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욱 Profile picture
생화학자/생물리학자. 요리, 수학 퍼즐, 자연, 클래식 음악, 언어 등등 좋아합니다. 이런 여러가지 취미를 어떻게 좋아하게 됐는지 정리해서 2023년에 '삶이 괴로울 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라는 책으로 출간했어요.
Jun 13 6 tweets 1 min read
공화국(共和國)을 공산주의와 혼동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충격적인 말을 들어서 공화국의 의미에 대해서 정리를 해볼게요. 둘 다 앞에 '공'자가 있어서 그런 혼동이 오나 본데 참 어이없죠. 공화국은 경제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정치체제에 대한 개념입니다. 공화국은 영어의 republic을 한자로 옮긴 단어입니다. 한국의 공식 영문 명칭도 Republic of Korea죠. republic의 어원은 라틴어 res publica이고요, 이 말의 원래 뜻은 '공공의 일' 또는 '공공의 것'이에요.
May 5 12 tweets 2 min read
요새 삭센다, 위고비, 마운자로 등 살 빠지는 주사가 대유행이죠? 이 약들은 다 GLP-1이라는 호르몬의 작용을 하는 약인데요, 벌써 미국인 중 4000만명이 사용했다고 하네요.
healthline.com/health-news/ho… 아직도 한 달 주사값이 천불 정도인데, 2형 당뇨병이고 비만이면 보험에서 급여로 처리해 주는 경우가 많아요. 주사 맞고 당뇨 증상도 개선되고 살도 빠져서 다른 합병증 가능성도 크게 줄어드니 보험회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타산이 맞는 투자거든요.
Feb 10 11 tweets 2 min read
탄수화물炭水化物이라는 말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말일까요? 영어의 carbohydrate를 한자로 번역한 말인데요, carbo-는 탄소carbon을 뜻하니 탄炭, hydrate는 물과 결합한 형태라는 의미니 수화水化로 번역한 거예요. 즉, 탄소와 물이 결합한 형태의 물질이라는 뜻이에요. 왜 탄수화물을 탄소와 물이 결합한 물질이라고 하냐면요, 탄수화물의 화학식이 (CH₂O)n의 형태를 갖거든요. C에 -H와 -OH가 하나씩 붙은 상태에서 체인같이 길게 이어지는 분자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그래요. 그러니 마치 탄소에 물H₂O이 결합해 있는 것 같잖아요.
Dec 28, 2023 4 tweets 1 min read
19세기 중반부터 대량생산된 종이는 공정에서 사용된 화학물질로 산성을 띄게 되었어요. 그런데 종이의 셀룰로오스는 산성에서 쉽게 가수분해가 되기 때문에 보관이 제대로 안되면 수십년만에 이렇게 가루가 나요. ㅠㅠ 그래서 지난 150년간 종이에 기록된 자료는 머지않아 다 사라질 운명입니다. ㅠㅠ 그 전에 제작된 고서들도 멀쩡한데 말이죠. 산성 종이에 기록된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사료나 문서는 산성을 중화시켜 보존 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긴 한데… 비용이 엄청나게 들죠.
Oct 3, 2022 10 tweets 2 min read
올해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Svante Pääbo 박사가 선정되었습니다. 이 분은 멸종한 고인류의 게놈을 분석해 인간의 진화에 대해 연구해 오신 분이지요. 특히 네안데르탈인의 게놈을 분석해 현생인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밝혀내셨어요. reuters.com/world/svante-p… 지금 남아 있는 네안데르탈인의 뼈에서 DNA를 추출해 그 염기서열을 분석한다는 게 말이 안되는 것 같았는데 그 어려운 걸 이 분이 해냈거든요. 당연히 오랜 시간동안 DNA가 분해되어 조각조각 나 있지만 그 조각들을 분석해 서로 겹치는 부분을 찾아 염기서열을 조합해냈습니다.
Sep 3, 2021 4 tweets 1 min read
동양인 모아놓고 연구실에서 왕이면 교수회의에서도 왕이고 강의실에서도 왕이고 학회에서도 왕이고 연구심사에서도 왕인가요? 미국 대학교수가 연구실 말고는 속한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지? 그리고 왜 빡쳤는지는 원글을 보고 판단하세요. 우물안 개구라 소리 듣기 싫다면 말입니다. “특히 해외교수들 다들 네네 해주니까”라는 말이 얼척 없다고 하는데, 연구실에 동양인만 모아놓은 교수들도 있으니 맞는 말이기도 하다고 주장하는 논리는 도대체 뭐냐… 이러니 실질적 문맹이 많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ㅠㅠ
Sep 2, 2021 9 tweets 2 min read
유전자 검사는 할머니가 아이 엄마인 걸 보여 주는데도 할머니는 절대 자기가 아기를 낳지 않았다고 끝까지 부인하고 있죠. 혹시 유전자 이상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은 없나 하는 생각을 종종 해봤네요. 근데 방금 너무도 희박한 확률이겠지만 한가지 가능성이 생각 났습니다.
donga.com/news/Society/a… 태아가 엄마의 자궁 안에 있을 때, 태아의 줄기세포가 자궁 밖으로 나가기도 하고 엄마의 줄기세포가 자궁 안으로 들어 오기도 해요. 그래서 아주 아주 드물게 태아가 엄마의 세포를 가지고 태어납니다.
Aug 31, 2021 8 tweets 1 min read
요즈음 자주 저를 자극하는 일들에 일관성이 보이네요. 주로 투명하지 않은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 때문이예요. 이야기 다 하고 나서 나중에 이렇게 바꾸기로 했어요 하는 사람들. 알고 보면 그 사이에 일부 사람들과 만나 바꾸기로 정한 것. ㅠㅠ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할 때 이런 거 정말 심각한 실수예요. 의사결정은 투명해야 하고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는 공유되어야 해요. 사람들은 자신이 모르게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에 심히 불쾌감을 느낍니다.
Dec 22, 2020 6 tweets 1 min read
음… 이거 재미있는 말이네요. 전체 인구 중 쓰레기가 몇 퍼센트나 있어야 다섯 명 모일 때 반드시 한 명이 있게 되는지 계산을 해봤습니다. 여기서는 반드시라고 했지만 확률이 1일 수는 없으니 0.99 이상이 된다고 하고요. 그럼 다섯 명이 모였을 때 쓰레기가 없을 확률이 0.01 미만이 되어야겠죠. 쓰레기 아닌 사람의 비율이 p라고 하면 p^5 < 0.01가 됩니다. 그럼 대략 p < 0.4가 되네요. 즉, 저 캐릭의 말에 의하면 전체 인구 중 60%가 쓰레기라는 말. 생각보다 많네요. ㅎㅎ
Dec 19, 2020 18 tweets 3 min read
백신 이야기 나온 김에 이번에 모더나와 화이자의 RNA 백신이 어떤 건지 간단히 말씀드릴게요. 뭐 저도 백신 전문가는 아니지만 생화학자로 메카니즘은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진 보신 적 있을 거예요. 겉에 돌기처럼 튀어 나온 부분 때문에 왕관 같이 생겼다고 코로나라는 이름이 붙었거든요. 우리 몸이 이 바이러스를 죽이려면 항체든 면역세포든 저 돌기 부분과 결합을 해야 해요. 그런데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바이러스는 뭔지 몰라서 결합도 못합니다.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