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중독대배우김영훉과 #빵사연애

“숨 막혀”

너는 숨 막히다며 내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어. 훅 들어오는 약 냄새에 내 허리를 두르고 있는 팔을 풀고 널 밀쳐내고 싶었어. 분명 웃는 얼굴인데 눈물이 흐르는 네 얼굴이 징그러우리만큼 이질적이야.
그래서 밀어낼 수가 없었어. 처음도 아닌데 난 아직도 적응이 안 돼. 어제도 어저께도 저번 주도 너는 그랬어. 숨이 막히다며 나를 세게 안아.

-내가 한 번만 더 약하면 그땐 진짜 죽여버린댔지
-죽여줘 사이야, 죽여줘
아무렇지 않게 죽여달라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내 머리를 아프게 해. 울고 웃는 네 얼굴이 나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어.
우린 현관 앞에서 몇 분을 그러고 있었는지 몰라.

나는 이제 포기했어 너를.
처음 네 방에서 짙은 갈색병에 들어있는 약물과 주사기를 봤을 때. 그제서야 알았어. 이곳저곳 멍든 네 팔, 이질적인 그 얼굴, 나사 하나 빠진 것 마냥 웃어대는 너.

-너 이게 뭐야?

넌 그냥 내 손에 쥐어진 걸 모두 뺏으려만 했어. 그래서 약병을 뜯어서 바로 입에 넣어 삼켰어.
-미쳤어?
-왜, 난 안 돼?

넌 곧장 달려와서 내 목구멍에 손가락을 휘젓는 바람에 모든 걸 다 토해내야만 했어. 내 양볼을 세게 움켜잡으니 입안이 다 터져서 피가 흘러.
겨우 다 토해낸 것 같은데 넌 계속해서 입안을 휘젓고, 등을 두드리고, 욕짓거리를 해. 정신을 못 차리겠어서 처음으로 너의 뺨을 후려쳤어. 그때 끼고 있던 반지 때문인지 너의 뺨에도 피가 흘러.
그것 때문에 넌 다음 날 스케줄에 나갈 수 없었겠지.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안 할게 두 번 다신 안 할게
-하지 마 약도 연기도 다 하지 마 내일 아빠한테 말해 은퇴한다고

그날 상처가 난 너의 얼굴을, 멍이 든 팔을 모두 눈에 넣었어. 그리고 생각했어. 널 사랑하지 않고 싶다고.
-나 이제 너 사랑 안 해
-나 너 없으면 안 돼
-연기가 하고 싶다는 널 아빠한테 소개해줬던 내가 후해 돼

난 어려서부터 보고 자란 연예계가 얼마나 더럽고 위험한지 잘 알면서도 널 끌어드렸어.
-사랑해 줘 제발

곧장 눈물을 쏟을 것만 같은 얼굴에 이끌려 먼저 하고 싶다고 말한 건 나야. 네 목에 팔을 두르고 끈질기게 입을 맞췄던 것도 나야.

내 배를 꾹꾹 누르는 내 손도, 위에서 쇄골과 어깨를 눌러 숨이 막히는 것도, 좀만 천천히 하자는 날 끝까지 밀어붙이는 너도. 내가 다 참았어.
사랑해 줘 응?

그 말에 사랑한다 대답하는 내 말을 듣고 안심이 됐는지 어린애처럼 내 품에 안겨 잠에 들었어. 그 후 우린 일주일 동안 집 밖에 한 발자국도 안 나갔어. 보통 연인들처럼 맛있는 것도 먹고 영화도 보고 드라마도 보고. 그러다 티비에 네가 나오면 곧장 채널을 돌렸어.
‘하나, 그리고 둘’ 김영훉 하차, 김영훉 은퇴 의혹.
온 세상은 너로 떠들썩해. 사람들은 뜬 소문을 만들어내고 그 말을 듣게 될까 봐 널 집에 가뒀어. 항상 난 옆에 있었고.

좀만 참아 영훉아 이제 다 괜찮아
응. 다 괜찮아

너의 표정을 읽을 수 없었어. 점점 망가져가는 것 같아. 너도 나도.
네가 은퇴한다는 기사가 뜨고 두 달이 지났나. 연기하면서 친해진 동료들과 일본 여행을 가고 싶다는 말에 나는 단번에 허락했어.

넌 일주일 동안 연락이 없었어. 그만큼 재밌게 지내고 있는 거겠지 나도 연락에 집착하고 깊지 않았고. 난 너의 소식을 기사로 들어.
넌 입국하자마자 조사를 받아야 했고 난 네가 집에 올 때까지 참고 또 참으며 기다렸어. 부재중 전화가 수십 통, 문자가 수백 통이 와 있는 걸 난 폰을 꺼두고 모른체했어.

널 죽이고 싶을 만큼 증오했더니 결국엔 돌아오더라.
도어락 소리가 들리자마자 몸을 일으켜 널 맞이하러 가. 그리고 못 본 사이에 수척해진 얼굴을 몇 초 동안 바라보다가 난 다시 네 얼굴에 아프게 손을 대고 이를 악물어 울음을 참아.

미친 새끼

이제 그만하자 나 지쳐

넌 무작정 무릎을 꿇고 빌어. 잘못했다고. 내가 다 잘못했다고.
사실 너무 힘들었다고 사람들이 날 잊는 게 싫었고 다시 모두가 좋아하는 배우 김영훉으로 돌아가고 싶었다고 그래서 그런 거였다고 이해해달라고 하지는 않을 테니 제발 가지말라고 때리고 역하고 다 받을 테니 제발 나 혼자 두고 가지 말라고.

그만해 너 진짜 안 사랑하니까 이제
난 그대로 널 지나쳐서 집으로 도망쳤어. 급하게 나오느라 지갑을 두고 와서 삼십분을 쉬지 않고 뛰었어. 덕분에 눈물이 말라. 숨을 몰아쉬느라 목울대가 따가워도 나는 계속 뛰었어. 그게 화근이 됐나 눈을 떠보니까 응급실이더라. 다행히 네가 안 보여.

이틀이 지났나.
문 앞에 네가 있어.

어디 갔었어?
어디 아파?
초점 없는 눈동자가 무서워. 어디 아픈 거 냐고 어깨를 세게 잡아 이리저리 살피는 네가 무서워. 아직도 약에 취해있는 네가 나는 너무 무서워.

제발 영훉아 그냥 가 줘
가끔씩 넌 내 집을 찾아와 무릎을 꿇어 어쩔 땐 나를 껴안고 숨을 쉬고 들이마셔

네가 없으니까 숨이 막혀 다시 사랑해 줘 제발
넌 항상 같은 말을 해 이젠 불쌍하지도 않아. 익숙해지고 무뎌지더라 널 밀쳐낼 수도 아무런 죄책감 없이 뺨을 내리칠 수도 꺼지라며 욕할 수도 있어.

죽어.. 그냥 죽어 영훉아

그날도 너한테서는 약 냄새가 났어. 어쩌면 착각이었던 걸지도 몰라. 마지막으로 본 얼굴이 오늘도 떠올라 미칠 것 같아.
너랑 내가 운명이라 그랬었지
난 운명 같은 거 안 믿었어 애초에

비 오는 날 우산도 없이 뛰다가 너랑 부딪혔을 때도, 오티 때 내 옆자리에 네가 앉았을 때도,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내 이름을 언급했을 때도, 나에게 안기는 머리통을 품었을 때도, 숨 막히다는 너한테 그냥 죽어버리라 소리쳤을 때도.
근데 영훉아 오늘은 네가 내 꿈에 나왔어 살려달라고 그러더라 넌 이미 죽었는데.
내가 살아있는 건지 모르겠어. 가끔 너의 심장 소리를 듣는 거로 증명받았었는데 이젠 네가 없어.

그냥 밖으로 나와서 담배를 입에 물었어. 거짓말처럼 비가 내려. 우리 처음 만났던 그날처럼.
그래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한참을 엉엉 울었어 많이 보고 싶더라.

비 맞으면 감기 걸려요

비가 오는 날이면 네가 날 찾아와. 내가 한때 바라던 모습으로. 지금도 난 네가 보여. 멍들지 않은 팔로 우산을 내미는 네가 또렷하고 투명한 눈으로 날 내려다보는 네가 약 냄새가 나지 않는 네가.
보고 싶어. 보고 싶어. 이런 가짜 말고 진짜 김영훉을 보고 싶어.

제발 다시 돌아와 주라
나 네가 없으니까 숨이 막혀

#빵사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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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Jul
둘이 앉혀놓고
나 너 사랑하는 만큼 너도 사랑해 그러니까 그냥 셋이서 사귀면 안 돼?

#밀사연애 #빵사연애
셋이 대학 동기고 알고 지낸지는 3년 정도 밖에 안 지났는데 10년 지기 마냥 가까운 사이. 재혅이랑 먼저 사귀고 그다음에 영훉이랑 사귀게 됐는데. 친구 사이 깨지기 싫다고 비밀연애하자는 내 제안 둘 다 기꺼이 받아들인 탓에 내가 양다리 걸치는 걸 몰라.
셋이 거의 매일 만나고 밥도 영화도 학교도 그냥 잠 빼고 다 같이 해. 그러다 재혅이랑 섹 뜨다가 실수로

영훉ㅇ아..잠깐만.. 발언하기. 너 뭐라 했냐? 김영훉이 여기서 왜 나와?

난 당황해서 오래 붙어있다 보니까 말이 잘못 나왔다고 해. 언제 걸려도 안 이상할 내 양다리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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