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성 Profile picture
31 Oct, 139 tweets, 17 min read
갑자기 그거 보고 싶음 할로윈이니까

평범한 하루였고 테스타 멤버들은 평범하게 잠에 들었음. 그리고 다들 꿈을 꾼거야, 박문대가 죽는 꿈을.

분명 박문대가 아니었지만 박문대였음. 꿈을 꾸다보면 아무리 봐도 체격이나 키나 그런게 아닌데 어쨌든 저 사람을 박문대로 인식하는 그런거 있잖아.
꿈 속의 박문대는 어딘가 정신이 나간 듯 공허한 눈으로 뭔가 중얼거리더니... 얼마 가지 않아 움직임이 멎었음.

멤버들은 당연히 섬찟한 느낌에 잠에서 깼지. 시각은 6시 35분. 움직임이 멎자마자 깬 멤버도 있었고 움직임이 멎고도 잠시간 바라보다가 깬 멤버도 있었고...
각자 깬 시각과 시점은 서로 다르지만 공통점은 전부 다 박문대가 '죽은' 뒤에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깨어났다는거지. 그냥 그 모습을 보고 공포에 질린채로.

창 밖은 막 해가 떠오르고 있고 멤버들은 하나 둘씩 박문대의 방으로 모였음. 정말로 실감나는 꿈이었거든.
조금이른 시간이지만 박문대를 깨워서 그 목소리를 들어야만 괜찮을 것 같은 그런 느낌에 각자 고민을 한다거나 바로 달려간다거나 차이는 있었지만 하나 둘씩 박문대의 방으로 모였음.

그리고 박문대의 방에서 본 건 공포에 질린 류청우의 얼굴이었지. 류청우가 저렇게까지 공포에 질린 적이 있었나?
🐺 ... 문대가, 안일어나.

류청우가 더듬 더듬 내뱉는 말에 멤버들은 이해 하지 못했음. 안일어난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가까이서 다가가보니 박문대는 야트막하게 숨은 쉬고 있었음. 맥박도 뛰고 자가호흡도 미약하지만 재대로 하고 있어.
그런데 깨워도 깨워도 안일어나는거야. 마치 사고로 누워 있을 때처럼.

한편 박문대는,

📷 X발... 여긴 설마...

아니, 류건우는 또 다시 백일몽 속에 있었음. 눈 앞애는 얄미우리만치 뚜렷한 상태창이 떠있고.
[돌발!]
상태이상 : '백일몽이 아니면 죽음을!' 발생!

으로 시작하는 연성 줘...
주변을 둘러본 류건우는 손으로 얼굴을 거칠게 쓸어올렸음. 상태창 이 놈은 한가하기도 하지, 할로윈이라고 이런 깜짝 이벤트까지 준비한건가?

['백일몽이 아니면 죽음을!']
정해진 기간 내로 ■■■ ■ ■■■■■ ■■■■■ ■■ 못할 시, 사망?

남은 기간 : 23 : 35 : 24
24, 23, 22... 줄어드는 걸 보니 주어진 기간은 대충 하루쯤 되는 것 같았음. 사망 뒤에 물음표가 있는 걸 보니 추측하기론 사망이 정말로 죽음의 사망도 아닐 것 같고….

📷 일단은 그놈한테 연락을 해야겠지...
뭐, 그래도 이번에는 전처럼 잔인하게 자신을 굴릴 생각은 없는건지 눈 뜬 곳은 LeTi 소속사 앞인데다가 핸드폰 또한 자신이 쓰던 핸드폰을 가지고 있었으니 류건우는 익숙하게 번호를 눌렀음.

신청려
010 - XXXX - XXXX

익숙한 통화 연결음이 울려 퍼지고, 전화기에선 기다리던 목소리가 들렸지.
🔨 누구세요?

이놈 성격이면 '누구세요'가 아니라 '네'가 먼저 나올 줄 알았는데. 현실의 신재현에게 너무 익숙해졌나? 류건우는 고개를 잠시 기울였지만 백일몽의 신재현은 이젠 사실상 또 다른 사람이니 그러려니 했지.

📷 류건우입니다. 핸드폰 번호 저장 안하셨나요?
🔨 아...~

일단 연락을 하고 생각해보니 저번에 갇혔던 그 백일몽의 공간과 서로 다른 공간 일 수도 있고 현재 시점이 어느 순간인지도 모르는데 너무 섣불리 연락을 취했나, 그런 생각이 들었음. 그렇지만 류건우는 이어진 말에 기가 찬 듯 웃어버렸음.

🔨 살아있었네요? 아니, 사기인가?
이게 당췌 무슨 소리람. 자신을 아는 걸 보면 일단 '그' 백일몽은 맞는 것 같은데.

📷 사기 아니고 본인입니다. 지금 소속사 건물 아래에 있는데.

전화기 너머에선 잠시 생각이라도 하는 듯 말이 없었음. 뭐, 사람이 갑자기 사라졌다가 갑자기 나타나는게 이상하긴 하겠네.
그런데 그게 그렇게까지 이상한 일인가? 그도 그럴게 이 놈도 이 이상한 미션이니 뭐니 하는 것들의 정체를 알고 있는데. 그런 의문을 품고 있을 때 즈음 말이 이어졌음.

🔨 ...마침 소속사에 있어요. 금방 내려갈게요.
📷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전화는 뚝 끊겼지.
류건우는 일단 LeTi 건물 1층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 있기로 했음. 박문대 일때의 버릇처럼 주변 시선을 의식하는가 싶다가도 여기선 류건우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는 걸 깨닫고 도로 빳빳하게 허리를 폈지.

청려, 그러니까 신재현이 건물 1층으로 내려온 건 그로부터 10분쯤 지났을 시점이었음.
신청려는 카페 한 구석에 앉아서 한가로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쪽 빨고 있는 류건우를 보자마자 어이없다는 듯 웃었음. 류건우야 당연히 저놈이 또 왜저래, 그런 눈으로 바라봤지.

🔨 아, 죄송해요. 그렇지만 이 얼굴을 다시 볼 줄은 몰라서?
📷 제가 사라지고 시간이 많이 흘렀나봐요?

맞은 편에 앉는 신재현을 바라보며 류건우는 심드렁하게 대꾸를 했음. 어쨌든 이 상황을 격파해나가려면 신재현의 도움이 필요하긴 했지만 이 상황이 그닥 반가운건 아니라.

그래서 그냥 심드렁하게 내뱉고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나 마셨지.
🔨 음, 조금 지났죠? 한 1년 반쯤 되었나.
📷 생각보다 오래 됐네요.
🔨 그쪽이 죽은지요.

뭐?

류건우는 마시던 아메리카노 잔을 떨어트리려는 손에 꽉 힘을 줘서 가까스로 잡고서는 놀란 표정으로 신재현을 바라봤음.
🔨 그 표정은 제가 하고 싶은데요. 그래서 이번엔 몇 회차예요?
📷 하...

X 같은 시스템 같으니라고...
류건우는 쥐고 있던 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얼굴을 쓸어내렸음.
-

한편 테스타 숙소에선 곤히 자고 있는 - 이걸 과연 곤히 자고 있다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 문대를 앞에 두고 침묵만이 흘렀음.

아마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겠지.
말도 안되는 상상이고 그래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박문대가 이대로 숨이 멎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을.
🦌 무, 문대야...?

정적을 깨고 선아현이 박문대의 몸을 살살 흔들면서 이름을 불러봤지만 박문대는 마치 인형 마냥 그대로 흔들리기만 했음.

사고 이후로 부쩍 체력이 떨어져 잠이 늘어난 박문대였지만 그래도 다른 애들이 깨울 때면 줄곧 일어나곤 했음.
사실 그게 아니어도 누군가가 자는데 건드리면 깨진 않아도 뒤척인다거나 잠꼬대를 한다거나 하는게 정상이잖아.

그런데 박문대는 소름끼치리만큼 고요하고 미동 하나 없었음. 꼭 죽은 것 처럼.

🐹 ... 아직 심장도 멀쩡히 뛰고 숨도 멀쩡해.
배세진의 말에 테스타 멤버들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 끄덕임은 안도의 의미는 아니었음. 그저 최악의 선택지를 외면하는 것에서 그칠 뿐이었지.

🐱 문대형... 죽었어요, 꿈에서.
🐰 저, 저도 차유진과 같은 꿈을 꾼 것 같습니다. 분명 문대형이 아니었는데 어째선지 문대형이라 생각한 사람이...
그러고보니 이상했지. 난데없이 모든 멤버가 박문대를 찾아오고 류청우도 박문대를 깨우고 있다? 멤버들은 서로 시선을 교환했음.

🐻 설마요, 설마.
🐺 ... ...
🐹 ... ...
🦌 ... ...

때론 침묵이 모든 것을 설명하고 더 무서운 법이었음.
류청우는 얼굴을 쓸어내리고 우선은 흐트러진 박문대의 침대를 정리해주었지. 멤버들이 전부 같은 꿈을 꿨고 박문대는 깨어나질 않는다.

이것이 지금까지 파악된 현재 상황이었음. 그렇다면 이젠 우린 어떻게 해야하는가.

그렇지만 류청우라고 뭔가 수가 있는 것도 아니었음.
마음 같아선 할로윈이라고 박문대가 장난을 치는구나, 그렇게 생각을 하고 싶었음. 그렇지만 박문대가 주술사도 아니고 어떻게 모든 사람의 꿈에…

🐻 병, 병원에 전화 할까요?
🐺 일단, 일단 기다려보자.
사고 당시의 기억이 오버랩 되기라도 하는 듯 주먹을 꽉 쥔 이세진을 보고 류청우는 일단 이세진을 주먹을 감싸쥐고 고개를 내저었음.

상식적으로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다고 병원에 연락을 한다니, 말도 안되는 소리잖아.

🐹 그렇지만 박문대가...!
🐺 일단은, 우리가 꾼 꿈 이야기 먼저 해보자. 문대는 정말로 깊게 잠든 걸 수도 있잖아.

류청우는 언제라도 박문대가 깨어나면 알 수 있도록 박문대의 옆에 앉아서는 다들 앉으라는 듯 고갯짓을 했고 테스타 멤버들은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자리에 앉았음.
🐰 저는, 그러니까 문대형은 낯선 곳에 계셨습니다. 자취방 같았는데... 처음 보는 곳이었습니다.

침묵을 깨고 가장 먼저 말을 꺼낸 건 김래빈이었음. 떨리는 목소리로 잊혀질래야 잊을 수 없는 꿈을 더듬 더듬 읊어나갔음.
-

내가 대체 뭘 들은거람. 얼굴을 쓸어내린 류건우는 일단 상황 파악에 나섰음. 이 곳의 '류건우'가 죽은 건 1년 반쯤. 당시의 류건우는 그저 신재현의 낙하산으로 레티에 들어온 연습생이니 따로 기사가 나진 않았을테고...

📷 ... 그 전에. 상황파악이 안되는데, 내가 죽었다고요?
🔨 기억안나나요? 하긴, 자살 치고는 방법이 궁금하더라.

류건우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신재현을 바라봤음. 저 능글맞은 웃음을 정말…. 다시한번 짧은 한숨을 내쉰 류건우는 제 앞에 있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밀어두곤 신재현을 바라봤음.
🔨 정말로 모르는 눈치네? 자살이 아니었던건가?
📷 어떻게 죽었는데.
🔨 심장마비.
🔨 지내고 있던 자취방에서 죽은채로 발견 됐죠, 아마?

심장마비. 영혼이 바뀌면서 몸까지 멈춰버린건가. 죽은 것 치고는 정석적인 죽음이라는 생각과 함께 류건우는 제 머리를 헤집었음.
그럼 난 이 시간선에서 죽은 사람이라는건데 여길 불러내서 뭘 하라는건지. 하다못해 상태창이라도 제대로 보이면 모르겠는데 몰래 다시 불러낸 상태창은 여전히 까맣게 되어있었음.

정해진 기간 내로 ■■■ ■ ■■■■■ ■■■■■ ■■ 못할 시, 사망?

대체 뭘 하라는건데.
🔨 이젠 내 질문에 답 해줄 때가 되지 않았나? 이번엔 몇 회차예요?

류건우는 눈을 꾹 감았다가 떴음. 따진다면 회차보다도 오류 같은 존재 아니냐고.

📷 3회차. 여전히 3회차예요.
🔨 그렇다면 1년 반 전에 죽은 건요?
📷 오류가 생겼나보죠.
🔨 흐응...
안믿는 눈치의 신재현에 류건우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지만 자기가 안믿으면 어쩔건데. 그런 마음으로 괜히 삐딱하게 고개를 꺾었음.

🔨 뭐, 그럼 돌아온 걸 환영해요.
📷 그래, 고맙다.

그리곤 남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쭉 들이켰음. 여기 원두 좋은 걸 쓰나보네. 나쁘지 않은데….
현실에도 똑같으려나? 한 번쯤 가봐야겠네. 그런 생각이나 하며 남은 얼음을 빨대로 달그락 거리고 있을 즈음 문득 뭔가가 생각 난듯 신재현이 툭, 내뱉었음.

🔨 그러고보니 죽기 전에... 아, 오류라고 했었죠.
🔨 오류가 생기기 전에 무슨 짓을 한거예요?
📷 무슨 짓?
류건우는 의아한 표정으로 신재현을 바라봤음. 자기가 백일몽을 끝내기 전에 무언가를 했던가…

🔨 같이 하고 싶다던 그 둘 말인데, 데뷔했거든요.
🔨 그중 하나는 날 끔찍이도 싫어하는 것 같고?

그제야 류건우는 뭔가 떠올린 듯 허, 웃었음.
그러고보니 백일몽을 끝내기 전에 이세진한테 저 새끼 미친놈이니 앞으로 조심하라고 그랬었지.

📷 너 미친놈이라고 조심하라고 그랬거든.
🔨 저를요?

어차피 이젠 20시간쯤 남은 것 같으니 말했는데 신재현은 꽤나 재밌다는 듯 웃었음.
🔨 틀린 말은 아니긴 하네요. 아무튼 그 둘은 데뷔 했어요. 나머지는 잘 모르겠네.
📷 그러냐.
🔨 그런데 반말이네요? 뭐 상관은 없지만 원래 반말이었던가?

아차, 저놈한테 존댓말을 썼었던가. 류건우는 슬쩍 눈을 굴렸지만 신재현은 그저 재밌다는 듯 웃었음.

📷 뭐, 상관 없잖아.
-

🦌 저, 저도 처음 보는 곳이었어요. 문대가 살던 자취방도...

김래빈의 말에 선아현도 이어서 말을 꺼냈음. 사실 처음 보는 자취방이라는 말에 자연스레 선아현에게로 시선이 모이기도 했고.

박문대가 자취방에 있던 건 아주사때가 마지막이었으니 사실상 그 곳을 본 건 선아현이 전부였으니까.
다들 잠시 희망을 - 그곳이 아는 곳이라 해도 달라지는 건 없지만 - 가졌다가 선아현의 말에 어깨를 다시 축 늘어트렸음.

🐻 그럼 일단 그 곳은 아무도 모르는 곳이라는거네요.
🐹 그보다 그 사람, 박문대보단 크지 않았어?
🐱 문대형보다 컸어요! 문대형은 작아요.
🐰 얼굴도 문대형 같진 않았습니다. 어째선지 문대형이라고 인식했지만요. 사실 문대형보다는...

김래빈은 그렇게 말하곤 자연스레 류청우를 바라봤음. 그 사람의 얼굴을 본 건 한두 번 뿐이었고 그마저도 꿈속이라 흐릿했지만 그 흐릿한 기억에 류청우랑 닮았던 것 같아서.
혼자만의 착각이라고 치기엔 김래빈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류청우를 바라보고 있었음. 정작 그 사람 - 류건우 - 의 얼굴을 보지 못한 류청우는 어리둥절했지만.

🐺 얘들아, 나는 왜...?
🐹 어쩐지 류청우를 닮았지, 그 사람.
🐻 확실히 그런 느낌이 나긴 했어요.
정작 본인인 류청우가 보질 못했다면 닮았다 한들 소용이 없고. 멤버들은 한숨을 내쉬며 멤버들의 속도 모른채 숨소리 하나 내지 않고 자고 있는 박문대를 바라봤음.

어느새 어슴푸레하던 밖은 날이 밝아있었음.
시계를 보니 10월 31일 9시 12분. 평소의 박문대라면 일어나고도 남을 시간이었지.
물론 박문대는 멤버들이 떠드는 소리에도, 대화를 하면서도 몇 번씩 혹시나 하는 마음에 흔들어 깨워봐도 미동조차 없었지만.

🐺 ... 아무튼, 그 사람이 정신이 나간 듯 공허한 눈으로 뭐라고 중얼거렸는데...
🐱 뭐라고 하는지는 못들었어요.
🐰 저도 듣진 못했습니다. 입술이 몇 번 닿았다가 떨어진 건 기억이 나는데...
🐹 마지막이 요, 였던 것 같기도 하고.
🐻 앞은 엄마.. 그런 거였던 것 같은데.

엄마 그리고 요 이마저도 정확한 건 아니었지만 멤버들은 중간에 들어갈 말을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음.
-

그 사이 박문대, 류건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핸드폰 시계를 힐끔 봤음.

10월 31일 9시 12분. 밖은 어느새 어둑해졌고 이대로 지내던 자취방에나 가봐야하나, 고민했지. 테스타 숙소는 당연히 없을테고 자취방은 있으려나.
🔨 집에 가려고요?
📷 보니까 너도 이 오류에 대해서 아는 건 없어보이는데.
🔨 아는 건 없죠, 그런데 집은 있어요?

신재현의 말에 류건우는 선뜻 답을 못했음. 그야 집이 있냐고 묻는다면... 그 자취방이 그대로 있을지는 의문이었음.
지내던 자취방 주인이 월세를 한 두달 밀려도 너그럽게 넘어가주는 분이긴 하셔도 이미 사망 처리 된 사람의 방을 그대로 비워뒀을지는...

그럼 어디로 가야하지? 레티에 갑자기 제가 살아있었습니다 할 수도 없고.

그렇게 생각하며 미간을 찌푸릴때, 뒤에서 누군가가 류건우의 이름을 불렀음
🐻 ... 류건우?

이세진이었음.

아, 그러고보니까 레티에 데려왔던 기억이 나는데 여기서 데뷔까지 했던건가. 이 놈도 류건우의 죽음 소식을 들은건지 눈이 커다래져서는 류건우의 옆에 있는 신재현을 번갈아 보더니 성큼 다가와서는,
🐻 X발... 거봐, 내가 죽었을리가 없다고 그랬지.

류건우를 와락 끌어안았음. 그리곤 쉴새 없이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음. 네가 알려준대로 연락을 해서 샘플을 받아 곡을 골랐다느니, 너 대체 정체가 뭐냐느니,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놀랐냐느니...
📷 잠깐, 잠깐 진정 좀 하고...
🐻 내가 진정하게 생겼어!?

류건우는 버럭 소리치는 이세진의 목소리에 그저 한숨만 푹 내쉬고는 어설픈 손길로 이세진의 등을 토닥였음. 어떻게 얘는 여기가 더 애 같냐.

📷 반가운 건 알겠는데... 일단...
그때 돌연 상태창이 눈 앞에 떴음.

['백일몽이 아니면 죽음을!']
정해진 기간 내로 ■■을 ■ ■■■■게 ■■■■를 ■■ 못할 시, 사망?

시간이 줄어든 것 외에는 몇 가지 검게 칠해진 부분이 떨어진 것이 전부인 상태창이.
이세진과 함께 있어서 그런가? 그런데 이세진과 함께 있는게 무슨 관련이 있단 말이야. 미간을 찌푸렸다가 편 류건우는 일단 쉴새없이 말을 쏟아내는 이세진을 달랬음.

📷 그, 잘 지냈냐.
🐻 그게 일년 반만에 할 소리냐?
📷 그건 그렇네.
🐻 또 보자고 해놓고 다음날 죽었다고 하면 난...

현실에서도 느꼈지만 이렇게나 눈물이 많았던가. 곧 울듯 얼굴을 와그작 구긴 이세진을 보며 류건우는 일단 연신 등을 토닥이며 손목을 잡고 이끌었음.

📷 보니까 데뷔도 한 것 같은데 여긴 사람 눈이 좀 많지 않냐.
🔨 그러게요, 제 차라도 빌려드릴까요?

웃으면서 하는 말에 류건우는 다시한번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별달리 수가 있나.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고 세 사람은 일단 신재현의 차로 이동했음.

🐻 ... 그래서 어떻게 된건데.
📷 어떻게 된거냐 물어도 죽었다 살아났다 하면 믿을 수 있냐?
🐻 ... ...

이세진한테선 답이 없었음. 그야 이 상황 자체가 말이 안되겠지. 갑자기 죽은줄만 알았던 사람이 살아나서는 하는 말이 죽었다가 살아났다니.

류건우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한숨을 쉬고 손을 내저었음.
📷 농담이고. 사정이 좀 있었어.

무슨 사정이냐고 되물으면 뭐라 답하면 좋지,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데 의외로 이세진은 별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음.

🐻 ... 잘 지내고 있었고?
📷 나쁘지 않게 지냈지. 넌, 데뷔 했냐?
🔨 데뷔했죠, 호랑이 자식을 키웠다니까요.
끼어드는 신재현의 말에 이세진은 신재현을 노려봤음. 그리고 신재현은 보란 듯 박문대를 보며 어깨를 으쓱였고. 얘네 사이가 안좋다는게 정말이었나.

🐻 네가 알려준대로 연락해서 곡 받고 데뷔했어. 3번이나 7번 샘플. 3번은 데뷔곡이었고 7번은 그 다음 싱글.
📷 잘했네. 그 샘플이 제일 나았지?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주고 간 정보긴 했는데, 막상 도움이 된 걸 보니 기분이 이상한지 류건우는 괜히 웃으면서도 입가를 매만졌음.

🐻 그래. 그래서 너한테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는데...
🐻 고맙다, 류건우.
📷 이정도 가지고 뭘.

그리고 그 순간 다시 한번 상태창이 눈앞에 떴음.

['백일몽이 아니면 죽음을!']
정해진 기간 내로 ■■을 ■ 사■■에게 ■■인■를 ■지 못할 시, 사망?

검은 칠이 떨어진채로. 아, 그런거였나.
류건우는 어이 없다는 듯 웃었음. 뭐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네.

처음 24시간이라는 제한 시간을 봤을땐 이 상태창이 제정신인가 싶었지만 미션의 정체를 알고 나니 뭐 이정도야 가뿐하지, 그런 생각이 들었지.
갑작스러운 웃음에 이세진은 미간을 살짝 구기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무슨 상관이냐는 듯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음.
🐻 야, 나 완전 유명해졌어. 물론 저놈만큼은 아니긴한데.
📷 그러고보니 데뷔 했다고 했던가.
🐻 운이 좋아서 데뷔 준비중이던 그룹에 들어갔지.
📷 그래? 의외네. 새 그룹이라니.

류건우는 반사적으로 눈을 굴려 신재현을 바라봤지만 신재현은 그저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음.
🐻 너 살아있었... 아니, 일찍 돌아왔으면 같이 데뷔하는거였는데.

이세진은 아쉽다는 감정이 묻어나는 투로 말했음. 그렇게까지 나랑 데뷔 하고 싶었던건가...
그렇지만 류건우와 이세진이 알고 지낸 시간은 현실에 비하면 짧은데다가 그다지 그럴듯한 교류가 있지도 않았는데.
괜히 복잡해지는 감정에 류건우가 괜히 뒷목을 긁적이고 있자니 울리는 핸드폰 벨소리에 화면을 확인하더니 식겁한 표정이 된 이세진은 서둘러 거절 버튼을 누르고 류건우에게 핸드폰을 내밀었음.
🐻 매니저 형이 갑자기 사라져서 찾나보다, 큰일났다. 핸드폰 번호 좀 찍어줘.
📷 가봐야하는거 아냐?
🐻 네 핸드폰 번호가 우선이야. 빨리.

이세진의 핸드폰을 받은 류건우는 떨떠름한 얼굴로 자신의 번호를 꾹꾹 하나씩 눌렀음.
곰돌이 모양의 그립톡이 붙여져 있는 걸 보면 이자식은 여기서도 곰으로 통하는 모양이지.

자신이 다시 현실로 돌아가면 연락 되지 않을 번호이기에 미안한 감정도 들었지만... 본인이 먼저 연락처를 달라고 했으니까. 자기 합리화를 하며 류건우는 [ 류건우 ] 세 글자로 이름을 저장해서 내밀었음
🐻 야, 정없게 류건우가 뭐냐.
📷 그럼 어떻게...
🐻 아, 매니저형 전화 온다. 나 간다, 전화 받아라?

핸드폰을 돌려 받은 이세진은 이름 세글자가 정없다며 이것 저것 붙이고 바꾸는가 싶더니 다시금 걸려오는 전화에 부리나케 차에서 내리더니만 도로 건물로 뛰어갔음.
차에는 그런 이세진을 그저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던 신재현과 어이없다는 표정의 류건우만 남았지.

🔨 재밌는 사람이죠?
📷 퍽도 재밌겠다.

신재현의 웃음기 섞인 질문에 류건우는 퉁명스레 답하고는 시트에 몸을 푹 기댔음.
그리고 팔짱을 낀채로 재밌다는 듯 바라보던 신재현은 툭 말을 내뱉었음.

🔨 근데 아까 뭔가를 눈치챈 모양이던데?

저런 눈치빠른 놈... 류건우는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신재현을 바라보려다가 이내 표정을 바꿨음.
그러고보니까 이놈이 도움이 되겠는데?

📷 그래. 좀 도와줄 수 있냐?
-

잠자는 숙소의 공주가 된 박문대를 옆에 둔 테스타 멤버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음.

여전히 박문대는 가느다란 숨소리 하나 내지 않은채로 잠들어있었고, 멤버들은 제각기 바닥만을 바라보거나 입술을 깨물거나...

무어라 형용하기 어려운 표정들이었지.
🐰 ...
🐹 그러니까... 박문대가...
🐱 문대형이...
🐻 ... ... 한 말이 엄마 아빠 보고싶어요, 였다는거지.
🐺 ... 그래, 그런 것 같다.
🦌 문대야...
그나마 제대로 들은 첫 '엄마'와 마지막 '요'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입모양을 보고 끼워 맞춘 것에 불과했지만 멤버들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음.

엄마 아빠 보고 싶어요, 라니. 박문대의 부모님은... ...
🦌 다, 다른 말이었을 가능성은..
🐰 그렇지만 상황이..

사실 꿈속이니 어떤 말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환경이었음. 존재 자체도 멤버들이 본 것은 따지면 '박문대'는 아니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멤버들은 '엄마 아빠 보고 싶어요.' 라는 아홉글자가 맞을거라는 이유 모를 확신을 가지고 있었지.
상황이 상황이라서? 꿈속이니까? 모두가 추리해낸 결과물이라서?

그 무엇도 이유가 되지 못했음. 그냥 그게 맞을 것 같아서. 아니, 그 아홉글자가 맞춰지는 순간 다들 본능적으로 느껴서.

박문대가 했던 말이 이거였구나.
🐻 ...문대는 아직 안일어났죠.
🐺 ... 응, 다시 한번 깨워볼까?
🐱 문대형 어제 피곤하다고 일찍 자러 갔어요. 10시쯤.
🐹 그런데 지금이 11시 14분이니까 12시간 넘게...

잘 수 있나?
정말로 이대로 깨어나지 않는건가?
멤버들은 슬금슬금 엄습하는 공포감에 입술을 잘근 씹었음. 그러던 도중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건 이세진이었지.
🦌 세, 세진아...?
🐻 어제 문대 자러 들어왔을 때 청우형 뭐하고 있었어요?
🐺 나는 운동을... 그렇지만 문대 잠들때까지 같이 있었어.
🐻 그렇지만 문대 자는 걸 전부 본 건 아니잖아요.
🐻 ... 박문대 혹시 수면제라도 먹은거 아니예요?
이세진은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는 얼굴이었음. 차라리 그런거라면 혼내고 앞으로는 자러 갈때 잘 보면 되는거니까.

그래, 어제 무슨 일이 있어서 수면제를 조금 많이 먹었다거나...

이세진은 그랬으면 좋겠다는 눈으로 박문대를 바라보고 다시 멤버들을 바라봤음.
-

🔨 도움이요? 무슨 도움?

신재현은 이젠 다리까지 꼬고 재밌다는 얼굴로 류건우를 바라봤음. 저거 손해는 안보겠다는 얼굴이지. 류건우는 속으로 쯧, 혀를 찼지.
📷 별건 아니고, 내가 데려왔단 선아현이라는 애를 좀 만나고 싶은데.
🔨 아~ 그 예쁘게 생긴 친구요? 그건 어렵지 않지.

신재현은 류건우의 말에 몸을 뒤로 젖혀 좌석에 기대며 웃었음.
이대로 일이 쉽게 해결되려나? 류건우는 기대했지만...

🔨 근데 도와주면 내가 얻는 이득이 뭐지?

그럴리가 없었음. 오히려 신재현은 오만한 태도로 류건우를 내려다봤으니까.
📷 뭘 원하는데?
🔨 후배님이 해줄 수 있는거라면 뭐든지?
📷 하, 미래 지식 알려줄게.
🔨 음, 좋아요. 안그래도 저번에 남겨준 미래지식 꽤 유용하게 써먹었거든요.

X발... 생각해보니 그런걸 남겨두고 갔었지.
그냥 그걸로 퉁치자고 할 걸 그랬다고 류건우는 후회 했지만 이미 신재현은 만족스러운 얼굴이었음.

뭐, 미래 지식 조금 더 알려준다해도 별개의 공간이니 류건우 본인이 손해 볼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손해 보는 상황이 달갑진 않았지.
🔨 그래서 그 친구만 만나면 돼요?
📷 그래. 그 뒤는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류건우는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끄덕였음. 우선은 선아현을 만나서 미션을 끝내는게 우선이었으니까. 그런데 이 놈한테 무슨 미래 지식을 알려주냐….
류건우의 고민을 아는지 모르는지 신재현은 흠, 하며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음.

설마 저 놈 선아현이랑 연락도 하고 지내는건가? 아니, 그렇다면 선아현이 레티에 남았다는 소리인가?

분명 자신이 모았을때의 선아현은 의도치 않은 협박에 모인거였는데.
🔨 스케줄 끝났어요? 소속사로 좀 와요.

류건우는 귀를 쫑긋 세웠음. 분명 핸드폰 너머의 목소리는 선아현의 목소리가 맞는데...

🦌 ...요. ... 만 하... ...요.

문제라면 그럴싸한 문장이 들리진 않았다는 것이었음.
류건우가 아닌척 하면서도 집중하고 있으니 신재현은 그런 류건우를 보고 피식 웃었음.

본인은 나름대로 아닌 척 하는 것 같지만 누가 봐도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거든. 통화 내용이 궁금한가보지?

🔨 지금 연습생들 안무 봐주고 있대요. 마저 봐주고 바로 오겠다고.
장난을 좀 쳐볼까 했지만 저번 미래 지식에 이번까지 받는 것도 있으니 이정도는 순순히 알려줄까 싶어 그냥 순순히 말해줬음.

📷 ... 그래? 연습생들 안무 봐주나보네.
🔨 알고보니까 춤실력이 좋더라고요. 과거로 돌아가서 브이틱에 데려올까 고민 했을 정도로요.
📷 ...
류건우는 도끼눈으로 신재현을 바라봤지만 신재현은 그저 장난이에요. 한마디만 하곤 입을 가린채 웃었음.

선아현이 신재현의 차에 도착한건 그로부터 십여분이 지난 뒤였음. 차 문에 노크까지 하더니 차 문을 연 선아현은 신재현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하더니...
🦌 그, 그러니까...?

류건우를 보고 당황한 눈치였음. 그야 죽은 사람이 떡하니 있으니 놀랄만도 하겠다만... 류건우는 머쓱한 얼굴로 옆에 앉으라는 듯 옆자리를 눈짓했음.

📷 본인이에요. 죽었다고 알고 있겠지만...
🔨 사정이 있어서요.
끼어드는 신재현에게 류건우는 어김없이 도끼눈을 해보였지만 신재현은 그저 재밌다는 얼굴이었음.

됐다, 내가 포기하고 말지.

선아현은 지금 이 상황이 납득은 되지 않지만 그래도 기겁하고 도망치거나 할 생각은 없는지 일단 옆자리에 앉았음.
📷 그러니까.. 오랜만이에요?

류건우는 나름 분위기를 풀어보기라도 하려는 듯 선아현에게 말을 붙였음. 사실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해서 선아현을 부르긴 했는데 막상 또 부르니 막막하기도 했고.

그렇다고 신재현에게 도움을 청하자니 그건 싫었음. 애초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일도 아니고.
🦌 오, 오랜만이에요. 주, 죽었다고...

선아현은 류건우의 인사에 흘끔 눈치를 보며 쭈뼛거렸음. 본인 앞에서 죽었다면서요? 이런 말은 신재현이 아니고서야 하기 힘들테니까.

그나저나 여기의 선아현도 아직 말을 더듬는구나.
류건우는 현실의 - 류건우 기준의 - 이제는 테스타 멤버들 앞에선 말을 더듬는 횟수가 부쩍 줄어든 선아현을 떠올리고는 쓰게 웃었음. 이 곳의 선아현도 그렇게 될 수 있으면 좋을텐데...

📷 일이 좀 있었어요. 보다시피 이렇게 잘 살아있고...

류건우는 잠시 고민했음. 물어봐도 되나?
사실 이렇게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을 하고 있고 신재현이 쳐내지 않은 걸 보면 일단 전과 같은 상태는 아닌 것 같은데...

📷 ... 상담은 받아봤어요?

류건우의 그 말에 선아현은 당황한 듯 어버버거리다가 힐끔 신재현을 바라봤음. 뭐야, 입막음이라도 시켰나?
그런 시선에 신재현은 어깨를 으쓱였음. 마음대로 하라는 제스쳐 같은데...

🦌 그, 문자 보낸거죠...? 부모님한테...
📷 예. 아니, 응. 내가 보냈는데...
🦌 사, 상담... 받았어요...! 지금은 그래서 많이 나아졌고...

선아현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면서 류건우를 바라봤음.
류건우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지. 이 상태면 어쩐지 일이 쉽게 끝날 수 있겠다 싶어서.

그래서 슬쩍 속으로 상태창을 불러봤음.

['백일몽이 아니면 죽음을!']
정해진 기간 내로 ■■을 ■ 사■■에게 ■■인■를 ■지 못할 시, 사망?

... 왜 그대로지?
뭐가 잘못됐나? 그렇지만 아까는 분명 이세진을 만나자마자 상태창이 변했었는데. 류건우는 대화가 끊기지 않게 이어가면서도 머리를 굴렸음.

📷 다행이네. 지금은... 데뷔했나?
🦌 네, 네...! 솔로 가수로...

확실히 선아현은 솔로로 데뷔해도 인기를 끌만하지. 의외로 정신력도 좋으니까...
📷 인기는 나쁘지 않고? 음, 이건 중요하지 않으려나.
🦌 다, 다행히 조,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데 왜 상태창이 안바뀌냔말이다. 뭐가 잘못된거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짚이는 것이 없어 결국 미간을 찌푸릴 때 쯤에야,

🦌 그, 그런데 이건... 무슨 프로그램인가요...?
아. 류건우는 이마를 짚었음.

선아현은 이 모든게 트루먼쇼 같은 류의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음. 아마도 상태창이 변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겠고...

🔨 아하하, 재밌어지네요.
📷 좀 조용히 해봐...
이걸 어떻게 설명하면 좋담…. 괜히 애꿎은 신재현을 노려본 류건우는 한숨을 푹 내쉬었음. 그냥 볼을 꼬집어보라고 해? 카메라 있는지 찾아보라고 해?

그렇지만 고작 그런 이유로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이 살아났다고 납득 시키기엔 어려울 것 같은데...
한참 머리를 굴리던 류건우는 결국 항복, 두 손을 들었음. 방법이 없는 걸. 그냥 이대로 24시간을 보내도 죽을 것 같진 않으니까 시간을 보내는게 어쩌면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음.

그럼 선아현은 이대로 포기해야하나, 그렇게 생각하던 순간에 옆에 앉아있던 신재현이 꼬고 있던 다리를 풀었음
🔨 좀 도와줄까요?
📷 어떻게 도와줄건데.
🔨 세상 일은 살다보면 간혹 단순하게도 흘러가더라고요.

류건우는 심드렁한 태도를 보였지만 신재현은 보란 듯 눈썹을 으쓱이곤 고개를 돌려 선아현을 바라봤음.

🔨 이쪽은 정말로 류건우씨가 맞아요.
🦌 그, 그렇지만 분명 재작년에...
🔨 할로윈데이잖아요? 죽은 자가 돌아오는 날.
📷 무슨...!

류건우는 신재현의 말에 무슨 말도 안되냐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바라봤음. 얘가 애도 아니고 할로윈데이의 그런걸 믿을리가 없는데 무슨 헛소리를...
그런데 어이없게도,

🦌 그, 그렇구나...

['백일몽이 아니면 죽음을!']
정해진 기간 내로 ■■을 준 사■들에게 ■사인■를 ■지 못할 시, 사망?

📷 허...

상태창은 변했음. 고작 이런 걸로 납득을 한단말야?
류건우는 거보라는 듯 자신을 바라보는 신재현의 시선에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음. 그래, 좋은게 좋은거지...

📷 틀린 말은 아닌데... 이런 걸 믿어?
🦌 그, 그게... 마, 만나고 싶다고 생각은 했으니까... ...요.
📷 ... 만나고 싶다고 생각을 했다고?
🦌 자, 장례식에도 갔었어요.
장례식이라는 단어에 류건우는 잠시 말이 없었음. 그렇지, 여기서 죽은 사람이었지. 그게 실감이 나는 것 같아서.

📷 어떻게 알고...?
🦌 부모님이 무, 문자 받고 고맙다고 연락, 하려고 해, 했는데 그...

연락하려고 했는데 죽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는 소리겠구만.
류건우는 다시금 입을 다물었음. 자신이 살던 공간이 아니고 어쨌든 가상이어도 썩 기분이 좋지만은 않아서 그냥 빨리 미션이나 해치우고 돌아가야지, 그런 생각이나 했음.

미션이야 뭐...
🦌 꼬, 꼭 말하고 싶었어요. 그, .. 상담 권유, 고맙다고... 왜, 왜 저한테 그런 호의를 베풀어주시는지 모르겠지만...
🦌 감사해요.

따로 손 쓸 필요 없이 술술 풀리고 있었으니까. 류건우는 선아현의 감사 인사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술을 달싹이다가
📷 ... 별말을. 활동 잘 하고 있으면 그걸로 됐어.

어쩐지 낯간지러운, 그렇지만 진심이 가득한 답을 했음. 사실 이쪽 일은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자신의 호의가 결실을 맺은 것 같아서 기분 좋기도 하고...

📷 시간 뺏은 것 같네. 얼굴 봤으면 됐으니까 올라가봐.
선아현은 그런 류건우의 말에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건물을 향해 걸어갔음.

🔨 이걸로 끝인가? 더 있어요?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신재현을 류건우를 바라보며 툭 말을 걸었음. 눈치 빠른 놈 같으니라고, 제대로 된 미션은 몰라도 대충 내용은 눈치 챈 모양이었지.
📷 없어. 이젠 끝이야.

류건우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금 상태창을 불러왔음. 그러고보니까 이번엔 코인도 아니고 어떻게 돌아가는거지? 그렇게 생각하며 본 상태창은...
['백일몽이 아니면 죽음을!']
정해진 기간 내로 ■움을 준 사람들에게 ■사인사를 ■지 못할 시, 사망?

왜 아직도 이상태인건데?
-

테스타 숙소에는 다시금 침묵만이 가득했음. 이세진의 말을 시작으로 멤버들은 박문대의 방을 샅샅이 뒤져봤지만 수면제의 수도 찾지 못했음.

그나마 있는거라곤 두통약과 위장약정도.
그렇지만 이마저도 어제 두통을 호소하며 먹었던 두 알과 일주일 전 먹었던 한 알 분량만 비어있었음.
혹시나 감춰두고 먹었나 싶어서 정말로 있는 곳 없는 곳을 다 뒤져봤지만 나오는 건 아무것도 없었지.

🐹 ... 수면제는 아닌가봐.

배세진의 중얼거리는 한마디에 멤버들은 전부 고개를 푹 숙였음. 그렇다면 대체 뭐란 말이야. 대체 뭐가 박문대를 깨어나지 못하게 만드는건데.
차라리 다시 잠에 들면 그 꿈을 꾸지 않을까, 그 꿈에 들어가서 박문대를 말린다면 살아나지 않을까 싶어서 억지로 잠을 청해보기도 했지만 다시 그 꿈을 꾸는 일은 없었음.

어느새 시계는 11시 2분을 가리키고 있었고, 막내 둘은 곧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박문대를 거칠게 흔들어 깨웠지.
🐱 [문대형 빨리 일어나요, 점심 먹을 시간이 다 됐어요. 자꾸 자면 안돼요.]
🐰 문대형, 어디 아픈것이면 일어나서 말씀을 해주셔야 저희가 압니다.

처음에는 그런 막내들을 말리던 다른 멤버들도 이젠 이렇게라도 박문대가 일어났으면 좋겠다 싶었는지 말리는 것도 그만뒀음.
그렇지만 박문대는 미동 하나 없이 그저 잠든채 있을 뿐이었음.

이젠 다들 병원에 연락을 해야하나 고민까지 했지. 잠에서 깨지 않는다고 병원에 연락을 하는 건 이상한 일이란 걸 알지만 정말 세상 일은 모르는거잖아.

만일 박문대가 정말로 어딘가 아파서 일어나지 못하는거라면?
🐺 ... 병원에 연락하자.

류청우는 옆에 두고 있던 핸드폰을 꽉 쥐었음. 몇 시간 전만해도 그런 류청우를 말리던 멤버들도 이번에는 류청우를 말리지 않았지.

🐻 문대문대, 자꾸 이러면 세진이 울지도 몰라.

그저 말 없이 문대 곁을 지키고 있을 뿐.
-

🔨 또 뭔가 문제가 생겼나봐요?

류건우는 신재현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렸음. 이번에는 신재현도 의아한듯한 표정으로 류건우를 바라보고 있었음.

📷 뭔가, 부족한 모양인데... 뭔질 모르겠네.
더듬 더듬 끊어 내뱉는 류건우의 말에 신재현을 고개를 기울이는가 싶더니 눈을 휘어 웃었음.

🔨 나한테 대가를 치르지 않아서 그런거 아닌가?
📷 대가?
🔨 미래 지식 알려준다면서요.

맞다, 미래지식을 알려주기로 했지. 그렇지만 그거랑 이 미션은 관계 없을텐데.
류건우는 기가 차다는 듯 신재현을 바라봤지만 신재현은 그저 능청스레 웃으며 얼른 말하라는 듯한 표정으로 재촉을 했지.

📷 이걸로 해결이 될리가 있냐.
🔨 그래도 밑져야 본전이잖아요? 그리고 또 약속 안지키고 튈지 누가 알아.
📷 내가 약속을 언제 안지켰다고...!
가벼운 도발에 자신도 모르게 넘어가버린 류건우는 괜히 헛기침을 하고 그래도 신재현에게 넘겨줄만한 미래 지식을 고민했음. 약속은 약속이기도 하고 어쨌든 도움을 준 것도 사실이니...

그렇지만 줄만한 미래지식이 뭐가 있지?
정말로 공시 정보를 알려줄 수도 없는 노릇이거니와 대부분의 미래는 이미 테스타와 브이틱 그러니까, 박문대와 청려가 바꿔놓은 뒤라 사실상 지금 시점으로서는 맞는게 하나도 없었다는게 문제였음.
그렇다고 테스타쪽 정보를 넘겨주기에는 사실상 테스타도 박문대가 있었기에 그렇게 된 것에 가까웠고, 브이틱의 정보를 넘겨주기에는 그다지 득이 될만한 정보는 아닐텐데.

솔직히 저 놈이 너네 올해도 대상 타. 이런 말을 들으려고 하는건 아니잖아.
류건우는 그렇게 한참을 고민했음. 저 놈한테 도움이 되면서도 이 곳의 멤버들 - 이세진이나 선아현, 나머지는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네. - 에게 해가 되지 않는 것.

그리고 고민 끝에 입을 열었음.
📷 너, 활동이 즐겁다고 나한테 그랬어.
신재현은 당연히 그게 무슨 소리냐는듯한 얼굴로 바라보다가 한박자 늦게 웃어버렸음.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곤 웃는건지. 그래도 못마땅한 기색은 아니었으니 됐나. 류건우는 떨떠름하지만 그냥 그런 신재현을 바라봤지.

🔨 그래, 그랬단말이죠. 그럼 보내줄 때가 된 것 같네요.
📷 보내줘? 너 설마 또 회귀 생각하냐.
🔨 아뇨, 이게 필요한거 아니었어요?

또 다시 회귀라도 하려는건가 류건우가 기겁을 하며 상태창을 외치려는 순간 그보다도 더 빠르게 신재현의 말이 치고 들어왔음.
🔨 고마워요, 류건우씨.

그리고 뒤늦게 뜬 상태창은,

['백일몽이 아니면 죽음을!']
정해진 기간 내로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인사를 받지 못할 시, 사망?

그제서야 제대로 떴지. 정말로 눈치 빠른 뱀 같은 놈….
그와 함께 박문대의 시야는 다시금 흰 빛으로 물들었음.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땐...

🐱 ...요. 내가 분명 봤어요!
🐰 간절함이 지나치면 헛것을 보기도 하는 법이야, 차유진.
🦌 그, 그렇지만 유진이가 분명 봤다고...
🐻 네가 잘못 본거 아니고? 문대는 분명...
시끄러운 놈들이 어김없이 눈 앞에 가득했지.

🐻 자, 잠깐만. 문대야?
🐱 See? I saw it clearly!
🐺 무, 문대야 정신이 들어? 괜찮아?
🐹 박문대...! 너...!

박문대는 눈부신 빛을 손을 들어 가리고는 제 침대 주위를 빙 둘러싸고 있는 부담스러운 여섯 얼굴들을 둘러봤음.
언젠가 한 번 본적이 있던 걱정이 가득 묻어나는 얼굴들. 고개를 돌려 바라본 창밖은 이미 동이 튼 수준을 넘어서 한낮이었고 그렇다면...

시스템 이 놈도 참 잔인하네.
🐶 trick or treat. ...이에요.
오늘도 끗~~~

할로윈 다 지나서 혼자 뒷북치네... 멤버들이 꾼 꿈은 쫑알쫑알 문대한테 말은 했지만 문대가 개꿈꿨네요. 해서 그냥 넘어갔다구 합니다. 그치만 언젠간? 그 꿈이? 밝혀지는 날이 오겠죠 To Be Continued... #세성썰 #테스타 #Te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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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Nov
같이 덥앱 하다가 져서 벌칙으로 ~냐 하는 문대 보고 싶다. 근데

🐶 이러면 되냐?
🦌 으응...!
🐻 뭔가 아닌 느낌인데...
🐶 이렇게 하는거 아니냐?
🦌 마, 맞긴한데...
🐶 그럼 된거 아니냐.

해서 이제 채팅창 뒤집어짐. 그리고 그렇게 끝까지 하는 문대
처음에는 그냥 아현이랑 세진이가 하는 덥앱에 잠깐 불려간거였음. 이유도 별거 없었음. 밖에서 박문대가 요리 하고 있는데 요리 하는 소리에 러뷰어들이

- 이거 소리 뭐야??
- 부엌에 누구 있음?
- 아현아 여기도 봐줘ㅠㅠ
- 부엌이면 문대 아님??
- 헐 문대 오늘 숙소에 있어?
하니까 그냥 딱히 뭐 숨길 것도 없어서 말했겠지.

🐻 네, 부엌에 있는거 문대예요!
🦌 저, 저녁 준비 하고 있을텐데...

- 문대도 불러와서 같이 놀자ㅠ
- 세진아 문대도 보고싶어~!!
- 아현이 이미 부엌 힐끔거리는데ㅋㅋㅋ
- 벌써 저녁준비를해???

🐻 문대 불러올까요?
Read 76 tweets
13 Nov
얼마 전엔가 그런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다.

👤 '죽음' 이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어쩌다가 나왔던 질문이었더라. 그래, 할로윈을 유쾌하게 다룬 모 애니메이션 시사회에 다녀와서 했던 인터뷰였었다.

🐺 슬프지만 동시에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요?
🐹 되도록이면 겪고 싶지 않은 것이요.
🐰 죽음이란 무섭지만 동시에 누군가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Umm... 마지막?
🐻 역시 가장 가깝지만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이죠.
🦌 더, 더이상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지 못하는 것...?

그리고 난 뭐라고 답을 했더라.
🐶 모두에게 잊혀지는 것이요.
Read 274 tweets
18 Oct
류건우가 좋아했던게 사진이고 박문대가 사진 잘 찍는 건 다들 알고 있으니까 우연한 계기로 연말에 사진전 열게 됐으면 좋겠다...

사진전 제목은 <STAR>

그러나 그 안에 담긴 건 테스타만이 아니었음.
처음 시작은 우연히 You퀴즈 같은 프로그램에 나가게 되면서 였을 것 같음.

박문대가 사진 잘 찍는거야 옛날 옛적 데뷔 하자마자 알려진 사실이니까 팬들은 돈 모아서 박문대한테 DSLR 카메라를 선물하곤 했음.
박문대는 카메라를 받을때마다 멤버들 세워두고 인증샷 찍는 건 물론이고 종종 시간이 날때면 카메라로 이것 저것 찍어서 그중 잘 나온 걸 올리곤 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홈마보다 사진 잘 찍는 아이돌 이미지가 잡혔고 말이야.
Read 86 tweets
16 Oct
Another Story _ 테스타의 이야기

! 최근화까지의 직간접적 스포가 포함 되어 있습니다.

다이어리에 일정을 정리하던 선아현은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사슴 모양의 시계를 힐끔 보고는 붉은색으로 별표가 되어있는 12월 8일을 손가락으로 한 번 쓸었음.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코트를 걸쳤지.
벌써 산지 5년이나 된 코트였지만 어찌나 애지중지 보관해온건지 코트는 바로 어제 산 듯 반짝이고 있었음.

🐰 ...나가십니까?
🦌 응, 다녀올게.
Read 151 tweets
13 Oct
류문대가 류건우로 돌아간 다음에 박문대는 류건우가 그랬듯 자취를 감춰버렸지만 팬들은 박문대를 잊지 않았겠지. 그래서 매 박문대의 생일이 다가오면 지하철 광고를 걸었음.

그리고 그 광고는 늘 류건우의 생일 날 걸려서 박문대의 생일날 내려갔지.
테스타 멤버들은 편지 한 장 남겨두고 사라진 박문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가 싶었지만 한 달, 두 달, 석 달 그리고 넉 달이 흘렀을 시점에 다시 활동을 시작했음

[ 여기까지 온 건 너희들의 힘이야. 내가 없어도 어디에서든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계속 노래해줘. ]

그게편지 마지막 줄이었거든
당연히 대중들의 반응은 어쩐지 미지근했음. 다른 포지션도 아니고 메인 보컬이 사라진 무대라니... 아무리 테스타라고해도 커버가 될까?

그렇지만 테스타는 늘 자신들을 여섯명이 아닌 일곱명이라고 부르면서 활동을 이어갔음
Read 202 twe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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