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리 l 독일에서 회사 다니는 기혼여성 l 『삶은 그렇게 납작하지 않아요』 를 썼음 l 오리부인 예쁘다 | 🎊경 축🎊오리부인 트위터 가입 @frauori
Apr 1 • 7 tweets • 2 min read
지난주 회사에서 파티하고 남은 음식을 각자 싸가는데 내가 음식 담는 용기를 들고 나왔더니 어떻게 알고 들고 왔냐고들 했음. 내가 "와이프가 여기다 매일 아침 싸줘요" 했는데 내 여자동료들 표정이 순간 '아, 쟤는 우리랑 다른 존재였지' 같은 표정이었고 남자동료들은 진심 부러운 표정이어서 나는
우리 부부가 얼핏 볼 때 수행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는 어떤 '정상부부'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무거운 것을 나르고, 집에 고장난 것을 고치고, 오리부인보다 키가 크고, 운전이랑 차를 좋아하고, 주로 내가 돈을 벌어오고, 머짧이고, 깁(?)이고 그래서 내가 남편이구나 하고 이해하시는 분들도 많음.
Mar 30 • 4 tweets • 1 min read
한국에서 살 때 퀴어인 것도 그랬지만, 개인적으로는 성범죄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를 견디는 것이 더 힘들었다. 직장에서도 남자들은 성범죄 전력 같은 것은 쉽게도 용서하고 다시 받아들였다. 나는 그럴 수 없었고 과도한 사람 취급을 받았는데, 나는 조직을 사랑하지 않아서 떠나는 것을 선택했다.
하물며 성범죄에도 관대한데, 성희롱이나 성차별적 발언 같은 것은 일상과도 같았다. 놀라울 정로도 숨쉬듯 여성을 혐오하지만, 그 속에 사는 사람이 투쟁만 하고 살 수는 없기에 많은 부분은 흐린 눈 하고들 사는 것이다. 나는 그런 것들과 싸우느라 직장에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써야했다.
Mar 14 • 5 tweets • 1 min read
저는 2014년, 아직 동성혼 법제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독일에서 소위 '동성혼' 이라고 불리웠던 파트너 등록제도 Eingetragene Lebenspartnerschaft 를 통해 전처와 가족으로 결합한 경험이 있어요.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국적기를 자주 이용했고 부모님 마일리지도 제가 가족합산으로 썼기 때문에,
당시 제 전처도 가족으로 등록했습니다. 전처와 저 모두 대한민국 국적이고, 대한항공 독일지사에 서류를 제출하여 승인되었어요. 이후 전처와 한국으로 돌아가서 살았지만 대한항공 가족마일리지 합산 등록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Jan 31 • 7 tweets • 2 min read
다들 단순반복 사무직 사라질 거라고 예견하는 세상이고, 가령 실제로 번역 잡 생태계는 정말 많이 달라졌다. 내가 세무회계 한다고 하면 그거 없어질 직업 아니냐는 말부터 하는 사람들을 몇 번 경험했고 심지어 업계 내에서도 우리 직업은 사라질 거라는 말을 함. 그런데 그렇다 보니, 이 일을
시작하는 다음 세대가 부족하다. 내가 생각해도 그래. 내가 19살이라도 전망없다는 직업은 시작하지도 않을듯. 그런데 이 업계는 여전히 많은 부분 인력으로 돌아가고 시작하면서 배우는 사람들의 일손이 필요한데 부족함. 아직 세무사가 직원없이 AI만 데리고 일하기는 어려움. 그래서 일이 밀린다.
Jun 20, 2025 • 10 tweets • 2 min read
“독일어 학원 교재에는 독일인이 원하는 외국인상이 다 있어. 맛있는 걸 해주고, 힘든 일을 해주고, 친근하고, 유용하고, 고국에서 일자리가 없어서 독일에서 일할 수 있는 게 감사하고.” 오리부인이 연습용 대화문을 읊으면서 말해줬다.
최근 일로 만난 독일인도 내가 동아시아인 참 보기 힘든 것 같다고 말했더니, 자기 생각에 그들은 너무도 부지런하여 언제나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했고, 주로 베트남이나 태국 식당 이야기를 했다. “그건 동남아시아야” 라고 했지만 뭐, “아…차이가 있나?” 라고 함.
May 31, 2025 • 6 tweets • 1 min read
유시민에 대한 비판에 ‘도덕 순결주의’라는 말이 나온다. 과거 한 진보 언론사 언저리에서 일하면서 대표가 내게 ‘페미니즘은 과도한 PC주의’라고 말했던 일이 겹쳐졌다. 그들이 진영에 불리하다 느낄 때 하는 말에 불과하지만, 한편으로는 성인지감수성이 낮으니까 그렇다.
“저쪽놈들은 성인지감수성 더 낮은데!”라고들 말한다. 그러다가 수가 틀리면 결국 “모략이다! 공격이다!” 라고 한다. 나는 한국의 ‘진보’가 그 적은 표 차이로 지난 대선에서 진 것이 정말 그들의 주장대로 ‘진보가 결집하지 못하여’ 그런 것인지를 수차례 되물었다.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가졌던
Apr 20, 2025 • 6 tweets • 1 min read
아랫집 이웃이 유명한 경제 칼럼니스트이자 저널리스트라는 것을 알게 됐다. 지난 시간 저 사람이 자식한테 소리 지르고 물건 집어 던지는 것에 진절머리가 나서 도대체 뭐하는 인간인지 궁금해 하다가 다른 이웃한테 들었는데, 이웃 말에 의하면 칼럼 진짜 잘 쓴다고 한다.
그 사람의 윗집 이웃이 아니었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 어쩌다 이야기 나누었을 때도 말이 잘 통해서 놀랐고 인간이 복합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생각했지만, 집에서 평온한 시간를 보내다가 자식한테 소리지르는 것을 내 몸의 진동으로 감당해야 할 때 다시 오만 정이 떨어져 나간다.
Feb 26, 2025 • 5 tweets • 1 min read
최근 독일 총선에서 20% 가량의 의석을 얻은 극우당의 당수는 레즈비언이다. 그 극우당은 동성애와 이주자를 대놓고 싫어하는데, 정작 당수는 레즈비언이고, 그 배우자는 스리랑카 출신의 스위스 국적인 여성이라고 한다. 어떻게 그런 사람이 극우당 당수일 수 있는지 다들 궁금해 하는 와중에,
정작 그 극우당 당수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퀴어는 아니고, 20년 알던 여자랑 결혼을 했을 뿐” 그의 직업인 정치적 행보와 사생활인 가족관계 사이의 괴리라 너무 커서, 이 해명을 들은 사람들은 ‘퇴근할 때는 집에 회사일 안 끌고 들어가나보다’ 하며 조롱을 했다. 나도 볼 때마다 신기한 인물이다.
Jun 30, 2023 • 11 tweets • 2 min read
요즘 인생 이모작 직업을 탐색중. 지금 하는 일을 50대가 되어서도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 사실 많은 직업이 그렇지 않을까. 무튼 나는 가령 치킨집 사장은 소질이 없을 것 같아서, 계속 기술을 배우기로 했다.
전공인 영화편집도 원래 배우는데 어렵고 나름 수익이 괜찮은 크리에이티브 기술 직종이었다. 하지만 내가 배운 기술은 이제 배우기 쉬워졌고, 창업하느라 나는 창작 기술직을 떠났고, 축적된 경험으로 대학 강의를 나간다고 해도 언제까지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만으로 41살이 되는 시점.
Jun 14, 2023 • 8 tweets • 2 min read
예전 트위터 계정에서 이벤트를 두 번 했었다. 한 번은 독일에서 내가 수확한 깻잎씨(들깨) 나눔을 했고, 다른 한 번은 내가 편집한 영화 DVD가 나왔길래 그걸 선물로 드리는 거. 그리고 두 번의 이벤트 통해서 만난 두 명의 트위터리안과 여태까지 좋은 친구로 지낸다.
깻잎씨 받은 친구는 원래 우편으로 보내준거라 만날 일이 없었는데, 좀 지나서 연락이 왔다. 싹이 안 튼다고. 그래서 내가 싹을 틔워서 기차를 타고 베를린에서 쾰른갈 일 있던 때에 맞춰서 갖다줬다. 그러다 친해졌다.
Jun 14, 2023 • 9 tweets • 2 min read
아마 4년 전이었나. 집 근처에 고시원이 있었는데, 거기서 누가 쫓겨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됐다. 대충 비닐봉지에 고시원 주인이 싸서 길밖에 내놓은 짐을 바라보는 한 여성의 망연자실한 모습을 봤다.
한참이 지나도 그 자리에 계시길래 나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행색이 무척 초라했고, 골목을 지나가던 사람들은 힐끔힐끔 쳐다보거나 아예 멀찌감치 피해서 갔다. 고민을 하다가 약간의 먹을 것을 우선 들고 내려갔다.
Jun 14, 2023 • 6 tweets • 1 min read
오늘 점심 약속이 있는데 지인이 뭐 먹고 싶냐고 물어서 한 번에 대답함. 브루클린 더 버거 조인트! 너무 바로 답해서 말한 나도 웃겼다.
만나서 뭐 먹고 싶냐고 물으면 그 질문이 그대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80% 정도는 정확하게 어디 가고 싶다고 말하는 편. 그건 맥도날드 이론 때문에 시작했다.
Jun 13, 2023 • 4 tweets • 1 min read
라면에 칼로리를 더하다.
베이컨, 달걀, 김, 부추 + 된장
Jun 13, 2023 • 7 tweets • 1 min read
동네 생맥주집 (핵)인싸 사장님은 정말 대단하다.
잠깐 정차해두고 편의점 들어가는데 인싸 사장님이 나를 보고 또 좋아서 달려오심. 나왔더니 무려 내 차 운전석에 앉아 계셨다. 보통 이러면 선 넘었다 싶은데, 거부감이 전혀 없었다. 아무리 인싸라도 이게 가능한가? ‘타보셨구나 귀여워’ 이런 느낌. 그리고 이어진 대사들.
Jun 13, 2023 • 6 tweets • 1 min read
마지막 1분 남겨놓고 강의안과 자소서 다 써서 제출했다. 강의안은 내가 봐도 듣고 싶은 강의인데...
기질이 한 조직에선 잘 못 버텨서 학교에서도 금방 도망치고 사업하다가 망함.
Jun 13, 2023 • 17 tweets • 3 min read
함께주택 5호 구산동 공고 뜸. 3호 살아본 사람으로서 장단점:
1. 집주인이 없고 내가 집주인(?) 2. 전반적으로 다양성에 열린 분위기 3. 집세도 안 오르고 10년간 살 수 있었음 4. 매달 거주자 회의 있음 5. 살다보면 조합 이사회 활동을 해야 할 수도 있음 6. 위치 대비 시세 대비 집 상태가 괜찮음
[Web발신]
함께주택5호 입주자(1세대) 모집 소식전해요!
1. 모집세대 : 원룸형(16.35㎡) 1세대
2. 보증금 37,500,000원 / 월사용료 240,000원
Jun 13, 2023 • 6 tweets • 1 min read
어제 (전공살린) 알바 넣다가 적당하지 않은 것 같아서 도로 나왔는데, 시스템에 작성중인 상태이며 제출완료 버튼 누르라며 오늘 아침에 문자가 왔다. 넣어야 할까.
친구가 자기 회사에 알바하러 오라고 연락옴. 제가 비록 물류센터에서 한달만에 짤렸지만 잘 할 수 있습니다!!! 🫡
Jun 13, 2023 • 6 tweets • 1 min read
지하주차장 공사한다는 안내방송 소리에 깼다. 이번엔 딱 어제 내가 주차한 구역이라고. 비몽사몽간에 내려갔더니 관리사무소에서 나오신 분도 정신이 없으신 와중에 잠이 덜 깬 내가, “잠이 덜 깨서 차를 어디로 가져가야 할 지 모르겠어요.” 라고 했더니 순간 빵 터져서 웃으셨다…
아침부터 (아마도) 관리소장님을 웃겼으니까 내 부끄러움은 살포시 접어두자…
Jun 12, 2023 • 8 tweets • 2 min read
니모가 정착한 동물병원 리뷰에 보면 종종 과잉진료한다는 댓글이 보인다. 작은 증상이 보여도 꼼꼼하게 검사 해주는 병원들이다. 의료보험이 (잘) 안되니까 검사 한두가지에 병원비가 기십만원씩 나온다. 수의사 입장에선 해야 하는 검사를 안하는 게 고객(보호자) 편의를 위해 나을 수도 있겠다.
단시 14살이던 니모가 웅크리고 앉아서 그 좋아하던 맘마도 안 먹고 설사를 계속 했다. 동네 병원에서 간단한 검사를 해보더니 복막염이고 나이도 많아 가망이 없다며 집에 가서 맛있는 거 먹이라고 했다. 축 늘어진 니모를 데리고 나왔는데, 이럴 수는 없다는 생각에 추천받은 다른 곳으로 갔다.
Jun 12, 2023 • 4 tweets • 1 min read
와이프 취준생 때 학원 다니면서 먹으러 갔다던 추억의 음식이 있다. 그 근처 지날 때면 종종 먹고 싶다고 하는데, 최근엔 말하는 빈도가 좀 잦아진 것 같아서, 찾아보고 배달 되길래 얼른 주문했다.
추억의 음식: 경기버스 타고 학원까지 아침 일찍 가서 배차간격 때문에 수업 시작까지 시간이 뜨니까 배도 고프고 이미 지쳐서 한 그릇 했다는 국밥.
Jun 9, 2023 • 13 tweets • 2 min read
6천원 백반집 사장님께 마지막 인사를 하러 갔다. 선결제를 해뒀었는데, 얼마 남았냐고 여쭤봤더니 7만원이나 남았단다. 돈으로 돌려 주신다는 걸 그러지 마시라고 했다. 메뉴판을 보니 그 집에서 제일 비싼 메뉴가 닭볶음탕(대) 35,000원. 두 개 해달라고 했다. 특대 닭볶음탕 두 개를 양손에 들었다.
소분해서 냉동실에 쟁여놓을거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장님에게서 받은 사랑이 컸다. 힘들어 보이면 걱정해주시고, 맛있게 먹으면 좋아해주셨다. 내 작은 ‘예쁜 말’에도 양 볼이 빨개지며 좋아하던 분이었다.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계란찜에 반찬을 더 챙겨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