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한테 삐져서 개띠껍게 구는 신재현이 보고싶음

🐶 촬영은 끝났냐?
🔨 끝났으니까 지금 전화를 하고 있겠죠?
🐶 저녁은 먹었고?
🔨 굶진 않았어요.
🐶 ;; 언제까지 그럴 건데?
🔨 내가 벌써 귀찮아요?
🐶 아니 하.... 미안하다고 했잖아.
🔨 요새는 사과를 한숨 쉬면서 하나?
달래주려고 신재현 집 가면 굳이굳이 현관까지 나와서 문만 열어주고(특: 박문대도 신재현 집 비번 알고있음) 한참 빤히 쳐다보다가 다시 거실 소파로 돌아가서 콩이만 쓰다듬음
절대 먼저 인사 안함
근데 콩이가 문대한테 달려가서 배신감느끼는 표정으로 그거 지켜봄
🐶 ...어, 콩이 안녕.
🔨 후배님은 지금 나보다 콩이한테 먼저 인사가 나와요?
🐶 니가 인사를 얘보다 먼저 하지 그랬냐.
🔨 나 달래주러 온 거 아니었어요? 말을 왜 그렇게 하지?
🐶 (참자...) 오냐 그래, 미안하다.
🔨 뭐가 미안한데요?
🐶 (tq...) 말 띠껍게 해서 미안하다.
문대는 속으로 참을 인을 세 번 새겼음
할 말이 없었기 때문임
데뷔 1n년차 되어가는 청려가 지나가는 말로 슬슬 은퇴도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를 꺼냈을 때 자기도 모르게 테스타 자아가 나와서 '드디어?' 라고 해버렸던 거임
그때의 그 갑분싸는.... 진짜 잊을수가 없었음
아니 근데 생각해보면 좀 억울했음. 테스타 입장에서 그 얘기가 안 나오겠냐고. 좀 치고 올라와보려고 브이틱 군대가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저 망할 놈은 군백기도 없었음.
화력이 떨어지기는커녕 매번 독기 품고 티어 유지해서 혀를 내두르다 못해 종종 빡이 쳤음
사귀는 거랑 별개로 자기도모르게 아 ㅅㅂ 드디어< 소리가 안 나올 수가 없었던거임
...물론 그래도 애인이 저런 고민을 공유하는데 반응이 저따위였던 건 자기가 잘못한 게 맞았음
그니까 지금 일주일째 말뽄새 사리면서 얌전히 달래주고 있잖아
...근데 아무래도 좀 단단히 삐진 모양임
🔨 콩아.

콩이... 문대 오랜만에 봐서 신났음 아빠가 불러도 거들떠도 안봄

🔨 됐어요. 둘이 잘 살아요.
🐶 아 또 왜 그러는데.

그래놓고 방으로 쏙 들어가는데
그거알지... 삐진사람한테 삐졌냐고 물어보면 진짜 더 개빡치는거
방으로 따라들어간 박문대... 금기어를 꺼내버림
🐶 야. 언제까지 삐져 있을 건데.

그 말에 신재현은... 진짜 어이없다는 투로 허, 하고 헛웃음을 뱉더니

🔨 기분 풀렸을 때 후배님 입에서 '드디어' 소리 나오게 하려면 한참 멀었죠.
🐶 ...내가 미안하다니까.
🔨 아니에요, 후배님이 미안할 게 뭐가 있어요. 그럴 수 있죠.
🐶 너 계속 후배님이라고 부를 거냐?
🔨 그게 왜요? 적절한 호칭 아니에요? 내가 우리 사이에 느끼는 거리감은 딱 이 정도인데.
🐶 ...신재현.
🔨 네, 후배님.
🐶 ...미안해.
🔨 미안할 거 없다니까요? 내가 눈치가 없었지. 내가 미안해요, 후배님.
🐶 아니, 하....
이걸 어떻게 풀어주지? 일단 지금까지 문대가 시도한 목록은 다음과 같음

1. 맛있는걸 해준다
-> 어떻게 후배님한테 그런걸 시키냐고 업계 선후배 갑질로 인성논란 난다고 거부함

2. 재현아 현아 하면서 안고 달래준다
-> 풀어지는듯 하더니 한시간쯤 뒤에 다시생각해도 빡치는지 거부함
3. 테스타 입장을 설명하며 악의가 없음을 피력한다
-> 알겠어요. 앞으로도 선의의 경쟁을 계속해봐요 후배님.

4. 콩이한테 너네아빠좀 달래보라 해본다
-> 콩이가 박문대를 너무 좋아해서 역효과

5. 🔞
-> 후배님은 나 이러려고 만나냐고 역효과 (🐶: 억울)
결국 일주일째 신재현 집에 출석중임
근데 또 올때마다 문은 꼬박꼬박 열어주는걸 보니 노오력의 효과가 아주 없진 않은거같음

🐶 ...재현아.
🔨 ...왜요.
🐶 진짜 미안하다. 브이틱이 너한테 어떤 의미인지 아는데.
🔨 괜찮아요. 후배님 무의식은 공감을 못했을 수도 있지.
🐶 ...그게 아니라,
🔨 뭐 따지고 보면 후배님이랑은 상관 없는 일이기도 하고.
🐶 아니 뭐 말을 그렇게 해. 상관이 왜 없어, 네 일인데.
🔨 후배님은 왜 말을 그렇게 했는데요?
🐶 ...미안하다.
🔨 사과 들으려는 게 아니고 진짜 그냥 궁금해서요. 왜 그랬어요?
🐶 ...아니...
🔨 나는 후배님이 내 무대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봐? 진작 말해주지 그랬어요. 혼자 착각했네.
🐶 갑자기 무대 얘기는 또 왜 나오...

쩔쩔매던 문대는 문득 한 가지 당연한 사실에 생각이 닿게 됨
...은퇴하면 이제 무대도 안 서는 건가? 노래도 안 만들고? 춤도 안 추고?
🐶 ...너 그럼 은퇴하면 무대 안 서게?
🔨 당연한 소리를 하네. 예전만 못하다는 말 들을 바에는 안 하는 게 낫죠.

문대는 반사적으로 청려의 무대들을 떠올림. 앨범 준비하면서 설렌다는 듯 웃던 얼굴과 활동하면서 즐거워 보이던 표정들도 떠올림.
근데 그걸 아예 안 한다고? 이제 못 본다고?
그제서야 청려의 은퇴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조금 실감이 나기 시작함. 성적이고 나발이고 '청려' 자체가 무대에서 내려온다는 뜻이라는 걸.

🔨 다시 하고 싶은게 많아진 지 상대적으로 얼마 안 돼서 그런가 좀 아쉽고 허탈하긴 한데, 그래도 박수칠 때 떠나는 게 낫... 문대 씨?
문대는 신재현도 사랑했지만 청려도 정말 좋아했음. 애초에 둘이 구분이 안 되기도 하고. 그걸 다시 곱씹으면서 '신재현'이 하는 말을 듣자니 미안함 마음이 지금까지랑은 차원이 다르게 숨통을 조임.

🔨 ...문대 씨.

무의식 중에 호칭이 바뀐 것도 몰랐음. 그냥 너무 미안하고...
이제 청려가 자기랑 닮은 음악을 들고 나와서 자기랑 닮은 무대를 하는 것도 못 보는 거니까 그게 너무 아쉽고
상대의 삶에서 가장 비중을 차지하던 가치가 과거로 남는다는 것도 아쉽고

왜 당연히 은퇴해도 무대는 할 거라고 생각했지? 청려가 아닌 신재현을 상상할 수 없어서였는지도 모르겠음.
🔨 ...진짜 울어요? 왜 갑자기...

울어? 내가? 상대가 눈가를 닦아주는 걸 보니 그런 모양임. 근데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고, 사과를 해야된다는 생각만 머리에 가득했음.

🐶 나는 네가.

무대에 계속 섰으면 좋겠어. 다음엔 또 무슨 음악을 할까 즐겁게 고민했으면 좋겠어.
또 후련하게 웃었으면 좋겠어. 내일을, '다시 한 번' 도전할 미지의 날들을 기대하며 살았으면 좋겠어.

🐶 ...은퇴 안 했으면 좋겠어.

진심이야. 미안해. 이미 몇 번이나 반복한 사과지만 무게가 좀 달랐음.

🔨 ...울면서 그러는 건 좀 치사한데.
🐶 눈물이 나는 걸 뭐 어떡하냐.
🔨 눈물이 왜 나는데.
🐶 몰라. 네가 안 울어서 그런가.

생각할수록 진짜 못할 짓 했구나 싶어서 오글거리고 자시고 주절주절 떠들게 됐음.

나 네 무대 좋아하는 거 맞아. 네가 이뤄낸 것들도 존경하고. 애초에 네가 만드는 음악은 다 너랑 닮았는데 어떻게 안 좋아하냐.
문대 눈물 닦아주던 청려는 애매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더니 한숨을 쉬었음.

🔨 ...그만 말해도 되니까 자요, 이제.

그리고는 문대를 눕히고 이불을 턱까지 끌어올려 덮어줌. 청려가 옆에 눕는 걸 가만 지켜보던 문대는 약간 망설이다가 중얼거림.

🐶 오늘도 뒤돌아서 잘 거냐.
...오늘도 돌아누운 자세로 자려던 청려가 멈칫하고 문대를 흘깃 쳐다봄. 그리고 또 한숨을 푹 쉬더니 결국 마주보고 팔을 벌림

🔨 ...이리 와요.

박문대도 냉큼 주섬주섬 가서 품에 파고들었음

🔨 아직 화 풀린 거 아니에요.
🐶 ...어. 미안.
그렇게 한참 끌어안고 있다가 문대가 또 조심스레 입을 열었음

🐶 야 근데.
🔨 또 뭐요.

...말을 할까 말까 고민하긴 했는데 다음 주부터 또 바빠지니까....

🐶 ...진짜 그냥 잘 거야?

말뜻을 이해한 청려는 어이없다는 긋 웃었음

🔨 문대 씨 진짜 저 이러려고 만나요?
🐶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놈이 뭔... 안 내키면 됐어.
🔨
🐶

🐶 야 근데.
🔨 안 해요.
🐶 아니, 뽀뽀는 해도 되냐?
🔨
🐶

대답이 없자 문대가 눈치보면서 고개 빼더니 입에 쪽 소리 내고 다시 꾸물꾸물 품으로 돌아감
청려는... 한숨을 참았음
🔨 ...내일 스케줄 몇 시인데.
🐶 없어.
🔨 ...
🐶 ...

넘어가기 존심 상하는데 방금전까지 퐁퐁 우느라 벌게진 눈으로 저러니까
...

🔨 후배님 진짜 짜증나는 거 알아요?
🐶 어... 미안.
🔨
🐶
박문대는 고뇌함
여기서 한번 더 건들면 뇌절인가? 가만히 입 다물고 있어야 하나? 좀 더 살살 달래줘야하나? 눈치보다가 한 마디를 톡 뱉음

🐶 ...재현아.
🔨
🐶 아니 꼭 하자는 게 아니라. 진짜 상관없는데.
🔨 그러는 게 더 얄미운데.
🐶 (나더러 뭐 어쩌라고...)
🔨 후배님 생각이 표정에 잘 드러나는 편인 거 알아요?
🐶 알겠냐.
🔨 ...됐어요. 안 해요.
🐶 ...아직 삐졌,
🔨 삐진 게 아니라 화난 거라니까?
🐶 어 그래.... 미안.
...
🐶 근데 나 다음 주부터 못 오는데.
...

결국 그... 그렇게됨
사실 화는 많이 풀렸는데 문대가 쩔쩔매는거 즐기느라 그 뒤로도 한참 띠껍게 굴었음

그리고 은퇴생각 싸그리 날아간 청려가 다음앨범도 독하게 준비해서 브이틱은 또다시 초동 2nn만을 팔아치웠다는 소식
(🐶: tlqk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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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Dec
청려건우 엋건
청려 일반인남친 류건우
동거하는데 프리랜서라 맨날 컴퓨터앞에만 앉아있느라 집에서 블루라이트안경 달고삶
일 안 할 때도 안경 벗는걸 깜빡해서 그냥 그러고 삶

무슨뜻이냐면 청려가 류건우 시력 안좋은줄 착각하고 있다는 뜻임
류건우는 처음에 그걸 몰랐음.
유독... 키스할때나 잘때 안경부터 벗기길래 그냥 걸리적거리는게 싫은가보다 했음

이걸 어쩌다 눈치채게 됐냐면
어느날 건우가 안경 잠깐 벗고 눈가 꾹꾹 누르면서 마사지하고 있었는데
문틈에서 청려가 건우 형, 하고 부르길래 돌아봤었단말임
근데 그때 청려 표정이 처음 보는 표정이었음
그전까지는 갓 태어난 어린 짐승마냥 예쁘게 방긋방긋 웃으면서 약한 척만 했었는데
그땐 갑자기 발톱 숨긴 맹수처럼 쎄하게 쳐다보고 있던 거야

악의가 느껴진 건 아니고 뭐랄까...
류건우는 잠시 머리를 굴리다가 적당한 단어를 찾아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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