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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Sep, 55 tweets, 9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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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 막내 딸 김지추의 하루. 늦잠을 자고 싶어도 지치지 않고 깨우는 궁녀 덕에 어쩔 수 없이 일찍 기상해 하루를 시작해. 아침부터 소소하게 차리지 않은 아침을 먹고선 다시 제 방으로 돌아오는 지추. 사실 지추 이렇게나 넓은 궁전이지만 하루의 시간 대부분을 보내는 곳은 자기 방이야.
지추는 집순이..라기보단 방순이에 가까울 정도로 움직이는 걸 귀찮아했거든. 어쨌든 그렇게 여유롭게 방에서 게임도 하고 가끔은 들어온 일 처리도 하고.. 하면서 하루를 보내는데 그런 지추를 방밖으로 부르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 바로 잰이였겠다.
"아, 진짜 언니 궁에서 뛰면 안된댔잖아."
잰이 오길 기다리고 있다가 저 멀리 방금 막 궁전으로 들어온 잰이를 보자마자 와다다 뛰어왔을 지추. 되려 잰이가 궁녀들 눈치 보고 뭐라 하면 지추는 베시시 웃으면서 정원에선 괜찮아~ 이러는 거네.
진짜 자기가 강아지도 아니구.. 잰이 뛰어온 덕에 안 그래도 반곱슬 머리 더 붕방붕방해진 지추 보면서 그래도 머리 쓰담쓰담해줌. 그러곤 자연스럽게 지추한테 팔짱 끼며 건물 안으로 들어갈 잰이겠지.
얘네 한 번 헤어졌다가 다시 사귀기 시작한 지도 벌써 1년 가까이 지남. 잰이 지추랑 헤어졌을 당시엔 다신 궁에 얼씬도 안할거라고 생각했었고 막 다시 사귀었을 때에도 웬만해선 궁에는 다시 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둘이 헤어진 곳이 궁이었으니까) 둘이 다시 사귀기 시작한 지
세달쯤 지나서였나.. 지추가 그랬을 거야. 가족들이 너를 보고 싶어한다고. 잰이 갑작스러운 얘기에 아무래도 놀라긴 했겠지. 물론 예전에 몰래 사귈 때는 잰이 지추의 그냥 친한 동생인 척.. 황실 식구들과 밥도 자주 먹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잖아. 그러니까 황후뿐 아니라 황제도,
지추의 언니오빠도 다 지추와 잰이가 사귀는 사이란 걸 알고 있었거든. 또 그런데 둘 사이를 반대도 했었으니 이렇게 먼저 보고 싶다고 할줄은... 잰이 생각 못했을 듯. 사실 그건 지추도 마찬가지긴 했음. 지추도 잰이한테 자기도 가족들이 무슨 생각인진 잘 모르겠다고.. 했겠지.
그리고 잰이한테 너가 불편하면 정말 안 봐도 된다고, 부담 갖지 말라고도 했을 듯. 하지만 잰이 고민끝에 결국 황실 식구들 보기로 결정했을 거다. 지추랑 가벼운 마음으로 만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어차피 다 아니까.. 그냥 당당하게 가서 만나고 오자, 생각하곤
잰이 정말 오랜만에 궁으로 초대받아 들어가는데 결정할 때의 용기는 어쩌고 정작 들어갈 때는 너어무 떨려서 뭐라고 격려하는 지추 얘기도 잘 못들었을 잰이... 그런데 그날 식사는 잰이의 걱정과 달리 정말 편안한 자리였을 것 같지. 황후께서 그땐 미안했다고 직접 사과도 했고..
둘이 그런 사이인 줄 나중에 듣고서 알았던 지추 언니오빠는 어쩐지~ 하면서 잰이를 조금 놀리긴 했지만 그만큼 편하게 대해주기도 함. 심지어 지추의 아빠, 그러니까 황제는 잰이한테 먼저 궁에서 같이 사는 건 어떠냐고 제안까지 했을 것 같음. 그 제안은 오히려 지추쪽에서 부담스럽게 왜 그러냐며
먼저 컷.. 하긴 했지만 진짜 둘이 결혼이라도 한 사이처럼 대해줬을 식구들. 그러니까 그렇게 반대까지 했는데도 잘 사귀는 둘을 보고 식구들도 어느정도 마음을 열게 된 건데 잰이는 어쨌든 좀 놀라웠대. 대한제국이 언제부터 이렇게 열린 사회였나 하고...ㅋㅋ
아무튼 그렇게 해서 다시 그날 이후론 제집마냥 궁전을 들락날락했을 잰이지. 그리고 오늘도 마찬가지로 잰이 아침일찍 회사 가서 회의 하나 하고선 바로 또 궁전으로 출근함. 둘이 밖에서 데이트도 하긴 해도 집데이트, 아니 궁데이트를 평소에도 자주 했거든. 잰이 집도 좋지만 아무래도 집보단
궁전이 훨씬 크니까.. 예전에 정말 공주들은 궁전에서만 평생 살았다는데 그정도까진 아니어도 궁전에 잰이가 아무리 자주 와도 아직 못 가본 곳이 있을 정도로 크긴 했으니. 그리고 어차피 다 들킨 김에 궁전에선 그냥 대놓고 커플마냥 굴 수 있어서 그게 편해서 자꾸 궁데이트 하는 둘임.
어쨌든.. 그래도 오늘은 조금 특별한 날이었어. 바로 지추가 잰이한테 검술하는 걸 보여주기로 한 날이었거든.
"이게 옷이야?"
"응."
"뭐야. 난 더 화려한 거 입을 줄 알았는데."
사극에서 본 걸 기대했던 잰이 꿍얼대면 지추는 어이없단 듯 헛웃음 허, 침.
"그런 건 드라마에서나 입는 거지. 불편해 죽겠는데 뭘 그런 걸 입냐."
지추 검술할 때 입는 하얀색 무술복(?)의 허리띠 정리하며 말했겠지.
"아 나 그런데 진짜 너무 오랜만이야."
"그래도 어렸을 땐 잘했다며-"
"야 그게 몇 년 전인데.."
지추 거의 몇 년만에 잡아보는 목검이 어색하단 듯
만지작거리며 이럼. 그럴만도 한 게 지추 고등학생 때까지나 열심히 했지.. 성인이 되고나선 검술 연습은 거의 안 했거든. 감 잃지 말라고 억지로 몇 번 한 게 전부랄까.. 그런데 지금 갑자기 웬 검술이냐고? 그게 얼마전에 지추 잰이랑 전화하면서 궁전 지나다니다가 우연히 기합 소리 들은 잰이가
이게 무슨 소리냐고 물어봤었거든.
"이거? 몰라, 누가 검술이라도 연습하나 보지."
[검술? 그런 것도 해? 언니도 할줄 알아?]
"어? 어엉."
[뭐야, 왜 그걸 지금 알려줘!]
...아무튼 그러고나선 잰이가 궁금하다고 언니가 하는 거 보고 싶다고 자꾸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오늘 보여주기로 한 거였겠다.
"보여줘, 빨리."
잰이 앉아선 꽃받침하고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이럼. 아 괜히 한다고 했나.. 지추 머쓱한지 머리 긁적이다가도 일단 하기로 한 거니까 또 자세 잡음. 그리고 예전에 배웠던 거 그래도 몸이 기억하는지 슉슉 움직이는 지추. 잰이 제 생각보다 더 잘하는 지추에 어느새 입 벌어져있을듯.
그런데 원래 이런 건 늘 그렇듯.. 지추 잘 하다가 마지막에 좀 꼬여서 검 딱 놓치면서 끝났어.
"오랜만이라서 그래."
지추 잰이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혼자 머쓱해선 검 주워오면서 이러는데 감탄하고 있던 잰이는 벌떡 일어나더니 박수 치는 거지.
"언니 진짜 멋있다.. 좀 다르게 보여, 지금."
"..그럼 그동안은 어떻게 봤는데?"
"아니 언니 운동 하나도 안한다며. 물론 몸은 원래 좋은 거 알았지만 그래두.. 이렇게 잘할줄은 몰랐지."
이게 까는 건지 칭찬하는건지.. 어쨌든 진심어린 감탄 섞어 잰이 말하면 지추 칭찬에 또 머쓱해하다가도
기세등등해져션 내가 원래 잘하긴 했지, 또 이래.
"나도 해보면 안돼?"
"응?"
그런데 지추 살짝 방심한 틈 타서 목검 가져가는 잰이.. 어차피 뭐 목검이니까. 지추 그렇게 생각하고 그냥 다시 안 뺏으면 잰이 그거 들고 아까 지추가 해본 것처럼 해보려고 해. 하지만 목검이 또 은근 무거워서 몇 번
휘두르곤 힘들다는 듯 다시 바로 지추한테 돌려주는 잰이였으면.
"아 힘들어, 벌써."
"뭐야, 몇 번 하지도 않았으면서."
지추 놀리듯 뭐라고 하면 잰이 짜증난다는 듯 지추 찌릿 째려본다.
"짜증나. 평소에 운동은 내가 훨씬 열심히 하는데."
그러곤 잰이 꿍얼꿍얼대면 지추 웃으면서
잰이 달래곤 다음 코스로 넘어가겠다. 아 다음 코스는 바로 활쏘기야. 잰이가 이왕 보는 김에 그것도 보고 싶다고 했거든.
"언니 활도 잘 쏴?"
"아니? 나 못 쏴."
지추 어렸을 때 이것저것 억지로 배울때도 줄곧 잘하던 검술에 비하면 활쏘기는 그닥..이었을 듯.
그래서 이건 별로 보여줄 게 없는데.. 어쨌든 잰이가 궁금하다니 그냥 활쏘기 장으로 데려오긴 했을 지추.
"같이 쏴볼래? 너 양궁 이런 건 해봤다며."
"그거 그냥 카페 가서 한 게 다야.."
잰이 이렇게 빼놓고 지추가 해보라고 주면 또 신나서 받아들어. 이정도면 그냥 자기가 체험해보고 싶었던 거
아닌가 하고 지추 생각도 드는데.. 어쨌든 그렇게 나란히 서서 지추가 먼저 시범 보여준다고 쏴보는데 과녁 근처도 못가고 떨어지는 화살... 핳.. 지추 어색하게 웃으면서 잰이 보고 해보라고 함. 그러면 잰이 그냥 한 번 해보는데 얘도 과녁 근처도 못 가는 건 마찬가지네....
"나, 나는 처음이잖아! 어떻게 할줄도 모르는데.."
잰이 지추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괜히 혼자서 버럭하면 지추 프하핫 웃으면서 그럼 자기가 가르쳐주겠다고 해. 지추 뭐.. 얘도 잘하진 않았지만 이론은 알았으니까. 아무튼 그래서 지추 잰이 뒤에 서서 팔은 이렇게 하고 과녁은 어떻게 보고
이런 거 알려주는데... 시선을 일직선으로 해서 보려다보니 둘이 엄청 가까워짐 거리가.
"...원래 이렇게 가까운 거야?"
잰이 눈동자만 도르륵 굴려 지추 힐끔 보더니 이러겠지. 응? 지추 무슨 소린가 싶어 되물으니 잰이 지금 귀끝이 살짝 빨갛네.. 그게 지추는 몰랐겠지만 가까이 서서 말하면서
지추 숨이 잰이 귀에까지 막 닿았거든..
"응, 원래 그렇지?"
지추 빨개진 잰이 귀 보면서 옅게 웃곤 일부러 더 장난치듯이 잰이 허리 잡고 끌어당겨 더 붙여. 이 언니가 진짜.. 확 트인 곳에서 이러고 있다는 거에 잰이 더 머리 뜨거워지는데 잰이 뒤돌아보려는 순간 지추 확 떨어지면서
지금 자세 딱 좋다고 쏴보라고 그래. 그러면 잰이 김 새서 입술 삐죽이면서도.. 그대로 과녁에 맞춰서 쏴보는데 거의 정중앙에 맞춰버린 잰이..
"어?"
지추도 잰이도 당황하는데 아무래도 김잰이 여친 대신 활쏘기에 재능이 있던 거지.. 잰이 자기도 신기해서 그후로도 몇 개 더 쏴보는데
(그래봤자 많이는 못 쐈다. 팔에 힘 빠져서..) 그것도 다 괜찮게 쐈을 듯.
"너 잘한다, 진짜."
"진짜?"
지추가 잘한다고 칭찬해주면 잰이 금세 또 기분좋은 냥이 돼서 자기가 먼저 지추한테 찰싹 달라붙음. 그러면 지추도 잰이 머리 만져주면서 활 쏜 거 정리하는데..
"안되겠네. 나 사극 찍어야겠다, 언니. 그치?"
잰이가 웃으면서 이러는 거네. 거기엔 지추 하던 행동 멈추곤 눈썹 움찔함.
"사극 찍는다고?"
"응, 안 그래도 나 요새 연기할까 생각했었는데."
"...너 연기할 거야??"
지추 놀란 목소리로 물으면 잰이 지추한테 기대있다가 고개 들거야.
"왜 그렇게 놀라? 나 예전에 연기 수업도 받았었는데. 내가 말 안했나?"
"어.. 연기는 그런데 왜 해, 갑자기."
"왜긴. 재밌을 것 같잖아."
잰이 아직 연기 제대로 해본 적 없는 순수 아이돌이긴 하다만 관심은 있어서 연기수업도 종종 받았었거든. 잰이 정말 연기해볼까 하는게 진심인지
나도 황녀 역할 해보고 싶다, 언니가 잘 아니까 언니한테 물어보면 되겠다 이러고 있는데 지추는 좀 뚱한 표정인 거.
"뭐야. 언니는 내가 연기하는 거 싫어?"
잰이 종알종알 얘기하다가 그런 지추 표정 살피곤 입술 삐죽이며 그럴 듯. 거기엔 지추 아니 그게 아니라.. 하면서 머뭇거리다가
"너.. 연기하면 그런 것두 찍을 거 아니야아.."
"그런 거?"
"...키스신 이런 거."
답지 않게 꿍얼대면서 이렇게 말하는 거겠지.
"언니 벌써 질투해?"
잰이 아까까진 입술 삐죽대놓고 지금은 또 입꼬리 씰룩대면서 물으면 지추 잰이 빤히 보다가 응, 이랬으면.
그러면 잰이 그런 지추 빤히 쳐다보다가 갑자기 지추 손잡고 바로 옆에 있던 방으로 들어가버려. 그 방은 바로 황실에 있는 서재 중 하나였을 듯. 그렇게 들어와선 사람 없는 거 슬쩍 확인한 뒤 지추 두 볼 붙잡고 키스 갈기는 잰이.. 잰이 질투하는 지추가 너무 좋아서 당장 키스 갈겨야겠었거든.
지추 조금 당황해하면서도 또 잰이 허리 감싸 안으며 받아줄 것 같음. 그렇게 갑자기 격정스러운 키스하는 둘.. 지추 뒷걸음질 치다가 책장에 등까지 박았을 듯.
"재니야, 너 진짜 막무가내다."
"..그래서 좋아하는 거 아니야?"
당당한 잰이에는 지추 헛웃음 쳐. 맞아서.
그래.. 잰이 그동안 궁을 제 집마냥.. 아니 그냥 호텔마냥 썼거든.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주로 손님 방이나 지추 방에서 하긴 했는데 이따금씩 이렇게 갑자기 꼴려버리면 사람 없는 방에 들어가서 급하게 해결..하고 나오기도 했을 둘.. 그리고 지금도 그럴 생각인지 잰이 다시 키스하면서
지추 입고 있는 옷 속으로 손 집어넣는데 어디서 문 열리는 듯한 소리가 났으면 좋겠다. 그 소리에 다급히 옆에 있던 책상 밑으로 몸 숨기는 둘. 다행히 짐이 많은 탓인지 둘을 보지 못한 궁녀가 들어와선 가지고 온 책을 정리하는데 지추랑 잰이는 책상에 숨죽이고 숨어있을 수밖에 없었겠지.
둘다 긴장해서 숨소리까지 죽이는데.. 그러다 눈 마주치면 잰이 자기도 어이없지만; 이런 상황에 더 꼴려.. 그래서 은근슬쩍 지추 허벅지에 손 가져가면 지추 어이없단 듯 잰이 쳐다보며 잰이 손 꼭 잡네. 그래도 그러고 곧 궁녀는 서재를 나갔을 거야.
"너 변태야?"
"응. 맞아, 변태."
잰이 궁녀 나가자마자 그대로 다시 아까 하던 거 마저 하려는 듯 지추 입고 있던 치마 말아올리려 하면 지추가 잠깐만, 하더니 잰이 손 잡아.
"왜?"
"아니.. 이따가 우리 저녁도 같이 먹어야하잖아."
그러니까 오늘 하필 또 잰이 황실 식구들이랑 온김에
저녁 같이 먹기로 한 날이었거든. 그 말인 즉, 곧 저녁 먹을 시간이 다 됐는데.. 혹시 여기서 그런 짓 하다가 찾으러 온 사람들한테 들킬 수도 있다 이런 얘기였음. 잰이도 그정돈 알아서 아쉽다는 듯 치.. 하면서도 손 걷으면 지추 흐트러진 옷 정리함.
아무튼 그러고선 조금 쉬다가 식사하러 가는 둘. 잰이 이런 식사 자리도 이제 그냥 편안해져서 괜찮은데.. 여전히 적응 안되는건 이 가족의 식사량임. 잰이는 외동이기도 하고 그래서 밥상이 이렇게 꽉 차있던 적이 없던 것 같은데.. 아무리 황실이라지만? 매번 정말 온갖 맛있는 메뉴로
꽉 찬 식탁과 그걸 거의 다 먹는 이 집 식구들을 보면서 잰이 늘 신기하다고 생각도 했겠지. 어쨌든 그렇게 식사 맛있게 하는데 황후가 잰이한테 준비한 선물이 있다고 그랬을 듯.
"제 선물이요?"
"그래. 이따가 지스 방으로 보내줄 테니 확인해보렴."
잰이 갑작스러운 선물에 조금 놀랐다가도
고맙다고 하면 별거 아니라고 지추랑 똑닮은 웃음 지으면서 그랬을 황후님.. 아무래도 그때 둘을 헤어지게 만들었던 게 미안한 건지 잰이가 다시 궁에 들락날락하게 된 후로 잰이한테 가장 잘해주는 게 황후였을 것 같다.
아무튼간에 식사 잘하고 지추 방으로 들어온 지추랑 잰이. 그러고 둘이 장난치며 얘기하고 있으면 황후가 보낸 선물을 궁녀가 가져왔을 듯. 그게 바로 뭐였나면.. 잰이를 위해 맞춤 제작한 한복이야. 그런데 이거 사실 지추는 알고 있었을 듯. 황후가 지추한테 이것저것 물어봤거든.
잰이는 무슨 색을 좋아하냐 이런.. 아무튼 엄청 예쁘고 비싸보이는 한복인데 잰이 당장 입어봐야겠는 거지.. 그런데 한복 어떻게 입는지 사실 잘 모르는 잰이. 그리고 이런 건 혼자 입기도 힘들어서 지추 그냥 자기 늘 한복 같은 거 입을때 도와주는 궁녀 불러서 잰이도 입혀주라 했을 듯.
그리고 잰이 한복 다 입고 나왔는데.... 지추 순간 자기도 모르게 완전 감탄하듯 입 벌림. 안 어울릴 줄 알았던 한복이 너무 잘 어울리고 예뻐서.
"왜.. 왜 그래... 안 어울려?"
"아니.. 너무 예뻐."
잰이 괜히 머쓱해서 그러면 지추 너무 예쁘다고 그럼. 뭐 방금 솔직히 지추 웨딩드레스 입고 나온
신부 본 그런 심정이었거든.. 지추 아예 일어나서 잰이 보면서 진짜 예쁘다.. 이러면 잰이 금세 얼굴 붉어져서 지추 본다.
"언니 입은 것도 보여주면 안돼?"
"응?"
"언니가 입은 것도 보고 싶어."
잰이보다 한복은 전통행사 이럴 때마다 입으니 훨 자주 입는 지추긴 했지만 잰이는 직접 본적이
아직 없었거든. 그래서 원래도 보고 싶었던 거 이참에 말하면 지추 알겠다고 하곤 원래 자기가 입는 한복 도움 받아서 입고 나와. 그러면 웃기게도 잰이 반응 아까 지추 반응이랑 똑같을 듯.
"언니 진짜.. 다르다."
"아 뭐가 달라..."
"아니 그냥.."
잰이 감탄하면 지추도 마찬가지로 좀 부끄러워해.
아무튼 그렇게 좀 분위기 간지러워진 둘.. 방에 둘만 남아서 있는데 계속 서있을 순 없으니 그냥 한복 입은 채로 아까 놀면서 바닥에 깔아둔 이불에 앉아. 그런데 이러고 있으니까 뭐.. 진짜 그런 것 같은 거지.
"이러고 있으니까.."
"응?"
"우리 진짜 결혼한 것 같애."
갑자기 이러는 잰이에
지추 눈 동그랗게 떠선 뭐??이러면 잰이 자기가 너무 뜬금없이 말했단 거 알곤 부연설명할듯.
"아니 그런 거 있잖아. 궁 이런데서 보면.. 이렇게 한복입고 결혼하구.. 합방 같은 거 하구 그러니까.. 그냥 그런게 생각나서..."
그런데 부연설명한 게 합방이니..... 잰이 자기가 말해놓고 아차싶어
얼굴 빨개지면 지추 푸핫 웃음 터질 듯.
"뭐? 합방?"
지추 그런 얘기는 진짜 드라마에서나 봤지.. 궁에서 사는 지추도 정작 말해본적 없는 것 같은 걸 잰이가 하고있으니 웃겨서 웃었는데 잰이는 삐졌다는 듯 입술 삐죽이며 지추 째려봄. 거기엔 지추 아 왜 삐져~~ 하면서 잰이 달래주려는데..
잰이 갑자기 휙 고개 돌더니 지추 어깨 잡고 밀어 넘어트림. 그러면서 순식간에 잰이가 지추 위에 올라탄 모양새 됐는데.. 이거 진짜 드라마에서 많이 본 그림인 거네. 지추 제 위에 잰이를 웃음기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으면 잰이 그대로 상체만 일으키더니.. 제 저고리를 스스로 풀어버려.
"우리 아까 하다가 말았잖아."
그 모습에 지추 자기도 모르게 침 꼴깍 삼키면 잰이 삐져있던 만두는 어디 가고 완전 고양이 돼선 이러곤 그대로 지추한테 키스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정말 그날.. 합방 했을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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