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로 가끔 이것저것 묻거나, 또는 순수하게 감상을 보내는 분들이 계신다. 묻는 것에는 대답을 엔간하면 보내는 편이지만 감상... 이건 '소설'에 대한 감상만은 아니고, 쓰는 글들 전반에 대한 것인데 도움이 되었다거나, 좋았다거나,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거나.
반가운 말들이지만 동시에 계면쩍기도 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만 이런 글들에는 회신률이 꽤 떨어지고 만다... 내 능력에 칭찬이 박한 인생을 살아서 그런지... (그런 인생 치고는 자신 전체에 대한 자기긍정감이 대단한 것도 참 신기하긴 하다)
칭찬에 '감사합니다' 하고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도 글쓰고 난 이후의 일이긴 한데... 아니, 이것도 참 이상하구만. 내 인생에서 유독 박하게 대해지고 공격받은 건 작가로서 받은 것들이라 (...) 하여간, 가끔 익싸에서 말하는 게 흘러들어오는 걸 보면
나는 굉장히 자의식과잉의 자만감 넘치는 인간으로 묘사되는데 글쎄요 님의 자존감이 너무 낮으신건 아닌지... 저는 그냥 평범하게 자기를 긍정하고 사는 사람인것을... 럽유어셀프 자신에게 자비를 가지자...
하여간 최근에도 유명한 작가분이 사석에서 나랑 친하다고 했다가
상대가 "그 분 완전 유명하잖아요"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줘서 뭐가 유명하지? 라는 의심에 빠졌다고 합니다... 내가 내 영역에서 어느정도 지명도 또는 인지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듣보잡일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라 사실 외부활동때도 누군가 나를 안다고 하면 좀 당황한다.
대부분의 작가 타입이 그렇듯 나도 내향인 부류인데 어쩌다보니 인생이 시키는대로 해야 할 일을 하다보니 외부활동이 많아지고 있을 뿐인데 사실 그것도 아는 사람이나 아는 것 아닌가... 자신의 위치를 잘 모르겠다...
어쨌든... 자기 생각을 말하는 데에 활발하고 의견전개도 열심히 하고 있긴 하지만 (이거 너무 외향적 특성인데...) 그에 대한 반응이 돌아오면 사실 좀 부끄러워 합니다......... 그렇습니다...... 저도 평범하게 '내 글이 유명하고 나는 안 유명했으면 좋겠는' 부류의 인간이라.....
유명함에 대해서 다른 작가와 이야기 한 것도 생각나는군요. 그 작가도 "님 정도면 유명 아님?" 했는데 나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래서 대체 어느정도면 유명이라고 생각하느냐고 하길래 "주요 신문 1면에 이름 실려야 유명한거 아니냐"라고 해서 파문
사족 : '안 유명하다'라는 것과 '그가 그의 영역에서 충분한 커리어와 능력이 있는가?'는 다른 이야기고, '나는 잘났다'가 '나와 대적할 자는 없다'는 의미는 아니거니와, '난 잘생겼다'가 '디카프리오 리즈 시절과도 비빌 수 있음'의 의미가 아닌데 저렇게 읽는 사람들이 있죠.
한국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는 문화권이라 그럴 수도 있긴 하겠는데 이건... 보통 받아들이는 사람의 자존감이 낮을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턱없는 이상에 비교당하면서 깎여나가 상처입은 사람들이 타인의 자신감을 보고 자신의 상처를 되새김질하며 받았던 공격을 타인에게 풀어버리는 것.
그래서 그런 걸 보면 흐린 눈 하며 가엾은 자들아... 자신을 용서하고 관대해지고 개소리한 새끼들을 쳐죽이거라... 자신의 상처를 남에게 투사하지 말지어니... 하며 속으로 생각하고 그런 놈들 끌고다니고 벽돌로 뚝배기 쪼개는 방법을 구상해봅니다.
어쨌든 자기 인생이 사실 별 거 없다고들 많이 생각하는데, 범인의 인생도 하이라이트만 모아놓으면 소설 뺨치죠. 그래서 개저들이 지 인생을 소설로 써달라고 소설가들에게 와서 염병을 떠는거겠고. 별 거 아닌 인생이라고 생각하겠고, 저도 자신의 인생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그냥 가만히 자신이 해 온 일들을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들이 들었을 때 놀라워할만한 일들이 많고, 객관적인 수치로 생각해 보았을 때 평균의 범주를 넘는 일들을 하나씩 하나씩 해 왔어요. 평균 이하에서 아득바득하거나, 평균 이상으로 해치워버리거나. 그냥 어떤 범인들의 인생이 전부 그러합니다.
근데 사실 그걸 한 '나'의 관점에서 봤을 때 그건 사실 멋진 일은 아닙니다. 대부분은 너무 괴로웠고 추하게 아득바득 데꿀멍해온 일이니까 소설처럼 멋지게 비극과 비련으로 덮어씌울수도 없고요. 뭐 그래도 살려고 노력해서 어영부영 쌓아올려 것 자체가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MA 전셋집! 하면서 이야기하지만 그거 쓸 때 노블 보신 분 있다면 아시겠지만 제가 그때 얼마나 힘들어했나요. 로테이션 도는 출근시간에 맞추어 속도 다 버리고 우울증으로 불면에 근무평가 떨어지는 와중에 (물론 그때 이런 건 말 안 했지만) 일주일에 한편 써서 올리려고 하고
그 와중에 댓글도 없고 이걸 써서 즐거워하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고 이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ㅅㅍㅇ도 사실 저 상태에서 연중하고 퇴사하고 쉬는 와중에 '더 쓰지 말아야겠다'면서 시작했던 거잖아요.
하지만 데뷔후 인식은 '2연속으로 작품 성공해서 베스트에 도배찍은 작가'.
얼마나 시각적인식이 강렬했으면 내 최고 히트작이 ㅅㅍㅇ라고 주장하는 애들이 우후죽순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며 아니 아니야 MA야...
어쨌든 그렇습니다 저 부분만 놓고 보면 적당히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써낼 수도 있을 거 같은데 그런 거 대부분의 인생에 있는거거든요.
자기를 깎으려는 사람들에게 패배해서 자기만 패배자 될 수 없다고 남까지 끌고 들어가려는 물귀신 되지 말고 남 깎아내려는 사람들 좆까고 그런 말에 꺾일 것 같을 때 자기 삶의 성과 반추하시기 바랍니다...
성과는 하이라이트 부분만 말하는 건 아니고요. 그걸 버텨온 것도 성과니까 그것까지 포함해서. 그리고 그런 걸 남에게 인정받으려고 할 필요는 별로 없고, 일단 자기 자신이 좀 인정합시다.
뭐 공적인 일도 아닌데 자기 자신이 인정할 수 없으니까 (부정이건, 부족이건) 남의 승인이 필요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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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또", '체고에서 유도선수로 활동하는 미성년자가 특정 트랜스젠더가 여탕, 여자화장실에 들어오면 메치고 조르고 꺾어서 즉시 재기시키겠다'고 한 말을 지적했다는 것을 '미성년자싸불했다'고 갈아끼우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하는 말인데.
해당 학생의 신원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고, 실제로 불이익이 주어졌는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당연하죠. 신상이 있어야 사실 확인을 하는데.
그런데 해당 미성년자가 자신이 갈고닦은 체육능력으로 특정인을 해하겠다고 발언하면 징계받아야 하는거 맞습니다.
격투기를 배울때 그것이 그냥 동네 도장이더라도 사람을 함부로 때리면 안 된다는 것은 꾸준히 가르칩니다. 현대의 격투기는 대부분 스포츠인데 그 이유는 결국 사람을 쉽게 죽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보호구 등의 착용이 필수인거고요. 물론 사람은 쉽게 안 죽습니다. 정말 쉽게 안 죽고,
혁명 직전의 프랑스, 처형인 샹송가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인데, "샹송가의 인물"이라는 부분은 중의적인 표현이다. 중반 지나면 오빠와 여동생이 투탑 주인공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초반부터 주인공으로 나오는 샤를 앙리는 섬세하고 유약하며 사형인으로 알맞지 않은 성품인데
이 문제로 아버지에게 고문을 당하는 일이 초반에 나온다. 고문당하는 주인공의 가느다른 신체가 탐미적인 시선으로 그려진다. 이 만화가 중근세에 존재하던 비인간적인 고문, 처형방법에 대해 생각보다는 상세하게 묘사한다는 점을 주의사항으로 넣어야 할 거 같다.
참 생각난 김에. 어제 <전지적 독자 시점>의 웹툰을 쓱 훑어봤다. 원래 같은 컨텐츠를 다른 포맷으로 즐기지 않는 편인데(일단 같은 포맷으로도 재독을 잘 안 하는 편이긴 하다만) 뭐 확인할 게 있어서 좀 봤다가 독자 반응에서 좀 흥미로운 부분을 봤다.
전독시는 현재 남판의 독자 태도가 잘 나오는 작품인데 예를 들면 "독식을 좋아하는 성좌" "고구마 전개에 분개하는 성좌" "사이다패스 성좌"... 그 중에는 '호구력'이야기도 계속 나온다. 남판에서 '이 새끼 호구네 하차합니다'는 꽤 흔한 상용구인데, 호구... 쉽게 말하면 이기적이지 않은 놈이다.
남에게 뭔가 자비나 베풂이 있으면 그 순간 주인공은 호구가 되고, 독자에게 욕을 존나 처먹고, 하차합니다 댓글이 뜬다... 이건 내가 노블레스 있을 때부터 관측되던 현상인데, 그런게 독식에서 나혼렙 같은 것까지 발전한 거고 전독시도 보면 호구소리 안 들으려고 엄청 어거지로 틀어놓은게 보인다.