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에 정말 정말, 정말, 정말로 동의해요. 그림만이 아니라 모든 예술에 통용될 수 있는 이야기고요. 저는 작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어떤 소재를 선택해, 관찰해서, 이야기를 뽑아내는 존재라 생각하거든요. 소재는 작가를 만들고 작가는 소재로 기억되어요.
미야자키 하야오를 생각하면 비행기와 바다가 떠오르고, 쭝 레 응윈을 생각하면 동화와 인어가 떠오르고, 박찬욱을 생각하면 감금된 사람과 벽지가 떠오르는 것처럼요.
이쿠하라 쿠니히코는 작가가 '소재를 선택하는 자'라는 걸 가장 잘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라 생각해요. 그는 아예 소재를 정해놓고 작품을 구성해나가지요.

• • •

Missing some Tweet in this thread? You can try to force a refresh
 

Keep Current with 심야인레㋐

심야인레㋐ Profile picture

Stay in touch and get notified when new unrolls are available from this author!

Read all threads

This Thread may be Removed Anytime!

PDF

Twitter may remove this content at anytime! Save it as PDF for later use!

Try unrolling a thread yourself!

how to unroll video
  1. Follow @ThreadReaderApp to mention us!

  2. From a Twitter thread mention us with a keyword "unroll"
@threadreaderapp unroll

Practice here first or read more on our help page!

More from @inlemidnight

7 Dec
오늘은 이쿠하라 쿠니히코의 문제작이자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컬트 애니메이션 <소녀혁명 우테나>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도입부는 생략하고, 이번 타래의 제목은 <세 가지 레이어로 읽는 우테나>입니다. Image
소녀혁명 우테나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너무 많이 이야기를 나눴고, 상대적으로 시청하지 않으신 분들이 많을 거라는 생각에 내용을 일일이 짚으면서 이야기하지는 않으려 합니다만, 그래도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다는 점 미리 양해 구합니다. Image
도입부는 생략하겠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도입부 없이 글을 쓸 수는 없으니 <소녀혁명 우테나>라는 작품을 짚고 넘어가는 시간을 가집시다.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에서 두각을 드러내어 2기부터 총감독(시리즈 디렉터)까지 맡게 된 이쿠하라 쿠니히코는 세일러문의 세계적 흥행에 큰 기여를 합니다. Image
Read 102 tweets
6 Dec
<벼랑 위의 포뇨>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 이 장면의 모든 것이 좋지만 꼭 이유 하나만 말해야 한다면 포뇨가 눈을 감은 동안 몰래 햄과 계란을 넣어주는 장면이에요. 포뇨의 입장에서는 면에 물을 부었을 뿐인데 갑자기 햄이 생겨나는 '마법'이었겠지요. 리사는 마법사고요.
작중 소스케의 어머니, 리사는 25살입니다.
다들 충격을 받지만, 네 사실입니다.
리사의 초기 스케치.
Read 4 tweets
5 Dec
오늘은 김치 이야기를 해봅시다.
한국인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김치입니다. 김치 문화는 이미 요리의 범위를 초월하여 별개의 카테고리로 독립해나갔다 봐도 무방할 정도로 발달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익숙한 '김치'는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사진 출처 '셔터스톡' Image
이렇다 할 냉장 시설이 없었던 고대에 채소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 '절임'이라는 개념이 생기는 건 무척 당연했습니다. 서양에서는 소금이나 식초 담근 물에 음식을 절여 '피클'을 만들었고 중국과 한국에서도 이 피클과 유사한(사실상 같은) '저'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소금물에 절인 채소를 뜻해요.
한국에서는 이런 '저'를 '디히'라고도 불렀습니다. 디히는 곧 '지'로 변했는데요, 지금도 '단무지' '장아찌' '묵은지'와 같은 단어에 '지'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일부 주장에 따르면 '찌개'도 이 '디히'에서 생긴 말이라고 하는데요,
Read 13 tweets
5 Dec
경상도식 김치에 대한 이야기
경상도에서도 간혹 김치에 굴을 넣어 굴김치를 담글 때가 있습니다. 다만 굴의 가격이 비싸다 보니까 김장을 할 때 자기가 상대적으로 아끼는 사람의 김치에 굴을 넣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김치가 왔는데 굴이 들어간 굴김치라면 감사히 여기세요(?)
다만 김치는 집안마다 방식이 다 다르니까, 특정한 집안에만 통용되는 이야기겠지요. 굴을 좋아하는 사람의 집에만 굴김치를 담아준다거나 하는 경우가 충분히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경북 내륙 기준입니다!
Read 4 tweets
27 Nov
단편소설은 학창시절부터 써왔지만 2016년을 전후해서 소설 창작 흥미가 싹 사라져버려서 더 쓰지 않게 되었죠.
사실 근래에 소설을 하나 준비하고 있긴 합니다. 제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컨셉과 스토리는 정해져 있어요.
포스트아포칼립스물이고, 구어체로 전개되는 소설입니다. 구성은 천일야화를 따르고 이야기꾼이 나와서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 이야기꾼에겐 분명한 목적이 있고 그래서 이 이야기꾼의 이야기는 믿을 수 없는 구석이 있어요.
이런 소설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트위터 때문인데요, 소설 쓰는 게 트위터처럼 편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그럼 트위터 쓰는대로 소설을 쓰면 되는 거 아녀? 해서 이걸 스타일의 준거로 삼고 쓰고 시작했지요.
Read 4 tweets
27 Nov
어느 의대, 교수가 질문했습니다.
"한 부부가 있다. 남편은 매독에 걸렸고 아내는 심한 폐결핵에 걸렸다. 이 부부에겐 아이가 넷 있었는데 하나는 며칠 전에 병으로 죽었고 나머지도 건강하지 못하다. 이 부인은 다섯번째 아이를 임신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한 학생이 대답했습니다.
"낙태 수술을 해야 합니다."
교수는 대답한 학생을 바라봅니다.
"자네는 방금 베토벤을 죽였네."
90년대생까지는 익숙할 이 이야기는, 사실과 무관한 도시전설입니다. 분명한 의도를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점에서 악랄하게 보이기까지 합니다. 낙태 반대를 위해 거짓으로 지어낸 '이야기'죠.
Read 73 tweets

Did Thread Reader help you today?

Support us! We are indie developers!


This site is made by just two indie developers on a laptop doing marketing, support and development! Read more about the story.

Become a Premium Member ($3/month or $30/year) and get exclusive features!

Become Premium

Too expensive? Make a small donation by buying us coffee ($5) or help with server cost ($10)

Donate via Paypal Become our Patreon

Thank you for your support!

Follow Us on 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