내려와서 같이 있어. 너 외로움 많이 타잖아."
"싫어. 혼자 있을 거야."
"왜."
"내 맘이 그러고 싶으니까, 지금."
재니 짜증난다는 말투로 말 이었는데도 지스 바로 안 가고 가만히 서서
재니 쳐다보고 있는 거. 언니 진짜 짜증나. 재니 그런 지스 째려보며 그러겠지. 그런 재니에는 지스 옅게 헛웃음 치더니 대뜸 이렇게 물었으면 좋겠다.
"내가 그렇게 싫어?"
"어. 언니라면 좋겠어?"
"..그치. 그러겠지."
재니는 여전히 지스 째려보며 쏘아붙이듯 말했는데 갑자기
시무룩해진 목소리로 대답하는 지스에는 재니 조금 당황해서 멈칫해. 갑자기 왜 이래, 이 언니? 재니가 말로 하는 대신 그런 생각이 다 드러나는 눈빛으로 지스 쳐다보면 지스 이번엔 소리내 헛웃음 짓곤 알겠다며 그제야 나가줄 것 같음.
그렇게 지스 나가고 나선 재니 더 짜증난다는 듯 베개 퍽퍽 내려침. 왜 그렇게 아련한 표정을 짓는데? 나 보고 이제 와서 어쩌라고? 재니 속으로 생각하며 베개를 지스라 생각하고 더 퍽퍽 세게 내려쳤겠지. 어쨌든 그렇게 재니가 베개 치고 혼자 짜증나하는 동안 아래에서 밥 먹던 사람들도 다 먹어서
다같이 B동으로 향함. 저녁 먹고선 한 자리로 모여 있으란 말을 들었거든. 그렇게 B동 테이블에 북적북적 모여 앉은 사람들.. 모여서 아까 미리 사둔 술 가져와 마시기 시작하는데 어김없이 마음을 전해주겠단 문자가 왔겠네. 건배하며 다들 알게 모르게 각자 문자를 보냈을 거야.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도착한 문자들.

「내일은 꼭 데이트할 수 있으면 좋겠다」
.
.
「당신의 X는 당신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재니가 받은 문자는 이렇게 둘.. 그리고,

「서뫄뫄님이 당신의 X를 선택했습니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X를 선택한 사람을 알려주는 문자가 왔을 거다.
어제처럼 지스의 선택을 알려주는 문자가 올 줄 알았어서 재니 살짝 놀라긴 했지만 이내 별다른 생각이 들진 않았을 거. 지스의 문자가 오지 않을 거란 것도, 뫄뫄씨가 지스에게 문자를 보냈을 거란 것도 모두 예상했었으니까. 그리고 마찬가지로 지스도 뫄뫄씨가 보냈을 문자와
재니가 자신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문자, 그리고 다다씨가 재니를 선택했다는 문자 이렇게 세 개를 받았겠지. 지스 역시 다 예상했던 일이라 그닥 놀라진 않았을 거야. 어차피 재니의 마음의 방향을 알았을 때도 몰랐을 때도 둘 다 자신을 향하지 않았다는 건 똑같았으니 말이야.
그런데 그러고 조금 후에 모두에게 똑같은 문자가 하나 더 전송됐겠지.

「 출연자들은 내 X의
다음 데이트 상대를 지목합니다
(단, 본인은 선택할 수 없습니다) 」

즉, 이번에는 재니가 지스의 데이트 상대를 지목해줄 차례였음. 그런데 곧이어 한 번 더 온 문자에는
'후회 없는 결정을 하기 위해 각 X 커플들은 서로 다른 위치로 흩어져 20분간의 회의를 한 뒤에 다시 모여 주세요.'라고 적혀있었을 거야. 지스 혼자서 생각하고 정했던 어제와 달리 오늘은 둘이 회의를 할 시간을 준다는 거였지. 지스의 데이트 상대를 골라줄 회의를 해야한다는 것 자체가
아직 낯설고 이상한 재니였지만.. 그래도 어쨌든 무슨 생각하는지 도통 모르겠는 지스한테 뭐라도 좀 물어볼 수 있을 것 같단 생각했을 재니. 어쨌든 문자 받고선 각 X 커플끼리 흩어져서 재니랑 지스는 둘이 2층 방으로 가게 됐어. 어색하게 나란히 조금 떨어져 침대에 걸터 앉은 둘..
재니가 지스 눈치 보다가 먼저 입 열겠네.
"언닌 누구랑 데이트 하고 싶어?"
"난 상관 없어."
"뭐? 아니 누구랑 하고 싶냐구."
"난 진짜 상관 없어서 그래. 그냥 네가 골라줘."
재니는 당연히 지스가 지금 데이트도 처음부터 꾸준히 자주 하고 잘 지내는 듯 보이는 뫄뫄씨 이름을 얘기할 줄 알았는데
상관 없다고 하니까 어이없어 할 수밖에 없지. 뫄뫄씨랑 잘되어가고 있는 거 아니었어? 재니 대놓고 이렇게 물어보기도 좀 그렇고.. 하... 한숨 내쉬더니 지스한테 이렇게 물을 거야.
"그럼 이것만 말해."
"..뭔데."
"언니 오늘 누구한테 문자 보냈어?"
"....뫄뫄 언니."
"...알겠어."
재니 지스 대답엔 더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 치곤 알겠다고 그럼. 문자도 뫄뫄언니한테 보냈으면서 왜 누구든 상관없다는 듯 말하냐고.. 재니 혼자 그렇게 생각하며 답답하단 표정으로 지스 쳐다보는데.. 지스는 사실 정말 누구든 상관 없었단 말이야. 오늘 문자를 뫄뫄씨에게 보낸 건
데이트를 하기도 했고 아까 뫄뫄씨가 해준 말이 고마워서 그 말 고맙다고 다시 한 번 얘기하려고 보낸 거였고.. 어차피 재니랑 할 수도 없는 마당에.. 그냥 재니가 마음 편한대로 보냈음 해서 그렇게 말한 건데 지금 반응 보면 백퍼 재니는 오해를 제대로 한 것 같긴 하지.
참.. 그런 표정이 눈에 다 보이는 것도 넌 여전하구나. 지스 그런 생각 하며 재니 쳐다보는데 재니 지스 시선 느끼곤 힐끔 지스 쳐다보며 뭐, 하고 퉁명하게 그럴 거.
"그냥."
"......."
"재니야."
"......."
"잰득아."
"아, 왜."
재니 뾰루퉁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지스 흘겨보는데
입술은 삐죽 튀어나와선 볼은 빵빵해진 그 표정이 너무 익숙해서 지스 대뜸 웃음 터져버리고 말 것 같음.
"뭐야, 왜 웃어."
"아니, 아니 그냥 귀여워서."
"뭐? 지금 난 놀리는 거지??"
"진짜야. 근데 지금 너 진짜 만두 같다."
"아 놀리는 거잖아!!"
"다다 언니는 너 보고 만두라고 안 그래?"
"안 그러거든? 언니 말곤 그러는 사람 없어."
재니 웃는 지스 째려보며 말하는데 자기가 말해놓고도 움찔해. 사귈때도 맨날 지스한테 그렇게 놀리지 말라고 찡찡거리긴 했지만.. 사실 만두라고 부르는 게 지스의 애정표현이란 걸 재니도 알았으니까. 재니 그런게 갑자기 생각나니까 기분 이상해져서
입 꾹 다물고 다시 정면 보는데 이번엔 지스가 이렇게 먼저 말 걸어.
"아까 거기 지나갔는데."
"...어디?"
"우리 저번에 갔던 해안가."
"아."
"제주도 오니까 생각나더라구. 작년에 우리 왔던 거."
"...응, 나도 생각 많이 났어."
지스 아까 해안가 드라이브 했던 거 생각하며 얘기했을 듯.
사실 재니도 오늘 하루 솨솨씨랑 데이트 다니면서 지스랑 갔던 여행 생각 당연히 했겠지. 지스랑 갔던 곳을 지나치면서는 아 저기 언니랑 이랬던 덴데.. 하고 저녁을 먹으면서도 언니랑 왔던 데보다 맛있네.. 우리도 여기 올걸.. 이런 생각을 했을 재니. 그냥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거든.
.
.
.
-작년 딱 이맘때쯤에 왔었거든요. 언니랑 같이. 그때 둘 다 좀 바쁠 때라 겨우 시간 맞춰서 온 거였는데... 하필이면 내내 비가 왔어요. 그 때문에 가려다 못간 데도 있구.. 원래는 올해 봄에 다시 가자고 얘기를 하다가 헤어진 거였어서.. 계속 언니 생각이 더 났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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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둘이 작년 제주도 여행에 대한 추억에 잠겨있으면 금세 20분이 지나서 다시 사람들 있는 데로 모였을 거야. 다들 모였으니 이제 데이트 상대를 지목해줄 차례였지. 지목은 다다씨의 X인 뫄뫄씨 먼저 하게 됐음. 뫄뫄씨는 모두 예상했듯이.. 다다씨의 데이트 상대로 재니를 지목했을 거.
그렇게 모두 순서대로 미리 회의 끝에 정해둔 상대를 지목하고.. 온 마지막 재니 차례. 아까 둘도 얘기를 하긴 했지만 재니가 누구로 지목해주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니.. 지스도 조금 긴장한 채로 재니가 말하길 기다렸을 듯. 문자를 뫄뫄씨에게 보냈단 말에 재니가 알겠다고 한 게...
뫄뫄씨로 지목을 해주겠다는 뜻인지, 오히려 그래서 지스가 다다씨를 고르지 않은 것처럼 뫄뫄씨를 고르지 않겠다는 뜻인지.. 아직 지스는 몰랐으니까. 지스 긴장한 게 조금 티나는 표정으로 재니 바라보고 있으면 재니는 그런 지스 힐끔 쳐다보곤 이내 시선을 피하며 말하겠지.
"나는.. 뫄뫄언니."
재니의 발언에 다들 예상했다는 분위기였지만.. 딱 한 사람, 지스 혼자만 복잡한 표정이었을 거야. 솔직히 지스도 재니가 뫄뫄씨를 지목할 것 같단 쪽으로 더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정말 뫄뫄씨를 고를 줄은 몰랐으니까 말이야. 넌 이제 정말 다 정리했구나.. 지스 그런 생각이 들었겠지.
그리고 그런 지스의 표정을 무심한 척 살폈을 재니. 왜 저런 표정인데...? 재니 어딘가 복잡한 듯 보이는 지스에 의문스러웠을 거. 사실 재니도 지스의 데이트 상대로 뫄뫄씨를 고르는 게 전혀 내키지는 않았음. 이제 지스와 다시 잘되길 완전 포기하고 있긴 해도 지스의 새로운 사랑을
응원해질 정도는 못됐으니까.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치졸한 짓 하긴 싫어서 뫄뫄씨를 골라준 거였는데 지스 표정이 전혀 좋아보이지 않았으니 말이야. 그런데 또 금세 회복해서 사람들이랑 잘 웃고 떠드는 지스를 보고 있자니 재니는 더 모르겠는 거지.. 아, 몰라. 재니 결국 생각하길 그만두고
지스에게서 시선을 뗐을 것 같음. 지스가 재니의 시선을 느끼고 일부러 괜찮은 척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그날은 그렇게 마무리 되고 각자 숙소로 돌아갔을 거야. 그리고 다음날 아침..
"재니는 아메리카노 맞지?"
어제에 이어 또 지스와 재니가 있는 A동을 찾아온 뫄뫄씨. 이번엔 아예 차 끌고 나가서 지스 포함 다른 사람들 몫의 커피까지 사온 채였지. 2층까지 친히 재니와 룸메 놔놔씨의 커피를 챙겨
찾아온 뫄뫄씨였을 거야. 진짜.. 김지스가 좋아할 짓만 골라하네. 재니 뫄뫄씨에게서 아메리카노 받아 한입 쪼옥 들이키며 생각함. 한결 같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 그리고 자기 주변인들에게까지 잘해주는 것.. 모두 지스가 호감을 느껴했던 행동들이었거든.
재니 아침부터 마음이 착잡하겠지. 친절하고 다정한 뫄뫄씨가 지스에게 너무 좋은 연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더욱. ...아냐, 언니가 웬 꼴통을 만나서 마음 고생하는것보단 낫지. 재니 애써 이렇게 생각하며 나갈 준비를 마저 했을 거다.
그렇게 재니 준비 마치고 1층으로 내려가면 뫄뫄씨와 막 씻고 나온 지스가 대화를 하고 있음. 아마 오늘도 지스가 조금 늦게 일어나서 아직 준비를 다 못한 것 같았지. 재니 계단 중간에 서서 그 꼴을 잠깐 바라보다가 내려와 지나가는 척 지스 등을 쿡 찌를 거야. 아! 지스가 소리 지르며
뒤돌아보면 재니 눈 흘겨 지스를 찌릿 째려보며 말해.
"언닌 뫄뫄 언니한테 좀 잘해!"
"뭐?"
"언니가 이렇게 아침부터 커피도 사주는데."
재니 괜히 지스 꼴보기 싫어서 더 이러면서 뭐라고 하면 지스는 갑자기 한소리 들은 게 억울한 표정이야. 그러든 말든 재니 뫄뫄씨한텐 커피 고맙다며
다정하게 웃어보이곤 다다씨와의 데이트를 위해 나갔겠다. 그런 재니의 뒷모습을 끝까지 바라봤을 지스. 지스 애써 쓰린 마음을 삼키며 그 대신 아까 재니가 쿡 찌른 등을 매만졌을 거.
어찌 됐든 지스도 준비를 마치고 뫄뫄씨와 데이트를 하러 나갔음. 하지만 지스 어제보다 더 멍 때렸을 것 같네. 머릿속에 온통 재니 생각뿐인데 데이트에 집중을 할 수가 있어야지... 재니랑 다다씨의 데이트가 너무 신경쓰였거든. 하... 지스 뻥 뚫린 바다를 보고도 답답한 속이 뚫리지 않았겠지.
반면, 재니는 다다씨랑 둘은 어제 데이트도 못했으니 하루종일 뽈뽈 돌아다니며 데이트 잘 하고 있었음. 물론 재니도 아직 싱숭생숭한 마음이 들긴 했으나 둘이 맛있는 것도 먹고 액티비티도 하고 그러면서 스킨십도 자연스럽게 하고 그랬을 거. 언니도 이제 새로운 사람을 만날 텐데
나도 새로운 사랑을 찾아야지, 라고 재니 생각했으니까. 아직 다다씨에 대한 마음은 그냥 호감이 전부긴 했지만 그래도 초반에 전혀 관심 없던 때에 비해선 많이 가까워지기도 했고 그만큼 호감이 생기기도 했을 듯. 어쨌든 그렇게 둘은 저녁까지 먹으러 갔는데 술도 마셨을 것 같음.
다다씨는 운전해야해서 안 마시고 재니만 조금 마셨는데 재니 오늘따라 술이 잘 안 받은 건지 조금 취하고 말았겠네. 취하면 하이텐션 되고 스킨십도 많아지는 재니 다다씨한테 매달리듯 팔짱 낀 채로 A동으로 들어왔는데 그 모습을 지스가 봤을 거야. 지스 오늘도 뫄뫄씨랑 같이 A동에서
놔놔씨까지 해서 셋이 저녁 먹고 있는데 재니가 다다씨랑 같이 들어온 거였겠지. 딱 봐도 취한 듯한 재니 보며 뫄뫄씨와 놔놔씨는 술 많이 마셨냐며 걱정반 장난반 묻고 그러는데 지스만 그대로 굳은 사람처럼 아무 말 없이 재니 빤히 쳐다보기만 할 것 같음.
마침 고개 돌린 재니랑 눈 정통으로 마주치고 나서야 지스 고개를 푹 숙였을 거. 지스 그렇게 잠깐 고개 숙이고 있다가 벌떡 일어나선 걸어가는데
"언니 어디 가?"
"..잠깐 화장실 좀."
그런 지스를 이상하게 보곤 재니가 취한 것치곤 제법 또렷한 발음으로 물었을 거다. 지스 거기엔 서둘러
대답하고 화장실로 들어갔겠네. 지스 화장실 들어가서 변기 커버 내리고 앉아서 고개 푹 숙인 채로 깊은 한숨 몰아쉬어. 아.. 나 진짜 왜 이렇게 바보 같지? 지스 답지 않게 자책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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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니가 다른 사람과 잘 되는 모습을 보면 제 마음을 정리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확신하게 되더라구요. 제 마음이.. 아직 재니를 향하고 있다는 걸.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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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를 할 수 있긴 무슨... 속이 이렇게 찢어질 것 같은데. 지스 생각하며 머리 쓸어넘김. 울면 안된다 생각하고 겨우 눈물만 참을 지스. 참는 건 예전부터 잘하던 지스였으니까. 그렇게 지스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만 화장실에서 마음 다잡곤 손 씻고 나오면 재니는 어디로 갔는지
안 보이고 다다씨만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식탁에 앉아있음.
"재니는?"
"자기 방에 누워있어. 좀 자야 술이 깰 것 같다고 그래서."
지스 애써 무심한 척 묻곤 다다씨 대답엔 아아, 한 뒤 제 자리에 앉아. 아직 식사를 다 했던 게 아니라 밥맛은 뚝 떨어졌어도 일단 제 접시에 있는 건
꾸역꾸역 입에 넣는 지스인데 다다씨가 한결 신난 목소리로 오늘 재니와의 데이트를 자랑하는 거지. 진짜 체할 것 같다.. 지스 미련하게 방에 들어가지도 않고 그 자랑을 다 들으면서 생각했을 듯.
그렇게 저녁 먹고 오늘은 A동에서 다같이 모였음. 재니는 한시간쯤 자고 내려왔겠지. 다행히 자고 일어난 재니는 술이 거의 다 깬 상태였겠다. 어쨌든 이렇게 다 모였으니 이제 속마음문자를 보낼 차례잖아. 지스 오늘은 전혀 고민 없이 재니에게 문자를 보내려고 타자를 치는데 몇 번을
반복해서 썼다가 지웠다가 했을 듯. 결국 지스가 보낸 문자는.. 미안해, 세글자였겠지. 그렇게 다들 문자를 보내고 얼마 후 온 문자는 전혀 예상 못했던 문자였을 거야.

「 오늘부터 속마음 선택 문자는
전달되지 않고 저장됩니다
최종선택 후 한꺼번에 전송됩니다 」
하필이면 오늘부터 문자가 전달되지 않고 저장된다는 문자였겠네. 하.. 지스 기가 막힌 타이밍에 한숨을 옅게 내쉼. 아니.. 오히려 다행인가. 마음 편하게 재니한테 문자를 보낼 수 있었으니까. 지스 이렇게 생각하며 제가 재니에게 보낸 문자를 잠깐 바라보다가 핸드폰을 덮었겠다.
그렇게 다들 모여서 술도 마시고 떠들다가 잘 때가 돼서 각자 숙소로 갔을 거다. 아까 이후로 술은 더 안 마신 재니 잘 준비 다 하고서 물만 떠오려고 잠깐 1층으로 내려갔겠지. 그런데 얼핏 온실에 누가 앉아있는 것 같은 거. 누구지? 재니 고개 빼꼼 내밀어 확인하는데 조그만 뒷모습이 지스인 거지.
언니가 왜..? 아까도 피곤하다고 술은 입에도 안 대길래 일찍 잘 줄 알았더니 혼자 저러고 있는 지스를 보니 재니 발걸음이 멈출 수밖에 없음. 혹시.. 아픈 건 아니겠지? 재니 아까부터 오늘따라 유난히 다운 돼있던 지스를 생각하니까 그런 걱정이 들었을 거야. 또 재니는 알잖아.
지스가 원래 아파도 남들한테 얘기 안하고 혼자 끙끙 앓기만 한다는 걸.. 지금도 룸메인 와와씨한테 방해될까봐 혼자 저러고 있는 걸 수도 있단 생각이 든 재니는.. 절대 지스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거지. 하.. 재니 옅게 한숨 쉬곤 지스가 있는 온실로 향함.
재니 온실 문 열고 들어오면 무릎에 고개 쳐박고있던 지스 슬쩍 고개 들어서 재니 쳐다보곤 당황한 표정 될 거야. 그러곤 이내 급하게 다시 고개 숙여서 표정 감출 지스.
"왜 그렇게 놀라?"
"..네가 인기척도 없이 들어와서 그렇잖아."
지스 변명하면 재니 참나, 헛웃음 침.
"그럼 언니는 여기서 뭐 하는데. 언니 안 자?"
"이따가 잘 거야."
"이따가가 언젠데."
"...너 안 가? 계속 여기 있을 거야?"
헛웃음 친거 치곤 재니 다정하게 물으면 지스는 퉁명하게 대답해. 이 언니가 진짜.. 이젠 내 얼굴 보기도 싫다 이거야? 재니 이런 생각 하며 찌릿 눈 흘겨 지스 쳐다볼 거.
하지만 재니 일어나진 않겠네. 그때 지스도 그랬었으니까. 처음에 재니가 힘들어서 혼자 밖에 앉아있을 때 지스도 안 가고 재니 곁을 지키고 있던 것처럼 재니 그냥 지스 말 무시하고 앉아있는 거. 그런데 자세히 보니까 지스 눈에 눈물이 맺혀있는 것도 같은 거지.
재니 거기엔 놀라서 지스한테 훅 가까이 다가가며 물을 듯.
"언니 어디 아픈 건 아니지?"
"아니야, 그런 거."
"...그럼 왜 울어."
재니 대놓고 물으면 지스 대답 못 하고 대신 무릎에 고개 더 쳐박음. 지스가 잘 안 우는 걸 아니까 재니는 그런 지스가 더 걱정될 수밖에 없지.
"언니 나 좀 봐봐."
"싫어."
"아 진짜 김지스 이 고집불통."
재니는 걱정돼서 그러는데 지스가 고집 부리니까 짜증난단 말투로 말했는데 지스가 거기에 옅게 웃었으면 좋겠음. 재니 갑자기 지스가 웃으니까 뭐야? 하는 표정으로 지스 쳐다보는데 지스가 곧이어 이러는 거지.
"맞아. 난 고집불통이고 그래서 다 망쳤어."
알 수 없는.. 혼잣말인지 자기한테 하는 말인지도 모르겠는 말에 재니는 여전히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있는 채겠네. 그때 지스가 말을 더 이을 것 같음.
"재니야."
"..왜, 언니."
"그때 네가 그랬잖아. 아무랑도 잘될 수 없다구."
"사실.. 아무랑도 잘될 수 없는 건 나야."
지스 울음 참느라 말끝이 떨리며 말했을 거.
"무슨 소리야, 그게.. 언니가 왜 아무랑도 잘될 수가 없어. 오늘 뫄뫄 언니랑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아니, 그게 아니라 난..."
"........"
"난.. 너를 두고 절대 다른 사람과.. 잘될 수가 없어, 재니야."
이어진 지스 말에는 재니 쉽게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을 거. 어, 언니가 왜.. 재니 아직 상황을 잘 모르겠다는 듯 말을 더듬으며 중얼거리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지스를 쳐다봤을 거야. 그리곤 조심히 지스의 양볼을 잡고 고개를 들게 하면 지스 너무 힘없이 그대로 재니를 바라보게 돼.
눈물이 잔뜩 맺힌 지스의 눈망울 마주하고나서야 재니 지스가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한지 알았을 듯. 재니 떨리는 손끝으로 지스의 볼을 감싸며.. 떨리는 숨을 뱉었을 거야. 지스를 바라보는 재니의 두눈동자도 마찬가지로 떨리고 있었겠지. 그렇게 아무말없이 있다가 재니 이내
지스와 이마를 맞대곤 떨리는 목소리로 말할 거.
"언제는.. 날 정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
"왜.. 왜 이제 와서....."
재니 입술을 꾹 씹으며 말을 삼켰을 듯. 상처를 줄대로 다 줘놓고.. 나는 그래서 이미 다 포기했는데.. 언니를 애써 정리해가고 있었는데...
재니 차마 꺼내지 못한 말들이 목구멍에 막힌 듯 제 속에서 맴돌기만 했을 거야.
"여기서 나한테 가장 상처준 사람은 언니잖아.."
재니 울듯한 목소리로 이 한마디만 겨우 내뱉겠지. 지스 그 말에 제가 적었던 재니의 X 소개서가 생각났을 거야.
'마음이 여린 재니가 이곳에서 상처 받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재니의 입을 빌려 부탁했던 지스였는데.. 정작 재니한테 가장 상처를 준 사람은 자기였다는 거니까.
"미안해..."
지스 고개 푹 숙이며 할 수 있는 말은 이 세글자밖에 없었을 거.
재니 지스의 사과에 멈칫했다가.. 지스의 볼을 감싸고 있던 손을 내리겠지. 그리곤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날 재니.
"나 들어갈게. 언니도.. 얼른 들어가."
재니 여전히 그자리 그대로 그러고 있는 지스에게 이렇게 말하곤 온실을 나섰을 거. 일단 지금은 지스를 마주하고 있는 것만으로 힘들었으니까.
재니 그렇게 바로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벽 짚고 멈춰 섬. 혼란스러웠거든. 여태까지 재니는 지스가 저와 다시 잘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니까. 이제 와서 갑자기 왜 태도가 바뀌었는지도 모르겠고.. 재니는 간신히 마음 덮어두고 정리하고 있던 중이었으니 더 혼란스러웠지.
그런데 또 이렇게까지 약한 지스의 모습은 3년을 넘게 사귄 재니도 처음 보는 거라서 더 재니 뭘 어째야 할지 모르겠는 거. 재니 두고 나온 지스 생각에 고개 휙 돌려서 당장이라도 지스 달래주러 갈 것 처럼 온실 쪽 쳐다봤다가.. 이내 다시 고개 돌려버리겠지. 그리곤 제 방으로 들어갔을 재니.
그날 재니 방에 들어가서도 한참을 잠 못 자다가 어쨌든 몸은 피곤하니까 겨우 잠들었을 거야. 다행히 오늘은 이제 홈데이트 날이라 마땅히 일정 없어서 늦잠 잘 수 있었을 재니. 그렇게 재니 평소보다 늦게 일어나서 1층에 있는 지스 마주칠 자신 없어서 일부러 더 느긋하게 준비하고
아점으로 대충 뭐라도 주워먹긴 해야할 것 같아서 뒤늦게 1층으로 내려왔을 듯. 1층 식탁에는 같은 숙소인 놔놔씨와 와와씨, 그리고 다른 숙소인 뫄뫄씨가 모여 앉아있는데 당연히 같이 있을 줄 알았던 지스가 없는 거. 화장실이라도 잠깐 갔나..? 재니 일단 그렇게 생각하며
비어있는 뫄뫄씨 옆자리 말고 일부러 놔놔씨 옆에 앉아서 사람들이 사둔 빵 먹는데 재니 빵 다 먹어갈때쯤까지 지스가 안 오는 거.
"그런데.. 지스 언니는 어딨어?"
"아, 지스 방에. 컨디션이 안 좋다고 하더라구."
"어? 진짜? 많이 아프대?"
"그건 아니구 머리가 좀 아프다고 해서.. 그래도 아까 약 먹었어."
그래서 재니 눈치 좀 보다가 은근슬쩍 물었더니 지스가 컨디션이 안 좋아 방에 있다는 거네. 재니 지스 아프단 말에 어제 많이 울던 지스 생각이 났겠지. 그런 지스를 혼자 두고나왔었는데.. 아프다고 하니까
재니 더 마음이 안 좋을 수밖에 없어. 꼭 자기 때문에 아픈 것 같잖아.. 아니 그게 정말 맞을지도 모르고... 재니 지스 걱정돼서 그후론 사람들이랑 얘기해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게 됨. 괜찮나 보고 싶은데.. 저렇게 혼자 둬도 되나? 간호 해줘야 하는거 아냐? 별생각 다 하다가
이런 자기가 너무 오버하고 있다는 거 사실 재니도 아니까 한숨 옅게 내쉬어. 아냐.. 약 먹었다니까 자고 있겠지..... 재니 애써 이렇게 생각하며 불안한 마음 달램. 그리고 사람들이랑 있어봤자 어차피 얘기는 안 들렸지만 재니 혼자 있으면 더 지스 생각만 할 것 같아서 그냥 계속 같이 앉아있겠지.
그렇게 재니 잘 얘기하고 할 일도 좀 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B동 가서 다같이 바베큐 파티 하기로 했거든. 그래서 이제 준비하러 B동 가야하는데 지스 룸메인 와와씨가 자긴 조금 더 이따가 지스랑 같이 오겠다고 그랬겠네. 재니 지스랑 같이 가겠다고 말하려다가.. 와와씨가 먼저
같이 오겠다고 해서 그냥 말았겠지. 어제 그런 일도 있었으니 재니 자기 행동 하나하나가 더 신경쓰이기도 했고.. 그 대신 재니 사람들이랑 같이 가기 전에 잠깐 조심히 지스 방문 살짝 열어볼 것 같음. 지금쯤이면 지스가 깼을 것도 같았거든.
재니 살짝 열린 틈새로 보니 지스 깨선 이미 씻기까지 다 한 상태로 침대에 멀쩡히 앉아 머리 아팠다면서 노트북 하고 있는 거네. 그리고 그런 지스 훔쳐보다가 정통으로 눈 마주쳤을 재니.
"왜?"
"...언니 언제 일어났어?"
"아까."
어제 일은 다 꿈이었던 것처럼 지스 아무렇지 않게 대답함.
그 얼굴은 그렇게 울어놓고 전혀 붓지도 않아서 재니 더 어제 본 지스가 제 꿈이었나 싶은 느낌이야. 하지만 묘하게 쉰 듯한 목소리를 생각하면 꿈은 아니었던 게 맞긴 한 것 같았겠지.
"할 말 있어?"
"아, 아니.. 없어."
재니 갑작스러운 지스 질문에는 당황해서 없다고 말하곤 그럼 왜 그러고
자꾸 자길 보고 있냐는 듯한 지스 눈빛에는 뻘쭘하게 방문 닫아버렸을 듯. 하 진짜.. 왜 이렇게 바보 같지, 나.. 재니 한숨 푹 내쉬며 머리 쓸어넘기며 생각함. 재니 어제 그러고나서 더 어떻게 해야할지 도통 모르겠어서 답답할 것 같음.
어쨌든 그렇게 재니는 먼저 B동 가서 바베큐 준비 하고 있으면 그래도 지스도 밥 먹을때쯤엔 와와씨랑 같이 왔을 듯. 그러고 다같이 바베큐 먹는데 재니 체할 것 같은 느낌일 것 같음.. 하필이면 자리가 재니 오른쪽에 다다씨, 왼쪽에 지스가 앉았거든. 그러니까 양쪽에 전여친과 현썸녀를 두고
앉게 됐으니 재니 체할 것 같은 것도 무리는 아니었지. 정작 지스도 다다씨도 아무런 티도 안 내는데 재니 혼자 가운데 껴서 밥 제대로 못 먹고 깨작깨작거리는 거.
.
.
.
-원래는 지스 언니 앞에서 다다 언니랑 얘기를 해도 전혀 눈치 보이진 않았는데.. 오늘은 그게 좀 안되더라구요. 자꾸 지스 언니를 신경쓰게 됐어요.
.
.
.
"입맛 없어?"
"어? 아니.. 아니야."
그리고 그런 재니를 아닌 척해도 당연히 신경쓰고 있던 지스가 물었을 거다. 재니 전혀 아닌게 아닌 얼굴로 대답하면 지스 아무 말 없이 잠깐 생각하다가 저 끝쪽에 있는 명이나물이랑 잘 자른 고기랑 같이 싸서 재니 접시에 올려줄 것 같음.
재니가 그렇게 먹는 걸 좋아하던 걸 지스는 기억하고 있었거든. 그렇게 말 없이 접시에 올려주곤 자기 밥 먹는 지스에는 재니 지스 힐끔 쳐다보곤 지스가 준 거 냐암 먹어. 아까까진 분명 입맛 없었는데 지스가 준 건 또.. 맛있었겠지.고마워.. 하고 재니 거의 지스만 들리도록 작게 중얼거렸을 듯.
그렇게 밥은 어찌어찌 다 먹었는데 재니는 여전히 체할 것 같을 거야. 이번엔.. 마음이 울렁울렁해서. 어제 눈물 그렁그렁해서 자길 보던 지스가 자꾸 생각날 재니. 하지만 그럴수록 여러가지 감정이 한꺼번에 막 들것 같음. 지스가 아직 자길 정리하지 못했단 사실에 솔직히 기쁘면서도
마냥 기쁘지만도 않은 거지. 어제 지스는 아무랑도 잘될 수 없다고 했으니까.. 그 말은 자기랑도 잘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건데 어쨌거나 여전히 나랑 다시 잘될 마음이 없는 걸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사실 이젠 재니가 지스랑 다시 만날 자신이 부족했거든. 여기 와서도 지스한테 이미
많은 상처를 받은 재니였으니까. 그리고 왜 갑자기 지스가 태도가 변한 건지도 모르겠고.. 또 재니 본인도 이번에야 말로 지스를 정리하자고 단단히 마음을 먹은 상태였으니 확신이 더 안 드는 거였지.
그렇게 재니 이런저런 생각에 저도 모르게 한숨 푹 내쉬면 언제 온 건지 옆에 앉은 다다씨가 무슨 일이냐는 듯 왜? 하고 묻는 거네.. 하지만 재니 다른 사람한텐 다 말해도 다다씨한텐 이런 마음 절대 못 말하니까 그냥 아무 것도 아니야 하면서 애써 웃음.
어쨌든 그렇게 모여있는데 오늘도 편지가 하나 도착했을 듯. 그리고 그 편지에는..

「 최종 선택 D-3입니다
내일은 X와 데이트합니다 」

내일은 어쩌면 최종 선택 전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X와의 데이트를 한다는 얘기가 적혀있었을 거야.
.
.
.
-제주도에 와서 언니랑 한 번쯤은 데이트 해보고 싶다곤 생각했었어요. ...마음이 복잡하긴 하지만 그래도 언니와 마지막 데이트가 될지도 모르니까.. 즐겁게 다녀오고 싶어요.
-내일 데이트가 저나 재니한테나... 전환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젠 저도 제 마음에 솔직해질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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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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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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