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적 세계관이란 무엇인가? 이를 위해 일단 '세계관'이란 것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해보죠.
제가 세계관과 관련하여 책을 쓰거나 번역할때 '유니버스'라는 말을 씁니다. 그런데 이건 정확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유니버스는 '창작된 세계'라는 말에 더 가깝기 때문입니다. 중심이 '세계 설정'에 있죠.
반면, '세계관'이라는 것은 '그 세계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세계를 바라보는 방법', 즉, 그 세계에 살아가는 이들에게 중심을 둡니다.
나아가서 그들이 그런 관점을 갖게 된 이유, 그러한 배경을 함께 아우러서 세계관이라고 부릅니다.
세계관이라는 것을 비교적 친숙한 말로 표현하면 '민족성'이나 '국가성'... 하지만, 이런 표현은 쓰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세계관은 바뀔 수 있고 바뀌는 것이지만, 민족성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정해져서 바뀌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차별적 용어일까요?
물론, 한 사람의 세계관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세계관은 일종의 자아 정체성과도 연결되어서 자칫하면 자아의 붕괴를 가져올 수도 있으니까요.
세계관이 바뀌려면 일단 다른 세계의 가능성에 눈을 떠야 합니다. 주변 세계가 바뀌거나 바뀌지 않아도 '다른 세계가 있을 수 있다.'라고 깨달아야죠.
그리고 '다른 세계의 가능성'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부던히 노력해야 합니다. 매우 친숙한 사례로는 마블 시네마틱의 [캡틴 아메리카] 같은 사례가 있을 거에요. 캡틴이 수첩에 뭔가를 적어가면서 노력하는 건, 70년이라는 변화에 익숙해지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세계관의 변화를 위해서기도 하죠. Image
그래도 세계관이 쉽게 바뀌진 않습니다.하지만 '다른 세계관의 가능성'에 눈을 뜨면,세계관이 넓어집니다. 그리고 다른 세계관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죠.이른바 '세계인이 된다.'라는 것은 그렇게 이루어지는 겁니다.그렇기 때문에 문화의 교류는 세계관을 넓히고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이게 해 줍니다.
세계관은 '가치관'과 비슷하지만, 세계관이란 말을 쓰면 '세계는 이래야 한다.', '이런 세계가 옳은 세계다.'라는 관점인 동시에, '그러한 세계관을 갖게 만드는 배경 상황'(즉, 유니버스)까지 포함한다고 생각해 주세요.
세계관이라는 것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했죠? 그렇다면 세계관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물론 그 세계에서 살아가면서 형성됩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 사회를 보면서 배우고 자라나죠. 흔한 예로 욕설로 가득한 세계에선 욕설로 가득한 말을 배우게 된다... 뭐 그런 겁니다.
문화를 통해서 세계관을 배우기에, 문화를 통해서 일종의 세계관을 정착시키려는 시도가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세계관은 쉽게 정착되지 않지만, 일단 정착되면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배층'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세계관을 정착시키려고 노력했죠.
기사도, 무사도 같은 것도 '기사로서 올바른 세계관', '무사로서 올바른 세계관'을 정착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당연히 기사나 무사도 인간, 자기 이익을 위해서 행동하고 권력을 노리고 하겠죠. 하지만, 기사도나 무사도 등을 통해서 '이게 멋진 것'이라고 학습하면 조금 달라집니다.
한가지 추가하자면, '옳고 그르다'라는 논리로는 세계관을 만들기 힘들어요. 왜냐하면 머리는 움직여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멋지다, 감동'이라는 형태를 통해서 가장 쉽게 세계관이 구성됩니다. 기사도 문학, 무사도 문학... 이렇게 문화 콘텐츠의 영향이 강한거죠.
세계관을 구성하는 문화 콘텐츠의 가장 오랜 사례는 바로 '신화'입니다. 신화는 실제 역사에 영향을 받아서 만들어졌다고 하죠.
'역사는 전설을, 전설은 신화를...'
하지만 신화는 동시에 '창작물'이에요. 창작물에는 반드시 창작자의 세계관, 의도가 반영됩니다.
신화는 자연스레 생긴 경우도 있죠. 하지만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그러한 문화를 만들고 전파할 수 있는 힘을 지닌 이들, 즉, '지배층'에 의해 만들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세계 각지의 신화에는 지배층의 세계관, 의도가 담겨 있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입니다.
'창작자의 세계관, 의도'라고 했죠? 문화 콘텐츠는 어떤 의도로 만들어집니다. 정치적 의도만은 아닙니다.
"정말로 죽을만큼 웃게 만들고 싶다."
이런 것도 의도죠.
기사도 문학, 무사도 문학을 만든 이들이 모두 '무사도와 기사도는 멋지다고 믿게 하고 싶다'라는 의도로 만들지는 않았을거에요.
기사도 문학, 무사도 문학을 창작한 이들은 자연스레 그런 기사도 문학, 무사도 문학에 친숙할 거에요. 그리고 당연히 '이건 멋져'라고 생각하겠죠. 그런 세계관을 가진 이들이 기사도 문학, 무사도 문학을 쓰면 자연스레 여기엔 '이건 멋져'라는 세계관이 담깁니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 인간은 명백하게 의도를 갖고 만든 콘텐츠에 대해서, 그 의도에 대해서는 쉽게 반응하지 않지만.
"웃기려고 작정했군. 어디 내가 웃나 봐라!"
그 내면에 은근히 담겨 있는 세계관에는 쉽게 빠져든다는거에요. 아마도 그건 문화콘텐츠에 감정을 이입하기 때문이겠죠.
기사도 문학, 무사도 문학을 보면 독자는 자연스레 주인공이 됩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세계를 살아가면서 자연스레 그 세계를 접합니다. 기사도와 무사도가 멋지다, 옳다라고 끊임없이 말하는 세계를.
이건 '외국 여행'보다도 '롤플레잉 게임'에 가까워요. 그것도 가상현실 롤플레잉 게임.
"문화를 지배하는자 사회를 지배한다."
"과거를 지배하는자 미래를 지배한다."
사실은 같은 말이에요. 여기서 과거란 '역사'를 말하는게 아닙니다. '과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문화 콘텐츠'에요.
역사 콘텐츠는 모두 -제가 쓰는 이 트윗조차- 작가의 의도와 세계관이 담긴 문화 콘텐츠입니다.
문화 콘텐츠들은 모두 '세계관을 이루게 하는 힘'이 있어요.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것은 '스토리텔링'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스토리텔링의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두뇌는 컴퓨터와 달라서 여러 기억을 따로 나누어 저장하고 합치도록 되어 있어요. 기억은 그 자체로 '스토리텔링'입니다.
스토리텔링은 '롤플레잉 게임'의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형태의 '기억'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의 기억은 등장인물, 배경, 그때의 감정, 대사, 모습... 모든 것을 나누어 저장했다가 조합하는데, 당연히 다양한 요소가 조합될수록 쉽게 떠올릴 수 있죠.
누군가를 만났다라면 그 사람의 모습만 기억하겠죠.
특별한 곳이라면? 그 장소가 따로 기억됩니다.
하지만 그와 뭔가 얘기를 나누었다면? 그 얘기는 청각과 연결된 기억으로 저장됩니다. 그와 악수를 나누었다면? 그 감촉은 촉감과 연결된 기억으로 저장됩니다.
그를 만나서 기뻤다면? 그것은 또...
이처럼 기억의 내용이 많아진다면, 떠올리기 쉽습니다. 사람의 얼굴만 떠올리긴 힘들어도, 그 장소가 생각나면 이를 이용해(낚시바늘 같은 느낌이라 '훅Hook'이라 부릅니다.) 그 사람을 떠올릴 수 있죠. 아니면 악수한 감각? 말한 내용? 여하튼 뭔가 다양한 것을 접했을때 더욱 쉽게 떠올립니다. Image
여기에 전후, 인과관계가 더해지고, 감동까지 존재하는 스토리텔링이 된다면? 그건 절대로 잊을래야 잊기 힘든 일이 됩니다. 물론, 그건 왜곡될 수 있어요. 장소와 인물이 원래대로 연결된다는 법은 없거든요. 이게 꿈을 꾸는 원리, 그리고 기억이 왜곡되는 원리지만... 이건 나중에 다시...
다시 돌아가죠. 스토리텔링은 사람이 세계관을 형성하고 유지하는데 굉장히 큰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수많은 독재자들은 스토리텔링으로 사람들의 세계관을 유지하고자 했어요.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김정일입니다. 김씨 왕조의 권력은 김정일이 만든 신화의 뒷받침이 매우 강하죠. ImageImage
과거의 지배층도 자신들의 지배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이용합니다. 역대 독재자들이 자신에 대한 스토리로 뭔가 한 건 워낙 유명하죠? 그게 진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여하튼 '이 사람은 대단해. 이 사람을 따라야지.' 이렇게...
고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이 바로 신화죠.
모든 신화를 지배층이 만든 건 아닙니다. 일리아드, 오디세이를 만든 호메로스에 대해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가 지배자가 아니었던건 분명해요.
(그리스의 시민이니 지배층이고, 그 세계관에 영향을 받은 사람이었겠지만, 유랑자니 그만큼 세계관도 넓었을 겁니다.) Image
신화는 아니지만, 신화만큼이나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
'이솝 우화'를 쓴 아이소포스는 아예 지배층도 아니죠. 노예이자 이야기꾼...
그의 이야기에는 그리스의 세계관이 어느 정도 담길 수 밖에 없었겠지만, 분명 시민들과는 다른 세계관이겠죠? 그래서 '풍자'가 많고... Image
하지만, 중심 신화들은, 신화의 중심 체계는 그것을 만들어서 퍼트릴만한 권력자가 아니면 만들기 힘들었을 겁니다. 그것이 촌장이건, 족장이건, 샤먼이건, 신관이건, 아니면 국왕이건...
천지창조 같은 거창한 신화에 설득력을 부여하려면 그만한 권력이 필요한 법이에요. Image
여기서 '권력자에 의해 만들어진 신화가 낳은 세계관'이 탄생합니다. 세계 각지의 주요 신화는 권력자의 의도와 세계관이 담겨 있습니다. 당연히 그것은 당대 권력자에게 유리한 것입니다.
'왕권 신수설'
이건 당연한 것이고, 그걸 넘어서 더욱 강력한 의도를 담기도 합니다.
바로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자리(격)가 있다. 너희는 그것에 맞추어 살아야 한다.'라는 절대 계급설이에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인도의 '카스트'입니다.
이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들의 계급에 대해서 의문을 품기 힘듭니다. 도리어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물론 "타고난 계급"이라는 세계관을 유지하긴 힘듭니다.
살다보면 높은 계급 사람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기 쉽고, "이거 반항해도 되는거 아냐?"라는 의문을 지닐 수 있거든요. 특히 높은 계급과 교류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건 심해져요. 상부, 하부의 계급 밖에 없으면 이 경향은 더 심해지죠.
무엇보다도, 사람은 '호기심의 동물', "왜 내가 계급을 따라야해?"라는 의문은 항상 생기게 마련입니다.
여기서 인도의 카스트는 '이유'(인과관계)를 줍니다.
바로 "네가 전생에서 쌓은 카르마(업)에 의해서 너의 현재가 결정된다. 그러니 너는 다음 생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네가' 전생에서 쌓은 업입니다.
스토리텔링의 이론 중 하나. 스토리텔링에서 캐릭터에게 가장 적극적인 동기를 주게하고 싶으면, '그 캐릭터의 잘못으로 생긴 문제'를 해결하게 하면 됩니다.
'내가 원인'이기 때문에 그 원인이 된 내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네가 전생에서 저지른 업'이 현재의 카스트를 결정한다고 해서, 이에 따르는 것을 당연하게 해 주었습니다.
나아가 여러 계급으로 나누고(4개만이 아닙니다. 사실은 직업별로 카스트는 무진장 다양하게 나뉩니다.) 제각기 '본분'을 주었어요. 그 결과 현재까지도 이어집니다.
물론, 세계관은 변합니다. 인도 역시 영국의 지배를 거치면서, 그리고 외국과의 다양한 교류를 통해서 변화하고 있어요.
세계관을 바꾸려고 시도한 사람도 많았죠. 보통은 지도층에서 등장해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붓다입니다. 그는 힌두교의 질서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해탈'이라는 개념을 가져왔죠.
그래선지 최근 인도의 지방에서 특히 하층 카스트를 중심으로 불교도가 조금씩 는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하지만, 세계관은 쉽게 안 바뀝니다. 세계관을 바꾸려면 그만한 세월과 교류가 필요해요. 물론, 구 세계관을 유지하려는 이들의 반발을 물리칠 힘도 필요하죠.
참고로, 인도의 카스트 세계관도 본래부터 존재한건 아닙니다.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원시 인도이란계인들이 인도를 지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개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힌두교와 페르시아의 토착 종교에서 여러가지 관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런 면을 느끼게 하죠.
다양한 세계관의 세계와 교류가 이루어지면, 세계관은 넓어지고 달라지기도 하지만, 그 교류는 쉽지 않습니다. 간접적인 교류만으로는 한정적이에요.
가장 좋은 건 그 세계를 직접 접하는거죠. 그래도 쉽게 안 바뀌지만, 넓어질 가능성이 크죠.
그래서 보통 세계관의 변화에 지식인층이 나섭니다.
중국의 '천안문사태', 일본의 '전공투', 물론 우리나라의 여러 민중 항쟁... 모두 지식을 통해서 세계관을 넓힌 이들이 구 세계관에 맞서고자 일어난 운동이었어요.
단순히 '못살겠다. 갈아보자.'가 아니라, '이건 잘못되었다. 바꾸어보자.'라는거죠. 아시겠지만, 전자의 둘은 실패했습니다.
왜냐하면 지식인층이 모여도 힘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나라의 세계관을 주도하는 것은 권력자입니다. 실제로 권력과 무력, 당연히 재력도 쥐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에 맞서서 세계관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바로 '숫자의 힘'이 필요한거죠.
누군가 이야기합니다.
"북한 사람들은 굶주리고 있어. 그러니 정권이 무너질거야."
아니에요. 굶주린 사람들은 힘이 없습니다. 일어서지 못해요. 무엇보다도 일어서기에 필요한 세계관의 뒷받침이 없습니다.
의지라도 실릴 수 있다면 힘들어도 일어날텐데, 정신의 힘조차 없으니...
러시아 혁명이 '굶주려서' 일어난게 아닙니다. 러시아 혁명에는 '마르크스 주의'라는 세계관이 뒷받침되어서 일어난 혁명이에요.(물론 러시아 황실의 권위가 몰락하고, 황실에서 신뢰를 어긴 것이 기폭제가 되었죠.)
구 세계관에 맞서기 위해서는 보통 노력으로 되지 않는다는 말이죠.
여기서 '촛불 혁명을 성공시킨 우리는 대단해.'라는 반응이 나오겠죠? 맞아요. 대단해요. 민중 봉기를 성공시킨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봉기'는 세계관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어도 변화를 정착시키고 유지하는데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죠. 아랍의 봄도...
근데, 왜 '일본적 세계관' 이야기에 이런 얘기를 하는가?
일본적 세계관 역시 이러한 과정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우선 일본의 신화부터 보죠.
일본 신화는 '다신교적 신화'라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아니에요. 일본 신화는 인도 신화와 마찬가지로 단일신화에 가깝습니다.
단일신교는 하나의 절대적인 신, 절대적인 질서가 존재하고 나머지 질서는 그 아래에 존재하는 개념.
유대교의 유일신 개념과는 다르지만, 절대신을 뺀 나머지 신을 '천사'라고 대체하면 비교적 이해하기 쉬울 거에요.
다신교에서는 제1신이 사라져도 이를 대체할 수 있습니다.
북유럽 신화에서 라그나로크 이후 오딘이 아닌 부활한 발두르가 다음 신이 되는 걸 생각해보죠. 그리스 신화에선 우라누스-크로노스-제우스로 바뀌는 걸 생각해 봐도 좋습니다.이집트에서도 오시리스-호루스... 물론 시대에 따라 주신이 바뀌기도 했죠.
단일신교는 다릅니다.
일본에서 최고신은 물론 아마테라스 오미카미입니다.태양신. 태양신이니 당연히 바꿀 수 없다?
그리스 신화에서 태양신은 바뀌었습니다. 정확히는 신의 이름이 하나가 아니었죠. 헬리오스-아폴론... (이걸 헬리오스에서 아폴론으로 계승되었다고 할 수도 있고, 동일시되었다고...) Image
아마테라스 오미카미가 동굴에 숨었을때, 다른 신들은 의미를 잃었습니다. 세상이 어둠에 빠졌으니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럼 아마테라스는 어떻게 통치하나요?
안합니다. 아마테라스는 '존재 그 자체로 고귀한 자'에요.
아폴론처럼 여러가지 일을 하거나, 태양신의 마차로 달려야 하거나...
인도에선 브라흐마가 이런 존재입니다. 브라흐마는 실제로 인도에서는 아무도 숭배하지 않아요. 창조신... 세계는 이미 창조되었으니. 보통 인도는 크게 시바와 비슈누를 중심으로 수많은 신(집안마다 숭배하는 신이 다르기도 합니다.)을 숭배하죠. 하지만, 브라흐마는 그 존재 자체로 고귀합니다.
무엇보다도 비슈누, 시바는 브라흐마의 또 다른 존재라고도 할 수 있고요. 시바가 다음 대의 브라흐마가 되고...
삼위 일체라는 말은 카톨릭에서만 나오는 건 아닙니다.
그럼 브라흐마는 뭘 하나요? 비슈누나 시바는?
아무 것도 안 해요.신들의 통치는 '인드라'가 합니다.이따금 위기에 몰리면 나서죠.
비슈누는 세상에 개입한 일이 많죠. 그때마다 다른 화신(아바타)으로서 등장하는데, 힌두교 최고의 영웅인 크리슈나도 비슈누의 화신이고, 일설에는 붓다도 비슈누의 화신 중 하나라고 해요.(그야말로 전설적인 영웅의 활약은 모두 비슈누가 가져갔다고 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평소엔 아무것도..
브라흐마가 세상을 창조하고 그 이상의 이야기가 없는 것처럼, 일본의 아마테라스도 '태양신' 그걸로 끝입니다.
단지 '아마테라스가 사라지면 세상이 멸망한다.'라는 식으로 경고를 하는 이야기가 있을 뿐. (여기서 '춤을 추며 술법을 쓰는 무녀(미코)의 캐릭터 원형이 등장한 것도 중요할까요? ^^)
인도와 일본은 신화적인 형태만이 아니라, 여러가지면에서 닮았는데... 그건 아마도 소수의 인도이란인들이 인도를 지배하면서 지배층에 어울리는 힌두교와 카스트제도를 정착시켰듯이, 일본에서도 소수의 도래인들이(중국땅에서 왔다고도, 한반에서 왔다고도) 정착하면서 신화를 정착시켰기 때문일듯.
물론, 어느 세력이 다른 세력을 차지하면서 '지배층에 어울리는 신화'를 만든 건 인도, 일본만의 일은 아니에요. 노르만족도 아스신과 반신이라는 구조가 있잖아요? 반신의 활약은 프레이나 프레야를 빼면 안 나오는데, 아마 반신이 다른 종족의 신이었을 겁니다.
한국에서도 단군신화에 환웅과 웅녀가 맺어지는 내용을 두 부족의 결합으로 해석하는게 많죠? 더 나은 이상을 위해서 동물적인 욕망을 참음으로써 신과 동격이 된다는 참 재미있는 신화인데... 이건 나중에...^^ Image
노르만 신화의 아스-반의 결합과 인도의 여러 토착신 흡수,일본의 토착신 흡수는 비슷하면서도 다릅니다.아스-반 결합은 동등한 느낌이 강해요.인도는 토착신과 '적'으로 싸워서 굴복시킵니다.그럼 일본은?아무 것도 안 해요.타카마가하라에서 강림한 신들을 토착신은 '감사하게' 맞이합니다. Image
왜냐하면, 강림한 신들은 위에 서는게 당연한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천손강림에서는(말그대로 하늘의 손자에요. 아마테라스의 손자니까.) 역시 이 땅을 '통치하기 위해서 강림'합니다.
어떻게 통치한다거나 그런건 없어요. 원래부터 통치하도록 정해진 '숙명'을 지닌 존재이니까요.
천손을 따르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나요?
해삼처럼 됩니다. 해삼은 '섬기겠다'라고 대답하지 않았고, 칼로 베어져 입이 찢어지고 말죠.
그 후에도 천손에 맞서려 한 이들은 있었지만, 일본 신화에서는 그들이 어떻게 망했는지도 이야기합니다.
천손이 이 세상을 다스리는 건 '감사한 일'이거든요.
여기까지 일본 신화 이야기를 간단히...
이제 일본적 세계관의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앞서말했듯, 세계관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고,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일본의 세계관도 처음부터 존재했던 것이 아닙니다.
일찍이 사무라이도 일본적 세계관을 따르는 이들이 아니었어요. 용병이었다고 했죠?
천황도 항상 절대적이지 않았어요. 두 천황이 존재했던 일도 있고, 천황의 질서에서 벗어난 독립 세력도 얼마든지 존재했죠.(가장 극단적인게 바로 '이가'지만...)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천황이 있는건 인정할게.'는 거의 유지되었습니다.
문제는 '권력이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것이었죠.
오다 노부나가처럼 자신이 최고의 권력을 얻으려는 이는 얼마든지 많았습니다. 사무라이들도 당연히 권력을 위해서 배신이나 하극상을 얼마든지 했고, 공가들도 서로 암투를 벌였고, '다른 건 모르겠고, 내 돈 내놔.' 같은 상황도 비일비재했어요.
일본적 세계관이 유사이래 이어졌다? 며칠 전 트윗을 보면 이렇게 오해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1) 천황은 절대적인 것. 존재자체로 고마운 것.
2) 사람은 타고난 격이 있고 그 격에 맞게 행동하고 따라야 한다.
이러한 일본적 세계관을 모두가 받아들이는 것도 아니에요.
[일본침몰]의 고마츠 사쿄 같은 이는 그 대표적인 사례죠.
극단적인 능력중심자였던 오다 노부나가는 권력자 중 대표적인 사례고요.
하지만, 일본의 오랜 역사 속에서 -적어도 지도층에서는- 일본적 세계관이 주류였던 것은 부정하기 힘듭니다.
권력을 쥐려고 도전한 이도 그 세계관의 일원이 되었고.
왜냐하면... 권력을 쥐기 전에는 짜증나는 세계관처럼 보여도, 일단 권력을 쥐고 나면 '통치하기'에 이처럼 편한 세계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다이묘)는 나의 격에 맞는 일을 할게. 그러니, 너희(가신, 영민)은 너희의 격에 맞는 일을 해. 그 밖엔 자유야. 대신 내가 절대적인건 안 바뀐다?"
전국시대는 정말로 하극상의 시대였죠.
전국시대의 시작부터 끝까지 하극상이었어요. 하지만, 여기서도 어느 정도 규칙은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른바 '무사도' 같은 것이 넘쳐나면서, '이런게 멋진거야'라는 스토리텔링에 영향을 받은 이들이 늘어나죠.
전국시대가 끝나고 에도 막부가 시작되면서, 하극상은 사실상 금지되고, 일본적 세계관은 더욱 더 정착됩니다.
여기에서 '스토리텔링'의 힘이 발휘되었죠. 추신구라 같은 것이 대표적이에요. 천황과 공가는 무시할 수 없다거나, 격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같은 점이 이야기에 깊이 담겨 있죠.
이시카와 고에몬 같은 이야기도 '의적 로빈후드'같은 느낌이 들지만, 최후는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아낀 보물을 노리다가 보물이 '스스로 울어서' 잡혀서 처형됩니다.
최고의 의적도 건드려서는 안 되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세계관이 이 스토리텔링에는 담겨 있는거죠.
일본적 세계관은 에도 막부 후기로 가면 조금 약화되는 느낌도 있어요.다양한 문물이 들어오고 경제력의 증가로 사무라이들의 몰락이 늘어나고,막부의 권위가 약해지고,물론 천황/공가가 '딴 세상 이야기'인 것도 이유가 있겠죠.에도 막부는 '신의 자손에 인정받은 최고 통치자'라는 권위는 중시했지만
외적으로는 '킹 오브 재팬(일본왕)'이라고 자부했고요.(일본 사극에서 히데타다가 외국 사신과 얘기하면서 자신을 '쇼군'이라고 하자.사신이 '쇼군은 제네랄, 당신은 킹이다.'라고 하자,이후 친족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그래 킹 오브 재팬이야"라는 장면이 나옵니다.) 물론, 의전을 무시할 순 없었어요
천황과 공가는 독자적인 영지의 수익보다도, 막부에서 들어오는 막대한 기부금에 의존했죠. 그들이 한번 행차라도 하면 '접대' 비용이 만만치 않고, 이를 맡은 사람들은 정말로 고생했다고 합니다.(일본의 접대 문화가 어디에서 나온건지 아시겠죠? 격이 높은 이를 대접하는 행위입니다.^^)
어쨌든 에도 막부 후기에는 흔들리던 일본적 세계관.그것을 바로 잡아서 더욱 강경하게 고친 것이 바로 '메이지 유신'입니다.여기서는 '신이 선택하여 강림한 고마운 나라 일본'이라는 개념이 더욱 강화되었죠.(당연히 아직 어렸던 메이지 천황은 아무 것도 안 했어요. 그냥 이름만 멋대로 빌린거죠.)
청일 전쟁,러일전쟁,일제 강점기... 일본적 세계관은 강화일변도였죠. 1940년대에는 천황의 신성함에 조금만 이의를 제기해도 '불경죄'로 처형했을 정도.(비슷한 나라로 '타이 왕국(태국)'이 있습니다. 대륙의 국가이면서도 고립주의에, 독자적인 지배 체제를 유지하는 면에서 가깝죠.)
태평양 전쟁의 패전은 이러한 일본적 세계관에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1950~60년대에 나온 일본의 스토리텔링을 생각해보죠.
테즈카 오사무를 필두로 한 만화 쪽에서 특히 일본적 세계관에선 '불경스러운' 사상이 엄청나게 눈에 띕니다. 이시노모리 쇼타로 같은 이에 이르면 아예 '창조주에 도전'도.
[사이보그 009]의 경우 이시노모리 쇼타로가 사망하여 완성하지 못했던 '천사편'에 이르면, 아예 그 적이 '일본의 신'입니다.
특히 SF 작가의 작품에서 이런 내용이 두드러지는데, 이건 그들이 일찍부터 외국(특히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SF 페이퍼북) 문물을 접하면서 즐겼던 영향이 클 거에요.
윌리엄 깁슨 같은 작가들이 80년대에 갑작스레 이국적인 일본적 세계관을 맞본 충격으로 인하여 사이버펑크라는 장르에 일본적 색채가 깊이 담긴 것도 비슷한 사례라고 할 수 있겠군요.
다시 돌아가서 패전후 일본적 세계관에 의문이 제기되기 이릅니다.그 결과 스토리텔링에서 '새로운 세계관'을 추구하는 흐름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주로 SF 작가들이 주도했던 이 '새로운 세계관'의 모습은 상당 수가 '지배자에 대한 도전', '창조자에 대한 도전', '사회 질서에 대한 도전'을 담았죠.
그 결과가 바로 '전공투'입니다.
"우리 세계관은 잘못되었어. 사회를 바꾸지 않으면 세계관을 바꿀 수 없어."
하지만, 전공투는 아시다시피 철저하게 박살났죠.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우선 어떤 사상이 있는게 아니라는 점이 가장 문제였습니다.
전공투는 '학생들이 주도한 잇키'에 가까운 운동이었어요.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불만에 대한 이의제기일 뿐이죠.그런 상황이라 내부분쟁도 심했지만,당연히 지배층에서 이를 가만히 놔두지 않습니다.(자신들의 세계관이 위험에 빠졌다는 위기 의식) 그래서 -일본으로선- 굉장히 강경하게 처단하죠.
전공투 이후, 학생 운동은 사라집니다.
"아. 그래, 이건 바뀔 수 없구나."
전공투 이후에도 스토리텔링에서 '세계를 바꾸자'라는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 안에도 일본적 세계관은 존재했으며, 일본적 세계관만이 더욱 강조되기도 했죠.
무엇보다도 전공투 세대라는 토미노 요시유키 같은 감독조차 [세상이 망하지 않으면 소용 없어.] 같은 상황이 수없이 등장했으니까요. ([일본침몰]도 그 중 하나죠.)
"이 세계관은 마음에 안 들어. 하지만 이 세계가 망가지면 무슨 소용이지?"
이런 마음이 든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요?
한편, 지배층에서는 어땠을까요?
패전 직후 지배층의 세계관은 붕괴 직전이었습니다. 미군정이 등장하면서 사실상 사라질 뻔 했어요. 한국전쟁으로 미군정의 눈길이 한국에 쏠린 것은 다행한 일이었죠. 그 기회를 노려서 구 세력들이 권력을 쥡니다.
전공투의 응징은 그들의 권력을 보여준 사례였고.
일본의 권력자들은 바뀌지 않고, 일본의 지도층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현재에 이르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유리한 '일본적 세계관'을 끊임없이 강조하며 유지하려고 합니다.

여기에는 앞서 댓글에서 여러분이 말씀하신 다양한 일본 문화 콘텐츠가 포함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일본스러운 것은 멋지다!'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부각시킨 것이 주목했습니다.
일본의 창작자들이 '일본적 세계관을 정착시키자'라는 의도로 작품을 만들지는 않을 겁니다.(그런 의도를 가진 이도 있겠죠.)
가령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썸머워즈]를 만들면서 다이묘-가신 관계, '낭인의 나리아가리(벼락출세)'를 그릴 생각은 없었을거에요.
어디까지나 "일본의 대가족이 함께 협력하여 자신의 고향을 지키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겠죠.
하지만, 창작물엔 자연스레 작가의 세계관이 담기죠.
그래서 "당주가 과거의 가신단의 후손들에게 전화를 돌려서 '힘내'라고 응원하는 장면"을 멋지다고 느낄때, 자연스레 '다이묘-가신' 세계관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우리가 문화 콘텐츠를 접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일지도 몰라요.물론,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우리의 세계관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원래 세계관은 쉽게 바뀌지 않아요. 그래서 사람마다, 나라마다, 지역마다 같은 장면에서 감동하는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고 하잖아요?
세계적인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게 어려운 건 바로 그 때문이죠. 아무리 세계화가 진행되어 교류가 활발해도 나라마다/사람마다의 세계관은 쉽게 안 바뀌니까요.
일본적 세계관은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바뀔 겁니다. 교류가 활발할수록, 다양한 문화를 접할수록 그 문화에 담겨있는 세계관의 가치를 인정하고, 가능성의 폭을 넓혀나갈테니까요.
실제로 1950년대 이후 일본 SF 작가들이 그런 모습을 보여준 것도 있고요.
어쩌면 일본의 극우주의자들이 거의 발악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는 것도, 무수한 극우 서적들이 쏟아져나오는 것도, 바로 그러한 세계관의 변화를 막고자 하는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이번의 올림픽에 사활을 거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일본의 격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세계관의 위대함을 입증'일지도?
변화가 쉽게 일어나지는 않겠죠.
그래서 지금도 인터넷에서 "(가신의 나라) 한국이 왜 (신이 강림한 고마운 나라이자 주군인) 일본을 돕지 않는거지? (우리가 말하지 않아도 우리 뜻을 알아서 받아들여 고마운 마음으로 기꺼이) 돕는 것이 당연한 일(가신의 도리) 잖아."라는 댓글이 보이는 겁니다.
'신이 강림하여 통치하는 고마운 나라 일본'이라는 일본적 세계관은 일본 극우주의자의,일본 일부 지배층의 세계관이지만,세계관은 문화적 교류로 바뀔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일본SF대회에 꾸준히 참석하며 한국SF작품을 알리는 것도 그런 교류로 다양한 세계관을 함께 나누기 위함입니다.
아내가 한가지 얘기를 했습니다.
"일본 콘텐츠가 재미있는건,그 자체로 '신화적 세계관'이 담긴 얘기라서 아닐까?"
역시 아내님이 정답입니다.하지만 모든 일본 콘텐츠가 신화적 세계관에 빠진 건 아닙니다.명백하게 일본 신화를 소재로 한 콘텐츠조차 그렇지 않은게 많아요.(테즈카 오사무의 '불새'?)
문화 콘텐츠가 세계관을 바꿀 수 있다고 해서, 일본의 문화 콘텐츠를 부정하지 않았으면 해요. 모든 사람이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세계는 있을 수 없습니다.
호메로스와 이솝처럼 처지와 환경에 따라서, 본인의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어요.
일본에는 다양한 콘텐츠가 있습니다.
거기에는 다양한 세계관이 담겨 있죠.
일본 이외에도 세계에는 무수한 문화 콘텐츠가 있죠.
거기에서 우리가 뭔가 멋지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세계관의 기본은 '내'가 만드는 것.
여러분이 오랫동안 성장하며 스스로 만들어낸 여러분의 세계관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겁니다. 좀 더 유연해질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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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Jul
일본인에게 '자리(격)'란 무언인가?
어느 나라건 자신이 태어난 땅, 소속된 장소에 대한 집착은 분명히 있습니다. 고향은 매우 소중한거죠. 하지만 일본인의 형태는 (적어도 창작물에 나오는 형태는) 조금 다릅니다. 일본에선 '천도'라는 개념을 찾기 힘듭니다. 자리를 옮긴다는 건 불경한 일이에요.
일본은 '천손이 강림하여 다스리는 신성한 땅'. 이게 일본의 극우적 창작물의 기본자세입니다. 그 중엔 '일본이 세계의 중심'이라던가, '일본은 세계의 모습을 이어받았다' 같은 내용도 있어요.
사실 이런 인식은 요즘에 시작된게 아니죠.
일찍이 일본의 쇼토쿠태자는 당나라 황제에게 칙서를 썼다고 하죠.
"해가 뜨는 나라의 천자가, 해가 지는 나라의 천자에게."
...
일본은 신성한 땅이에요. 그 땅은 일본인에게 축복이고, 동시에 저주이기도 하죠. 아실 거에요. 일본계 미국 의원들이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한 법률을 제정하곤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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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Jul
어제 올린 트윗에 많은 분이 여러 의견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제가 모르는 것도 있고 새롭게 알게 되는 것도 있어서 흥미롭더군요.
그런데 여기서 몇가지 질문이 생겨나서, 새로운 내용으로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아내가 물어봤습니다.
"근데 왜 일본 사람들은 가만히 있는거지?"
아시겠지만, 일본은 권력에 대한 반항이라는 것이 매우 약한 나라입니다. 전세계에서 이런 나라를 찾기 힘들죠.
한국에서 촛불 집회가 있을때, 일본인 친구들이 의아하게 생각했어요.
"어떻게 국민이 대통령을 몰아낼 수 있어?"
방법이 아니라 '이상한 일'이라는 뜻이죠. 아마 일본인의 그런 반응에 의아했던 분들이 많으실거에요.
그리고 생각하겠죠? 일본에도 '농민 반란'은 있지 않았어? 왜 지금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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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Jul
아내가 유투브를 보다가 "일본 사람들은 왜 우리가 자기네를 알아서 돕는게 당연하다고 여기는거?"라고 물었습니다.유투브의 일본 댓글 반응에서 그런 내용이 자주나와서 그렇겠죠. 사실 이 점은 한국인이 가장 이해하기 힘든 반응일지도 몰라요. "왜 당연히 도와야 한다고 여기는거?"라고 말이죠.
물론 일본의 모든 반응이 그런건 아닙니다.하지만 그런 반응이 눈에 띄는 것도 사실이죠.
그럼 왜 일본에서는 "한국이 일본을 돕는건 당연"이라는 반응이 나올까?그건 일본의 일부 사람들이 한국을 '가신의 국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 봅니다.더 정확히는 한국은 일본보다 '낮은 자리의 나라'인거죠.
일본의 '자리'라는 개념은 계급이나 현재의 지위 같은 것과는 관계가 없습니다.이건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온, 굳이 말하면 신화시대에서 결정된 무언가죠.
여기서 주목할 것은 겉에서 보는 일본 역사에선 별로 드러나지 않는 계급 "공가"입니다.공가란 천황을 모시는 신하 가문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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