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넌 나랑 다시 친구가 될 수 있냐..? 그냥 형, 동생이 되냐?! 난 죽어도 못해, 이제와서 내가 너랑 어떻게 그딴 걸 해! 사업 파트너같은 소리하고 있네. 그런 어정쩡한 관계로 무슨 일을 할 수 있는데!
- 일방적인것도 알고, 흥분하지 말고 들어달라 했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도 알아. 근데, 언젠가는 끝이 있을 수 밖에 없잖아 우린.
- 왜 니 맘대로 끝을 정해 새끼야. 오지도 않은 끝을 니가 뭔데 정해!
언성이 높아지는 날 쳐다보지도 않고 줄곧 탁자만 보고 있던 주해성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언제부터 생각해왔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혼자 결정을 내린 후 내게 통보를한 녀석의 미동없는, 차분히 가라앉은 표정이 날 더 미치게 한다.
- 양석호. 하나만 묻자.
- 넌 지금 나한테 묻고싶은게 하나밖에 없냐? 백개 물어봐, 다 대답할테니까.
- 니가 지금 게이라고 해서 결혼도 안 할 거냐?
- 뭐..?
- 말해 봐. 결혼 안 할 자신 있어?
우리의 지금 이별에 언제가 될지 모르는 미래의 얘기가 왜 튀어나오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너무 화가 나는데도 주해성 말에 머리가 딩-하고 울려서 할 말을 잃었다. 아니, 사실은 망설임 없이 아니라고 대답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입술만 벙긋거렸다.
- 너도 알잖아. 우리는 언젠가 각자 한 여자와 결혼을 하게 될 거야.
내가 게이긴 하지만, 언젠가 원하지 않아도 결혼은 하게 되리라 은연중에 각오하고 있었다. 부모님이 강요하는 게 아니더라도, 내가 마음이 없더라도, 의례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내 인생에 결혼이라는 것은 그저 당연한 과정처럼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내 정체성과는 무관한 수순이니까.
- 연인이라는 관계의 무게가 너무 무겁다 난. 그냥.. 그런 묶여진 관계가 아니라 뭐든 될 수 있는, 서로에게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는 게 연인인 것 보다 더 특별할 수도 있는 거잖아.
당장에 내가 자신 있게 결혼에 대한 부정을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설득시키려는 주해성 말에 얌전히 설득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말장난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연인도, 친구도, 형 동생도, 사업파트너도 할 수 있는, 그 모든 관계성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은, 역으로 생각하면 그 어떤 관계도 될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니까.
- 사촌형이 그러더라. 부모님이 눈 여겨 보고 계시는 여자가 몇 명 있다고. 지금은 아니겠지만 아마 너도 몇 년 지나면 마찬가지겠지. 이미 두어번 겪어봤잖아. 내가 다른 여자와 함께 식사자리에 불려갔었던 거. 지금까지야 아직 어리니까 이정도지 앞으로는 그런 자리가 더 많아질 거고 그때마다
나도 괴롭고 너도 괴로울 거야. 연인이라는 타이틀때문에.
- 그럴듯하게 개소리하면 내가 그렇구나~ 하고 이해할 거 같았냐? 그래서 뭐. 그게 뭐! 니 말대로 이도저도 아닌 관계로 지내면 그런 상황이 괜찮을거라 생각하는 거야? 이미 감정이 있는데 시발 사귀지만 않는다고 아무렇지도 않겠냐?!
흥분하는 날 똑바로 쳐다보는 주해성이, 왜 내가 지어야 할 표정을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속상하고 허탈한..
- 지금이 좋아서 계속 사귀면? 1년 후에는? 2년 후에는? 그 후에는? 그래, 1년이고 2년이고 우리가 서로한테 질릴때까지 사귄다고 치자. 그때까진 좋겠지. 그러다 헤어지게 되면? 마음이
식어서든, 외부의 영향이든, 그때서야 헤어지고 나면 우리에게 뭐가 남는데? 그때가선 우린 그 어떤 사이도 될 수가 없다고. 마치 모르는 사람처럼. 근데 이 바닥에서 너와 내가 모르는 사람으로 지낼 수 있냐? 불가능하잖아.
- 혼자 이성적인 척 항상 이딴식이지 넌. 어차피 헤어질 거 지금 헤어지자?
그렇게 합리적인 새끼가 결혼 생각은 왜 하냐? 사람은 어차피 다 뒤지는데 결혼은 해서 뭐 해?!
- 그런 말이 아니잖아. 내가 지금 무슨 얘기 하는지 다 알아듣고 있으면서 왜 못 알아듣는 척이야. 감정적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잖아. 현실적으로, 좀 더 길게 보자고. 넌 내가 어른들 때문에
다른 여자 만나는 거 두고 볼 자신 있냐? 말을 안 하면 너 기만하는 거고, 말하면 니 기분도 좆같고 너한테 미안해해야 하는 나도 좆같고, 그런 좆같은 일이 반복되다 보면 서로 지칠거고. 근데 그런 자리가 나한테만 있을 거 같아? 너도 그런 과정이 수 없이 있을 거라고. 난 그 꼴 보고있을 자신도
없고 그렇게 서로 지쳐서 나가떨어지면 우리한테 미움밖에 더 남아? 후우.. 내가 헤어지자고 한대서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관계로 지내자는게 아니잖아.
주해성 표정이 어떻든, 아무리 날 설득하고 길게 말을 늘어놓아도 지금의 내겐 우리 관계가 제 미래에 걸림돌이 된다는 걸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 지금이 아니면 우린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게 될 거야. 사귀는 기간이 오래될수록 더더욱. 니가 믿든 안 믿든 지금 내 감정은 니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크다 양석호. 당장 연인으로 곁에 있는 것 보다 어떤 관계로든 오랫동안, 내 인생에 있어 최대한 긴 시간을 함께하고 싶다고. 동반자처럼.
듣자듣자하니 서러워서 못 살겠네 시발...
- 입에 발린 말들 작작 좀 해. 헤어지자고 할 때 제일 질 나쁜 게 딱 지금 너같은 놈이야. 정 떨어질만큼 차갑고 냉정했으면 당장은 내가 개지랄 떨지 몰라도 체념정도는 하게 될 텐데, 뭐냐 이건? 신종 희망고문이냐? 동반자? 너한테는 이딴식으로 오도가도
못 하게 발 묶어 놓는 게 동반자냐?!
말은 주고받지만 각자 하고싶은 말만 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 나오는 문장들은 이미 대화가 아니었다. 서로를 다 이해하지도, 받아들이지도 못 하고 둘 다 본인 생각만 일방적으로 퍼붓고 있으니까.
- 난 이제 너랑 다른 관계로 못 지내 씨발새끼야. 니 말대로면 어차피 우린 헤어질테니까 그래, 헤어져줄게. 니 미래에 걸림돌 안 되게 헤어져준다 내가. 그러니까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닌 내가 어떻게 지내든 넌 신경꺼라.
언제적 '사랑해서 헤어진다'같은 스토리야 시발. 좆까라 그래. 난 아련한 드라마 주인공따위 못하니까. 존나 사랑받을 자격 없는 새끼.. 내가 백배는 더 아까워 씨발...
어이없을만큼 한 순간에 완벽한 남이 된 이후 한동안 난 무기력해졌다. 며칠이 지나도 눈물 한 방울 흐르지 않았었다. 생각보다 마음이 아픈것도 아니고, 슬퍼서 미칠 거 같지도 않았고, 그저 내겐 무기력함만 남았다. 사실관계만 따지자면 주해성이 잘못한 것은 없다. 일방적인 내 의사로 시작한 우리
관계는 처음부터 정상적이지 못 했고, 계약처럼 3개월의 기간을 제시했던 것도 나였다. 주해성은 그 3개월을 충실하게 나와 연애를 했고 그 기간이 끝나자 헤어짐을 말해왔을 뿐이다. 시작도 나였고, 그 시작에 마침표를 찍는 시기를 정한 것도 나였기에 주해성보다 내 자신이 더 밉기는 했다.
그렇게 무기력해진 난 주해성과 엮이지 않았을때로 돌아간 것처럼, 학교에선 수업 시간엔 책상위로 엎어져있고 쉬는 시간엔 담배나 피우러 나가는 게 일과가 되었는데, 공허함과 무력함과 상실감으로 날 가득 채워버린 놈은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어서
하루하루 지날수록 난 억울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무기력했던 내겐 점점 분노가 다시금 깃들어 갔다.
- 오늘 소지품검사 한다더라. 담배 미리 버려.
- 싫은데?
며칠만에 말을 섞는건지 모르겠다. 학생부인 주해성은 내게 미리 언질을 줬지만 난 보란 듯이 가방에 있는 담배를 걸렸다. 아니,
내 가방엔 애초에 담배가 있지도 않았다. 매번 담배를 태우는 학교 뒤편 어딘가에 짱박아 두니까. 그래서 지금껏 소지품검사가 있을때마다 무사히 넘어갔었는데 오늘은 주해성이 미리 얘기를 해줘서 굳이 일부러 쳐박아 둔 담배를 가져와 가방에 넣어뒀다. 무기력했던 지난 며칠간의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나 없이 잘 먹고 잘 사는 너에게 태클을 걸고 싶어졌다.
- 뭔데? 주해성한테 할 말 있냐?
- 어? 아니 그...
쉬는 시간. 주해성과 내 자리 근처에서 우물쭈물 하고 있는 반장이 내게 볼 일이 있는 건 아닐테고. 내 눈치를 살피고 있는 걸 봐선 주해성한테 할 말이 있는 건가 싶어
툭 던진 내 말에 책을 보고 있던 주해성이 고개를 들었고 그제서야 반장의 존재를 인식하는 듯 했다. 꼴보기 싫은 범생이 코스프레를 여전히 착실하게 잘하는 주해성은, "나한테 할 말 있어?" 나긋하게 물었고 반장이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삐딱한 내 목소리가 더 빨리 튀어 나왔다.
- 할 말 없으면 꺼지고 할 말 있어도 꺼져라. 주해성 내가 전세낸 거 모르냐?
- 아니, 그게.. 해성이형이 아니라 너한테 할 말이.. 담임선생님이 담배때문에.. 너 반성문 써서 제출하라고..
A4용지 한 장을 내게 어렵게 내민 반장은 후다닥 제자리로 돌아갔다.
주해성은 내 책상에 올려진 A4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한숨을 쉬곤 다시 책으로 고개를 쳐박고 관자놀이를 꾹꾹 누른다. 또 아픈가보네, 병신. 더 아파봐 새끼야. 너만 아무렇지도 않은거면 내가 너무 불쌍하잖아 시발.
- 형, 선생님이 면담 좀 하자는데..
마지막 수업을 앞두고 성의없이 몇 글자 적어 낸 반성문이 담임에게 넘어갔고 곧 주해성은 담임에게 소환됐다. 종일 관자놀이를 눌러대던 주해성은 두통약을 먹는 듯 했지만 아무래도 쉽게 낫지 않나보다. 늘 그랬다. 내가 저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면 항상
두통이 따랐었고 진료를 받으면 신경성 편두통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주해성에게 난 그런 존재였다. 신경 쓰여서 머리가 아플 지경인 사람. 어쩌면 그래서 지금 이렇게 주해성 속을 박박 긁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니가 아직은 날 너무 신경 쓰고 있다는 그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서.
- 따라나와.
담임과 면담을 하고 온 주해성은 마지막 수업이 끝나자 얘기 좀 하자며 내 손목을 우악스럽게 움켜쥐고 베란다로 끌고 나갔다.
- 이게 반성문이야?
- 그럼 러브레터겠냐?
주해성이 자꾸만 날 화나게 해서 담배를 피우게 됐다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나 적혀있는 내 반성문을 들이밀며
어이없어 하는 얼굴이 좆같게도 여전히 잘 생기고 예뻐서 붙잡고 싶어진다.
- 그동안 내가 너랑 사귄다고 얌전했던 거였지 이제 그럴 필요 없잖아? 긴장 좀 해. 니가 그런 표정지으면 내가 존나 꼴리잖아 새끼야. 학교에서 내가 덮치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미리 표정관리 좀 하자 해성아?
손목을 쥐고 있는 주해성을 뿌리치고 반으로 돌아와 가방을 챙겨 나섰다. 지금의 내 심리상태는 사실 나도 정확히 어떤것인지 잘 모르겠다. 주해성이 죽을만큼 미운데도, 여전히 주해성이 숨만 쉬어도 좋아서, 죽을만큼 꼴 보기 싫지만, 죽도록 보고 싶어서, 나 때문에 아팠으면 좋겠는데, 두통약을
먹는 걸 볼 때마다 걱정은 또 되고, 마음과 마음이 싸운다. 그런 혼란스러운 나날들이 이어지다 보니 점점 애증은 커지고 내가 하는 짓은 과장되어 갔다.
- 또 싸웠냐?
툭하면 싸워서 다치고 오는 게 일상인 어느 날 주해성은 내 꼴을 못 봐주겠는지 간만에 말을 걸었고 난 또 마음이 뒤틀려서
비꼬는 말이 튀어나온다.
- 애인도 친구도 아닌데 웬 관심?
- 애처럼 굴지마.
- 우리 아직 애야, 병신아. 기업행사 좀 다니고 사업구상 좀 한다고 니가 어른인 거 같냐? 착각하지마, 너도 나도 아직 덜 자랐으니까.
재미없는 일진놀이를 하고 있는 요즘 다른 학교 애들과 하루가 멀다하고 싸우러 다니기 바빠서 얼굴에는 상처와 멍이 늘어나고, 한바탕 싸우고 나면 게이바에서 모르는 놈들과 스킨십이 가미된 술 게임을 하다 진탕 퍼마시고, 자고 일어나면 학교를 간다. 덕분에 비서형만 바쁘다. 내가 친 사고들
수습하랴, 깨워서 학교 보내랴, 하교시간엔 학교놈들이랑 싸우러 다닌다고 사라진 나 찾으러 다니랴. 그렇게 또 시간은 흘러가고, 믿기지 않던 이별을 한지도 3주가 되어가는데, 왜 난 너무도 오래된 것처럼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아직도 3주밖에 안 됐구나..
- 차라리 학교 좀 쉴래?
- 아니.
- 너 지금 술 냄새 쩔어 있는 건 알고 있고?
- 응.
등굣길에 수호형이 자꾸만 내게 병결처리 할 테니 학교 좀 쉬라며 잔소리를 하다 갓길에 차를 세우고 날 돌아보며 묻는다.
- 목에 누가 봐도 오해할 만한 자국 달고 있는 것도 알고 있고?
- 어.
- 안다는 놈이 버젓이 목을 드러내고 나오냐? 밴드는 얼굴에 붙이지 말고 목에나 좀 붙여.
뒷자리로 밴드를 툭 던지는 비서형 얼굴에 꽤나 걱정이 서려있다. 술이 덜 깨 밴드를 까는 것도 한참이 걸린다. 폰 카메라로 목을 확인하며, 술 게임하다 누가 빨았는지도 기억 안 나는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자국에 대충 붙였다.
- 너 이런다고 해성이가 다시 너랑 만난대?
- 아니.
- 알면서 왜 그래?
헤어진 이유를 아는 사람은 당사자인 주해성과 나밖에 없다. 가끔 연락하는 지우형에게도 비서형에게도 그저 차였다고 말 했을 뿐 자세한 얘기를 할 이유도 없었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날 걱정한다. 정작 걱정해줬으면 싶은 주해성은 내게 신경을 끊으려 애쓰고 있다는 게 난 늘 너무 화가 나고.
- 헤어진 게 벼슬이야? 아침에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하면서 뭐 하러 그렇게 학교는 꼬박꼬박 간다고 이 난린데?
- ..학교라도 가야 그 새끼 볼 수 있잖아.
비서형은 내 말에 한동안 말없이 날 보기만 했다.
- 그래, 맘대로 해라. 니 나이에 우정이나 사랑보다 우선인 게 뭐가 있겠냐.. 나도 모르겠다 이젠.
체념한 듯 다시 운전대를 잡는 비서형에겐 좀 미안했다. 이별은 우리 일인데 고생은 애꿎은 사람만 하고 있네 어이없게.. 새벽까지 마신 술 덕분에
숨을 쉴 때마다 올라오는 역겨운 알콜냄새가 속을 더 미슥거리게 만든다. 아직 취해있는 상태라 교실에 도착해선 의지와 상관없이 책상위에 엎어지게 됐고 주해성은 수업이 시작되기 전 날 일으키더니 뭔가를 내민다.
- 뭐냐?
- 숙취해소제.
- 왜 주냐고.
- 술 깨라고.
- 머리도 좋은 새끼가 내 말을 기억 못 하는 건 아닐테고, 내가 어떻게 지내든 신경 쓰지 말라니까 왜 때 아닌 친절을 베풀고 그러세요.
오늘도 난 주해성 신경을 긁고 주해성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손가락으로 눌러댄다. 지겹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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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나길 머리가 좋았다. 학창시절 반장일을 도맡아했고 비상한 머리덕에 직업군의 선택지도 다양하다 못해 널려있었지만 좋은 직업을 선택하진 않았다. 착한척이라면 학생때 지겹도록 해왔으니 탁월한 재능으로 오히려 나쁜 직업을 선택했다. 그건 바로 누군가의 목숨을 앗는 일. 나는, 소시오패스다.
- 법조인이라..
어둠의 루트로 들어오는 청부의뢰를 받은지도 5년이 넘어가니 이제는 점점 재미가 떨어지던 참이다. 애초 살인에 흥미를 느꼈던게 아니었다. 그렇다고 돈을 벌기위한 목적도 아니었다. 의뢰인들에겐 저마다의 사정이 있기 마련이다. 도덕심과 죄책감따위를 느낄수 없는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