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이자 저명한 수집가인 강서준.반지 하나를 조사해달라는 의뢰를 받아.의뢰인은 한지우,당사자는 아니고 대리인.자신을 관찰하는 듯한 서준의 시선이 불편했지만 일은 일.반지는 지우네 회사에서 매입한 땅 개발하려고 땅팠는데 나온 유골이 끼고있던 거였어.유골 한 구 쯤 덮으면
그만이지만 반지는 무슨 가치가 있는건가,조사해달라고 현장에 수행 차 있었던 말단 직원 지우를 내세워 의뢰한거지.그런 사연으로 서준의 집에 들락거리던 지우가 옆으로 누워있는 유골 사진을 보다 문득,근데 옆에 누가 있었던 것 같지 않아요?한 마디를 던지는데 서준의 눈빛이 묘해져.
서준은 죽지 않는 존재로 계속 신분을 바꿔가며 살아왔어.그래서 돈도 많고,이것저것 아는 게 많아.천년 전 지우의 전생에 두 사람은 연인이었어.지우는 서준의 비밀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었어.어여쁜 지우를 위해 사람들을 도와주다보니 처음엔 도움을 기꺼워하던 사람들이 마을에 변고가 생기자
엄청 클리셴데 서준이 지우 찾아서 다참마을 내려가다 사고나고 강서준 사고로 뉴스고 인터넷이고 다 난리통에 필현이 지우한테 연락해보지만 안 받고 티아스페토도 계속 문이 닫혀있어.삼일만에 깨어난 강서준 필현이한테 혹시 지우 연락됐나 물어보는데 세상이 강서준 사고로 난린데 걔가 모르겠냐고
그런데도 안 나타나는거 보면 걔도 진짜 독하다고 그만 잊으라고 하는거.서준도 체념하고 사고 핑계로 1년 가까이 쉬는데 몸보다 마음 추스리는게 더 힘들었겠지.근데 어느 정도 아물었나 싶을 때 한지우가 불쑥 나타나고 강서준 돌아서는거 칼이라 상처주고 투명인간처럼 무시하는데 그래도 지우가
시야에 안보이면 또 불안해.필현한테 대체 한지우 뭐냐고 하면 갑자기 나타나더니 너랑 제대로 이별을 못했다고 하는데 둘이 해결해 난 모르겠다,한 발 빼고.지우가 이틀 정도 안보이다가 또 불쑥 나타나면 서준이 샤프란 리조또 하는 법이나 제대로 알려달라고 그리고 좀 제발 가라고 사정하면
강서준 친구들이랑 생맥집에서 월드컵 보다가 16강 확정되고 옆에 있는 친구들이랑 뽀뽀하고 난리치다가 맥주 갖다주러 왔다가 휩쓸린 알바 한지우가 자기 친구인 줄 알고 뽀뽀해버려.근데 다들 정신없고 취해가지고 난리법석인 속에서 둘이 눈맞아가지고 화장실에서 찐하게 키스했으면
알바 몇 시에 끝나요?
삼십 분 뒤에 마감이에요
대화 중간중간 계속 쪽쪽거리다가 누구 들어오는 소리에 깜짝 놀란 지우가 먼저 나가고,이름도 모르는 사람이랑 입술부터 트는 이런 적 처음이라 서준은 얼굴 감싸고서 변기에 앉아서 와씨 이게 아드레날린 폭발하는 그런건가,다리 달달 떨다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한턱 나왔어.홀에서 서빙하느라 바쁜 지우 힐끔 보고 테이블에 앉아서 아이구 취한다~밑밥 깔면 친구들은 지랄한다 낄낄대.중간중간 시계만 보는데 친구가 야 2차 가자!하는 거 따라가는 척 하다가 친구들 다 꽐라된 것 같아서 먼저 가라고 하고 슬쩍 빠져나와.아까 그 술집
미대형이면 현준이 밀어야되나. 뭐든 예쁜 게 좋고,그게 자기 손으로 만든거면 더 좋고.근데 사람중에는 그닥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캔버스엔 항상 풍경이나 추상화만 담기는데 어느 날 사진학과 사진전 갔다가 눈 하나만 크게 찍힌 사진에 사로잡혀서 매일같이 눈만 그리는.그 사진 찍었다는 사람
한테 모델 누군지 물어도 안밝히는 조건으로 사진찍은거라 안된다는 말만.사진 제목은 무제.전시회 주제는 슬픔이야.정말이지 어울리는 사진이었어.찡그리지도 눈물이 맺히지도 않았는데 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먹먹했거든.매일 그 눈을 생각하며 캔버스에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현준이 그 눈을 다시
마주한 건 화방이었어.화방주인이 주문한 물건을 갖다주러 온 택배기사.마스크에 모자를 써서 눈만 보이는데 마침 들어오던 현준과 나가려던 그가 스치면서 눈이 마주치는데 현준은 한 눈에 알아봤어.그 눈의 주인이라는 걸.하지만 붙잡을 새도 없이 그는 사라졌고 현준은 화방 카운터 앞에 쌓여있는
집 넓고 돈 많은 백수 강서준 이럴 때 쓰지 어따쓰냐며 친구가 골든리트리버를 맡겼어.산책만 잘 시켜주면 별로 어렵지 않을거라며 무려 한 달동안이나!첨엔 친구 욕을 했는데 며칠 데리고 있으니 훈련이 워낙 잘 돼있어서 배변도 가리고 잘 짖지도 않고, 산책시켜주느라 하루 세 번 꼬박
꼬박 외출도 하다보니 사람답게 사는 느낌이야.오늘도 밤에 산책시켜주러 몽치(개이름)데리고 나왔는데 잠깐 벤치에 앉아서 운동화 끈 묶는 사이에 몽치가 어디로 뛰어가는거.한 번도 이런 일이 없어서 몽치야!부르면서 뛰어가는데 꼬리 붕붕거리면서 저만치 앞에서 걸어가는 남자한테 달려드는거.
으악!소리내며 엎어진 남자를 올라타서 얼굴을 핥고 헥헥거리는 몽치를 간신히 떼어낸 서준이 죄송합니다!!연신 허리를 숙였어.
몸 만든다고 집에서도 계속 운동하는 강서준.헬스장 뺨치게 운동기구 모아놓은 방 있으면서 지우 옆에 있고싶어서 거실에서 지우 티비보는 동안 소파 밑에 발걸고 하다가 발등아파서 지우한테 잡아달라고 하겠지.그럼 강서준 발등에 앉아서 무릎에 팔 얹고서 티비보는데 드라마에 푹 빠진
지우가 야속해.
나보다 드라마가 더 좋아?
저거 너 나오는 드라만데
그러니까 실물보다 드라마 속 강서준이 더 좋냐고
너는 강서준이고 저 사람은 최상무고…
아예 드라마 속 인물을 따로 분리해서 생각하는 지우에 질투심 폭발한 강서준.윗몸일으키기 하면서 일어설때마다 지우한테 뽀뽀해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