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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Sep, 35 tweets, 5 min read
츠키시마의 어느 생일날 히나타가 턴테이블 선물해주면 좋겠다. 근데 츠키시마가 한 번도 lp판을 사거나 턴테이블을 쓴 적이 없어서 좀 섭섭했겠지. 그러다가 다음 해가 되서 히나타가 이번엔 생일선물 뭘로 줄까? 하면 츠키시마가 나랑 음반 가게 좀 가자고 했음.
그렇게 도착한 음반 가게의 lp판 코너에서 츠키시마가 히나타한테 lp 한 장 골라달라할거같다. 히나타가 나 노래 아무것도 모르는데? 하고 당황해도 츠키시마 꿋꿋하게 골라달라고 함. 그래서 히나타가 고심하다가 lp판 하나 골라서 건네주는데 음악에 문외한인 히나타도 아는 비틀즈 뭐 이런 노래들
츠키시마 픽 웃으면서 이거 선물로 사달라고 하겠지. 히나타는 놀래서 너 진짜 이걸로 괜찮아? 하는데 츠키시마는 괜찮다고 했음. 히나타 긴가민가하면서 lp판 사다가 아무리 그래도 선물인데 포장해주겠다며 근처 문방구 들어가서 포장지며 리본을 사들고 나왔음. 츠키시마는 뻔히 선물이 뭔지 아는데
굳이 그래야 하냐며 혀를 쯧쯧찼지만 히나타는 기어이 집에 가서 혼자 방에 틀어박혀 포장을 완성했음. 물론 깔끔하진 않고 곳곳이 구겨지고 리본도 좀 삐뚤어졌지만 포장지는 츠키시마가 좋아하는 공룡 그림이 있는거라 좀 맘에 들었음. 히나타가 의기양양하게 나와서 츠키시마한테 촥 내밀면
츠키시마 영혼 사라진 목소리로 우오아와 호응해주고 포장을 천천히 풀어내렸음. 선물이 뭔지 츠키시마도 히나타도 다 아는데 왜인지 긴장되서 심장이 콩콩 뛰기 시작함. 어설픈 포장을 풀어내고 츠키시마가 엘피판의 껍데기도 벗겨 반질반질 윤이 나는 lp판을 꺼내들었음.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사고나서 한 번도 쓰지않은 턴테이블 위에 올렸음. 히나타가 준 선물끼리 맞물려 아름다운 소리를 냈고 히나타도 한 번쯤 들어본 노래가 턴테이블에서 아름답게 흘러나오기 시작했음. 히나타는 츠키시마의 곁에 다가가 여기서 어떻게 소리가 나는거냐며 종알거렸고
츠키시마는 말해주면 니가 아냐며 킬킬거렸음. 그렇게 한참동안 엘피판을 구경하다가 아쉽게도 노래가 끝이 났음. Mp3나 음원사이트처럼 노래는 영원히 이어지지않고 몇 곡만 재생한채 툭 끊겼음.

벌써 끝이야?

어. 이건 몇 곡 안 들어가.

아쉽네.

히나타가 살짝 툴툴거렸음.
츠키시마는 매년 히나타에게 생일선물로 lp판을 사다달라고 했음. 히나타는 정말 그걸로 되는거냐며 케이크나 공룡조각, 히나타 취향의 옷따위도 함께 줬지만 츠키시마는 꼭 lp판을 원했음. 그래서 매번 츠키시마의 생일에는 눈이오나 비가오나 해가 덥든지 태풍이 불든지 음반가게로 가서
히나타가 lp판을 골라주고 그걸 집에 갖고 와서 턴테이블에 돌려보는게 연례행사였음. 히나타는 츠키시마 생일인데 어디도 가고싶고 뭐도 하고싶다고 했지만 츠키시마 생일이니 어쩔 수 있나. 생일 당사자가 해달라는걸 해야지. 그렇게 한 두개 밖에 없던 lp판이 점점 늘어나고 가끔은 히나타가
생일이 아니더라도 lp판을 사왔음. 츠키시마는 그런 lp판은 또 다른 곳에 보관하고 생일 lp판만 턴테이블 옆에 가지런히 꽂아두었음. 여느 생일처럼 히나타는 또 lp판을 선물로 줬고 둘은 침대에 누워 노닥거리고 있었음. 가만히 엎드려 츠키시마의 얼굴을 구경하던 히나타가 다시 한번 물었음
츠키시마 너는 왜 lp판을 매번 선물로 사달라는거야?

내 맘인데.

그래? 너라면 뭔가 의미가 있는거같은데.

츠키시마는 속으로 이상한데서 눈치가 빠르다고 혀를 쯧 찼음. 히나타는 아무생각없이 츠키시마의 머리를 꼬며 종알거렸음.

나 너 때문에 팝송 챙겨듣잖아. 너 좋아하는 lp판 고르려고.
...딱히 상관없는데.

그런거 치고는 음악에 좀 까탈스러워야지.

히나타가 입을 삐죽였음. 츠키시마는 안경을 벗어 조금 흐릿한 시야로 히나타를 물끄러미 바라봤음.

네가 없을 날들을 네가 선물해준 노래들로 보낼거라고 내 입으로 어떻게 말하겠어.
츠키시마는 은연중에 히나타와의 이별을 재고 있었음. 저렇게 자유로운 히나타가 언제까지나 제 옆에 묶여있진 않을거니까. 언젠간 훨훨 날아가겠지. 츠키시마는 딱히 서운하거나 슬프다는 마음은 들지않을 것 같았음. 그건 일종의 섭리니까. 오히려 지금이 더 비정상적인 상황인 것 같았음.
그래서 츠키시마는 히나타가 없을 미래가 당연스러웠지만 그 빈자리를 다른 누군가가 채운다는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음. 내가 얘 말고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물론 있겠지. 하지만 얘를 사랑하는 것만큼 사랑하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들어 종종 들기 시작했음.
처음엔 주책이다, 히나타한테 지는 느낌이다 라고 애써 부정했지만 점점 그런 생각은 확신에 가까워졌음. 히나타를 사랑하는 것만큼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다. 츠키시마가 어렵사리 내린 결론이었음. 숨긴다면 숨긴겠지만 츠키시마는 그럼 굳이 다른 사랑을 찾을 필요가 있을까 싶었음.
애초에 츠키시마는 타인과 가까워지는걸 그다지 기꺼워하지않으니까. 그래서 츠키시마는 히나타가 없는 미래를 당연시하면서 홀로 있는 자신 또한 당연하다 생각했음. 그럼 그 빈자리는 무엇으로 채우느냐..생각하다 떠오른게 노래였음. 히나타가 골라준 음악을 들으며
남은 빈자리를 채우는 건 나쁘지않은 듯했고 츠키시마는 그 결심을 한 다음부터 히나타에게 lp판을 선물로 달라했음. 가급적이면 노래가 많이 든 것이 좋았지만 lp판은 한계가 있으니까. 꼭 저와 히나타와의 관계처럼. 그렇게 한 장, 두 장 lp판이 늘어났고 올해도 어김없이 츠키시마는 lp판을
선물로 받았음. 언제쯤이면 이 선물이 끝이 날까. 생각보다 많아진 lp판에 츠키시마가 눈을 깜빡였음. 종알거리던 히나타는 그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돌렸음.

이상한 눈.

뭐?

이상한 눈이라고.

히나타가 손가락으로 츠키시마의 미간을 꾹 눌렀음. 츠키시마의 미간이 좁혀지다말고 멈췄음
두 사람의 눈빛이 묘하게 대치했음. 먼저 꼬리를 만건 히나타 쪽이었음.

혹시 눈치챘어?

뭘?

츠키시마는 순간 심장이 덜컹거렸지만 최대한 아무렇지않은 척 목소리를 가다듬었음. 하지만 그게 더 히나타를 자극한 것 같았음. 히나타가 입을 쭉 내밀며 툴툴거렸음.
그럼 그렇지. 눈치 백단 츠키시마 씨.

츠키시마의 심장이 얼마나 세게 뛰는지도 모르고 히나타가 침대 밑으로 손을 휘적거렸음.

뭐지. 뭘까. 뭘 말하려고 하는걸까.

츠키시마의 목울대가 울렁울렁 움직였음. 돌아누운 히나타의 등이 오늘따라 왜이렇게 멀어보이는지
츠키시마는 순간 손을 뻗을 뻔 했음. 히나타는 한참동안 손을 휘젓더니 월척이 걸린 낚시꾼마냥 손을 들어올렸음.

자!

불안하게 떨리는 츠키시마의 눈 앞에 들이밀어진건 작은 쇼핑백이었음.

이게 뭔데?

어두운 방안과 흐릿한 시야때문에 로고도 보이지않았음. 츠키시마가 인상을 쓰자
히나타가 작은 목소리로 생일선물..이라고 말했음. 작은 쇼핑백인걸 보니 열쇠고리나 지갑같은건가. 츠키시마가 퉁명스럽게 선물은 이미 받았다고 말하자 히나타가 답지않게 성질을 부렸음.

너 그거 빨리 안 보면 그냥 뺏어갈거야.

뭐야. 이상한거 아니지?
츠키시마가 미심쩍은 눈빛을 하며 쇼핑백 안에 손을 넣자 히나타는 잔뜩 억울한 눈을 했음. 쇼핑백 안으로 손을 얼마 넣지않았는데 손 끝에 딱딱한 감촉이 느꺼졌음. 부드러운 것 같기도 한 그건 가죽케이스와 비슷했음. 안경집같은건가. 하지만 막상 꺼내고 보니 크기가 상당히 작았음.
안경을 넣기에는 너무 작고..정사각형의 모양이었음. 어둡고 시야도 안 좋았지만 이게 뭘 의미하는지 츠키시마는 알았음. 놀란 츠키시마가 히나타를 노려보듯 바라봤음. 히나타가 기가 죽어 츠키시마의 눈을 피했음.

너.....

별로일까?

나 나름 많이 기다렸는데. 히나타가 중얼거렸음.
기다렸다니. 츠키시마가 떨리는 손으로 상자를 열었음. 상자 안에는 깔끔한 은빛 링 위에 어둠조차 뚫을정도로 빛나는 다이아가 박혀 있는 반지가 있었음. 츠키시마가 멍하니 반지를 보자 히나타가 다급하게 말을 덧붙였음.

이상해? 최대한 심플한거 달라했는데. 너 깔끔한거 좋아하잖아.
어..배구 선수이긴한데 목에 걸 수 있게 체인도 같이 샀어. 그럼 경기할 때도 할 수 있고...사이즈는 니꺼 재봐서 아마 맞을거야. 다이아는 일부러 큰거 안 했어. 거슬릴까봐.. 큰거 하고싶으면 하나 더 사올게. 횡설수설하는 히나타의 말이 물흐르듯 지나갔음. 츠키시마가 황급히 쇼핑백을 확인했음.
자세히 보니 웨딩링으로 유명한 곳의 상표가 떡하니 박혀있었음. 아, 젠장. 츠키시마가 계속 말이 없자 히나타는 불안한지 자꾸만 말을 꺼냈음.

취향 아니야?바꿔올까?카탈로그 가져올게. 아니면 다른 브랜드?

히나타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음.

....아니면.. 나랑 결혼..하기 싫어..?
그 때까지 가만히 반지를 보던 츠키시마의 입에서 까득 하는 소리가 났음.

야.

어..어..?

반지.

어?

히나타가 맹하니 보자 츠키시마가 퉁명스럽게 뱉었음.

니 반지는 어딨냐고.

어..어...잠시만.

히나타가 제 반지를 찾는동안 츠키시마는 빠르게 눈가의 눈물을 닦았음.
어둠 속이라 다행이었음. 쟤한테 이렇게 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음. 히나타는 바닥까지 내려가 허겁지겁 가방을 뒤졌음. 츠키시마는 빠르게 눈물을 닦고 떨리는 숨을 뱉어 미친듯이 뛰는 심장을 진정시켰음. 히나타가 제 몫의 반지를 급하게 가져왔음. 케이스도 없이 반지만 덜렁 있는걸 보고
츠키시마가 혀를 쯧 찼음. 이러면 흠집 날지도 모르는데. 대충 가방에 던져둔 모양이지. 츠키시마는 잔뜩 인상을 쓰며 히나타에게 반지를 받았음.

야, 손.

어?

히나타가 덥썩 제 손을 올리자 츠키시마의 인상이 더욱 험악해졌음.

장난해? 여기서 오른손을 주는건 뭐하자는거야?
그 말에 히나타가 멍한 표정으로 츠키시마를 봤음. 츠키시마는 눈썹을 들어올리며 히나타의 왼손을 가져왔음.

니가 먼저 하자고 한거야.

되게 선심쓰듯 말한다?

그런거 아니라고, 멍청아. 츠키시마가 다시 이를 까득 물었음. 쟤는 이게 뭘 의미하는지,나에게 어떤걸 가져왔는지 절대 모를거야.
츠키시마는 부러 대답을 않고 살짝 떨리는 손으로 히나타의 왼손에 반지를 끼웠음. 츠키시마와 똑같은 디자인의 반지가 히나타의 왼손 약지에서 반짝거렸음.

나도 끼워줄게.

히나타가 반지와 츠키시마의 왼손을 가져왔음. 금세 츠키시마의 약지에도 반지가 빛났음
너 이거 이제 못 물러.

당연하지! 그러려고 산건데!

멍청한건 하나도 안 변했어. 츠키시마가 저도 모르게 히나타의 손을 꾹 쥐었음. 히나타는 아마 평생 모르겠지. 츠키시마의 옆에 주저앉아 족쇄를 제 손으로 채운게 얼마나 큰 일인지. 이렇게 손에 들어오면 놓칠 수가 없단 말이야.
츠키시마가 히나타의 손을 쥔채 가만히 있자 이상한듯 히나타가 츠키시마를 살폈음.

츠키시마?

손등 위로 미지근한 물이 뚝 떨어졌음.

얘는 아마 모를거다. 내가 평생토록 이기고 싶어하는 너에게 영원한 패배를 약속했다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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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S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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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S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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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Sep
하이큐 애들 성인되서도 알음알음 다 알고지낼거같다ㅋㅋㅋ

카게야마가 츠키시마 생일 케이크 담당이 되서 고민중이라 우시지마한테 맛있는 가게 아냐고 물었더니 텐도가 쇼콜라티에 하고 있다고 소개해줌. 우시지마 편으로 예약 부탁하는데 텐도 아 그 카라스노에 평범한데 젤 열받는 애! 하고
룰루랄라 만들어서 보내줌. 젤 열받는 안경군에게 프레젠또♡ 이런거 써서 보내줘서 츠키시마 좀 빡쳐하는데 와중에 케이크 맛은 예민한 츠키시마도 인정할정도로 맛있어서 더 빡침ㅋㅋㅋ

쿠로오 배협에서 일하면서 선수인 애들이랑 술마시다가 지금 디자인 외주 찾는 중이라고 하면
카게야마랑 히나타 동시에 야치상이 디자인하는데요 하고 해서 야치네 회사랑 이어주고ㅋㅋㅋ 야치 졸지에 고등학교 때 디자인했던 포스터 끌올당해서 좀 민망해함ㅋㅋㅋ

카게야마는 홈이 미야기라 몸 좀 뻐근하다싶으면 시라부 있는 병원가고 엔노시타한테 물치받으러 가겠지 히나타가 개부러워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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