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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14 5 tweets 2 min read
신파가 보고싶어서 #문기장군

- 왜 또 이러세요.
- 왜 또 이러는지는 아저씨가 더 잘 알잖아.

자꾸만 벽 세우지마.

- 아저, 아니 형. 형도 나 좋잖아. 아버지때문이면 내가,
- 전 제 할 일만 하면 됩니다.
- 그래? 도대체 아저씨가 할 일이 뭔데?
- 지키는거요. 박장군을.
- 나는 내가 알아서 지킬테니까 그냥 나 자체만 봐달라고!
- 스스로를 지키시기엔.. 아직 너무 어리네요.

언제까지 애 취급 할 건데.

- 도련님.
- 그 빌어먹을 도련님 소리 좀 하지 말라고!

나는 언제까지 당신한테 지켜져야 하는 사람인건데.
- ..제가 어떻게 해드리길 바라시는 겁니까?
- 계급 나이 다 떠나서 나도 그냥 아저씨랑 동등한 사람으로 봐줘. 나도 아저씨 지켜줄 수 있다고.
- 저를 지키고 싶으시면, 사랑타령 마세요.
- 나이가 어리다고 감정도 어린건 아니잖아!
- 치기어린 감정이 어른스러운것도 아니죠.
아닌 척 할거면 그런 눈빛으로 날 보지 말았어야지.

- 어른스러운 아저씨도 제어 못 하잖아. 날 사랑하고 있다는 거 다 느껴.

내가 끌어안으면 모질게 밀어내지도 못하는 주제에..

- 부탁이야.. 내가 계속 널 지킬 수 있게 해줘 장군아..
아무한테도 안 들킬게. 아버지한테도 절대 안 들키면 되잖아.. 그냥 이렇게 안고만 있어도 좋다잖아..

- 널 떠나고싶지 않아서 그래 박장군.

그의 말대로 아직은 어린 난, 끝끝내 벽을 세우는 어른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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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14
영고필현3 #서준지우

영화 들어가쟀더니 싫다고 어깃장을 놓는 형을 어르고 달래가며 진땀빼서 캐스팅 ok했더니 해외로케 안 한다고 또 뻗대는데 진짜 사람 환장할 노릇이다. 그렇게 사춘기같은 질풍노도의 시기는 한지우의 "쓰읍!" 하나에 해결되는 걸 보며 대표자리에 한지우를 앉혀야되나 싶었다.
한달정도 해외촬영을 하고 와서는 뭔 이상가족도 아니고 두사람은 눈물의 상봉을 해댄다. 내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지우를 보자마자 보고싶었다고 달려들어 쪽쪽대고 난리굿을 피우는데 눈꼴 시려워 못 봐줄 노릇이다.
- 여기가 무슨 만남의 광장인 줄 알아?!

기자들이 하도 붙어대니 어느새 대표실이 두사람 만남의 장소가 돼버렸는데 적어도 남의 사무실에서 만날거면 내 눈치정도는 봐야 할 거 아니냐고.

- ? 김대표 언제부터 있었어?
Read 11 tweets
Nov 13
한번만1 #해성호성

고백 비슷한 걸 받았다.

- 아무래도 나 너 좋아하는 거 같아.

예쁜 꽃다발부터 내게 한아름 안겨주기도 했는데.. 일단은 고백을 받았으니 무슨 말이라도 해줘야 하는게 인지상정인 거 같아 본능적으로 대답했다.

- 그게 무슨 끔찍한 개소리야? ImageImage
왜, 어째서, 어떻게, 내게 고백하는 사람이 형제와도 같은 부랄친구일 수가 있는거지? 몰카인가? "좀 개소리 같긴 하지?" 고개를 끄덕이며 지호성이 다가온다.

- 말을 할까말까 고민도 해봤는데, 나도 사실 확신이 안 서서 차라리 터놓고 말 하는 게 좋을 거 같더라고. 나 새로운 꿈이 생겼어.
와아, 뭔지 진짜 하나도 안 궁금하다. 마침내 코앞으로 다가온 입술이 정점을 찍는 흉측한 말을 뱉어낸다.

- 일단 나랑 섹스해보자.
- ...뭐?

꿈인가? 지금, 방금, 이 새끼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온거지?

- 내가 너랑 그딴 걸 왜 해?!
Read 26 tweets
Nov 10
첫사랑7 #서준지우

겨우 몸을 추스리고 멍하니 샤워를했지만 조금도 정리되지 않는 감정에 다시금 흐르는 눈물이 속절없이 날 주저앉힌다. 머리도 말리지 못 하고 쇼파에 앉아 꾸역꾸역 억지로 참아보는 눈물조차 서럽게 느껴져 또 주륵 흘러내리는데 머리가 어지럽고 부운 얼굴에 열감이 돈다.
- 지우야. 한지우!

울리는 인터폰. 쿵쿵대며 두드려지는 문. 그리고 강서준 목소리.

- 문 좀 열어봐!

한밤에 신고라도 들어올 기세의 소음에 힘겨운 몸을 일으키다 휘청. 겨우 현관문을 열었는데 강서준이 다급하게 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 톡도 안 보고 전화도 안 받.. 한지우 너 왜 울어.
- 무슨 일인데 이 난리야.
- 눈 부은 것 좀 봐. 어디가 얼마나 아픈건데?
- 용건만 좀 간단히..
- 어떻게 그래. 아무리 생각해도 몸 상태 안 좋아보였잖아. 너 그렇게 가고나서 걱정돼 죽겠는데 넌 전화도 계속 안 받고 혹시나 쓰러진 거 아닌가 싶어서 얼마나 놀란 줄 알아?
- 가.
Read 30 tweets
Nov 8
10년 연애 #서준지우

곧 있으면 강서준과 사귄지도 10주년이다. 오래도 만났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우리 사랑이라고 다를까.

- 우리 곧 10주년이잖아.
- 응.
- 하고 싶은 거 있어?
- 글쎄.
- 10주년 기념으로, 헤어질까?
티비를 보던 시선이 내게 닿는다. 물론 내 시선은 아직 티비를 향해 있지만. 열여덟부터 만나 이제는 스물여덟. 내 20대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강서준은 이미 30대다. 집에서 결혼 압박이 심해지고 선자리가 들어오기도 한다.

- 왜?
- 그냥.
딱히 헤어질만한 이유는 없다. 다만 계속 사귈 이유도 없을 뿐이다. 오래 만나면 가족같다고들 하는데 우린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 하진 않다. 지겨움을 넘어서서 지나치게 평온하달까. 서로에게 더이상 관심이 없으니 할 말도 없고 궁금한 것도 없다.
Read 16 tweets
Nov 8
클리셰6 #해성석호

- 야, 남은 계정 두개도 삭제해야 하지 않겠냐?

우리를 보고있는 애들은 없는지 슬며시 눈동자를 굴려보던 주해성이 인상을 살짝 쓰고선 날 쳐다본다. 표정 존나 박제해두고 싶게 좋네. 여튼 내가 원한것도 아니고 니가 멋대로 내 취향을 저격 한건데, 아무런 기대를 할 수 없는
내 감정에 대한 보상 정도는 받아야 하지 않겠냐?

- 나랑 자자. 그럼 하나 더 지워줄게.

주해성의 언짢은 인상이 풀리나 싶더니 물음표가 덕지덕지 붙는다. 오, 처음보는 표정. 사진만 찍어놓을 수 있다면 처음보는 표정마다 찍어서 도감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다.
- 자자고?
- 어.
- 슬립?
- 아니, 섹스.

아무리 쉽게 평정심을 유지하는 주해성이라지만 이 정도면 동공지진 정도는 보여줘도 될텐데 되려 지겹다는 듯한 얼굴로, "하나 지우더니 약이 좀 올랐나보다? 나중에 얘기하자." 하는데 아니 이런 문제를 나중에 얘기하자는 것도 웃긴 거 아닌가?
Read 54 tweets
Nov 6
첫사랑6 #서준지우

- 서준이형 백수야?
- 뭐?
- 올 때마다 시간대가 다 다르길래. 회사원은 절대 아니고 그렇다고 사업하는 사람같지도 않고. 걸치고 다니는 거 보면 돈은 또 많아보이고. 부모님이 재벌이신가?
- 백수는 아니고.. 프리랜서.
- 일을 하긴 하는구나. 것보다, 너 그 형 좋아하지?
훅 들어온 질문에 그릇을 정리하던 손이 멈췄다.

- 무슨 소리야, 갑자기.
- 첨엔 형한테 유독 까칠하길래 형이 뭐 잘못해서 사이가 틀어진건가 싶었는데, 뭔가 달라.

멈췄던 손을 다시 움직이며 그릇을 정리하다 이를 꽉 깨물었다. 내가 미쳤다고 강서준을..
솔직히 다시 만난후로 자꾸 내 앞에 알짱거리는 낯짝이 신경쓰이는 건 사실이다.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겠냐고, 4년 사귄 첫사랑을 5년만에 옆집 이웃사촌으로 만났는데. 불편하고 또 불편한 이 마음이 김형기 눈에는 전혀 다르게 보였나보다.
Read 31 twe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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