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나미가 발생하면 그 여파로 밀려오는 두번째 파도가 더 위험하다. @FTX_Official 사태의 여파가 암호화폐 시장에 퍼져나가고 있다. 그 신호탄이 바로 이번 '제네시스 인출 중지'. 이 사건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아리쏭할 분들을 위해 정리해보았다.
2/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업을 하는 곳이라 많은 분들이 익숙치 않을 테지만, 제네시스(Genesis)는 기관투자자와 거래소들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기관들끼리 대량의 암호화폐를 P2P로 대출하는 것은 힘드므로, Genesis가 가운데서 이를 알선 및 중개하는 형식이다
3/ 제네시스의 모회사는 그 유명한 @DCGco 이고 '13년에 최초로 비트코인 OTC 데스크를 제공하기도 함. 한마디로 크립토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근본으로 통하는 곳임. 작년에 진행한 대출 규모만 $130B이 넘는데, 참고로 JP 모건 연간 주택담보대출량이랑 비슷함. 결론은 엄청난 빅플레이어였단 뜻
4/ 제네시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거래소 혹은 기관투자자(고객)가 자기가 보관하고 있는 암호화폐를 제네시스에게 넘김
- 제네시스에서 해당 물량을 헤지펀드, 패밀리 오피스 등 각종 투자 하우스들에게 빌려줌
- 대출을 상환 받으면 이자 중 일부 떼가고 고객사에게 돌려줌
5/ 수많은 크립토 기업들이 막대한 보유 자산을 가만히 묵혀두기 보다는, 이를 어떻게든 굴려 수익을 만들고 싶어한다. 헤지펀드나 하우스들은 자신의 전략 포지션에 있어 대량의 암호화폐를 대출해줄 곳이 필요하다. 양측의 이러한 가려움을 딱 긁어준 곳이 제네시스이다.
6/ 제네시스의 정확한 고객 리스트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관련자들에 따르면 암호화폐 큰손들과 기관들 대다수가 제네시스에게 자금을 맡겨왔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7/ 그런데 이런 제네시스가 11월 16일 자금 인출을 중지한 것이다. 제네시스는 11월 11일 FTX가 파산 신청하기 직전 $175M가 FTX에 묶였다고 밝힌 바 있으며, 모회사 Digital Currency Group이 이미 $140M을 투입해 구제해준 바 있다. 하지만 FTX 여파로 게속해서 자금 인출 요청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8/ 결국 제네시스는 현재 요청된 인출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유동성이 부족하다고 인정며 모든 자금 인출을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제네시스도 대출해준 자산을 돌려받아야 수익이 창출되는 것인데, FTX 사태의 영향으로 무사히 돌려받을 지도 미지수이다.
9/ 이번 사태가 위험한 이유는 제네시스에 자산을 맡긴 다수의 기관투자자들의 자산이 모두 묶였다는 것. 크립토 시장 내에서 각종 기관투자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던 곳이 자산을 못 돌려줄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제네시스 내 유동성이 묶이면서 유동성 부족 사태와 공포심리가 퍼질 것으로 보인다
10/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Gemini Earn 자금 인출 중지 사태이다. 메이저 거래소 중 하나인 Gemini는 Gemini Earn이란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은 Gemini Earn에 암호화폐를 넣어놓고 이자를 벌 수 있다. 문제는 Gemini Earn이 제네시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11/ Gemini Earn은 아래와 같은 원리로 작동함
- 고객이 Gemini Earn에 암호화폐 맡김
- Gemini에서 자금 제네시스에 넘기고 그걸로 제네시스가 기관투자자에게 대출해줌
- 이후 기관투자자가 5%(예시)로 상환
- 제네시스가 3% 이자 갖고 나머지 2% 이자 Gemini Earn에게 돌려줌
- 고객은 2% 이자 범
12/ 위 과정을 잘 생각해보면, 그냥 중간에 Gemini가 개인투자자의 자금을 수합하는 중간다리 역할만 하는 것이지, 고객 입장에서는 제네시스에게 돈 맡기는 거랑 마찬가지이다. 제네시스의 자금 인출이 막히면서 자연스레 Gemini Earn의 자금 인출이 막혀버린 것이다.
13/ 일시적으로 자금 인출이 과도하게 증가한 것이어서 나중에 정상대로 복귀하면 자금을 돌려줄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에 제네시스에게 자금을 빌린 기관투자자들이 FTX에 돈이 묶였다는 등의 이유로 상환을 못하면, Genesis도 고객에게 돌려줄 자금이 아예 없어질 수도 있다
14/ 아직 제네시스와 연관된 기업들이 정확히 어디어디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사태가 터지면 다들 처음에 하는 말 "우리는 노출이 없습니다"...) 모회사인 DCG의 네트워크가 크립토 업계 내에 어마어마한 만큼 많은 기관투자자가 제네시스에 노출되어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15/ DCG에서 제네시스에게 구제금융을 해줄 수도 있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DCG도 해당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없을 것이다. 이번 @cz_binance 가 언급한대로 FTX 사태는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며 여파가 어디까지 퍼질 지 계속 유의 깊게 지켜봐야할 것이다.
1/ 공교롭게도 @terra_money 사태가 터지기 직전 날 밤에 작성했던 글이다. 루나 사태가 터진 후 @CoinDesk 에서 도권이 Basis Cash의 창업가 중 한명이라는 폭로가 보도된 바 있다. 이번 스레드에선 Basis Cash가 어떤 프로젝트였고, 왜 실패했는지 알아보자.
2/우선 해당 글은 @CoinDesk 의 해당 보도가 나오기 전에 쓴 글이므로 도권이 저 프로젝트를 창업했을 것이라는 점은 고려하지 않았음을 먼저 밝힌다. Basis Cash는 꽤나 복잡한 역사를 담고 있다. Basis Cash의 첫 시작은 Intangible Labs라는 곳에서 만든 Basis.io 라는 프로젝트였다
3/ Intangible Labs의 Basis.io는 알고리즘으로 운영되는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 및 관리하는 중앙은행을 만들고자 했다. 오랜 연구와 설계를 거쳐 “Basis: A Price-Stable Cryptocurrency with and Algorithmic Central Bank”라는 제목이 백서를 17년도 6월에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