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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6 53 tweets 9 min read
클리셰23 #해성석호

- 우주 사조야 하는데..

평소에도 느릿한데 훨씬 더 느릿느릿하고 어눌한 말투로 우주타령을 하는 여섯 살 주해성은 귀엽고도 어렵다.

- 갑자기 뭔 우주야.
- 우주 갖고싶다고 했잖아.. 커서 돈 마니 벌면 꼭 사주께. 아라찌?
- 알긴 뭘 알아, 내가 언제 우주 갖고 싶..다고 했었구나.

‘ 우주 사줘. ’
‘ 우주는 안 팔아 병신아. ’
‘ 나도 알아 병신아. ’

며칠 전 지나가듯 했던 대화가 생각나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대화는 기억하면서 여섯살이라고?

- 내가 우주 사달라고 했던 거 기억나?
- 몰라. 근데 우주 갖고싶댔어..
허허. 지금의 주해성에겐 우리가 나눴던 대화는 기억에 없고 그저 내가 우주를 가지고 싶어하는 놈일 뿐인 거 같다.

- 우주는 안 팔아, 병신아.

지가 했던 말을 그대로 해줬더니, 마치 산타가 없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 만큼의 충격과 공포인 양 눈빛이 흔들리는데, 존나 귀여워 시발,
확 잡아먹어 버릴까?!

- 농담이야. 우주 살 수 있어.
- 지짜?
- 응. 그러니까 나중에 커서 돈 많이 벌면 꼭 사줘.

고개까지 끄덕이며 대꾸하는 주해성은 여전히 낯설지만 그래도 처음보단 마음의 안정이 찾아와 다시금 슬슬 올라오는 장난기.

- 근데.. 너 여섯 살이라며. 그럼 내가 형인데?
- 아니야. 우리 친군데..
- 난 열 여덟살이야. 너보다 나이 훨씬 많은데? 키도 존, 아니 키도 엄청 큰데?

또 한 번 동공지진이 일어나는 걸 보며 키득거렸다. 주해성 내일 하이킥 한 백만번은 하겠네. 아니지, 노아 말로는 필름 끊길때만 주사가 나온댔으니 기억 못 하려나?

- 형 해봐, 형.
여섯 살과 열여덟이라.. 미친, 띠동갑이네.

- 서코가 형이야..?
- 응. 내가 형이야.
- 아닌데..

어린애처럼 순수해진다는 정노아 말을 듣기만 했을 땐 이해가 안 됐었는데 직접 보니까 확 와 닿는다. 사람이 아무리 취해도 그렇지 이렇게까지 정신연령이 어려질수도 있는건가..?
하여간 존나 이상하고 신기한 놈이라니까 이거.

- 왜 형이돼찌..
- 원래 내가 형이야.

혼란스런 심경이 표정으로 여실히 드러나는 주해성은 정말 씹어 삼키고 싶은 수준으로 귀여운데, 마음이 안정되고 보니 기분이 좀 이상하다. 꼭.. 역할극 같은, 컨셉놀이 하는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걸 해 본 적은 없지만 아마도 이런 기분이 아닐까. 시도때도 없이 폰을 들고 영상을 남기기 바쁜 손과는 달리 내 눈은 주해성 얼굴에만 꽂혀있는데, 보면 볼수록 기분이 이상해진다.
하.. 내가 변태라고 몇 번이나 얘기했었는데 이 새끼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내 앞에서 이런 무방비한
모습을 보... 잠깐, 혹시 오늘 일부러 취한건가? 헐?! 내가 생일선물로 애교 보여달랬다고?!

- 뭐 이런 게 다 있어.. 어떻게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있냐고, 미친놈아...

뒤늦게 밀려오는 감동에 심장이 다 녹아내릴 것만 같다. 어쩐지 오늘 존나 이상하다 싶더니만. 고민 있는 사람처럼
혈색도 없이 와서는 노아 가고부터 오버해서 혼자 숨 쉬듯이 술만 퍼 마시던 이유가 이거 때문이었어? 맨정신으로는 못 해 주겠으니까 주사라도 이용해서 내 생일 챙겨준거야, 지금?!

- 아.. 나 진짜 어떡하냐.. 이렇게 니가 좋아서 어떡하면 좋아.. 이제 너 없이 못 살 거 같잖아..
중얼거리는 내 말에 이해 못 한 얼굴로 고개를 갸우뚱 갸우뚱 하던 주해성은 뜬금없이, 생일 추카해 서코! 하며 맑게 웃는데 실소가 터진다. 아.. 입술 빨고 싶어, 씨발...

- 진짜 생일 축하해 줄 거면 눈 감아봐.

나이만 어려진 게 아니라 말도 잘 듣네. 사랑이 넘쳐흘러 터질 것만 같은데 그걸
심장에만 가둬두려니 감당이 안 돼서 어떻게든 표출을 하고 싶은 기분이다. 주해성이 이렇게나 티없이 맑은 순수한 표정을 지을수도 있다는 게 신기하지만, 정작 난 순수하지 못 해서 자꾸만 입술에 눈이가고, 터질거 같은 감정은 어떻게든 표현을 하고 싶고, 눈길이 가던 입술은 존나 빨고 싶고..
눈 감아보란 말에 얌전히 눈을 감고 있는 틈을 타 부딪힌 입술을 빨았다. 놀란 듯 반응하는 주해성이 이상하게 난 자꾸만 꼴려서 몸에 열이 오른다. 말랑말랑한 입술의 느낌이 좋아 몇번이고 빨다가 혀를 집어넣었다. 질척거리며 혀가 얽히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릴 정도로 들이대는데 주해성은
간간히 얕은 신음만 흘릴 뿐 제지를 하지 않았다. 늘 주해성의 리드에 맞춰서 해 오던 키스였는데, 처음으로 내가 리드를 하고 있는 이 기분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내가 리드를 해서 흥분되는 게 아니라, 주해성이 속수무책으로 내게 의지하고 있는 스킨십이라는 생각에, 정말 역할극을
하고 있는 거 같아서 심장이 요동친다. 어린애가 된 주해성은 당황스러워서인지 놀라서인지 키스를 하는 동안 한 번씩 움찔거리며 끙끙대는데 왜 시발 그런 순수함까지 내겐 섹스어필로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망할.

- 석,호야,
- 사랑해, 주해성. 내가 너 존나 사랑하는 거 알지? 응? 알아, 몰라?
- 아,알아.
- 지랄, 하나도 모르는 얼굴이구만 알긴 뭘 알아..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색이 되어 움츠러든 주해성에게 욕정을 느끼는 건 어쩐지 금단의 영역을 침범한 기분이다. 아까보다 얼굴이 좀 더 발갛게 열이 오른 주해성은 진짜 어린애저럼 불안한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하는데
나야말로 어쩔 줄 모르겠다. 당장이라도 눕히고 벗기고 엉키고 싶은데 지가 여섯 살이라는 놈 데리고 뭘 어떻게 해야하나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떨구다 눈에 들어 온 무언가에 실소를 터트렸다.

- 너 지금.. 하 참.. 야. 너 이거 왜 이래?
불안한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하던 게 다름 아닌 이거 때문이었어?

- 주해성이 키스 좀 했다고 선거냐, 지금..?

눈도 못 마주치고 눈동자만 데굴데굴 굴리고 있는 얼굴을 붙잡고 물었다.

- 흥분한거냐고.
- 기분 이상해..
와.. 이거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거야. 정신연령은 여섯 살인데 신체반응은 열아홉이라니..

- 기분이 어떻게 이상한데?
- 몰라..

이 상황이 난 왜 두근거리는지 알면서도 모르고 싶다. 내가 변태인줄은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상변태였구나, 나... 자괴감을 느낄 시간에 그냥 빨리 인정하고
본능에 충실하자 싶어 주해성 허벅지를 짚고 있던 손을 슬며시 이동해서 바지위로 불룩 솟은 그 곳을 손바닥으로 살살 문질렀다.

- 기분이 이상한 게 아니라, 좋은 거야 그거. 더 기분 좋게 해 줄게.

키스할 때도 꽤 얌전해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아무래도 술은 주해성의 정신연령만 앗아가는 게
아니라 힘도 함께 앗아가나 보다. 제 몸을 제대로 못 가누는건지 아니면 물 먹은 솜마냥 무겁게 느껴지는 건지 밀어내지도 못 하고 낑낑대는데 이 꼴을 보면서 내가 어떻게 아무것도 안 해. 말이 안 되잖아. 주해성 어깨를 밀며 쇼파에 완전히 등을 기대게 한 후 다시 입을 맞췄다.
한쪽팔로 주해성 어깨를 감싸고 입술 사이로 진한 알콜향을 공유하며 중심을 문지르던 손으로 벨트와 버클을 풀었다. 지퍼를 내리고 손을 집어넣어 살며시 쥐었더니 눈에 띄게 움찔대는 정직한 몸. 키스 좀 한다고 흥분하는 놈도 아니고, 내가 만져준다고 이렇게 빨리 앞이 반질반질 해 질만큼
흘릴 놈도 아닌데 지금의 주해성은 손으로 조금만 자극을 줘도 ㅋㅍㅇ을 흘릴만큼, 꼭 아직 아무런 경험도 없는, 자위 한 번 못 해 본 소년같다. 게다가 이 상황을 당황해 하고 창피해하고 난감해한다. 앞을 문질러대며 자극하다 기둥을 감싸쥐고 흔들었다. 흐트러진 수트차림으로 쇼파에 기대어
아무런 제지도 못 하고 앓는 주해성은 이렇게나 섹시한데, 흔든지 1분만에 사정하는 꼴은 내 상상속에 존재하지 않는 포인트여서 당황했다. 침대에서 지독히도 날 매달리게 만들고 괴롭다 싶을 만큼 안 놔주는 자제력 만렙 주해성만 겪어보다, 자제력이 뭔데? 난 그런거 몰라. 하는 여섯살 주해성을
보니 귀여워서 실성할 거 같다. 사람 앞일은 모르는 거라더니, 이런 모습을 볼 줄 누가 알았겠어.

- 기분 좋았지?
- ..으응..
- 착하네. 솔직하게 대답하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니 뭔지 모를 창피함을 느끼면서도 얌전히 있는 게 존나 귀여워서 울고싶을 지경이다. 티슈를 뽑아 손을 닦고
체액이 튄 주해성 옷도 대충 닦으며, 옷에 다 묻었으니까 벗어야겠다. 니가 벗을래? 했더니 도리도리.

- 벗겨줘?

끄덕끄덕. 아~ 이 요망한 새끼. 나보고 벗겨달래, 흐흐. 일단 침대로 끌고가야겠다 싶어 일으키려고 했는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주해성은 몸을 못 가눈다. 힘도 없다.
그래서 혼자 일어나질 못 한다. 들쳐 업자니 마른 주제에 존나 무겁다. 부축해서 침대로 끌고가는 동안 꼬꾸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 용을 썼더니 난 힘이 다 빠졌다. 결론=주해성 개새끼.

- 산통 다 깨졌네, 젠장.

재울 때 재우더라도 불편할 게 뻔한 정장차림의 옷이라도 벗겨주자 싶어 벗기는데
주해성은 자꾸만 사정한 제 몸뚱아리에 대해 쫑알댄다.

- 나 아까 왜 그런거야?
- 걍 몸이 기분 좋으면 그렇게 되는거야.
- 왜?
- 그렇다면 그냥 그런거야. 고만 떠들어.
- ..왜?

아, 시발. 존나 미운 여섯 살이네. 확 오르던 텐션이 갑자기 바닥을 치니까 하지도 않았는데 현타가 오는 거 같다.
옷 벗기고 눕혀놓은 주해성의 피사체는 그 어떤 것보다 섹시한데도 힘이라곤 없는 현재의 주해성 육체는 보기좋은 떡일 뿐. 게다가 내가 아무리 세워봐야 참을성, 자제력이 뭔지 모르는 이 놈은 날 어중간하게 흥분과 식음의 사이 어디쯤에 머물게 만들어 힘들게만 한다. 심지어 나 실수 한 듯..?
- 나 또 기분 좋고 싶어.

개 순진한 얼굴로 초롱초롱 날 바라보는데, 아.. 존나 거절 못 할 얼굴로 이러는 건 좀 반칙아니냐..

- ...그만 좀 하자 주해성..

그래도 사실 이렇게 적나라하게 느끼는 얼굴을 구경하는 것도, 평소와 달리 참을성 없는 것도, 내게 온전히 몸을 맡기고 있는 낭창함도,
어떻게 생각해보면 내게는 손해가 아니긴 했다. 그래, 두 번째까지도 괜찮았다 이거야. 아니 근데 미친놈이 힘도 없으면서 정력은 시발 왜 이렇게 좋아. 자꾸 해 달래 미친.. 아.. 이건 아니야.. 뭔가 잘못됐어.. 망할..

- 야, 나 물 좀..

새벽까지도 주해성은 만져달라고 유혹 아닌 유혹을 해댔고
난 주해성을 흥분시키는 머신이 되어야만 했다. 좋긴한데 존나 피곤하고, 새롭긴 한데 억울하고, 나도 좀 풀고 싶은데 겨를이 없어 힘들어 하다가 겨우겨우 재우고 잠들었는데, 얼마나 지났는지 모를 이 시간. 툭툭치며 날 깨운 주해성은 숙취로 인상을 있는데로 써가며 물을 요구하는데 존나 딥빡...
- 양심이 있으면 니가 떠 마셔, 개새끼야.
- 아.. 머리통 깨질 거 같다...
- 하.. 웬수가 따로 없네 시발.

퀭한 얼굴로 물을 떠 주니 잠시 앉아 원샷을 하고 다시 풀썩 눕는다. 아직 잠이 덜 깨서 나도 누워 눈을 감았고, 둘 다 기절하듯 다시 잠들었던 거 같다.
그렇게 또 몇시간이나 잔 건지, 우리는 해가 중천에 뜨고도 남을 시간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눈을 떴다.

- ..나 왜 다 벗고있냐?
- 어제 일 하나도 기억 안 나? 진짜 1도?
- 어.
- 책임져, 변태새끼야.
- 뭘.
- 니가 나한테 얼마나 몹쓸짓을 했는지 모르지?
- 모르니까 묻지.
- 존나 얄밉네.. 아무튼 책임질만한 짓 했으니까 나 책임지라고.
- 미친놈.
- 누가 할 소릴. 너 어제 나한테 존나 만져달라고 했는데 진짜 기억 안 나냐?
- 내가? 만져달라고 했다니, 뭘.
- 어디겠냐, 니 아들래미지.

잠시 멈칫하던 주해성은 이내, 그랬냐? 하며 그냥 수긍해버린다. 마치,
아~ 내가 만취하면 그러기도 하는구나~ 라는 듯. 심심한 반응을 보니 정신 돌아온 거 맞네. 당황하는 모습 보려고 도발해봐야 나만 계속 허무해질 거 같아서 포기했는데 다른 포인트에서 고장나는 주해성을 볼 수 있었다.

- 그나저나 너 어제 일부러 취한거지?
- ...어.
- 왜?
- 눈치 깠으면서 왜 물어 새끼야.
- 니 입으로 듣고 싶으니까 묻지 새끼야.
- .........
- 말 안 해줄거냐?
- 아, 뭐.
- 어제 왜 일부러 취했냐고.
- ...니가 시발 귀염 떨어보라며.

..얼굴 빨개졌다 주해성. 뭐냐, 술 깼는데도 왜 귀염 떨어 미친놈이. 이러면 내가 또 녹잖아.
- 얼굴은 왜 빨개지고 지랄? 귀엽게.
- 뭐래, 미친새끼..

..귀도 빨개졌어. 왜 이래 이 놈. 맨정신인데도 이렇게 부끄러워할 수 있는 인간이었냐..? 술 깼으면 답게 굴란 말이야, 왜 계속 귀엽고 지랄이야 심장 아프게.
- 넌 진짜 알다가도 모르겠다.. 말 나온김에, 취한거야 귀염 좀 떨어보겠다고 그런거라 치고. 고민은 계속 얘기 안 해 줄 거냐?
- 뭔 고민.
- 어제 꽐라되기 전까지 계속 고민있는 얼굴이었잖아.
- ..그게 고민이었는데? 귀염 떠는 거. 하여튼 내가 별 짓거릴 다 한다 너때문에.
헐.. 잠만 나 좀 울고. 사랑스러워 시발... 애교 좀 부리는 게 뭐 그렇게나 큰 일 이라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건데. 그 얘기 하면서 왜 부끄러워하며 얼굴을 붉히고 눈도 못 마주치고 딴청을 피우는 건지 설명 좀...

- 그.. 생일 축하한다. 어제 말 못 한 거 같아서.
- 큭, 어제 말 했어 병신아.
- ..그랬냐?

골려줄 생각으로 이쁜짓 하던 영상 중 생일 축하한다며 눈웃음치던 영상을 보여줬더니 1초만에 낚아채서 꺼버린다. 골이 울려서 꼼짝도 못 하겠다던 놈이 어지간히 싫었나보다, 졸귀샛기.

- 근데 너 필름도 끊기면서 술 취하면 귀염 떠는 건 어떻게 알고 있었냐?
- 노아가 말해줘서.
‘ 너 어제 취해서 완전 애 같았다니까? 과했지, 과했어. ’
‘ 내가 아무리 필름 끊겼다해도 그런 같잖은 거짓말을 하냐? ’
‘ 진짜라고. 밤새도록 노아 조아! 노아 안아줘! 이러면서 사람 잠도 못 자게 괴롭혀놓고 뭐, 거짓말?! ’
- 안 믿었지 처음엔. 근데 두 번째 필름 끊겼을 때 노아가 너처럼 영상을 찍어놨더라고. 다음날 보여주길래 알게 됐지.

‘ 봤냐, 어린애같은 니 모습? ’
‘ ...합성이냐..? ’
‘ 인정하기 싫겠지만 님 실사구요. 앞으로 엄한 여자한테 덮쳐질 생각 아니면 인사불성 될 때까지 마시지 마라. 아니면
나 있을때만 그렇게 마시던가. 무슨 어린애가 잠도 안 자고 동화책 읽어줘, 끝말잇기 하자, 만화 틀어줘, 요구사항이 그렇게 많아? ’

- 그 영상 아직도 있대? 존나 갖고싶어.
- 있겠냐?
- 아, 왜! 지웠대?!
- 폰 박살냈는데.
- ..너도 좀 박살나자.

본인모습에 충격받아 그 후론 한번도
만취할때까지 마신적이 없다는데 노아 조아! 노아 안아줘! 했다는 건 좀 짜증나지만 어제의 그 귀염뽀짝을 본 나로썬 그 전의 모습도 보고 싶다. 근데 주해성은 가차없이 노아의 폰을 박살냈단다. 그것도 메모리는 흔적도 없이. 결론=주해성 개새끼.
생각보다 오래 머무른다 싶었던 노아가 돌아간다는데 나도 모르게 정이라도 든 건가. 그래도 정노아 이 배운 새끼 나한테 평생 잊지못할 선물(수갑)도 주고 주해성 예전 사진도 맛보기로 몇 개 줬었는데 막상 간다하니 좀 아쉽다. 종종 놀러오겠다며 3~4년 뒤엔 아예 한국 와서 정착할거라는데,
아직 한참이나 남은 기간이라 노아가 정착하러 올 때쯤엔 주해성과 난 얼마나, 어떻게 달라져있을까 궁금해진다. 그때쯤이면 나도 지금보단 좀 더 성숙해져 있으려나?

- 배웅 못 해줘서 어쩌냐?

평일이라 우리는 학교를 가야해서 배웅도 못하는데 노아는 어깨를 으쓱하며 괜찮다고 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인데 일주일만 있다 가려던 일정이 늘어졌던 이유도, 배웅이 필요없던 이유도 따로 있었더라. 내가 데려갔던 바에 혼자 놀러갔다가 파트너를 한명 만났다고 한다. 아마도 파트너는 노아를 마음에 둔 것 같은데 노아 역시 어느정도 마음이 있었으니 돌아가려던 일정을 그렇게
미루지 않았을까. 닥치는대로 부딪히고 들이대는 나와 달리 신중하고 현실적이었던 노아 파트너는 이정도로도 괜찮다고, 아마 잊기는 쉽지 않겠지만 한국 올때마다 언제든 친구로 볼 수 있다는 거, 그거 하나만으로도 생활의 활력이 될 거 같다며 어차피 가야 할 사람 보내줘야지 어떡하겠냐 했다는데,
주해성과 날 그들에게 대입해 봤다. 과연 난 노아나 노아 파트너처럼 쿨할 수 있을까. 언제 볼 지도 모를 날을 기다리며 생활의 활력이 어쩌고..

- ..미친 거 아냐?

적어도 난 불가능하다.

- 야, 넌 그게 가능할 거 같냐?
- 글쎄.
- 둘 다 매일같이 연락한대. 사이버연애야 뭐야.
시큰둥한 주해성에게, "넌 절친이라는 게 왜 이렇게 관심이 없어?" 했더니 이상한 표정으로 되묻는다.

- 친구 연애까지 관심두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니냐?

노아와 파트너는 틈만 나면 연락을 하고 지낸다는데 왜 그런 관계를 지속하는지 모르겠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거지 어정쩡하게 왜. 왜? 왜!
- 혹시 석호..?

나 홀로 둘에게 과몰입해 있던 중, 카페에 앉아있는 우리에게 다가 온 누군가가 내게 아는척을 하는데, 어..?

- 선배?
- 맞네, 양석호.
중학교 선배였다. 구체적으로는 내 성정체성을 처음 깨닫게 해 줬던, 내가 처음으로 다른 이에게 눈길을 보냈던, 나름 풋풋했던 시절의 첫사랑과도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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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2
정치가X청부살인업자 #문기화진

☆숙제 털기. 엔딩에 대해선 다들 아무 말 않기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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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셰22 #해성석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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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셰21 #해성석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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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난 관심도 없고 1도 상관없는데 주해성은 후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며 이미지 관리 좀 하라고 종종 간섭을 한다. 자기도 처음엔 아버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 악물고 이미지 메이킹을 했던 거였지만 날이 지날수록 미래를 생각하면 이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고. 뭐, 어쨌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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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4 #서준지우

방금전까지 서준을 먼저 유혹해 안겨놓고선 가느다란 목소리로 끝을 선언한 지우를 이대로 보낼수가 없어 옷을 챙겨입고 가려는 앞을 막아선다. 그동안 끊임없이 '이래도 안 떠나? 이래도 날 안 놔? 이래도 버틴다고?' 마치 서준의 한계를 확인하려는 듯 상처를 주면서도
그만보자는 말은 했던적이 없었으니까.

- 갑자기 내가 싫어진 건 아닐거잖아..
- 그동안 나때문에 괴로워하는 네 모습을 속으론 즐겼어.
- 뭐..?
- 무섭지 않아? 네 고통이 날 웃게한다는거.

지우 손목을 잡고있던 손아귀에 절로 힘이 들어가는데 아프단 소리 한번을 하지 않는다. 늘 그랬다.
한지우 입에서 힘들다, 아프다, 괴롭다는 말은 허락되지 않은 금기어라도 되는 양 입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런 감각이 한지우를 살아가게 만드는 동력이었다. 완벽한 자기혐오에서 비롯된 비정상적인 정서.

- 그런 말 듣고싶어서 묻는 게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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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31, 2022
클리셰19 #해성석호

거실 테이블에 앉아 비서형에게 전화해 양주와 안주 좀 조달해달라 했더니 지금 시간이 몇 신데 그딴 걸 요구하냐고 짜증을 내던 형은 5분만에 뭔가가 잔뜩 들어있는 봉투를 손에 들고 우리집으로 왔다. 비번을 누르고 들어 온 비서형도, 형을 본 노아도 서로 물음표 상태로
날 쳐다봤고 간단히 서로를 소개했다.

- 아래층에 사는 경호하는 형. 얘는 주해성 친구 정노아.

어색하게 서로 인사를 한 후 비서형은, "갈수록 도련님이 늘어난다..? 적당히 좀 마셔 양석호." 하면서도 주방으로 가 챙겨온 것을 늘어뜨리며 안주거리를 챙긴다.
말려봐야 어차피 의미없는 걸 아니까 속이라도 좀 덜 상하게 하려는 형의 걱정을 알기에, "많이 안 마셔." 누가봐도 믿지않을 거짓말을 던졌다.

- 참, 해성이 넌 일본 안 가?
- 일본을 왜 가.
- 리조트 세우던 거 완공되서 내일 너희 가족 다 행사 참석한다는 거 같던데. 넌 아직 학생이라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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