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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던 날의 너 #기태완 Image
이삿짐을 정리하던 완은 툭 떨어져 내린 폴라로이드 사진 하나를 주워 올렸다. 사진 속에서는 여름 풀냄새가 날 것 같은 기태와 자신이 있었다. 송진가루 때문에 환기를 시킬 엄두가 안 나던 요며칠. 드디어 비가 와 창을 활짝 열어 놓은 체였다.
창너머로 빗소리가 몰려 들며 완은 벽에 스륵 기대 앉았다. "우산 있어?"
비가 오는 날이면 언제나 묻던 그 애의 목소리.
"작은 건데."
"상관 없어."
완의 사물함에는 언제나 작은 삼단 우산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둔 거였고, 나중엔 기태가 비가 오는 날이면
찾았기에 일부러 둔 것이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작은 우산 아래에서 두 사람은 딱 붙어 운동장을 가로 질러 걸었다. 종종 다른 친구들이 역시 둘이 사귀네, 진짜 유난이다, 하는 소리를 들었지만 두 사람은 대꾸도 하지 않았다.
완은 당시엔 기태가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고 있다고 충분히 느꼈으므로 쑥스럽게 웃을 뿐이었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건 그저 무시에 지나지 않은 일이었다. 나의 업보, 신기태. 보고 싶다.
그렇게 비가 오는 날. 두 사람이 함께 걸을때면 붙은 어깨 탓에 사락사락 교복 스치는 소리가 났다. 맨살의 팔이 스치는 것도 당연했다.
운동장 모래가 젖은 냄새, 어디선가 막 잔디를 깎은 직후인 듯 올라오는 풀 냄새, 아스팔트가 땅에 젖은 냄새. 그리고... 기태의 땀냄새가 완의 코끝을 간지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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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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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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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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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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