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다시읽는 중~
디 그레이엄은 <여자는 인질이다>에서 여자가 비슷한 상황에 처한 다른 여자의 생각과 의견, 태도와 감정, 욕구에 전혀 접촉할 수 없을 때 이를 '이념적으로 고립된 상태'라고 명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당신이 여성이라면 어렵지않게 예시를 떠올릴 수 있다. 직장, 가정, 학교 등에서 남성들에게_
둘러싸여 불쾌하거나 불편한 순간이 있더라도 "이거 나만 불편해?"라고 물어볼 사람이 없는 상황 말이다.(여자는 기분 나쁘다고 해도 정당성을 확인받지 않고는 바로 화낼 수 없다. 사회가 그렇게 길러왔으므로.)
여자가 서로에게만 관심을 집중하면 남자는 대부분 기분 나빠하고, 남자는 (존재만으로도) 여자들이 서로 의견 나누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웃겨죽겠음
고독이 사라지는 쾌감은 너무나 거대한 것이어서, 메갈리아 적대적인 여성들도 그것을 겪고 나면 이내 메갈리안이 되고는 했다.
메갈리안들은 서로 연결됨으로써 이루어진 '메갈 각성'을 축하가고 연결되지 이전의 모습도 수용한다는 의미에서 '개념녀 대회'를 열기도 했다.
살에 뜨거운 피가 통하는, 살아 있는 여성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인간이 아닌 '딸감'으로 불려진다.
나의 성적 촬영물이 유포된 사건은 이 세계에 어떻게 읽히는가. 이 세계가 조금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면 피해자들은 그렇게까지 아프거나 고통스럽지 않을 수 있다. 이 폭력은 직접 가해자가 원인이지만 사회의 구조로 완성되는 폭력이기 때문이다.
남성의 성욕을 지피기 위해 사용되는 여성의 신체는 마치 잘려진 나무토막처럼 어떤 의지와 목소리와 힘도 갖지 못한다. 행위의 주체에 의해 완전히 타자화되고 대상화된다. 사용된 이후에는 여전히 아무소리 없는 재가 될 뿐이다.
'딸친다'는 것은 단순히 '자위한다'가 아니라 영상 속의 여성을 일방적으로 정복하여 자신의 남근을 세운다는 의미이다. 딸감 속 여성을 선택하고 자위하는 행위는 '알파' 남성이 아닌 자들에게 남성성을 존립시킬 수 있는 몇 없는 기회인 것이다.
수전 브라운밀러의 내용을 인용한 문장
'한마디로 강간은 "모든 남성이 모든 여성을 공포 상태로 몰아넣는 의식적 과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불법촬영과 사이버성폭력이 여성을 규율하는 방식이 바로 이것이다. 여성들은 '포르노옵티콘'의 죄수가 되어버렸다.
여성에게 '처녀성'을 강조하는 이중 규범이 교차될 때 간수의 위치에 있는 남성들은 더욱 마음 편히 피해 촬영물을 유통하고 딸감으로 이용한다. 여성은 '처녀'가 아니면 '창녀'이기에 영상 속 여성은 이미 따먹힌 '창녀'로 프레임 지어진다.
여성이 죽었다는 스토리는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자신이 가진 권능, 자신이 지배하고 있다는 감각ㅇ르 충족시켜주는 기쁨과 여성 멸시를 경유하여 비루한 남성성을 회복시킨다.
한 여성의 사회적인 인격권이 박탈되는 데 중요한 지점은 정숙하고 순결한 여성이라는 전제의 박탈이다.
제 3자의 존재로 인해 이 폭력의 속성이 구성된다. 마치 제3자의 존재가 있을 때 명예훼손죄나 모욕죄가 성립하듯이 이 폭력 또한 제3자의 존재가 폭력을 구성하는 중요한 지점이 된다.
남성이 정당한 가장권을 획득해 가부장 자리에 설 기회를 가졌던 시기는 한국 경제가 호황이었던 1987, 1988년, 그리고 1997년 외환위기 전까지의 몇몇 잛은 순간에만 가능했다.
여공은 집안의 살림 밑천이자 한국 중화학공업의 살림 밑천이었다.
지금 20~30대 한국 남성성의 특징은 자기 피해자화다. 피해는 가해가 존재해야 성립한다. 이들이 지적하는 가해자는 여성이다.
모두가 불행한 노동을 하는 시대, 남성들이 여성을 향해 쏘아대는 분노의 화살은 상황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비겁한 혐오다. 남성들은 지금처럼 위태로운 경제 상황에서도 여성보다는 나은 처지다.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으로 폭력을 저지를 모든 준비가 끝나는 사이버성폭력은 이들에게 가장 '가성비' 높은 방식의 가해다. 접근하기 쉽고 돈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이다.
따지고보면, 성녀와 창녀를 가른 이유는 성녀를 우상화하기보다 창녀를 모욕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여성의 존엄을 훼손하는 행위는 놀이 문화가 된 지 오래다.
이들에게 연애는 가성비 나쁜 관계다. 돈을 썼는데도 오늘 섹스를 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은 이들에게 '손절'을 고려할 만큼 심각한 것이기 때문이다.
자위행위를 위해 '리얼'한 인간으로 오해 가능한 장치를 더하는 것은, 리얼돌로 채우고자 하는 진짜 욕망이 과연 성욕인지를 의심하게 한다.
유포피해가 종결되지 않는다는 말은 누군가가 계속해서 소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상품을 가치 있게 하는 것은 그 상품에 대가를 지불하는 소비자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는 피해 경험자에게 도대체 왜 그런 일을 했는지를 질문하며 피해 경험자에게 책임을 묻기도 한다. 하지만 이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어떤 구조가 청소년ㅇ르 비롯한 여성들이 자신의 신체를 통해 이익을 얻도록 하는지를 질문해야한다.
A씨는 '자발성'을 들먹이며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았던 사회와 싸웠던 것이다.
우리 사회가 여성을 성적인 대상이 되었을 때만 가치 있다고 인정할 때, 여성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얼마나 더 있는가.
'여성 거래'라는 용어만큼 사이버 공간에서의 불법촬영물 유통을 잘 설명하는 표현은 없을 것이다.
여성 거래가 만연한 사회에서 여성을 교환하고 능멸할 권리는 남성에게만 주어지기 때문이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여성 거래'를 분석할 때 특히 중요한 것은 '구매된 것'과 '팔려나간 것'이 비대칭적이라는 사실이다.
남성 판매자들은 여성의 이미지를 끊임엇이 복제해 판매하고, 일대일 현물 교환을 할 능력조차 갖지 못한 남성 구매자들은 이렇게 뻥튀기된 이미지를 구매한다. 즉 이들이 구매한 것은 여성 개인이 아니라 복제된 이미지이다. 하지만 이때 여성 피해자는 본인이 '팔려나갔다'고 느낀다.
온라인 공간의 존재덕분에 남성 가해자는 공모자들을 직접 대면하지 않으면서도 그들과 합심하여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잊혀질 권리를 박탈할 수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 본인의 비동의 촬영물을 유포당한 여성은, 친족 체계에서 교환당하는 여성과는 전혀 다른 사회적 지위에 놓이게 된다. 과거 친족 체계에서의 여성은 남성 가부장의 '소유물'로서 존재했다. 반면 사이버성폭력 피해를 겪은 여성들은 누군가에게 '소유당하지 조차'못한다.
여성을 소유할 권력을 잃은 현대 대한민국의 남성집단은, 여성을 성적으로 능멸하는 것을 새로운 전략으로 내세우기 때문이다.
'여성 능멸'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오히려 남성 집단이 오랫동안 무의식 중에 품어온 일종의 사명에 더 가깝다.
더 이상 팔루스만으로는 여성을 거래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남성들은 자본주의 체제 속 권력 기제를 활용하여 팔루스의 권위를 재정립하려 한다.
그러나 여성들은 더 이상 거세되거나 거래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고, 우리는 되돌아가지 않을것이다.
본 텍스트는 <2020 한국 사이버 성폭력을 진단한다>, 한사성

cyber-lion.com/?p=2512
다음텍스트는 이것입니다.

cyber-lion.com/?p=2501
<아동성착취 사이트 '다크웹'문제와 대안 마련을 위한 긴급 토론회> 자료집
발제1. 아동성착취 실태와 대응방안
한국인이 운영하는 다크웹 사이트가 적발되고 죄질에 비해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는 것은 새삼 놀라울 일도 아니다. 이미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이야기하였지만 그 때마다 소관부처가 다르다, 서버가 해외에 있다 등의 이유로 미온적인 조치를 취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미성년에 대한 강간, 윤간, 스토킹, 추행을 내용으로 하는 포르노 게임과 만화가 성폭력을 정상화normalization하기 때문이다.
"점점 더 많은 그루밍 사건들이 온라인 상에서만 발생하며 가해자가 아동과 오프라인에서 만날 의도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가해자가 오프라인상의 만남으로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도 여부와 관계없이 온라인 그루밍법이 모든 종류의 아동 그루밍을 범죄화해야함은 필수적이다."
부정적 생활사건 또는 학대를 경험한 아동들은 온라인 그루밍에 취약할 수 있지만 부정적 사건과 관련없이 무작위로 (가해자에 의해) 목표물로 설정되기도 한다. 즉 전형적인 피해자는 없다는 의미기도 하다.
발제2. '음란'의 해석과 '포르노사이트' 처벌: 법적 한계와 논의방향
손 씨는 "처음부터 아동, 청소년 음란물을 취급하는 것이 성인 음란물보다 경제적으로 이득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이것을 사업으로써 시작했다.
피해촬영물이라는 국가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해당 영상이 음란한지, 음란하지 않은지의 여부를 증명해야한다. (...) 음란의 개념은 어느 개별법에도 명확히 나와 있지 않으며, 최형법정주의상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는 것은 아니나 여전히 모호성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음란을 구성하는 기준으로 다음의 것이 제시된다.

1) 당해 표현물에 의하여 성욕이 흥분 또는 자극이 가해질 것
2) 일반인의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할 것
3) 사회에 성적 도의 관념에 반하게 될 것
사이버 성폭력은 젠더를 기반으로 발생하는 폭력임을 인지할 때, '선량한 성풍속'과 같이 성중립적인 표현에서 음란의 대상이 되는 집단, 여성에 대한 폭력, 그 기반에 작동하는 젠더 권력의 차이는 가려지거나 고려되지 않는다.
이처럼 포르노사이트들이 존재 자체가 불법이면서도 당당할 수 있는 배경에는, 삭제 권한이 운영자에게만 있으나 해외에 서버를 두어 규제하기 어렵다는 현실뿐 아니라 '가위할 권리'가 기본권이라며 볌죄를 취향으로 소비하는 남성문화가 있다.
사이버성폭력과 관련한 '수사의 어려움'은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수사기관의 의지의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지적은 이미 반보걱으로 이루어지고있다.
수사관이 누구나 '야동'을 보다 걸릴 수 있다고 위로할 때, 그러니 크게 걱정 말라고 위로할 때, 그 '야동' 속에서 재현되는 여성들은 누구로부터 어떤 위로를 받아야 하는가?
토론2. 문제는 남성들의 '다크 넷'이다!: 글로벌 포르노 유비쿼터스의 디스토피아
그나마 있는 법에 적시된 형량조차 지켜지지 않아 법과 현실간 괴리가 크다는 점이다.
수사의지를 보이지 않는 경찰, 수사해도 불기소처분을 내리는 검찰, 말도않되는 이유로 최종형량을 낮추거나 무죄 방면하는 판사들이 마치 다단계 업자들처럼 연결되어잇다.
토론3.
우리 사회의 삭식과 정서, 일상의 문ㅇ화를 지적해야할 것 ㄱㅏㅌ습니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품평하고 문화로서 소비하는 문화가 넘쳐납니다.
이런 성적 착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것들을 개인의 성욕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절대 해결이 안됩니다. 조직화된 산업의 영역이고 조직범죄의 문제입니다.
토론5. <- 법 용어 너무 많아서 걍 심플하게 스루하기로 함 괜찮아 같은 조에 법학과 있어 그 분이 해줄거야 ㅇ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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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Nov
교수님 주제는 제가 정했으니 괜찮습니다. 사이버 성폭력이라는 주제 발제에 4개의 텍스트가 날이 지날 수록 하나씩 늘어나는 것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30분 발표는? 좀??? 적어도??? 저희에게 120분 정도는??? 주셔야하는 양 아닐까요???
45분 발표에 저번 수업 연장선 각자 발표한다고??? 15분이나 빼앗아가시면???
저희는 뭔 말을 해야하죠??? 이거 뭐 거의 주제 요약이죠?
근데 교수님 텍스트 겉핥기 발표 싫어하시잖아요??? 아니 너무하지 않냐구요 30분은 너무 했잖아요
Read 4 tweets
20 Nov
#대충평소궁금했던자캐멘션하면소개하는해시
궁금하실 정도로 제가 떠들었다면 소개할 정도로 정보가 적지 않으실텐데 어쨌든 예 멘션 오면 합니다
서항아.
21살의 대학생이자, 퇴마사입니다. 집안이 부산의 유지有志로 어마어마한 부자입니다. 가문에 소속된 모두는 어떤 방면으로든 성공하게 되어있기때문인데, 그건 이 집안이 결국 만신집이며, 항아는 실제로 신의 핏줄이 흐르고, 신의 힘이 내려갈 때 이 집안이 포획한 요괴가 함께 내려가기
때문입니다. 이 요괴가 '기휘'(종족: 제강)입니다. 본래 황제를 모시던 요괴로, 태평성대를 부르는 풍요의 상징이고 이 가문은 신의 뜻을 받들어 모든 요괴를 퇴마할 때 기휘를 그들의 영혼에 묶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언제나 풍요롭게 삽니다.
Read 25 tweets
20 Nov
나! 푸른빛이 감도는 검은 머리를 좋아하나봐!
탁비랑 기휘랑 동양권 요괴와 가까운 애들은 전부 그런 머리색이야!
탁비 항상 어마어마한 긴머리처럼 굴렸지만 사실 전부 가채였기 때문에 실제 머리는 짧은 편.(오늘 시날 다녀오면서 생각났음)

기휘는 실제로 머리 풀면 발목까지 내려옴. 쫑쫑 양갈래로 땋았다가 올라간 머리 하고 있지만 모자 안으로 머리카락 들어있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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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Nov
<<스포주의>>뮤지컬 <배니싱>을 보고와서 주저리대는 타래
재미있었어요. 하고 띡 끝내면 재미가없잖아요. 우선 뱀파이어를 바라보는 현대적 시선이 재미있어요. 제 취향이 작가 뒤진지 70년 쯤 되어야지 하는 편이라 최근 뱀파이어/흡혈귀물은 거의 안봤는데요. 이게 최근 유행인 것 같긴해요.
뱀파이어의 지위 하락이예요.
고전에서 뱀파이어란 역병 그자체에 대응합니다. 대표적인 예시라면 노스페라투와 드라큘라겠죠. 그들은 고독을 말하지만 동시에 굉장히 굉장히 비인간적이고, 인간보다 상위의 존재로 그려지기도 하죠. 사실 노스페라투에서 처음으로 햇볕에 죽는 모습이 나온걸 생각하면 흡혈귀 전설은 역병신에
Read 43 twe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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