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18년까지 World of Warcraft를 열심히 플레이했었다.
레이드보다는 PvP 위주의 투기장, 평점제 전장에서 열심히 썰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바로 집중력의 원천이었던것 같다.
공부도 게임하듯이 혼자만의 퀘스트를 정해서 했다. #호드를위하여 #WOW
매일 매일 그날의 목표량을 정하여 일퀘/평판퀘 노가다 한다는 심정으로 완전히 숙지할때까지 공부를 하고 어차피 대가리가 나빠서 못외운 내용과 영어 단어들은 빼곡히 포스트잇에 적어 밥먹는 테이블에, 화장실 거울에, 자동차 대시보드에, 아무곳이나 눈길가는 곳에 사정없이 붙여놨다.
문제풀이도 마찬가지였다. 평판노가다 일퀘한다는 생각으로 하루에 3백문제를 정해진 시간안에 풀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이렇게 반복하면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단어만 봐도 구분해내는 능력이 생긴다.
이렇게 WOW를 플레이 한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하는게 꽤 효과적이었다.
누군가에겐 인생을 낭비한 게임일수도 있고
나같은 와저씨 폐인칭호까지 달았던 와우저에겐 뜻밖의 집중력을 얻어 좋은 결과를 얻은 게임이 될 수 있다.
내가 만 46세에 미국 세무사 시험 패스하고 여기저기 이력서 넣었는데 한국 회계법인에 한 70개 넣었나.. 한군데도 연락이 없었다.
다행히 Indeed에 올린 이력서를 보고 미국 회계법인에서 먼저 인터뷰 오퍼가 오더라. 로컬 택스펌이었지만 참 많은걸 깨달았다.
2019년 봄날이었다.
이때부터였구나.
한인들이 운영하는 회계법인들 리스트를 만들어 이력서를 넣었는데 단 한군데에서도 인터뷰 보자는 연락도 받지 못했다.
자포자기 심정으로 Indeed에 올려놓기는 했지만 기대는 하지 않았다.
찾아보니 조지아에선 그래도 세금분야에는 사이즈가 큰 로컬 펌이었고 날아갈듯한 기분이었다.
대표는 아마존에서 성공철학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였고 그는 나의 사정을 잘 이해했고 미국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출발할 기회를 주었다. 한국나이 48살, 만 46세 2019년 3월은 그렇게 나에겐 희망의 봄이었다.
그렇게 나의 제3, 또는 제4의 인생을 미국에서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