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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6 7 tweets 2 min read
#문기도훈

- 미안해요, 혼자 있으면 자꾸 나쁜소리가 들려서, 진짜 들리는 소린지 내 귀에만 들리는 소린지도 모르겠고, 나는 미칠것만 같은데,
- 도훈아..
- 벌레가 온 몸에 기어다니는 거 같아서, 그래서,
- 서도훈! 정신차려! 괜찮아..

양쪽 어깨를 꽉 잡고 날 바라보게 만들자 안절부절 못 하고
흔들리던 눈동자가 차츰 고요를 찾아간다.

- 천천히 심호흡해.. 아무일도 없어. 안심해도 돼. 아무 소리도 안 들릴꺼야, 그치?

다신 보지않으려 했는데.. 분명 끊어내려 했었는데.. 일주일만에 걸려 온 "마지막으로 한번만 와 줘요, 제발. 부탁이야.." 울먹이는 목소리에 또 정신없이 달려와버렸다.
넋이 나간 듯 핏기없는 이 안쓰러운 얼굴이 떠올라 도저히 오지 않을수가 없었다.

- 고마워요.. 덕분에 진정 됐어요. ...미안..

서도훈이 정신을 차리고 나 역시 제정신으로 돌아오자 후회가 밀려온다. 난 왜 또 여기서 널 다독이고 있는걸까.

- ...그 사람은 어디가고 혼자야.
- 해외출장..
우연으로 시작 된 만남을 되돌리고 싶었다. 서도훈에겐 연인이 있었고 단지 그 날 하루, 자신을 안아 줄 누군가가 필요했을 뿐이었다. 나 역시 하룻밤의 불장난으로 끝내려 했었지만 어딘가 불안정해 보이는, 금방이라도 깨질 것 같은 서도훈의 위태로움이 자꾸만 눈에 밟혀 쉬이 끊어내지 못 했다.
- 나 좀 안아줘요..

입을 맞추고, 떨리는 몸을 눕히고, 날 원하는 널 안고나면, 남는 건 늘 공허함이다. 나는 너에게 연인 대신 안아 줄 사람일 뿐이고, 너는 나에게 안쓰러운 연민일 뿐인걸까. 결국 우리에게 사랑은 없는 거니까,

- 이제 나 부르지마. 앞으론 전화도 안 받을거야.
더는 이 부적절한 만남을 이어가고 싶지 않은데,

- 거짓말 하지마요. 전에도 그래놓고 오늘 전화 받았았잖아요.
- 진짜야. 이제 진짜 안 받아.
- 부르면 또 올 거 알아. 나 사실 가끔 일부러 약 안 먹어요.
- 뭐?
- 증상이 생기고 내가 정신없이 당신을 찾으면, 분명 나한테 달려올 거 아니까.

너는 꼭, 나도 같이 망가지길 바라는 사람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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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8
첫사랑3 #서준지우

사귄 기간보다 헤어진 기간이 더 길고 그 긴 시간이 지나는 동안 나에겐 사랑도 미련도 그리움도 심지어 미움마저도, 무엇 하나 남아있지 않았는데 강서준을 다시 마주한지 고작 이틀째. 심란함이 날 덮쳐와 밤잠을 설쳤고 단정했던 내 생활패턴이 일그러지는 것만 같아 기분이 썩
좋지않다. 예전의 내 모습이 자꾸만 떠올라 사라졌던 미움도 다시 고개를 든다. 니가 뭐라고 또 내 일상을 망치려들어..

- 일하다 다치지 말고, 시간나면 내 생각도 좀 해주고.

출근시간을 기다렸다는 듯 집 앞에 츄리닝을 입고 서서 잔뜩 졸린눈을 한 채 벽에 기대어 웅얼대며 손을 흔들흔들 인사
하는 강서준에게 대꾸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 했다.

- 돈 많이 벌어와여~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강서준이 저러고있는 이유를 모르겠다. 나한테 뭘 원해서, 제가 얻을 게 뭐 있다고 이런 수고를 하는걸까.

- 넌 진짜 왜 그러냐. 꼭 다칠 거 뻔히 알면서 다치고 싶은
Read 17 tweets
Oct 25
#문기장군

- 내가 아저씨 하나 가지려고 돈을 얼마나 썼는 줄 알아?
- ..도대체 왜 날,

갖고 싶으니까.

- 돈만 주면 충직한 개 노릇 잘 할 거 같아서?
- ......
- 그러니까, 기대에 부흥해주길 바래. 이리와. 더. 더 가까이.

발칙한 내 말을 절대 거역할 수 없을거다. 죽도록 일해도 제 부모가 진,
빚이 갚은 것보다 갚을 게 더 많은 장문기니까. 단정하게 메여진 넥타이를 만지작거리다 풀었더니 내 손을 막으며 다시 정갈하게 메는데 이럴수록 난 더 재밌어진다. 이 반듯한 인간을 어떻게 길들여야 온전히 내 것이 될 수 있을까.

- 키스해줘.
- ..도련님. 저는 경호를 담당하는,
- 아저씨.
- 네.
- 아저씨 부모님이 진 빚이 아직도 어마어마 하다지?
- 하...

잠시 망설이던 장문기가 천천히 내 아랫입술을 물어오는데 따뜻하고 말랑말랑한 입술이 감촉이, 소름 돋을만큼 짜릿하다. 이내 손으로 내 얼굴을 감싸며 혀를 밀어넣는데 자꾸만 다리에 힘이 풀릴 거 같다.

- 어리네요, 역시.
- 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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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4
첫사랑2 #서준지우

- 키가 더 컸, 너 왜 이렇게 커? 옛날에는 이정도까지 차이 안 났던 거 같은데.

출근중인 날 쫄래쫄래 따라오는 강서준은 어제 모른척하고 살자는 내 말을 머릿속에서 삭제한 게 분명했다.

- 여기서 일해?
- 꺼져줄래?
- 십분. 퇴근하고 하루에 십분씩만 나랑 있어줘.
- 내가 왜 그래야 되는데?
- 같이 있고 싶어.
- 그건 내 알바가 아니고.
- 시간 안 내주면 나 매일 레스토랑 찾아온다?

그러고도 남을 인간이다. 강서준은 충동적이고 즉흥적으로 지가 하고싶은 말, 하고싶은 건 무조건 하고보는 성격이니까.

- 하.. 일해야 돼. 방해하지마.
- 대답해주면 꺼질게.
- 알았으니까 꺼져.
- 응!

퇴근후에 한참을 망설이고 망설였다. 옆집의 벨을 누를까 말까 손을 올렸다 내렸다, 한숨 한 번 크게 쉬고선 벨을 눌렀다. 촬영이 있었는지 헤어와 메이크업을 한 채 튀어나온 강서준과 마지못해 집 앞 공원으로 나갔다. 맞은편 바닥에 쪼그려 앉아 날 올려다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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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4
사랑과 우정 사이5 #8998 #서준지우

스케줄이 있어 이번 주 드라마 본방을 못 봤는데 마침 휴일이라 늦잠도 좀 자고 느긋하게 다시보기 하면 되겠거니 했는데,

- 이겤ㅋㅋㅋ 뭐얔ㅋㅋㅋㅋㅋ

티비로 유튭 들어갔다가 뜬 메이킹 영상을 보고야 말았다. 촬영할 때 여장했었단 얘기는 들었지만 씬이
겹치지 않아 못 봤었는데 왠지 잘 어울렸을 거라 짐작했었다. 형이 좀 예쁘게 생기긴 했으니까. 근데,

- 아니 앀ㅋㅋㅋㅋㅋ 왜 이렇게 남자얔ㅋㅋㅋㅋ

분명 몸 선은 얄쌍한데 왜 이렇게 듬직한건가. 이 형은 왜 1도 안 민망해하는 것인가. 이게 바로 연륜이라는 건가.
심지어 예쁜척 하는거봨ㅋㅋㅋ 폭스야 진짴ㅋㅋ 아~ 연예인 안 했으면 어쩔 뻔 했어. 메이킹을 몇번이나 돌려봤다. 볼 때마다 웃겨서 눈물까지 맺히던 중 양반은 못 될 사람에게 전화가 온다.

- 여보세옄ㅋㅋㅋ
- 어, 강민아.
- 넼ㅋㅋㅋㅋ
- ? 뭐하고 있었어? 왜 이렇게 웃고있,
- 누낰ㅋㅋㅋㅋㅋ
Read 7 tweets
Oct 23
클리셰 범벅2 #해성석호

- 내놔.
- 너 같으면 주겠냐?

깐족대는 내 말 따윈 안중에도 없다는 듯 다시 봐도 충격적이고 놀랍기 그지없는 제 모습이 촬영된 폰을 낚아채 망설임 없이 영상을 삭제한다. 허나 영상은 삭제됐어도 내 머릿속엔 고스란히 재생되는것만 같다.
재벌 2,3세의 자녀들이 꽐라가 되어 정신없이 놀고 있는 이들 사이에서 한 손에는 담배, 한 손에는 양주를 든 채 양 옆에 여자들을 끼고 있던 주해성의 실체가.

- 왜 이래, 문명인답지 못 하게. 삭제한다고 그 영상이 사라지겠냐? 이미 내 계정에 다 백업시켜 놨는데.
- 좋은 말 할 때 지워라.
- 그 놀라운 걸 왜 지워. 세상 다 뿌리고 싶은데? 난 아직도 참~ 얼떨떨해요, 주해성씨. 대체 뭐냐 너?

내 폰을 손에 쥔 채 인상을 쓰고있는 이 인간이 진짜 엊저녁까지 학교에서, 교실에서, 내 옆 자리에서 동그리 안경을 쓰고 착실하게 수업을 듣던 범생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른 모습에 놀라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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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3
클리셰범벅1 #해성석호

주해성은 작년에 우리학교로 굴러들어 왔다. 어디서 어떻게 소문이 돌게 된 건지 전학오기 전부터 떠들썩했었다. 재벌 3세. 그것도 J그룹의 아들이 우리 학교로 오게 됐다고 말이다.

- 우리 학교 재벌 3세 안하무인 타이틀은 양석호 하나로도 충분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야.
친한 놈들 몇 명이 쉬는 시간에 몰려와 히히덕거리는데 좀 꼴이 받긴 했다.

- 기싸움 들어가나요, 석호씨?
- 아가리 싸물어, 병신아.

소문이 무성하던 어느 날 아침. 담임이 달고 들어온 전학생은 유일하게 비어있던 자리인 내 옆에 앉게 되었다. "잘 부탁해." 단정하게 각 잡힌 교복을 입은 채
동그란 안경을 끼고 싱글싱글 웃으며 인사를 건네던 주해성한테 내가 뭐라고 했었더라?

- 뭘 실실 쪼개, 새끼야.

아마 그렇게 말했던 거 같다. 주해성은 어깨를 으쓱하며, 까칠하네. 하더니 내게서 신경을 껐다. 어릴때부터 오냐오냐 하며 떠받드는 사람들만 그득했었고 늘 내 위주로, 내 기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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