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시쿨 Profile picture
Oct 20 8 tweets 2 min read
#문기장군

이 저녁에 뭐 이렇게 으슥한 골목으로 들어가는,

- 아 씨발 깜짝이야!

골목 코너로 들어가는 순간 기다렸단 듯 날 마주보는 무표정한 얼굴에 귀신이라도 본 듯 소리를 질렀다 아차싶어 입을 다물었다.

- 왜 자꾸 졸졸 따라다녀?
- 내가 언제?
- 미용실에서 봤어.
봤으면 아는척이라도 해주던가 존나 투명인간처럼 머리만 하고 나가길래 못 본 줄 알았더니.

- 이렇게 으슥한 곳에서 기다렸다는 듯 말 걸면 나 착각한다, 아저씨?
- 사람 지나다니는 곳에서 그런 말같지도 않은 소리 할까봐 일부러 골목 들어온거야.
- 왜 내 말은 계속 말 같지도 않대?
어두운 골목안을 걸어가며 천불나는 속을 까뒤집듯 말을 쏟아냈다.

- 도대체 왜 싫은건데? 나처럼 어리고 키 크고 잘 생기고 돈 많은 놈이 아저씨 좋다는데 어디가, 어떻게, 왜, 싫냐고.
- 어리고 키 크고 잘 생기고 돈 많은 애가 좋다고 하면 내가 받아줘야 돼?
- 이해가 안가니까 그렇지!
항상 흔들림없는 이 자세와 표정이 한번쯤은 흐트러질 때가 오긴 할까? 아, 존나 궁금해 흐트러진, 인간미 넘치는 장문기..

- 또래나 만나. 비슷한 부류끼리.
- 난 어른남자가 좋은데?
- 난 어린애 싫은데.
- 한마디도 안 져, 씨발. 다정하지나 말던가.
행동은 로봇인가 싶을만큼 각 잡혀있으면서 말투나 목소리는 존나 다정해서 개빡친다고. 내가 담배를 꺼내물면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뻗어 담배를 반토막 내는것도 존나 짜증난다고.

- 나이 들어서 펴도 안 늦어. 끊어.
- 아니 씨발 나랑 키스해줄 것도 아니면서 왜 간섭인데?
- 말도 좀 예쁘게 하고.
- 미쳐 돌겠네. 아저씨가 생각없이 내뱉는 말들이 나한텐 플러팅이거든?
- 적당히 해. 선 넘는 거 봐주는 것도 하루이틀이야.
- 삼일 사일 계속 넘을건데? 안 봐주면 뭐 어떡할건데?

성큼. 큰 보폭으로 한걸음 가까이 다가 온 장문기 얼굴이 너무 가까워져 나도 모르게 숨을 훅 들이마셨다.
- 숨 쉬어.

니 얼굴이 코 앞에 있는데 내가 숨을 어떻게 쉬어 쌰앙.

- 얼굴 빨개졌다. 숨 쉬라고. 누가 잡아 먹어?
- 잡아먹어도 되는, 아,아니, 그게 아니라, 심장이 쿵 해서..요..
- 갑자기 순한 양이 됐네? 존댓말도 할 줄 알고.
- 아,아니 씨발 갑자기 얼굴공격 뭐냐고!
- 말. 예쁘게.
- ..말 예쁘게 하면.. 나랑 만나줄 거에요? 빨리 대답하라고!요... 담배 끊고 말 예쁘게 하면 만나줄 꺼냐니까?!요..?
- 아니. 어린애랑은 안 만나.

...완전 개새끼아냐?!

• • •

Missing some Tweet in this thread? You can try to force a refresh
 

Keep Current with 쥬시쿨

쥬시쿨 Profile picture

Stay in touch and get notified when new unrolls are available from this author!

Read all threads

This Thread may be Removed Anytime!

PDF

Twitter may remove this content at anytime! Save it as PDF for later use!

Try unrolling a thread yourself!

how to unroll video
  1. Follow @ThreadReaderApp to mention us!

  2. From a Twitter thread mention us with a keyword "unroll"
@threadreaderapp unroll

Practice here first or read more on our help page!

More from @wbtlznf7

Oct 22
사랑과 우정 사이3 #8998 #서준지우

나별2 촬영 당시 난 한참 덕질에 빠져있었다.

- 뭘 보고있길래 그렇게 실실 웃고있어?

폰 화면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형이 온 줄도 몰랐다. 죄 지은것처럼 화들짝 놀라서 화면을 숨기는 날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형 얼굴을 보는 순간 웃음이 터졌다.
- 뭐야, 왜 웃어?
- 지금부터 너는 내 여자. 다른 어떤말도 하지마~

흥얼거렸더니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야 너 뭐 본거야" 폰을 뺏으려든다. 한 번 웃음이 터지니까 그런 모습도 너무 웃겨서 허벅지를 팡팡 내려치며 웃다가 폰 화면을 보여줬다.
- 저 요즘 아이돌 덕질하거든요. 건이라는 친구가 있는뎈ㅋㅋ
- 야, 이,이거 왜 보고있,

아이돌을 잠깐 했었다는 건 검색 한 번만 해도 알 수 있는 정보라(물론 좀 놀라긴 했다.) 진작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본인도 언급하는 걸 꺼려하는 거 같고 나도 그렇게 궁금하진 않아서 그랬구나 하고 말았다.
Read 10 tweets
Oct 21
사랑과 우정 사이2 #8998 #서준지우

캐릭터를 어떻게 잡을까 고민하며 대본을 붙잡고 있던 바람에 잠도 못 자고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채 촬영장을 오게 됐다.

- 왜 이렇게 멍때리고 앉아 있어?
- 아, 그냥요. 좀 피곤해서.

의자에 앉아있는 내게 다가와 앞에 떡하니 버티고 서 있는 형을
올려다보니 자동으로 무등거파와써 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

- 어제 통화하느라 너무 늦게 잤지? 좀 일찍 끊을껄.
- 아니에요, 늦게 자서 그런게 아니라..

오래 통화해서 그런게 아닌데 괜히 오해해서 안 해도 될 배려를 할까봐 급히 말을 둘러대는데,
- 어디 아픈 건 아니지?

이마에 손바닥을 대보는 플러팅장인.

- 형 손이 더 뜨거운데욬ㅋㅋㅋㅋ
- 내 말잌ㅋㅋㅋ 나 순간 당황했잖앜ㅋㅋㅋㅋ
- 아 진짜 여지준, 누가 이마에 막 손 얹어보고 그러래, 끼 좀 부리지마옄ㅋㅋㅋ
Read 6 tweets
Oct 21
사랑과 우정 사이1 #8998 #서준지우

- 요즘에 살 너무 빠진 거 아니에요?

기가 막히게도 같은 작품을 세번이나 한 것도 모자라 네번째라니. 진짜 인연인가?

- 볼이 홀쭉해요.
- 요즘 지우가 바빠서 밥을 안 해주네?
- 아~ 한지우가 잘못했넼ㅋㅋㅋ 근데 저 진짜 파스타 잘 해요. 나중에 해줄게요.
- 웃기지맠ㅋㅋㅋㅋ 계란김 만들때 보니까 잔소리만 많지 요알못이더만.
- 아 진짜, 그건 좀 억울하다. 그땐 우리집이 아니라 테이블 셋팅이 방송용이어서 그런거지 나 진짜 잘 해요.
- 아아, 알지알지. 깅강민 요리로 나별 캐스팅 된 건데, 그치?
- 맞죠.
촬영 대기중에 누구 하나가 먼저 장난을 치면 나머지 하나는 자연스럽게 받아치는 우리는 아직도 강서준, 한지우 혹은 나별 세계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 했다.

- 문기형!!

그래서일까? 새 작품 들어가면서 사람들이 문기형이라고 부르는 게 아직 어색하다. 나한텐 아직도 강서준인데.
Read 5 tweets
Oct 21
결박의 의미 #서준지우

강서준이 광고촬영을 하는 일이야 흔하지만, 옛날에 스캔들이 났었던 여배우와 함께한다는 소식을 인터넷에서 확인한 순간 속은 뜨겁고 손은 차가워지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 그.. 강서준 지금 촬영중인 광고 말인데...
- 응, 왜?
- 예전에 스캔들 났던 배우랑 같이 하는 거 같던데, 그 스캔들도 오보였었나?
- 형 스캔들이 한 두건도 아니고 반 이상은 오보었지 뭐.
- 반은 진짜였다는 거네?

내 말보단 게임에 집중하고 있던 김필현은 말 실수했다는 듯 손으로 제 입을 틀어막았지만 이미 늦었다.
- 야야, 지우야, 다 옛날 얘기지 뭐. 어릴때 한번쯤은 하는 불장난, 뭐 그런거 알지?
- 안 해봐서 모르겠는데.
- 아,안해 봤구나아...

낮에 김필현 사무실에서 나눴던 대화에서 하루종일 '불장난'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Read 12 tweets
Oct 20
영고필현2 #서준지우

- 배우가 연기를 해야 배우인 거지, 안 그래? 그니까 니가 설득 좀 해줘.
- 요즘 눈에 들어오는 시나리오가 없다고는 하던데..
- 뭔들 눈에 들어오겠냐?! 너랑 논다고 일은 아예 뒷전인데.

서준이형을 화보 촬영장으로 보내놓고 사무실에서 지우한테 신세한탄을 가장한
강서준 차기작 결정을 부탁했다.

- 지금 서준이형 몇 달간 재계약 한 광고만 겨우겨우 촬영중인 거 알지? 이제 차기작 선택을 해야 돼. 시나리오는 뭐 백날천날 기다려준대?! 쉴 만큼 쉬었어. 세상 어떤 배짱이도 부럽지 않을만큼 쉬었다고 강서준.
- 어떤 작품을 하는게 강서준한테 제일 좋아?
나도 이렇게까지 서로에게 약한 부분을 끄집어내서 부탁하고 싶진 않았지만 어떡하냐고, 난 강서준 소속사 대푠데.

- 스케일이 제일 큰 건 이 액션물인데,
- 액션은 촬영하다가 다칠수도 있지 않나..?
- 에이, 서준이형 유단자인 거 알면서 뭘. 촬영때 합 맞춰서 하니까 걱정 안해도 돼.
Read 7 tweets
Oct 20
영고필현 #서준지우

일개미가 될 거라고 찡찡거릴때는 언제고 다시 연애 시작하고부터 강서준은 세상 둘도 없는 배짱이모드다. 맨날 헤실헤실 베실베실 웃으며 하성과 서울을 왔다갔다 해놓고 오늘은 왜 '나 지금 예민하니까 건들지마.' 하는 얼굴로 와 앉은건지 모르겠다.
- 일 안 할꺼야?! 시나리오 읽긴 했어?

와..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딴 얼굴을 하고 있는거지? 테이블 위에 있는 몇개의 대본은 보기나 한건지.

- 아니 왜 말을 안 해?! 나 답답해 죽는 꼴 볼래?!
- 김대표.
- 어, 그래, 뭐.
- 한지우 보고싶어.

...또라인가? 아니 이 형은 왜 항상 지가 하고싶은 말만 냅다 하는거지..?

- 어쩌라고. 나 지금 일 얘기하고 있잖아. 모레 레스토랑 쉴 거 아냐. 그때 봐! 내일 화보촬영 있는 거 알지?
- 하아..
- 하성 내려갈 생각 하기만 해?!
Read 10 tweets

Did Thread Reader help you today?

Support us! We are indie developers!


This site is made by just two indie developers on a laptop doing marketing, support and development! Read more about the story.

Become a Premium Member ($3/month or $30/year) and get exclusive features!

Become Premium

Don't want to be a Premium member but still want to support us?

Make a small donation by buying us coffee ($5) or help with server cost ($10)

Donate via Paypal

Or Donate anonymously using crypto!

Ethereum

0xfe58350B80634f60Fa6Dc149a72b4DFbc17D341E copy

Bitcoin

3ATGMxNzCUFzxpMCHL5sWSt4DVtS8UqXpi copy

Thank you for your support!

Follow Us on Twitt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