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ad by @tjwnswldn8998

해돋이🌅

"주해성! 우리 1월 1일에..."
"싫다."
"뭐? 나 아직 다 말하지도 않았는데! 들어봐! 우리 1월 1..."
"그러니까 싫다고."
"아이씨...이새끼가!! 듣고 대답해!! 듣고!!"
"안들어도 뻔하지. 골치아픈거 하자고 할거잖아. 귀찮아."
".....내가 귀찮아?.."
"아니...그게 아니고...뭔데 말해봐."

시무룩해진 모습의 녀석에게 말려 다시 묻자 신나서 얘기를 한다.
"우리 1월 1일에 정동진 가서 해돋이 보자."
"아...이럴줄 알았어."
"뭐가? 그래서 싫다는 거야?"

"그날 그런데 가면 사람이 많겠니? 안 많겠니?"
"많겠지."
"그렇지. 그럼 차가 막히겠니? 안 막히겠니?"
"막히겠지."
"그런데도 가자고?"
"어."

그냥 집에 있었음 좋겠구만 굳이 사람이 바글바글 할게 뻔한 해돋이 명소에 가서 해돋이를 봐야겠다 말하는 녀석이었다.
직접 가서 봐야 새해 마음가짐을 제대로 다잡을 수 있을거 같다나 뭐래나...그게 무슨 상관인가 싶지만 안간다하면 더 피곤해질거 같아서 오케이하게 되버렸다.

문제는 운전은 모두 내 몫이었다.
쓸때없이 겁이 많은 양석호는 아직도 면허를 못땄다는 사실.
연말이라 이래저래 정신없이 바빠서 피곤한데 운전도 해야하다니 쉬고 싶었던 나에겐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래도 우린 연인이니까 석호와 마지막날을 보내는게 싫을리 없었다.

그래서 힘들어도 최대한 티를 안내려 했다.
조금 피곤한감이 있었지만 옆에서 조잘조잘 혼자서 잘 떠들고 있는 녀석 덕에 졸리지는 않았는데 본격 차막히는 구간이 나왔다.
석호도 떠들다 지쳤는지 가만히 있고 차가 움직이는것보다 서있는 시간이 더 긴거 같았다.

"하......엄청 막히네."

딱히 누구를 탓하려는 말은 아니었는데. 그냥 피곤함에 절로 내뱉어진 한숨과 말이었다.

"역시 니 말대로 오지 말걸 그랬나?"
괜히 답지않게 눈치를 보는 녀석이었다.

"아니."
"...화났어?.."
"아니야."
"너는 오기 싫었는데 내가 오자해서 억지로 와서 화난거잖아."
"후...아니라니까."
피곤해서 평소보다 더 텐션이 낮은 상태였고, 피곤함을 훔치려 손으로 마른 세수를 하며 답을 했다.

"그냥 돌아가자."
"무슨...! 갑자기 무슨 소리야."
"너는 싫은데 억지로 가는거 같고... 그냥 돌아가자고."
"내가 언제 억지로 간다 했어? 갑자기 왜 그러는건데 무슨 변덕인데 양석호."
"변덕? 그래 그냥 변덕이라 치고 가자고."

"벌써 반이상을 왔는데 어떻게 돌아가! 이게 말이 돼?!"
"왜 말이 안돼? 너 애초에 별로 가기 싫어 했잖아! 그러니까 다시 가자고!"

"아니 왜 또 지랄이야! 너가 해뜨는거 보러 가자며! 내가 언제 가기 싫다 했어? 갑자기 그러는 이유가 뭔데? "
"지랄? 진짜 지랄 한 번 해줘?! '나 가기 싫어요' 하고 빤히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는데 내가 그걸 몰라서 가만히 있었는 줄 알아?"

"하...피곤해서 그래."
"그래 나랑 이렇게 있는게 피곤하다는 거잖아! 그러니까 돌아가자고"
"아니 이건 뭔 확대 해석이야! 나 너랑 이럴 기운도 없어 진짜 피곤하다고 너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에 그런거잖아!"
"너 때문이 아니라는데 자꾸 말꼬리 잡고 늘어질래? 진짜 피곤하게. 하...."
"......"

순간 대화는 끊겼고 막힌 도로는 이제야 좀 뚫린건지 차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차안은 숨막히는 적막이 돌았다.
그 후론 생각보다 막히지않아서 해돋지 명소라는 그곳에 도착했다.
하지만 결국 해가 다 뜰때까지 둘 다 차에서 내리지 않았고 해가 다 뜨자 다시 차를 출발 시켰다.

🌅
새해 마음 가짐 어쩌구는 핑계였다.
해성이랑 같이 해가진 깜깜한 밤부터 해가 떠서 밝아질때까지 함께하고 싶었고, 한 해의 마지막 날과 한 해의 시작을 함께하고 싶어서 해돋이를 보러 오자 한거였다.근데 이게 뭐야.
싸우는 바람에 해돋이는 커녕 주해성 얼굴도 제대로 못보고.

큰걸 바란게 아닌데 그게 그렇게 잘못 된건가 싶었다.
괜히 서러워졌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주해성이 눈치챌까 고개를 돌리고 참아보려해도 한 번 터진 눈물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훌쩍이는 소리에 앞만 보고 운전하던 해성이 놀래서 쳐다봤다. 아 쪽팔려.

"너 울어?"
"...아니...앞 보고 운전이나 해."
"미치겠네..."
해성이의 미치겠다는 말에 더 왈칵 쏟아지는 눈물.
".....흑....크흡...아 짜증나...흐..."
소매로 벅벅 문질러 눈물을 훔치는데도 계속 나와.
안되겠다 싶어서 그냥 소매로 눈을 꾹 누르고 참아보려 했다.

그렇게 좀 더 달리는가 싶더니 갑자기 차가 멈췄고 해성이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내려."
해성이 보조석 문을 열고 말했다.
출발한지 얼마 되지않았기 때문에 다시 집에 도착했을리는 없었다.

눈물 감추려고 소매로 벅벅 문질렀더니 안그래도 울어서 부었을 눈가가 따끔따끔 했다.
빨갛게 부어 있을게 뻔했다.
제대로 눈도 못뜨고 여전히 눈물은 흐르고 정신이 없어 하는 내 팔을 잡아 차에서 내리게 한 후 어디론가 끌고 가는 해성이었다.

🛎
도착한곳은 해성이 미리 예약해둔 호텔이었다.
석호한테 얘기를 안했지만 해돋이 보러 가자고 한 날 급하게 찾아 봤고, 다행히도 오션뷰 더블 베드룸이 하나 남아있어서 조금 비쌌지만 큰 맘 먹고 예약한 곳이었다.

원래 같으면 해돋이 잘 보고 텐션 업 되었을 석호에게 나름 서프라이즈 하려고 예약한거였다.
석호는 당일치기라고 생각했을테니까.
이렇게 싸우고 애를 울린채로 데리고 올 생각은 없었다.
눈은 빨갛게 부어서 어리둥절해하는 석호의 손목을 붙잡은채로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올라왔다.

"...이게..뭐야..?"
"보면 몰라?"
방문이 닫히자 마자 석호의 입술을 찾아 맞댔다.울기만 하면 눈만 붓는게 아니라 입술까지 붓는건지 더 통통해진 아랫입술을 물었다.
그걸 신호로 자연스럽게 목으로 감겨오는 팔과 감은 두 눈.

빨갛게 된 눈가가 안쓰러워 손으로 살짝 만지자 쓰라린지 인상을 쓰는 너.
"...으...쓰라려."
"그러니까 바보같이 왜울어."
"몰라...씨ㅂ.."
또 불퉁해진 입술을 내밀며 욕지거리를 날리려는 입을 막았다. 뭐로? 입으로.

2~3시간 자고 일어났더니 피곤함도 꽤나 가셨다.
그 난리를 치고 바로 잠들어서 계속 공복 상태였다.
"주해성 나 배고파."
"뭐 먹으러 나갈래?"
"아니, 누가 너무 괴롭히는 바람에 기운없어."
"아까 좋다 더 해달라 매달리던 사람은 누구죠?"

"미친놈아!!내가 언제 그랬다 그래!!"
얼굴은 새빨게져 가지고 베개를 던지기에 슬쩍 피하고 핸드폰으로 배달음식을 시켰다.
테이블 가득 음식을 펼쳐 놓으니 양석호가 몸에 이불을 둘둘말고 와서 앉았다.

"야 옷 입고 먹어."
"왜? 이러고 있으니까 또 꼴려?" 하며 어깨쪽을 쓱 내리는거 아닌가. 다시 좀 살아났다 이거지?
"아~니~ 못난이. 눈은 아주 퉁퉁 부어가지고. 그래 맘대로 해라. 먹어 먹어."
"아이씨...! 왜 또 시비야 재수없어 주해성."

오션뷰라는 창 밖으론 일몰 시작되고 있었다.

#해성석호

쥬쥬쟈기 온리뽀유💕

저날 저 시간에 체크인 될 리가 없는데 썰적 허용이라 쳐주세요🥺🙏

중간에 약간 생략된 응응부분은 써클로🫠
공개로는 그 부분 생략되도 충분히 읽으실 수 있어요😃

써클까지 이미 보신분들은 써클 걸었지만 뭐가 없는걸 싶쥬?😊 섹텐도 없습니다..그런건 다른곳에 전문가님들께 가서 찾아주세요🙇‍♀️
저는 굉장히 힘냈고 하얗게 불태웠어요...🫠🫠🫠쪽팔려서주절이가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