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지우 의 방학이 보고싶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둘이 친구야? 싶을 경우가 많겠지
어울리는 무리도 다르고 성격도 달랐고 아나운서의 꿈을 가지고 있던 서준과 아무 꿈도 없던 지우. 1번과 26번. 창가자리와 복도자리.
서로를 인지했던 순간을 말하라고 하면 언제였을까? 아마도 둘 다 몰라. 라고 대답할거같다. 급식을 같이 먹었던가, 복도를 오가다가 부딪쳤던가. 그도 아니면 한 눈에 반하기라도 했나?
그냥 어느 새 스며들어 저렇게 마주앉아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겠지.
더 의외인건 학교에서나 붙어다니지 학교밖에선 따로 약속을 잡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준은 학교앞 정류장에서 26-1번을 타고 30분을가고 지우는 학교앞 건너편에서 300번을 타고 가다가 45번으로 갈아탄다. 1시간은 족히 넘는 거리이다. 둘 다 핸드폰과는 그다지 친하지 않다.
그렇게 둘이 처음 맞이한 방학의 반이나 지나갔을때 문득 서준은 지우가 보고싶었다. 지우는 지금 뭘하고 있을까 해가 중천인데 일어났나? 자주 지각하지도 않으면서 가끔 1교시 끝무렵에 큰 키를 구기고 들어와 기어가는 죄송합니다를 뱉는 지우가 떠올랐다.
많고 많은 연락처중에 거의 끝에 있는 [한지우]를 눌렀다.
길게 이어지는 연결음에 괜시리 가슴언저리에서 작은 공이 튕기는 느낌이 들었다. 안받나? 싶을때 어. 한마디가 들려왔다.
-일어났어?
-응..방금.
웃음이 났다. 지우는 잠이 많구나
-오늘 뭐해? 약속있어? 우리 오늘 볼래?
-...응. 좋아
좋아. 좋다는 말이 이렇게 간지러운 말이었나.
해가 조금씩 떨어져가도 여전히 무더운 하루였다. 손부채질로 옅게 불어오는 바람은 들인 노력에 비해 너무 살랑살랑하기 그지없었다.
약속시간에서 5분정도 지났을까 저 멀리서 뛰어오는 지우가 보였다.
천천히 와도 되는데.
앞에 멈춰선 지우는 더위에 뺨이 붉게 데여있었다. 저도모르게 손부채질을 했다. 아무런 효과도 없을 옅은바람에 지우가 살짝, 아주 살짝 웃었다.
늦어서 미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에 이리저리 뻗힌 머리를 누르며 교실로 들어왔던 지우가 떠올라 덩달아 웃음이 새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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