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레 Profile picture
20 Nov, 54 tweets, 17 min read
이번 기회에 지브리 작품들을 전부 도장깨기 해봅시다. 이번 주말에 쓸 타래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그래서 동산이에요 부동산이에요>... 가 아니라 <하울의 움직이는 성: 그래서 이 애니가 하는 얘기가 뭐에요?> 입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원래 호소다 마모루가 기획하고 만들고 있던 작품이었습니다. <모노노케 히메>를 만들고 미야자키 하야오가 은퇴해버려, 지브리에서 외주 감독으로 호소다 마모루를 고용한 건데 예상치 못했던 일이 터집니다.
<모노노케 히메>에 모든 열정을 쏟아붓고 ‘힘들어서 더 이상 못하겠다’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열정이 다시 불타오르면서 새로운 기획을 들고 지브리 스튜디오로 돌아온 겁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제작이 시작된 겁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돌아와버리는 바람에 지브리의 모든 자원과 인력이 미야자키 하야오의 새로운 기획에 집중되고, 고용 감독이었던 호소다 마모루는 뒷전이 되고 맙니다. 자기가 데려온 사람들에게 월급조차 제대로 줄 수 없게 된 호소다 마모루는 결국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남겨둔 채 떠납니다.
지브리를 떠난 호소다 마모루는 매드하우스와 계약하여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만들게 되지만 이건 훗날의 이야기. (하지만 이 작품에도 그가 기획했던 하울의 영향이 느껴집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완성한 미야자키 하야오는 제작 중단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떠맡게 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렇게 후배 감독이 내던지고 간 작품을 이어서 제작하는 일은 예전에도 있었습니다. <마녀 배달부 키키>가 그랬거든요. 두 작품 모두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는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오리지널 기획의 경우에는 원작이 없거나 영향만 받은 정도에 머무릅니다.
그렇게 미야자키 하야오의 ‘후배 수습’이 시작됩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기획에 탑승한 미야자키 하야오는 호소다 마모루가 준비하던 모든 것들을 폐기해버리고는 원점으로 돌아가 애니메이션을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본편에서 ‘청소’ 장면이 중요하게 묘사되는 건 우연이 아닐 거라 전 생각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작품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 원작자 다이애나 윈 존스를 찾아가 대화를 나눕니다. 다이애나 존스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자신의 작품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다’고 회상합니다. 결과물은 원작과 판이하게 달랐지만 원작자는 극찬을 했습니다.
다만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기점으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스토리텔링 방식이 크게 뒤바뀌었기 때문에 만장일치에 가까운 호평을 받았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는 달리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나뉘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화면도 예쁘고 음악도 아름답고 분명 감동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당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특유의 불친절한 스토리텔링이 극대화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 실마리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인 ‘마법’에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마법은 어떤 식으로 작동하며, 결국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예고한대로 주말에 얘기해보도록 할게요. 다들 좋은 밤 되세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독해하기 위해서는 이 세계에서 ‘저주’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해야 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에서 마법은 대단히 모호하게 그려집니다. 묘사가 일관적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원리로 이루어지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저주도 마찬가지입니다. 황야의 마녀가 소피에게 저주를 걸었다는 건 분명합니다. 그런데 정작 이 저주가 무엇이고 어떻게 저주를 풀 수 있는 것인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저주를 건 직후에 관객들의 눈에 보이는 건 늙어버린 소피이니 ‘늙게 만드는 저주를 걸었구나’ 하게 되기 마련이죠.
...관객들은 그렇게 이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눈에 그렇게 보이니까요.’ 그런데 정말로 소피에게 걸린 저주가 소피를 늙게 만드는 저주일까요? 원작에서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애니메이션에서는 그 묘사가 이상하리만큼 모호하게 나옵니다.
“그 저주는 사람에게 말하지 못하니까 하울에게 부탁해보던지” 이게 황야의 마녀가 소피에게 알려준 저주에 대한 유일한 설명입니다.
‘저주는 타인에게 말할 수 없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여기에 숨겨져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저주도 그렇고 마법도 그렇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에서 마법의 묘사는 늘 그렇지만 <하울>에서는 특히나) 미야자키 하야오는 ‘설명해주지 않으려고’ 작정한 듯합니다. 마법은 이해할 수 없어야 마법이라는 생각의 반영인 걸까요?
중요한 건 이겁니다. ‘저주를 타인에게 이야기할 수 없다.’ 그래서 소피는 하울을 만난 뒤에도 자신이 저주에 걸렸고 그걸 풀기 위해 하울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하지 못해 둘의 관계는 빙글빙글 돌기만 합니다. 그 쉬운 한마디를 하지 못해 결국 의도치 않게 하울 성의 청소부로 취직까지 하고 맙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소피의 욕망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소피의 욕망은 저주를 푸는 겁니다. ‘저주를 타인에게 얘기할 수 없다’는 제약 때문에 하울의 곁에 머무르게 되지만요. 하지만 우리는 관점을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 ‘타인에게 얘기하지 못하는 저주’에 걸린 사람이 소피만이 아니라면?
소피는 ‘저주를 풀어달라’는 얘기를 하지 못해 하울의 주변을 머무르면서 저주를 풀 기회를 노리면서 방법을 찾습니다. 하울이 자신의 저주를 발견하고 풀어주길 바라면서요. 그런데 여기서 생각을 뒤집어봅시다. 그런 처지에 놓인 사람이 소피만이 아니라면?
그리고 바로 하울이 그런 처지의 사람이라면 어떨까요?
하울에 대해 이야기를 해봅시다. 하울은 멋쟁이입니다. 보이는 것에만 신경쓰며 책임감이 없는 젊은이들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작품을 만들다 말고 도망친 호소다 마모루에 대한 비판도 섞여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하울의 진짜 정체성은 따로 있습니다. 하울은 ‘쫓기는 자’입니다.
앞으로는 ‘황야의 마녀’가 하울의 심장을 노리고, 뒤로는 ‘설리만’으로 대표되는 국가가 하울을 노리고 있습니다. 그들이 하울을 노리는 이유는 꽤 명료하게 설명됩니다. ‘하울의 심장’ 때문입니다.
드디어 대망의 캘시퍼입니다. 캘시퍼는 모든 실마리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캘시퍼는 소피를 보자마자 저주에 걸렸다는 걸 알아채고 소피에게 제안을 합니다. ‘내 계약의 비밀을 알아내면 이 저주는 풀려. 내 저주를 풀어주면 네 저주도 풀어줄게.’ 캘시퍼의 제안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여기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 속 저주의 원리에 대한 실마리가 어느정도 풀리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 마법과 저주는 근본적으로 같다.
* 저주는 타인이 그 저주의 실체를 이해하는 것으로 해제할 수 있다. (계약의 비밀을 알아내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것처럼)
그리고 피날레에서 무대가리가 이런 저주의 실체를 알려줍니다. 사실 이 세계에서 저주는 터무니 없을 정도로 쉽게 풀 수 있습니다. 사랑의 키스 한 번이면 저주를 풀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주의 고통스러운 점은 ‘타인에게 그 저주를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울은 어떤 저주에 걸린 것일까요? 작품은 명확하게 설명해주지 않지만 마법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인간성을 잃고 괴물이 되어가는 저주에 걸린 것으로 보입니다. 자 이쯤에서 이 작품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이 작품은 사실 미야자키 하야오 버전의 <미녀와 야수>입니다.
가장 강력한 마법사가 되기 위해 하울은 별을 삼켜 악마와 계약을 했습니다. 그 계약의 대가로 심장이 분리되었고, 마법을 사용할수록 점차 괴물이 되는 저주에 걸렸다고 우리는 추측할 수 있습니다.
하울의 실체는 괴물이기 때문에, 하울은 비정상적일 정도로 멋진 외모에 집착합니다. ‘꾸미기 위한’ 금발이 원래 머리 색으로 돌아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멘탈이 나가 모두를 위협에 빠뜨릴 정도입니다.
이런 비정상적인 외모 집착은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는 콤플렉스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이게 저주의 실체입니다. 하울은 마법 때문에 괴물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괴물이 되고 있단 콤플렉스 때문에 더 멋쟁이로 꾸미고 있고, 이 때문에 사람들은 하울이 저주 걸린 괴물이라 인식하지 못합니다.
사실 하울이 괴물이라는 복선은 상당히 노골적으로 잔뜩 깔려 있습니다. 영화의 초반에 소피가 만난 여동생이 노골적으로 말하잖아요. “만약 하울이라면 언니의 심장을 먹었을걸.”
불과 1분 전만 해도 함께 하늘을 날아다니던 이 미남이 사실은 괴물이라니, 선뜻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이야기가 <미녀와 야수>를 비튼 이야기라는 것조차도 선뜻 알아차리지 못하게 된 것이지요. <미녀와 야수> 속 괴물과 달리 하울의 겉모습은 괴물이 아니잖아요.
자 여기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라는 작품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이 작품은 소피가 늙은이가 되는 저주에 걸려, 그 저주를 풀기 위해 하울을 찾아가는 이야기죠. 하지만 이 작품의 실체는 사실 저주에 걸린 하울이 그 저주를 풀기 위해 소피를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원체 난해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서 글도 점점 난해해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제 중요한 실마리들은 다 한번씩 짚은 것 같으니 본격적인 이야기는 자고 일어나서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들 좋은 밤 되세요.
-라고 끊고 가고 싶었는데 오늘 중으로 타래를 완성하지 못하면 저도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것 같아서요.

여튼 <미녀와 야수>라는 모티브에서 우리는 이 작품의 메세지를 추측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인간의 내면’입니다. 더 우아하게 표현하자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라 표현 가능하겠죠.
저주에 걸려 할머니가 되었지만 다른 인간에게 얘기하지 못하는 소피.
저주에 걸려 괴물이 되었지만 근본적으로 저주를 풀지 못한 채 인간으로 위장해 살아가는 하울.
하지만 사실 소피에게 걸린 저주가 단순히 ‘할머니’가 되게 하는 저주가 아닙니다.
하울의 스승인 설리만에게 얘기하는 장면에서 꽤나 직설적으로 드러나는데, 사실 소피에게 걸린 저주는 ‘내면의 나이가 겉으로 드러나게 하는 저주’이기 때문입니다.
소피는 어려서부터 장녀로서 모자 가게를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었을까요? 자신의 욕망을 억누른 채 모자가게에서 애늙은이처럼 살아가야 했습니다. 그러니 내면도 늙을 수밖에 없었겠지요.
소피가 하울을 만나 사랑을 깨달아갈수록 소피는 점차 젊어집니다. 애초에 소피는 저주를 풀기 위해 하울을 만날 필요는 없었던 것입니다. 하울과의 사랑이 도움이 되었을 순 있지만, ‘반드시’ 필요한 존재는 아니었던 거죠.
하지만 하울은 아닙니다. 애니메이션의 피날레에서 알려주듯이, 하울의 계약 장면(별을 삼키는 모습)을 본 유일한 인간은 소피였기 때문에 오로지 소피만이 하울의 저주를 풀어줄 수 있습니다.
소피는 어떻게 시간을 거슬러 갈 수 있었던 걸까요? 바로 소피에게 ‘찾고자 하는 것’을 보여주는 반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반지는 하울이 소피가 성으로 찾아갈 수 있게 준 선물입니다. 그런데 이 세계에서 마법이란 게 내면에 바라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들어주는 식으로 이뤄져요.
캘시퍼에게 물을 뿌린 후, 소피는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진심으로 바랬고, 반지는 그 바람에 따라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즉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길)을 알려준 겁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영감님 이건 솔직히 너무 어렵게 이야기를 짜신 거 아닙니까?
여튼 소피의 진심 덕분에 소피는 하울의 진실을 알게 됩니다. 하울은 위대한 마법사가 되고자 별을 삼켰고, 그 결과 저주에 걸렸습니다. 소피는 이 광경을 보고 이 저주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되었고, 나아가 하울이 저주를 풀기 위해 자신을 찾아온 거란 것도 깨달았죠.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채 돌아다니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사실 소피를 찾아 방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라는 오브제 자체가 작품의 숨은 구조를 은밀히 암시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이야기는 겉으로 보아서는 ‘소피가 저주를 풀기 위해 성으로 찾아가는 이야기’인데 사실은 ‘하울이 저주를 풀기 위해 성을 끌고 소피를 찾아가는 이야기’였던 거니까요...
이제 이야기는 소피가 하울을 처음 만나는 순간으로 돌아갑니다. 껄렁한 마법사 ‘하울’이 소피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을 겁니다. ‘한참 찾았잖아’
생각해보면 이 대응 구조는 얼마 전에 트위터에서도 꽤 화제가 되었었죠.
결국 이 장대한 삽질을 통해 소피는 하울이 걸린 저주의 실체를 알게 되었고, 마침내 하울을 구원합니다. 결국 하울은 저주에서 해방되어 마침내 인간이 됩니다. 아이고 어렵다. <미녀와 야수> 하나로 도대체 이야기를 얼마나 끌고 오시려고 한 거예요 영감님.
결국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이야기는 ‘보이는 것보다 내면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와 함께 ‘이해’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소피는 하울을 처음 만났을 때, 하울의 외모와 환상적인 마법 때문에 하울의 내면(=저주에 걸린 괴물)을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본인이 저주에 걸리고서야 비로소 하울과의 관계가 시작되고, 나아가 하울에 대한 이해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하울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은 하울의 실체, 즉 괴물(야수)을 조우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하울의 밑바닥을 보고 나서야 소피는 진정으로 하울을 ‘이해’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알게 모르게 저주에 걸린 채 살고 있지만 그 저주가 무엇인지 타인에게 얘기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적지향일수도 있고, 정신적인 문제일수도 있고, 트라우마나 콤플렉스일수도 있습니다.
말 못한 채 저주에 끙끙 앓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게 우리 모두에게 걸린 저주인 겁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타인에게 이해를 받고 싶어하지요. 그런 저주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우선 타인의 저주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다가가는 태도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요.

~ 오늘의 타래 끝
다음 타래 예고
<인스머스 너머에서: 이름을 말해서는 안 되는 자가 몰고오는 대지진과 쓰나미의 전조와 뒤섞여버린 시간의 혼돈 속에서>가 연재됩니다. 장르는 코즈믹 호러입니다.
거짓말이지만.
[내용 보강] <하울의 움직이는 성> 감독 강판 사건은 사실 생각보다 복잡하게 흐른 사건이라, 호소다 마모루의 잘못은 아닙니다. 단지 자기가 하고 싶은 작품을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이 기획하던 작품을 떠맡게 된 미야자키 하야오의 관점에서 저렇게 서술한 겁니다. 괜한 오해를 일으켰네요.

• • •

Missing some Tweet in this thread? You can try to force a refresh
 

Keep Current with 인레

인레 Profile picture

Stay in touch and get notified when new unrolls are available from this author!

Read all threads

This Thread may be Removed Anytime!

PDF

Twitter may remove this content at anytime! Save it as PDF for later use!

Try unrolling a thread yourself!

how to unroll video
  1. Follow @ThreadReaderApp to mention us!

  2. From a Twitter thread mention us with a keyword "unroll"
@threadreaderapp unroll

Practice here first or read more on our help page!

More from @inlemidnight

21 Nov
<벼랑 위의 포뇨>를 다시 보면서 인상적인 장면만 캡처한 결과:
절반 봤는데 394장 캡처해서 이대로면 영화 끝나고 800장이 넘을 것 같음. Image
돌겠네. 그치만 들어보세요. ImageImageImageImage
앞으로 제 지브리 최애캐는 리사입니다.
Read 4 tweets
21 Nov
트렁 르 응우옌(Trung Le Nguyen)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는데 올해 최고의 수확 아닐런지. 이번에 새로 구한 타로 덱의 일러스트를 맡으신 분인데 이 타로 덱 오로지 그림 때문에 산 것이라 작가에게도 관심이 생겨 책도 주문했습니다. 시놉시스가 흥미로워요. Image
제목은 <The Magic Fish>
베트남 난민 출신 소년 ‘티엔’,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걸 부모에게 알리고 싶지만 이 이야기를 베트남어로 전할 방법을 알지 못하고, 부모님은 영어를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티엔은 영어를 배울 때 쓰던 ‘동화’를 이용해 부모님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고백해나간단 이야기. ImageImageImage
아직 책을 직접 읽진 못했습니다. 직구해야 했거든요. 하지만 다른 걸 다 떠나서 그림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제가 이런 그림체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고 타로 덱까지 내주셨는지. ImageImageImage
Read 4 tweets
21 Nov
<벼랑 위의 포뇨>는 하야오 작품들 가운데 최종보스라 할만합니다. 귀여운 외형과는 달리 가장 난해하고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든 말든 미야자키 하야오가 난생 처음 직접 작사한 포뇨 주제가는 이 애니메이션이 아동용이라는 설득력 없는 설득을 합니다.
여러분들은 포뇨의 본명을 알고 있으십니까? 지나가는 장면에서 잠깐 등장하는 포뇨의 본명은 ‘브륜힐데’(브륀힐데) 북유럽 신화의 발키리 ‘브륜힐트’를 모티브로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이 바로 ‘브륀힐데’입니다. 넷플릭스 버전에서는 이를 브륀힐트로 오역했더군요.
미야자키 하야오는 바그네리안(바그너의 추종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본인의 애니메이션을 바그너 오페라처럼 만들려 시도해왔던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벼랑 위의 포뇨>가 그 시도를 가장 극단까지 밀어붙인 작품이라는 흔적은 영화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ImageImage
Read 110 tweets
21 Nov
“ 내가 처음으로 쇼거스라는 존재를 본 것은 그 꿈에서였고, 나는 그 모습에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다. 그 날 아침 ,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완전한 인스머스의 얼굴이었다.” - <인스머스의 그림자>,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Image
여러분들은 ‘딥 원’이라는 존재를 알고 있으십니까? 20세기 가장 주목 받는 소설가이자 ‘코즈믹 호러’라는 장르를 탄생시킨 러브크래프트가 만들어낸 종족으로, 심연에서 온 괴물 인어를 뜻합니다.
태고적으로 바다에 살며 육지로 진출하려고 했지만 좌절했습니다. 그러다 ‘오벳 마시’라는 한 선장이 딥원들과 인간들의 혼혈로 이루어진 종족을 발견했다가 딥원들이 내려주는 금은보화와 생선들을 보고 끔찍한 발상을 떠올립니다.
Read 9 tweets
20 Nov
제 경험에 따르면 아이들은 생각보다 더 순수하고 생각보다 더 잔인합니다. 온실 속에서 착하고 순수하게만 키우려고 한다면 분명히 그 반발 작용이 일어납니다. 그 구체적인 사례가 저거든요.
동화의 내용을 바꿔서 읽게 한다면 아이들이 그 동화의 영향을 받아서 착하게 자라날까요? 글쎄요. 인터넷에 떠도는 ‘어른들이 들려주지 않는 동화의 잔혹한 진실’ 따위를 보고 읽으며 이 세상은 거짓으로 가득 찼다는 생각을 하겠지요. 실제 동화 내용보다 훨씬 과장된 내용으로 이뤄진 건데.
m.joongdo.co.kr/view.php?key=2… 그리고 자극성에만 함몰된 이런 ‘진실’ 또한 작품을 왜곡시키어 결국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하게 될 겁니다. 나도 이것이 좋지 않습니다. 픽션을 ‘바꿔서’ 가르치는 것보다 픽션을 ‘통해서’ 가르치는 교육이 되어야지요.
Read 4 tweets
20 Nov
미야자키 하야오 얘기 그만하려 했는데 팔로워가 배로 늘어났고 늘어난 팔로워분들은 지브리 이야기를 듣고 싶어할 거란 생각에 오래간만에 지브리 영화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해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전형적인 ‘노력하는 천재’로 초기작들을 보면 여러 작품에서 인상적인 것들을 많이 따왔습니다. (독창성이 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에 영향을 미친 작품은 뫼비우스의 <잉칼>입니다.
이후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를 알게 된 뫼비우스는 ‘일본에서 자기 정통성을 이은 자가 나왔다’며 환영했고, 딸의 이름을 ‘나우시카’로 지었다 합니다.
Read 14 tweets

Did Thread Reader help you today?

Support us! We are indie developers!


This site is made by just two indie developers on a laptop doing marketing, support and development! Read more about the story.

Become a Premium Member ($3/month or $30/year) and get exclusive features!

Become Premium

Too expensive? Make a small donation by buying us coffee ($5) or help with server cost ($10)

Donate via Paypal Become our Patreon

Thank you for your support!

Follow Us on 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